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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2 종편 보다가 빵 터진 자막, SBS 자막팀도 울고 갈 지경! (3)



바야흐로 종합편성채널, 종편의 시대다.


종편의 등장과 함께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와중에 개국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을 '빵' 터뜨린 장면이 탄생했다.


바로 TV 조선이 박근혜를 소개하면서 쓴 '손발 오그라드는 자막' 때문이다.


12월 1일 개국한 4대 종편의 실질적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박근혜였다. 박근혜는 4대 종편에 돌아가며 대담 인터뷰를 진행했고 4대 종편은 약속이나 한듯 박근혜와의 인터뷰를 1시간 간격으로 틀어댔다. 편향된 보도 행태를 바로잡고 다양한 채널 선택권을 부여하겠다는 '거창한 취지'로 시작한 4대 종편이 방송 첫 날부터 가재는 게편이요, 초록은 동색임을 만천하에 드러내 보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4개 채널에서 보여준 박근혜는 별반 새로울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쇄신, 복지 문제 등 첨예한 정치-정책 논쟁에서 그는 여전히 원론적인 대답만을 고수하고 있었다. 각론은 없고 총론만 있는, 구체적 해결방안은 없고 두루뭉술한 개념만 있는 박근혜식 대화법이 4대 종편과의 대담 인터뷰에서도 변화하지 않은 셈이다.


다만, 지루하고 답답한 박근혜와 달리 박근혜를 대하는 MC들이나 프로그램 제작진의 태도는 대단히 적극적이었다. 그들은 박근혜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경청했고, 세상이 다 아는 뻔한 이야기도 세상이 뒤집어 질 만한 새로운 이야기인 것처럼 격하게 반응했다. 그 하품 나는 인터뷰를 그렇게 흥미로운 것처럼 '쇼'하기도 힘들었을텐데, 가히 프로는 프로다 싶었다.


하지만 역시 백미는 따로 있었다. 바로 TV 조선의 '박근혜 용비어천가' 자막이 바로 그것이다. TV 조선은 박근혜와의 대담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그를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자막으로 소개했다.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잘 나오지 않는 낯 뜨겁고 수준 낮은 문구가 시사 인터뷰 프로그램에 떡 하니 등장한 것이다. 시청자들의 웃음을 위한 종편의 특별 서비스였던 것일까.


TV 조선의 이 자신만만하고 의기양양한 "형광등 100개" 자막은 방송되자마자 네티즌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네티즌들은 옛날 [X맨] 시절 SBS 예능 자막이 생각난다며, SBS 자막팀이 바짝 긴장해야겠다고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TV 조선의 무리한 박근혜 띄우기가 오히려 비웃음거리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박근혜 포장에 여념이 없었던 종편 채널로선 입맛이 씁쓸할 수 밖엔 없는 상황이다.


이 뿐 아니라 이 장면은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져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 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X맨] 시절 SBS 자막을 본 따 "다음 대선은 내가 접수한다" "심장을 관통하는 보수철학" 등 재기발랄한 문구로 TV 종편의 자막을 비꼬고 있다. 이러한 패러디물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인터넷 상에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TV 조선을 포함한 종편들을 더욱 머쓱하게 만들었다.


집권 여당의 미디어법 날치기로 탄생해 보수 세력의 재집권을 획책하고 있는 종편 채널의 의지는 이렇듯 개국 첫 날 무리한 '박근혜 띄우기'로 그 부끄러운 속내를 모두 드러내 보였다. 현재의 종편은 여론의 다양성 확대는 고사하고 여론의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사회 암적인 존재이자, 집권 세력의 '언론 나팔수' 역할에 충실한 권력의 개들일 뿐이다. 언론이 아니라 여론을 조작하는 '여론조작기관'과 다를 바 없단 것이다.


물론 종편의 등장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됐다. 그럼 방법은 한 길 뿐이다. 국민과 시민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된 언론에서 제대로 된 사실을 인지하는 것, 민주주의의 꽃이자 상징인 투표에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참여하는 것, 종편의 악다구니 속에서도 다른 언론들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바로 그것이다.


아, 그리고 또 한가지. 종편 채널에서 나오는 드라마나 예능을 꼭 봐야하나. 봐도 살고 안 봐도 산다면 종편 채널을 아예 TV에서 삭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물론 비판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겠다면 그건 말리지 않겠다. 허나 종편 말고 세상에는 재밌고 즐거운 일이 널리고 널렸다. 종편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청자 주권의식'을 지금에야 비로소 발현할 때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하지만 그 정신만은 창창히 살아있는 어떤 이가 남긴 말로 이 글을 끝마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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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2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Favicon of http://www.freemacbookpro.co BlogIcon free macbook pro 2011.12.02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웹사이트의

  3. 이미형 2011.12.03 0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은글이네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