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의 파일럿 2회가 방영되는 동안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을 상기해 보면, <슈가맨>의 정규 편성은 유재석이라는 스타 MC에 기댄 부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유재석은 유재석이었다. 정규 편성 첫회가 방영되는 처음 부분에 그간의 비판들을 겸허히 수용하며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음을 어필했다. 일단 논란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 자체가 프로그램의 호감도를 증가시키는 일이었다. 그런 터전위에서 재미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이 엿보이는 구성은 확실히 파일럿 때보다 나은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음악은 예능에서 자주 흥행을 위한 포인트로 사용된다.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은 20%를 넘기는 시청률을 보였고, <복면가왕>, <히든싱어>등은 반전이라는 코드를 활용하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슈가맨>토토가처럼 과거의 추억이라는 코드와 더불어 음악을 결합시켰다. 여기에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사용하는 대결 구도를 가져왔다. 그러나 사실 <슈가맨>의 대결 구도 자체는 하나의 여흥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슈가맨>이 잡아야 할 포인트는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보다 어떤 노래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슈가맨>을 통해 시청자들이 과거의 그 노래를 다시 듣고 싶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면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구성은 실패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슈가맨>은 과거의 스타들을 발굴해 내고 그들에게 시청자들의 감정을 이입하게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포인트는 그 노래에 의미 부여가 얼만큼 되느냐, 즉 그 노래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사느냐가 가장 큰 쟁점이라 할 수 있.

 

 

 

리메이크의 결과물도 물론 중요하지만 음악을 만드는 과정과 그 음악을 처음 부른 가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면 분위기는 시들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은 과거의 가수들을 불러 그들의 노래를 조명하고 그들의 근황을 들으며 그들의 사연에 집중한다. 사실 <슈가맨>에 출연하는 대부분의 가수들은 이미 대중의 관심선상에서 멀어진 가수들이다. 관심을 되돌릴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대중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 모을 수 있을만큼 명성이 뛰어났던 가수들을 섭외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을 등지고 가수 활동을 접은 가수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슈가맨>은 나름대로의 과거의 인기가수들을 섭외하지만 그들자체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공감이 가게 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사연이 조명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세대별 방청객들의 반응, 작곡가들의 신경전, 역주행 송 프레젠테이션, 유희열 유재석의 입담까지 촘촘하게 들어간다.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한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이렇게 많은 것들이 들어가는 것은 곡 자체에 대한 흥미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부분이다. 어느순간 슈가맨의 존재감은 희미해지고 아이돌 중 누가 더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느냐가 주요 쟁점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차라리 슈가맨이 자신의 노래를 재현하는 무대에 참여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결과물이 최대로 감동적이기 위해서는 그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에 대한 공감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 대한 캐릭터가 형성이 되는 편이 용이하다. 그러나 <슈가맨>은 기껏 만들어 놓은 슈가맨들의 캐릭터를 버리고, 아이돌 가수들에게 바통을 넘긴다. 사실 누가 노래를 부르느냐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그 노래를 공감하게 만드는 것은 <슈가맨>이 꼭 가져야 할 포인트다. 그 포인트가 아이돌로 넘겨지면서 <슈가맨>의 후반부는 슈가맨 자체보다는 노래대결만이 부각된다.  

 

 

 

<슈가맨>은 프로그램을 종합 선물세트로 만들 생각을 하지 말고, 하나의 훌륭한 상품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쳐 낼 부분은 쳐 내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 파일럿보다 훨씬 나아진 정규 첫 회 방송처럼 앞으로도 <슈가맨>이 진일보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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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은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통틀어 전무후무한 톱스타로서 기억되는 배우다. ‘최고의 미녀’라는 수식어는 김희선에게 있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칭찬이었고 그 수식어 하나로 자신의 독보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낸 배우라 할 수 있었다.

 

 

 

한 인터뷰에서 농담처럼 던진 “제 2의 김희선은 없다”는 그의 말은 그래서 일정부분 수긍이 간다. 김희선과 같은 ‘아이콘’은 김희선 이후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희선은 90년대 당시 기성세대와 충돌하는 신세대의 모든 것이었다. 아끼고 절제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과거에 반기를 들고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면서 물질에 대한 과감함도 서슴지 않는 소비지향성은 김희선의 개성으로 자리매김했고, “난 예쁘니까” 라고 말해도 솔직함으로 받아들여지는 김희선만의 당당함은 최고 미녀라는 수식어와 더불어 김희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말괄량이'인 김희선은 그 시절 젊음을 대표하는 것이었다. 김희선은 신세대의 문화를 ‘겉멋만 잔뜩 든’ 사치와 문란의 상징이 아닌, 자기표현과 당당함의 가치로 전환 시킨 스타였다. 기성세대들 역시 김희선의 그런 자존감에 매료되었고 전국구적인 스타로 김희선은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가 하는 악세사리나 스타일은 거의 항상 화제가 되었고 유행이 되었다. 김희선이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도 광고효과는 다른 스타들의 몇 십배에 이를 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현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예쁜 꽃도 언젠가는 지기 마련이었다. 이른바 ‘누드집 사건’이후, 사진작가 조세현과 논쟁을 벌인 김희선은 수많은 스캔들에도 무사태평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휴식기를 가졌고, 복귀후 선택한 드라마들이 이전과 같은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점점 ‘김희선 열기’는 식어가기 시작했다.

 

 

 

더 큰 문제는 김희선의 연기력 논란이었다. 김희선에게는 의례히 ‘최고의 스타’라는 수식어 뒤에 ‘연기력 논란’이 따라 붙었다. 부정확한 발음과 어색한 표현력은 그가 최고의 스타였던 시절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흥행력이 사라진 후에는 상당히 두드러져 보였다. 언제까지고 ‘미워할 수 없는 말괄량이’ 일수는 없었던 김희선의 최초의 위기였다.

 

 

 

김희선의 등장만으로 빛이 났던 ‘김희선 시대’가 끝나고도 김희선은 여전히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독보적인 김희선은 이제 없었다. 그 자리에 독보적인 김희선 같은 존재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김희선의 존재감이 약화되며 다른 스타들이 충분히 김희선의 존재감을 대체 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은 흘렀던 것이다. 김희선은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았다. 더 이상 김희선에게 기대되는 것은 ‘젊음’을 대표하는 자신감일 수 없었다.

 

 

 

이에 김희선이 선택한 것은 ‘미모’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여전히 아름답지만 예전과 같은 반짝이는 젊음을 대표하지 못하게 된 김희선의 노선은 조금 더 성숙해진 연기력과 촌스러운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었다. KBS주말극 <참 좋은 시절>의 김희선은 사투리를 내뱉으며 억척스러운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드라마의 성적은 김희선에 등장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희선의 사투리 연기에도 논란은 따라 붙었다. 이제 김희선에게 기대되는 것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김희선은 당당하던 모습 그대로, 논란을 뒤로 하고 차기작으로 <앵그리 맘>을 선택했다. <앵그리 맘>은 김희선이 과거에 감히 시도하지도 않았던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그리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고 학교의 비리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드라마에 김희선은 무려 ‘엄마’로 등장한다. 17살의 엄마라는 설정은 아직까지 젊고 예쁜 김희선에게 어울리는 옷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희선은 드라마 전반을 뛰어다니며 딸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성과 액션까지 소화해 냈다. 다소 과장된 면도 있지만 드라마 속에서 김희선은 충분히 17살 난 딸을 걱정하는 ‘엄마’로서의 존재감을 피력한다. ‘친딸이 아니다’라는 대사가 등장하며 출생의 비밀이 있음을 짐작케 했지만 17년 동안 딸을 키운 엄마로서의 감정 만큼은 김희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가 학교로 돌아가 일진의 머리를 책상에 찧는 장면이 통쾌할 수 있는 이유는 김희선이 표현하는 감정선에 그만큼의 공감이 이입되기 때문이다. 철저히 김희선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엄마’역시 공감이 갈만큼 세월은 흘렀고, 김희선은 달라졌다.

 

 

 

김희선은 이제 충분히 엄마를 선택할 만큼 유해졌고, 또 그만큼 성숙해졌다. 비록 화려했던 김희선의 시대는 이제 없지만 그 세월이 지나는 동안 실제로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또 다른 변신을 두려워 하지 않는 배우 김희선이 있기에 학교 폭력에 맞서는 엄마의 모습은 통쾌하고 <앵그리 맘>의 다음회는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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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유재석 강호동으로 양분되던 예능계에 파란이 일었다. 대세 예능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 속에는 신선한 얼굴들이 있었다. 2014년이 선택한 예능의 얼굴들은 누가 있었을까. 그 캐릭터를 분석해 보았다.

 

 

 

<진짜 사나이> 혜리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MBC의 가장 큰 효자 상품이었다. <진짜 사나이>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시점에서 여군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캐릭터를 발굴 해 낸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다만 그 관심이 <진짜 사나이> 본편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만은 아쉬운 지점이다.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의 가장 큰 수혜자는 뭐니뭐니해도 그룹 걸스데이 출신의 혜리다. 혜리는 퇴소를 앞두고도 딱딱한 태도로 일관하는 교관에게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콧소리를 내는 단 한 장면으로 단숨에 주목 받았다. 그 장면은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을 상징하는 장면이 되었고 혜리는 이로 인해 단번에 블루칩이 되었다.

 

 

 

혜리는 개그 프로그램등에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한 것은 물론, 드라마에 캐스팅 되고 약 10여편의 광고 모델로서 계약을 맺는등 <진짜 사나이>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효과는 연말까지 이어져 한 매체에 따르면 혜리가 벌어들인 수익만 무려 20억에 달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이런 상승세가 2015년에도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현빈의 브라운관 복귀작 <지킬과 나>에 주조연급으로 캐스팅 되는 행운을 거머쥔 지금 대세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삼둥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가 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삼둥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송일국의 <슈퍼맨> 출연은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 쌍둥이라는 독특함과 송일국의 교육방식, 그리고 막 말을 배워가는 아가들의 귀여움은 육아 예능 열풍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며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끌었다.

 

 

 

추사랑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던 <슈퍼맨>의 입장에서 삼둥이 캐스팅은 예상치 못한 대박을 가져다 주었다. 삼둥이는 각종 광고에 출연한 것은 물론, 보기만해도 귀여운 나머지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를 증폭시키는데 일조했다.

 

 

 

삼둥이 효과는 <슈퍼맨>의 시청률을 17%대로 올려 놓는 기염을 토하게 했다.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음에도 순수한 아가들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된다는 분위기를 이끌어 낸 것이다. 초반에 삼둥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타거나 제멋대로인 그들을 다루느라 고군분투하는 송일국의 모습이 가식이 아니라는 점 또한 주효했다. 그는 실제로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에 리얼리티를 불어 넣었다. 대한,민국,만세는 이제 친숙한 이름이 되었고 당분간 이런 열풍은 더 강력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한, 식지 않을 전망이다.

 

 

 

<비정상회담>- 외국인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비정상회담>이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비정상 회담>은 한 패널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패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만든 점,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본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신선했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외국인들의 한국어가 한국인 못지 않게 능숙하다는 점등이 합쳐져 출연진들이 모두 주목받는 효과를 낳았다.

 

 

 

<비정상 회담>에서는 어느 한 명이 주목 받았다기 보다는 ‘외국인의 촌철살인’이라는 콘셉트가 먹혀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콘셉트가 흥하자 따라서 출연진들 역시 주목을 받고 각종 광고에 출연했으며 인지도를 올렸다.

 

 

 

프로그램은 기미가요 논란과 에네스 카야의 여자 관계 논란으로 이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호기심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런 반응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내부에서 솔직하면서도 캐릭터 있는 출연진들의 등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출연진들에 대한 호감이 증가할수록 그들이 져야 하는 책임감도 높아져야 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꽃청춘>-유연석, 손호준, 바로

 

 

 

 

<꽃보다 청춘>에서 보여준 활력과 에너지는 파급효과가 굉장히 뛰어났다. 여름을 강타한 청춘들의 라오스 여행은 기존의 <꽃보다> 시리즈와는 다르게 활력이 넘쳤다. 그동안은 잔잔하고 정적인 분위기였다면 <꽃청춘>은 동적인 분위기를 띄며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창출해 냈다.

 

 

 

그들의 나이탓에 고생을 해도 초라하지 않고 힘이 들어도 축 늘어지지 않는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젊은 나이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동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에 대한 호감도가 수직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들은 여행을 통해 젊은이들의 활력과 여행에 대한 향수를 동시에 보여주었으며 자신들의 캐릭터도 분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결국 그들에 대한 호감도와 인지도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그중 유연석은 주연급 캐스팅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나영석 PD의 기획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삼시세끼>- 이서진

 

 

 

 

<꽃보다 할배> 이후 나영석과 다시 손잡은 이서진이라는 카드는 여전히 유효했다. 시골에서 직접 밥을 차려먹는다는 다소 심심할 것 같은 소재를 두고 나영석 PD는 제대로 된 그림을 만들어 냈다.

 

 

 

이서진은 나영석과 티격 태격하는 모습, 그리고 편안히 쉬고자 하는 마음이 좌절되는 모습을 번번이 보여주며 입가에 미소를 띄게 했다. 이서진이라는 캐릭터가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했다면 결코 그림이 되지 않았을 터이지만 나영석은 이서진의 다소 툴툴대는 성격을 캐릭터로 만들고 그 캐릭터를 활용해 묘한 웃음을 창출해 냈다.

 

 

 

빵 터지는 한 방은 없지만 왠지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그림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했고 높은 시청률로 공중파 방송을 위협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삼시세끼>가 가진 마력은 잔잔하지만 그만큼 강력했다. 나영석은 올해만 <꽃청춘>에 이어 2연타 홈런을 친 셈이다. 시즌 1을 끝낸 <삼시세끼>는 여세를 몰아 계절별로 시즌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이런 열풍은 당분간 계속 될 듯 하다.

 

 

 

<우리 결혼했어요>-송재림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있는 이야기를 다 한 상태였다. 사실 시청자들의 호응보다는 비난이 주를 이뤘던 <우결>에서 또 다른 스타가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송재림이 우결에 등장하자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처음부터 작업멘트와 스킨십을 남발한 송재림은 지나침과 적극성의 경계를 묘하게 오가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적절히 받아주는 김소은의 리액션도 좋았지만 확실하고 화끈하게 당길 줄 아는 송재림의 한마디 한마디는 마치 실제 연애를 방불케 하는 효과를 주었다.

 

 

 

물론 <우결>은 실제가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초반의 <우결>이 호응을 얻었던 것은 그들의 모습이 실제이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주효했다. 그러나 <우결>이 진행될수록 <우결>에 대한 진정성은 점차 희석되어 갔고, 출연진들은 그 곳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졌다. 그결과 패턴은 식상해 지고 판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지루해졌다.

 

 

 

그러나 송재림이라는 캐릭터는 이 판을 뒤집을 만큼 강력했다. 사실 가짜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저 커플 만큼은 진짜 였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일으킬 정도로 송재림은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다. 실제로 관심 있는 듯한 말투와 표정, 그리고 다소 민망하지만 달콤한 대사들은 송재림의 캐릭터를 확실히 살려주며 이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송재림은 데뷔후 처음으로 공중파 방송의 주연을 맡으며 대세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나의 제대로 된 캐릭터가 예능에 어떤 효과를 불어넣는지 삼둥이 이후 가장 훌륭한 예능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코미디 빅리그>-이국주

 

 

 

 

한 때는 비호감 1위 연예인을 차지할 정도였던 그는 이제는 대세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여성 코미디언이 주목 받는 경우가 흔치 않은 요즘, 이국주는 김보성 패러디로 ‘의리’ 열풍을 몰고 오더니 이 여세를 몰아 호로록 쏭 등으로 이국주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덕분에 패러디 했던 김보성까지 덩달아 주목을 받았으니 이국주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는 짐작해 볼만하다.

 

 

 

현재 이국주는 고정 프로그램만 다섯 개에 각종 광고 출연 등으로 여성 예능인 중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몸매를 희화화 시킨 코미디언은 많았지만 ‘식탐’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노래를 만들고 캐릭터로 승화시킨 경우는 드물었다. 과체중 코미디언들은 사실 넘칠만큼 있었고 그 코미디언들의 콘셉트는 겹쳤다. 그러나 이국주는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단순히 몸매와 식탐이 아니라 남자 연예인을 패러디하고 웃음 포인트를 살짝 다르게 만들어 차별화 했다.

 

 

 

이국주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결국 그를 비호감에서 대세로 만들었고 이국주는 자신이 가진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멋진 여성으로 기억되고 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강남

 

 

 

이국주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인정받은 남자 예능인을 꼽으라면 바로 강남을 꼽을 수 있다. 강남은 사실 그룹 M.I.B의 멤버로 활동하던 가수출신이다. 그러나 강남은 예능인으로 성장했다. 강남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솔직함’이다. 어디 어느 곳에서나 솔직함과 개성으로 무장한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미친 친화력을 보이며 시청자들과도 친분을 쌓기에 이르렀다.

 

 

 

강남은 자신의 이야기를 꾸미거나 소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며 자신이 망가질 줄 아는 장점을 지녔다. 또한 서툰 한국말에도 불구, 전혀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은 그에게 또다른 캐릭터를 선사해 주었다.

 

 

 

현재 강남은 <학교 다녀왔습니다> <헬로 이방인> <속사정 쌀롱>등 각종 예능에 고정출연하며 예전 가난하던 시절과는 180도 달라진 대세가 되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킨 결과였다. 자신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한 순간에 주목을 받을 수도 있음을 강남은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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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이 좋은 반응을 얻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꽃청춘>에 출연하는 유연석, 손호준, 바로의 조합이 신의 한 수 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돈을 빼앗고 준비 없이 비행기에 태워도 구차해지지 않는 젊음을 무기로 내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소 짜증이 날 상황에서 조차 그 상황을 유쾌하게 만들 줄 아는 그들의 성격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준다. 자신의 본 모습이 어느정도 드러날 수밖에 없는 여행과 가난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기려는 모습 속에서 그들에 대한 호감도는 형성된다.

 

 

 

 

그러나 그 호감도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편집은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끼친다. <꽃청춘> 2회에서도 유쾌한 에너지가 분출되는 그들의 젊음에 시선을 고정할 때, 갑작스럽게 불편한 장면이 끼어들었다. 문제는 그들의 장난에 있었다. 그들은 자전거 대신 제작진의 오토바이를 빼앗아 타는 장면이 연출되었고 제작진은 할 수없이 자전거를 타야 하는 굴욕을 선사 받았다. 예능적인 장면으로 얼마든지 가치 있게 흘러갈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제작진은 실수를 한다. 그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가지 못하고 결국 그들이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으로 몰아갔다는 게 문제였다. 제작진은 이후, ‘힘들어서 못찍겠으니 알아서 찍으라’며 꽃청춘들에게 카메라를 넘겼고 꽃청춘들은 자신들이 너무 심한 것 같다며 반성하고 의기소침해지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다.

 

 

 

 

이후 제작진은 그들에게 자유시간을 주려고 한 것이라며 기분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한참 다운된 뒤였다. 정말 자유시간을 주려고 한 것이라면 분위기를 그렇게 몰아가선 안됐다. 사람은 인과관계를 생각해 행동할 수밖에 없고 말투와 분위기로도 상황을 파악한다. 하필이면 장난을 친 바로 뒤에 지치고 짜증나는 말투로 ‘힘들어서 못 찍겠으니 알아서 찍으라’고 말하는 것을 그들이 기분 좋게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이 장면은 예능적으로 가치가 없었고 오히려 프로그램 분위기가 강압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제작진이 그들 우위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꽃보다>시리즈는 언제나 프로그램 출연진들의 ‘여행’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힘든 여행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 보려는 출연진들과 제작진의 기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기싸움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동등한 관계라는 인식에서 출발할 때 재미가 있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언제나 출연진들에게 패널티를 주려하고 출연진은 그런 패널티를 피해가려고 고군분투하는 그림이 웃음을 창출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이 웃음을 던져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서로 힘의 관계가 대등하고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다는 측면에서였다. 제작진은 물론 출연진에 비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듯 보여도 출연진은 당당히 그에 맞설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제작진은 그들의 여행을 어디까지나 관조하며 그들이 제작진과의 기싸움을 원할 때만 간섭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장면은 제작진을 골탕먹이는 꽃청춘의 모습까지는 좋았으나 그 이후의 분위기에 제작진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데 그 문제가 있다.

 

 

 

 

꽃청춘들은 기분이 상한듯한 제작진의 행동에 어쩔 줄 몰랐고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며 침울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감정이 아니라 꽃청춘들의 감정에 따라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꽃청춘들에게 이미 긍정적인 감정이입을 한 시청자들 입장에서 제작진이 자신들의 기분에 따라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된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제작진이 실수로 그런 행동을 했든 고의로 그런 행동을 했든간에 꽃청춘들의 자유로움을 억압하는 행동처럼 비춰진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 이승기나 이서진, 혹은 유희열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어도 그들은 똑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을까. 제작진이 출연진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이번 회에서 만큼은 도를 넘었다.

 

 

 

그들은 캐릭터로서 이미 충분히 가치가 있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젊음’을 만끽하는 그들에게 집중하는 한, <꽃청춘>에게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뽑아낼 수 있다. 그런 그들의 여행에 타인의 불친절한 간섭은 편집이 되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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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시리즈의 성공은 여행 예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젠 여행보다 집에서 쉬는 것이 더 편하다는 편견이 가득한 70이 넘은 노인들의 여행을 다른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톱스타 여배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된 <꽃보다 누나>그리고 40이 넘었지만 아직도 청춘이라 우기는 뮤지션들의 <꽃보다 청춘>, 그리고 <응답하라 1994>출연했던배우들로 구성한 <꽃보다 청춘>의 시즌2 격이 시작되었다.

 

 

 

이번 <꽃보다 청춘>에는 라오스로 떠나는 유연석, 손호준, 바로가 등장한다. 평균나이 27세라는 설명에서도 볼 수 있듯, 이번 <꽃보다 청춘>은 ‘젊음’을 가장 큰 무기로 활용한다.

 

 

 

 

아무 준비도 없이 납치라는 설정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젊은 남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들은 돈 몇푼 없이, 준비 하나 없이 여행을 떠나 힘든 상황에 직면해도 그 어려움을 패기로 극복해 낼 수 있는 젊은피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들에게 기대하는 그림이 <꽃보다 할배>나 <꽃보다 누나>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된 여정임을 암시한다.

 

 

 

<꽃보다 청춘> 시즌1격의 유희열, 윤상, 이적 역시 그런 고생을 기반으로 예능적인 그림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고생은 ‘나이’보다는 ‘남자’라는 측면에서 가능했다. 물론 아직 40대로 충분히 고생을 견딜만한 나이지만, 이제 중년이 된 아저씨들의 고생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안쓰럽고 애처로운 측면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여행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되었지만 분명 ‘청춘’의 싱그러움은 아니었다.

 

 

 

 

그러나 평균나이 27세의 ‘젊음’은 안타까움보다는 상큼하고 건강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것은 고생을 하더라도 그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남자라는 점도 한몫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타이틀에 걸맞은 ‘청춘’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그들에게 주어진 고난들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꽃보다 청춘>의 그림이 다소 뻔한 젊은이들의 배낭여행으로 흐를 수도 있었다. 젊은이들이 떠나는 배낭여행은 이미 익숙한 소재고 그들이 하는 고생 역시 일반적인 것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꽃보다 청춘>은 똑똑하게도 배우들의 캐릭터로 그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챙기며 여행을 진두지휘하는 유연석부터 해외여행이 처음이라며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손호준의 당황한 모습, 그 사이에서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막내의 모습을 보이는 바로까지 그들의 캐릭터는 조화가 잘 되어 겉돌지 않고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유연석 캐릭터는 제작진이 ‘이승기, 이서진, 유희열이 다 들어있다’고 할 정도였는데 그 말이 허언은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세 사람중 짐꾼으로서의 역할도, 총무로서의 역할도,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리더로서의 역할도 모두 해내는 그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호감을 느낀다.

 

 

 

 

 

보통 잘생긴 남자들이 갖을 것이라 예상하는 도도함이나 새침함이 없이, 그에게 주어진 상황안에서 사람들을 챙기고 다른 이들을 배려하면서 여행을 이끌어가는 리더십까지 보여주는 모습 속에서 그는 힘들고 고된 배낭여행을 짜증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바꾸는 역할까지 한다.

 

 

 

손호준과 바로의 캐릭터도 그에 맞추어 각자의 개성을 뽐내지만 이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누가 뭐래도 유연석이다. 그들은 <꽃보다 청춘>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꽃보다>시리즈의 모든 출연진들이 열화와 같은 성원속에 엄청난 인기몰이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이미지 역시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그 중에서도 <꽃보다 청춘>은 지난 시리즈의 그 누구보다 훨씬 더 많은 성원을 받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일단 잘생긴데다가 매력까지 있는 남자 연예인들에 대한 여성 팬의 적극적인 호감도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고생할수록 그림은 살고, 그들의 매력은 돋보인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청춘>이 성공해야 1년을 버틴다”며 장난섞인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기우에 불과했다. 결국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여행이란 예능이 합쳐지며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 낸 제작진은 결국 <꽃보다>시리즈의 마지막까지 성공적인 여정을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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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는 1990년도의 문화를 디테일하게 복원하며 누구나 겪었지만 아련한, 그래서 특별했던 추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이 가지고 있던 팬덤 문화를 가져오되, 1990년도의 문화를 더 다양하게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응사>는 그러나 <응칠>과 달리 팬덤 문화보다는 러브라인에 초점을 맞춘다. HOT를 좋아하는 성시원(정은지 분)이 극의 중심인 <응칠>에 비해 이상민의 팬인 <응사>의 성나정(고아라 분)의 팬심은 그다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응칠>이 팬덤에 무게 중심을 뒀다면 <응사>는 남편찾기라는 러브라인에 방점을 찍는다. <응칠>제작진은 윤윤제(서인국)와 윤태웅(송종호)이라는 형제를 내세워 러브라인을 형성했지만 제작진조차도 ‘남편이 누군가가 이렇게 화제가 될줄은 몰랐다’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응사>는 그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무려 다섯 명의 남편 후보를 내세웠다. 그러나 포커스가 맞춰진 것은 쓰레기(정우 분)와 칠봉이(유연석 분)다. 곁가지였던 ‘남편 찾기’는 극의 중심의 활력소로 떠올랐다. 남편 후보인 다섯 명의 인물들을 모두 적절히 캐릭터화 시키는데 성공한 <응사>는, 시청자들의 캐릭터에 대한 성원을 바탕으로 러브라인을 헷갈리게 하는데 주력했다.

 

 

처음부터 성나정의 남편은 쓰레기가 유력했으나 칠봉이에 대한 애정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시청자들의 애정을 지나치게 이용하고 소모시킨 제작진에 있었다. 남편찾기가 곁다리가 아니라 주된 내용이 되어버리면서 내용은 점차 동어반복으로 흘렀다. 삼각관계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데 주력한 나머지 <응사>를 시청하는 이유였던 90년대 특유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이 드라마는 물론 로맨틱 코미디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추억과 아련함이라는 키워드가 주효했다. <응칠>에서도 다소 뻔한 러브라인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HOT vs 젝스키스라는 두 걸출한 보이 그룹의 대결구도 속 나타난 그 시대의 문화와 이야기였다. 그러나 <응사>는 캐릭터가 설명되고 러브라인이 시작되는 10회 정도까지는 굉장한 파급력을 발휘했으나 성나정이 쓰레기와 사귀고, 칠봉이와 삼각관계가 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중간에는 착하고 다정했던 칠봉이가 성나정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호감도가 급감했다. 사랑 때문에 여자에게 집착하는 남자는 물론 있을 수 있지만 그동안 호감도를 높이며 인기를 견인했던 캐릭터가 다치는 것은 피해야 했다. 그러나 ‘쓰레기가 좋다’는 성나정의 고백에도 ‘난 포기하지 않을 거다’라며 울분을 토해내는 칠봉이는 그동안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부드러운 매력을 배반하는 것이었다.

 

 

물론 칠봉이는 그 후, 다시 따듯하고 순정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성나정의 캐릭터가 붕괴되었다는 것은 결정적인 문제였다. <응사>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견인되는 드라마였다. 그러나 여주인공인 성나정은 착하고 멋진 칠봉이를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여지를 남기는 듯한 모습으로 일명 ‘어장관리녀’라는 오명을 얻기에 이른다.

 

 

자신을 좋아하면서 하는 행동임을 다 알고있으면서도 성나정은 칠봉이의 관심을 단순한 친구라 규정한다. 단호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선을 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는 여주인공은 단순히 마음이 약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자를 이용하는 것처럼 묘사되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성나정의 행동을 성토하기 시작했고 여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문제 삼았다. 여주인공으로서 특징이 부족하고 이리 저리 휘둘리는 모습마저 보인 성나정은 끝까지 기분 좋은 모습으로 남을 수 없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붕괴되자 드라마의 완성도도 떨어졌다.

 

 

심지어 쓰레기가 남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리저리 시청자들을 끌고 다닌 ‘남편찾기’에 불만을 쏟아내는 시청자들 역시 폭주했다. 결국 예상대로 흘러가는 스토리를 위해 남편찾기라는 스토리의 한 부분을 지나치게 부각시킨 탓이었다.

 

 

그러나 마지막회에서는 역시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안기며 시청자들의 추억을 다시금 불러 일으켰다. 남편찾기가 끝난 후에 부각된 90년대의 문화와 개그 코드는 다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고 삼천포(김성균)의 마지막 나레이션은 가슴을 따듯하고 아련하게 만들었다.

 

 

분명 <응사>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그러나 중간의 이야기를 조금만 더 촘촘하게 만들었다면 명작의 반열에까지 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을 함께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남긴 추억에 젖어있다. 그 추억을 넘어 드라마의 메시지가 조금만 더 강렬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드라마가 그만큼 더 잘 만들어질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90년대의 추억은 결국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그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응칠>과 <응사>로 뛰어난 역량을 선보인 제작진이 다시 만들 드라마가 기대되는 것만으로도 <응사>와 함께한 지난 두 달이 아깝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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