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은 출연 배우들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며 성공신화를 썼다. JTBC최고 시청률이라는 기록은 그 성공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이 성공에 대한 빚은 누구보다 배우에게 지고 있다. 박보영과 박형식 커플이 만드는 케미스트리는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박보영의 이미지로 도봉순이란 캐릭터는 가장 적절하게 표현된다.

 

 

 

 


작고 귀여운 박보영이 괴력을 발휘해 불의와 맞서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박보영의 이미지와 합쳐져 큰 재미를 만들어 낸다. 깜찍한 모습을 하고 악당들을 혼내주는 여성 캐릭터는 ‘도봉순’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박보영과 박형식의 케미스트리가 이 드라마의 시청률을 대부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대체로 가벼운 터치로 흐른다. 크게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배우의 매력에 빠져들다보면 한 시간은 금방 흐른다. 드라마의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박보영과 박형식의 이미지는 큰 역할을 했다. 군데 군데 비어있는 <도봉순>의 이야기 구조속에서도 이 둘의 합은 시청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제작진의 ‘역량부족’은 배우로 커버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게 드러난다. 

 

 

 

 


사실 <도봉순>은 처음부터 이런 기미가 보였다. 도봉순이 슈퍼맨처럼 ‘힘이 센’ 캐릭터라는 설정은 신선했지만 그 설정을 활용하는 방식이 문제였다. 도봉순의 발휘하게 만드는 설정들은 작위적이고, 가장 메인 줄기가 되는 사건인 ‘도봉동 살인사건’은 드라마에 녹아들기 보다는 별개의 사건처럼 다뤄진다. 사건은 유기적인 구성으로 치밀하게 짜여있기 보다는 그저 사건을 위한 사건처럼 느껴지고, 그렇기 때문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데는 실패한다.

 

 

 

 

 

도봉순과 안민혁(박형식 분)과의 러브라인 역시 결코 자연스럽지 못하다. 극 초반 부 안민혁이 아무런 경험도 없는 도봉순에게 경호업무를 제안하는 것부터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도봉순은 실제로 안민혁이 수차례 다치거나 위험에 처할 동안 제대로 된 경호를 하지 못한다.

 

 

 

 

그런 도봉순에게 ‘같이 자자’며 집으로 끌고 오거나, 함께 누워 “엄마는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고 했다”고 고백하는 장면도 상당히 뜬금이 없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설정들로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만들려고 하지만 에피소드의 흐름은 뚝뚝 끊긴다. 대사도 진부하고 캐릭터의 의외성도 없다. 단순히 ‘힘 센’ 도봉순이라는 설정을 제외하면 이 드라마를 흥미롭게 만드는 설정 자체가 부족한 것이다.

 

 

 


처음부터 도봉순이 ‘갑질’을 한다며 투덜거리지만, 안민혁은 도봉순의 부적절한 행동이나 요구사항들을 크게 문제삼지도 않는다. 오히려 확인되지 않은 실력으로도 ‘기획팀’에 넣어달라거나 하는 부당한 요구를 하는 쪽은 도봉순이다. 이쯤되면 갑질은 도봉순이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이 과정에서도 '티격태격'을 위한 '티격태격'이라는 문제점은 도드라진다.

 

 

 


 

이런 구멍들을 매워 온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그들은 사랑스러운 매력을 통해 드라마의 분위기마저 사랑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문제는 후반부로 갈수록 배우로도 채워지지 않는 스토리의 허술함이다.

 

 

 


일단 코믹함을 살리고자 넣은 조직폭력배나 일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는 쓸데없이 길기만하다. 드라마의 구성이 유기적이지 못하니 따로노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도봉동 살인사건의 범인 김장현(장미관 분)의 이야기는 가장 황당한 부분이다. 도봉순의 능력이면 충분히 범인을 제압할 수 있음에도, 범인은 높은데서 떨어지거나 공격을 당해도 불사신처럼 멀쩡하다. 차라리 범인도 ‘특수능력 사용자’라면 이해가 가능하지만,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인 범인이 불사신처럼 살아나고 도망다니는 모습은 긴장감 보다는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경찰들의 수사 역시 너무나 안일하다. 범인 수사 자체도 지나치게 지지부진했지만 시체가 발견되지도 않은 상황 속에서 ‘수사 종결’을 내리는 경찰들의 모습을 공감하기란 어려웠다.

 

 

 


‘판타지’와 ‘개연성’은 분명히 다르다. 드라마라서 용서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이다. 현실적이지 않은 판타지 않에서도 작가가 부여한 세계관이나 설정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 바로 개연성이다. 그러나 <도봉순>은 그 개연성을 명백히 놓쳤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힘쎈여자’ 도봉순의 캐릭터다. 도봉순은 원더우먼처럼 악을 심판하고 세상을 구하는 영웅 캐릭터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결국 그의 행동 동기는 개인적인 이익과 주변사람의 안녕이라는 지점에서만 강조된다. 가장 큰 아쉬움은 그런 힘을 가지고도 결국 남자 주인공의 도움을 받아야만 해결이 되는 사건의 종결이다. 힘을 잃은 도봉순은 결국 안민혁이 구해줘야 하고, 위기 상황속에서 힘을 다시 찾는 것도 안민혁의 사랑 때문에 가능하다. 자신이 가진 힘을 주체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도봉순의 캐릭터는 점차 매력마저 잃어간다. 그것은 아무리 사랑스러운 박보영이라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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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이하 <내보스>)는 2016년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성공작 <또 오해영>의 PD를 비롯, <연애말고 결혼>의 주화미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지만 1.8%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퇴장했다.

 

 

 


초반부터 여배우 연기력 논란을 비롯하여 스토리에도 혹평이 쏟아진 까닭에 5회부터 대본 수정이라는 강수를 썼음에도 결국 처참한 성적으로 마무리 된 것이었다. 첫회부터 3%가 넘는 시청률로 기대감을 자아냈던 작품이지만 결국 첫회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꼴이 되고 말았다.

 

 

 


 

대본을 수정했지만, 러브라인이 변경되고 조연 배우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이야기는 오히려 산으로 갔다. <내보스>에 출연했던 이규한은 SNS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출연배우마저 등을 돌린 엉성한 구성에 시청자들도 고개를 흔들었다.

 

 

 


<시그널>의 스타 이제훈과 톱스타 신민아가 출연한 <내일 그대와>역시, 1.1%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내일 그대와>역시 첫회 3.9%라는 성적으로 높은 기대감을 증명했으나, 첫회의 시청률을 따라잡기 힘든 모양새다. <내일 그대와>의 문제점은 시간여행 소재를 정신없이 남용하는 바람에 몰입도가 떨어진데다가, 계속된 위기 상황이 같은 패턴으로 진행되며 긴장감을 잃어버렸다는데 있다. 100% 사전제작에 톱스타들의 출연, 심지어 <도깨비>의 후광까지 받았던 드라마가 1%를 겨우 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인 것이 달가울리 없다.

 

 

 


TvN 로맨스가 <도깨비>이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니, 꼭 로맨스에 한정지을 것도 없이 <도깨비>의 전에 없던 흥행세 이후 tvN드라마가 한 풀 성장세가 꺾였다. ‘믿고보는 tvN'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히트작이 자주 탄생하던 tvN 채널로서는 안타까운 전개다. 더군다나 <안투라지><내성적인 보스>처럼 혹평이 주를 이루는 작품마저 연이어 방영되었다.

 

 

 


 

<도깨비>이후 현재까지 tvN 채널에서 화제에 오른 드라마 작품을 찾아 보기 힘들다. 배우 이현우와 레드벨벳 조이가 출연한는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가 새로 시작하지만 역시 흥행을 담보할만한 작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셈이라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기대작들이 연이어 실패하는 상황은 위기라 할만하다.

 

 

 


 

반면 다른 케이블 채널에 약진이 두드러진다. 그 중에서도 특히 JTBC의 성장은 눈부시다. 손석희를 내세운 <뉴스룸>으로 뉴스는 물론, <썰전>으로 예능과 시의성을 함께 잡았다. 대통령 탄핵과 선거등이 맞물리자 시청률은 여전히 높은 편. tvN 예능이 히트메이커 나영석pd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새로운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JTBC는<비정상 회담> <냉장고를 부탁해>를 성공시킨데 이어 이어 트렌드를 반영한 <아는 형님>으로 시청률 5%를 넘겼다. 이어 강호동과 이경규가 출연한 <한끼줍쇼>역시 5%를 넘기며 예능 성장세를 이어갔다. <패키지로 세계일주-뭉쳐야 뜬다> 역시 4%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중파를 뛰어넘는 성적으로 JTBC 예능은 명실공히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나영석PD처럼 대중에게도 유명하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PD가 없이 다양한 콘텐츠가 탄생하고 그 콘텐츠가 성공적이라는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다. 

 

 


그동안 tvN채널에 밀렸던 드라마 역시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좋은 작품을 선별하여 방영했음에도 어쩐지 시청률만큼은 tvN에 밀렸던 JTBC지만, <힘쎈여자 도봉순>이 9.6%로 JTBC 최고 시청률 드라마였던 <무자식 상팔자>마저 뛰어넘고 10%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분위기는 고무되고 있다.

 

 

 

 

JTBC는 작년에도 금토 드라마에 <욱씨남정기><청춘시대><판타스틱><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솔로몬의 선택>등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드라마를 편성해왔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박보영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최대한 활용하여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로 밤 11시 편성임에도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jtbc뿐만 아니라 OCN역시 작년 <38사기동대>의 성공에 이어 올해 <보이스>로 작품성과 호평을 동시에 받은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절대 강자였던 tvN 채널이 한 풀 꺾인 상황 속에서 다른 케이블 채널의 약진이 도드라지는 것이다.

 

 

 


 

공중파가 케이블에 시청층을 빼앗겼듯, 채널에는 절대 강자가 없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있다면 케이블 강자의 자리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현재 TV의 성적표가 증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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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종편 채널 중에 가장 성공한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타 종편 채널들이 언론사에서 파생된 채널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관심에서 멀어진 반면, JTBC는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그런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손석희를 사장으로 영입하고 보도 전권을 준 보도국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보도국은 ‘최순실 사건’을 계기로 최고 시청률 11%를 돌파하며 공중파를 뛰어넘는 신뢰도를 구축했다.

 

 

 

 


이밖에도 예능에서의 선전 역시 주목할만하다. <비정상회담>과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공을 시작으로 역시 최순실 사건을 계기로 공중파를 포함하여 시청률1위를 차지한 <썰전>과 색다른 캐릭터와 웃음을 만들어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아는 형님>, 이경규와 강호동이 뭉친 <한끼줍쇼>까지 예능 콘텐츠에 있어서도 신선한 기획으로 큰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독 JTBC드라마는 타 채널을 뛰어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JTBC는 다른 콘텐츠처럼 드라마에서도 사활을 걸었다. 특히 2012년부터 2013년 3월까지 방영된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는 이런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명불허전 시청률 제조기로 불리는 김수현 작가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무자식 상팔자>는 9%를 넘기며 획기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여자의 자격> <밀회>로 이어지는 정성주 작가의 작품들도 화제를 모으며 드라마 역시 순항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그러나 tvN이 그동안 <응답하라>시리즈, <시그널>,<또! 오해영>,<도깨비>등으로 10%에서 20%까지 넘기는 기염을 토하고, <미생><오! 나의 귀신님>(이하<오나귀>)<디어 마이 프렌즈>등 공중파를 뛰어넘는 콘텐츠로 드라마 명가의 이미지를 탄탄히 한 반면, JTBC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더욱 이런 결과가 안타까웠던 것은 JTBC드라마가 상당한 퀄리티의 좋은 대본과 연출을 바탕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금토드라마 라인은 상당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2016년만 보더라도 <욱씨남정기><마녀보감><청춘시대><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판타스틱><솔로몬의 위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품들이 호평을 이끌어내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시청률은 tvN금토 드라마에 거의 대부분 밀리는 형국이었다. 특히 최근 <도깨비>의 아성은 도저히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힘센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은 <오나귀>로 로맨틱 코미디에 재능을 선보인 박보영을 타이틀롤로 하여 첫 회부터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제훈 신민아 주연의 <내일 그대와>가 상대적으로 약체로 떠오르면서 <도봉순>은 승기를 잡은 것은 물론, 흥행에도 청신호를 켰다. 도깨비도 6.5%로 출발한 것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고 JTBC 채널의 특성을 생각하면 굉장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도봉순>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에 지나치게 힘이 센 캐릭터를 통해 만화적인 상상력을 끼워 넣었다. 다소 유치해 보일수도 있지만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것이 강점이다. 박보영은 이번에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선보이며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활약한다. 박보영은 “도봉순이 <오나귀>의 나봉선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오나귀'와 '도봉순'이 연장선상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스러운 모습이 표현된다면 그게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나귀' 때보다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처럼 박보영의 연기는 남심을 자극할만큼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있다. 여기에 연기력까지 더해진 박보영의 도봉순은 1회부터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번번히 취업에 실패해도, 라면을 끓여 먹는 생활연기를 해도, 거구의 사내들을 쓰러뜨리는 괴력을 발휘해도 박보영의 도봉순은 그저 사랑스럽다. 물론 박보영이라는 배우의 색깔은 당연히 있지만 우려했던 것 처럼 <오나귀>의 색깔이 짙어 보이지 않는다. 박보영이라는 연기자의 강점을 살려 드라마의 흐름을 잘 이끌어 이런 기세를 몰아 갈 수만 있다면 <도봉순>은 JTBC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도봉순>을 계기로 JTBC가 드라마 마저 믿고보는 방송사의 이미지를 구축할 물고를 틀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만 된다면 '믿고보는' JTBC 드라마 왕국이 2017년에는 탄생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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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덥다는데 있다. 쨍쨍 내려쬐는 햇빛에 불쾌지수가 올라가기도 하지만 여름에만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시원한 해변이나 계곡에서 물놀이를 할 수도 있고 수박을 실컷 먹을 수도 있다. TV속에서도 여름을 겨냥한 드라마가 등장한다. 바로 귀신이 출연하는 드라마가 그것이다.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싸우자 귀신아>는 로맨스와 귀신이라는 소재를 결합시켰다. 그러나 이런 소재가 나오기까지 한국 공포드라마는 계속 변화가 이루어져왔다.





<전설의 고향>...한국형 공포드라마의 시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공포드라마이자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공포드라마를 꼽으라면 바로 <전설의 고향을 꼽을 수 있다. 한국에 전해지는 민간설화나 전설등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1977년부터 방영된 공포드라마의 시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까닭에 1989년까지는 매주 방영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수없이 리메이크를 통해 다시 만들어진 드라마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에 방영되었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민간 설화를 소재로 한 만큼 사극의 형식을 빌려 구미호, 원혼등 한국적인 소재를 적극 차용했다는 점이다. 공포드라마의 소재로서 꽤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 <전설의 고향>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가장 대표적인 공포드라마로 기억되고 있다.





<전설의 고향>에서 영감을 받아 <신 여우누이전>같은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설의 고향>을 집필했던 임충작가에 의해 표절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여우굴에서 살아나온 남자가 구미호랑 혼인하는 점, 구미호가 여우구슬 가져다 준 후 일은 안하고 투전판을 기웃 거린 점등을 들어 표절의혹이 제기된 것인데, 이 내용역시 설화를 바탕으로 한 너무 익숙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표절 논란 판정 자체에도 상당히 많은 설왕설래가 오갔다.


어찌되었든 <전설의 고향>은 한국형 공포드라마의 모델로서 오랜 기간동안 영향을 끼쳤다.





극한의 공포...남량특집 드라마의 전설 <M>





1994년 방영된 남량특집 드라마 <M>은 여러모로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시청률 50%를 넘기며 초대박을 기록한 것은 물론, 주인공을 맡은 심은하역시 스타덤에 올랐다. <전설의 고향>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공포물과는 다르게 <M>은 지금 생각해 봐도 파격적인 설정과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시청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일단 낙태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사회문제를 적절히 드라마에 결합시켰고, 낙태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아이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는 참신한 설정으로 스토리 구조를 완성했다. 그 영혼은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고자했는데, 이 때 주인공 마리(심은하)의 눈 색이 변하고 목소리가 변하는 연출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OST부터 스토리까지 드라마는 최대한 공포스러운 느낌으로 제작되었고, 이후에도 이만큼의 공포를 시청자에게 선사한 드라마는 없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무서운’ 드라마로 남았다.





이후, 남량특집 드라마는 마치 트렌드처럼 제작되기 시작했는데  <거미> <별> <Rna>등이 이 <M>의 성공을 바탕으로 제작될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그러나 어떤 드라마도 이 <M>만큼의 성공을 거머쥐지는 못했고, 공포스러운 느낌 역시 <M>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포드라마의 한계 극복...로맨스와 결합





공포드라마는 점점 그 한계가 명확해졌다. 일단 브라운관에서 전달할 수 있는 공포의 느낌이 한계가 있었다. 더군다나 정말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그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다. 잘못하면 TV 속 등장인물들만 무섭고 시청자들은 아무 감흥이 없는 사태가 빈번히 발생할 수도 있다. 그만큼 공포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상당히 힘이 드는 설정이다. 점차 남량특집 드라마는 힘을 잃었고, 제작이 되지 않는 분위기가 됐다.





공포의 느낌 자체보다는 스토리에 힘을 실어야 드라마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작정하고 무섭게 만드는 드라마는 오히려 기대치에 못미치는 결과를 내놓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포드라마의 트렌드도 바뀌었다. 로맨틱 코미디에 귀신이라는 소재를 더해 ‘귀신은 거들 뿐’인 드라마가 속속들이 제작되기 시작한 것이다.





홍자매가 집필하고 소지섭,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주군의 태양>은 호러 로맨스를 가장 먼저 들고 나와 히트를 친 케이스다. 귀신을 보는 여자 주인공과 까칠한 남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 속에서 귀신이 나오는 상황은 그저 그들의 로맨스가 가까워지게 만드는 부차적인 상황일 뿐이다. 드라마는 공포보다는 로맨스를 부각시키며 시청자들의 목마름을 채웠다.





<오! 나의 귀신님>은 귀신을 보는 여주인공은 물론, 빙의라는 소재를 사용해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귀신자체에 포인트가 있지 않다. 귀신을 보는 까닭에 무기력한 삶을 살아야 했던 여주인공이 활발한 성격을 가진 귀신에 빙의되며 보이는 성격의 변화, 그리고 그럼으로 전개되는 로맨스가 중요한 요소다. 오히려 귀신은 공포보다 코믹한 상황을 전개시킨다. 작정하고 무섭지 않지만, 이 드라마는 1회부터 16회까지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싸우자 귀신아>역시, 웹툰보다는 <오! 나의 귀신님>에게 더 영향을 받은 모양새다. 웹툰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기 보다는 악귀에 빙의된 악역, 귀신 여주인공, 그 귀신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 주인공이라는 인물관계는 <오! 나의 귀신님>의 인물관계와 상당히 닮아있다. 웹툰보다 로맨스를 부각시킨 점 또한 그러하다. 귀신이라는 설정을 통해 로맨스를 더욱 부각시키는 편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포드라마는 점차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단순히 귀신이라는 소재에서 벗어나 그 귀신을 이용한 추리드라마, 로맨스 드라마 등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공포드라마는 또 어떤 모습을 띄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한 여름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귀신 이야기는 여전히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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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는 이런 말을 했다. “예능의 끝은 다큐다.” 예능이 취해야 할 노선이 결국은 ‘진정성’이라는 얘기다. 그의 말처럼 현대 예능의 트렌드는  ‘리얼’이 대세다. 거짓된 웃음이나 만들어진 상황이 아닌 조금이라도 리얼한 상황이 펼쳐져야 시선을 고정한다. 리얼버라이어티 뿐 아니라 경연예능 역시 그런 맥락이다. 그 자리에서 출연자들이 펼치는 무대에 대한 반응이나 분위기가 경연예능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리얼’의 트렌드가 다시 변화하고 있다. 공중파보다 한 발 앞선 케이블 채널에서 이제는 아예 웃음기는 물론 긴장감마저 뺀 예능을 들고 나온 것이다. 바로 tvN의 <배우학교>와 <위키드>다.

 

 

 

 

 

 

 

 

<배우학교>의 출연진인 장수원이나 남태현, 유병재등의 면면을 살펴보면 <배우학교>가 일명 그들의 발연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장수원은 이미 ‘로봇연기’라고 명명된 그의 딱딱한 연기로 유명세를 얻었고 남태현은 그의 첫 드라마 출연작인 <심야식당>에서 부족한 연기력으로 희화화 되었던 전력이 있다. 유병재는 말할 것도 없이 연기보다는 개그 캐릭터다.

 

 

 


그러나 박신양의 등장으로 그 예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박신양은 그 자리에 그들의 연기를 웃음거리로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배우학교>에서는 박신양의 연기와 그들의 연기가 비교되는 포인트가 아닌, 출연진들이 연기에 대한 자세를 점검하고 얼마나 진지하게 연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연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가 잘 풀리지 않아 벽에 가로막힐 때, 좌절하거나 눈물을 보이기까지 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심을 끌어내도록 하는 박신양의 교육법은 전혀 우스운 성질이 없다. 박신양은 그들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자신의 역량을 펼쳐낼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위로할 줄 아는 모습으로 이상적인 멘토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 모든 것들의 조합은 예능보다는 실제 상황에 가깝게 느껴진다. 연출된 장면이나 상황, 혹은 캐릭터가 있다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다큐에 가깝다. 그러나 그 진지함이 통했다. 그들이 교육받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대입한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하는 의문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출연진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연기를 배워가면서 출연진들의 마음의 문 역시 함께 열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우습지 않은 예능, 경쟁이 없는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장면 장면들이 의미있게 다가오며 호평을 이끌어 낸 것이다.

 

 

 

 

 

 

 

 

<위키드>역시 그런 예능이 될 조짐이 보인다. ‘We sing like a kid'의 줄임말인 <위키드>에 출연하는 출연진은 가수도 있지만 박보영, 유연석 등 배우들이 중심을 잡는다. 어린이들이 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노래에 대한 그들의 반응이 주요 포인트긴 하지만, 그 본질은 ‘경쟁’이나 ‘평가’에 있지 않다. 순수한 어린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그들의 동심에 동화되는 것이 목적이었다. 2016년 판 마법의 성을 만든다는 최종 목표가 있지만 그 목표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정화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 바로 <위키드>가 지향하는 바다.   

 

 

 

 


 

첫 방송은 1%대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그들의 진정성이 배가 되면 될수록, <위키드>에 쏟아지는 관심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경쟁을 시키고 1등을 뽑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노래를 향한 순수한 아이들의 열정에 주목한 <위키드>는 분명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할만 하다.

 

 

 

 

예능의 트렌드는 언제나 변화하기 마련이다. 리얼이나 경연 예능을 넘어서 분명한 목적이 있지만 그 목적에 얽매이지 않고 그 과정에 주목한 ‘리얼’ 예능이 과연 얼마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케이블의 색다른 시도가 예능의 트렌드마저 바꿀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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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리멤버-아들의 전쟁>에 출연하는 유승호와 박민영의 나이차는 무려 7. 박민영은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31살이 되는 나이다. 전역 후, 주가가 상승한 유승호와 무게감에서 밀리지 않는 여배우로 선택된 데는 그의 동안 외모도 한 몫을 했지만 여전히 소년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유승호와 멜로를 할 수 있을까에 관한 불안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승호의 상대역으로 박민영이 선택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현재 영화와 드라마를 불문하고 20대 여배우의 존재감이 크지 못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만 봐도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오 마이 비너스>의 신민아, <한번더 해피엔딩>의 장나라, <시그널>의 김혜수, <마담 앙트완>의 한예슬 등, 여주인공의 존재감이 중요한 드라마 라인업에서 주인공을 맡은 여배우들은 모두 30대 이상이다.

 

 

 

그렇다고 20대 여배우에 대한 수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20대 여배우의 기근을 해결하은 주로 아이돌이다. 혜리, 수지, 설현, 윤아등 드라마나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는 배우들은 아이돌에 집중되어있다. 아이돌의 배우 전향은 이제 익숙한 일이지만, 배우로서 존재감을 먼저 알리기보다 아이돌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배우들의 출연이 더욱 부각된다는 것은 20대 여배우의 존재감이 그만큼 미약하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반면 유승호, 박보검, 박서준, 서강준, 남주혁등 20대 남자 배우들은 끊임없이 존재감을 어필하며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사실. 드라마에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제외하면 영화든 드라마든 여배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자체가 드물다는 것은 끊임없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20대 여배우들의 명맥을 잇는 스타들은 계속 배출 되고 있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자신의 매력과 개성을 어필하며 충무로와 브라운관 양쪽에서 모두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들은 누가 있을까.

 

 

 

 

20대 여배우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드라마 <! 나의 귀신님>과 영화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를 촬영한 박보영이다. 박보영은 20대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브라운관과 스크린 모두에서 넓은 활용이 가능한 여배우다. 로맨틱 코미디부터 멜로, 공포, 코미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미지로 활용이 가능한 배우라는 점은 박보영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차기작으로 영화 <너의 결혼식>을 택한 것은 물론, 음악예능 <위키드>에 출연을 결정하며 영화와 예능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을 보일 계획이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박보영의 미래는 기대된다.

 

 

 

김고은 역시 <은교>로 데뷔한 후, <치즈인더트랩>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치즈인더트랩>방영 전만 해도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와 연기력 등의 우려 요소가 강했지만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주인공 홍설역할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재창조해내며 우려를 씻은 것은 물론, 호평을 이끌어 냈다. 김고은의 매력은 동양적인 선이 강한 얼굴로 본인만의 개성을 표출해 내는 것이다. 영화를 넘어 드라마까지 김고은이 가진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통한 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올해는 김고은에게 성공적인 해라고 할만하다.

 

 

 

박소담 역시, 김고은과 닮은 꼴 배우로서 주목을 받으며 스크린과 브라운관, 연극계에서까지 러브콜을 받고 있다. <검은 사제들>에서 무려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악령이 들린 소녀 역할을 꿰찬 박소담은, 소름끼치는 연기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검은 사제들>이전에 <베테랑><사도> 등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영화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처음이라서> <드라마스페셜-붉은달>등에 출연하며 브라운관의 활동 영역까지 넓혔고 <검은 사제들>로 주목받은 이후, 무려 600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렛미인>의 주인공으로까지 캐스팅 되며 2015년을 박소담의 해로 만들었다.

 

 

 

박소담의 진가는 뭐니뭐니해도 연기력이다. 악령이 들린 캐릭터등을 무리없이 표현해 낼 수 있는 표현력과 개성은 한 눈에 띌 정도로 강렬했다. 박소담이 대세 배우가 된 것은 그 같은 표현력에 기반했다.

 

 

 

20대 여배우의 가뭄속에서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배우들이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본이자 최선은 바로 연기력이다. 세 배우 모두 연기력으로 논란을 잠재우기도 하고 주목을 이끌어낸 사례다. 이들처럼 뛰어난 여배우들의 등장이 가속화 되어 충무로에서도 여풍이 부는 날이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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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는 영어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준말로 서로간의 어울림이나 합이 잘 맞을 때 잘 쓰는 단어다. 표준어가 아니지만 딱히 대체할 한국말도 찾기 어렵다. 바로 이 케미가 제대로 통해야 하는 곳이 바로 방송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출연자들 사이의 케미가 크면 클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드라마에서 그런 케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커플 5쌍을 꼽아 보았다.

 

 

5<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최시원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황정음 분)과 김신혁(최시원 분)은 초반 남자 주인공 지성준(박서준 분)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장난기 많은 캐릭터인 김신혁의 캐릭터는 그동안 착한 남자혹은 악역으로 대변되어 왔던 서브 남자 캐릭터를 뛰어넘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여주인공 김혜진과 김신혁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은 초반에 주인공인 지성준과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보다 훨씬 더 우세했으며, 중 후반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4<오 마이 비너스> 소지섭-신민아

 

사실 <오 마이 비너스>는 그다지 유려한 흐름을 자랑하는 스토리라고 볼 수 없다. 각각 변호사와 스타 트레이너이자 재벌집 자제인 주인공들의 어려움이나 갈등은 쉬이 공감이가지 않고 뚱뚱한 분장을 한 강주은은 여전히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그 고민이라는 살마저 너무 쉽게 빠져버리고 만다. 게다가 강주은은 예전에는 여신으로 통하던 미모였으니 부족한 건 하나도 없어보인다. 이야기는 종종 맥이 끊기고 내용은 중구난방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조합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주얼적으로도, 연기로도 서로와 잘 어울리는 케미를 만들어 냈다. 소지섭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여심을 흔들고 신민아의 사랑스러움 역시 그런 소지섭의 행동을 정당화 시켜주는 명분이 된다. <오 마이 비너스>가 남긴 것은 그들의 케미 뿐만이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애인 있어요> 김현주-지진희

 

<애인 있어요>는 경쟁작 <내 딸 금사월>에 비하면 반에 반 정도의 시청률 정도를 올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호응에 있어서는 <내 딸 금사월>을 훨씬 더 추월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12역을 한 김현주의 연기는 연말 연기대상에 거론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 주인공이지만 최진언을 훌륭히 소화해 낸 지진희 역시 미중년의 대표 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섹시하다. 김현주와 지진희의 이런 케미는 바람을 피우고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재결합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완성도 있는 스토리에 더한 배우의 케미가 만들어낸 결과다.

 

 

2<응답하라1988> 혜리-류준열

 

응답하라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서는 가족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러브라인 역시 빠지지 않는 흥행동력이다. 특히 대중앞에 낯설었던 김정환 역의 류준열은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로 우뚝 섰다. 이는 류준열과 혜리가 만들어내는 케미의 힘이 주요했다. 무심한 듯 만원 버스 뒤에서 여자 주인공인 성덕선(혜리 분)을 보호하는 김정환의 행동은 단순했지만 그만큼 강렬했다.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최택(박보검 분)은 엄밀히 말해 혜리와의 케미보다는 스스로의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정환은 성덕선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속에서 둘 사이의 교류를 만들어 내고, 여주인공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의 결말이다. 사실 이점이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러브라인을 빨리 끝내면 이후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 끌어나가면 그 역시도 지루해진다. 과연 이들이 만들어낸 케미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러브라인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1<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조정석

 

올해 최고의 커플을 꼽자면 누가 뭐래도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과 조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귀신을 보는 나봉선 역할을 맡아, 귀신에 빙의된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이 과정에서 박보영의 애교와 밉지 않은 당돌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동안 어느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한 번 하자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발칙함을 표현해 낸 박보영 특유의 분위기와 연기력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 박보영을 받아준 남자주인공 강선우 역할의 조정석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박보영과의 합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나갔다. 충격적이고 센세이션한 반응까지 일으켰던 <오 나의 귀신님>, 2015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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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시청률의 파이가 작아지긴 했지만 올해도 역시 좋은 드라마들과 흥행작들이 탄생했고, 많은 배우들이 그 드라마 속에서 열연을 했다. 2015년에는 어떤 드라마 속에서 어떤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렸을까. 2015 드라마 캐릭터를 정리해 보았다.

 

 

킬미힐미-지성

 

2015년 드라마 캐릭터를 논할 때, 빠져서는 안되는 인물이 바로 지성이 연기한 <킬미힐미>의 차도현이다. 무려 7개의 인격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지성은 모든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다른 모습으로 소화하며 지성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이끌어 냈다. 상대역인 오리진 역할을 맡은 황정음의 서포트도 좋았지만 황정음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킬미힐미>는 지성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성은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며 2015년이 마무리 되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연기력을 보여준 연기자로서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펀치-김래원, 조재현

 

권력을 가진 자 골리앗의 부패와 그 부패를 낱낱이 파헤치고 뒤흔들려는 다윗의 싸움은 박경수 작가 특유의 내러티브다. 그 내러티브는 <펀치>로 다시 한 번 한 방을 날렸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다윗 박정환(김래원 분)과 그의 악에 받힌 복수의 대상이 되어 버린 골리앗 이태준(조재현 분)의 싸움은 그들의 캐릭터와 연기력의 싸움으로 이어졌다. 박경수 작가는 이번에는 단순히 골리앗을 으로 규정하지 않고 그가 권력의 개로 살아가며 겪는 감정에도 집중하게 만들었다. 박정환과 이태준이 함께 자장면을 나눠 먹는 장면은 단순한 먹방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놓인 처지와 밥그릇 싸움이라는 권력의 속성을 대변하는 메타포로 나타난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데 그들의 섬세한 연기의 결이 한 몫을 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가면- 주지훈

 

12역을 맡은 주인공 수애의 연기보다 주지훈의 캐릭터가 <가면>에서는 더욱 돋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최민우 역할을 맡아 사랑을 믿지 않는 차가운 캐릭터지만 점점 변지숙(수애 분)에게 빠져 들어가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며 여심을 흔들었다. <가면>의 스토리는 후반부로 갈수록 중구난방에 엉망진창이 되기는 했지만, 그 흔들리는 상황속에서도 <가면>을 시청해야할 이유가 있었다면 주지훈의 설득력있는 연기 때문이었다. 캐릭터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에서도 그 매력을 살리고 확실한 임팩트를 주는데 있어 연기자의 몫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

 

<! 나의 귀신님>속의 박보영을 빼놓고 2015 드라마의 캐릭터를 논할 수 없다. 박보영은 실질적인 12역으로, 소심하고 유약한 귀신보는 소녀 나봉선 역할과 발랄하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신순애(김슬기 분)에 빙의된 두 가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이 캐릭터가 특별했던 것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여주인공에서 탈피,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하는 과감함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섬세한 손길로 스토리가 다듬어졌기 때문이었다.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킨 <! 나의 귀신님>속 박보영의 뛰어난 연기력은 그의 배우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하는 터닝포인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얼굴에는 빨간 홍조와 주근깨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머리는 폭탄을 맞은 것처럼 산발을 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그 못생김이 강조될수록 황정음이 연기하는 김혜진이 예뻐보였다는 점이다. <그녀는 예뻤다>라는 타이틀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후반부 예뻐진 황정음의 얼굴은 주근깨와 폭탄머리를 가진 못난이 보다 매력이 떨어져 보였다. 황정음은 망가짐을 불사하며 역할에 혼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주인공으로서 대체 불가 배우의 매력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킬미힐미>에 이어서 다시 한 번 홈런을 친 황정음이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도 물론이다.

 

용팔이- 주원

 

<용팔이>의 후반부가 바람빠진 풍선처럼 맥없이 느슨해졌지만, <용팔이>의 시청률이 20%까지 치솟을 수 있었던 것은 김태희의 미모와 더불어 주원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돈만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하는 의사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 주원은 20대 배우 중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를 꼽으라면 한 번쯤은 이름을 올릴 배우로 성장했다. 초반부와 중반부, ‘용팔이를 내세운 스토리가 먹힐 수 있었던 것 역시 주원이 캐릭터의 설명을 연기로 완벽하게 시청자들에게 해 냈기 때문이었다. 드라마 <굿닥터>에 이어 다시 한 번 레지던트 역할을 맡았지만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 해 낸 주원의 연기력은 확실히 비범했다. 천재 의사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위험을 불사하는 캐릭터의 긴장감이 <용팔이>를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딸 금사월- 전인화

 

타이틀은 금사월을 사용했지만 실질적인 포커스는 내 딸에 있다. 금사월(백진희 분) 보다는 금사월의 엄마인 신득예(전인화 분)가 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셈이다. 김순옥 작가의 전작인 <왔다! 장보리>에 탄산남이라 불리던 문지상(성혁 분)이 있었다면 <내 딸 금사월>에는 모든 사건을 조정하고 개입하는 신득예가 있다. 신득예의 능력치와 존재감은 문지상을 뛰어 넘는다. 신득예는 답답하고 무능한 금사월을 대신해 악역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드라마가 막장의 향기가 흐르는 속에서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신득예의 힘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착한 것이 아니라 멍청해 보이는 금사월 캐릭터에 대한 반감을 신득예가 커버하고 있기에 <내 딸 금사월>의 인기가 가능할 수 있었다.

 

 

 

육룡이 나르샤-박혁권

 

주인공은 분명 정도전(김명민 분)과 이방원(유아인 분)인데 올 해 더 눈에 들어온 캐릭터는 길태미다. 물론 정도전과 이방원은 드라마 중심에 무게를 잡는 역할이고, 앞으로의 스토리를 책임지는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길태미는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 까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증가시킨 캐릭터였다. 남자임에도 치장을 좋아하고 여성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데 무예에 뛰어난 이중적인 캐릭터는 사극에서는 물론이고 현대극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신개념 캐릭터였다.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태쁘(길태미 예쁘다의 준말)’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이 캐릭터에 열광한 이유가 있었다. 길태미를 연기한 박혁권의 맛깔나는 연기는 잊혀지지 않을만큼 강렬했다.

 

응답하라 1988-전 출연진

 

<미생>에 이어 이렇게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전반적으로 활용한 드라마는 실로 오랜만이다. 같은 제작진의 시리즈 물인 <응답하라 1997>이나 <응답하라 1994>가 로맨스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응답하라 1988>은 가족이라는 매개체를 스토리에 적극 녹여냈다. 로맨스도 있지만, 가족간의 사랑과 이웃간의 정이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로맨스를 펼치는 청춘스타들이 아니다. 오히려 이 드라마는 그들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그들의 부모도 마땅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랑한다 아들이라는 투박한 한 마디에 눈물이 떨어지고 코피는 괜찮냐는 간단한 질문조차 그들이 가족이기 때문에 울컥하게 만든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설명해 낸 제작진의 섬세하고 따듯한 시선이 너무나도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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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에서 스타를 보는 일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스타들이 케이블로 발길을 돌리기도 하고 아예 케이블에서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한다. 스타들은 이제 케이블을 공중파의 들러리 쯤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케이블 채널을 신뢰하고, 인정하는 추세다. 내노라 하는 스타들이 케이블로 향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1. 출연료

 

 

 

 

케이블은 공중파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화제성이 필요했고, 그 화제성을 일단 유명한 스타들을 내세워 확보하고자 했다. 케이블은 공중파보다 월등한 출연료를 제시하며 스타들을 끌어 모으는 데 주력했다. 스타 작가인 김수현은 JTBC <무자식 상팔자>를 집필하며 무려 회당 1억원에 가까운 개런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 뿐 아니라 최근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에 출연해 주가가 수직상승한 박보영은 3000만원, <오나귀> 후속으로 방영된 <두번째 스무살>에 출연한 최지우는 회당 5000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예능계에서는 신동엽이 1000만원에서 1300만원 수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재석이 JTBC <슈가맨>에 출연하며 회당 1300~1500만원 선의 출연료를  받았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방송도 결국 자본 논리가 깊게 결부될 수밖에 없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스타들이 거액의 출연료를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음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기꺼이 케이블로 향해 자신의 역량을 뽐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2. 친분

 

 

 케이블로 간 스타들에게 출연료 이상의 다른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친분이다. 유재석은 <슈가맨>으로 종합편성채널의 진출이 확정되자,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던 윤현준cp와의 관계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윤현준cp가 <슈가맨>을 기획하자 유재석이 합류를 결정했다는 설에 대해 윤현준cp는 "친분이 있는 것 맞다. 하지만 나만큼 친분있는 사람이 또 없겠는가. 그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만, 친분이 유재석의 출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나영석pd는 친분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pd중 하나다. <삼시세끼>나 <꽃보다> 시리즈의 게스트나 출연진들중 상당수가 이미 나영석pd와 <1박 2일>시절 인연을 맺은 스타들이었다. 나영석pd는 이들과의 관계를 1회성으로 가져가지 않고 화제가 될만한 출연진들을 반복 출연시키며 최고의 섭외능력을 발휘했다.

 

 

 

물론 이제 나영석pd의 역량은 확실하게 확인된 바, 스타들은 돈을 주고라도 나영석pd의 기획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으니, 섭외에 난항을 겪을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3. 양질의 콘텐츠

 

 

 

케이블은 공중파와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언론사의 치우친 보도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았던 종편조차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신진세력이 되었다. 그것은 그들이 끊임없이 시청자들과 소통한 결과다.

 

 

 

케이블 중, 가장 눈에 띄는 채널은 tvN과 JTBC다. tvN은 케이블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 <미생> <오! 나의 귀신님> <막돼먹은 영애씨>등, 화제성있는 드라마를 꾸준히 생산해 왔고,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드라마들도 다수 탄생시켰다.

 

 

 

드라마 뿐 아니라 <집밥 백선생>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등 공중파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예능도 탄생시키며 공중파에 맘먹는 가장 강력한 케이블 방송국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JTBC역시 이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JTBC는 <무자식 상팔자><여자의 자격><밀회> 뿐 아니라 최근 150억을 투자한 <디데이>까지 드라마의 양적*질적 향상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히든싱어>, <비정상 회담>, <마녀사냥>, <슈가맨>, <냉장고를 부탁해>등 화제성 있는 예능을 다수 탄생시키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뉴스에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손석희라는 인물을 선택해 그에게 보도의 전권을 주며, '편파적'일 것이라는 항간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손석희라는 인물을 내세우며 채널의 이미지까지 쇄신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케이블은 능력있는 PD와 작가를 영입하고, 그들의 능력을 신뢰함으로써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텃밭이라는 이미지마저 가져가고 있다.

 

 

 

 

이런 케이블에 스타들은 발을 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 오히려 이제는 공중파가 케이블을 벤치마킹하고 표절논란이 일기까지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케이블의 이런 약진은 공중파에게는 각성의 기회가 되고, 시청자들에게는 채널 선택권이 늘어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보게 되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과열된 경쟁으로 '스타 잡기'에 열을 올리는 양상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시청자들은 tv속에서 스타가 아닌, 재미를 찾는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않고 끊임없는 선의의 경쟁을 할 때, 케이블도 지상파도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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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은 최근 여배우들이 시도하며 트렌드가 된 12역이라는 설정을 교묘하게 비틀어 신선하고 통통튀는 설정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빙의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여주인공이 다른 인격이 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전개 시키며 로맨틱 코미디가 가져야 할 덕목을 제대로 표현해 내는 저력을 보인 것이다. 이런 분위기만 유지한다면 올 해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라는 칭호를 주기에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이런 흥미로운 전개를 증명하듯, <오나귀>는 미생 이후 tvN금토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란 기록을 세우며 앞으로 시청률 반등의 가능성마저 타진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데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남녀 주인공의 뚜렷한 캐릭터 설정이 가장 주효했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지만 이 스토리를 표현해내는 연기자들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주인공을 비롯해 조연들까지 연기의 구멍이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은 드라마의 자연스러운 몰입을 가능케 한 요소 중 하나였다. 특히 귀신이 들린 주인공을 연기하는 박보영의 반전 매력은 이 드라마를 시청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박보영은 소심하고 귀신을 보는 탓에 매일 불안에 떠는 귀신보는 소녀 나봉선과 정순애(김슬기 분)가 빙의 된 후, 할 말 다하고 능청스러우며 처녀귀신인 탓에 성욕마저 강한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오고가고 있다.

 

 

 

박보영의 캐릭터가 기존의 12역과 다른 점은, 박보영이 연기하는 두 캐릭터가 단순히 선과 악이나, 강함과 약함으로 대비되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박보영의 캐릭터 역시 다른 12역과 마찬가지로 극명히 대비되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변모한다는 설정은 유지된다. 그러나 캐릭터는 보다 단순하지 않다. 정순애 캐릭터는 남자에게 한 번 하자고 들이댈 정도로 적극적이고 직설적이다.

 

 

 

귀신인 탓에 눈치도 안 보고 거침이 없으며 제멋대로며 오지랖도 넓다. 그러나 그 부분이 과하다기 보다는 사랑스럽고 귀여워야 한다. 기존의 왈가닥 여주인공과 비교해 한 층 발전되고 복잡한 캐릭터인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지나치게 노숙하고 능글맞아질 수 있고, 그렇다고 몸을 사리면 캐릭터의 맛이 살지 않는다. 박보영은 이 교묘한 지점을 정확하게 캐치해냈다. 물론 같은 역을 연기하는 김슬기의 연기력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박보영 연기력에 점수를 더 매기는 이유는 따로 있다. 기존의 12역의 방식이 서로 다른 두 성격을 극명하게 표현해 내는데 그치는 것이라면, 박보영의 연기는 김슬기의 연기를 이어받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이다.

 

 

 

김슬기가 빙의된 박보영이 김슬기의 분위기를 표현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연기의 톤이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의 <시크릿 가든> 같은 드라마만 살펴보아도 드라마의 재미 이전에 배우들의 연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현빈과 하지원은 제 역할을 다 해냈지만, 영혼이 바뀌는 과정에서 한정해 보자면 그 두 사람이 서로의 연기톤을 카피해 다른 두 개성을 정확히 캐치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연기 보다는 내용상의 전개로 설정을 이해했다.

 

 

 

그러나 박보영은 김슬기의 연기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 낸다. 시청자들은 제스쳐나 말투에서 김슬기가 표현해 내는 방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연기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마치 김슬기가 실제로 빙의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김슬기가 대신 연기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는 드라마의 설득력을 드높여주는 매개체다. 여기에 합쳐진 박보영의 개성은 오히려 더욱 맛깔스럽다. 김슬기의 연기를 단순히 흉내내는 것을 넘어서 자기의 것으로 체화시킨 내공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자연스럽다.

 

 

 

박보영은 그동안 주로 영화에서 주목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물론 박보영은 그동안 호연을 보여주었지만 주로 남자주인공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맡은 탓에 연기 잘하는 배우로 각인될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오나귀>에서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캐릭터를 만난 박보영은 <오나귀>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나귀>가 박보영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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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과 <상류사회>는 월화극 1, 2위를 다투는 드라마지만 시청률이 채 1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시청률의 파이가 작아지고 10%를 넘기는 드라마들이 드물어지면서 시청률의 의미에 대한 자성론까지 일고 있다.

 

 

 

 

그러나 <화정>이나 <상류사회>는 전형적으로 ‘시청률’ 싸움에서 강한 소재를 들고 나왔다. <화정>은 공주의 신분회복과 성공 스토리를 들고 나왔다. <화정>은 여성 캐릭터의 신분회복을 그렸다는 점에서 ‘대장금류’ 사극의 연장선상에 있는 드라마이고 <상류사회>는 재벌을 소재로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감춘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펼쳐낸다. 그런 자극 속에서 시청률은 상승해 <화정>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이런 선전 속에서도 두 드라마 모두 호쾌한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만은 아쉽다. 시청률에 자유로울 수 있는 드라마는 없지만 <화정>이나 <상류사회>류의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지 않으면 화제성을 잡기 힘든 드라마들이기 때문이다.

 

 

 

 

이 두 드라마에서 아쉬운 점은 단순히 시청률에 있지 않다. 두 두라마를 이끌어가는 여주인공인 이연희와 유이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은 간과하기 힘든 부분이다.

 

 

 


 

<화정>의 이연희는 꾸준히 시달리던 연기력 논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 과거 <미스코리아>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성장했다는 평을 받았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오히려 퇴보한 연기력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어색한 발성과 발음은 차치하고라도 감정표현에 있어서도 전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지 못하고 있다.

 

 

 

 

<화정>은 이연희를 위한 드라마다. 이연희가 극의 중심을 이끌어 가고 그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극이 전개된다. 그러나 <화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고 화제성을 끌어 모은 것은 차승원이다. 광해군을 맡은 차승원은 호연을 펼쳤다. 그러나 드라마의 중심을 이연희로 끌고 가자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연희는 드라마 속에서 겉도는 연기력을 보이며 오히려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방해가 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이연희가 맡은 ‘정명공주’의 캐릭터와 너무나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에도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연희의 배우로서의 가능성마저 평가절하당한 것은 이연희 본인의 역량에 문제다. 상대역인 서강준 역시 연기경험의 부족으로 어색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메인 커플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싸늘하기만 하다.

 

 

 

 

이런 현상은 <상류사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여주인공인 유이는 새는 발음이 거슬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색한 감정표현에 어색한 발음까지 더해지자 유이의 연기력 논란은 회를 거듭할수록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연기자의 발음과 발성은 연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유이의 발음과 발성은 기본이 되어있지 못하다. 물론 특유의 톤을 개성으로 만들어 독보적인 연기 스타일로 승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는 뛰어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발음을 극복할 만큼의 탁월한 연기력이 없는 상태에서 유이의 발성은 귀에 거슬려 몰입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야 만다.

 

 

 

 

 

상대역인 성준 역시 욕망을 감추지 못하는 야심가를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면서 주인공 커플에 대한 몰입도는 현저히 떨어졌다. 오히려 조연 커플인 박형식-임지연 커플이 더 눈에 띄는 이유다. <상류사회>가 <화정>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이유는 주인공을 제외한 이야깃거리에 집중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고두심이나 박형식의 호연에 힘입은 바 컸다. 유이는 여주인공으로서 얻을 수 있는 관심의 반경에서 한참 벗어나있다.

 

 

 

 

여주인공들에게 마땅히 쏟아져야 할 관심대신 비난이 쏟아진 것은 단순히 이연희나 유이의 연기력 뿐 아니라 그들이 맡은 캐릭터에 의외성이나 참신함이 없다는 문제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기력이 뒷받침 되는 경우, 캐릭터에 대한 비난이 연기자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일례로 <가면>의 수애는 캐릭터의 문제점을 연기력으로 극복해 냈다. 서은하와 변지숙을 오가는 1인 2역의 캐릭터 속에서 수애는 완벽에 가까운 캐릭터 분석력으로 ‘믿고보는’ 수애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감을 주었다. 변지숙 캐릭터가 상당히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얻었지만 수애의 연기력 만큼은 이 드라마에서 빛을 발했다.

 

 

 

 

<너를 사랑한 시간>의 하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옛 연인에게 흔들리는 역할을 맡아 답답함을 자아냈지만 하지원은 아직 사랑을 하고 싶은 30대 여성의 심리를 사랑스럽게 표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주로 강한 역할을 맡았던 하지원이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서도 상당한 매력이 있음을 보여준 예가 아닐 수 없었다. 

 

 

 

 

캐릭터와 연기력이 합쳐져 시너지를 내는 경우도 있다.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에서 나봉선 역을 맡아 빙의가 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본래 지나치게 소심하고 유약한 캐릭터에서 빙의가 된 후, 오지랖 넓고 성욕이 강하며 할말 다하는 캐릭터로 변모해 두가지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감정표현은 물론, 강약 조절까지 완벽한 박보영의 연기력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합쳐지자 드라마의 몰입도는 엄청나게 증가했다. 시청률 역시 tvn 금토 드라마에서 <미생>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의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드라마 자체의 스토리와 연출에 있지만, 그 몰입도를 끌어 올리는 것이 바로 연기자다. 특히나 ‘여성성’이 강한 한국 드라마 경향에 있어서 여주인공의 연기력은 드라마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단순히 예쁜 여주인공이 아니라 시청자들은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여주인공을 원한다. 배우가 예뻐 보이려 하지 않고 연기 할 때, 오히려 더 예쁘다는 진리를 여배우들은 마음속에 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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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예능은 남자의 영역이다. 유재석, 전현무, 정형돈, 김성주 등, 현재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하고 있는 예능인들은 모두 남자고, <무한도전> <1박 2일> <런닝맨>모두 고정 출연진들의 비중은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예능 속에서 예능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주목받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비정상 회담>의 외국인들도 최근 트렌드를 타고 주목받는 셰프들 조차 모두 남성이다. 여성 예능인을 내세운 <청춘불패>나<영웅호걸>, <무한걸스>등은 모두 성공적인 성과라 하기엔 애매하게 종영했다.

 

 

 

 

가끔씩 이국주나 장도연처럼 주목받는 여성 예능인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한다. 한국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는 ‘감초’에 가깝다. 여성 캐릭터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조차 특집성이기 때문에 화제성이 높을 수 있다.

 

 

 

 

 


 

전문예능인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가 주목 받을 수 있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만한 환경이 필요하고 둘째, 예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어야 하며 셋째, 인기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최근 가장 이 여성 캐릭터를 잘 활용하는 것은 나영석 PD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할배>에 최지우를 등장시켜 호평을 이끌어냈다. 최지우는 시종일관 예의 바르고 살뜰하게 할배 무리들을 챙기는 모습에 가산점을 얻었다. 더군다나 이서진과의 묘한 러브라인의 기류까지 포착해 내며 최지우는 <꽃보다 할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되는데 성공했다.

 

 

 

 

 


 

 

이후 나영석은 <삼시세끼>를 통해 이런 여성캐릭터의 활용을 늘렸다. 최근 <삼시세끼>에 등장한 박신혜는 뛰어난 요리실력과 양대창을 공수해 오는 준비성, 착한 심성은 물론 옥택연과의 러브라인까지 모든 구색이 맞은 출연자였다. 사실상 박신혜가 예능감이 있는 캐릭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삼시세끼>라는 형식 안에서 열심히 제 할 일을 다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데 성공했음은 물론, 예쁘기까지 한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기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의 활용을 이은 것이 바로 현재 방영되고 잇는 <1박 2일>의 문근영이다. <1박 2일>은 ‘여자 사람 특집’을 통해 신선함을 불어 넣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것은 여성 캐릭터들이 드세고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예의 바르고 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기에 가능했다.

 

 

 

 


 

 

특히 문근영은 톱스타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열심히 참여하며 승부욕을 불태우거나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특별히 웃음을 창출할만한 언변이나 예능감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자신을 내려놓고 <1박 2일>이라는 형식 안에서 완벽히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웃음을 잃지 않은 것은 문근영이라는 인물에게 호감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예능에서 이들이 호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인간적인 매력이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메인은 아니지만 감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프로그램의 활력을 돋우는데 성공했다.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이렇게 가식을 벗고 자신의 민낯을 보여준 경우에 가장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그들의 활용이 지속적일 수 없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여성 캐릭터들은 예쁘고 착하고 적극적이며 인간적이기까지 한, 완벽한 판타지의 세계에 갇혀있다. 이런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지속적인 웃음을 창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들이 ‘특집’이나 ‘특별 게스트’라는 명목으로 단발성 출연에 그치는 것 또한 바로 이런 이유다.

 

 

 

 

물론 그들로 인해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톱스타의 이미지에 기대지 않고도 예능을 주도하는 여성 캐릭터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과연 ‘감초’를 벗어난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언제쯤 가능해 질까. ‘남성적인’ 예능의 영역에 과감히 ‘여성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예능의 출현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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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의 소속사 대표로 일어난 인기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능에는 당연히 상황설정과 대본이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상황설정과 미리 맞춰본 합이 존재하는 것과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는 것과는 철저히 다른 문제다.

 

정글의 법칙은 상황설정을 뛰어넘어 ‘거짓된’ 방송을 했다는 점이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면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이후 가장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들이 방문한 원시부족 마을은 ‘관광목적’으로 섭외된 곳이며 그들이 그 곳에 가기위해 했던 고생스러운 접근 방법이나 만났던 사람들까지 모두 다 사전에 협의가 된 곳이었다는 의혹이 속속들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예능은 다큐가 아니고 어느 정도의 설정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문제는 방송에서 ‘이곳은 외지인에게 처음으로 공개되는 곳’ ‘긴급상황’ ‘실제상황’ ‘리얼리티’ 같은 류의 자막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왔다는 것이다. 당연히 어느 정도의 설정은 존재하겠지만 실제가 아닌 일을 실제로 포장하는 것은 완벽한 허위 방송이다. 방송이니까 이해해야 한다, 방송이니까 당연하다는 목소리를 내기에는 상황이 너무 커져버렸다. 속인사람이 아니라 속은 사람이 바보취급 당하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하다.

 

 

그들이 그 곳에서 진심으로 ‘생존’을 위협받았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적어도 거짓을 실제처 포장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시청자들은 순수하고 순진한 원시부족과 그들과 만나는 문명인들의 관계에서도 상당한 호기심을 느꼈다. 문명을 거부하는 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적응할까 하는 절박함이 <정글의 법칙>이 무너뜨려서는 안 되는 일종의 판타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원시부족조차 설정된 촬영분량이 끝나면 티셔츠와 청바지를 챙겨 입고 문명이 있는 일상 속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면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전제 자체가 무너져 내린다. 단순히 몇 장면 설정으로 넘긴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정글의 법칙>측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결국 박보영 소속사 사장의 사과글로 마무리가 되는가 싶었지만 결국 조작의혹은 속속들이 파헤쳐지며 <정글의 법칙>의 밑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이 시점에서 쏟아진 모든 의혹에 대해 <정글의 법칙>측이 다시한번 나서서 해명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측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리는 대신 다시 ‘리얼’을 강조하며 자신들에게 쏟아진 의혹을 덮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당장에는 시청률에 큰 차이가 없겠지만 방송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 시청자들은 불편함에 결국은 채널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이 가속화되자 그 속에서 보여줬던 정글 멤버들의 행동 역시 가짜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김병만이 콩가개미에 물려 사경을 헤매는 설정조차도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위해 만들어진 설정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드는 마당에 그들의 캐릭터를 온전히 인정하고 즐기는 것은 불가하다. 물론 이번 일로 가장 큰 피해는 김병만이 입겠지만 그 사이에 있었던 ‘호감형’ 여배우들의 캐릭터 역시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정글의 법칙>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이 바로 여배우들이다. 정글의 법칙이 표방하는 ‘리얼 야생’ 속에 들어간 여성들은 그 존재감이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남성들도 버티기 힘든 곳에서 여성의 몸으로 그런 가혹한 환경을 버텨내는 것은 대단한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었다. 특히나 <정글의 법칙>속에서 여성들은 불평하는 남성들을 대신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거나 정신적으로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의 행동으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전환하거나 화젯거리를 양산해 이름을 알리는 등의 플러스 효과를 봤다.

 

그러나 만약 <정글의 법칙>의 기본 환경 자체가 조작이라면 여배우들의 행동 역시 조작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여배우로서 삼일동안 머리를 감지 못한다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내던지는 모습들 역시 사실 그들의 희생정신이나 실제 성격과는 하등 관련 없는 완벽히 안전하고 설정된 상황 속에서의 연기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이미지 전환은 그들의 실제 모습이 그동안 보여줬던 섹시나 새침에 머무르지 않고 사실은 저토록 끈기 있고 대담한 것이라는 데서 온 것이었다.

 

 시청자들이 그들에게 보낸 응원과 호감 역시 그들이 한 행동들이 모두 ‘진심’이었다는 전제에서만 유효하다. 그러나 그들은 결과적으로 실제도 아닌 방송을 실제처럼 포장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프로그램을 이용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이 그들에게 허탈해 하는 감정 역시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물론 그들은 낯설고 외진, 척박한 환경 속에서 고생하고 힘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적극성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 ‘연기’였다는 것은 당연히 비판 받아 마땅하다. 그들은 결국 힘은 힘대로 들고 비난은 비난대로 받는 엄청난 상황에 몰렸다. 프로그램의 존재의 이유마저 질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글의 법칙>은 지금 사면초가다. <1박 2일>을 뛰어넘는 생 야생을 표방했지만 결국 그들이 극복하지 못한 것은 바로 그 거창한 타이틀이었다. 뭔가 새로운 야생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온 콘셉트이겠지만 ‘거짓’을 ‘진실’로 내보낸 그들에게 쏟아지는 싸늘한 시선은 당연한 것이다. 결국 그 안에서 가장 다친 것은 그 안에서 연기 아닌 연기를 하고 있는 출연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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