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누구도 성공한 인생이라 부르지 않는 주인공들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간다 해도 그 누구도 백화점 안내원, 해충 박멸회사 말단 직원을 두고 우러러 보지는 않으니까. 그들의 꿈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고동만(박서준 분)은 어릴 적 태권도 유망주로 태권도 국가 대표를 꿈꿨고, 최애라(김지원 분)는 여전히 아나운서가 꿈이다.

 

 

 

 

그러나 그들의 꿈은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이제 스펙도 없는 29살의 그들에게는 태권도도, 아나운서도 도무지 가능할 것 같은 꿈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 가슴 속에 숨어있던 열정이 꿈틀 거리기 시작하자 그들은 박살나 볼 각오를 하고 다시 한 번 도전을 한다. ‘흙수저 청춘’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멀기만 한 꿈, 그러나 젊음이 무기다.

 

 

 


그들의 무기는 젊다는 것 하나. 그러나 세상은 그들의 편이 아니다. 29살이라는 나이는 아직도 한창 때지만, 더 이상 세상은 그들을 젊게만 보지 않는다. 불가능한 꿈을 꾸지 말고 돈이나 벌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던지는 세상의 벽 앞에서 그들은 상처입고, 아파하고, 또 좌절하고 절망한다. 그러나 그들은 한 번 쯤 실패해 봐도 좋을, 젊음이란 무기로 배짱을 부린다.

 

 

 

 

그들의 청춘이 재벌이나 천재성으로 덧칠해진 특별한 것이 아니기에, <쌈마이웨이>는 오히려 특별해진다. 드라마의 판타지를 이끌어 내는 수단인 ‘완벽남’은 이야기 속에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는 청춘들이 있다. 수십번 넘어지고 눈물 흘리지만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내일을 준비하는 청춘이.

 

 

 


그런 청춘의 이야기 속 로맨스는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화려한 데이트나 꿀같은 달콤한 밀어들로 채워지는 대신, 툭툭 내뱉는 독한 단어들과 직설화법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그 안에 숨어있는 정이 느껴질 때, 그런 단어들은 오히려 더욱 달콤하게 들린다. 옥상에서 술을 마시며 신세 한탄을 해도, 그 소박한 데이트는 오히려 화려한 데이트보다 정감 있게 다가온다. 영화 한편을 위해 영화관을 통째로 빌리거나, 화려한 파티에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장면 따위가 없이도, 츄리닝(트레이닝복이 아니다)을 입은 그들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쌈마이웨이>는 청춘의 단면을 정면돌파한다. 에둘러서 표현하지 않고, 취직도 어렵고 삶은 팍팍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 현실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내일이 있고 꿈이 있고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쌈마이웨이>는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판타지를 오히려 극대화 한다. 결국 고동만은 이종격투기 선수가 되어 주목받고 최애라는 국내 최초 이종격투기 아나운서가 된다. 모두 어떤 형태로든지 자신의 꿈을 이룬다. 꿈을 꾸는 자들에게는 미래가 열려 있고, 그 미래를 여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다.

 

 

 


 

청춘의 시련을 위해 등장한 설정들, 마무리가 아쉽다.

 

 


<쌈마이웨이>속 청춘들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들이 로맨스와 꿈을 쉽게 완성시키면 재미가 없는 까닭이다. 일단 남자 주인공의 전 여자친구인 박혜란(이엘리야)는 과거에도 수없이 고동만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며 고동만을 흔든 여자다. 그는 재벌가와 이혼을 한 후 다시 고동만을 찾는다. 최애라는 겨우 마음을 연 남자가 사실은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절망해야 한다. 또한 아나운서 시험을 위해 향한 시험장에서 면접관에게 스펙에 대한 모욕을 당하기도 한다. 고동만은 처음 경기에서 과거 경쟁자였던 김탁수(김건우 분)가 섭외한 파이터에게 치욕스러울 정도로 처참하게 깨진다. 이들이 원하는 결과는 그리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과거 최애라를 쫒아다니며 괴롭혔던 선배는 장경구(강기동 분)는 어떤 의도에선지 다시 나타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체불명의 집주인 황복희(진희경 분)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여자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들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이지만 드라마가 할 이야기의 초점은 빗나가고 만다.

 

 

 


 

끝으로 갈수록 악역들의 개과천선은 너무 허무하게 이루어진다. 백설희(송하윤 분)을 괴롭히던 남자친구 김주만(안재홍 분)의 어머니는 그 둘이 헤어졌다는 소식에 마음 아파하며 백설희에게 과거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하고, “예전의 장경구가 아니”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던 장경구는 갑자기 따돌림 당하던 딸의 모습을 보며 반성한 후,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나타난 정의의 사도가 된다. 마지막회에 가서 풀어지는 황복희와 최애라의 모녀 상봉 역시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이루어진다. 여기에 갑자기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잘 팔리는 백설희의 매실액 역시 갑작스러운 전개다. 그동안 뜸을 들인 것에 비하면 허무하다고 할 정도다.

 

 

 


뿌려졌던 ‘떡밥’들을 주워담기 위해 마무리 한 설정들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워 급조된 느낌마저 들었다. 이야기의 흐름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악역이나 출생의 비밀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고야 만다. 이런 속도의 마무리라면 이야기는 굳이 16부작으로 이어질 필요가 없었다. 8회 정도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대의 청춘에게 전해진 메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청춘들의 똘기’로 희망을 전하는 데 성공한다. “우리가 똘기 한 번 안 부려봤으면 네가 MC가 되고, 내가 파이터가 되고, 백사장이 CEO가 됐겠냐.”며 “못먹어도 고! 사고쳐야 노다지도 터진다.”고 외치는 청춘들은 더 이상 흙수저가 아니다. 그들의 과거는 비루했을지라도, 그들의 꿈은 비루하지 않았다는 이야기. 결국 ‘남들 뭐 먹고 사는지 안 궁금하고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메이져다.’고 외칠 수 있는 청춘의 한 장면은 아름다웠다는 이야기. 그런 메시지 만큼은 분명하게 전해진다.

 

 

 


삶 속에는 좌절도 있고 절망도 있고 고난과 역경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삶 속에서도 남아있는 것은 꿈과 희망이다. 어떤 이들의 꿈과 희망도 결코 무가치 하지 않다는 메시지 속에서 <쌈마이웨이>는 또 다른 방식의 청춘 로맨스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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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쌈, 마이웨이>(이하<쌈마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남녀 주인공들이 사랑을 쌓아 나가는 알콩달콩한 과정을 달콤하고 쌉쌀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이 로맨틱 코미디가 다른 로맨스와 다른 점은, 주인공 중 누구도 재벌이 아니고 누구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과 시청자들을 홀리기 위해 나타난 백마탄 왕자님(이라고 쓰고 재벌이라 읽는다)은 이 드라마에 없다. 그렇다고 출중한 능력을 갖춘 실장님도 없다. 엄청난 재능을 가진 천재도 없다. 그런데 이 드라마, 왜 이렇게 가슴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일까.

 

 

 


<쌈마이>의 독특한 분위기, 어디서 왔을까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고동만(박서준 분)과 여자 주인공 최애라(김지원 분)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다. 서로 욕설을 비롯해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 편한 사이인 동시에 서로가 살아온 인생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 모르는 것은, 그들의 마음이다. 왜 서로를 보면 갑자기 가슴이 떨리는지, 왜 서로가 그렇게 애틋하고 걱정되는지 그들은 그들의 감정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쌈마이>는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없다’는 명제를 활용해 오랜 친구였던 두 사람이 점차 자신의 마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톡톡 튀는 젊은 터치로 보여준다. 그들이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서로를 위해 작은 배려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특별하다. 사실 내용을 따져 보자면 친구였던 두 사람이 연인의 감정에 가까워지는 지극히 단순한 내용인데 이 드라마는 그 감정을 표현하는데 ‘청춘’에 대한 시선을 끼워넣는다. 그 시선은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연애의 판타지 속에서도 현실에 발을 딛게 만드는 특별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력서에 쓰지 못하는 청춘의 삶 , 청춘의 마음을 울리다


 

 

<쌈마이> 8회에서 최애라는 평생 꿈이었던 아나운서 시험에 면접을 보게 된다. 이미 29살의 나이. 아나운서를 준비하기엔 늦었지만, 서류 합격만으로도 애라의 마음은 부풀어 오른다. 옷도 사고 머리도 바꾸며 면접을 준비한 애라는 긴장된 가슴을 누르기 위해 청심환까지 먹어가며 면접장에 선다. 그러나 면접이 끝날 때까지 면접관 누구도 애라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질문 없냐”는 마지막 면접관의 말에 애라는 “저한테 질문을 안 주셨는데요.” 라고 물어봐야 하는 처지다. 

 

 

 


 

한 면접관은 차갑게 말한다. “여긴 다 시간이 금인 사람들이라서. 우리 시간 뺏고 싶으면 25번 시간을 먼저 채워 왔어야지. 저 친구들이 유학가고 대학원가고 해외 봉사가고 그럴 때, 25번은 뭐했어요? 열정은 혈기가 아니라 스펙으로 증명하는 거죠.” 라고. 면접관들은 최애라라는 이름 석자를 부르지 않고 25번이라는 면접 번호를 부른다. 그들에게 그들은 번호로 매겨진 평가 대상일 뿐이다.


 

 

 

면접관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초라한 대학 졸업장과 아르바이트 경험, 혹은 백화점 직원으로 일한 경력 따위가 아니다. 그들은 이력서에서 조금이라도 더 특별한 것을 보기를 기대한다. 수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발군의 한 명을 뽑으려면 그만큼 합리적인 평가기준도 없다. 


 

 

 

그러나 “저는…돈 벌었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애라의 한 마디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생각해 보면 유학, 대학원, 해외 봉사 모두 누군가에는 사치다. 당장 학자금 대출을 갚고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청춘에게 ‘너는 왜 유학도, 대학원도 봉사도 하지 않았니.’라고 묻는 것만큼 불합리한 일도 없다. 합리적인 평가를 가장한 불합리함에 그러나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적어도 면접장에서 만큼은 ‘스펙’을 쌓지 못한 것은 핑계에 불과하니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돈을 벌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유학이나 대학원을 가려면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다. 스펙을 쌓는 일은 누군가의,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부유한 집안의 도움이 있을 때 훨씬 더 유리하다. 외국에 나가는 것도, 공부를 더 하는 것도 모두 큰 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남들은 그 돈을 쓸 때, 애라는 열심히 돈을 벌었다. 돈을 벌었다는 애라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짓는 면접관들은 ‘돈을 버는 일에 대한 숭고함’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그저 화려한 이력을 볼 뿐이고 그 이력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숨겨진 집안의 스펙이라는 것 따위는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면접을 본 다른 사람이 한 눈에도 부유해 보이는 차를 타고 마중 나온 엄마에게 달려갈 때, 씁쓸하게 웃던 애라의 나래이션이 가슴을 울린다.


 

 

 

우리는 항상 시간이 없었다. 남보다 일찍 일어나고 남보다 늦게 자는데도 시간이 없었다.

누구보다 빡세게 살았는데, 개뿔도 모르는 이력서 나부랭이가 꼭 내 모든 시간을 아는 척 하는 것 같아서 분해서, 짜증나서….

 

 

 


 

애라의 나래이션은 이 시대 청춘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가난한 청춘은 원하는 꿈을 골라 꿀 수도 없다. 그런 꿈을 꾸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동안 뭐했냐”는 차가운 일갈  뿐이기 때문이다. 아나운서가 되는 것은 그만큼 뒤에서 지원을 해줄 만큼의 능력이 있는 집안의 사람들이 절대다수다. 이력서 한 줄도 제대로 쓸 수 없는 애라의 아픔은 단순히 게으름으로 규정할 수 없는, 너무 불합리한 출발선에 대한 것이다.

 

 

 


 

처절한 현실 속 판타지는 극대화된다


 

 

 

이런 현실이 이 드라마에는 전반적으로 녹아 있다. 남자 주인공 고동만 역시, 태권도 국가 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였으나, 태권도를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 꿈을 잃게 되는 남자 주인공은 그동안 우리가 숱하게 목격했던 ‘범접 불가 재벌 2세’와는 그 결부터 다르다. 그러나 뒤늦게 격투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남자 주인공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낼 수 있는 것은, 그처럼 꿈을 포기하고 별볼일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픈 청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쌈마이>는 청춘의 현실을 드라마에 녹였다. 그러나 로맨스만큼은 철저하게 판타지다. 이 양극단의 두 분위기를 통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역시 현실보다는 판타지다. 드라마는 철저히 판타지여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를 끌어 들일 수 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경기를 마치고 동만이 걱정돼 울고 있는 애라에게 다가가 “우는 것도 예쁘다”고 말하는 남자 주인공의 한 마디는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엄청난 울림이 있다. 그만큼 설레는 포인트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는 얘기다.


 

 

 

마냥 구질구질하고 처절한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며 마음을 주고 받는 친구인 듯 연인 같은 두 사람의 관계는 김지원과 박서준이라는 예쁘고 멋있는 배우들에 의해 달콤한 환상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그 환상은 현실이라는 무게와 적절하게 결합되어 무게 중심을 잘 잡는다. 두 사람이 처한 현실에 마음을 아프게 만들지만, 그 현실이 있기에 두 사람의 연애는 훨씬 더 가슴을 붕 뜨게 만든다.

 

 

 


 

이 이야기 속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에 대한 애정을 느끼고, 그들의 로맨스를 지지하게 된다. 사랑스러운 커플들의 로맨스는 누구에게나 판타지지만, 그 판타지를 표현하기 위해 구름위에 떠 있는 비현실적인 왕자와 공주가 아니라 현실 세계의 흙수저들을 이용해 진정성을 확보한 <쌈마이>의 영민함이 돋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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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무려 38%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그 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가 되었다. <태후>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우르크’라는 가상의 나라를 표현하기 위해 그리스 로케이션을 하는 등, 규모에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흥행불패 김은숙 작가의 대본에 송중기 송혜교의 합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았고 결국 최고 시청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송중기는 단숨에 한류스타가 되었고 송혜교도 주가가 더욱 상승했다.

 

 

 

 

 


그러나 사전제작을 한 만큼 <태후>가 완성도 높은 드라마였느냐 하는 질문에는 섣불리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 <태후>는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PPL로 범벅이 되며 집중도를 흐트러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의 화려한 볼거리와 통통튀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었다. 그래도 사전제작으로 높은 시청률과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은 <태후>는 사정이 낫다. <태후>이전과 이후에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공개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초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밤샘 촬영은 예사고 쪽대본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응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면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생겨난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찍어도 겨우 방송 시간에 맞출 수 있다. “드라마가 생방송에 가깝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단순히 웃을 일은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등 사전제작이 이미 정착된 시스템이 없는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방송사고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예전부터 배우들과 스태프들 사이뿐 아니라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사전제작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어왔다.

 

 

 

 


그런 사전제작 시스템을 활성화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사의 자정노력이 아닌, 중국 자본의 힘이었다. 우리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중국에서 사전 심사를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미리 제작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이다. 현재는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해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시장으로 인해 사전제작 시스템이 다시 각광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이유야 어쨌든 사전제작 시스템이 활성화 되는 것은 분명 장려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의 퀄리티에 있다. 보통 사전제작이라 하면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만들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드라마를 보게 될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초반에는 공을 들여 해외 로케이션이나 특수효과등으로 화려하게 시작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흐지부지한 경향을 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 자체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sbs<사임당-빛의 일기>(이하<사임당>)와 kbs<화랑>역시 사전제작 드라마지만 높은 제작비와 홍보에도 불구하고 두 드라마 모두 대중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사임당>과 <화랑>모두 스토리에서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대중이 열광할만한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스토리로 시청률이 점차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두 드라마를 제외하고라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한 경우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현재 방영중인 tvN<내일그대와>는 영상미와 주인공들의 호연, 그리고 점차 흥미로워지는 내용으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시청률은 하락세다. <내일 그대와>역시 사전제작 드라마다.

 

 

 

 


 

작년에만 해도 수지와 김우빈을 내세운 <함부로 애틋하게>와 아이유와 이준기가 주연을 맡은 <달의 연인-보보경심;려>등이 모두 초반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다. 두 드라마 모두 너무 올드한 설정이나 식상한 스토리 라인으로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사전제작에서 기대되는 완성도는 없었다. 케이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tvN에서 방영된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들>과 <안투라지>모두 낮은 시청률과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고, 반사전제작으로 방영전 거의 대부분의 분량을 찍어놓은 <치즈인더 트랩> 역시 후반으로 갈수록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다.

 

 

 


더욱 과거로 올라가면 2006년 MBC <내 인생의 스페셜>, 2008년 SBS <비천무>, 2010년 MBC <로드 넘버원>, 2011년 SBS <파라다이스 목장>등의 드라마가 모두 실패했다. 한마디로 <태후>를 제외하고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성공한 예를 단 하나도 찾기 힘든 것이다.

 

 

 

 


이에 방송사들은 사전제작을 꺼리거나 반사전제작등의 형태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러나 사전제작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도 사전제작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한 것은 사전제작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전제작에 걸맞는 완성도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리 제작하는 만큼 심혈을 기울인다면 <태후>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도 꿈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사전제작드라마들은 대부분 '쪽대본'보다 못한 스토리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전제작이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드라마 자체에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부족했기 때문에 드라마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순히 사전제작의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만으로 자위하기 보다는,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도 시청자들은 사전제작 드라마다운 드라마가 탄생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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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paran2020.tistory.com BlogIcon H_A_N_S 2017.02.15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영애 이미지가 이젠 예전 같지가 않네요...잘 보고 갑니다.

  2. Favicon of https://buya1.tistory.com BlogIcon 체질이야기 2017.02.16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봤던 드라마도 있고 실망했던 드라마도 있는데요
    그래도 예전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SBS 드라마 <달의 연인>은 야구 중계가 시작하는 당일 날에도 결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야구 중계가 9시 20분 이전에 끝나면 방영하겠다”는 애매모호한 입장만을 전했을 뿐이다. 이 상황은 묘하게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작년 이맘때 쯤 방영되었던 <그녀는 예뻤다>의 결방 소식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 <그녀는 예뻤다>는 황정음과 박서준의 호연과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를 잘 살린 스토리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맘때 공중파가 ‘습관적으로’ 내보내는 가을 야구가 문제였다. 언제 끝이 나는지 정확한 시간이 기약이 없는 야구 경기는 방영 시간을 제대로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그녀는 예뻤다>를 방영한 MBC측은 “야구가 끝나는 시간을 봐서 결정하겠다.”며 확실한 결방여부를 대답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간을 보던 방송사측은 결국 10시 반쯤 8시 뉴스데스크를 방영하고 예능 <라디오 스타>를 편성하며 <그녀는 예뻤다>를 최종 결방했다. 이에 <그녀는 예뻤다>시청자 게시판은 성토의 장이 되었다. 한창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가 결방된 데 대한 것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결방여부를 놓고 저울질 하며 시청자들을 농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인기 있는 드라마를 이용해 시청자들의 채널을 MBC 쪽으로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중요한 스포츠 중계로 드라마가 결방되는 일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스포츠 이벤트로 드라마가 결방되는 일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리 공지가 되고 결방이 되는 상황에서도 탐탁치 않아 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와 비교해 TV채널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 중에는 스포츠 중계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채널도 있다. 늘어난 채널만큼이나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욕구 역시 다양화 되었다. 과거에도 스포츠 경기에 관심이 없었던 시청층은 분명히 존재했겠지만  전국민이 한 마음으로 올림픽 경기를 응원하고 월드컵을 축제처럼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그런 시청자들의 욕구나 취향은 무시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방송사들이 일괄적으로 방영하는 스포츠 경기에 대한 불만역시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등,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할 장소가 생겨났기도 하지만, 2016년에도 여전히 일괄적으로 방영 내용에 개선이 없는 방송사 측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쌓인 결과이기도 하다. 사실 모든 방송사들이 해설자만 바꿔 똑같은 화면을 내보낼 이유는 없다.

 

 

 


공중파가 스포츠 중계를 방영하는 것이 관례라면, 드라마 역시 그 시간대 방영하는 것이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불가피한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 드라마를 위해 tv를 켠 시청자들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스포츠 경기 중계가 과연 그렇게까지 불가피한 일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방송삼사가 협의 해 종목별 방송을 한다면 그나마 납득이 가능하지만 똑같은 내용이 어느 공중파 프로그램에서건 방영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가을 야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그런 불만이 더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야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큰 이벤트 보다 훨씬 더 소수의 팬들이 즐기는 문화다. 물론 야구 팬층은 두텁지만 그 팬층이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만큼 두텁지는 않다. 한 때, 절정에 달한 가을 야구는 광고효과가 큰 방송사의 효자상품이었다. 이를 독점 중계한다는 것은 방송사에 큰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 여전히 광고시장에서 가을 야구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측에 쏟아지는 광고 수요는 유효하다. 그러나 문제는 가을 야구의 화제성이 예전만 못하고, 외려 드라마의 시청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제는 야구가 팬들을 제외하고 시청자들이 전반적으로 즐기는 오락거리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스포츠 채널이 도맡던 야구 중계를 공중파 방송사가 돌아가면서 독점 방송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 효과마저 예전만 못하다.

 

 

 

 


 

더욱 큰 문제는 야구 중계 때문에 굳이 정규 방송을 시청할 권리를 박탈당하는 시청자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얼마든지 케이블 중계를 찾아볼 여지도 크다.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방영되어도 무방한 야구 중계로 인해 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의 취향이 무시당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방영결과를 확실히 사전에 공지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야구 끝나는 시간을 빌미로 애매한 답변을 내놓는 것은 확실히 시청자들을 농락하는 행위처럼 비춰지기 쉽다. <달의 연인>이 <그녀는 예뻤다>처럼 시청률이 높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팬층을 쌓은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야구 중계로 인해 다시금 방송사의 드라마 게시판이 성토의 장으로 돌변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애매한 방송사측의 태도와 편성이 답답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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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는 영어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준말로 서로간의 어울림이나 합이 잘 맞을 때 잘 쓰는 단어다. 표준어가 아니지만 딱히 대체할 한국말도 찾기 어렵다. 바로 이 케미가 제대로 통해야 하는 곳이 바로 방송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출연자들 사이의 케미가 크면 클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드라마에서 그런 케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커플 5쌍을 꼽아 보았다.

 

 

5<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최시원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황정음 분)과 김신혁(최시원 분)은 초반 남자 주인공 지성준(박서준 분)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장난기 많은 캐릭터인 김신혁의 캐릭터는 그동안 착한 남자혹은 악역으로 대변되어 왔던 서브 남자 캐릭터를 뛰어넘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여주인공 김혜진과 김신혁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은 초반에 주인공인 지성준과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보다 훨씬 더 우세했으며, 중 후반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4<오 마이 비너스> 소지섭-신민아

 

사실 <오 마이 비너스>는 그다지 유려한 흐름을 자랑하는 스토리라고 볼 수 없다. 각각 변호사와 스타 트레이너이자 재벌집 자제인 주인공들의 어려움이나 갈등은 쉬이 공감이가지 않고 뚱뚱한 분장을 한 강주은은 여전히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그 고민이라는 살마저 너무 쉽게 빠져버리고 만다. 게다가 강주은은 예전에는 여신으로 통하던 미모였으니 부족한 건 하나도 없어보인다. 이야기는 종종 맥이 끊기고 내용은 중구난방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조합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주얼적으로도, 연기로도 서로와 잘 어울리는 케미를 만들어 냈다. 소지섭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여심을 흔들고 신민아의 사랑스러움 역시 그런 소지섭의 행동을 정당화 시켜주는 명분이 된다. <오 마이 비너스>가 남긴 것은 그들의 케미 뿐만이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애인 있어요> 김현주-지진희

 

<애인 있어요>는 경쟁작 <내 딸 금사월>에 비하면 반에 반 정도의 시청률 정도를 올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호응에 있어서는 <내 딸 금사월>을 훨씬 더 추월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12역을 한 김현주의 연기는 연말 연기대상에 거론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 주인공이지만 최진언을 훌륭히 소화해 낸 지진희 역시 미중년의 대표 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섹시하다. 김현주와 지진희의 이런 케미는 바람을 피우고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재결합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완성도 있는 스토리에 더한 배우의 케미가 만들어낸 결과다.

 

 

2<응답하라1988> 혜리-류준열

 

응답하라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서는 가족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러브라인 역시 빠지지 않는 흥행동력이다. 특히 대중앞에 낯설었던 김정환 역의 류준열은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로 우뚝 섰다. 이는 류준열과 혜리가 만들어내는 케미의 힘이 주요했다. 무심한 듯 만원 버스 뒤에서 여자 주인공인 성덕선(혜리 분)을 보호하는 김정환의 행동은 단순했지만 그만큼 강렬했다.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최택(박보검 분)은 엄밀히 말해 혜리와의 케미보다는 스스로의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정환은 성덕선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속에서 둘 사이의 교류를 만들어 내고, 여주인공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의 결말이다. 사실 이점이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러브라인을 빨리 끝내면 이후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 끌어나가면 그 역시도 지루해진다. 과연 이들이 만들어낸 케미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러브라인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1<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조정석

 

올해 최고의 커플을 꼽자면 누가 뭐래도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과 조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귀신을 보는 나봉선 역할을 맡아, 귀신에 빙의된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이 과정에서 박보영의 애교와 밉지 않은 당돌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동안 어느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한 번 하자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발칙함을 표현해 낸 박보영 특유의 분위기와 연기력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 박보영을 받아준 남자주인공 강선우 역할의 조정석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박보영과의 합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나갔다. 충격적이고 센세이션한 반응까지 일으켰던 <오 나의 귀신님>, 2015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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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시청률의 파이가 작아지긴 했지만 올해도 역시 좋은 드라마들과 흥행작들이 탄생했고, 많은 배우들이 그 드라마 속에서 열연을 했다. 2015년에는 어떤 드라마 속에서 어떤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렸을까. 2015 드라마 캐릭터를 정리해 보았다.

 

 

킬미힐미-지성

 

2015년 드라마 캐릭터를 논할 때, 빠져서는 안되는 인물이 바로 지성이 연기한 <킬미힐미>의 차도현이다. 무려 7개의 인격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지성은 모든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다른 모습으로 소화하며 지성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이끌어 냈다. 상대역인 오리진 역할을 맡은 황정음의 서포트도 좋았지만 황정음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킬미힐미>는 지성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성은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며 2015년이 마무리 되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연기력을 보여준 연기자로서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펀치-김래원, 조재현

 

권력을 가진 자 골리앗의 부패와 그 부패를 낱낱이 파헤치고 뒤흔들려는 다윗의 싸움은 박경수 작가 특유의 내러티브다. 그 내러티브는 <펀치>로 다시 한 번 한 방을 날렸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다윗 박정환(김래원 분)과 그의 악에 받힌 복수의 대상이 되어 버린 골리앗 이태준(조재현 분)의 싸움은 그들의 캐릭터와 연기력의 싸움으로 이어졌다. 박경수 작가는 이번에는 단순히 골리앗을 으로 규정하지 않고 그가 권력의 개로 살아가며 겪는 감정에도 집중하게 만들었다. 박정환과 이태준이 함께 자장면을 나눠 먹는 장면은 단순한 먹방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놓인 처지와 밥그릇 싸움이라는 권력의 속성을 대변하는 메타포로 나타난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데 그들의 섬세한 연기의 결이 한 몫을 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가면- 주지훈

 

12역을 맡은 주인공 수애의 연기보다 주지훈의 캐릭터가 <가면>에서는 더욱 돋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최민우 역할을 맡아 사랑을 믿지 않는 차가운 캐릭터지만 점점 변지숙(수애 분)에게 빠져 들어가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며 여심을 흔들었다. <가면>의 스토리는 후반부로 갈수록 중구난방에 엉망진창이 되기는 했지만, 그 흔들리는 상황속에서도 <가면>을 시청해야할 이유가 있었다면 주지훈의 설득력있는 연기 때문이었다. 캐릭터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에서도 그 매력을 살리고 확실한 임팩트를 주는데 있어 연기자의 몫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

 

<! 나의 귀신님>속의 박보영을 빼놓고 2015 드라마의 캐릭터를 논할 수 없다. 박보영은 실질적인 12역으로, 소심하고 유약한 귀신보는 소녀 나봉선 역할과 발랄하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신순애(김슬기 분)에 빙의된 두 가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이 캐릭터가 특별했던 것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여주인공에서 탈피,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하는 과감함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섬세한 손길로 스토리가 다듬어졌기 때문이었다.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킨 <! 나의 귀신님>속 박보영의 뛰어난 연기력은 그의 배우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하는 터닝포인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얼굴에는 빨간 홍조와 주근깨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머리는 폭탄을 맞은 것처럼 산발을 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그 못생김이 강조될수록 황정음이 연기하는 김혜진이 예뻐보였다는 점이다. <그녀는 예뻤다>라는 타이틀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후반부 예뻐진 황정음의 얼굴은 주근깨와 폭탄머리를 가진 못난이 보다 매력이 떨어져 보였다. 황정음은 망가짐을 불사하며 역할에 혼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주인공으로서 대체 불가 배우의 매력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킬미힐미>에 이어서 다시 한 번 홈런을 친 황정음이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도 물론이다.

 

용팔이- 주원

 

<용팔이>의 후반부가 바람빠진 풍선처럼 맥없이 느슨해졌지만, <용팔이>의 시청률이 20%까지 치솟을 수 있었던 것은 김태희의 미모와 더불어 주원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돈만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하는 의사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 주원은 20대 배우 중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를 꼽으라면 한 번쯤은 이름을 올릴 배우로 성장했다. 초반부와 중반부, ‘용팔이를 내세운 스토리가 먹힐 수 있었던 것 역시 주원이 캐릭터의 설명을 연기로 완벽하게 시청자들에게 해 냈기 때문이었다. 드라마 <굿닥터>에 이어 다시 한 번 레지던트 역할을 맡았지만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 해 낸 주원의 연기력은 확실히 비범했다. 천재 의사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위험을 불사하는 캐릭터의 긴장감이 <용팔이>를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딸 금사월- 전인화

 

타이틀은 금사월을 사용했지만 실질적인 포커스는 내 딸에 있다. 금사월(백진희 분) 보다는 금사월의 엄마인 신득예(전인화 분)가 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셈이다. 김순옥 작가의 전작인 <왔다! 장보리>에 탄산남이라 불리던 문지상(성혁 분)이 있었다면 <내 딸 금사월>에는 모든 사건을 조정하고 개입하는 신득예가 있다. 신득예의 능력치와 존재감은 문지상을 뛰어 넘는다. 신득예는 답답하고 무능한 금사월을 대신해 악역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드라마가 막장의 향기가 흐르는 속에서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신득예의 힘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착한 것이 아니라 멍청해 보이는 금사월 캐릭터에 대한 반감을 신득예가 커버하고 있기에 <내 딸 금사월>의 인기가 가능할 수 있었다.

 

 

 

육룡이 나르샤-박혁권

 

주인공은 분명 정도전(김명민 분)과 이방원(유아인 분)인데 올 해 더 눈에 들어온 캐릭터는 길태미다. 물론 정도전과 이방원은 드라마 중심에 무게를 잡는 역할이고, 앞으로의 스토리를 책임지는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길태미는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 까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증가시킨 캐릭터였다. 남자임에도 치장을 좋아하고 여성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데 무예에 뛰어난 이중적인 캐릭터는 사극에서는 물론이고 현대극에서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신개념 캐릭터였다.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태쁘(길태미 예쁘다의 준말)’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이 캐릭터에 열광한 이유가 있었다. 길태미를 연기한 박혁권의 맛깔나는 연기는 잊혀지지 않을만큼 강렬했다.

 

응답하라 1988-전 출연진

 

<미생>에 이어 이렇게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전반적으로 활용한 드라마는 실로 오랜만이다. 같은 제작진의 시리즈 물인 <응답하라 1997>이나 <응답하라 1994>가 로맨스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응답하라 1988>은 가족이라는 매개체를 스토리에 적극 녹여냈다. 로맨스도 있지만, 가족간의 사랑과 이웃간의 정이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로맨스를 펼치는 청춘스타들이 아니다. 오히려 이 드라마는 그들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그들의 부모도 마땅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랑한다 아들이라는 투박한 한 마디에 눈물이 떨어지고 코피는 괜찮냐는 간단한 질문조차 그들이 가족이기 때문에 울컥하게 만든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설명해 낸 제작진의 섬세하고 따듯한 시선이 너무나도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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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20%를 향해 가는 <그녀는 예뻤다>는 올해 들어 방영된 드라마 중, 손에 꼽힐 만큼 화제도 몰고 온 드라마다. 시청자의 애정도는 야구 중계 관계로 결방이 된 날에는 엄청난 항의가 쏟아지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했고 이제 20%를 바라보는 지경에 놓였다. 그러나 드라마의 완성도는 초반에 비해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녀는 예뻤다>가 가장 정점을 찍을 때 위기를 맞이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예뻤다>의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 요인에는 두 가지 흥행요소가 주효했다. 첫 째는 주인공 지성준(박서준 분)에게 정체를 숨긴 김혜진(황정음 분)의 비밀이 언제 드러날 것인가였고 두 번째는 폭탄머리에 주근깨 분장을 한 황정음의 얼굴이 언제 예뻐질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이 두 가지 포인트는 사실 대단히 특별하고 특이한 설정이라 보기는 힘들었지만 드라마 캐릭터가 잘 구축되어 있었던 탓에 이 두 가지 비밀이 밝혀지는 시점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킬 수 있었다.

 

 

 

 

이런 캐릭터를 만드는 데는 황정음의 열연이 주효했다. 빨간 주근깨 자국을 얼굴에 그려 넣고 폭탄 머리를 한 황정음의 외모 변신은 신선했다. 황정음은 오버스러운 표정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드라마 캐릭터를 살리는데 공을 들였다. 이에 황정음이 예뻐지는 순간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그런 설정에 대한 일종의 공감의 표시였다.

 

 

 

드디어 8회 경, 김혜진은 ‘못생김’을 벗고 환골탈퇴를 감행한다. 시청자들이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면이 방영된 것이었다. 시청률은 다시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김혜진의 비밀이 지성준에게 밝혀지는 10회 역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문제는 두 가지 포인트를 모두 사용하고 나자, 드라마의 중심이 흔들린다는 것이었다. 가장 큰 갈등구조가 해소되자 남은 것은 두 사람의 해피엔딩 뿐이었다. 그러나 아직 드라마는 종영까지 5회가 남은 상황. 두 사람을 너무 쉽게 이어버리면 그 사이를 메울 스토리를 찾기 힘들어진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밀당이 가장 주효한 흥행요소기 때문이다. 이미 이어진 커플의 매력을 살리려면 또 다른 긴장을 몰고 올 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녀는 예뻤다>에 또 다른 사건을 만들 만한 여지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었다. 둘 사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도 없거니와 둘 사이에 놓인 장애물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그 장애물을 만들기 위해 4각 관계를 이용하지만, 문제는 이 4각 관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균열이 생긴다는 점이다.

 

 

 

 

김혜진을 좋아하던 김신혁(최시원 분)은 김혜진이 지성준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쓸데없이 캐릭터가 진지해지고 말았다. 차인 상황 속에서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 것은 이해할만한 일이지만 회사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일을 그만두려 하는 모습은 결코 매력적이지 못했다. 초반 능글맞고 유쾌한 캐릭터로 주인공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었던 매력 있는 캐릭터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민하리(고준희 분)역시 지성준을 좋아하는 마음을 정리하지 못해 민폐를 끼쳤다. 아무 남자나 만나며 걱정을 끼치거나 사표를 내고 갑작스럽게 등장한 엄마와 함께 외국으로 떠날 결정을 하면서 김혜진에게 말 한마디 남기지 않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에 관한 문제였다. 그동안 심적인 갈등을 하며 친구에게 미안함을 느껴왔던 캐릭터가 할 수 있는 행동치고는 지나치게 극단적이었다.

 

 

 

김혜진의 캐릭터도 이들과 함께 따라 춤추기 시작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으면서도 민하리를 위한답시고 지성준에게 벽을 치는 모습은 착한 게 아니라 답답한 전개로 흘렀다.  김혜진이 물러나는 것이 민하리와 지성준의 관계의 진전을 의미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김혜진의 행동의 이유는 지나치게 빈약했다. 또한 마음을 거절한 상대인 김신혁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5만원을 건네는 것은 도무지 착한 성격 때문이라고 봐주기 힘든 눈치 없는 행동이었다. 마치 5만원을 받고 자신에게 마음을 접으라는 통보처럼 묘사되고 만 것이다.

 

 

 

이 모든 중구난방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예뻤다>는 아직 흔들렸을 뿐, 중심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그 과정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김혜진에 대한 마음을 멈추지 않은 지성준이라는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혜진과 지성준이라는 캐릭터의 조합을 놓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설정은 아쉽기만 하다.

 

 

 

예뻐진 김혜진과 사랑에 빠진 지성준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큰 무기를 잃어버린 셈이다. 과연 그 무기를 잃고도 둘은 끝까지 시청자들을 TV앞에 잡아둘 수 있을까. 남은 5회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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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에 시작해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할만큼 반향이 뜨거운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특정한 악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하나같이 공분을 하는 캐릭터는 존재한다. 그 캐릭터는 바로 민하리(고준희 분). 민하리는 여주인공 김혜진(황정음 분)의 가장 친한 친구다. 또한 김혜진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캐릭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할은 시청자들에게 좀처럼 예쁨을 받지 목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민하리는 김혜진과 대비되는 캐릭터로 복잡한 가정사는 있지만 부자에 예쁘고 날씬하며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두는 캐릭터였다. 멋지고 당당한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가 남자 주인공인 지성준(박서준 분)에게 마음이 생기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게 변했다. 친구의 첫사랑을 몰래 좋아하고 있는 사실도 사실이지만, 그들의 추억의 물건을 이용해 지성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는 등, 선을 넘는 행동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욕먹는 그녀는 과연 억울함이 없을까. 민하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자.

 

 

 

 

한국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의 라이벌은 남자 주인공의 라이벌보다 훨씬 더 비호감일 확률이 높다. 남자 주인공의 라이벌은 시종일관 멋진 모습으로 여자 주인공과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지만, 여자 주인공의 라이벌은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하리는 엄밀히 말해서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은 아니다. 김혜진은 지성준과 사귀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드라마 초반에 지성준은 김혜진에게 해서는 안되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 악연과도 같은 사이였기 때문이다. 민하리가 지성준을 좋아하는 마음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민하리가 가장 비난받는 부분인 거짓말에 관한 부분 역시, 사실은 김혜진의 부탁으로 시작한 것이었다. 민하리는 자신에게 실망할까 두려워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는 김혜진을 대신해 지성준을 만날 정도로 김혜진을 아꼈다. 게다가 김혜진의 부탁대로 영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말하며 지성준과 다시 만나지 않을 핑계를 만들기까지 했다. 사실 호텔에서 우연히 지성준과 마주치지만 않았어도 민하리는 영원히 지성준과 보지 않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그런 민하리에게 먼저 다가온 것은 사실 지성준이다. 민하리를 김혜진으로 착각해 잘해주기 시작한 것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었다. 불행한 가정사로 인해 사랑을 믿지 못했던 민하리에게 조건 없이 사랑을 베푸는 지성준은 단연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지성준이 처음에 민하리에게 실제 김해진에게 대하듯, 싸늘하고 차갑게 대했다면 이런 사단은 나지 않았다. 잘못이 있다면 김해진에게지나치게 친절한 지성준의 잘못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게다가 민하리는 지성준에게 마음이 갈수록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하며 수차례 지성준과 멀어지려고 노력했다. 물론 대부분의 노력은 망설임 탓에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독하게 마음먹고 김신혁(최시원 분)에게 결혼할 남자인 척 해달라고 말하며 지성준과 멀어지려고 했다. 김혜진의 비밀도 지키고, 자신도 지성준을 포기할 수 있는 아주 기발한 작전이었다. 그러나 하필 그 타이밍에 지성준이 갑자기 빗속에서 트라우마를 일으킨 탓에 그 계획 역시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건 민하리 탓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성준은 민하리에게 더 잘해줬고 마음은 더 깊어져만 갔다. 사람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되니까 마음인 것이 아닌가. 머리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본능적으로 끌리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민하리가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너무 지나친 처사다.

 

 

 

물론 퍼즐을 훔쳐 그 퍼즐을 지성준에게 건네며 호감도를 쌓은 행동은 결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의 실수를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이 지성준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말을 친구인 김혜진에게 쉽게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솔직하게 말하는 순간, 자신의 좋은 친구를 잃을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그가 지성준을 좋아하게 된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그가 아직도 김혜진인 척하고 있는 상황인데, 처음에는 친구인 김혜진을 위해서, 이제는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한 사람이 자신에게 실망할 것이 두려운 마음에 그 말을 하기 힘든 갈등이 생기는 것 또한 이해 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해야 옳기는 하지만, 그 인간적인 망설임에 돌팔매질을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본인의 입장이라도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일까.

 

 

 

민하리는 결국 김혜진을 위한 포석일 뿐이다. 결국 그는 지성준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나쁘지 않다. 자신도 어쩔 줄 모르는 첫사랑에 잠시 우왕좌왕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사람이 이 캐릭터를 욕하고 있지만, 그는 악인은 아니다. 단지 너무나도 인간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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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산발을 하고 얼굴에는 빨간 홍조위에 주근깨를 덕지덕지 그렸다. 비굴하거나 망가진 표정은 덤이다. 바로 <그녀는 예뻤다>에 출연하고 있는 황정음의 이야기다. 예쁜 것은 전부 포기했다. 여배우가 더 이상 망가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실제로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속에서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황정음이 ‘못생김’을 연기할수록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황정음의 ‘변신’이다. 그것은 황정음이 사실은 ‘예쁜’ 배우라는 것을 알기에 가능한 기대다. <그녀는 예뻤다>라는 제목은 과거에 예뻤던 여자 아이가 소위 ‘역변’을 한 후, 더 이상 예쁘지 않아졌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역변’을 소재로 했다면, 실제로 예쁘지 않은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도 될 일이었다. 그러나 예뻐질 여지가 있는 황정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의 얼굴이 다시 예뻐질 것이라는 기대를 전반에 깔고, 시청자들이 그 포인트가 언제 나올지를 궁금해 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황정음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그 포인트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황정음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그가 선사할 반전에 대한 기대는 올라간다. 황정음은 시청자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여배우로서 꺼릴만한 분장은 물론, 어떻게 하면 더 망가질 수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같은 표정들은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부분에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은 황정음이 못생겼다는 사실보다는 이 역할을 연기하는 황정음에 대한 애정이다. 자신을 포기하고 드라마의 배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황정음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황정음은 이제까지 쌓아온 연기에 대한 내공을 바탕으로 역할을 120%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진지함은 물론, 코미디까지 되는 황정음의 연기 스펙트럼은 <그녀는 예뻤다>의 백미다.

 

 

 

<그녀는 예뻤다>의 결말은 뻔하다. 중간에 삽입된 사각관계는 포석일 뿐, 결국 첫사랑인 지성준(박서준 분)과 김혜진(황정음 분)이 이어지는 결말이 될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말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충분한 설렘을 느낀다. 과연 지성준이 변해버린 김혜진을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긴장감과 그 정체를 들켜서는 안되는 김혜진의 고군분투에 시청자들은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물론 그 과정을 풀어내는 스토리가 충분히 시청자들의 몰입을 자아낼 만큼 매력적인 까닭이 가장 크지만 그 스토리를 풀어내는 연기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흥행 포인트다. 여주인공 김혜진이 예뻐 보이려 하거나 덜 망가지려하면 이 드라마의 주춧돌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여자주인공의 캐릭터에 이 드라마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정음은 그런 우려 따위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냈다. 외려 필요이상의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 황정음의 열정은 시청자들에게까지 그대로 전해지고야 만다. 자신이 하는 연기의 포인트를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배우로서 엄청난 장점이다. 그가 아이돌출신이라는 꼬리표는 더 이상 생각나지도 않을 만큼 그는 충분한 이미지 변신을 해냈다. 아이돌 출신 꼬리표가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 따위는 황정음의 연기력 앞에서 무색하기만 하다.

 

 

 

이미 황정음은 장편 드라마를 이끌어 갈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도 남았다. 그는 <돈의 화신><비밀><킬미힐미>에 이어 다시 한 번 극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예뻤다>로 황정음은 그의 작품을 고르는 안목에 더불어, 그의 연기력까지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인정을 이끌어 낸 것이다.

 

 

 

똑똑한 선택으로 그는 확실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작품을 고르는 안목과 그 속에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할 줄 아는 연기력은 황정음을 믿고 보는 배우로 만들었다. 여배우가 드라마속에서 예쁘지 않아 보여도 괜찮다는 사실을 황정음은 증명했다. 역할을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표현력이 여배우에게 가장 필요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그녀는 예뻤다>속 황정음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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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기고, 능력있고, 돈 많고 배경까지 좋은 남자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빠질 수 없는 남자 주인공의 조건이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든 판타지를 제공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고 그들을 돋보이게 하기 가장 좋은 설정이 바로 ‘완벽남’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TV 속에서 그런 공식이 깨지고 있다. 완벽한 무결점 남자들 보다는 다소 결점이 많고 망가지기도 하지만 그런 모습 속에서 색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종영한 드라마 <킬미힐미>의 지성은 스펙만 보면 완벽한 남자다. 천성적인 다정다감함에 재벌 2세. 게다가 스포츠도 만능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가 다중인격이라는 점이었다. 무려 7개의 인격을 연기하며 지성이 보여준 연기의 스펙트럼은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하기 충분한 것이었다. 지성은 7가지의 인격 중 단순히 거칠거나 다정한 캐릭터가 아닌, 여고생이나 구수한 사투리를 내뱉는 아저씨 캐릭터, 자살 증후군에 걸린 천재소년등 다양한 캐릭터를 변주해 내며 강렬한 인상을 뿜어냈다. 이 과정에서 지성은 박서준과 뽀뽀를 하거나 입술에 틴트를 바르는 등,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는 경쟁작이었던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과 대조되는 지점이었다. 현빈은 까칠남과 다정남의 경계를 오가는 이중인격을 연기했지만 그 두 캐릭터 모두 로맨틱 코미디 정석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 캐릭터에 그치고 말았다. 시청자들의 평가와 시청률 모두 <킬미 힐미>가 압승을 거두었다.

 

 

 

 

3월에 종영한 드라마 <호구의 사랑>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아예 ‘호구(최우식 분)’다. 그는 능력도, 외모도, 심지어 센스도 없다. 그가 하는 것이라고는 여자들에게 이용당하다 처참히 차이는 게 일이다. 그러나 그가 가진 무기는 바로 순수한 마음. 그는 멋있지도, 능력이 있지도 않지만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 호구짓을 하고 다녀도 그가 주인공으로서 가치 있을 수 있는 이유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계속 되고 있다. <냄새를 보는 소녀>의 최무각(박유천 분)의 직업은 형사지만, 그는 여자 주인공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졸지에 만담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 과정에서 최무각은 각을 잡거나 멋있는 척을 하려 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망가지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기존의 남자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웃음을 창출한다. 박유천의 연기력에 있어서도 재평가가 이루어진 부분이다.

 

 

 

 

<슈퍼대디 열>속 한열(이동건 분)도 마찬가지다. 그는 과거에는 촉망받는 투수였지만 부상과 첫사랑의 실패로 폐인처럼 살아간다. 딱히 목표도 없고, 하루 하로 살아가면 그 뿐이다. 그런 그가 졸지에 아버지가 된다. 첫사랑이 찾아와 아이 아빠가 되달라는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하고, 아직 마음이 남은 그는 그 부탁을 끝내 뿌리치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아빠로서 어설프고 어색하기만 하다. 사회성도 없고 밍숭맹숭하다. 그런 그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성장해 가는 지점이 이 캐릭터의 포인트다. 능력남은 아니지만 그의 스토리는 드라마를 이어가는 데 전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망가진 캐릭터들이 남자 주인공이 되는 지점에는 완벽에 가까운 남자들과 평범한 여자들의 사랑이야기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들의 취향이 반영되었다. 잘생기고, 돈 많고, 능력까지 있는 남자들이 여자 주인공과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그 스토리를 다르게 변주해 내는 것도 한계에 다달았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코믹함과 무능력을 앞세운 ‘결점 많은’ 남자 주인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결점이 가득한 주인공들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단순히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인물을 넘어서 묘하게 현실감을 갖춘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완벽남의 시대는 갔다. 마음의 상처가 조금 나 있는 것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남자들의 사랑이야기 보다 진정으로 망가질 줄 아는 캐릭터들이 사랑받는 시대다.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들 역시 시대에 따라 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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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으로 갈수록 할 이야기가 떨어져 분위기가 쳐지기 쉬운 드라마에서 이토록 매회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킬미힐미>는 과연 명품드라마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 매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킬미힐미>가 들려주는 다음 이야기에 눈을 뗄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한 반전들을 모아봤다.

 

 

 

반전1. 지하실의 아이는 오리진이었다.

 

 

 

 

<킬미힐미>는 처음부터 차도현(지성 분)의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다중인격을 가진 남자 주인공의 배경에 ‘학대’라는 키워드를 끼워넣으면서 그와 함께 있었던 아이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그와 함께 지하실에 있었던 아이는 쌍둥이 남매 오리진(황정음 분)과 오리온(박서준 분) 둘 중 하나로 좁혀졌다. 처음부터 승진가에 대한 정보를 모으며 차도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오리온이 지하실의 아이라는 추측이 난무했으나 결국 지하실의 아이가 오리진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반전을 선사했다.

 

 

 

작가는 이 설정을 바탕으로 둘의 인연의 끈을 더욱 강하게 결속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이야기 전개에 반전을 끼워넣을 구성을 촘촘하게 짜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반전2. ‘기억해, 오후 10시 내가 너에게 반한 시간’

 

 

 

오리진이 지하실의 아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 그간 단순히 재미를 위해 쓰였다고 여겨진 대사들까지 의미있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은 단연 최고였다. 일곱가지 인격 중 하나인 신세기(지성 분)가 오리진에게 던진 ‘기억해, 오후 10시. 내가 너에게 반한 시간’ 이라는 대사는 초반에는 단순히 신세기의 저돌적인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웃음 포인트 정도로 사용되었지만 이 대사는 지하실에 갇힌 오리진을 찾아온 차도현이 서로를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을 의미했다. 이 10시라는 시간에 의미가 생기자 초반의 내용과 퍼즐조각이 맞춰지면서 시청자들의 소름을 돋게 만들었다.

 

 

 

반전3. 학대당한 아이는 차도현이 아니라 오리진

 

 

 

반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학대당한 아이가 줄곧 차도현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사실은 오리진이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반전은 또 일어났다. 마음이 산산조각 나 부셔져버린 차도현이 오리진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인격을 만들어 냈다는 설정은 둘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드는 장치로 사용된 동시에 또 다른 반전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한 포인트가 아닐 수 없었다.

 

 

 

반전4. 오리진의 본명은 차도현이었다.

 

 

 

나올 수 있는 반전은 다 나왔다고 여겨진 가운데 오리진의 본명이 차도현이었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충격을 던져주었다. 오리진은 한 때 차준표(안내상 분)과 혼인했던 민서연(명세빈 분)의 딸로서 승진그룹의 호적에 올라있었던 과거가 있다. 그러나 승진가에 화재 사건이 일어나면서 지순영(김희정 분)에게 구조되어 키워진다. 그러나 승진가에서 살던 당시 가졌던 이름이 차도현이라는 사실을 예상한 시청자는 아무도 없었다.

 

 

 

극중 차도현이 차도현으로 살아온 인생 자체가 거짓 위에서 세워진 것이었다는 점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더욱 극명하게 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허를 찌른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반전5. 방화범의 정체

 

 

 

승진가에 불을 낸 사람의 정체가 신세기였다는 점은 이 드라마가 선사한 또 하나의 반전이었다. 줄곧 ‘의문의 방화 사건’으로 일컬어졌던 승진가의 방화 사건이 사실은 새로운 인격을 탄생 시키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라는 점은 이 드라마의 설정 하나하나가 허투루 쓰인 것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방화 역시 오리진을 구하기 위해 저지른 일로서 신세기가 초반 ‘네가 나를 불렀잖아’라고 오리진에게 했던 대사의 의미를 곱씹게 했다.

 

 

 

<킬미힐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면서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치닫는 시점에서도 이정도의 흡입력을 자랑하는 것은 <킬미힐미>가 그만큼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것을 반증한다. 억지스러운 반전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산된 반전들이 <킬미힐미>를 명품으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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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ermesjm.tistory.com BlogIcon J2M1 2015.03.06 1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 드라마 몰입이 안되서 못보겠던데.. 시청자층이 두텁나보네요 ;

  2. Favicon of https://reativerm.tistory.com BlogIcon 리몬입니다. 2015.03.06 2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제가 그간 보지 못한 부분을 아주 정확하게 알게되네요. 매주 주말마다 몰아보는데 이번에 꼭 봐야겟어요~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연하남이 대세다. <앙큼한 돌싱녀>의 서강준, <마녀의 연애>의 박서준, <밀회>의 유아인까지. 열 살 이상의 차이를 극복하고 여배우와 뛰어난 케미스트리를 보이는 남자 배우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연하남 신드롬은 성공한 여성들이 늘어나고 점차 나이의 의미가 무색해지면서 대두된 성향이 짙다. 십년 전쯤만 해도 20살 이상 차이나는 연상 연하 커플의 이야기가 TV에 방영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백지영-정석원, 한혜진-기성용 등 실제로 나이차이가 꽤 나는 연상연하 커플들도 화제에 오르며 연하남에 대한 인식은 꾸준히 변화해 왔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단순히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연상연하 커플의 대두는 눈에 띄는 20대 여배우가 드물다는 사실에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평일 미니시리즈에는 20대 여배우가 등장한다. <닥터 이방인>의 진세연·강소라,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고아라, <개과천선>의 박민영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수준의 여배우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 세 드라마의 타이틀에서도 느껴지듯, 이 드라마들은 모두 여성보다는 남성을 위주로 한 드라마다. 여자 주인공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을 보조하는 분위기에 더 가깝다.

 

 

 

반면 <앙큼한 돌싱녀> <마녀의 연애> <밀회>등 여성이 드라마를 전반적으로 이끌어가며 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담당하는 드라마들에는 모두 30대 이상의 여배우가 등장했다. 이 드라마들에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연하남이 등장했다. 그리고 연하남 신드롬으로까지 불리며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냈다. <마녀의 연애>의 엄정화-박서준은 극중에서는 14살, 실제로는 19살 차이가 나고, <밀회>의 유아인과 김희애는 극중에서 실제와 비슷하게 무려 20살 차이로 등장한다. <앙큼한 돌싱녀>의 이민정과 서강준역시 실제로 11살 차이가 난다.

 

 

 

그러나 20대 남자 배우들이 이런 연상녀들과 연기를 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최근 영화 <수상한 그녀>로 깜짝 흥행을 이끈 심은경이나 <동이>등을 성공시킨 한효주 정도를 제외하는 혼자서 스토리 전반을 장악해갈 능력을 보이는 20대 여배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나 주인공의 존재감이 절대적인 드라마 판에서 20대 여배우들은 남자 배우의 그늘에 가린 느낌이다.

 

 

 

물론 20대 여배우들에게 아직 성장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들이 30대가 되어서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의 가능성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기, 유아인등 벌써 높은 주목도를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나 서강준등 수퍼루키로 불리는 남자 신인이 등장하고 있는 와중에 20대 여배우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연기력 논란을 벗어나기 시작한 이연희도 <미스코리아>의 흥행을 이끌어내지는 못했고 <응답하라 1994>로 주목을 받은 고아라조차 아직 같은 20대인 이승기에 비해 존재감이 강하지 못하다. 물론 점차 발전해가는 20대 여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과거 심은하, 김희선, 최지우등 수퍼스타급의 20대 여배우가 등장한 것과는 달리 최근 20대 여배우들은 존재감에서 남자 배우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는 배우들도 눈에 띄지 않고 그렇다고 엄청난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매력이 다소 약하여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힘들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는 수지나 아이유등 스타성을 갖춘 아이돌의 연기자 전환을 대안으로 만들었다. 수지가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으로 추앙받고 아이유가 <드림하이>이후 바로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의 주연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것은 딱히 그 자리를 대체할만한 스타급 20대 여배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돌들이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주연보다는 조연의 자리에서 활약하는 것과는 달리 20대 여자 아이돌들은 인기가 보장될 경우 훨씬 더 주연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유같은 경우만 해도 주연작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의 흥행 성적이 그다지 신통치 않았지만 최근 <트로트의 연인>의 주인공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하남이 대두되고 있는 드라마의 트렌드와는 반대로 20대 여배우들은 주목도가 현저히 낮다. 이것이 꼭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스토리와 분위기를 만드는데 있어서 존재감이 강한 배우들이 다양한 연령대에 포진해 있는 편이 훨씬 더 긍정적인 일이다. 그렇기에 20대 여배우들의 기근 현상은 다소 아쉬운 감정을 자아낸다. 주목받는 20 대 스타 여배우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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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나와라 뚝딱>은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다. 그러나 그 인기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막장에 가까운 요소들이 산재해 있는 까닭에 무조건적인 찬사를 보내기 힘든 드라마이기도 하다.

 

 

재벌가 설정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기 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갈등이나 첩과 안주인의 이야기가 전면에 등장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일 뿐이고 쌍둥이로 태어난 주인공은 똑같은 얼굴에도 자신의 출생 성분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는다. 가난한 주인공의 어머니는 재력가에 자신의 딸을 시집 보내고 공부하는 아들과 장사하는 딸을 대놓고 차별하는 속물이면서도 겉으로는 따듯한 가정을 위해 노력해 온 다정한 어머니로 포장되고 있고 전 여자친구를 정리하지 않고 결혼하여 여자를 마음고생 시키는 관계까지 등장한다.

 

 

<금나와라 뚝딱>의 시청률의 힘은 사실상 ‘막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이 정몽희(한지혜)가 아니라 장덕희(이혜숙)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극의 이야기를 전개 시키는 것은 복잡한 가정사를 움켜쥐고 있는 시어머니, 장덕희다. 갈등 구조가 여자들의 기싸움이나 출생 성분, 그리고 집안 대소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까닭이다.

 

한지혜의 1인 2역, <금나와라 뚝딱>에서 재발견된 연기력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 나와라 뚝딱>에는 소소한 발견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한지혜의 1인 2역 연기다. 한지혜는 쌍둥이 역할을 맡아 재벌가에 입양돼 박현수(연정훈)과 결혼한 유나와 평범한 집에 입양돼 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억척스러운 몽현을 동시에 연기하고 있다. 둘의 캐릭터는 극명하게 갈린다. 유나는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이기적인 반면 몽현은 따듯하고 명랑 쾌활하다. 한지혜는 주인공으로서 동시에 다른 사람을 연기하면서도 현수와 복잡하게 얽힌 러브라인을 정리해야 하는 책임을 지녔다. 두 사람이 닮아 보이는 순간, 한지혜의 연기는 설득력을 잃어버린다. 정말 두 사람인 듯한 분위기가 관건인 것이다.

 

 

물론 캐릭터의 특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두 사람의 구분이 어려운 편은 아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두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아무래도 비슷해 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한지혜는 전혀 다른 이 캐릭터의 디테일을 한껏 살리며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말투에서부터 표정까지 한지혜가 연구하고 고민한 흔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다소 답답한 몽희와는 달리 시원시원한 스타일의 유나는 통쾌함마저 전해준다. 한지혜에게 포커스가 맞춰진다는 것은 그만큼 캐릭터와 연기의 조합이 상당히 자연스럽다는 증거다.

 

 

이 와중에도 이야기 전개는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 때까지 아무런 의심이 없다가 입양사실을 알고 갑작스런 충격을 받는 주인공의 모습도 이해할 수 없고 같이 확인한 생모의 사진에는 또 한지혜가 등장한다. 심각한 장면에서 실소가 터진다. 디테일을 살리지 못한 장면과 전개가 아쉽다. 그러나 한지혜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분량이 가장 많은 것도 모자라 두 사람의 역할을 한꺼번에 해야하는 고충을 감안해 볼 때 한지혜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연기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가 촉박한 촬영 일정은 덤이다. 그러나 한지혜는 이 모든 핸디캡을 극복하고 자신이 맡은 각각의 캐릭터들을 시청자들에게  이해 시켰다.

 

한지혜에게서 연기력을 논하게 되다니

 

  

 

 

그동안 한지혜는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다. 조연으로 시작해 <낭랑 18세>에서 주연을 맡은 후,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조연급으로 활약했지만 캐릭터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일정한 예상 범주 안이었고 한지혜의 연기력 역시 비난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주목할 만한 수준도 아니었다. 한지혜가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은 곧바로 그의 스타성이 그다지 크지 못했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주연급이지만 혼자서 극을 이끌어가는 매력을 보이지 못한 까닭에 그동안 한지혜에게 연기력을 논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쌓아온 것은 비록 폭발적인 연기력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캐릭터를 소화하는 능력이었다. <금나와라 뚝딱>에서 1인 2역을 무리없이 소화한다는 것 자체가 한지혜를 다시 보게 만드는 사건이다. 한지혜의 두 가지 캐릭터를 보는 것 만으로도 드라마에 집중이 된다는 것은 한지혜가 처음으로 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내공을 보였다는 증거다. 한지혜에게서 연기력을 논하게 된 것은 상당한 발전이다. 주인공으로서의 가치의 재발견이기 때문이다.

 

 

막장 설정들에 지치면서도 군데군데 시청포인트를 만들어 놓은 덕분에 <금 나와라 뚝딱>은 비난의 강도를 줄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한지혜의 재발견은 <금 나와라 뚝딱>의 가장 큰 수확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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