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이국주, 박나래, 김숙 등 꾸준히 여성 예능 캐릭터들이 발굴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남성 중심의 예능에서 여성들이 파고들 틈이 그만큼 좁기 때문이다.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원활하지 않다. 일단 체력과 힘을 요구하는 리얼버라이어티의 득세는 여성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득세한 여성 캐릭터들 역시 전통적으로 여겨지는 ‘여성’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남성보다 훨씬 파워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화장이나 꾸며진 모습으로 소비되는 여성 캐릭터들을 거부하고 웃기는 분장을 하거나 (박나래) 풍만한 체격을 살려 ‘먹방’을 소화하거나 (이국주) 가부장적인 남성의 캐릭터를 가져오면서 (김숙)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성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여성이기보다는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설득시켰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확실히 편견을 깨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그런 여성 캐릭터들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여성 예능’은 여전히 성공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방영된 <언니들의 슬램덩크>(이하<슬램덩크)>가 한때 좋은 반응을 얻기는 했지만 시즌1 마지막회는시청률이 3%대로 떨어졌다. 종영 전주에는 2.7%에 불과했다. 케이블 예능프로그램만 못한 성적을 걷은 것이다. 한때  걸그룹 ‘언니쓰’가 결성되는 과정이 설득력을 얻으며 7%이상의 시청률을 냈던 상승세는 결국 반짝 인기로 끝나고 만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슬램덩크>의 기획에 그 첫 번째 문제가 있다. 걸그룹 언니쓰가 호응을 얻은 것은 예능에서 걸그룹을 만든다는 소재가 굉장히 신선하기도 했지만 멤버들의 진정성이 그만큼 강하게 어필되었기 때문이었다. 걸그룹에 익숙한 멤버들 보다는 걸그룹을 해 보지 않은 멤버들에게 포커스가 더 맞춰졌다.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에 실망하지만, 춤 동작을 배우려 고군분투하는 홍진경의 모습이 대표적이었다. 최선을 다해 자신의 몫을 해내려는 욕심과 노력, 하지만 그에 상응하지 못하는 실력은 확실한 웃음 포인트와 감동 포인트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뭐든지 잘하는 라미란에 대한 감탄, 김숙의 포용력 등 캐릭터가 잘 녹아들면서 '걸그룹 결성'이라는 목표로 달려가는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결국 예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승전결이 프로젝트 안에서 잘 표현되었다는 것이 성공요인이었던 것이다.

 

 

 

 

 


예능에서는 <무한도전>만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음원 1위를 <슬램덩크>가 해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언니쓰 프로젝트가 막을 내리자  그 이후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언니쓰처럼 모든 멤버들이 활용되면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획이 탄생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각자의 꿈을 이룬다는 콘셉트지만 그 꿈이 멤버 전원을 포용할 수 있는 범위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제시의 권투는 결국 꿈 계주라는 제시마저 제대로 경기 한 번 못하고 유야무야 막을 내렸고 홍진경 쇼 역시 뚜렷한 특징 없이 끝이 났다. 라미란의 집짓기와 캠핑등도 확실한 캐릭터나 기승전결을 보여줄 수 있는 예능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물론 <슬램덩크> 자체는 여성들이 모여 소기의 성과를 내고, 멤버들간의 따듯한 분위기로 마무리 되어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여성 예능의 중흥기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여성 예능인들이 함께 모여서 각각의 캐릭터를 설득시킬만한 기획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망가지고 고생하기가 힘들다는데 그 태생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예를들면 제시의 권투가 그렇다. 권투라는 소재 자체는 강렬하지만, 제시가 실제로 시합을 하거나 멤버들 전원이 권투를 배우면서 고생하는 그림 자체가 그려지지 못했다. 뚜렷한 목표나 이야깃거리도 없었다. 제시는 이후 <해피투게더>에 나와 “코 성형 때문에 (권투하는 것을) 소속사에서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는 확실히 망가지기 힘든 여성 예능인의 한계를 대변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여배우 예능을 표방한 <하숙집 딸들>이 방영전부터 우려스러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 또한 우연만은 아니다. 이미숙, 이다해, 박시연, 장신영, 윤소이등이 출연을 결정지은 <하숙집 딸들>은 여배우의 예능을 표방하고 나섰다. 그러나 여배우는 <삼시세끼>의 게스트, <정글의 법칙>의 홍일점 정도로 활용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진짜 사나이>의 이시영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이시영 역시 보통 여성들보다 월등한 체력과 웬만한 군필자들 보다 더한 근성이 아니었다면 이정도의 주목을 받기 힘들었다. 여성성을 탈피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만이 여성 예능인으로서 가치를 부여받는 것이다.

 

 

 


그러나 <하숙집 딸들>의 캐스팅 면면만 봐도 예능에서 확실하게 망가질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여배우들이 한데 모여 수다 떠는 정도의 예능으로는 시청자들에게 어필 할 수 없다. 확실한 예능적인 캐릭터와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 하는데, 몸을 사리지 않고 자신을 던져 예능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여배우가 과연 있을지 의구심만 드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들 중 상당수가 이미 구설수에 오른 전력이 있어 대중의 눈밖에 난 적이 있다는 것이다. 확실하게 호감형인 여성 캐릭터들도 기를 펴지 못하는 와중에 그들이 과연 자신의 이미지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매력을 드라마나 영화도 아닌 예능으로 보여줄 수 있을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 결국 방영전부터 반응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집결되었다.

 

 

 

 


<슬램덩크>역시 시즌 2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안이한 기획으로는 당연히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확실히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를 활용해 시청자들에게 시청 포인트가 될만한 기획을 만들지 못하면 예능적인 가치를 가진 작품이 탄생할 수 없다. 언니쓰 같은 기획은 우연하게 얻어진 수확이다. <하숙집 딸들>이나 <슬램덩크>가 그런 요행이 아닌, 확실한 여성 예능으로서의 포인트를 만들어 내서 여성 예능의 중흥기를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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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패떴]이 돌파구로 선택한 것은 '톱스타 게스트'의 선택인 듯 하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여 주인공인 '하지원'이 출연한 것은 [패떴]이 직면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물론 아직까지 10%중-후반대의 시청률을 올리는 [패떴]은 '효자'노릇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던 예전보다는 그 파급력이 약해졌을지 몰라도 5%대에서 10%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한 [패떴]이전의 포멧보다는 확실한 인기를 구축했고 고정시청자들을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패떴]의 하락세의 원인은 단지 시청률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나치게 두드러지는 캐릭터가 있는 동시에 지나치게 약해지는 캐릭터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캐릭터 하나하나에 애정이 생겨나게 만들지 못하고 기존의 캐릭터들로 전반을 채우려 하는 모습은, 점점 식상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박시연' 같은 캐릭터는 '이효리'라는 거대한 산에 가로 막혀서 '병풍' 역할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는 기를 못편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예쁜 여자 게스트가 나오면 이효리의 역할은 그 게스트를 '견제'하는 것이다. 이 것이 진정한 이효리의 성격이 아니라 어느정도 설정이 가미된 액션이라는 것은 이미 이해하고 있는 바이다.


 하지만 이효리의 행동 패턴에는 사실 변화가 거의 없다. 여자게스트 출연-이효리가 견제함- 게임할때 전의를 불태움- 잠자리 순위에서 자신을 뽑아달라고 소리침- 결국은 훈훈하게 마무리의 패턴에서 전혀 바뀌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여자 게스트들은 김원희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같은 패턴을 보인 것이다. 


 여자 게스트가 출연 했을 때. 이효리의 이런 활발한 움직임과는 달리 새로 투입된 박시연은 상대적으로 너무나 조용한 위치를 고수한다. 딱히 전의를 불태우는 것 같지도 않고 경쟁할 의사도 없어보인다. 또 평소보다 오버하며 관심을 끌려는 리액션도 없다.


 물론 꼭 '이효리처럼' 하면 그것도 식상할 것이다. 하지만 오로지 '이효리-하지원' 중심의 스토리에서 다른 캐릭터들이 상대적으로 빛을 잃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문제다. 이런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으려거든 '캐릭터'의 힘이 정말 중요하다. [무한도전]은 물론 색다른 시도를 많이 하고 있지만 가장 큰 장점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일박이일]도 상대적으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와중에 아직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자유분방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유재석과 이효리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캐릭터를 찾기란 힘들어 보인다. 특히나 새로 영입된 멤버들, 그 중에서도 특히 박시연은 마치 이효리의 기에 눌리는 것 같은 인상마져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박시연이 예능감이 없어서 인지, 아니면 그것이 컨셉인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패떴]의 힘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여러 캐릭터는 흥미를 자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으로 치닫았다. 이천희를 괴롭히는 '계모 수로'이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지 못한 김수로와 아직까지 투입된 목적이 불분명하게 보이는 '김종국'은 뒷짐지고 서있는 느낌이 강하다. 


 [패떴]의 장점은 여성 캐릭터들로 인해 분위기가 다소나마 아기자기 해지고 부드러워 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박시연'의 부진은  그 재미에 있어서 더욱 마이너스가 될 만한 일인 것이다. 이미 많은 캐릭터들이 힘을 잃고 있는 마당에 이효리를 제외한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박시연이 두드러지지 못한다는 것은 [패떴]의 전체적인 캐릭터들이 빛을 잃는 것 같은 느낌마저 주는 것이다. 


 이효리와 하지원의 대결구도 속에서 빛을 잃은 캐릭터들이 많았다는 사실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아직도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은 [패떴]의 아기자기함을 좋아한다지만 젊은층들은 서서히 [패떴]을 '꼭 봐야할' 프로그램이라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 그것은 [패떴]이 엄청난 인기에도 새로운 방향성과 캐릭터를 모색하지 않은 결과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디 [패떴]이 박시연 같은 캐릭터를 '별풍'으로 쓰지 말고 더 활발히 프로그램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서 더 나은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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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 가 멤버 교체 이 후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어설픈 몰래 카메라는 다소 식상하고 지루하기는 했지만 [패떴] 자체의 매력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잘 소화했다고 보는데 문제는 새로운 멤버들이 프로그램을 대하는 태도다.


전 멤버인 박예진과 이천희의 잔상이 너무 크게 남은 탓인지 아직까지 박시연과 박해진의 활약상이 그리 탐탁치 않은데 그 중에서도 박해진은 거의 '병풍' 같은 존재로 전락해 있어 어떻게든 캐릭터를 설정해 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시연이 나름의 매력을 살려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 것에 반해, 박해진의 무기력한 모습은 이천희의 적극적이면서도 순수했던 모습을 그리워 하게 만들 정도다.




[패밀리가 떴다] 가 출범 초기에 [우리 결혼했어요] 라는 막강한 킬러 콘텐츠를 좌초시킬 수 있었던 이유에는 '이천희' 의 활약에 힘입은 바 컸다. '엉성천희''천데렐라' 로 불릴 정도로 의외의 캐릭터를 잘 형성했던 그는 유재석, 이효리, 윤종신 등 날고 기는 예능인들과는 차별화 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것이 지금의 [패떴] 을 만들었고, 지금의 이천희를 탄생시켰다.


[패떴] 에서 이천희는 기존 그가 지니고 있었던 '모델 출신 배우' 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부정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멜로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그는 철저히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패떴] 에서 이천희는 시키면 뭐든지 하고, 엉성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순수한 사람이었다. 모델 출신의 모던함, 세련됨, 시크함을 모두 포기하고 평범한 사람의 탈을 썼을 때 이천희는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천희는 김수로, 윤종신 뿐 아니라 착하기로 소문난 국민mc 유재석에게도 "왜 이렇게 엉성하냐!" 며 놀림 받았지만 결코 기죽지 않았다. 다소 어리숙하고, 다소 엉뚱해도 특유의 당당함과 천진함을 자랑했던 이천희를 사람들은 사랑했다. [패떴] 은 이천희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특유의 '성질' 을 뽑아내는 것으로 성공가도를 달렸고, 그것으로 이천희라는 아주 괜찮은 예능인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패떴] 에서 박예진과 이천희가 동반 하차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 할 수 밖에 없었다. 유재석과 이효리와는 달리 날 것 그대로의 신선함을 프로그램에 부여했던 두 사람의 존재는 [패떴] 을 상징하는 또 다른 심벌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1박 2일] 의 이승기와 비교되며 프로그램 자체를 붐업시켰던 이천희는 끝까지 엉성함을 잃지 않으며 즐거움을 주며 떠났다.

이천희의 성공적인 투입과 퇴진을 지켜 본 [패떴] 제작진은 이번에 '박해진' 을 이천희의 대타로 투입시켰다. 이미 한 번 [패떴] 의 게스트로 등장했었고, 잘만 가공하면 꽤 괜찮은 캐릭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잘생긴 박해진' 에게서 '허점' 이 발견되는 것 자체만으로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즐거움일테니까.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박해진의 [패떴] 신고식은 실망만을 가득 안겨다 준 채 끝을 맺었다.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에, 별다른 활약도 보여주지 못한 그는 [패떴] 특유의 상황극에서 조차 겉돌며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침체시켰다. 그러다보니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기존 멤버들의 부담이 더 가중됐고, 그들의 쇼가 프로그램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신입 멤버들의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물론 출연한지 이제 첫 회 밖에 되지 않았으니 그렇다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적어도 '노력하고 있다' 는 정도의 느낌은 줘야할 것 아닌가. 이걸 해도 시큰둥, 저걸 해도 시큰둥에 프로그램의 방향성조차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처음부터 엉성함과 순진함을 무기로 저돌적으로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이천희의 적극성이 그리워졌다. 무조건 열심히, 무조건 꾸준히했던 이천희의 진실된 모습을 박해진에게 기대하는 건 너무 과한 욕심일까.


이천희는 갖은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위해 자신의 이미지를 땅바닥에 내려 놓았다. 그런데 지금 박해진에게는 과거 이천희가 보여줬던 신선함이나 천진함, 또는 프로그램을 위해 온 몸을 바치겠다는 절박함이 보이질 않는다. 그저 대충 출연하고, 대충 방송되면 그만인 것 같은 무기력함만 발견된다. 순간순간 폭소를 터뜨리게 했고 매순간 순수함과 엉뚱함으로 시청자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던 이천희가 그리워지는 이유다.


고작 이것 밖에 하지 못할 것이었다면, 함께 투입된 박시연과 비교될 정도로 시큰둥하게 웃고만 있을 것이라면 왜 굳이 [패떴] 에 출연했는지 박해진에게 묻고 싶다. 소속사가 스케줄을 잡아 왔기 때문에 그저 출연하는 것이라면 일찌감치 그만두길 바란다. 만약 하려면 제대로 하고, 망가지려면 제대로 망가져라.


[패떴] 에 합류한 이상 박해진은 더 이상 [소문난 칠공주]의 '연하남'도, [에덴의 동쪽]의 '신명훈'도 아니다. 이천희, 박예진과 같이 대중 앞에서 자신조차 비하할 줄 알아야 하는 '광대' 가 되어야 한다. 박해진이 진정한 예능인, 진정한 광대가 되는 순간 대중은 그를 더욱 사랑하고 아끼게 될 것이다. 스스로를 버려라. 그리고 다시 태어나라. 더 이상 박해진의 얼굴을 보며 이천희가 그리워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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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후속으로 방송 된 [남자 이야기] 가 휘청이고 있다.


전작이었던 [꽃보다 남자] 가 30%라는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속작이 6%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특히 '한류스타' 박용하를 전면에 내세우며 박용하 광고에 심혈을 기울였던 KBS 드라마 국 쪽에서는 난감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KBS는 잘못 생각했다. 박용하는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에서 대단히 평범한 스타다. 그가 가지고 있는 한류스타라는 허울로는 [남자 이야기] 라는 작품에 시청자들을 끌어 당길 힘이 없다는 소리다.





물론 [남자 이야기] 의 부진 이유에는 여러가지 사항들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변명하든 '주인공' 박용하는 [남자 이야기] 의 부진을 마땅히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다. 전작 시청률 30%, 그런데도 불구하고 후광을 하나도 받지 못한채 자신이 이끈 드라마 시청률이 6%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치욕스러운 일인가.


KBS는 원래 [꽃보다 남자] 뒤에 [남자 이야기]를 편성하면서 [꽃남] 신드롬을 그대로 유지할 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다. [호랑이 선생님][여명의 눈동자][모래시계][카이스트][태왕사신기] 까지 연타석 히트 홈런만 치면서 국민적인 대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송지나가 집필을 맡고 '한류스타' 로 이름이 드높은 박용하가 전격적으로 캐스팅 되었으니 과연 그럴만도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남자 이야기] 는 실패했다. 첫 주니까 더 살펴봐야 한다고? 어림없는 소리. [내조의 여왕] 이 [꽃남] 시청자 층을 반이나 흡수해 버리고 사극 [자명고] 가 틈새 시장을 장악한 이 때 [남자 이야기] 의 성공은 철저히 불투명하다. 첫 회가 아니라 마지막 회가 되더라도 [남자 이야기] 가 10%대 시청률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 에 가까울 것이다.


[남자 이야기] 의 첫번째 실패는 주인공 박용하를 너무 과신했다는 것이다.


[남자 이야기] 는 드라마를 홍보하면서 박용하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류스타' 라는 네 글자에 너무 집착했던 탓일까. 박용하가 등장하면 시청률은 당연히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 하에 [남자 이야기] 는 '송지나' 라는 거물급 작가의 이름은 쏙 빼 버린채 박용하 컴백에 모든 흥행 포인트를 맞춰 버렸던 것이다.


허나 안타깝게도 박용하는 일본에선 몰라도 국내에서는 그리 '대단한 스타' 가 아니다. 한류스타 한류스타 노래를 불러도 박용하가 국내에서 가지고 있는 이름값은 사람들을 TV 앞으로 끌어 모을만한 성질의 것이 절대 아니란 이야기다. 사실 드라마 [온에어] 의 성공도 김하늘, 송윤아의 고군분투 때문이었지 박용하 때문에 드라마가 승승장구 한 것은 아니었다.


박용하의 국내 이름값은 배용준과 같이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공고한 팬층을 가지고 철저한 마케팅과 대중성을 통해 드높여 진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의 성공이 국내에 이식 된 것에 불과하다. 즉, 방송가 관계자들이나 해외에서 생각하는 박용하의 이름값과 국내 대중이 체감하는 박용하의 이름값에는 엄청난 갭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15년이 넘는 연기 경력치고 박용하의 연기는 형편 없을 정도다. 매우 평면적이고, 매우 기본적이다. [보고 또 보고] 이 후, 한 치 앞도 나가지 못한 듯한 그의 연기력은 눈부시게 발전한 외모와 이미지와는 달리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고뇌나 배고픔이 그에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을 느끼기엔 그가 너무 '곱게' 활동하기 때문일까.


드라마 [온에어] 에서도 그랬지만 특히 영화 [작전] 에서의 박용하는 캐릭터를 흉내내며 형편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기존의 부드럽고 여성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그가 [작전] 의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해 내는 것도 무리였겠지만, 15년 연기 경력에 '겨우' 그 정도 밖에 연기하지 못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일이다.


[작전] 에서의 실망스러운 연기는 그대로 [남자 이야기] 에서 재현됐다. 강인하고 고뇌하는 캐릭터가 그에게는 버겁고 맞지 않는 옷처럼 그는 시종일관 붕붕 뜨는 연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한류스타라는 명목하에 드라마 전면에 서서 '흥행 포인트' 마냥 홍보 되었던 것과는 달리 박용하의 [남자 이야기] 는 답답하고 짜증만 날 뿐이었다.


차라리 [남자 이야기] 의 홍보 전면에 '송지나' 라는 거물급 작가를 내세우고 박용하에 대한 기대심리를 조금만 더 축소시켰더라면, 그리고 한류스타라는 허울에 휩싸여 있는 평범한 스타 박용하에 대한 과신을 조금만 더 내려 놓았다면 과연 [남자 이야기] 가 이만큼 실패했었을까.


[남자 이야기] 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꿴 드라마다. 여기에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의 함량 미달도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엔 지극히 역부족이다. 박용하가 [남자 이야기] 를 이끌어 나가기엔 이 드라마의 스케일이 그의 그릇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제 박용하도 내려 놓을 때가 되었다. 그 쓰잘데기 없는 '허울 뿐인' 한류스타라는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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