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사 월화드라마가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시작하면서 시청률 싸움 역시 치열했다. 일단 승기는 50부작의 사극, SBS <대박>이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시청률 반전의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 세 드라마 모두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각각의 드라마에 시청 포인트, 그리고 드라마의 재미를 주도한 신스틸러를 분석해 보았다.

 

 

<대박> 최민수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한 <대박>은 아직 장근석, 여진구등 주인공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임에도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백대길(장근석)이 왕의 핏줄임에도 불구하고 버려짐으로써 또다른 핏줄인 연잉군(여진구 분)과의 필연적인 싸움을 그리는 과정을 상당히 촘촘하게 그린 것이다. 일단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좋은 사극이라는 점 또한 <대박>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박> 1, 2회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내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이문식, 전광렬, 최민수, 임현식 등 연기력이라면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향연이 드라마 내내 펼쳐진다. 연기력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한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그 중에서도 숙종역을 맡은 최민수는 이 드라마의 갈등 중심에 서 있는 왕으로서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포착해냈다. 특유의 무게감과 스타일을 캐릭터에 투영시키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한 층 더 끌어 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민수는 <대박> 1, 2회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그대로 압도적인 존재감. 그의 카리스마는 방송 삼사 그 어느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그는 앞으로도 절대 권력으로서 긴장감을 책임질 가장 강력한 신 스틸러가 될 전망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

 

 

 

삼사 드라마 중 유일하게 성인 주인공이 첫 회부터 등장한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의 신스틸러는 역시 타이틀롤을 맡은 박신양이었다. 웹툰 원작의 <조들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분투하는 특이한 캐릭터의 변호사가 가장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회적인 문제를 드라마 안에 녹여내면서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포인트다. 그 안에서 박신양은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주인공 조들호를 완벽히 표현해 낸 신스틸러다. 그는 재판을 뒤집는 수완을 발휘하며 긴장감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시그널>등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조들호의 활약 여부에 따라 이 드라마가 반등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시청률은 <대박>과 비교해도 1% 내외의 차이다. 박신양의 원맨쇼가 될 것인지, 그 안에서 박신양의 캐릭터 이상의 울림이 존재할 것인지가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 정보석

 

 

 

 

삼사 드라마 중 최하위로 시작했지만 <몬스터>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자이언트> <기황후> , 히트작을 집필해 온 부부작가 장영철-정경순 콤비의 극본에 다소 뻔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복수극이라는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직 주인공인 강지환과 성유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이라는 점 또한 이 드라마의 반전 요소가 될 수 있다.

 

 

 

<몬스터> 1, 2회에서는 강지환의 아역격으로 이기광이 등장했다. 이기광은 아이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는 절대 악인인 변일재(정보석)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1, 2회에서도 주인공 강기탄이 성형수술을 하고 노숙자가 되는 과정은 모두 변일재로 인해 벌어진다. 변일재가 강력하면 강력할수록 이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이언트> 등에서 악역 연기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온 정보석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코믹부터 악역까지 모든 역할을 아우르는 정보석이라는 배우의 힘을 이 드라마에서도 다시 확인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사 드라마는 각각의 장점과 포인트가 확연하다. 여전히 시청률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시청자들의 구미를 만족시키는 작품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과연 어떤 드라마가 그 승기를 잡을까. 여전히 살벌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박신양이 출연한 드라마 [싸인]이 호평과 좋은 스토리에도 불구,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며 논란을 낳았다.


 박신양과 김아중, 두 주연배우가 불참한 탓도 있겠으나 전체적으로 드라마 스페셜 부문에서 정겨운이 남자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상도 수상하지 못해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물론 상을 꼭 수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눠먹기식 수상 결과가 남발되는 과정에서도 싸인이 이런 홀대를 받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들다. 


  MBC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로열패밀리로 호평을 들었던 염정아가 무관에 그치며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낸 것이다. 그들의 연기력으로 보나 흥행력으로 보나 무관에 그칠 성적은 아니었는데 다른 드라마에 화제성이나 시기 면에서 밀리고 만 것이다. 이는 연기대상이 곧 줏대없고 기준 없는 그렇고 그런 연말 시상식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만 것이다.


 박신양은 연기대상에 불참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같이 호흡을 맞췄던 김아중 역시 연기대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일단 이 부분에서 수상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수애가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을 두 개나 거머쥔 것을 보면 박신양이나 김아중이 굳이 수상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진정 연기력으로만 승부하는 연기대상이라면 박신양이 적어도 하나 정도는 수상을 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반면에 사회를 맡은 지성과 최강희가 출연한 보스를 지켜라는 무려 7개의 상을 가져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누가 보더라도 몰아주기식 수상이 아닐 수 없었다.


 염정아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말해서 MBC 드라마 여자 주인공 중에서 염정아를 능가하는 연기력을 보인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염정아는 로열패밀리에서 구박받고 핍박받는 며느리에서 야망과 욕망을 숨긴 철의 여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엄청난 호평을 들었다. 하지만 결국 염정아는 이런 연기력과 상관없이 잊혀진 얼굴이 되고 말았다. 화제성면에서 더 뛰어났던 다른 드라마들에 가려서 염정아는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아쉬운 점은 또 있었다. 결국 중견연기자들이 수상할 수 없는 한계를 이번 연기대상은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연기력 하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김해숙이나 김영철이 단 하나의 상도 수상하지 못하면서 연기대상 역시 연기력이 아닌, 젊은 배우 붙들어 놓기에 쓰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연기대상이라는 의미가 무얼까. 그 해를 빛냈던 작품을 치하하는 의미도 분명히 있을 것이지만 그 본질은 진정으로 연기를 제대로 해 낸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시청률도 중요하고 화제성도 중요하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 시청자들이 인정한 연기를 한 사람들을 외면한다는 것은 연기대상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연기대상 시상식은 점차 그 권위가 떨어져가고 있다. 차라리 삼사를 통합하여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선정한 연기대상 시상식을 여는 편이 훨씬 더 긴장감있고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각 방송사가 따로 진행하며 자신들의 수상 남발을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참으로 눈꼴시린 일이 아닐 수 없다.

 박신양의 불참은 어쩌면 이런 의미일지도 모른다. 박신양은 이미 SBS에서만 두번이나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모두 좋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몰고 온 작품에 출연한 탓이었다. 박신양은 그 상이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가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연기대상이 그를 버린 것이 아니라 그가 연기대상을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박신양이나 염정아가 무조건 수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상 결과가 결국은 나눠먹기식 방송사 입맛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면 굳이 연기대상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부터 제대로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연기대상 시상식이 점점 전파낭비, 시간낭비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점점 보고 싶어지지 않는 연기대상,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연기대상을 이제는 그만 만들고 좀더 다채롭고 흥미로운 시상식이 될 수 있도록 방송사가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배우 조민기가 트윗에 올린 글이 화제다.


"이상한 나라에서 탈출했다. 반성도 없고 위선만 있는 악령들로부터 탈출!"이라며 "이 세상 단 한 사람은 그것을 '완벽한 대본'이라며 녹화 당일 날 배우들에게 던져주며 그 완벽함을 배우들이 제대로 못해 준다고... 끝까지 하더이다. 봐주시느라 고생 많았다" 라는 글을 써 출연작 [욕망의 불꽃]의 정하연 작가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에 정하연 작가는 명예훼손 등의 죄목을 물어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며 "조민기가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정신병자에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덜 떨어진 아이" 라고 독설을 내뿜었다.


[욕망의 불꽃] 제작 과정에서 간간히 터져나오던 '불화설'이 곪고 곪다가 터져나온 셈이다.


이처럼 작가와 배우는 가깝우면서도 가장 먼 사이다. 일이 잘 되면 든든한 동료이지만, 조금만 틀어져도 서로에게 날을 세우는 적이 되기 때문이다.


작가와 배우. 배우와 작가. 그 치열한 '전쟁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깐깐 '김수현' vs 말괄량이 '김희선'


현역 최고의 작가와 말괄량이 신인배우가 만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아마 작가는 작가 나름대로, 신인배우는 신인배우 나름대로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날텐데 그 유명한 [목욕탕집 남자들]에서의 김수현 작가와 김희선이 그랬다. 실수로 선배 강부자의 의자에 앉았다가 강부자에게 한 소리를 듣자 "세상에 니 의자 내 의자가 어딨냐. 앉으면 내 의자지."라고 대꾸했다던 겁없는 19살 김희선은 현역 최고 작가인 김수현조차 컨트롤 하기 쉽지 않은 말괄량이였다.


[목욕탕집 남자들] 첫 대본 리딩날 김희선의 연기를 보고 "쟤가 이 드라마 출연하면 난 이 드라마 안 쓴다."며 노발대발했다던 김수현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얌전하고 참한 '수경' 캐릭터를 김희선의 성격에 맞춰 어른 무서워할 줄 모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X세대의 전형으로 바꾸는 고역을 치뤄야 했다. 그 후에도 배우통제에 엄격한 김수현과 자유분방한 김희선은 리딩 때마다 사사건건 부딪혔고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김수현은 김수현 나름대로, 김희선은 김희선 나름대로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고.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목욕탕집 남자들]이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스타작가 김수현의 체면을 세워줬을 뿐 아니라, 김희선을 당대 최고의 스타로 성장시켰다는 사실. 고생은 했지만 결과가 좋았으니 작가와 배우 모두 손해를 본 건 아닌 셈이다. 하지만 김희선을 만나 생각도 않던 고생을 한 김수현은 2000년 드라마 [불꽃]에서 작가를 연기한 이영애의 입을 빌려 그녀를 이렇게 평한다.


"아가씨, 아가씨는 김희선 안 써요? 난 김희선 이쁘고 좋던데." / "난 그렇게 세상에서 지 잘난 맛에 사는 애는 안 써요."


하여튼 대단한 작가에 대단한 배우다.


"재수없어" 김은숙 vs "내맘대로" 박신양


이와는 반대로 갓 등단한 신인 드라마작가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상황도 만만치가 않다. 2004년 최고의 화제작인 [파리의 연인]의 작가 김은숙과 배우 박신양이 그랬다.


지금은 [연인]시리즈와 [온에어][시크릿 가든] 등으로 회당 3000~4000을 받는 인기 작가지만 당시 김은숙은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을 신나게 말아 먹고 [파리의 연인] 시놉시스로 방송국을 전전하다 신우철 PD의 도움을 받아 겨우 드라마를 쓰게 된 처지였다. 이에 비해 박신양은 영화 [범죄의 재구성]으로 흥행 파워를 입증시키는 등 예나 지금이나 굳건한 톱스타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기 개성 강하기로 유명한 박신양이 새파란 신인인 김은숙의 대본을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박신양이 즉석에서 대사를 자기 입맛에 맞게 바꾸기도 하고, 마음에 안드는 장면은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바람에 김은숙은 대본을 쓸 때마다 골머리를 앓아야만 했다.


그러나 김은숙이 당하고만 있을 수 있나. 고재열의 독설닷컴에 따르면, 그녀는 매번 박신양이 나오는 장면마다 "뙤약볕 아래서" 라는 지문을 넣어 그를 골탕먹였는데 결과는 언제나 대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대본을 받아든 박신양이 지문을 지워버리거나 촬영을 거부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촬영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꿔버렸기 때문이라고. 


이 때의 악연 때문인지 세상이 다 알아주는 스타작가로 성장한 김은숙은 지금도 박신양 이야기만 나오면 "세상에서 젤 재수없는 배우" 라고 손사래를 친다고 한다. 참고로 [온에어]에서 김하늘이 연기했던 '오승아' 캐릭터의 대부분은 김은숙이 박신양에게서 영감을 얻은 거라는 재밌는 이야기도 들린다.


'멱살'로 맺은 우정


김은숙과 박신양이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인 경우라면 실제로 육탄전을 벌인 작가와 배우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로 열혈 매니아들을 양산한 드라마 [거짓말]의 노희경과 배종옥이다. 당시 노희경은 꼬장꼬장하고 자기 색깔 뚜렷한 배종옥이 어찌나 미웠던지 그녀가 나오는 장면 장면마다 어려운 대사를 집어 넣거나 표민수 PD에게 부탁해 카메라 앵글을 이상하게 잡게 하는 등의 소심한 '복수'를 감행했다고 한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하루는 윤여정, 배종옥과 우연찮게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게 된 노희경이 다짜고짜 배종옥의 멱살을 잡으며 "연기 좀 똑바로 하고 작가 말 좀 들어! 이 여자야!" 라고 고함을 쳤다고. 재밌는 것은 뜬금없이 작가에게 멱살을 잡힌 배종옥이 화를 내기는 커녕 깔깔 대고 웃으면서 "알았어요, 작가님. 연기 잘 할게요." 라고 대꾸했다는 것이다.


이 이후로 배종옥에 대한 노희경의 분노는 신기하게도 말끔히 사라졌고 지금까지 [바보 같은 사랑][꽃보다 아름다워][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그들이 사는 세상] 등에서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자랑하고 있다.그렇다면 이들과 같이 엘레베이터를 탔던 윤여정은 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노희경이가 갑자기 확 달려들어서 배종옥이 목을 조르더라구. 어찌나 무섭던지. 그래놓고 하는 말이 연기 좀 잘해라니 얼마나 기막혀. 내가 나중에 노희경이한테 한 마디 했지. 연기 못하는 애들만 데려놓고 니 드라마 시키면 연쇄 살인나겠다고. 그 이후로 난 노희경이랑 드라마 하면 걔랑 같이 엘레베이터 안 타. 하하."


작가에게 직격탄 날린 김정은의 '한마디'

노희경과 배종옥처럼 싸우고 난 뒤 오히려 좋은 관계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더 많다. [루루공주]의 김정은과 권소연-이혜선 작가의 경우가 그렇다. [루루공주]를 찍을 당시 김정은은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와 상황 전개로 도무지 연기를 할 수 없는 지경" 이라며 "시청자들에게 부끄럽다" 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루루공주]에 대한 공개 비판 뒤 김정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이기 때문에 출연한다."고 말해 김정은의 작가 비판을 둘러 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배에 탄 식구를 매몰차게 비판할 수 있느냐는 반대의견부터 드라마가 산으로 가니 주인공으로서 할 말을 한 것 뿐 이라는 찬성의견까지 여러 의견이 쏟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찌되었건 이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로 시작해 한 자릿수로 끝난 '유례없이' 망한 드라마가 됐고, 김정은에게는 지우고 싶은 드라마 그래피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내 캐릭터 돌려놔!" 고현정 vs 유동윤


김정은과는 결과가 다르긴 하지만 [대물]의 고현정과 유동윤 작가 역시 드라마 제작과정 내내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중간에 교체 투입된 유동윤 작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고현정은 '서혜림' 캐릭터가 초반 설정과 다르게 흘러가자 시정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 제작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비록 [대물]은 20% 후반대의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그 과정에서 일어난 파열음은 고현정과 유동윤 작가 모두에게 대단한 스트레스였다.


그래서였을까. 그 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은 유동윤 작가에게 이러한 말을 남긴다.


"작가님, 진짜 당신이 미워서 욕을 했겠습니까? 처음에 드라마 반응이 좋았는데, 갈수록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해서 그랬습니다. 아시죠?" 과연 대통령다운 쿨한 사과다.
 


작가와 배우의 사이가 언제나 좋을 수는 없다. '드라마'라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다보면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밖엔 없고, 때때로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의견 충돌이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어야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과정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조민기와 정하연 작가의 반목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


[욕망의 불꽃]이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마당에 이런 식의 소모적인 논쟁은 오히려 드라마를 즐겁게 시청한 시청자들에 대한 모독이고 결례다. 모쪼록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 되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방향에서 수습되길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국민 남동생' 유승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워낙 잘 자란데다가 [선덕여왕] 으로 본격적인 성인 연기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것으로 보인다.


아역배우가 이렇게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천천히 성인 연기자로 안착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유승호의 행보는 다소 불안스럽다. 정확히 말하자면, 거품이 너무 끼어있다.




남발 되는 유승호의 '이미지'


유승호는 드라마 [가시고기] 로 데뷔하고 영화 [집으로] 로 주목을 받은 뒤, 거의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지속해 왔다. 영화만 해도 [집으로][돈텔파파][서울이 보이냐][마음이..]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드라마도 [부모님 전상서][왕과 나][태왕사신기] 와 같은 정통 드라마부터 [마법전사 미르가온] 같은 어린이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즉, 2000년 데뷔 이래 9년 동안 쉴틈없이 작품 활동을 지속했다는 소리다.


이 일련의 과정 속에서 대중은 '아역배우' 유승호가 성장하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봤다. 그리고 어느 순간, 어린티를 벗어던지고 점점 멋있는 남자로 성장하는 그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왕과 나] 와 [태왕사신기] 에서 훌쩍 자란 유승호의 매력을 발견한 사람들은 그에게 '국민 남동생' 이라는 칭호까지 붙여가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웬만한 성인 배우 못지 않게 '잘생긴' 유승호에게 사람들이 호감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국민 남동생이라는 별칭이 붙고, 잘생긴 외모가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유승호가 스타성과 이미지를 팔기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태왕사신기] 이 후에 유승호가 내놓은 드라마나 영화는 전무했다. 배우로서 완성시킨 실질적인 결과물이 없는 상태에서 인기가 천정부지로 솟아 올랐다는 것은 사람들이 유승호의 연기나 작품에 열광했다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멋있게 자라는' 유승호 그 자체에게 열광했음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이름값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는거다.


내실이 쌓여있지 않은 스타의 인기는 조금만 삐끗해도 꺼져버리는 거품과 같다. 이는 특히 유승호 같이 어린 배우에게는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요즘 들어 물밀 듯이 쏟아져 나오는 유승호에 대한 가십성 기사는 이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유승호, 티아라와 키스씬" "유승호, 영화에서 키스씬" "유승호, 키스가 아니라 입을 오물거린 뽀뽀" " 국민남동생 유승호, 턱선이 죽여주네~" 와 같은 보기에도 민망하고 자극적인 기사가 우후죽순 나오는 건 결국 지금 대중문화가 그에게 갈구하는 것이 그의 외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유승호는 최근 1~2년간 '국민 남동생' 이라는 타이틀 아래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 생중계 하듯 인터넷과 TV에 노출시키며 끊임없이 이미지를 팔고 있다. 여기에 더해 뮤직비디오와 영화 속에서 연달아 등장하는 키스씬 역시 대중의 가십거리로 도마 위에 오르며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뮤직비디오든, 영화든 상관 없이 유승호가 보여준 것은 '소년이 어떻게 남자로 성장하는가' 에 대한 아주 단순하고 단편적인 부분이었다. 이는 마치 [트루먼 쇼] 의 트루먼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연기나 작품보다 지금 유승호에게 중요한 것이 어떻게 '자라는 것' 에 대한 부분이라면 이는 자신의 사생활을 판 것과 진배없기 때문이다.




유승호, 거품을 빼고 문근영을 본받아라


최근 유승호는 영화 [4교시 추리영역] 으로 공식적인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4교시 추리영역] 은 [마음이...] 이 후로 유승호가 원톱으로 주연한 영화로 배우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연기력과 재능, 카리스마를 가늠해 볼 만한 중요한 작품이다. 지금껏 '국민 남동생' 유승호를 사랑했던 사람들이라고 해도 자기 돈을 내고 보는 영화에서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관객의 시선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만약 유승호가 2년 전 연기력과 거의 변함이 없었다거나, 조금이라도 어색한 모습을 보인다면 관객들은 언제든지 비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4교시 추리영역] 이 유승호 평가의 시발점이라면 드라마 [선덕여왕] 은 유승호 최초의 성인 연기라는 점에서 더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덕만, 유신만큼 중요한 역할인 김춘추 역에 캐스팅 되어 일찍부터 김남길과 함께 '비밀병기' 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인다면 시청자들 뿐 아니라 유승호 찬양에 눈에 불을 켜던 언론까지도 한 순간에 '유승호 열혈안티' 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는 연기와 작품에 매진해야 하고, 이미지나 사생활을 팔기 보다는 내실을 쌓아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과거 유승호와 마찬가지로 '국민 여동생' 의 칭호를 받으며 이미지를 팔았던 문근영은 2008년 드라마 [바람의 화원] 을 통해 연기자로서 자신의 가능성과 비전을 새롭게 제시하며 아역배우가 성장하는 '좋은 선례' 를 만들어 놨다. 소설 속 신윤복이 튀어나온 듯 자신의 이미지에 딱 맞는 캐릭터를 연기한 그녀는 '아역 탤런트' 라는 지긋지긋한 꼬리표를 떼어버리고 남자와 여자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박신양이라는 걸출한 배우의 협력 속에서 문근영은 드라마 속 가장 아름다운 '배우' 로 재탄생 됐다. 배우 문근영의 위치가 재정립 되는 순간이었다. [바람의 화원] 이 시작할 때부터 문근영은 그녀에 대한 오해와 의혹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편견과 처절하게 싸워야 했고, 그 싸움의 현장 속에서 배우로서의 아름다움을 쟁취해야만 했다.


허나 그녀는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질지를 고민하기 이전에 자신을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더욱 골몰했다. 연기에 골몰하는 과정 속에서 문근영은 청춘 스타가 누려야 하는 폭발적인 인기 대신에 배우로 성장하는 길목에 들어섰다. 그녀는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커버했고 종국에는 약점조차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대중과 소통했다. 그 소통의 과정은 배우 문근영이 '배우' 으로 성장하는 '성장기' 의 역사로 기록된다.


비록 [바람의 화원] 은 화제작이었던 [베토벤 바이러스] 에 비해 시청률과 인지도 면에서 뒤떨어지는 결과를 보였지만 문근영의 고군분투는 그 자체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역사 왜곡 논란,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투혼을 불태웠던 그녀는 국민 여동생도, 어린 신부도 아닌 그저 신윤복일 뿐이었다. 문근영의, 문근영에 의한, 문근영을 통해 만들어진 사람 '신윤복' 말이다.


유승호 역시 문근영을 본받아 그녀와 같은 길을 걸어야 한다. 문근영이 [가을동화] 이 후에 끊임없이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팔다가 작년에야 겨우 [바람의 화원] 으로 성장한 것과 비교한다면 지금 유승호의 상황은 그나마 더 나은 편이다. 그가 김춘추 역할을 유려하게 소화해 내고 문근영과 같이 유승호의, 유승호에 의한 '김춘추' 를 창조해 낼 수만 있다면 그는 이미지를 파는 어설픈 스타가 아니라 진정 한 계단 한 계단을 성실히 올라가는 배우의 위치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17살 밖에 되지 않은 유승호라는 배우가 자신의 이미지를 팔고, 사생활을 팔고, 외모를 팔면서 그저 그런 배우로 정체하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지금 유승호가 대중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은 '외적인 성장' 이 아니라 '내적인 성장' 이다. 좋은 작품에서 좋은 캐릭터를 만나 좋은 연기를 펼치고, 스타성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연기력으로 승부를 보는 '진짜 성장' 말이다.




17살 '국민남동생' 이 살아가는 법


환경은 만들어졌고 조건은 주어졌다. 이제 남은 건 유승호가 얼마만큼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느냐에 달려있다. 최근 1~2년간 그의 대중노출이 철저히 '스타성' 의 거품을 키우는 쪽이었다면 이제 성인이 되기까지 3년여의 시간은 지금껏 쌓아놓은 거품을 서서히 빼며 거품 대신 내실을 채워나가는 시간으로 가져야 한다. 부디 유승호가 그저 그런 스타로 남는 것이 아니라 스타성과 연기력을 기반으로 하는 뛰어난 연기자로 살아가길 바란다.


17살, 아직 어린 유승호는 '갈 길' 이 멀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누구도 [SBS 연기대상] 의 '대상' 을 생각지 못했다.


지난 11월 포스팅 했던 [연기대상, 이 사람들이 받아야!] 에서 누구는 이준기라고 했고, 누구는 김하늘이라고 했다.


그러나 결국 대상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 바로 배우 '문근영'에게 돌아갔다.


2000년 [가을동화] 로 TV 브라운관에 혜성같이 등장한지 8년만에 23살의 이 젊은 여배우는 '연기대상' 의 대상 수상자로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됐다.


[▲10월 12일 포스팅 했던 [2008년 드라마 속 최고의 캐릭터, BEST 10 !] 중에서] 


문근영이 아역 연기자에서 성인 연기자로 본격적인 변신을 꾀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여전히 '국민 여동생' 이미지에 갇혀있는 문근영이 성인 연기자로서 대성하리라고 예측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이었다. 국민 여동생 이미지를 완전히 활용했던 [어린신부] 와 달리 성인 연기자로서 변신을 꾀한 [사랑따윈 필요없어] 의 처참한 흥행실패는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 하는 듯 했다.


여기에 때 아닌 대학 입학 파문도 그녀에게는 커다란 악재였다.


티 없이 맑고 깨끗했던 그녀의 이미지가 '대학 수시 입학' 이라는 악재 속에 크게 추락했다. 때 아닌 악플과 안티와의 전쟁에 시달려야 했던 문근영은 특유의 성실성으로 대학을 허투루 다닌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추락한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기자로서, 스타로서 문근영이 대중에게 제시해야 하는 비전은 마치 '암흑' 과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2008년 드라마 [바람의 화원] 을 통해 연기자로서 자신의 가능성과 비전을 새롭게 제시했다.


소설 속 신윤복이 튀어나온 듯 자신의 이미지에 딱 맞는 캐릭터를 연기한 그녀는 '아역 탤런트' 라는 지긋지긋한 꼬리표를 떼어버리고 남자와 여자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박신양이라는 걸출한 배우의 협력 속에서 문근영은 드라마 속 가장 아름다운 '배우' 로 재탄생 됐다. 배우 문근영의 위치가 재정립 되는 순간이었다.


[바람의 화원] 이 시작할 때부터 문근영은 그녀에 대한 오해와 의혹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편견과 처절하게 싸워야 했고, 그 싸움의 현장 속에서 배우로서의 아름다움을 쟁취해야만 했다.


허나 그녀는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질지를 고민하기 이전에 자신을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더욱 골몰했다. 연기에 골몰하는 과정 속에서 문근영은 청춘 스타가 누려야 하는 폭발적인 인기 대신에 배우로 성장하는 길목에 들어섰다. 그녀는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커버했고 종국에는 약점조차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대중과 소통했다. 그 소통의 과정은 배우 문근영이 '배우' 으로 성장하는 '성장기' 의 역사로 기록된다.


비록 [바람의 화원] 은 화제작이었던 [베토벤 바이러스] 에 비해 시청률과 인지도 면에서 뒤떨어지는 결과를 보였지만 문근영의 고군분투는 그 자체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역사 왜곡 논란,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투혼을 불태웠던 그녀는 국민 여동생도, 어린 신부도 아닌 그저 '신윤복' 일 뿐이었다. 문근영의, 문근영에 의한, 문근영을 통해 만들어진 사람 '신윤복' 말이다.


이처럼 그녀는 대부분의 젊은 연기자들과 달리 연기를 할 때 요행수를 부리지 않는다. 또한 반짝 스타가 아니라 스타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움직인다. 수 많은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으로 대중을 감동케 했던 그녀는 그래서 멋진 배우, 멋진 사람이다.


진정으로 연기하고 진심으로 부딪히는 배우, 문근영. 그것이 때때로 서툴고, 때때로 어색해 보여도 진정성과 신뢰를 담은 맑은 눈망울이 있기에 대중을 감동시킬 수 있는 배우, 문근영. 연기자가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인간에 대한 애정, 그리고 감정에 대한 공감이라는 것을 사료해 볼 때 인간을 인간답게 대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내 뱉어내는 그녀의 존재 자체야말로 진정한 연기대상감이 아니었을까.


23살의 이 어린 여배우에게, 그러나 겸손과 배려의 미덕을 갖추고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우뚝 자리한 이 최고의 여배우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바람의 화원은 문근영이 남장을 한다는 소식으로 방영전 부터 화제가 된 드라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문근영이 남장을 했다는 사실 정도는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수목드라마 중에 꼴찌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감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 놓자면 잘만 하면 이드라마는 국민드라마 대장금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 드라마를 보면, 대장금같은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떠오른다. 나쁜의미가 아닌, 좋은 의미로.

 힘없는 능력자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동한다

 2003년 대장금이 처음 방송되었을 때, 이영애가 연기한 서장금이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던 이유는 그녀가 특출나게 똑똑하면서도 불쌍하고 위기가 닥칠때도 언제나 헤쳐나가는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정의감 불타오르던 서장금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며 50%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계기가 되어준 것이었다.

 이번에 문근영이 연기한 '신윤복'이라는 캐릭터 역시 장금에 못지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귀엽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따듯한 마음씨를 지녔고 언제나 순수하고 맑아서 그 이유로 미움을 사기도 한다.

 문근영은 신윤복 캐릭터를 누구보다도 잘 잡은 일등공신이다. 그녀가 연기하는 '그'는 진정 여자의 향기를 머금고 있기 보다 귀여운 남동생 같은 캐릭터로 충분히 거듭났다. 

 문근영의 연기만이 아니라 이 드라마가 가진 장점은 아주 다채롭다.

 일단 문근영이 천재라는 설정하에 적을 많이 만들고 그 재능으로 인해 위기도 닥친다. 그리고 그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이 아주 흥미롭게 펼쳐진다. 천재이기에 눈에 띄는 행동을 많이하여 미움을 사지만 그 재능으로 인해 또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이미 신윤복이 적어도 마지막회까지는 살아남을 수 있음을 알지만 그래도 그의 재능을 지켜보는 것은 즐겁기만 하다. 

대장금에서 그 과정을 더 흥미롭게 만들기위해 음식이나 의술이 존재했다면 이 작품속에서는 그림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그림은 영상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어져 눈을 즐겁게 한다.

 어떤 드라마에서 우리 그림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가? 오히려 우리 그림은 심심하고 지루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까지 이 작품에 나오는 그림들을 보면서 감탄하게 만드는 것은, 이 작품이 단지 훌륭한 우리 그림을 소개하고 있는 것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안에 그 그림들을 적절히 녹여내어 뛰어난 영상미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신윤복은 화원시험을 치른다. 그 시험 때문에 다시 궁지에 몰리게 되지만은 그렇다고 해서 이 드라마는 절망적이지 않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맑고 순수한 영혼이 있기에 그가 다시 일어나 붓을 놀리게 되는 것을 지켜볼 기대감 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는 방송 삼사를 통틀어 시청률에서는 최 하위를 달리고 있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바람의 화원 못지 않은 매력과 신선한 코드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인듯 하고 [베토벤 바이러스]가 시기상으로도 먼저 방송 되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물론 [베토벤 바이러스]도 놓치기 힘든 작품이지만, [바람의 화원]도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나는 수요일마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대체 어느 채널로 돌아가서 본방사수를 할 것인가 하는 즐겁지만 참으로 힘든 고민이다.

 그래서, 비록 시청률이 끝날 때까지 꼴지이더라도 나는 결코 [바람의 화원]을 실패작이라 부르지 않을 것이다. 

 문근영이라는 연기자를 발견했다는 놀라움과 내 눈을 즐겁게해준 그 그림들, 그리고 박진감 넘치지만 거칠지 않은 그 오묘한 매력의 스토리는 이미 이 작품을 '성공작'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다.

 앞으로 지금까지 처럼 이 드라마가 분발해 준다면, 나는 결국 [바람의 화원]의 큰 지지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