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예대상 수상자들은 유독 ‘의외의’ 인물이 많았다. 그런 탓일까. 대상을 탄 이후 오히려 활동이 뜸해진 대상 수상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곳이 바로 KBS다. 물론 다수의 수상자들은 수상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저주라는 단어와 상관없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대상의 저주는 바로 이 의외의 수상자들에게서 유독 많이 발견된 것도 사실이다.

 

 

 


2003년 박준형은 <개그 콘서트>에서의 활약으로 대상을 수상했지만 이후 mbc로 옮기며 점점 인지도가 떨어지고야말았다. 맡은 프로그램은 폐지가 되었으며 게스트로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딱히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그는 어느새 방송이 하나 둘씩 줄어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2004년 대상을 수상한 이혁재는 대상 수상 후, 여러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던 중, ‘룸살롱 폭행 사건’에 연루되어 이미지가 추락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반감 때문에 자숙을 해야 했고 이후 복귀했지만 시선은 싸늘했다. 여전히 이혁재는 예능인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없다.

 

 


 

2006년 김제동 역시 대상 수상 후 하락세를 탄 예능인이다.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며 단숨에 대세로 떠올랐지만 이후 그의 예능감이 트렌드에 맞지 않았던 탓인지 그는 예능의 변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후 ‘토크 콘서트’등으로 다시 성공을 거두고, 그 형식을 활용한 방송에 출연중이지만 여전히 그는 예전의 대세였던 시절처럼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지는 못하다.

 

 


 

2007년 탁재훈은 <상상플러스>에서 보여준 예능감으로 대상을 수상했지만 그 후 그 대상 수상자의 위용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출연한 프로그램마다 폐지 수순을 밟으며 하락세를 걸었다. 예능계를 떠나 야심차게 도전한 영화 출연 역시 실패하며 그의 행보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그런 분위기가 지속될 때 즈음 종국에는 이혼과 도박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예능계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인물이 되고 말았다.

 

 


 

2013년 김준호 역시 대상 수상후, ‘코코엔터테인먼트 파산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부침을 겪었다. 이후 <1박 2일>이 성공을 하며 그의 행보에 파란신호등이 켜지는 듯 했으나 문제는 그에게 대상을 안겨주었던 <개그 콘서트>가 혹평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관심선상에서 물러난 것이었다. <개그 콘서트>를 지키고 있던 터주대감인 김준호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못함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그는 스스로 2015년 연예대상에서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올해는 방송을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밝히며 그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5년 연예대상으로 이휘재가 호명되었다. 이휘재의 수상은 다소 의외다. 그의 수상을 가능케 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그보다는 추사랑이나 삼둥이의 공이 훨씬 큰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유독 그의 수상에는 논란의 목소리가 많다. 그런 분위기를 그도 알고 있는지 "댓글을 보지 않겠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상이 돌아간 것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인기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둥이 가족이 하차를 선언한 와중에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사실상 돌파구가 없다. 새로운 캐릭터가 삼둥이만큼의 화제성을 가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그들이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캐릭터들이 삼둥이만큼의 호응을 얻는 캐릭터이기를 바랄 수밖에는 없다.

 

 

 


 

그런 돌파구를 이휘재라는 의외의 수상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는 명확하다. 대상이라는 방식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힘을 실어주고, 그 인기를 지속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과연 그런 방식으로 주목도가 높아지느냐 하는 것이다. 예능은 뭐니뭐니해도 재미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특별한 연출이나 구성보다는 캐릭터의 힘에 기대 성공을 거머쥐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 그런 상황에서 삼둥이라는 캐릭터가 하차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재미 역시 예전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재미가 없는 예능은 폐지수순으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과연 이휘재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을만큼 프로그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예능인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결국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가 지속되지 않으면, 이휘재 역시 대상의 수상이 무색할 만큼 초라한 결말을 맞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의외의 수상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특히나 올해는 KBS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준 예능인도 없었다. 그러나 그 수상이 과연 족쇄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단순히 대상을 수상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이후 그 대상의 무게를 어떻게 짊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이휘재의 앞으로의 행보가 과연 대상의 무게에 걸 맞는 길로 이어질 것인가. 문제는 삼둥이가 하차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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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언 김지혜는 지금 박준형의 부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개그 콘서트에서 '훈녀'중 한 명으로 사랑받았던 김지혜는 어느새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는 주부로서의 역할이 더 커지고야 말았다.


 그러나 김지혜는 주부로서의 이미지마저 획득하는데 실패하고야 말았다. 대중들에게 '결코 결혼해서는 안되는 유형'으로 낙인 찍히고야 만 것이다. 얼마 전 김지혜는 결혼 하고도 클럽에 놀러갔다가 예전처럼 재밌게 놀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울었다는 발언을 하였다. 대중들은 그 발언에 주부로서의 자각이 전혀 없다며 지탄을 보냈다.


 김지혜는 지금 엄청난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김지혜 때문에 박준형이 불쌍하다는 의견마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박준형에게도 김지혜는 결코 플러스적인 요소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김지혜의 이런 이미지는 어쩌다 생겨나게 되었을까.



 부부가 고민을 토로할 때 지탄의 대상이 되는 쪽은 여자 쪽 보다는 남자쪽이 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 아직도 '남자니까' 하고 용납받는 부분이 있는 가부장적 잔제가 남아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결혼 후 가사일과 육아, 그리고 부인에게 신경쓰지 않는 유형의 남자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가부장적이고 이기적인 남편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사치가 심하고 이기적인 아내가 있다면 그것 역시 결코 환영받을 일이라고는 할 수가 없다. 김지혜가 바로 그런 경우다. 


 물론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은 본인들만 정확하게 아는 개인사다. 하지만 방송에서 그들의 개인사를 토로했을 때는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는가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김지혜처럼 자신이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경우는 예능인의 이미지에 있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김지혜의 이미지는 낭비벽과 명품사랑으로 점철되어 가고 있다. 방송에서 박준형은 '택배송'까지 만들어 아내의 그런 이미지를 더욱 부채질했다.  하지만 김지혜는 답가를 부르며 "그것이 당신 팔지다. 소처럼 일하는 게"라며 박준형이 자신을 위해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예능에서 과장된 부분이 있었겠지만 김지혜가 그동안 쌓아올린 이미지가 있는 와중에 이런 개그를 펼친다는 것은 제살 깎아먹기에 지나지 않았다.


 김지혜는 놀러와에서 "내가 잘못한 걸 알아도 절대 먼저 사과를 아한다. 먼저 미안하다고 할 때까지 베란다에 틀어 박혀서 소리쳐 운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면서 성격마저 결코 편하고 따사롭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야 말았다. 서로 이해와 화해가 중심이 되어야 할 부부관계에서 자신의 의견만 맞다고 한 쪽이 고집 피우는 행동은 부부관계를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다. 김지혜의 이미지는 현명하고 싹싹한 아내가 아니라 결국 낭비벽과 사치, 게다가 이기적인 성격까지 결합되어 버린 그런 여성상으로 낙인찍히게 된 것이다. 

 


  여기다 정점을 찍은 것은 바로 김지혜의 성형수술이었다. 김지혜는 성형수술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 높고 부작용이 심각하기로 유명한 양악수술을 택했다. 양악수술이란 중간의 뼈를 깎아 다시 붙이는 수술로 본래 교합이 안맞아 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환자가 아니면 권하지 않는 수술이었다. 조금의 불편함이나 미용적인 목적으로 함부로 행해야 할 수술이 아니란 얘기다.


 게다가 이 수술을 받으면 몇 달동안이나 붕대를 감고 처참한 몰골로 침대에 누워있어야 한다. 아이도 있는 김지혜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해서 그런 불편마저 감수했다는 사실은 그녀의 이미지를 더욱 하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박준형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이미지가 아니다. 처음에 박준형에게는 동정여론이 쏟아졌다. '저런 부인을 데리고 사는 것이 불쌍하다'라는 것이 그 주된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둘다 똑같으니 저렇게 산다'라는 의견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치하고 성형하는 부인이나 그런 부인을 데리고 사는 남편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사실상 김지혜나 박준형이 개그계에서 특정한 이미지와 뛰어난 개그감을 선보인 적이 없었다. 박준형은 갈갈이 패밀리로 무를 갈았던 전력이 있지만 사실 그것 외에는 히트작이 딱히 없었고 그다지 재밌는예능감을 뽐낸 적도 없다.  김지혜는 더 하다. 달려라 하늬를 패러디 해 자신의 가슴을 소재로 개그를 했었지만 그것 이외의 다른 그 어떤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지금 그들은 그러나, 방송에서 김지혜 박준형의 서로의 모습을 개그 소재 삼아 놀리면서, 그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것이 그들에게 과연 플러스적인 요인일 것인가. 최악의 결혼상대자라는 낙인이 찍힌 모습으로 더욱 큰 인기를 얻겠다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아무리 예능인이라도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할 줄은 알아야 한다. 대중들에게 다가오는 그들의 모습이 사치와 성형수술, 클럽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채워지고 있다면 결국 그들이 TV에 나오는 것 조차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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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가 불안하다.


흔들리고 있다. 추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 큰 문제다.


2010년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이 2011년 급격히 꺾여버리고 있다.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러다가 자칫하면 그 유명한 KBS 연예대상의 '저주'의 희생양 중 한 명이 될 듯 위험해 보인다.


작년 2010년은 이경규에게는 기회의 해이자 부활의 해였다. 근래 부진했던 성적을 훌훌 털어버리고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다. 연예계에서 찬사가 쏟아졌고, 대중들에게도 박수 갈채를 받았다. 정상을 지키는 것도 어려운데 정상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정상을 재탈환했다. 박수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명불허전, 백전노장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이경규의 재등장은 견고하던 유-강 라인에 타격을 줬다. 몇 년간 유강이 독식하던 연예대상 중 하나가 이경규 차지가 됐다. 미세하지만 유강의 시대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유-강 시대는 여전히 유지됐지만, 이경규의 등장은 유-강 역시 영원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됐다. 양강 구도에서 삼파전으로 바뀌었고 방송 3사 예능이 치열하게 자존심을 벌였다. 예능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이경규의 이러한 '화려한 부활'에 가장 큰 공헌을 한 프로그램은 누가 뭐래도 [남자의 자격]이다.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가 [일밤]에서 불명예 퇴진한 뒤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간 프로그램이었다. [1박 2일]의 서브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성공 가능성도 희박했다. 김국진, 김태원, 김성민 등 멤버들의 면면이 경쟁사와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경쟁작은 당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패밀리가 떴다]였으니 희망이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1년 사이에 상황이 급변했다. "이 프로그램은 반드시 성공한다" 는 이경규의 호언장담처럼 [남자의 자격]이 극적인 성공을 거뒀다. 지리산 종주, 마라톤 등으로 서서히 시청자 층을 공략하더니 급기야 '하모니 편'으로 대박신화를 일궈냈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 편은 대한민국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한 레전드급 에피소드로 기록됐다. 시청률도 30%에 육박했으니, 국민 예능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하모니 편'의 성공은 그대로 이경규의 공으로 돌아갔다. 누가뭐래도 [남자의 자격]의 수장은 이경규였다. 이경규는 타고난 완급조절과 성실한 미션 수행 자세를 보이며 [남자의 자격]을 [1박 2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히트 프로그램으로 성장시켰다. 시청률이 낮을 때나, 높을 때나 흔들리지 않고 멤버와 제작진을 다독이며 진일보 한 그에게 KBS는 '연예대상'으로 보답했다. 2년 연속으로 이어지던 '강호동 독주'가 스승 이경규로 하여금 무너졌다. 이경규로서는 통산 7번째 연예대상, KBS에서는 첫 번째 연예대상의 쾌거였다.


그런데 2011년 들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남자의 자격]의 하락세가 눈에 띄게 뚜렷해 지고 있다. 그건 객관적인 시청률 표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잘하면 20% 초반, 못해도 10% 중반은 나왔던 시청률이 10% 초반대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근접해지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 '하모니 편'으로 시청률 30% 신화를 일궈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지경이다.


문제는 이 시청률 하락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유재석의 [런닝맨]의 추격도 따돌렸던 [남자의 자격]이 7인의 가수를 앞세운 [일밤] '나는 가수다'에 단단히 발목을 잡혔다.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으며 시작했던 [나는 가수다]는 7인의 실력파 가수들의 뛰어난 무대로 온-오프라인의 열광적인 반응을 독차지하며 단박에 동시간대 최고 이슈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초반 이슈 선점에서 [남자의 자격]이 [나는 가수다]에 완패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온-오프라인의 열광적인 반응들은 그대로 시청률에 직결됐다. [나는 가수다]는 방송 2주만에 18%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동시간대 1위 코너로 자리매김했다. 2년 넘게 죽을 둥 살 둥 열심히 해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남자의 자격]에게는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남자의 자격] 신우철 PD가 "내 새끼,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와 같은 센 발언을 한 것도 바로 이 때쯤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간다면 이경규로서는 상당히 불안하다. 연예대상을 받았으면 그만큼 값어치를 해서 자신의 이름값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자의 자격]의 안정적인 푸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실패하면 모처럼 상승세를 탄 분위기가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갈 수 있다. 30년 동안 연예계 바닥에서 구른 이경규가 그 정도 이치를 모르지는 않을터다.


문제는 회생 가능성이 뚜렷하게 보이질 않는다는데 있다. 지금은 [남자의 자격]이 어떠한 미션을 내 놓아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기 힘든 구도다. [나는 가수다]가 모든 이슈를 선점해 버렸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관심이 [나는 가수다]에 쏠리면서 이번에 야심차게 내밀었던 '라면의 달인' 에피소드도 중박 정도에 그쳐 버렸다. 이 정도면 무안한 수준이다.


은연중 'KBS 연예대상의 저주'가 떠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KBS 연예대상의 저주는 방송가에서도 유명하다. KBS 연예대상을 받으면 극심한 슬럼프가 뒤따라 온다는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자주 언급됐다. 신동엽, 탁재훈, 박준형, 김제동, 이혁재 등이 저주의 희생양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KBS 연예대상의 저주를 피한 사람은 단 두명, 유재석과 강호동 뿐이다. 유강의 시대는 저주도 무색할 만큼 견고하고 단단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KBS 연예대상의 저주가 이경규만큼은 비켜가지 않는 듯 보인다. 사태를 차근차근 풀어나가기엔 경쟁작이 너무 '셌다'. 그것도 20년 절친인 김영희 PD가 내놓은 작품이니 더더욱 뼈아프다. "위기를 겪고 나니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던 이경규도 다소 당황한 눈치다. 그러나 반전카드는 언제든지 있는 법이다. 이경규와 [남자의 자격]이 내놓을 반전카드가 성공만 한다면 저주의 희생양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우선 양준혁 투입이 이경규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 김성민의 탈퇴 이 후, 동력을 잃어버린 듯한 상황에서 양준혁이라는 새로운 얼굴의 등장은 분위기를 일거에 쇄신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다. 이경규가 적극적으로 양준혁의 캐릭터를 만들어 간다면 리더쉽을 회복함은 물론이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과거 운동선수 강호동을 키운 그다. 양준혁도 이경규가 '만들기' 나름이다.


여기에 [나는 가수다]에 빼앗긴 '이슈 메이커' 자리를 되찾기 위해 강한 미션도 동시에 내놨다. 작년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은 마라톤 미션이 다시 한 번 등장한다. 하반기에는 박칼린을 내세운 합창단 시즌 2가 기획중이다. 특히 합창단 시즌2가 시작되면 대중의 시선이 어떻게 움직일지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내재되어 있는 폭발력이 상당하단 이야기다.


양준혁과 대박 미션이라는 두 가지 반전카드를 양 손에 쥐고 있는 이경규로서는 이 카드들 중 하나라도 성공시켜야 한다. 두 개 모두 성공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하나만 성공해도 체면치레는 할 수 있다. 문제는 두 개 모두 실패하는 최악의 사태다. 양준혁 투입이 예상외로 '부정교합'을 일으키고, 미션들이 별다른 주목을 못 받을 시에 [남자의 자격]은 출범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이건 [남격]의 수장인 이경규에겐 반드시 막아야 하는 시나리오다.


다행인 것은 최근 [나는 가수다]가 재도전 논란에 휩싸여 한 달간 방송유예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나는 가수다]의 예상치 못한 일격에 휘청거렸던 [남자의 자격]에게 어느 정도 팀을 재정비 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게다가 이 시기에 양준혁이 투입된다. '마라톤 미션 카드'도 사용된다. [나는 가수다]의 부재를 틈타 두 개의 반전카드를 모두 극대화 시킬 절호의 찬스다. 이경규에게는 예상 외의 호재다.


이경규가 KBS 연예대상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이 시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어영부영 있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걸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요일 황금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진다는 건 MC 생명을 걸고 '반드시' 막아야 하는 문제다. 20년을 몸 담은 [일밤]에서 시청률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버려진 그다. 뒷맛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4월 한달동안, 이경규는 이경규 나름대로 MBC는 MBC 나름대로 팀을 재정비 할 시간을 갖는다. 주목되는 건 팀 재정비를 마친 5월이다. [남자의 자격]은 그 때쯤이면 양준혁 투입 효과를 어느 정도 본 상태일테고, [나는 가수다]는 포맷과 멤버 변경을 통해 새로운 기획 프로그램으로 거듭나 있을 때다. 한 마디로 동시간대 1위를 놓고 피말리는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 지면, 끝이다.


이경규는 [남자의 자격]을 두고 "내 생애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 이라고 호평했다. 그 애착만큼이나 [남자의 자격]이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그는 [남자의 자격]과 함께 위기를 돌파하며 KBS 연예대상의 저주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까. 명불허전, 백전노장, 예능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이경규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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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에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두 개그맨이 타사 경쟁 프로그램으로 이동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동안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다지고 성공하기 까지 했던 이들이 타사방송국으로 이동한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불러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아쉽게도 그 걱정들은 이들에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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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이전에도 타사 방송국으로 과감하게 이동한 개그맨이 있었다. 내부사정이야 있었겠지만 심현섭의 개콘에서 웃찾사로서의 이동은 그야말로 시청자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개콘의 초창기 멤버로서 가장 많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던 개그맨이었던 동시에 백재현과 더불어 상징적인 개콘의 이미지를 담당했던 그가 경쟁사로 넘어간다는 것, 그리고 그 경쟁사에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마치 개콘의 복사판 같은 비슷한 설정으로 출발한다는 것은 상당히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결과는 나빴다. 웃찾사의 심현섭은  개콘의 심현섭의 반의 반도 따라가지 못했다. 개콘에서 이미 수없이 선보였던 개인기 퍼레이드와 기존의 멤버들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융화되지 못한 이질감은 그가 웃찾사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결국 떠나게 하는 가장큰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심현섭은 이미 개콘에서조차 그 빛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개콘의 중심축이었지만 이미 그의 개그는 한계에 달해 있었다. 사바나의 아침의 밤바야를 들어도 더이상 아무 감흥도 없을때 쯤에야 끝났고 그가 내는 맹구흉내는 이미 첫 한달을 제외하고는 더이상 새로운 아이템도, 새로운 이야기도 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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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웃찾사로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이미 본가격인 개콘에서조차 그는 하락세였고  단지 그의 지명도나 그간의 공헌이 인정되었기 때문에 남아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그의 개그는 더이상 재미가 없었다.  그의 성대모사에선 이미 그 인물들이 아니라 "심현섭"이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타개책이 될만한 아이디어 없이 그냥 그의 개인기로 연명하는 상황은 "개콘"이니까 통했던 것이다.

 개콘이니까 그에게는 항상 개콘을 이끌고 나온 개그맨이라는 기대감을 걸 수 있었고 그 기대감에 그의 재미없는 개인기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웃찾사에서라면 상황은 달랐다. 웃찾사에서 그는 철저히 이방인이었고 관객들은 그에게 거는 기대를 여전히 끌고 갈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다시 그의 개인기들을 펼쳐내었고 아이디어없는 개그는 그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 개콘은 어떠했나? 개콘은 그의 부재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을까? 아니었다. 개콘은 살아남았다. 개콘은 이미 그가 없어도 재미있는 방송이었다. 개그 3사 프로그램을 통틀어서 그래도 웃음포인트를 가장 많이 줄 수 있는 것은 개콘이었고 시청자들이 가장 애정을 가지는 개그 프로그램 역시 개콘이었다. 오히려 새로운 신인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상승시켰고 심현섭이 장악하다시피 했던 분위기도 철저히 환기되었다.



 그러면 이번 상황은 어떠한가? 박준형과 정종철의 이동. 그것은 과연 성공할 수 있는 도박인것인가?


 도박. 그렇다. 그들에게 이번 선택은 모험이고 게임이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이미 새롭게 보여줄 만한 무기가 없다. 박준형은 이미 심현섭과 너무 비슷해져 버렸다. 심현섭이 나간 후 혜택을 가장 많이 입었던 사람이 바로 박준형이다. 그는 심현섭을 대체할만한  개콘의 중심이 되었지만 현재 박준형은 별로 웃기지 않는다. 박준형이 나오면 잘돌아가던 코너들마저 다운되는 상황이 벌어질 때도 있을 정도다. 그는 재밌고 개성적으로 생긴 그의 얼굴을 이용하고 우스운 복장을 입거나 때때로는 침을 튀기는 "몸개그"를 하면서 관객들에게 이미 수십번도 더 보여주었던 이미지를 되풀이 할 뿐이다. 박준형이 보여주는 개그가 그 어느곳에서도 화제가 되지 않는 것도 그의 매력이 이미 한계에 다달았기 때문이다.


 정종철은 그러면 어떠한가? 그가 웃찾사로 옮겨가서 이전에 수없이 되풀이했던 "옥동자 스러운"얼굴을 버리고 개그를 할 수 있겠는가? 그 얼굴을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그 얼굴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참신하고 신선한 개그를 웃찾사에서 선보일 수 있을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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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만약 개그야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말 개콘에서 그들이 보여주었던 이미지를 단박에 꺽을 수 있는, 그들만의 특별한 무언가로 승부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들만의 특별한 무기인 그들의 생김새나 우스꽝스러운 복장은 이미 개콘에서 지나치게 많이 보여주었으니 다른 특별한 무기인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이 이제까지 그들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 놓았던 그들의 강력한 무기들을 다 버린채 아이디어만으로 개그야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들은 개콘에서 큰 빚을 지고 떠나게 되는 것이다. 자신들을 스타로 만들어 주었던 빚뿐만 아니라 안정적으로 걸어갈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했던 빚을 지고 있다. 그리고 그 빚으 대가로 그들은 이미 너무 식상해져 버렸으며 그들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소비해 버렸다.


 안정적이고 자리잡힌 자리를 떠나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이동한다는 이들의 소식은 개그콘서트 팬들에게서 조차 별다른 아쉬움의 소리를 불러오고 있지 않다. 아니, 아쉬움의 소리는 들린다. 그러나 그 아쉬움은 그들이 떠나서 실패할 것에 대한 염려이지 그들이 떠나는 것 자체가 아쉬워서 흘리는 한숨은 아니다.


 그들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프로그램"자체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MBC에서 진행자로서 자리잡기 위한 수순인듯 하다. 그들은 그동안 MBC예능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면서 그 영역확장으로의 암시를 주었다. 그들이 계속 개콘에 머물러 있었더라면 단순히 패널이었을 뿐이었겠지만 이같은 행보를 보임에 따라 그들의 목적은 분명해 졌다.  버라이어티 MC로서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이들의 움직임 또한 그러나 그다지 밝은 전망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그들의 진행자로서의 자질이 얼마나 되는지 시청자들은 알지 못한다. 아직까지 개그맨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그들을 프로그램의 MC로 받아들이기에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그들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솜씨또한 아직 한번도 그들의 가능성을 점쳐본일이 없다. 그들에게는 차라리 개그 콘서트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더 높여서 KBS의 예능에 무게를 두어 출연하다가 시청자들이 익숙해 질때쯤에 진행자로 나서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자연스럽지 못한 갑작스러운 이동은 이질감을 줄 뿐이다. 개콘에서 마저 매력적이지 않은 그들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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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나중에 그들이 MC로 나섰을 때, 한번이라도 실패하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수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선택이다. KBS개콘에서 그들의 입지를 생각할 때, 그들은 언제라도 개콘에서 그들의 위치를 회복할 수 있었지만 개그야라면 상황이 다르다. 그들은 "실패VS성공"의 저울에서 실패쪽에 부담이 더 실릴 수 밖에 없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개콘에서 마저도 그 빛을 잃어가는 이들이 개그야와 MBC예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게 될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떤 성과를 내는 것에 대한 기대와는 상관없이 그들의 이번 선택은 어쩐지 어딘가 껄끄럽다. 하지만 오히려 개그콘서트는 다시한번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다시 새로운 얼굴들을 알릴 기회를 얻었으니 잘된일일 수도 있겠다 싶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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