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방영된 <뮤직뱅크>의 1위 후보는 아이유와 걸그룹 라붐이었다. 음원 줄세우기를 통해 ‘음원 퀸’의 자리가 건재함을 과시하며 컴백과 동시에 1위 후보가 된 아이유는 지난 ‘스물 셋’ 앨범에서는 가요 프로그램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음악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아이유 컴백에 대한 화제성은 물론 컴백과 동시에 1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은 팬들의 관심을 촉발했다. 반면 라붐의 ‘휘휘’는 이미 음원차트에서 차트 아웃된 상황이었다. 그동안 음원순위나 인지도등 라붐의 파급력 역시 크다고 할 수 없었다. 인기 걸그룹에 비해 아직 존재감이 약한 라붐이 1위 후보가 된 것 조차 의아한 상황.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그 라붐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라붐은 음원과 시청자 선호도에서는 아이유에 크게 뒤졌지만 방송점수와 음반점수에서 아이유를 크게 앞지르며 1위를 거머쥐었다. 물론 아이유는 이제 막 앨범을 내고 방송을 시작한 상황이라 방송점수가 높지 않고, 음반 발매 전 선공개 곡이었던 ‘사랑이 잘’로 1위 후보에 오른 까닭에 음반 판매가 집계되지 않아 0점으로 처리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사안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라붐의 1위 수상은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인지도 낮은 라붐, 28000장 음반 판매의 비밀?

 

 

 

 


일단 라붐의 ‘휘휘’가 대중 친화적인 곡이 아니라는 점이 그렇다. 단순히 <뮤직뱅크> 1위 결과 점수를 분석해보아도 그렇다. 음원 순위도 그렇지만 시청자 선호도 점수 ‘0’점 이라는 점만 봐도 이 곡에 대한 반응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라붐은 팬덤이 큰 그룹도 아니다. 라붐의 팬미팅은 100명을 모집했지만, 단 130명만이 신청하여 경쟁률이 낮았다. 보통 10: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인기 걸그룹의 팬사인회에 비해 팬덤이 크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는 일이다. 노래조차 대중에게 생소한 느낌이 더 크다.  

 

 

 

 


생소한 느낌이 강한 까닭에 어떻게 집계되었는지 알 수 없는 방송점수도 의아하지만 그 부분은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대중적인 인기는 물론 열렬한 팬이 없는 상황에서 앨범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것을 이해하기는 힘들다. 보통 앨범은 팬들의 공동구매와 대중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첫 주에 가장 많이 팔린다. 더군다나 지금 가수의 팬이 아닌 일반 대중들은 앨범 구매욕구가 크지 않고 음원으로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팬들의 화력이 그만큼 중요한 시대가 됐다. 그 화력은 앨범이 발매된 초반부에 가장 집중되는 경향이 짙다. 가수를 띄우기 위해서는 초반 물량 공세가 주효하기 때문이다.

 

 

 

 


 

라붐은 음원 순위에 있어서 차트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성적으로 출발했다. 현재 음반 판매량과 비슷한 판매량을 보이는 가수들이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것과는 다른 모양새였다. 이런 상황에서 음반만큼은 처음부터 예약구매가 3000장이 넘으면서 한터 음반 차트 1위에 등극했다. 전작 ‘푱푱’의 총 판매가 3000장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수천장의 판매고는 엄청난 상승세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초동(첫 주 앨범 판매량)이 400장이 최고였던 라붐은, 하루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며 대박을 넘어 메가 히트에 가까운 앨범 판매량을 이뤄냈다. 17일 발매후 23일까지 앨범 판매량이 무려 28000장에 달한 것이다. 온라인 판매가 집계되지 않고 오프라인 판매만 집계되는 주말 판매순위만 한정한다면, 한터가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여가수 음반판매 1위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트와이스의 기록도 넘어섰다. 꾸준한 히트곡을 내온 여자친구는 총판매량에서 라붐에 뒤지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이는 2008년 이후 등장한 모든 여가수들 중, 총판매량이 33위에 랭크되는 기적적인 상황이었고, 1위곡도 없이 이정도의 성과를 낸 전례는 없었다.

 

 

 


공감대 얻지 못한 순위차트, 조작논란만이 남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영향력을 발휘할만한 근거가 지나치게 빈약했다는 것이다. 2014년 데뷔 후, 단 한번도 1위곡을 내지 못한 것은 물론, 음원 순위 상위권에서 찾아보기도 힘들었던 라붐이 음반이 불황인 상황에서도 작은 팬덤의 열세를 극복하고 28000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기록한 것에 대한 의구심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곧 사재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아이유를 누르고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하자 비난은 더욱 거세게 불었다.

 

 

 

 

단순히 라붐이 1위를 했기 때문에 쏟아진 비난은 아니다. 1위를 만들어 가는 상황에 있어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지나치게 허술한 방식으로 1위가 결정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전에도 <뮤직뱅크>는 트와이스와 AOA의 순위를 뒤바꿔 발표하며 집계 오류를 인정한 바 있다. 그 이외에도 <뮤직뱅크>의 ‘조작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만큼 순위 자체에 신뢰성을 갖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런 반응은 순위에 대한 신뢰보다는 사재기나 조작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1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오히려 강하다는 뜻이다.

 

 


이런 조작방송이 더 쉬워진 것은 음악방송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기 때문이다. 음악방송의 시청률은 1%대로 해당 가수의 팬들이 아니면 거의 본방사수를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팬이라 할지라도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지지하는 가수의 무대만 따로 감상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며 굳이 여러 가수들이 나오는 방송을 지켜볼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나 시청률을 떠나서 가요 프로그램 자체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없게 만든 것에 제작진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1위에 의미가 없어지자 순위 발표에는 긴장감이 없어졌다. 또한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닌 아이돌 위주의 차트는 지나치게 편향된 모양새로 흘러갔다. 무대를 제대로 만들거나 노래를 제대로 들려줘야 한다는 의지도 프로그램 내부의 고민보다는 가수들의 능력에 더 크게 기대고 있다. 관심의 중심에서 멀어진 가요 프로그램 순위에는 논란만이 남았을 뿐이다.

 

 

 


공감대는 사라지고 조작 의혹만 불거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는 가요 프로그램의 몰락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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