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새해가 밝아 오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2014년에도 우리는 TV앞에 앉아서 즐거움을 찾을 것이다. 2014년에는 또 새로운 드라마와 새로운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 2013년에 지금껏 우리를 사로잡은 캐릭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를 웃기고 울린 2013년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정리해 보았다.

 

 

<구가의 서> 구월령, 최강치

 

 

 

 

최근 막을 올린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은 무려 외계인이다. 이제 소재는 단순한 사람들을 뛰어 넘어 판타지와 접목시킨 로맨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에 그 포문을 연 것은 <구가의서>다. <구가의서>에서 산의 수호령, 구미호를 연기한 구월령(최진혁)은 등장 횟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음에도 여심을 녹이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어 <상속자들>에 캐스팅 되었고 tvN에서 방영될 새로운 금토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어 반인반수를 최강치를 연기한 이승기 역시 연기력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식지않은 인기를 증명해냈다. <구가의서>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기분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 안에서 나온 ‘반인반수’ 캐릭터는 그간 단순한 구미호라는 설정에서 한 단계 진보한 형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장혜성, 박수하, 민준국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이종석)역시, 남의 속마음을 읽는다는 설정을 통해 판타지성을 부각시키며 드라마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수하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으로 그 능력으로 장혜성(이보영)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알고 싶지 않은 진실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는 등, 드라마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여주인공인 장혜성(이보영) 또한 까칠하고 자기 중심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변호사 캐릭터로 <내 딸 서영이>에서 보여준 변호사 역할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 내며 드라마의 성공을 견인했다. 이종석은 단숨에 수퍼 루키로 성장했으며 이보영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배우로서 한 단계 진일보 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악역 민준국(정웅인)역시 이 드라마에서 간과할 수 없는 캐릭터로서 주목을 받았다. 정웅인의 연기력과 더불어 섬뜩한 느낌을 자아내는 캐릭터의 시너지는 심지어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tvN <나인>과 함께 2013년에 가장 잘 만들어진 드라마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드라마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주군의 태양> 태공실, 주중원

 

 

 

 

드라마의 판타지 소재는 계속되었다. 히트 작가 홍자매의 <주군의 태양>에서 여주인공 태공실(공효진)은 귀신을 보는 설정으로 등장해 주목 받았다. 착하고 귀여운 여주인공과 다소 까칠하고 무뚝뚝하지만 아픔을 간직한 남주인공이라는 홍자매식 캐릭터는 여전히 크게 변화된 것이 없었지만, ‘귀신을 본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홍자매답게 태공실과 주중원(소지섭)의 관계에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결국 드라마의 완성도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두 주인공의 관계의 설정이 먹혀든 탓에 시청자들은 그 주인공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고 결국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 되었다. 전작 <빅>으로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던 홍자매가 다시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홍자매식 캐릭터가 아직은 유효하다는 증명이었다.

 

 

<굿닥터> 박시온

 

 

의학드라마도 이제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굿닥터>는 무려 자폐증에 걸린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박시온(주원)은 자폐증상을 가졌지만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서번트 신드롬의 증상을 보이는 인물로서 의사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박시온의 독특한 설정 덕에 기존의 의학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분위기가 창출되었다. 자폐증 연기를 무리없이 소화해 낸 주원의 연기력도 다시금 재평가 되었다. 중간에 다소 무리한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따듯하고 귀여운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한 탓에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결국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뻔할 수 있는 소재를 놓고 ‘자폐증’이라는 설정을 집어 넣어 흥미를 유발한 것이 주효했다.

 

 

<비밀> 조민혁

 

시청률 5%로 시작한 <비밀>이 결국 기대작 <상속자들>마저 이긴 데에는 드라마의 완성도가 주효했다. 다소 평범해질수 있는 이야기를 인물들의 감정선을 제대로 포착해내며 그 안에서 그들에게 동화되게 만든 것이다. 남자주인공 조민혁(지성)은 여주인공 강유정(황정음)을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히다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조토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드라마를 넘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시청자들이 보여준 지점이다. 황정음, 배수빈, 이다희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그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완성도 있는 스토리 덕택에 그들의 감정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지만 캐릭터로서의 독특함이나 신선함은 사실 부족했다. 그런 와중에 재벌 2세면서도 한 사람을 사랑하는 순애보를 보이며 한 여자를 끝까지 따라다는 조민혁 캐릭터가 주목할만 했다. 결국 <비밀>은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준비된 신인 작가의 저력을 증명해 냈다.

 

 

<상속자들> 최영도, 한기애

 

 

 

 

김은숙이라는 스타 작가의 <상속자들>에서는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등장한다. 다소 전형적인 그들의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바로 최영도(김우빈)이다. 최영도는 일진에서 사랑을 아는 남자로서 변모하며 거칠고 남자다운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다소 느끼하고 몸서리쳐지는 로맨틱한 대사들도 완벽하게 소화한 김우빈의 연기력과 그의 독특한 외모 역시 이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투박하지만 다정한 매력을 선보인다는 설정은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김은숙 작가의 독특한 대사 스타일과 김우빈의 매력이 결합되며 캐릭터를 눈에 띄게 만들었다. 결국 김우빈은 <상속자들>로 이종석에 이어 수퍼루키로 떠오르며 누구보다 전망이 좋은 2014년을 맡는 스타들 중 하나가 되었다.

 

 

한기애 역을 맡은 김성령 역시, 이 드라마에서 주목할만한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중년의 나이에도 소녀답고 귀여운 매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무려 남자 주인공인 이민호의 엄마로 등장했지만 단순한 엄마에 그치지 않고 귀엽고 착하며 여리고 상처가 많지만 자존심 강한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인 덕택에 한기애는 단순히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하나의 중요한 시청포인트로 자리매김했고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런 캐릭터의 시너지 덕택에 상속자들은 결국 20%를 넘기며 김은숙의 성공신화를 이어나갔다.

 

 

<응답하라 1994> 성나정, 쓰레기, 칠봉이, 윤진이

 

 

<응답하라 1994> 전작 <응답하라 1997>의 성공으로 다소의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지만 그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중반 이후 다소 쳐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발견한 캐릭터들과 배우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데뷔 후 10년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고아라를 비롯해 정우, 유연석, 도희등 다소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회자되었다.

 

 

특히 쓰레기를 연기한 정우는 의대 수석이라는 반전매력과 생동감있는 연기력으로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칠봉이(유연석)의 부드러운 매력도 인기를 끌었으며 서브 캐릭터지만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와 욕설을 구사하는 윤진이(도희)는 드라마 첫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주목받는 신인이 되었다.

 

<응답하라 1994>는 결국, 캐릭터와 추억의 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공중파를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막장 드라마의 막장 캐릭터?

 

 

<야왕> 주다해

 

 

 

이렇게 호평받은 드라마 외에도 ‘막장’ 설정의 드라마 속에서도 캐릭터는 발견되었다.

 

<야왕> 주다해(수애)는 세상 어디어도 없는 막장 악녀를 연기했다. 다소 무리한 설정과 성격 탓에 사이코패스라는 말까지 들은 악녀로 주다해는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는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어설픈 장치들과 설정탓에 주다해라는 인물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단순히 주다해의 악행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개념의 악행이었다는 것 하나만이 이 캐릭터에 주목할 점이다. 수애는 끝까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이 캐릭터를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만큼은 재확인 시켰다.

 

<오로라 공주> 나타샤

 

 

<오로라 공주>의 상식밖의 전개는 쓴 웃음을 짓게 했다. 주인공들 역시 임성한 드라마 답게 수준이하의 행동을 하며 쓴 웃음을 짓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임성한 드라마라면 의례히 나타나는 막장 캐릭터들에 지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주인공은 아니지만 나타샤(송원근)이라는 인물만은 그동안 임성한 캐릭터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동성애자 캐릭터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풍기며 나타난 이 인물은 의외로 드라마의 재미의 일부분을 견인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갑자기 108배를 드리고 동성애를 탈피했다는 설정으로 나타나 비아냥의 대상이 되었다. 말도 안되는 설정과 대사로 비난받는 와중에 캐릭터마저 막장으로 치닫는 임성한식 전개는 결국 시청자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20%를 넘기며 승승장구했고 임성한은 높은 고료를 받고 한 제작사와 계약을 맺는 등, 여전히 건재한 임성한 월드를 증명해 냈다.

 

 

‘일본 드라마’의 독한 캐릭터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 <수상한 가정부>등,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 속 여주인공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상처받은 인물들이었다. 각각의 드라마 속 주인공을 소화한 김혜수, 고현정, 최지우의 연기력은 주목할만 했지만 비슷한 캐릭터의 되풀이는 갈수록 그 힘을 잃었다. 애초에 감정을 배제한 일본식 캐릭터는 한국 정서와는 미묘하게 차이를 보였다. 그들의 캐릭터는 흥미로운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결국 한국에서 ‘일본식’ 여성형 슈퍼 히어로들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앞으로는 일본의 독한 캐릭터들을 그대로 따오기 보다는 한국의 캐릭터들을 심화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TV속 세상은 가상 세계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한 시간 남짓 동안 그들에게 동화되고 그 속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2013년에는 막장드라만큼 좋은 드라마도 많았다. 그것은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한 작가와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에도 그런 노력이 계속되어 즐겁고 참신한 드라마들을 보며 한 시간동안 현실의 시름을 잊게 만들 웰메이드 드라마들을 시청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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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 드라마 <미래의 선택>과 수목 드라마 <비밀>에서는 각각 윤은혜와 황정음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사건을 일으키는 사건의 중심으로서 남자 주인공과의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원톱 여주인공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또 하나가 있다. 그들이 바로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점이다. 윤은혜는 그룹 ‘베이비 복스’출신으로 같은 그룹 출신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주연급 여배우로 성장했다. 황정음 역시 그룹 ‘슈가’ 출신으로서 같은 그룹 출신 중, 유일하게 주연급 여배우가 되었다.

 

 

윤은혜와 황정음은 각각 <X맨> <우리 결혼했어요>의 예능에서 활약을 하며 솔로 활동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닮아있다. 그런 까닭에 그들의 드라마 출연의 초반에는 상당히 잡음이 있었다. 윤은혜가 <궁>에 출연할 당시, 한 번에 여주인공을 꿰찬 윤은혜에 대한 논란은 생각보다 굉장히 컸고 원작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팬들의 성토역시 거셌다. 황정음은 그나마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하며 논란을 최소화 했지만 이후 주연을 맡으며 계속된 연기력 논란은 그에게 있어서 극복하기 어려운 짐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시작은 비슷했을지라도 그들의 행보는 확연히 달랐다. 윤은혜는 브라운관 데뷔작 <궁>이후 <포도밭 그사나이> <커피프린스 1호점> <아가씨를 부탁해><내게 거짓말을 해 봐><보고싶다>그리고 현재 <미래의 선택>까지 연속적으로 주연을 꿰차며 <보고 싶다>를 제외하고는 로맨틱 코미디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펼쳤다. 윤은혜 스타일 연기는 처음보다는 많이 무난해 졌지만 사실 윤은혜에게서 연기력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눈에 거슬리지 않을 수준은 도달했지만 윤은혜가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 받은 적은 없었다. ‘늘었다’는 칭찬은 계속 되어왔지만 윤은혜의 연기를 두고 ‘잘한다’는 평가가 나오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이는 윤은혜가 연기력 보다는 ‘캐릭터’로 승부하기 때문이다. 윤은혜가 데뷔한 <궁>부터 윤은혜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커피프린스 1호점>, 현재 방영되는 <미래의 선택>까지 윤은혜는 독특한 설정이나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통통튀는 주인공을 주로 연기했다. 멜로였던 <보고싶다>에서는 그다지 윤은혜가 돋보이지 않았다. 윤은혜는 확고한 캐릭터를 가지고 갈 때에야 비로소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내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캐릭터가 강조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작품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윤은혜의 드라마는 성공하는 경우는 그만큼 호응을 받지만  실패하는 경우, 연기력과 작품성에 대한 비난에도 직면하게 된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미래의 선택>에서 윤은혜의 캐릭터는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윤은혜가 연기하는 여주인공은 서른이 넘도록 우유부단하고 우왕좌왕한다. 순수해서 그렇다고 봐주기엔 그녀는 너무 사회를 알아버렸고 세상을 알아버렸다. 한 마디로 순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딱히 똑 부러지지도 않는다. 그 안에서 발견되는 특별한 매력 역시, 없다. 어중간한 캐릭터로 매력을 잃어버리자 캐릭터에 대한 반감이 생기고 이는 윤은혜에 대한 비난으로 직결된다. 윤은혜는 그를 극복할만한 연기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비밀>의 황정음은 다르다. 사실 캐릭터로 따지자면 황정음의 캐릭터는 착하고 순종적인 전형적인 여주인공이다. 비로소 옛 애인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마음 먹지만 그래도 그를 위해 희생한 과거가 있고, 아직도 다른 사람을 위해 무릎까지 꿇고 사과하는 순애보만은 버리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이 인물에서 ‘캐릭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비밀>은 신선한 내용 전개로 그 캐릭터를 극복했고 황정음에게 ‘연기력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안겼다.

 

 

황정음은 <우리 결혼 했어요>로 주목 받은 후 주연을 꿰차기 시작했다. <지붕뚫고 하이킥>이후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풀하우스 take2>, <돈의 화신>, <골든타임> 그리고 <비밀>에 이르기까지 <풀하우스 take2>정도만 제외하고는 선이 굵은 작품에 출연했다. 상대적으로 자신이 돋보이지는 않지만 설사 드라마가 실패하더라도 그 책임분담은 현저히 적어진다. 황정음은 초반에는 연기력 논란에도 시달렸지만 점점 그것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고 마침내 <골든타임>에서는 황정음이라는 배우에 대한 이미지마저 바꿨다. 그러나 아직도 황정음에게 ‘연기력’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황정음이 택한 작품이 바로 <비밀>이다. <비밀>은 황정음에게 신의 한수였다. 황정음이 전면에 등장하는 스토리이지만 다른 인물들의 사연과 스토리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황정음은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 가지면서 전면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것이다. 그런 와중에 황정음이 보여주는 연기는 드라마의 몰입도마저 높인다.

 

 

표정과 발성, 감정표현에서 황정음은 도저히 황정음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로서 대중들에게 각인 되었다. 그것은 물론 드라마가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황정음이라는 배우가 연기를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토록 같은 선상에서 출발했지만 ‘아이돌 출신’여배우들도 그 노선을 달리 하고 있다. 스타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어떻게 살릴지는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그러나 실패할시 위험부담이 너무 큰 ‘캐릭터’ 보다는 ‘연기력’을 갈고 닦는게 그들이 더 오래 주목받을 수 있는 길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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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은 처음부터 굉장한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다. 흥행 불패신화를 써 온 김은숙 작가에 이민호 박신혜라는 주목받는 스타를 주인공으로 했으며 최진혁, 김우빈, 박형식등 최근 큰 주목을 받은 스타들은 물론, 크리스탈, 강민혁등의 아이돌까지 캐스팅 하며 방영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로맨틱 코미디가 다 거기서 거기라지만 김은숙 작가의 대본은 톡톡 튀는 대사와 싱그러운 설정을 바탕으로 대중들의 관심의 중심에 언제나 서 있다는 것 또한 이 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에 보답하듯, 첫 회는 10%를 넘기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고 달콤한 사랑이야기에 빠져든 시청자들은 꾸준히 이 작품을 시청하며 ‘설렌다’는 호평을 했다. 꽃미남 꽃미녀들이 펼치는 설레는 사랑의 향기가 굳이 나쁠 이유도 없다. 시청률은 상승했다.

 

 

그러나 무난히 경쟁작들을 제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이 드라마는 KBS <비밀>에 발목을 잡혔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 시청률 조사기관에 따르면 이제 드라마가 초반을 넘어 이제 중반부로 향하는 지점임에도 <상속자들>은 단 한 번도 <비밀>의 시청률을 넘지 못했다. <비밀>은 오히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속자들>을 한 발 앞서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시청률 조사기관 TNmS의 조사에 따르면 <상속자들>이 <비밀>에 근소한 차로 앞섰다. 그렇다면 앞으로 반등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화제성에 비해 전혀 기대조차 받지 못했던 <비밀>이 이 정도까지 <상속자들>을 몰아붙인다는 것은 <상속자들>측에서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상속자들>은 물량공세부터 <비밀>에 비교될 수 없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촬영에 재벌들이 무더기로 등장하는 바람에 화려한 세트 구성, 그리고 그만큼 무더기로 등장하는 스타들의 출연료까지 <비밀>에 비교하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비밀>은 지성-황정음을 내세워 멜로 드라마로서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한 탓에 5%대의 시청률로 첫 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은 <상속자들>보다 <비밀>이 훨씬 더 우위에 있다.

 

 

 

<상속자들>은 김은숙의 장점이 오히려 퇴보한 드라마다. 화려한 볼거리와 순정만화 같은 스토리는 아직 건재하지만 뻔한 스토리를 독특하게 진행시키는 김은숙 작가의 구성능력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작 <파리의 연인>부터 최근작 <신사의 품격>까지, 김은숙 드라마의 주제는 늘 멋있는 남자 주인공에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사랑하는 스토리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매력적이었고 개성적이었다. 그러나 <상속자들>의 주인공인 이민호-박신혜는 그간 김은숙 작가의 주인공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평범하다.

 

 

‘뻔한 걸 색다르게 풀어내는 게 내 능력’이라던 김은숙 작가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민호-박신혜가 맡은 역할은 평범한 왕자님과 캔디 공식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 캐릭터가 가진 상처나 상황들도 모두 식상하다. 부자지만 외롭다는 김탄(이민호)나 가난하지만 씩씩한 차은상(박신혜)나 독특한 개성이나 매력이 없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의 <시크릿 가든>만 보더라도 뻔한 설정을 뒤집을만한 캐릭터의 매력은 확연했다. 현빈은 재벌이지만 추리닝을 입고서도 자신이 가진 것을 자랑하지 못해 안달하는 해학이 있었고 하지원은 액션배우로서 몸을 사리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현빈이 그를 ‘멋있다’고 느낄 만큼의 매력이 있었다.

 

 

그러나 김탄과 차은상은 지나치게 평범하다. 사실 왜 김탄이 차은상에게 호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차은상은 김탄을 처음 만나고 언니에게 돈을 빼앗기고 울음을 터뜨리는 구질구질한 고등학생이었을 뿐이고 씩씩하다는 것 빼면 그다지 독특한 매력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러나 만난지 며칠 만에 김탄은 “나 너 좋아하냐?”며 차은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단순히 차은상이 ‘예뻐서’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장면이다.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라는 뻔한 말로 첫눈에 반했다는 식의 설정이라면 이해해 줄 수 있지만 문제는 그들의 사랑에는 시청자들이 공감할만한 당위성이 없다는 것이다.

 

화려한 배경과 주인공들의 외모에 설정은 용납되었지만 이는 엄연한 캐릭터의 부재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최영도(김우빈)과 삼각관계로 진행되는 과정 역시 상당히 허무하다. 그 많은 돈 많고 화려한 학생을 제쳐두고라도 왜 하필 차은상을 선택하느냐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여주인공에 대한 설명이 없다. 지나치게 많은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문제역시 가볍지 않다. 그들 하나하나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전개는 늘어진다.

 

 

 

물론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림은 나쁘지 않다. 젊은 여성들에게라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그러나 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만큼의 한방은 부족하다. 오히려 뻔한 스토리를 독특하게 전개시킨 것은 <비밀> 쪽이다. <비밀>은 치정 멜로라는 색다를 것 하나 없는 스토리를 두고 매회 긴장감과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사건의 전개는 지성과 황정음을 주축으로 돌아가지만 그들이 얽힌 과정에 대한 진실은 아직 비밀로 남아있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 속에서도 다음 장면이 궁금하게 만드는 구성 방식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황정음은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고 있는 1등 공신이다. 복잡한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제대로 포착해 내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져있던 황정음이라는 배우에 대한 채평가마저 이루어졌다. 더군다나 <비밀>은 신인작가의 작품이다. 이쯤 되면 <비밀>에 대한 평가가 <상속자들>보다 훨씬 더 관대해질 수밖에 없다.

 

 

아직 <상속자들>이 완전히 패배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그 정도의 제작비와 화제성을 가지고도 <비밀>에 발목을 잡혔다는 것만으로도 이건 엄청난 사건이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한 편은 어떤 스타작가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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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까지 선덕여왕에 감히 대적할 드라마가 있었나. 아무리 용을 써도 선덕여왕을 따라잡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40%를 돌파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전개에 강력한 팬덤까지 형성한 [선덕여왕]은 월화드라마의 절대 강자로 급부상 했다. 

 
 그래서 12회나 연장되는 와중에서도 가끔씩 늘어지는 전개가 보이긴 했지만 강력한 스토리의 매력은 선덕여왕에 시선을 고정하게 했다. 뭐니뭐니 해도 한 편만 보더라도 흥미를 끌 수 있는 전개가 [선덕여왕]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뭔가 있어보이는 듯한 마지막 폭풍의 10분은 선덕여왕의 다음 편을 궁금하게 만드는 아주 강력한 힘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당분간 [선덕여왕]을 이길 수 있는 드라마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덕여왕]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가진 작품이 '최초로' 등장했다. 바로 [천사의 유혹]이다. 


 [천사의 유혹], [선덕여왕]에게 대적할 수 있는 강력한 유혹이 될 듯


 [아내의 유혹]으로 마의 시청률 지대였던 금요일 7시 20분대를 40%가 넘는 시청률이 나올 수 있도록 바꿔 놓은 작가의 후속작인 [천사의 유혹]은 사실 작품성이나 진중함을 기대할 수 없는 드라마인지도 모른다. 전작 [아내의 유혹]과 상당히 비슷한 드라마 구조와 대놓고 막장이라는 식의 전개는 이 드라마를 다소 우습게 보이게 까지 한다.
 

 그러나 시간대까지 변경한 sbs가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선덕여왕]과의 맞대결을 피할 의도가 뻔히 보이지만 그 작전은 아마도 성공할 듯 싶다.


 일단 첫회였음에도 시청률을 의식한 전개가 엄청나게 깔려 있었다. 빠른 것도 빠른 것이지만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자극적인 요소를 집어 넣었다.


 솔직하게 내용전개는 그렇고 그런, [아내의 유혹] 아류작이란 말이 나올 정도의 뻔한 스토리였다. 굳이 설명할 가치도 없는 스토리였으나 이 드라마는 욕하면서도 볼 수 밖에 없는 힘을 갖추었다. 그만큼 강력한 '막장'의 힘인 것이다. 


'복수'라는 큰 틀을 바탕으로 이번엔 살짝 꼬아서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복수를 위한 칼날을 간다는 설정까지 가미한 이 드라마에 진정성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엄청나게 자극적인 에피소드를 집어넣을 수 있는 가능성은 다분해 졌다.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구은재 대결구도처럼 이번에도 전남편-전부인 대결구도에 빠른 전개가 이어지며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가장 긴장해야 할 대상은 바로 [선덕여왕]측이다. 월화드라마의 절대강자자리를 고수하고 있던 선덕여왕이 만에 하나라도 '시청률 싸움'에서 패배한다면 그야말로 타격이다. 월화드라마 1위라는 타이틀은 굉장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시청률이 40%에 육박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절대 강자'라는 타이틀은 [천사의 유혹]마저 시간대를 옮기지 않으면 승산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했다.


 하지만 잘만 한다면 [천사의 유혹]은 40%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드라마다. [선덕여왕]을 보지 않는 시청자들도 이 스토리 전개가 최고조에 달하면 시선을 고정할 수 밖에 없는 힘을 갖추게 될 것이다. 문제는 처음의 엄청난 전개를 감당하며 뒤까지 계속 이끌고 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아내의 유혹]정도의 설정만 보여준다면 '안보고는 못배길'드라마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게 된다면 [선덕여왕]을 이긴 것 만으로 엄청난 이점을 취하게 될 것이다. 월화드라마의 새로운 강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선덕여왕]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다소나마 하락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신애리처럼 악을쓰고 소리지를 악녀가 없다는 것인데 그 정도는 '막장'의 힘으로 얼마든지 커버가 가능할 것이다. 그만큼 이 드라마의 '뻔하면서도 다음회가 궁금하게 만드는' 힘은 강력할 것이다. 사실 [선덕여왕]은 요즘 때때로 지나치게 전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때가 있다. 연장의 후유증인지는 몰라도 쓸데없는 장면들이 남발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선덕여왕]이 매력적인 드라마라는 것은 다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아내의 유혹]에서 얻은 교훈에 비춰봤을 때, [천사의 유혹]은 한 에피소드가 2-3회 만에 끝나는 괴력을 발휘할 것이다. 결말이 다소 예측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누가, 어떻게 이길 것인가' 라는 궁금증을 폭발시키는 작가의 전력을 생각해 봤을 때, 답답하지 않은 막장으로 시선을 끌어 모을 것이라 예상된다.


 어쨌든 동시간대 대결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는 [선덕여왕]과 대결아닌 대결을 펼치고 있다. sbs가 승부수를 던진 마당에 결국 [선덕여왕]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에서 방송사는 초조하겠지만 시청자는 재밌을 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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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ㅇㅇㅇㅇ BlogIcon 미친시발이네ㅋㅋㅋㅋ 2009.10.13 14: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덕여왕을 이긴다고? 그게 말이돼? 선덕여왕을?
    아 웃겨 배꼽빠지는 줄 알았네 ㅋㅋㅋ
    쓸떼없는 장면 너어봤자 그거나 그거나지.
    제작진 마음인데. 어떻게 꼭 정확할 수 있냐?

  2. Favicon of http://ㄷ조오쟈도아ㅓㄴ BlogIcon 윗분 동감. 2009.10.13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꼭 정확할수 있냐고ㅇㅇ

  3. Favicon of http://blog.naver.com/foswang BlogIcon 소개팅 2009.10.13 14: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4. 2009.10.13 16: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선덕영왕이모.. 2009.10.15 0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덕여왕 역사에선 완전 허접인데... 드라마는 왜이래??
    역사왜곡 선덕여왕




[찬란한 유산] 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40%가 넘는 높은 시청률에 개연성 있는 스토리 전개로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던 [찬란한 유산] 은 마지막 회에 등장인물들 하나하나를 세심히 조명하며 [찬유] 다운 해피엔딩으로 극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여전히 '불행' 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끝끝내 구원받지 못한 인물, 바로 김미숙이 연기한 백성희다.






[찬란한 유산] 의 마지막회에서 등장인물 대부분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다. 장숙자 사장(반효정)은 평생의 숙원인 사원 아파트를 시작으로 사원주주제를 실현함으로써 진정 직원이 주인인 회사를 만들어냈고, 선우환(이승기)은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벗어던지고 진정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멋진 남자로 재탄생했다.


그 뿐인가. 고은성(한효주)과 박준세(배수빈)은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힘찬 도약의 발걸음을 시작했고 철부지 선우정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했으니 거의 모든 주요 인물들이 해피엔드를 맞이한 셈이다. 심지어 유승미(문채원)까지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진정 평화로운 행복을 누리게 되질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불행해 보였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백성희(김미숙)다. 혹자는 그녀가 꽃집을 운영하며 딸 승미와 함께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 해피엔딩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백성희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결코 해피엔딩이 아니다. 그녀가 원하던 삶은 그런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껏 백성희는 [찬란한 유산] 의 모든 '비밀' 을 한 손에 쥐고 있던 사람이었다. 남편이 죽자마자 양딸과 아들을 내쫒은 것도, 길을 잃어버린 은우를 고아원에 갖다 버린 것도, 보험금을 가로채고도 천연덕스럽게 모른 척 한 것도, 장숙자를 대표 이사 자리에서 내쫓으려고 한 것도 모두 그녀가 저지른 악행이었다.


그녀가 끊임없이 악행을 저질렀던 이유는 그녀 스스로 매번 악다구니처럼 질러댄 것처럼 "돈" 때문에, 그리고 딸 "승미" 때문이었다. 돈을 지키기 위해, 딸을 지키기 위해 백성희는 매번 거짓말을 쳤고 그 거짓말을 포장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쳤다. 그녀의 운명이 파멸로 치달을 때에도 특유의 당당함과 뻔뻔스러움을 잃지 않았던 데에는 그녀가 끝끝내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회에서 그녀는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그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그토록 갈구하고 욕망했던 돈은 휴지조각처럼 사라졌고, 애지중지 했던 딸에게는 "엄마가 왜 내 엄마야!" 라는 폭언을 들어야만 했다. 돈이 사라지고 딸의 운명을 사지로 몰고 갔음을 깨닸는 순간 백성희는 마지막으로 지키고 있던 자존심을 완전히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녀가 살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자살시도까지 했던 이유는 그녀 삶의 가치가 완전히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자살시도는 딸 승미의 만류로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 순간 백성희는 '죽은 것' 과 마찬가지인 사람이 됐다.


[찬란한 유산] 마지막회에서 백성희는 고평중에게 "승미 때문에 살아줘야 한다." 는 말을 한다. 이 말은 곧 백성희라는 인격체가 완전히 죽어버렸다는 즉, 딸 승미가 원하기 때문에 살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이 말은 "자신이 원했던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 그게 바로 지옥이다." 라는 장숙자 사장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한 마디로 백성희는 끝끝내 행복해 질 수 없는 사람인 것이다.


백성희가 마지막 회에서 보여줬던 표정은 황량함과 쓸쓸함 그 자체였다. 승미가 거짓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것에 반해 백성희는 여전히 무엇인가를 욕망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욕망을 채워나갈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한 그녀의 모습은 인간 백성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녀가 얼마나 지독히도 처절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를 날 것 그대로로 보여줬다.


감정적이고 정열적이었던 여자. 황량하고 천박하고 쓸쓸했던 여자. 우울하고 차갑고 모든 것에 냉소적이었던 여자. 좌절과 실패에 허우적대며 스스로를 처량하게 만들었던 여자. 그리고 끝끝내 불행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 모든 등장인물이 행복에 웃음 짓고,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고 있을 때 홀로 어두운 터널에 갇힌 듯 외로워 보였던 그녀의 얼굴에는 구원받지 못한 한 인간에 대한 지독한 연민이 서려있었다.


아름다운 키스씬으로 무난한 마무리를 보여준 [찬란한 유산] 의 마지막 회에서 왜 이리도 지독하게 백성희의 얼굴만이 선명히 기억에 남는 것일까. 그녀 자신조차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한 것이라면 아무래도 나만큼은 그녀를 용서해 줘야 할 것 같다. 이제 그만 제발 '편해' 지라고.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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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ankook 2009.07.27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2. 2009.08.06 1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구경꾼 2009.09.19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궁극적으로 남에게 절망을 주는 쓰레기같은 이상을 옹호할 필요는 없지요.... 글이 아무리 평탄해도 사고방식이 의심스럽습니다.. 저는 글이 거칠지만... 틀리지 않기에...당당하게 적을수는 있씁니다... 그 이상이 정말 편했냐도 의심스럽고... 사서 고생하면서 남에게 피해만 준셈이 될텐데... 정신감정까지 필요한 수준입니다.... 제대로 된 정신병자는 병원밥이나 축내지만.. 그런 정신병은 남의 인생을 축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