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민기가 트윗에 올린 글이 화제다.


"이상한 나라에서 탈출했다. 반성도 없고 위선만 있는 악령들로부터 탈출!"이라며 "이 세상 단 한 사람은 그것을 '완벽한 대본'이라며 녹화 당일 날 배우들에게 던져주며 그 완벽함을 배우들이 제대로 못해 준다고... 끝까지 하더이다. 봐주시느라 고생 많았다" 라는 글을 써 출연작 [욕망의 불꽃]의 정하연 작가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에 정하연 작가는 명예훼손 등의 죄목을 물어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며 "조민기가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정신병자에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덜 떨어진 아이" 라고 독설을 내뿜었다.


[욕망의 불꽃] 제작 과정에서 간간히 터져나오던 '불화설'이 곪고 곪다가 터져나온 셈이다.


이처럼 작가와 배우는 가깝우면서도 가장 먼 사이다. 일이 잘 되면 든든한 동료이지만, 조금만 틀어져도 서로에게 날을 세우는 적이 되기 때문이다.


작가와 배우. 배우와 작가. 그 치열한 '전쟁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깐깐 '김수현' vs 말괄량이 '김희선'


현역 최고의 작가와 말괄량이 신인배우가 만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아마 작가는 작가 나름대로, 신인배우는 신인배우 나름대로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날텐데 그 유명한 [목욕탕집 남자들]에서의 김수현 작가와 김희선이 그랬다. 실수로 선배 강부자의 의자에 앉았다가 강부자에게 한 소리를 듣자 "세상에 니 의자 내 의자가 어딨냐. 앉으면 내 의자지."라고 대꾸했다던 겁없는 19살 김희선은 현역 최고 작가인 김수현조차 컨트롤 하기 쉽지 않은 말괄량이였다.


[목욕탕집 남자들] 첫 대본 리딩날 김희선의 연기를 보고 "쟤가 이 드라마 출연하면 난 이 드라마 안 쓴다."며 노발대발했다던 김수현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얌전하고 참한 '수경' 캐릭터를 김희선의 성격에 맞춰 어른 무서워할 줄 모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X세대의 전형으로 바꾸는 고역을 치뤄야 했다. 그 후에도 배우통제에 엄격한 김수현과 자유분방한 김희선은 리딩 때마다 사사건건 부딪혔고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김수현은 김수현 나름대로, 김희선은 김희선 나름대로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고.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목욕탕집 남자들]이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스타작가 김수현의 체면을 세워줬을 뿐 아니라, 김희선을 당대 최고의 스타로 성장시켰다는 사실. 고생은 했지만 결과가 좋았으니 작가와 배우 모두 손해를 본 건 아닌 셈이다. 하지만 김희선을 만나 생각도 않던 고생을 한 김수현은 2000년 드라마 [불꽃]에서 작가를 연기한 이영애의 입을 빌려 그녀를 이렇게 평한다.


"아가씨, 아가씨는 김희선 안 써요? 난 김희선 이쁘고 좋던데." / "난 그렇게 세상에서 지 잘난 맛에 사는 애는 안 써요."


하여튼 대단한 작가에 대단한 배우다.


"재수없어" 김은숙 vs "내맘대로" 박신양


이와는 반대로 갓 등단한 신인 드라마작가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상황도 만만치가 않다. 2004년 최고의 화제작인 [파리의 연인]의 작가 김은숙과 배우 박신양이 그랬다.


지금은 [연인]시리즈와 [온에어][시크릿 가든] 등으로 회당 3000~4000을 받는 인기 작가지만 당시 김은숙은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을 신나게 말아 먹고 [파리의 연인] 시놉시스로 방송국을 전전하다 신우철 PD의 도움을 받아 겨우 드라마를 쓰게 된 처지였다. 이에 비해 박신양은 영화 [범죄의 재구성]으로 흥행 파워를 입증시키는 등 예나 지금이나 굳건한 톱스타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기 개성 강하기로 유명한 박신양이 새파란 신인인 김은숙의 대본을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박신양이 즉석에서 대사를 자기 입맛에 맞게 바꾸기도 하고, 마음에 안드는 장면은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바람에 김은숙은 대본을 쓸 때마다 골머리를 앓아야만 했다.


그러나 김은숙이 당하고만 있을 수 있나. 고재열의 독설닷컴에 따르면, 그녀는 매번 박신양이 나오는 장면마다 "뙤약볕 아래서" 라는 지문을 넣어 그를 골탕먹였는데 결과는 언제나 대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대본을 받아든 박신양이 지문을 지워버리거나 촬영을 거부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촬영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꿔버렸기 때문이라고. 


이 때의 악연 때문인지 세상이 다 알아주는 스타작가로 성장한 김은숙은 지금도 박신양 이야기만 나오면 "세상에서 젤 재수없는 배우" 라고 손사래를 친다고 한다. 참고로 [온에어]에서 김하늘이 연기했던 '오승아' 캐릭터의 대부분은 김은숙이 박신양에게서 영감을 얻은 거라는 재밌는 이야기도 들린다.


'멱살'로 맺은 우정


김은숙과 박신양이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인 경우라면 실제로 육탄전을 벌인 작가와 배우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로 열혈 매니아들을 양산한 드라마 [거짓말]의 노희경과 배종옥이다. 당시 노희경은 꼬장꼬장하고 자기 색깔 뚜렷한 배종옥이 어찌나 미웠던지 그녀가 나오는 장면 장면마다 어려운 대사를 집어 넣거나 표민수 PD에게 부탁해 카메라 앵글을 이상하게 잡게 하는 등의 소심한 '복수'를 감행했다고 한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하루는 윤여정, 배종옥과 우연찮게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게 된 노희경이 다짜고짜 배종옥의 멱살을 잡으며 "연기 좀 똑바로 하고 작가 말 좀 들어! 이 여자야!" 라고 고함을 쳤다고. 재밌는 것은 뜬금없이 작가에게 멱살을 잡힌 배종옥이 화를 내기는 커녕 깔깔 대고 웃으면서 "알았어요, 작가님. 연기 잘 할게요." 라고 대꾸했다는 것이다.


이 이후로 배종옥에 대한 노희경의 분노는 신기하게도 말끔히 사라졌고 지금까지 [바보 같은 사랑][꽃보다 아름다워][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그들이 사는 세상] 등에서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자랑하고 있다.그렇다면 이들과 같이 엘레베이터를 탔던 윤여정은 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노희경이가 갑자기 확 달려들어서 배종옥이 목을 조르더라구. 어찌나 무섭던지. 그래놓고 하는 말이 연기 좀 잘해라니 얼마나 기막혀. 내가 나중에 노희경이한테 한 마디 했지. 연기 못하는 애들만 데려놓고 니 드라마 시키면 연쇄 살인나겠다고. 그 이후로 난 노희경이랑 드라마 하면 걔랑 같이 엘레베이터 안 타. 하하."


작가에게 직격탄 날린 김정은의 '한마디'

노희경과 배종옥처럼 싸우고 난 뒤 오히려 좋은 관계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더 많다. [루루공주]의 김정은과 권소연-이혜선 작가의 경우가 그렇다. [루루공주]를 찍을 당시 김정은은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와 상황 전개로 도무지 연기를 할 수 없는 지경" 이라며 "시청자들에게 부끄럽다" 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루루공주]에 대한 공개 비판 뒤 김정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이기 때문에 출연한다."고 말해 김정은의 작가 비판을 둘러 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배에 탄 식구를 매몰차게 비판할 수 있느냐는 반대의견부터 드라마가 산으로 가니 주인공으로서 할 말을 한 것 뿐 이라는 찬성의견까지 여러 의견이 쏟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찌되었건 이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로 시작해 한 자릿수로 끝난 '유례없이' 망한 드라마가 됐고, 김정은에게는 지우고 싶은 드라마 그래피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내 캐릭터 돌려놔!" 고현정 vs 유동윤


김정은과는 결과가 다르긴 하지만 [대물]의 고현정과 유동윤 작가 역시 드라마 제작과정 내내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중간에 교체 투입된 유동윤 작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고현정은 '서혜림' 캐릭터가 초반 설정과 다르게 흘러가자 시정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 제작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비록 [대물]은 20% 후반대의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그 과정에서 일어난 파열음은 고현정과 유동윤 작가 모두에게 대단한 스트레스였다.


그래서였을까. 그 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은 유동윤 작가에게 이러한 말을 남긴다.


"작가님, 진짜 당신이 미워서 욕을 했겠습니까? 처음에 드라마 반응이 좋았는데, 갈수록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해서 그랬습니다. 아시죠?" 과연 대통령다운 쿨한 사과다.
 


작가와 배우의 사이가 언제나 좋을 수는 없다. '드라마'라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다보면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밖엔 없고, 때때로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의견 충돌이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어야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과정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조민기와 정하연 작가의 반목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


[욕망의 불꽃]이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마당에 이런 식의 소모적인 논쟁은 오히려 드라마를 즐겁게 시청한 시청자들에 대한 모독이고 결례다. 모쪼록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 되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방향에서 수습되길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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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으음 2011.03.31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씁쓸하네요..

  2. Favicon of https://cultpd.com BlogIcon 미디어리뷰 2011.03.31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피디로서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작가와 피디의 관계도 비슷합니다 ㅎㅎ

  3. 누노 2011.03.31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예 블로거들 보면 그저 방송보고 리뷰쓰거나 뭔 사안에 대해 비난하기 바쁜데 이 포스팅은 사건을 계기로 몰랐던 사실을 재기사화 했네요...참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잘봤습니다..

  4. Favicon of https://peter0317.tistory.com BlogIcon 제로드™ 2011.03.31 1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와 배우간의 관계가 참 미묘하면서도 서로 대립될 소지가 많겠군요. 쪽대본이나 일주일에 두 편씩 방영되어야 하는 한국드라마의 현실이 녹록하지 만은 안은 듯 싶어요. 촬영관련 현장 인프라가 조금씩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5. hmm 2011.04.01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재미나게 잘 읽었어요 노희경&배종옥 이야기는 재밌으면서도 왠지 멋진(?)사람들이군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호감도 쭉쭉 올라가네요 (원래 두분다 좋아해서 더 좋게 보인건가?)
    욕불은 방영초기에 저런얘기가 있었죠
    그때 작가가 '전혀 그런일없다 오해다'이런 반박기사 도 냈었던거 같은데(그 반박기사이후에 불화기사는 쏙들어갔었죠)
    그 변명은 거짓이었네요 정말 불화가 있긴 있었던듯하네요
    이미 끝난 드라마에 대해 얘기하는 조민기씨가 모양새가 안좋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괜한 얘기를 한 것 같진 않아요

  6. 앨리 2011.04.12 0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참 재밌고 알차네요^^
    잘 읽었어요. 작가와 배우와의 관계 어렵네요





한밤의 연예가 섹션이 준비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00선' 2편이다.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00선' 1편에 이어 <한밤의 연예가 섹션>이 선정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00선' 2편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있을까?



여러분들이 생각한 드라마가 있는지 확인하시면서 읽어보시길.



11. 별은 내 가슴에


1997년 3월 10일부터 1997년 4월 29일까지 방영. 이진석 연출, 김기호-이선미 극본. 최진실, 안재욱, 차인표 주연.


열한 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별은 내 가슴에] 다.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MBC 미니시리즈의 상징이 됐던 [별은 내 가슴에] 는 최진실 표 트렌디 드라마의 정점을 이룬 작품이기도 하다. 그 해 최진실은 이 작품으로 인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고, MBC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최진실 뿐 아니라 드라마 자체가 워낙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테리우스' 안재욱이 스타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캔디형 드라마가 봇물 터지듯 제작, 기획 되는 기현상도 일어났었다. 아직까지도 최진실과 안재욱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별은 내 가슴에] 가 나올 정도인 것을 보면 이 드라마가 얼마나 높은 인기를 얻었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12. 미스터 Q



 
1998년 5월 20일부터 1998년 7월 16일까지 방영. 장기홍 연출, 이희명 극본. 김희선, 김민종 주연.


열두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SBS [미스터 Q] 다. [컬러][프로포즈] 등으로 최진실에 이어 대한민국 신세대의 상징이 됐던 김희선이 터뜨린 초 대박작으로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김희선은 이 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김희선 시대' 를 개막했다. 향후 3~4년간 대한민국 연예계는 'Only 김희선' 으로 점철된다.


[미스터 Q] 는 개발과 사람들이 고군분투 하는 에피소드를 통해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을 절묘하게 포착했다는 호평을 들었다. 단순한 선악구도와 극명한 인간군상의 대립이 비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트렌디 드라마의 특성 상 이 정도면 아주 잘 만들어 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3. 목욕탕집 남자들




1995년 11월 18일부터 1996년 9월 1일까지 방영. 정을영 연출, 김수현 극본. 이순재, 강부자 주연.


열 세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KBS [목욕탕집 남자들] 이다. [사랑이 뭐길래] 로 대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수현의 KBS 진출작으로서 초반 [사랑이 뭐길래] 와 구성이 비슷하다는 비판을 극복하고 KBS 주말드라마의 전성시대를 연 작품이다. 이순재, 강부자를 비롯한 중견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김희선, 김호진 등 신세대 스타들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부자는 이 드라마로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이 드라마에서 둘째 며느리로 출연했던 윤여정은 왕비병 걸린 아줌마 캐릭터를 절묘하게 소화해내며 제 2의 전성기를 열었고, 장용이 쓸쓸할 때마다 불렀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는 각종 가요 프로그램 순위권 차트를 휩쓸며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우리집에 놀러와요~우리 집~" 으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의 메인 OST 역시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14. 그대 그리고 나




1997년 10월 11일부터 1998년 4월 26일까지 방영. 최종수 연출, 김정수 극본. 최불암, 최진실 주연.


열 네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그대 그리고 나] 다. 최고 시청률 62.4%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몰이를 했던 [그대 그리고 나] 는 MBC 주말드라마의 건재함을 알리는 동시에 MBC 사단이라고 불리는 최불암, 김혜자, 양택조, 박원숙, 이경진, 최진실, 박상원, 차인표, 김지영, 송승헌 등이 총출동 해 화제를 모았다. 최진실은 이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그대 그리고 나] 는 훈훈한 가족애와 서로를 보다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요즘 유행하는 '막장 요소' 하나 없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점에서 수작 중의 수작이라 평가할만 한 작품이다. 최불암-박원숙-이경진-양택조가 이뤄낸 사각관계는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고, 대가족에 시집간 며느리 최진실의 모습은 당시 여성들의 삶을 절묘하게 포착하며 공감대를 얻어내기도 했다.


15. 장희빈




1995년 2월 20일부터 1995년 9월 26일까지 방영. 이종수 연출, 임충 극본. 정선경, 김원희, 임호 주연.


열 다섯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SBS [장희빈] 이다. SBS가 개국 이후에 처음으로 만든 사극으로, 당시 '엉덩이가 예쁜 여자' 로 이름을 날리던 정선경이 처음으로 TV에 진출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털털하고 선머슴 같았던 김원희가 인현왕후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했고 임호 역시 좋은 연기를 펼치며 지금까지 '왕 전문 배우' 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장희빈은 아직까지도 매력적인 사극 소재로 남아있는데 최근 이병훈 감독이 숙빈 최씨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 [동이] 를 만든다고 하여 장희빈을 누가 연기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왕조 실록에서는 장희빈을 두고 "장희빈(嬪). 아명은 옥정, 본관은 인동. 효종 10년인 기해년 9월 19일, 한미한 중인이며 역관인 장형의 딸로 태어났다. 보잘것 없는 신분에서 몸을 일으켜 만민의 어미요, 지존의 짝인 왕비의 자리에까지 올랐었으나 인현왕후가 세상을 떠난 해, 숙종 27년 10월 10일 왕비를 저주한 죄로 자진하여 죽으니 그 때 장희빈의 나이 마흔셋이었다." 라고 적고 있다.


16. 여인천하




2001년 2월 5일부터 2002년 7월 22일까지 방영. 김재형 연출, 유동윤 극본. 강수연, 전인화, 도지원 주연.


열 여섯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SBS [여인천하] 다.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 뿐 아니라 "뭬야?" "니년이 정녕 단매에 죽고 싶은 것이더냐?" 같은 유행어도 만들어 낸 작품이다. 워낙 높은 인기탓에 패러디도 많았고, 화제성도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수연과 전인화는 이 드라마로 그 해 SBS 연기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허나 이 작품에서 더욱 빛났던 사람은 강수연과 전인화가 아니라 '경빈 박씨' 를 소름끼치게 연기했던 도지원이라고 할 것이다. 지나치게 연장 방송을 하는 탓에 경쟁작에게 뒷덜미를 잡힐뻔한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도지원이 연기했던 경빈 박씨의 죽음으로 인해 시청자 층을 결집했던 [여인천하] 는 끝날때까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순항했다.



17. 다모




2003년 7월 28일부터 2003년 9월 9일까지 방영. 이재규 연출, 정형수 극본. 하지원, 이서진 주연.


열 일곱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다모]] 다. 본격적인 드라마 '폐인' 시대를 만들었던 [다모] 는 서정적인 스토리 라인과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작품으로 기억된다. 상당히 독특한 감성을 지닌 작품이라 세상이 뒤집어 질 만한 시청률을 내지는 못했지만 탄탄한 매니아 층을 중심으로 그 해 MBC 드라마 중 [대장금] 과 함께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았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라는 대사는 아직까지도 명 대사로 손 꼽힐 정도로 [다모] 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으며, 이명세의 영화 [형사] 는 이 드라마에서 모티브를 따 제작됐다. 시청률과 상관 없이 매니아 층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인지 DVD 판매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갖가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8. 네 멋대로 해라




2002년 7월 3일부터 2002년 9월 5일까지 방영. 박성수 연출, 인정옥 극본. 양동근, 이나영 주연.


열 여덟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네 멋대로 해라] 다. 오랜 기간 히트작을 배출했던 박성수 감독과 독특한 감수성으로 무장한 작가 인정옥이 만들어 낸 걸작으로 탄탄한 마니아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아주 괜찮은 작품으로 꼽힐 정도로 작품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네 멋대로 해라] 에서 박성수 PD는 기존 양동근, 이나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전복시킴으로써 그들을 진정한 배우로 완성시켰다. 코믹했던 양동근에게는 진지함과 우울함이라는 극단적 감정을 뽑아냈고, CF로 형상화 되어있던 이나영에게는 지극히 인간미 있는 캐릭터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 가 지금까지도 걸출한 작품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데에는 배우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박성수의 창조성과 그 이면을 제대로 살려낸 노련함에 힘입은 바 컸다.


 
19. 꽃보다 아름다워




2004년 1월 1일부터 2004년 4월 14일까지 방영.
 김철규 연출, 노희경 극본. 고두심, 주현, 배종옥 주연.


열 아홈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KBS [꽃보다 아름다워] 다. 고두심의 명품 연기가 빛을 발했던 이 작품은 시청률로 재단할 수 없을만큼 가슴 뭉클한 감동과 훈훈한 인간미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서민들의 애환과 삶의 결을 절묘하게 포착하며 TV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네 삶' 을 이야기 했던 [꽃보다 아름다워] 는 진정 이 시대 드라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보여준 작품이다.


특히 이 드라마로 KBS 연기대상을 받은 고두심의 위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빠의 학업일을 돕는다는 핑계로 제주도에서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온 한 소녀는 이제 대한민국 대표 어머니로,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사람들에게 기억된다. [전원일기] 에서 김혜자를 끔찍이도 모시던 고두심은 세월이 지나 [목욕탕집 남자들] 에서 세 딸을 거느린 어머니가 됐고, 결국엔 [꽃 보다 아름다워] 에서 가슴에 빨간 약을 바르는 희생과 인고의 어머니가 됐다. 마치 한 여성의 성장기를 보는 것처럼 고두심은 그렇게 진짜 엄마가 됐다.


방송 3사에서 모두 연기대상을 받은 유일무이한 배우이자 [한강수 타령] 과 [꽃 보다 아름다워] 로 두 방송사에서 동시에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켰던 고두심의 업적은 그대로 한국에서 여배우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예가 됐다. 고두심은 '배우 고두심' 이기 때문에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고 끝끝내 배우로 남아있었기에 사람들의 추앙을 받았다. 그것은 몇 몇 작품의 실패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고두심의 존재감이다.



20. 그들이 사는 세상




2008년 10월 27일부터 2008년 12월 16일까지 방영. 표민수 연출, 노희경 극본. 송혜교, 현빈 주연.


스무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KBS [그들이 사는 세상] 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개인적으로 매우 특별하게 기억되는 작품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끝날 때까지 5~6%의 시청률만을 맴돈, 전형적으로 '실패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드라마를 둘러 싼 찬사는 끊이지 않는다. 마치 공식같다. 아니, 편견이라고 해야할까. '노희경 드라마는 재미 없는 드라마, 노희경 드라마는 시청률 안 나오는 드라마, 하지만 노희경 드라마는 정말 잘 만든 드라마' 라는 것이.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충분히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이야기 진행이 다소 빨랐고, 등장인물이 많아서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 돌아갔긴 했지만 중심은 제대로 잡혀있었다. 배경과 캐릭터가 확실하고 스토리의 생동가도 박수 칠 만 하다. 여기에 인간의 성장과 사랑이 동시에 담겨있으며, 갈등과 눈물조차도 한 순간 지나가는 고뇌까지도 이야기한다. 첫사랑의 달콤함과 농익은 사랑의 완숙함이, 상대방을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느껴지는 드라마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그러나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예사 트렌디 드라마가 품어내는 보편성, 드라마 얼개가 지니고 있는 상투성과 통속성을 배반했다. "통속, 신파, 유치찬란" 한 트렌디 드라마의 '트렌디함' 을 부정한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사실 겉으로만 트렌디 드라마였을 뿐, 속으로는 여전히 삶을 관조하는 노희경 특유의 색깔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렇기에 [그들이 사는 세상] 이 이만큼 잘 만들어진 것도 노희경 덕택이지만, 이만큼 시청률이 안 나오는 것도 노희경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사실 예사 작가들이 썼다면 훨씬 시청률이 잘 나왔을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도가 텄다시피한 송혜교에게 [풀하우스] 만큼의 캐릭터와 에피소드만 주었어도 기본이 20~30%은 금방일테니까. 다만, 그러했다면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캐릭터 하나하나를 보듬고 어루만지며 삶의 결을 녹여내는 드라마로 남아 있지는 못했을 것읻. 그래서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저주 받은 걸작' 이다. 노희경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명품과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지만 결코 그에 상응하는 시청률은 기록하지 못하는, '노희경 드라마' 라는 이름의 걸작말이다. 


노희경 같은 작가는 한국 드라마계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다. 그녀의 존재야말로 시청률로 가늠되지 않는 드라마적 감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상징적 표상이기 때문이다. 허나, [그사세] 로 시작 되었을 법한 '노희경' 과 '대중' 과의 화해는 어서 빨리 이루어졌으면 한다. 무거운 주제의식과 삶에 대한 관망을 그대로 드라마에 드러내기 보다는 에둘러 표현하는 영악함을 노희경에게 기대하는 것은 스스로 "고지식한 사람" 이라는 그녀에게 너무 과한 부탁일까.


아울러 현빈-송혜교 커플의 열애설로 다시 한 번 주목받은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재평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노희경이라는 작가가 얼마나 재미난 작가인지를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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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08.09 14: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억의 드라마들... 다 생각나네요. 케이블채널같은 곳에서 이런 것들 다시 방영 안해주나요? 다음 드라마들도 궁금해요~ 계속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기대를 모았던 [타짜] 와 [에덴의 동쪽] 의 맞대결이 생각보다 싱겁게 결판이 난 가운데, 월화드라마 왕좌를 둘러 싸고 다시 한 번 치열한 삼파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에덴의 동쪽] 이 낡은 드라마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전개를 보이는 와중에 드디어 2008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그들이 사는 세상] 이 방영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의 등장과 함께 '바짝' 긴장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에덴의 동쪽] 이 됐다. 상승동력을 잃어버린 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에덴의 동쪽] 이 초반 제압을 하지 못한다면 예상 외로 판도가 쉽게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의 위용은 얼핏 봐도 [에덴의 동쪽] 에 필적할 만 하다. 작가, 연출, 배우 삼박자가 '초호화' 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월화드라마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KBS의 파격적인 물량공세가 쏟아지기 시작한다면 대중의 관심은 집중될 수 밖에 없다. 25%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새로운 시청자층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에덴의 동쪽] 이 [그들이 사는 세상] 을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이 드라마에 톱스타 '송혜교' 가 출연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의미심장' 하다. 송혜교가 누군가. 90년대 김희선 이 후, 마지막으로 탄생한 TV 브라운관의 신데렐라다. 나오는 드라마마다 30~40% 시청률을 올렸고, 출연하는 작품마다 화제가 됐다. [가을동화][수호천사][호텔리어][올인][풀하우스] 등등 그녀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드라마로 성장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재밌게도 [에덴의 동쪽] 의 송승헌과 [그들이 사는 세상] 의 송혜교는 2000년 [가을동화]에서 찰떡궁합 호흡을 맞춘 과거가 있다. [가을동화] 는 윤석호 계절드라마 1편으로 화제리에 방송되며 40%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빅히트 드라마로 "너의 죄를 사하노라." "얼마면 돼?" 등 숫한 명장면과 명대사로 점철 된 작품이다. 이 드라마 한편으로 송승헌과 송혜교는 2000년대를 대표하는 톱스타이자 한류스타로 급부상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서로의 작품을 무너뜨려야 하는 묘한 입장에 놓여있다.


후발주자 송혜교의 입장으로서는 송승헌을 반드시 '넘어뜨려야'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처지다. [가을동화] 이 후, 줄곧 송승헌보다 훨씬 뛰어난 흥행감각을 펼쳐 왔고, 송승헌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도 [올인][풀하우스] 의 연속 히트로 TV 브라운관의 여제로 자리매김한 그녀였다.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었지만 적어도 객관적 수치에서 보자면 송혜교는 송승헌의 그것을 뛰어넘고도 남는다. 이번 맞대결에서 패하게 되면 '흥행불패' 자존심에 금이 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KBS 쪽에서도 송승헌을 무너뜨릴 수 있는 빅카드는 송혜교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타짜]가 [에덴의 동쪽] 에 밀린 요인에는 송승헌 급의 빅스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스타급 배우가 출연하지 못한 [타짜] 는 처음부터 [에덴의 동쪽] 보다는 함량미달로 시작했다. 허나 [그들이 사는 세상] 은 헐리우드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빅스타 송혜교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송승헌과 비교해 봐도 역대 전적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데다가 [가을동화][풀하우스] 로 이미 KBS 와는 환상의 호흡을 맞췄던 그녀이기에 "잘하면 월화 드라마 판도가 역전될 수 있지 않겠느냐?" 는 기대까지 낳고 있다.


송승헌 쪽에서 보자면 송혜교와의 맞대결은 부담스럽다. 먼저 시작했다는 메리트가 있지만 전체적인 얼개가 짜임새 있게 진행되지 못하다보니 새로운 시청자 층을 형성하지 못하며 '중박' 수준에서 지지부진 멈춰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시청자층이 넓어지지 않아 애가 타는 마당에 송혜교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등장한다는 사실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송승헌의 경계대상 1호가 [타짜]의 장혁이 아니라 [그사세] 의 송혜교라는 사실은 어쩌면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놀라운 드라마 한 편을 보여드리겠다." 는 송혜교의 호언장담이 허언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그들이 사는 세상] 의 작가와 연출을 맡은 이들이 노희경과 표민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로 마니아 드라마를 써 오던 노희경이지만 사실 [화려한 시절] 이나 [꽃보다 아름다워] 같은 빅히트 작도 무수히 남긴 그녀다. "작정하고 시청률 잘 나오는 드라마 한 편 쓸 생각." 이라는 노희경의 다짐은 결코 농담이 아니다. 여기에 노희경 드라마와 함께 10여년을 함께 했고, 송혜교와는 [풀하우스] 로 인연을 맺은 표민수 PD 역시 "노희경-표민수 작품이라는 걸 모르게 할만큼 잘 만들어 볼 생각" 이라며 송혜교에 힘을 더했다.


그 뿐이 아니다. [에덴의 동쪽] 에 이미숙, 조민기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있다면 [그들이 사는 세상] 에는 원조 노희경 사단이 즐비하다. 이제는 노희경 드라마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똑소리나는 여배우 배종옥이 합류했고, [이산] 에서 정순왕후 역을 열연했던 김여진도 발을 들여 놨다. 기대되는 것은 바로 김자옥과 윤여정의 등장인데 방송국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에서 김자옥은 20대부터 주인공만 했던 여배우로, 윤여정은 평생 조연을 했지만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여배우로 등장해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펼칠 예정이라 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두 연기파 배우의 격돌은 송혜교의 출연만큼이나 기대가 되는 요소다.


어쨌든 [에덴의 동쪽] 이 '독주' 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송혜교를 내세운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어떠한 식으로든 [에덴의 동쪽] 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년 전, 25%대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던 [왕과 나] 가 후발주자였던 [이산] 에 한판승으로 패배했던 사실을 반추해 볼 때, [에덴의 동쪽] 이 지금처럼 낡은 드라마 구조로 멈춰서 있다면 언제든지 역전의 기회를 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피말리는 월화드라마 시장을 장악할 사람은 송혜교가 될까, 송승헌이 될까. 과거의 연인에서 이제는 서로를 저격해야 하는 라이벌로 변신한 두 톱스타의 자존심 대결이 밋밋했던 월화드라마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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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올빼미족 2008.10.21 0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랫만에 송혜교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기대하고 있었는데,
    노희경-표민수 작품이라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도 아주 만족스럽고 흥미로운 분들이네요.

    송혜교씨 팬도 아닌데 송혜교씨 드라마 기다렸더랬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송혜교씨의 스타성이겠지요.

  2. Favicon of https://donzulog.tistory.com BlogIcon 으노야 2008.10.21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송혜교씨 본지가 언제인지... ㅋ

  3. Økii 2008.10.21 1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송혜교 TV에서 보는게 얼마만이냐 ㄲㄲㄲ

  4. 루시 2008.10.21 1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노희경표 들마는 꼭 다 챙겨보았답니다.
    그러잖아 몇달동안 딱히 볼 드라마가 없어서 드라마는 아예 안보고 있었는데,
    담주 월요일 밤부터는 KBS2에 채널 고종해야 겠어요.

    너무 기대되요!
    그리고 "풀하우스"도 재밌게 보았는데, 송혜교씨도 기대되구요!!!

  5. 에덴은 2008.10.21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덴이 그나마 인기를 유지하는 이유는 경쟁 드라마가 엉망이기때문이죠. 타짜에도 최소한 한예슬은 있습니다. 그러나, 역을 제대로 소화내 내지 못하게끔 작가가 어설펐지요. 적어도 그들만이 사는 세상은 노희경팬들의 지지만으로도 어느 정도 치고 올라갈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송승헌 못지않은 현빈도 있으니까요. 에덴 여주인공들에 비해 송혜교의 인지도가 더 높다는 점도 크게 작용할테구요. 에덴 무너지면 mbc는 어쩐답니까. 250억짜리 대작이라는 데.....

  6. 기다립니다 2008.10.22 0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월화드라마 볼만한게 없어서 안보고 있었는데 노희경작가, 표민수PD의 드라마라니...정말 기대가 큽니다. 출연배우들의 면면도 대단하구요. 송혜교, 현빈, 배종옥, 김갑수, 나문희, 김창완, 김여진, 윤여정 등등...

  7. 지못미 2009.06.02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트 잘 봤습니다.

    혹시 파일 찾으시는 분을 위해 다이렉트 링크 걸어 드립니다. http://604202.hidisk.op.to
    저도 저기서 받았는데, 가입하면 5기가까진 무ㅋ료ㅋ로 바로
    받을 수 있더라고요.

    만일 5기가 다 써도, 24시간 제한없이 저속으론 받을 수 있으니까
    인내심 강하신 분들은 걸고 주무시면 됩니다. ㅎㅎㅎ




황정순, 도금봉, 문희, 김지미 등 60~70년대를 종횡무진했던 여배우들은 어느새 '전설' 로 남아 한국 연예계에서 영원한 별로 빛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는 여배우 중 '전설' 로 남을 여배우는 과연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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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나문희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천재" 다. 나문희 스스로는 아니라고 손사래 치지만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역시 나문희는 천재야!" 라고. 나문희는 연기를 가장 연기답게 한다. 꾸밈없고 솔직하게, 진정성이 담긴 채로 거짓이 없다. 슬프면 슬픈만큼, 기쁘면 기쁜만큼 감정의 과잉이나 기복 없이 진솔하고 담백하다. 그래서 나문희의 연기를 보면 꼭 우리네 일상을 보는 듯 친근하고 익숙하다.


나문희는 표정만으로 연기를 하는 예사 배우가 아니다. 그녀는 눈과 코와 입과 몸짓으로 모두 연기한다. 철저하고 정확하게, 그러나 대단히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마치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그녀 존재의 일부인것마냥 나문희의 연기는 조금의 빈틈도, 흐트러짐도 없이 정갈하고 깔끔하며 담백하고 진솔하다. 그래서 나문희는 천재이고, 깊은 내면의 연기자이며, 눈 떨림 하나에도 전율을 줄 수 있는 진짜 배우다.


코믹과 신파에서 가장 자유로운 중견배우인 나문희는 [굿바이 솔로] 와 [거침없이 하이킥] 의 중간에서 아슬아슬하지만 신 들린듯한 줄타기를 행복하게 해 나가고 있다. 나문희가 걸어온 배우의 길이 화려하지 않지만 빛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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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자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주인공" 이다. 그녀는 전성기를 구가했던 70~80년대나, 중견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지금이나 여전히 주인공이다. "주인공 아니면 안 한다." 던 김혜자의 말 속에는 배우로서 한 번도 꺾이지 않았던 자존심과 자신감이 녹아들어가 있다. 한 번도 '흐지부지' 한 캐릭터를 연기한 적 없는 그녀는 드라마 속에서 딱 김혜자만큼의 색깔과 개성으로 사람들에게 어필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김혜자스러워서' 사람들은 김혜자를 사랑했다.


배우로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80~90년대를 지나 2000년대에 들어 김혜자의 TV 출연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김혜자는 똑같은 캐릭터에, 똑같은 엄마 역할을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고,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 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미덕을 발휘했다. 중견배우로서 드물게 '다작하지 않는' 김혜자의 거취는 언제나 배우로서 가져야 할 신중함과 고독이 묻어난다.


자주 만나기는 힘들지만 만나기만 하면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천상 배우로, 악녀부터 현모양처까지 모든 캐릭터를 아우르며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김혜자는 연기를 하면서도 '연기 같지 않은' 연기로 여전히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진짜 연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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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두심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엄마" 다. 오빠의 학업일을 돕는다는 핑계로 제주도에서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온 한 소녀는 이제 대한민국 대표 어머니로,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사람들에게 기억된다. [전원일기] 에서 김혜자를 끔찍이도 모시던 고두심은 세월이 지나 [목욕탕집 남자들] 에서 세 딸을 거느린 어머니가 됐고, 결국엔 [꽃 보다 아름다워] 에서 가슴에 빨간 약을 바르는 희생과 인고의 어머니가 됐다. 마치 한 여성의 성장기를 보는 것처럼 고두심은 그렇게 진짜 엄마가 됐다.


방송 3사에서 모두 연기대상을 받은 유일무이한 배우이자 [한강수 타령] 과 [꽃 보다 아름다워] 로 두 방송사에서 동시에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켰던 고두심의 업적은 그대로 한국에서 여배우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예가 됐다. 고두심은 '배우 고두심' 이기 때문에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고 끝끝내 배우로 남아있었기에 사람들의 추앙을 받았다. 그것은 몇 몇 작품의 실패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고두심의 존재감이다.


고두심은 여느 여배우처럼 예쁜 외모를 무기로 사람들을 현혹하지도 않았고, 수 많은 광고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이름값을 팔지도 않았다. 고두심을 발견할 수 있었던 곳은 언제나 카메라가 돌고 수 없이 이어지는 대사들이 부딪히는 그 곳, 감독의 큐 싸인과 스태프들의 땀방울이 흥건한 '드라마 현장' 그 곳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고두심은 눈물과 땀 냄새가 진동하는 그 '삶의 현장' 속에서 여전히 삶을 드러내보이는 배우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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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해숙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열정" 이다. 그저 그런 배우가 될 뻔했다. 연기는 잘했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진 못했다. 이모, 고모로 늙어가 엄마가 되고 그렇게 세월에 휩쓸려 나갈 뻔 했다. 그러나 김해숙은 드라마 [가을동화] 로 자신의 모든 열정을 불태우며 중견배우로서 가장 성공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신만의 '길' 을 열었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로지 보인 스스로의 재능과 노력으로.


[가을동화] 에서 심금을 울리는 내면연기와 함께 김해숙은 고두심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견 연기자로 사람들 앞에 당당해졌다. 언제나 캐릭터를 받아들면 "이 여자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이 여자의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 를 먼저 생각한다는 이 배우, 얼굴이 망가지는 건 두렵지 않아도 캐릭터가 망가지는 건 수치스럽고 두렵다는 이 배우는 예뻐 보이고 싶은 여배우 본연의 욕망을 초월해 진정한 배우로서의 '이상향' 을 발견해 냈다.


재능과 노력, 열정의 황금비율로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나이 들어갈수록 절정으로 치달아가고 있는 김해숙에게 남아 있는 것은 아마 끊임없이 연기하는 배우로 살다 가는 것, 그리고 그렇게 '전설적인 여배우' 로 기억 되는 것 그 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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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종옥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자존심" 이다. [무릎팍 도사] 에서 배종옥이 털어 놓았던 것처럼 그녀는 사람들에게 깐깐하고 도도한 '자의식 있는' 여배우의 상징으로 오랜 시간 인정받았다. 데뷔 초기 독특한 목소리 탓에 연기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 목소리 자체가 배종옥의 심벌이 됐고, 따박따박 할 말 다 하면서 마치 지금이 아니면 못 할 것 같이 쏟아 붓는 듯한 폭포수 같은 까탈스러움은 배종옥의 '운명 공동체' 가 됐다.


배종옥에게는 남의 눈치를 보거나 시류에 영합하는 비겁함 대신에 여배우로서 간직해야만 하는 충만한 자의식과 자존심이 가득하다. 철저한 엘리트주의,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완전무결함은 세월이 흘러 사람들과 화해하면서 인간미까지 갖추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배종옥에게 기대하고 발견하는 것은 시간조차 침범하지 못하는 '배종옥스러움' 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배우로나 사람으로나 배종옥은 배종옥, 그 자체로 아름답고 깔끔하다.


배종옥은 [무릎팍 도사] 에서 '스타' 가 되고 싶다고 강변했지만, 배종옥은 스타 이전에 배우이며, 배우 이전에 전설이다. [꽃 보다 아름다워] 에서 엄마와 손을 마주잡고 눈물을 흘리던 억척 큰 딸은 [내 남자의 여자] 에서 처절한 치정의 극단을 보여줬고, [천하일색 박정금] 에선 여성으로서의 자의식과 인간미를 모두 포용한 진짜 배우로 성장했다. 이것이 바로 '전설적인 여배우' 로 남을 배종옥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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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채시라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불패(不敗)" 다. 채시라는 연기자로서 단 한 번도 대중과의 교감에 실패한 적 없는 불패의 배우다. 몇 번의 삐걱거림은 있었어도 그것이 채시라의 드라마 그래피를, 더 나아가 채시라의 커리어에 상처를 주지는 못했고 그 삐걱거림조차 연이은 후속타의 대 성공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은폐하는 것이 바로 채시라였다. 채시라는 배우로서 자신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를 가장 잘 아는 천상 배우다.


시청률 '불패' 의 배우답게 채시라는 장르를 불문하고 항상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사극이면 사극, 시대극이면 시대극, 트렌디면 트렌디, 멜로면 멜로 채시라에게 불가능한 작품이나 영역은 없었고 작품 자체의 장르적 결함자체도 채시라를 만나게 되면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면서 채시라는 성장했다. 어떤 빈틈도 허용치 않는 완전무결한 청정함을 자랑하면서.


채시라는 '사랑스러운 배우' 는 아니었으나 '멋진 배우' 였다. 채시라의 등장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채시라의 말 한마디는 사람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든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한 순간에 폭발시켜 버리는 과잉된 감정의 자의식을 채시라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배우로서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채시라의 연기에 '전율' 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수록 채시라는 조용하고 천천히 전설적인 여배우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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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애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완벽함" 이다. 사생활과 연기를 통틀어 여배우로서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희애는 나이가 들어 갈수록 더욱 멋스러워져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롤 모델' 로 성장했다. 배우로서 김희애가 제시한 것은 작품과 연기력 뿐 아니라 '김희애 스타일' 그 자체였다. 가장 우아하게, 가장 고고하게, 가장 도도하게, 그렇게 김희애는 젊어지는 대신 멋스럽게 늙어가는 길을 선택했다.


[아들과 딸] 에서 뭇 여성들의 질곡의 삶을 대변했던 김희애는 [완전한 사랑] 으로 신파의 끝을 달렸고, [내 남자의 여자] 에선 누구도 말리지 못하는 '40대의 불 같은 사랑' 을 표현했다. 배우 김희애는 기본적으로 정확한 발음과 계산된 연기로 무장되어 결코 '해체 불가능' 한 연기파이며, 그것이 줄곧 연극톤의 과잉으로 이어질 때에도 김희애답게 소화함으로써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덴 조금도 실패함이 없었다.


20대부터 줄곧 유지해 온 김희애만의 개성은 가볍고 유쾌하기 보다는 무겁고 진중했다. 젊은 나이에 간직했던 배우로서의 진지함은 40대로 접어든 지금에 중견 배우다운 진중함과 고독으로 발전해 사람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세월의 흔적 속에서 더더욱 영롱한 영혼을 발견케 하는 아름다움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가벼움과 거리를 멀리 했기에 진지한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그 이름, 그 이름이 바로 배우 '김희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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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진실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최진실" 이다. 최진실은 그 어떤 키워드로도 설명할 수 없는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배우다. 90년대에는 좌중을 압도하는 스타로, 2000년대에는 '40살의 트렌디 드라마' 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전천후 연기자로 탈바꿈한 그녀는 난잡한 사생활이나 스캔들조차 '최진실' 이기에 용서받았다. 가장 최진실다운 방법으로, 가장 최진실스러운 이미지로.


최진실은 조성민과의 이혼 이 후, 과거 최진실을 상징했던 소비지향적임, 사치스러움, 현대여성의 트렌디함, 발랄하고 똑소리 나는 큐트함을 모두 외면하고 철저한 '생활형 연기자' 로 임팩트를 줬다. 그렇게 그녀는 20대의 '아이콘' 에서 40대의 '아이 엄마' 로 돌아오는 동시에 과거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대했던 모든 이미지들을 전면에서 부정하고 배신하는 것으로써 과거의 영광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었다.


최진실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더 이상 없을 때 원하는 것을 만들어 냄으로써 생존 본능스러운 자기 방어적 영역을 구가했고, 그 영역 속에서 새로운 '최진실 월드' 를 창조했다. 결국 지금도 최진실은 시청자들의 변함없는 충성을 바탕으로 변함없이 최진실 월드 속에서 배우 최진실로 남아있다. 역사평론가 강준만의 말처럼 최진실은 그 어떤 클로즈업에도 이그러지지 않는 오밀조밀함과 단단함을 자랑하며 한국에서 유일무이한 '최진실 신드롬' 을 현재 진행형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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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수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당당함" 이다. [무릎팍 도사] 에서 하희라가 말했던 것처럼 김혜수에게선 범접할 수 없는 스타로서의 비범함과 배우로서의 아우라가 풍겨져 나온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김혜수의 스타일은 육감적인 몸매와 센스있는 패션만으로는 절대 완성될 수 없는 '오직' 김혜수이기에 완성 가능한 김혜수 스타일의 카리스마다.


김혜수는 어느 영화제, 어느 행사, 어느 자리에 있어도 당당하고 여유롭다. 짓궂은 농담을 "하하하" 웃으며 넘겨버리는 호탕함에, 등장 자체만으로 스크린을 압도해 버리는 존재감까지 김혜수는 배우와 스타로서 가져야만 하는 미덕을 한 몸에 간직하고 있다. 그것이 때때로 너무 강해 청소년기의 과도한 자기 절제를 유발시키기도 했고, 20대의 배우 김혜수를 줄곧 옥죄어 버리는 초자아적 불안증을 파생시켰다 할지라도 30대에 들어선 김혜수는 그 조차도 극복해내며 자신이 이룩할 수 있는 또 다른 경지를 발견해냈다.


평상의 당당함과 비범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배우로서는 머뭇거릴 때가 많았던 김혜수가 30대를 넘어서며 배우와 스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로잡을 수 있었던데에는 김혜수만이 간직하고 있는 고민과 생각, 자기 억제의 두려움까지도 당당하게 부딪혀 깨트려버리는, 배우로서의 자신감과 존재감이 살아 숨쉬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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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도전" 이다. 영화 [접속]으로 스크린에 데뷔 해 [밀양] 에 이르는 시간까지 전도연은 여배우가 어떤 길을 걸어야 하고, 어떤 연기를 해야하는지를 사람들에게 완벽하게 제시했다. 물론 쉬운 시간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전도연은 오해와 의혹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편견과 처절하게 싸워야 했고, 그 싸움의 현장 속에서 배우로서의 아름다움을 쟁취해야만 했다.


전도연은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질지를 고민하기 이전에 자신을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더욱 골몰했다. 연기에 골몰하는 과정 속에서 전도연은 청춘 스타가 누려야 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배우로서는 그 어떤 여배우보다도 '모범 답안' 에 가까운 정답을 내 놓았다. 전도연은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커버했고, 종국에는 약점조차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관객과 소통했다. 그 소통의 과정은 배우 전도연이 '여왕' 으로 성장하는 '성장기' 의 역사로 기록된다.


충무로에서 영원한 '티켓파워' 를 손에 거머 쥔 전도연은 어느새 'Only 전도연' 으로 성장했고 '칸의 여인' 으로 세계에 발을 들여놨다. 그러나 '충무로의 여제' '영화의 여왕' '칸의 여인' 등의 거창한 수식어와 관계 없이 전도연은 '전도연' 자체만으로 전설이 됐다. 마치 그녀의 영화들이 전설적인 영화들로 자리잡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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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하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신비" 다. 처음 TV에 등장했을 때, 심은하는 일개 신인 여배우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보여줄 것은 보여주고 보여주지 않을 것은 보여주지 않는 방식을 통해 신비스러운 '심은하' 의 존재감을 완성했다. 심은하는 절대적으로 인간 심은하가 아닌 '배우' 심은하로 관객과 소통했고 그것이 곧 심은하를 전설로 만들었다. [온에어] 의 장기준의 말처럼 심은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기 이전에 동경하게 만들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로 처음 스크린에 발을 들여 놓았던 심은하는 [미술관 옆 동물원]과 [텔미 썸씽] 으로 심은하 파워를 입증했고 [청춘의 덫] 으로 절정의 인기를 맛 봤다. 그리고 그 절정의 순간에서 그녀는 한치의 미련도 없이 연예계를 은퇴했다. 사람들의 열렬한 구애와 열광에도 불구하고 심은하는 미동 조차 하지 않고 대중 앞에서 사라지는 꼿꼿함으로 영원히 신비스러운 여배우로 남게 됐다.


때때로 심은하는 '컴백설' 과 '유세설' 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긴 하지만 절대적으로 신비스러운 자태를 유지하며 여배우로서의 생을 마감하고 있다. 최고의 자리에서 스스로 '종말' 을 고했고, 그것으로 '종말' 을 '전설' 로 바꿔버린 심은하는 어쩌면 이미 현존하고 있는 진짜 전설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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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희선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스타" 다. 김희선은 불 같이 타올라 불 같이 사그라졌지만 그 뜨거움과 강렬함으로 대한민국 전체를 집어 삼켰다. 나오는 드라마마다 시청률 30% 이상을 기록했고, 하고 다니는 악세서리는 그 다음날이면 대한민국 최고의 유행 아이콘이 됐다. 인터넷과 핸드폰이 아직 생소하던 시절, 사람들은 김희선에게 최첨단의 유행과 극단의 스타일을 캐치해 냈다.


김희선은 연기를 잘 하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 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스타였다. 김희선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김희선이 하는 잦은 실수에도 너그러이 눈을 감아주는 아량을 베풀었고, 그 어떤 여배우에게도 바치지 않았던 충성을 맹세했다. [컬러] 에서 시작한 김희선 신드롬은 [미스터 Q]와 [토마토] 로 절정에 올랐고 [안녕 내사랑] 으로 '영원한' 아이콘임을 증명했다. 그렇게 김희선은 철저히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국 연예계를 자신의 이름으로 불태웠다.


지금의 김태희, 전지현이 아무리 날고 긴다한들 90년대 김희선의 '인기' 에 비할 수 있을까. 부족한 연기력조차도 사랑스럽게 만들었던 김희선이라는 이름의 배우는 추석이면 어김없이 '김희선 특집쇼' 로 전국의 30%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 모았고, 화장품 광고 하나로 화장품 매출을 3배나 올리는 '기적' 을 행한, 그런 배우였다. 가히 90년대 김희선은 '전설의 스타, 전설의 여배우' 라 할 만 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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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르샤 2008.04.20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생각했던 여배우들..좌르륵 있네요...^^
    멋진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www.coa.com BlogIcon 2008.04.20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희선은 대단한 스타였지만, 배우로서 경력이 너무 딸려서 패스.
    김혜수도 대단한 스타지만, 연기자로서나, 티켓파워가 있거나 하는것이 최근의 일이므로 패스.
    심은하는 연기자로서도 인정받고, 티켓파워도 대단했지만, 너무 일찍 활동을 접었으므로 패스.

  4. 밑에는좀빼지. 2008.04.20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머야 이미연하고 강수연은 왜 안넣은거야..당신 정체가 머야?.ㅡㅡ?? 얼토당토 않게 사미자 아줌마는 왜 안넣었냐. 문소리 언니하고 이거 쓴 사람 은근히 똘끼 있네.

  5. 예전 팬 2008.04.20 1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은하는 포함될 줄 알았어. 하지만 김희선은 연기를 못 하니까 빼야 되는 거 아닐까. 그리고 심은하 빼고는 아직 이들 중 전설이 된 배우는 없다고 봐야지. 아직도 활동 중이니까. ^^

  6. 다 좋다 다 좋아 2008.04.20 1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데 전설? 배우가 전설로 남을 만큼 대단한 뭐라도 되나보지? 이 글 쓴 사람 인생이 한심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7. 승아 2008.04.20 1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희선은 쫌...한 게 머가 있다고?!
    다른 분들은 수가 많긴 하지만 나름 공감이 가는데...
    김희선 절대 공감 못함...
    글고 명성황후 이미연과 세계적 여배우 강수연은 왜?! 없지...

  8. 심은하 뭥미? 2008.04.20 14: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은하가 전설로 남는다??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강수연씨는 왜 안넣으셨는지 궁금...

  9. 강부잔 왜? 빼!!! 2008.04.20 15: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기랄........

  10. 세계가 인정하는 김윤진이 없네.. 2008.04.20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주관적인듯~~

  11. 와....저는... 2008.04.23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문희아줌마랑 김해숙아줌마!!!
    배우자체 보다 연기하신 캐릭터가 먼저 떠오르는 배우.배우님!!
    진정한 내공이 느껴지는 그야 말로..배우..인 듯...
    멋져부러~멋져부러~!!
    근데..전설이라....채시라 부터 밑에 배우들 패쓰!!

  12. ㅉㅉㅉㅉㅉㅉㅉㅉㅉ김희선광팬인듯 2008.04.25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희선이 그렇게 좋았어요?ㅎㅎㅎㅎㅎ

  13. 나문희,김혜자,배종옥,고두심,전도연은 정말이지 쵝오 2008.05.03 0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엔 몰랐는데 나이가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드라마를 보다가 "진짜 연기 잘한다."라고 느낀게 몇번 있었어요. 꽃보다아름다워나 굿바이솔로 등이었는데 그 속에서 고두심,배종옥,나문희 씨의 연기는 정말이지 감탄사가 매회 절로 나왔어요. 그리고 김혜자씨는 한동안 뜸하시다 요새 엄마가뿔났다에서 나오시는데 왜 김혜자를 최고라고 칭송하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전도연씨는 칸의 여왕이 될 수밖에 없는 사람같아요. 그녀의 영화에서 그녀는 전도연이 아니라 극중인물 이니까요.

  14. 동감.. 2008.05.15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기력과 스타성이 적절히 되어있네요...기억에 남는다는건 누군가의 머릿속에 이름만 들어도 어떤 작품이 남았는지가 객관적인 증명이 되는거라던데. 다들 이해가 가는 부분이 많네요...

  15. 김혜수, 김희선 2008.05.30 1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혜수는 10대와 30대(연기하는 나이 실제나이랑은 상관없음) 밖에 기억에 안남는다고 할까요. 발랄한 하이틴 스타에서 20대의 숙녀로 변신에 실패했다고 보여 지는데요. 또 그때 당시 20대에 워낙 경쟁자들이 빵빵해서... 그리고, 30대 완숙미를 보여주는 현재까지요...

    김희선은 현재까지도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인상이 찌푸리게 하는 배우입니다. 개인적으로요. 한창인기 있을 당시에도 '왜 인기가 있을까?'하고 궁금해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최고의 미인이라는 찬사는 개인적으로 납득못하고 단지 많은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미모라고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연기력은 제쳐두고 그 스타일 자체도 납득하지 못했던건 제가 너무 뒤떨어져서 일까요?

  16. 2008.05.30 2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Favicon of http://tlog.kookje.kr/miya79 BlogIcon 바람냄새 2008.06.13 2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역시, 김희선은.. 쫌
    김희선, 고소영, 황신혜... 배우로서 올인하지 못하고 왠지 '아류'같은 느낌.

  18. 커리어우먼 2008.07.18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희선은 좀...연기력 스타성 둘다 인정받은 작품도 없을뿐더러 최근엔 거의 활동을 안하고..심은하는 제가 보기엔 이제서야 시작이었던거 같은데 너무 빨리 내려온거 같아요.차라리 스타성과 연기력 둘다 인정받은 여배우를 굳이 찾는다면 차라리 이영애가 더 납득이 되는거 같아요. 그리고 채시라씨도 정말 인정받을만 해요.. 왕과비에서 20대에서 70대까지의 인수대비 연기는 정말 최고였어요

  19. 랑랑 2008.07.20 0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희선씨 팬이신가보네요...아까도 김희선 글 하나 읽었는데....only김희선이라는둥...
    뭐 전설이라는둥...그건 좀....

  20. 랑랑 2008.07.20 0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진실의 난잡한 사생활....이 대목 마음에 안드네요. 뭐가 난잡하다는건지...-_-;;;;;;
    짜증지대루다~

  21. 쟌쟌 2008.08.15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특히 나문희씨. 김해숙씨..
    주식으로 치자면 저평가된 가치주라고 할까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개봉 2주만에 전국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스포츠 영화로 유례 없는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의 열기가 매우 뜨겁습니다. 7주만에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한데다가 [세친구][와이키키 브라더스] 의 작가주의 감독 임순례가 한층 가벼워진 모습으로 대중 영화를 선 보였다는 점, 스포츠 영화에 여성 영화라는 한계에도 불구 30~40대 중년층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 모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의 흥행 열풍에 가볍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에서 역시 가장 빛나는 것은 바로 배우들입니다. 특히 쓰리톱이라고 할 수 있는 문소리, 김정은, 김지영은 영화 속에서 균형추를 잘 맞추며 부담스럽지도, 가볍지도 않은 연기력으로 영화 속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어 [우생순] 을 빛내고 있는 명 연기자들입니다. [우생순] 에서 열연을 펼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단어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름다움' 이었습니다.


20대의 젊음이 주는 방황과 열정의 시간을 지나 어느덧 완숙미에 이른 30대 여배우들의 아름다움. 왜 30대 여배우들은 20대 여배우들보다 아름다운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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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연예계에서는 "여배우 나이 30이 지나면 은퇴해야 한다." 는 속설이 공공연히 들릴 정도로 여배우에게 나이 들어 간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격사유였습니다. 연기자로 먼저 데뷔했지만 이제는 라디오 DJ로 더욱 유명한 최유라는 "30살이 넘어가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너무 줄어들었어요. 엄마를 하기엔 젊고, 20대를 연기하기엔 늙어버린 어정쩡한 나이...아마 30대 여배우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가는 고민이 아닐까 싶어요." 라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러나 90년대가 지나고 2000년대가 도래하면서 여배우의 '나이' 에 대한 편견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 TV 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배우들의 나이를 따져보면 족히 30살이 넘는 배우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젠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로 성장한 전도연을 중심으로 김혜수, 엄정화, 염정아, 문소리, 김정은, 김지수, 예지원, 김윤진, 이미연, 이미숙 등이 스크린을 종횡무진 하고 있고 TV 드라마에서도 채시라, 하희라, 김희애, 오연수, 유호정, 최진실, 김지호, 신애라, 황신혜, 최명길, 배종옥, 하유미, 김여진, 성현아, 한고은 등이 20대 못지 않은 '전성기' 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젊고 예쁜 20대 여배우들을 제치고 드라마와 영화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작품 관계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연기력' 일 겁니다. 어떤 캐릭터를 맡겨 놓아도 넉넉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재능을 가진 30대 여배우들에게서 '나이' 라는 것은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한 악세서리 정도일테니 말입니다.


요즘 잘 나간다는 20대 여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한숨부터 나올 때가 많습니다. 드라마 흥행 실패를 감독과 작가 탓으로 돌리고 나는 억울하다며 생떼를 쓰는 여배우도 있고, 예쁜 외모와 좋은 학벌에도 불구하고 연기는 언제나 제자리 걸음을 걷는 여배우도 있습니다. 그저 그런 트렌디 드라마에 나와서 그저 그런 연기를 해 버리는 여배우들도, 마치 국어책을 읽는 듯 한 바가지 대사만 쏟아 부어놓고 학예회 유치원생처럼 퇴장해 버리는 여배우들도 있구요. 그런 '젊은' 20대 여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생기발랄한 젊음과 매력 넘치는 미모와는 상관 없이 짜증이 솟구칩니다. 그야말로 얼굴에 "나 연기하고 있어요." 를 써 붙이고 연기를 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그러나 30대 여배우들의 연기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나 연기하고 있어요." 를 써 붙이고 다니는 어색한 미숙성, 상대방을 배려하는 듯 하면서 주위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겉포장,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인형처럼 앉아있는 의도적인 예의바름이 그녀들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들에게는 자신을 죽이고 사람도 죽이고 오로지 영화 속 캐릭터 하나에만 매달려 있는 '전문 직업인' 의 시큼한 땀냄새와 삶이 주는 여유에 웃음 지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 살아 숨쉽니다. 그것이 바로 20대가 가지지 못한 30대 여배우만의 관록이며 연륜이고, 진정한 '아름다움' 인 것입니다.


30대 여배우들은 연기할 때나 말할 때나 딱 그녀들 만큼 솔직하고 진솔합니다. 연기를 죽도록 못할 때에는 "나 연기 진짜 못했어요. 캐릭터가 이해가 안 돼서." 라고 까놓고 들어오고, 연기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연기가 뭐예요? 난 아직도 모르겠어." 라며 진지한 물음을 되돌리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런 솔직함 속에는 30대 여배우들만이 지니고 있는 연기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갈망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녀들의 그런 수많은 고민과 생각들이 있기에 우리는 30대 여배우들의 연기에서 깊은 내면의 진솔한 '인간미' 를 느끼게 되는 것이겠지요. 젊고 예쁜 만큼 많은 것을 관리하고 돌봐야 하는 20대 여배우들의 꽉 막힌 '상품성' 을 넘어서서 가식적인 따뜻함이나 배타적인 차가움은 거세된 채 오로지 '인간 대 인간' 으로 사람들 앞에 홀연히 서 있는듯 한 그녀들의 연기는 그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며 진짜 '예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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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충무로의 대표적인 영화배우인 전도연은 자신의 연기관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시나리오를 받아 보고, 캐릭터와 호흡을 맞춰 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인간 전도연을 어떻게 넘어서고 부술 수 있느냐는 거예요. 철저하게 인간 전도연을 깨부수고 벗어나야지만 연기가 돼요. 나를 넘어서지 못하고서는 그건 나일 뿐이지 작품 속 캐릭터가 아니니까요."


2008년 [우생순] 의 흥행으로 다시 한 번 연기력과 흥행력을 검증 받은 배우 문소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한 군데에서 10년이 넘게 일하면 장인 소리를 듣는다는데 우리 연기자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시나리오를 받아 보면 어떻게 연기해야 하지 어떻게 표현해야하지 겁나고 걱정 돼요. 항상 처음 새로 시작하는 듯 해서 나는 연기가 아직도 뭔 지 잘 모르겠어요."


TV 브라운관의 대표적인 지성파 배우이자 똑 부러지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배우 배종옥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것이냐?' 는 질문에 "배우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좋은 점은 연기를 할 때 무표정한 상태에서도 감정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는 거예요. 나이 들어갈수록 깊어진다고나 할까? 그게 제 꿈이기도 하고 장점이기도 해요." 라는 그녀다운 똑 부러진 대답을 하기도 했구요.


그녀들의 '연기관' 에는 한결 같이 "어떻게 하면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까?" 는 고민이 넘쳐 흐릅니다. 이만하면 됐어, 이 정도면 괜찮지 뭐 하는 두루뭉술함 대신에 새로운 것을 새롭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떨림과 고뇌, 상념과 고민이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지요. 이건 실제로 그녀들의 연기만큼이나 입체적이고 복합적이어서 가벼운 말투로 툭툭 내 던지다고 할지라도 묵직하고 무거운 의미로 사람들에게 다가 옵니다. 그녀들의 연기를 보고 그 연기에 감동하고 그 연기에 영혼을 내 맡겼던 관객들이 '연기' 에 대한 그녀들의 고민과 생각들을 공유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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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결론을 내 볼까요? 30대 여배우들이 20대 여배우들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연기력' 뿐만 아니라 30대가 지니고 있는 '인간미' 와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여유로움' 과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프로다움' 과 프로다운 생각이 만들어 내는 '고민과 고뇌' 때문입니다. 단순히 연기력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다는 자체가 바로 30대 여배우들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아름다움인 것입니다.


20대 여배우들의 젊음을 뛰어 넘어 30대 여배우들의 완숙미가 사람들과 '소통' 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30대 여배우들의 수가 점점 늘어날수록 드라마와 영화는 풍성해 질 것이며 만들어 낼 수 있는 캐릭터와 작품도 무궁무진하게 바뀔테니까요. 이는 물론 30대 여배우들을 위한 작품과 시나리오가 꾸준히 만들어 질 때에만 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최근 충무로에서는 흥행 '찬바람' 이 불면서 전도연 같은 톱 배우도 시나리오가 없어 고생했을 정도로 여배우들을 위한 작품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남자배우들 못지 않게 여배우들이 살아나야 충무로가 살아날 수 있고, 인생과 인간을 녹여내는 여배우들이 존재해야만 한국 영화도 존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여배우들이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서 좋은 작품을 내 놓는 것만큼 한국 영화계에 좋은 '축복' 이 또 어디 있을까요.


헐리우드에서는 미셸 파이퍼, 헬렌 미렌, 메릴 스트립 등 '노장' 들이 여전히 활약하고 있고 그들을 위한 영화가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우생순] 을 계기로 여배우들의, 여배우들에 의한, 여배우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어야 하고, 젊음과 생기발랄함을 지나 삶의 완숙미를 표현하는 단계에 다다른 수 많은 '늙은' 여배우들의 '아름다움' 을 존중하고 존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연의 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눈빛을 지니는' 여배우들을 그저 남자배우들의 들러리로, 작품을 홍보하는 얼굴마담으로 사용하기에는 그녀들의 묵직한 존재감이 너무 아깝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아름다운' 그녀들에게 '아름다운' 작품과 '아름다운' 장밋빛 미래가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이 글을, 또한 그녀들의 '아름다운' 연기에 감동해 나 역시 그녀들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은' 마음으로 쓴 이 글을, 여배우들의 깊어가는 눈빛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람들과 날이 갈수록 '아름다워' 지는 이 세상 모든 여배우들에게 바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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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슬 2008.01.27 1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배우는 연기를 잘해야죠!!

  3. ㅁㄴㅇㄹ 2008.01.27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취향얘기 하는게 아니라 연기만을 논하고 있잖아요.

  4. ㅁㄴㅇㄹ 2008.01.27 1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저 배우들이 20대보다 못한게 뭡니까. 거들떠보지도 못할거면서 괜한 트집이네.

  5. cutegirl 2008.01.27 1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연기 잘하는 분들...정말 멋있어요...어색한 연기로 연기자가 직업이라며 수억씩 받는거 보면...좀 씁쓸하죠...그리고 앞 분 말씀처럼 20대보다 못한거 없는거 같아요...다들 이뿌고 멋진 분들이잖아요..^^

  6. ㄹㄹ 2008.01.27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에서 주목받는 여자 역할은 과거엔 호스티스역 아니면 팜므파탈역..
    인간으로서 고뇌하는 이 시대의 여자 역할들이 영화에 자주 등장해 주었으면 합니다.

  7. 아름다운날들~ 2008.01.27 2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절대 돈주고도 사지못할것중 하나가 연륜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에 걸맞게 아름답게 늘어가는 관록이야말로 내돈과 시간을 할애해 그들의 연기를 보고있는 관객(시청자)에게 가장 큰 선물이지요..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 그리고 20님~ 난독증 있습니까? 글 쓰신분이 지금 취향 얘기했나요? 난독증이나 고치고나서 젊은여자 많이 밝히도록 하십시오.. -_-;;

  8. 바리 2008.01.27 2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이 많이 되는 글입니다..
    정말 연기자라고 나섰다면 적어도 관객혹은 시청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연기는 해야 되는게 당연한데도 아직 우리는 그저 이쁘면 다라는 식의 한심한 관념에 사로잡혀 연기보단 그저 외양가꾸기에 전념하는..혹은 이미지만 구축하는 그런 자칭 배우들을 보고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네요.

  9. 동감하는 이 2008.01.27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0대 여배우들이 이 글을 읽고 모두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동감가고, 멋진 글 감사드립니다. ^^

  10. 김진섭 2008.01.27 2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그런지 나는 알지
    20대 태반이 백수고 구매력이 없는데, 20대 여성을 내새워 봤자 상품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구매력있는 30대를 끌어들이고자 30대 배우를 쓰는 것이다.

  11. ej 2008.01.27 2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륜을 속일순 없죠! 프로의식 강하고 열정적인 30대 여배우들 멋져요!

  12. 미경 2008.01.28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대공감

  13. 제갈공명 2008.01.28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말이 안 된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TV 의 주된 시청자가 주로 나이 많은 여자이며 무슨 영화 볼지 고르는 선택권을 주로 여자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애인이나 여자친구나 부인하고 무슨 영화 볼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을때 싸울 한국남자 드물다. 이건 미국남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여자 연예인들이나 영화배우는 여자들, 나이 많은 여자들의 맘에 들 수록 자신의 매력에 비하여 잘 나가게 된다. 여자들, 특히 나이 많은 여자들의 맘에 들려면 젊고 예뻐서는 안 된다. 젊고 예_브면 여자들, 특히 나이 많은 여자들이 질투하기 대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나이들어 보여서 아줌마 티나기 시작하는 여자들은 자신의 매력 이상으로 잘나가게 마련이다. 30대에 접어들어서도 여전이 잘나가는 여자 연예인은 사실은 확실하게 이전보다 덜 아름다워서 여자들, 특히 나이 많은 여자들이 질투하지 않기 때뭉인 것이다.
    이 글 미국 여배우하고 연예인들의 실례도 소개하고 있는데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영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에게 매우 인기 있을 수 있는데 그건 한국 남자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네 못 따네 하는일에 무지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이런 발상으로 영화를 만들려면 기왕이면 2002년 한일 월드켭 4강 이야기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더 좋았을 수도 있겠다 싶다

    • ㅋㅋ 2008.01.28 0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재갈공명, 생각이 모자라면 글이나 길게 쓰지 마쇼.. 글고 재갈공명이란 이름이 무지 아깝소. 쓰지마시오.

  14. 배고프다 2008.01.28 0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서 말한 30대 여배우 김혜수 김정은 등등은 솔직히 20대때보다 지금이 더이쁨...그리고 TV로 봐선 2030대 구분이 어렵고 다들 이쁘니깐 잘나가는거 같음...요즘배우들은 20대고30대고 뭐건간에 데뷔할때보다 지금이 더 이쁜거 같음 물론 위에 말한 몇명 빼고는...근데 20대나 30대나 연기는 잘하고 봐야함..심은하가 끝까지 잘나간 이유가 연기 때문인거 같음-_-

  15. 둥가 2008.01.28 0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갈공명아.
    니 글이 더 말이 안되는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에 예쁜 여배우가 나오면
    여자들은 자기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보지.
    질투나서 안보지 않는단다.
    지금 말하는건 스크린에서 30대여자 연기자들이
    삶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연기력으로 빛을 발한다는 얘기인데
    꼭 당신같이 오버~하는 애들이 있지...
    가수는 노래로
    연기자는 연기로
    승부해야 한다는 거다.

  16. 작은하루 2008.01.28 0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아마도 자연스러운 추세가 아닐까 싶네요.
    상당수의 외국 여배우들의 경우 그들 경력의 정점에 오르는 시기는 대부분
    30대에 찾아오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어요.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그런
    로맨틴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자면, 20대에 여배우로서 누구나 소유하고 있는 그런
    젊음이라던가 매력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발전시킨 그 결과가
    30대에 나타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더욱 더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거겠죠. 여기에 하나 덧붙이자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연령대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꼽을 수 있겠죠.

    아무튼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최고가 되어가는 사람들을 보는 건
    큰 즐거움입니다. 이는 단순히 여배우들에게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죠.

  17. 역시 블로거들은 혼자잘난척해 2008.01.28 06: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중문화를 소비하고 즐길 줄 아는 세대(서태지 세대인가;;)가 그만큼 나이가 먹어서 자신들의 삶과 연륜을 표현해줄 줄 아는 연기자를 원하기 때문에 30대 배우가 대중한테 먹히는 거죠
    실례로 저는 느끼지 못하는 50대 아저씨들의 연기를 보고 아빠가 감탄을 하는 것을 들 수 있어요 그런 것을 통해 아빠의 인생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글쓴님이 나이를 먹어서 20대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대중매체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이런 글들은 언론들이 30대 배우 띄워줄 때 가끔씩 써먹는 래파토리였다는 걸.... 알아두시구요 -_-

  18. 사슴 2008.01.28 0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0대 배우 안 이뿌다
    그저 젊은것들이 더 낫다

  19. 지나가다 2008.01.28 0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인생의 황금기가 30대야..

  20. 동감 2008.01.28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중의 인형으로서의 연예인은 '20대'가 예쁘다
    대중과 호흡하는 인간으로서의 배우는 '30대'가 월등히 아름답다.
    연기력뿐만 아니라
    성숙함과 20대일 때보다 한결 편안함이 묻어나는 용모도 20대 못지 않게 아름답고 예쁘다.

  21. firmenlogo 2012.06.26 03: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그게 좋아, 잘했어에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