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 수제자>가 제작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집밥 백선생>이 있었다. 백종원이라는 스타를 위시하여 ‘생활 밀착형’ 요리를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으로 성공을 거둔 <집밥 백선생>은 백종원 열풍이 다소 가라앉은 시점에서 제작된 시즌 2에서도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하는 중이다. 스튜디오에서 요리를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백종원의 쉬운 레시피에 있었다. 백종원은 누구라도 따라할만큼 쉽고 간편한 요리를 선보인다. 초보자들도 그다지 부담감이 없는 요리 스타일에 일단 만들어 놓으면 맛도 어느정도 보장이 된다.

 

 

 

 


설탕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자극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요리 초보들에게 있어서는 백종원의 팁만큼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다. 방송 후, 백종원 레시피를 따라할 수 있도록 마트에서 이벤트 코너가 생기고 재료가 동이나는 상황이 펼쳐진 것 또한 그 때문이다. 그만큼 내일 반찬으로 무엇을 해먹을까는 큰 고민이고, 그 고민을 간편하게 해결하게 만들어주는 백종원의 레시피는 상당히 효율적이다.

 

 

 

 

 

 

 

이를 벤치마킹한 듯, <옥수동 수제자>역시 스승과 제자 콘셉트로 꾸며졌다. 스승은 재벌가 며느리나 자제들의 요리수업을 했다는 한식의 대가 심영순. 연륜과 세월이 묻어나는 그 답게 그가 가르쳐 주는 요리는 확실히 품격이 느껴진다. 그러나 박수진의 졸업 형식으로 막을 내릴 때까지 <옥수동 수제자>는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단순히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을 넘어서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비난이 쏟아졌다.

 

 

 

 


그 이유는 박수진이 임신을 하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모양새로 프로그램이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그램 안에서 요리는 메인 주제지만, 화제성이 전혀 다른 곳으로 옮겨 붙었다.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해 임신이 증명된 순간부터 아이에 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고, 뱃속 아이에 관한 이야기는 기사로 다시 옮겨졌다. 아이를 가진 것은 물론 축하할만한 일이지만, 프로그램 안에서 박수진의 아이가 부각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었다.

 

 

 

 

 

 

 

 

박수진은 시종일관 성실하고 눈치빠른 태도로 수업을 받았으나 결국 그 수업 내용에는 전혀 대중 소구력이 없었다. 그 이유는 그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따라할 엄두가 쉽사리 나지 않았던 탓이 크다. 두부조림에도 소고기가 들어가는 등의 화려한 음식의 향연속에서 시청자들은 공감력을 잃어버렸다. 또한 거의 매회 등장하는 심미즙, 심미장, 심미유 등의 직접 개발한 소스 역시 양파, 배, 무, 생강, 마늘 등을 갈아 넣어야 하는 것으로 매번 사용하기엔 손이 많이 가는 소스다. 백종원의 만능간장이나 만능된장처럼 오래 두고 사용하기도 힘들며, 매 요리마다 넣어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심영순의 캐릭터 역시 백종원과는 다르다. 백종원은 특유의 입담과 성격으로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며 요리를 가르쳐 주지만 심영순의 요리는 깐깐하고 엄격하다. 물론 각각의 요리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차이역시 당연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는 요리를 좀 더 쉽고 편안하게 다가가게 되길 원한다. 요리에 능숙한 사람들이라면 모르지만, 아마 시청층의 대부분을 차지할 초보자들이나 중급자들은 만들기 전부터 부담이 되는 요리를 원하지 않는다. 

 

 

 

 

 

 

 

결국 <옥수동 수제자>에서 요리는 부잣집 며느리의 신부수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화제가 되는 것은 박수진의 사생활이다. 그런 상황에서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자꾸만 이상한 곳으로 옮겨간다. 프로그램의 의도와 목적이 불투명해 지면서 <옥수동 수제자>에 쏟아진 비판은 강도를 더해갈 수밖에 없다.

 

 

 

 


이제는 넘쳐나는 쿡방 속에서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어버린 탓도 있지만, 캐릭터를 시청자들의 니즈에 동화시키지 못하고, 고급스러운 한정식 같은 요리로만 점철된 <옥수동 수제자>의 분위기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증폭시켰다. 박수진의 잘못도 아니고, 심영순의 잘못도 아니다. 단지, 요리가 아닌 다른 것이 더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제작진의 방향성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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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SNS에는 맛집을 찾아 돌아다닌 사람들의 인증샷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tv에서는 먹는 방송(먹방)이 한창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맛’에 탐닉하고 있다. 먹방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제작되는 와중에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 역시 먹방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단편적인 음식점 소개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로 캐릭터와 다른 내용을 첨가하고 결합하여 새로운 형식으로 내놓은 맛집 프로그램들도 등장했다. 바로 <수요미식회>와 <삼대천왕>이 그것이다. 그러나 맛집 프로그램, 과연 그 의도대로 돌아가고 있는가.

 

 

 


 

<수요미식회>는 ‘착한’ 맛집 프로그램을 표방하며 진행자로 신동엽과 전현무를 내세우고 맛 칼럼리스트인 황교익에 요리 연구가인 홍신애까지 등장시켰다. 단순히 연예인들이 맛집을 찾아가고 ‘맛있다’고 품평회를 늘어놓는 맛집 프로그램이 아니라 맛집 선정에 신빙성을 주고, 음식의 역사와 기원, 조리 방법이나 시식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섭렵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수요미식회>는 확실히 다른 프로그램 보다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출연진들은 ‘맛’을 품평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고 전문가들의 설명이 곁들여진다. 그러나 그 전문적인 식견은 때때로 공격처럼 받아들여진다.

 

 

 


특히 맛 칼럼리스트인 황교익의 입맛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러나 그가 놓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입맛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궁극의 맛, 1%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 혀의 감각을 더욱 살리지만 누군가는 MSG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입맛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음식을 먹기위해 누구나가 미식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설사 미식가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 입맛은 각각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황교익은 종종 자신의 입맛과 차이가 있는 입맛에 대하여 ‘잘못되었다’는 식의 표현을 서슴치 않는다. 특히 “일본사람들은 고기 먹을 줄 모른다”는 발언을 하거나 (50회) 남이 맛있다고 한 음식에 대하여 비판을 할 때의 단정적인 어투를 자주 사용한다. 그가 있기에 <수요미식회>는 다른 맛집 프로그램과 차별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적한 식당에서 한끼를 때우는 것이 맛집에서 줄을 서서 먹는 것 보다 더 좋은 사람도 있다는 열린마음이 아쉽다.

 

 


그런 태도보다 더 심각한 것은 <수요미식회>의 소재 역시 한계를 지닌다는 점이다. 사실 대한민국은 큰 나라가 아니다. 맛집은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 있기는 하겠지만, 그 맛집의 수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출연진 모두가 인정하는 맛집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프로그램은 해외로 발을 넓히기도 하고 소재를 재탕하기도 한다. 7월 20일 방영된 짬뽕편만 해도 이미 작년에 한 번 사용했던 소재다. 그 당시에는 이연복, 최현석 셰프까지 등장하여 맛집까지 소개했다. 물론 전국의 짬뽕 맛집을 다 소개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가게를 소개한다 해도 굳이 또 같은 주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느냐 하는 의문은 남는다. 한 마디로 소재의 한계는 이제 명확하다. 그렇다고 일반인들이 범접하기 힘든 음식을 소개하자면, 그것은 공감대 형성이 되질 않는다. 결국 소개할만한 맛집은 거의 소개한 <수요미식회>는, 소재를 재탕하며 소재 기근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되고 말았다.    

 

 


<3대천왕>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3대천왕>은 애초에 백종원의 캐릭터가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힘든 방송이었다. 백종원은 이 프로그램에서 전국을 돌며 맛집을 찾아다닌다. 그러나 그 맛집들이 모두 검증되어 있느냐 하는 것은 의문이다. 방송은 맛집 자체보다는 백종원이 먹는 방법을 소개하고 맛있게 먹는 장면을 더욱 부각시킨다. 사실상 그 자리에 있는 진행자들은 거의 하는 일이 없다. 때로는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 않는 음식도 최고의 맛인냥 과장이 된다. 이쯤되면 무조건 맛있다는 칭찬을 남발하는 여타 정보소개 맛집 프로그램과 별 차이점이 없다. SBS예능이 개편되는 와중에 이 프로그램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그래서 상당히 의아하다. 시청자들이 공감을 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 맛집의 향연 속에서 프로그램은 갈피를 잃었다. 더군다나 백종원 열풍은 작년에 비할 바 없이 수그러들었다. 과연 이 프로그램의 존속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맛집 프로그램의 한계는 그래서 명확하다. 맛집의 수도 한정적이고 이미 웬만한 맛집은 인터넷만 뒤져도 새로울 것이 없는 정보다. 새로운 정보를 계속 찾아내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맛집 프로그램조차 PPL과 식상함이라는 두 가지 오류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아무리 ‘먹방’에 시청자들이 반응한다 해도 단순한 맛집 소개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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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20%는 물론 40%까지 치솟았던 예능의 시청률은 이제 10%만 넘어도 대박인 수준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예능 속에서 웃음을 발견해 내고 호응을 보냈다. 그 예능속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이 2015년의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2015년 예능속에서 발견된 캐릭터들은 누가누가 있을까.

 

 

토토가

 

역시 장수예능 <무한도전>의 힘은 강했다. 올 해 13일 방영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최종 무대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5년 상반기를 아우르는 단어가 되었다. 90년대 흥행했던 노래를 다시 듣는다는 콘셉트는 여러 예능으로 뻗어나갔고 현재 방영중인 JTBC<슈가맨-투유 프로젝트>까지 영향을 미쳤다. ‘토토가라는 이름을 사용한 클럽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그들 개개인의 힘이라기 보다는 90년대 노래를 2015년으로 끌어들인 <무한도전>의 강력한 추억의 힘이 주효했다. ‘토토가토토가자체로서 하나의 캐릭터 상품화가 되며 2015년을 수놓았다.

 

백종원

 

2015년 예능에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백종원은 백종원 자체로 하나의 믿고 보는브랜드가 되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초반 <마이리틀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백종원은 인터넷 방송을 결합한 형식 속에서 매번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그는 구수한 말솜씨와 생활밀착형 요리실력을 내세워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등의 프로그램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백종원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조차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백종원이라는 캐릭터가 2015년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단일 캐릭터라는 점만큼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영만

 

백종원을 필두로 한 <마리텔>의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철옹성같았던 백종원의 6연승을 저지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영만이다. 김영만이 내세운 것은 백종원같은 유려한 말솜씨와 먹음직 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바로 추억과 감동의 힘이었다. 자신을 봐준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소식에 눈물을 터뜨리고, 젊은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볼 줄 아는 순수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만 신드롬이 한달을 채 유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장 자체가 의미가 있다.

 

 

최현석

 

백종원과 비슷한 맥락으로 먹방신드롬을 타고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온 것이 바로 최현석 셰프다. 요리 실력도 요리 실력이지만 그의 뛰어난 쇼맨십은 다른 셰프들 보다 훨씬 예능에 최적화 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었다. ‘크레이지 셰프’ ‘허셰프등의 별명이 붙고, 그 별명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된 것에서 그의 예능적인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화제가 된 셰프 답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모습을 드러낸 셰프 중 가장 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다른 예능에까지 출연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백종원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예능인으로서 소비 된다기 보다는 그의 본업을 소홀히 하지 않기에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호감도가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형돈

 

2015년을 정형돈만큼 스펙타클하게 보낸 예능인도 없을 것이다. 정형돈은 <주간 아이돌> <냉장고를 부탁해>등으로 진행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며 편안한 진행을 선보인 정형돈의 주가는 2015년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그의 병이 발목을 잡았다. ‘불안장애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모든 방송을 접고 휴식을 선언했다. 그의 빈자리가 다른 진행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그만큼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뜻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형돈의 화려한 귀환을 기다려본다.

 

복면

 

<히든싱어>에 이어서 정체를 숨기는형식의 노래 예능이 다시 대박을 쳤다. <복면가왕>에 특별한 캐릭터가 숨어 있었다기 보다는 바로 복면그 자체가 프로그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정체가 의외이면 의외일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은 더해갔다. 물론 각각 4연승을 기록한 김연우와 거미는 이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이고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출연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은 그대로일지라도 그들이 단순히 노래만 불렀을 때와 복면을 썼을 때의 집중도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복면은 <복면가왕>을 절대 강자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비등한 시청률로 끌어 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아이디어 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영석

 

나영석이 만든 <삼시세끼>의 캐릭터들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영석 표 예능이라는 브랜드다. 나영석은 올 해 <삼시세끼> 어촌편, 정선편에 이어 인터넷 방송 전용으로 만든 <신서유기>까지 히트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나영석이 손대면 마이더스의 손처럼, 모든 예능이 살아나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나영석이 직접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를 잡기 위해 100억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니, 그의 존재감이 어땠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에 방영될 <꽃보다 청춘>역시 그의 또 다른 성공작이 될 전망이다. 어느새 톱스타들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나영석 표예능은 이제 예능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다. 캐릭터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영석이 만들면 캐릭터가 된다.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

 

굳이 이름을 올릴 것도 없을 만큼 너무 당연한 이름이지만 여전히 연말 연예 대상에서 유재석은 가장 강력한 후보다. 사실상 그를 대적할 자가 없다. 엄청난 자기 관리 능력과 예능감,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진행 능력은 그의 별명을 유느님으로 만들었다. <내딸 금사월>에 그가 출연한 회차는 시청률이 수직상승했고, 드라마 <엄마>pd“2000만원을 더 써서라도 유재석을 잡아야 했다며 한탄섞인 한 마디를 내뱉기도 했다. <무한도전><런닝맨> 이 두 프로그램 만으로도 유재석의 진가는 확실하게 설명된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이고, <런닝맨>은 중국에서의 엄청난 인기로 전용기까지 대절해 출연진을 초빙할 정도로 국내 시청률과 상관 없이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기까지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시키는데는 유재석의 꾸준함과 통솔력이 주효했다.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슈가맨-투유 프로젝트>등의 프로그램도 유재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호감도를 획득했고,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그 누가 유재석을 쓰고 싶지 않을까. 유재석은 내년에도 별 일이 없다면 다시 연말 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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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 천왕>백종원이라는 콘텐츠가 없었다면, 공중파 입성을 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신선하지 못하다. 맛집을 찾아내 평가하고 가장 맛있는 집을 선정한다는 콘셉트는 이미 수많은 맛집 프로그램이나 정보 프로그램, 혹은 예전에는 <결정! 맛대 맛>, 최근에는 <수요 미식회>같은 프로그램에 의해 재탕되고 소비된 콘셉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식상한 소재를 어떻게 신선하게 끌고 가느냐가 문제다. 그 해법을 이 예능은 먹방에서 찾는다. 가장 핫한 백종원을 끌어들이고, 먹는 데라면 빠지지 않는 김준현을 섭외했다. 그리고 그 둘을 이끌고 갈 중재자 역할로 이휘재라는 예능인도 꽂아 넣었다.

 

 

 

이미 <집밥 백선생>을 하고 있는 백종원에게 또 요리를 시킬 수 없었기에 그의 유명세를 방패막이 삼아 맛집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식상함이라는 대전제를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단 요리를 하지 않는백종원은 방송에서 매력이 반감된다. 백종원의 강점은 가정 요리를 누구보다 쉽고 간단하게 알려주면서도 깨알같은 팁을 놓치지 않는 정보성이다. 그 정보성을 특유의 입담과 편안하고 구수한 말투로 전달해 주며 인기를 얻었다. <집밥 백선생><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구성을 크게 달리하지 않고, 안일한 기획을 하면서도 백종원을 내세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3대천왕>은 트렌드에만 민감해, 유행하는 O대 천왕 같은 단어와, 백종원을 불러들였지만 백종원의 매력을 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맛집을 찾아가 평가하고 가장 맛있는 집을 찾는 것은 백종원이 아니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특유의 예능감이 빛나야 하는데, 백종원의 입담은 요리를 만들 때 이상이 될 수 없다. 단순히 이렇게 먹어야 더 맛있다하는 말은 그가 직접 만든 요리에 대한 평가가 아니기에, 오히려 이상한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는 직접 먹어본 사람 고유의 취향이다. 자신이 만든 요리에 대해서라면 먹는 방식을 추천할 수 있지만, 남이 만든 요리에 대해서 까지 고수’ ‘하수를 논하며 어떻게 먹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강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이휘재라는 인물은 이 프로그램의 중재자 역할을 전혀 하고 있지 못하다. 그는 방어형보다는 공격형의 진행을 구사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누군가를 공격할 때, 그 과정이 재미있거나 기발한 창의력으로 의외성을 던져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백종원에게 전문가 맞냐?”고 면박을 주거나 김준현에게 그 배에 뭐가 들었냐?”고 타박하는 장면은 웃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빈정거림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이유는 그의 개그에 공감이나 감정이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맥락과 상황에 맞지 않는 공격을 구사한다. 공격을 하더라도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휘재는 그 시기를 남발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본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런 느낌이 배가 되는 것은, 이휘재가 기본적으로 망가지고 자신을 낮추는데서 오는 개그를 추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대방을 공격할 때는 그만큼 자신도 망가짐으로써 분위기를 유하게 만드는 편이 좋지만, 이휘재는 그런 타입의 방송인은 아니다.

 

 

 

이런 이휘재의 스타일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3대천왕>에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 자리에는 이휘재가 타박할대상들만이 앉아있다. 그가 계속 타박하는 개그를 구사하는 동안 분위기는 맥이 끊기고, 가라앉는다. 그 분위기를 살려서 다시 불타오르게 할만한 불씨를 가진 인물이 이 방송에는 없다.

 

 

 

김준현은 또 어떤가. 먹방을 위해 투입된 것이 분명한 이 캐릭터는, 먹을 때조차 얼굴이 흥건하게 땀에 젖어 있다.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니라, 땀이 흥건한 얼굴로 식탐을 부리는 모습으로 음식을 먹는다면, 이 캐릭터가 투입된 의미가 없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느낄 때 불쾌한 요소로 자리잡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단순히 구성원들의 문제는 아니다. 이 프로그램 자체가 그정도의 매력만 발산하도록 짜여진 탓이 가장 크다. 이 프로그램인 구성원들의 장점을 살려서 그 장점을 극대화 시키기 보다는, 그 장점을 갉아 먹으며 프로그램에 억지로 끼워맞춰진 형국이다. 신선함은 없고, 단순히 식상함만 남았다. 그 식상함을 출연진들로 해결하려 하니 이런 문제가 벌어진다. 차라리 이럴거면 그들이 가장 하는 것을 하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단순히 맛집을 찾는 자리에서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마음껏 펼칠 환경이 제대로 주어진 것도 아니다.

 

 

 

 

과연 백종원을 제외한다면 <3대천왕>이라는 프로그램이 기획 될 수 있었을까. 너무 안일한 구성에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지 못한 예능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그 이후가 걱정스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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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나를 돌아봐>의 정규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조영남은 김수미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하다못해 “이런 모욕은 처음”이라며 “내가 하차하겠다”고 제작발표회 현장을 중간에 뛰쳐나간 것이다. 너무 황당한 사안에 처음에는 고의성이 짙은 유머는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결국 조영남이 하차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비화되며 조영남의 쇼맨십이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결국 조영남은 설득 끝에 프로그램에 잔류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하다. 김수미가 “시청률이 낮을 경우 자진하차를 하겠다”는 조영남의 발언에 대해 "이경규와 조영남이 파일럿 방송에서 시청률 점유율이 가장 낮았다"며 "조영남이 하차를 하지 않더라도 KBS에서 하차를 시킬 것" 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물론, 그 발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리에서 뛰쳐나가 일을 키운 조영남의 태도 모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수미의 농담을 가장한 ‘독설’은 너무 지나쳐 조영남의 심기를 건드렸고 조영남은 이에 대한 대처를 너무 미숙하게 하며 둘 다 성숙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의 타이틀이자 취지인 <나를 돌아봐>라는 콘셉트가 무색할 정도로 본인들의 성품을 제대로 콘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방송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인 것이다.

 

 

 

 

<나를 돌아봐>는 평소 독설이나 강한 캐릭터로 이미지를 굳힌 인물들이 다른 강한 캐릭터들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이 가진 강한 성격에 대한 반성을 하게 만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제작발표 현장에서도 보이듯, 독설과 갈등이다. 자신의 성격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어떻게 내적 갈등을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 주된 포인트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독설과 갈등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을까. 예능을 넘어 진정한 감정싸움으로 번진 제작발표회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비호감 지수를 한 껏 올린 상황이다. 그들이 프로그램 내부에서 얼만큼 더 독설을 내뱉을지 알 수 없지만 독설이 강해질수록 이 프로그램에 대한 불쾌지수 역시 높아질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 시대는 독설을 환영하지 않는다. 한동안 김구라 장동민등으로 대표되는 독설가들이 방송에서 각광받은 시절도 있었다. 리얼이라는 포장 속에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이야기 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다소 예의없고 불쾌한 상황도 그들의 입을 통해 ‘독설’이라는 한 장르로 포장되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도 착한 심사위원 보다는 독설을 퍼붓는 심사위원이 인기였고 조금이라도 더 수위를 높이는 예능인들이 훨씬 더 ‘쿨’하게 여겨졌다. 소위 남들을 ‘디스’하는 것이 미덕이고 그로 인해 드러나는 긴장감에서 재미를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대세가 아니다.

 

 

 

 

이는 얼마전 터진 난데 없는 논란으로도 알 수 있다. 강레오 셰프가 최현석 셰프를 비난 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동안 인터넷 댓글창이 시끄러웠다. 강레오 셰프는 인터뷰에서 굳이 최현석 셰프의 특징을 묘사하며 “요리사는 다 소금만 뿌리며 웃기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발언은 물론, “한국에서 서양음식을 공부하면 자신이 커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자꾸 옆으로 튄다. 분자 요리에 도전하기도 하고" 라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강레오 본인 역시 ‘예능’이라는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엄청난 비난여론에 직면해야 했다.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 예능 <오! 마이 베이비> <1박 2일>에 출연한 것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속해있다는 사실은 그의 발언과 대치되는 지점에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런 이중적인 발언들을 떠나, 그의 독설 자체가 대중의 공분을 산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강레오는 <마스터 셰프>등에 출연하면서 독설가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가 하는 행동들, 이를테면 음식을 먹어보지도 않고 쓰레기라며 휴지통에 버리거나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출연자들에게 윽박 지르는 모습등은 시청자들의 공감보다는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

 

 

 

 

예전 요리 프로그램의 ‘셰프’는 그런 이미지였다. 외국에서 유명한 고든 램지라는 셰프처럼 (실제로 강레오는 고든램지의 식당에서 음식을 배웠다.) 윽박지르고 독설을 퍼붓는 콘셉트가 먹혀든 것이다. 드라마 상에서도 셰프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묘사되었다.

 

 

 

 

그러나 지금 셰프테이너라는 말이 등장한 지금,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셰프들도 실수를 할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을 갖춰야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다.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현석 셰프만 해도 ‘허세’ 캐릭터를 이용해 소금을 뿌리는 모습이나 자신만만한 모습이 캐릭터화 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그 모습이 아닌, 다른 요리사를 인정할 줄 알고 다른 요리를 먹을 때 예의를 갖출 줄 아는 그의 모습이 그 허세를 예능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가 진심으로 가식과 허세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인기를 상상할 수 없다. ‘요리’라는 기본을 놓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내보인 것이 성공요인이었던 것이다. 최근 가장 잘나가는 백종원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그가 완벽하고 빈틈없으며 공격적인 성격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가 보여준 인간적인 매력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그는 그 공감을 바탕으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6회 연속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리텔>은 인터넷 방송의 특징을 이용해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푸로그램 중 하나다. 프로그램은 인터넷 방송의 청취율로 승자가 판가름되는 구조다. 누가 가장 시청자들과 잘 소통하고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 냈느냐, 한마디로 시청자와의 공감지수가 가장 높은 인물이 성공하는 구조다.  최근 김영만이라는 인물을 영입해 화제가 된 것 역시, 시청자들의 추억이라는 공감지수를 높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청자들은 자신을 환영해 주는 시청자들에 눈물흘리는 김영만 아저씨를 보며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예전의 추억이라는 공감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꽃보다 할배>나 <삼시세끼>등으로 연속 성공을 거머쥔 나영석 pd역시 자극보다는 잔잔한 감동을 택했다. 나영석pd의 작품 속에는 시골이나 여행, 그리고 따듯한 밥한끼 같은 서정적인 분위기가 메인이 된다. 그러나 그 속에서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인간적인 행동양상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들은 완벽하지 않고 웃기려고 고군분투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독설은 잘못하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는다. 자극은 더 큰 자극으로 극복될 수밖에 없다. 그 자극이 지나치면 비난이 쏟아지고 너무 적으면 재미가 없다. 그러나 ‘공감’을 통한 소통은 다르다. 다소 어설프고 실수가 있더라도 시청자들을 아우르는 인간적인 매력을 내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따듯한 웃음을 전해줄 수 있는 예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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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대세인 모양이다. <마이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넘치는 입담과 감각으로 시종일관 시청률 1위를 거머쥐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더니 <한식대첩3>의 심사위원으로, <집밥 백선생>의 호스트로 출연한 것에 이어 <스타킹>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집밥 백선생>은 백종원이 없었다면 기획조차 되지 않았을 프로그램이고 <한식대첩>에는 이전 시즌에도 심사위원으로 출연했지만 주목도는 지금과 같지 않았다. <스타킹>에 출연해도 프로그램의 화제성과는 상관 없이 백종원의 발언등은 단숨에 기사화 된다. <마리텔>에서는 무려 5회 연속 1위였다. 새로 투입되어 2위를 차지한 마술사 이은결이 고정 패널이 될 경우, 백종원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확률도 무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사실상 '백종원 브랜드'는 지나치게 강력하다.

 

 

 

 

백종원이 대세가 된 것은 '셰프 열풍'을 타고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그러나 백종원이 인간적인 매력을 보이지 않았다면 '백종원 열풍'은 불가능했다. 백종원의 키워드는 단지 셰프나 사업가에 있지 않았다. 설탕을 많이 넣는다는 비판에 뾰루퉁한 표정을 짓거나 신경쓰는 모습, 짜장면을 만들다 춘장을 태우는 모습은 그간 권위적이고 독설을 내뿜었던 셰프의 이미지나 수백개의 체인점을 소유한 사업가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것이었다. 그는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했다. 그러나 그 방식은 자신을 포장하고 실수를 감추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을 드러내고 실수를 내보이며 대중과 '소통' 했다.

 

 

 


 

<마리텔> 첫회에서 1위를 차지한 후,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자 그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집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며 아내를 사랑해 주십사 당부했다. 그는 사업가였지만, 로맨티스트였고 옆집 아저씨였으며 그 모든 것 위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성공한 남자였다.

 

 

 

 

카레나 된장찌개, 김치찌개등의 평범한 요리를 만드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집밥 백선생>은 시청률 6%에 육박했다. 이것은 모두 백종원의 힘이다. 백종원의 캐릭터는 이제 브랜드가 되었고 친숙한 모습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식대첩>에서 해박한 지식을 뽐내며 식재료의 역사를 줄줄이 읊는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는 겸손할 줄 안다. 그는 사람 위에서 군림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요리를 존중하고 자신의 위치를 낮출 줄 안다. 오히려 그의 이런 태도는 심사위원으로서의 자격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연복 셰프보다 자신이 밑이라 인정할 수 있는 담대함과 다른 사람이 만든 요리를 평가할 때의 신중함은 <마리텔>이나 <집밥 백선생>에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내뱉으며 유머를 구사할 때와는 또 다른 얼굴이다.

 

 

 

 

물론 그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부각된 만큼 그의 잦은 TV 출연에 식상함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존재한다. 그는 캐릭터를 달리 하고는 있지만 '요리'라는 기본적인 콘셉트를 벗어날 수 없다. 내용이나 그의 화술이 겹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수록 그에게 지쳐가는 시청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아직은 백종원 브랜드가 유효하지만 그 브랜드의 부각은 영속적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것은 그의 노력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그가 주목받은 이유는 '트렌드'에 그가 적합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예능인이 아닌 그의 방송 출연은 트렌드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소멸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끝이 보인다 하더라도 백종원의 다양한 얼굴을 구경하는 것이 결코 헛된 일은 아니다. 그가 주는 즐거움을 즐기면 그 뿐 이다. 그 스스로도 방송활동에 집착한다고 생각할 수 없다.  그는 기본적으로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도 충분히 성공한 사람이다. 그가 백종원 브랜드를 부각 시킨 <마리텔>은 젊은 층을 공략한 사이트 '아프리카 TV'의 형식을 가져왔다. 이미 50이 된 그가 의 젊은 층을 끌어 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의 선택은 계산과 이해가 바탕이 된 것이 아니다. 단순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의 매력이 그를 대세로 만들었다.

 

 

 


 

 그는 대중의 비위를 맞추려고 자신을 버린 적이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그는 매력적이다. 그는 언제든 지금 받는 주목을 내려놓고 제 자리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 기간을 길게 하기 위해 대중의 비위를 맞추고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라는 사람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성품을 지녔다. 마치 필연이기라도 한 듯, 그에게 모든 시선은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불러 주면 그는 달려간다.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도 그에게는 상관없다. 다시 방송을 하지 않던 예전으로 돌아가면 그 뿐이다. 그 '내려놓음'이 그를 더 빛나게 한다. 언젠가는 백종원 열풍에도 끝이 있겠지만 아마도 그는 '대세'의 자리에 당분간은 머물러 있지 않을까. 끝이 두렵지 않은 그의 열풍을 보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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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맹기용이 말 그대로 맹비난을 받고 있다. 그의 요리 실력과 경력을 문제삼는 시청자들이 많아지면서, 그가 요리사로서의 경력이 지나치게 짧은 것은 물론, 요리사 보다는 사업가에 가깝다는 반응들이 주를 잇고 있다.

 

 

 

그동안 경력과 입담, 캐릭터까지 갖춘 요리사들을 기용하여 생각보다 긴장감 넘치는 요리 대결을 펼친 <냉장고를 부탁해>의 분위기에 맹기용이 어울리지 않고 불편한 감정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냉정히 따지고 보면 이는 단순히 경력이나 실력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고 있는 김풍 역시 정식 요리사는 아니다. 그는 요리하는 웹툰 작가라는 특이한 이력으로도 <냉장고의 부탁해>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맹기용이 단순히 요리사로서 라기 보다는 꽃미남’ ‘엄친아등의 키워드가 부각되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점이었다.

 

 

 

요리사로서 4년 경력은 어렸을 때부터 요리를 업으로 삼은 이들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짧았고 다른 출연진들에 비해서 경력도 없었다. 아예 다른 분야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요리를 취미로 하는 수준이라는 전제도 깔려있지 않다. 외모와 스펙이 가장 큰 무기인 그에게 있어서 <냉장고를 부탁해>의 출연은 일종의 특혜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그의 캐릭터에 아직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요리사보다는 사업가에 가깝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집밥 백선생>등에 출연하여 자신의 고유한 캐릭터와 매력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마리텔>에서 그는 자장면을 만들다가 춘장을 태우고 계란말이가 팬에 눌러 붙어 안 떨어지는 실수를 하지만 그런 실수들이 요리사로서의 그의 품위나 가치를 훼손시키지는 않는다.

 

 

 

<힐링캠프>등에 출연해 직원들이 행복해야 손님들이 행복한 것같은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 하거나 <마리텔>에서 설탕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삐치는 듯한 제스쳐는 상반된 것이지만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노력한 사람의 인간성이 그대로 화면에 표출되자 그의 행동은 그의 삶 속 한 부분 속의 스토리를 만든 것이다. 설탕이라는 소재가 재미있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운영하는 식당들에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는 루머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 때는 이처럼 대중의 공감대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맹기용의 경우는 이런 공감대 형성이 없다는 게 문제다. 그의 화려한 외모와 배경을 바탕으로 그를 요리사로 캐스팅한 것은, 공감대가 없는 와중에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요리사보다는 엔터테이너로서 먼저 알려졌고 소비되고 있다. 요리사의 타이틀을 가지고도 엔터테이너로서 부각되는 그의 삶 자체에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가 엔터테이터로서 자신의 개성을 확고히 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는 한 마디로 어선가 갑자기 나타난 신데렐라 같은 존재다. 그러나 그 신데렐라가 된 과정이 석연치가 않다. 그의 실적이 그가 받은 특혜를 상쇄하지 못할 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는 느낌이 문제다. 그 느낌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그가 정말 천재적인 실력을 보이거나 아니면 그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그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미 인기있는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나혼자 산다>에 나오는 것은 차근 차근 자리를 잡아 나온 여타 예능인 형 셰프들에 비해서 너무나도 큰 비약이다.

 

 

 

이런 비난이 쏟아진 것에 대해 그는 힘들고 죄송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이런 비난을 감수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시키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다. 이미 방송은 시작되었다. 그가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온전히 해 내는 길 밖에는 없다.

 

 

 

물론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 시간동안 그가 무너지지 않고 굳건하게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시청자들의 괴리감을 충족시킬만한 고유의 매력을 찾아내지 않고서는 고통의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가 TV속에서 자신이 가진 매력을 시청자에게 설득시키는 그 순간이 바로 그를 향한 비난이 멈추는 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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