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이 12.8%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 7주간 <가요무대>에도 밀릴 정도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10시 드라마의 굴욕을 씻고 동시간대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수도권 시청률은 14.6%로 15%에 육박했다. 드라마 방영 5회만에 만든 성과다.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면 흥행작의 반열에도 들 수 있을 정도의 괄목할만한 성과다.

 

 

 

애초에 <오만과 편견>은 기대작이라고 할 수 없었다. <구가의서>로 주목받은 후 주조연급으로 올라선 최진혁과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이름을 알린 후, <금나와라 뚝딱>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백진희 모두 공중파 주연을 맡은 전력이 없었다. 아직 그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도나 인기가 높지 못한 까닭에 <오만과 편견>에 쏟아지는 관심 역시 미미했다.

 

 

 

 

반면 경쟁 드라마들에 대한 기대치는 높았다. 한석규는 <뿌리깊은 나무>로 화제성과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한 후, <비밀의 문>에서 또 다른 왕 역할을 맡았지만 초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문제는 이야기가 사람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을 만큼 몰입도가 높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두터운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을 만큼 견고하고 앞뒤가 잘 짜인 판도 아니다. <비밀의 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정쩡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도세자의 죽음이라는 예정된 결말을 향하는 과정이 전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요소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경쟁작 <내일도 칸타빌레(이하 칸타빌레)>는 처음부터 논란을 딛고 시작했다. 여주인공 역할을 누가 맡을 것이냐 하는 문제는 원작 팬들과 드라마를 기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그 논란은 오히려 드라마에 플러스가 되는 논란이었다. 이미 방송 시작 전부터 수많은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있었고 그만큼 화제성도 높아졌다. 일본 원작을 어떻게 한국식으로 녹일 것인가 하는 문제 역시 관전포인트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원작의 명성이 무색하리만큼 드라마의 구성과 연출에 허점을 드러냈다. 심은경은 4차원이나 독특한 캐릭터를 뛰어넘어 정신 수준에 이상이 있다고 여길 만큼 오버스러운 캐릭터로 변했고 지나친 간접광고와 합이 맞지 않는 연주 장면들로 실망감을 자아냈다. 이내 <칸타빌레>는 클래식 보다는 연애 이야기를 꺼내들었지만 클래식이 주가되지 못하는 연애 이야기에 드라마의 순수성도 훼손되었다. 여전히 주원-심은경-박보검의 삼각관계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려는 제작진의 태도는 <칸타빌레>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훼손하고 클래식 드라마에서 클래식은 없고 연애 놀음만 있다는 비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원작을 확실히 재현하지도, 그렇다고 한국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도 못한 이 드라마에 기대할 것은 주원의 연기력뿐이지만 이마저도 전체적인 균형을 잃어버린 드라마 탓에 조화로운 그림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반면, 최진혁과 백진희가 주인공인 <오만과 편견>은 주인공의 스타성도 경잭작보다 약하고, 검사들의 이야기라는 소재 역시 수없이 반복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오만과 편견>은 시간이 흐를수록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풀어내며 그들의 사연에 궁금증을 일으켰다. 과거의 인연과 현재의 비밀스러운 사연 사이에서 줄타기를 적절히 해내며 호기심을 유발한 것이다. 심각하고 어두운 과거가 드라마의 구심점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흐르지 않도록 코미디를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사용하는 작가의 능력은 비록 ‘검사들이 연애 하는 드라마’ 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 것이다.

 

 

 

문제는 ‘연애’가 아니다. 그 연애를 얼마나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내느냐 하는 것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스타들의 출연만으로는 드라마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이야기가 재미있느냐 없느냐 하는 기본적인 명제에 충실할 때, 새로운 강자도 새로운 스타도 탄생할 수 있음을 명심하지 않으면 공중파 드라마 성공공식의 반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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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onyesoer.tistory.com BlogIcon 소녀소어 2014.12.06 2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월요병을 물리친 오만과 편견


 

<비밀의 문>은 <뿌리 깊은 나무> 이후, 한석규가 선택한 사극으로 방영전부터 엄청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뿌리 깊은 나무>에서 완벽한 연기력으로 높은 시청률은 물론 연기대상까지 거머쥔 한석규에 대한 기대감과 군 제대 이후 처음 이 작품을 선택한 이제훈에 대한 관심은 이 드라마의 성공을 예감케 한 부분이었다.

 

 

 

<비밀의 문>은 사도세자와 영조의 관계가 어떻게 틀어졌고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초점을 맞춘다. 이미 결론이 정해진 드라마에서 그 과정을 어떻게 흥미롭게 그리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한석규와 이제훈의 감탄할만한 연기력에도 불구, 드라마는 점점 힘을 잃는다. 그것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사건들이 시청자들을 묶어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사건은 아주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지만 드라마로 집중 조명된 적은 거의 없었다. 그것은 그 결말이 너무 뻔하기 때문에 드라마의 극적 요소를 만들어낼 여지가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반전도 극적인 화해도 기대할 수 없이, 주인공이 죽는 상황만 기다려야 하는 것에 시청자들이 얼마나 흥미를 느낄까 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비밀의 문>은 맹의를 내세운다. 그러나 문제는 맹의에게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에서는 긴장감을 증폭시키기위한 요소로 ‘밀본’이라는 비밀 세력이 등장하였으나 ‘밀본’은 왕에게 반대하는 신진세력으로, 급진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이라는 명백한 실체가 있었다. 그러나 <비밀의 문> 1~2화에서 맹의는 역모에 관련된 것일 뿐, 왜 영조가 그토록 맹의에 집착하며 분노하는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작가는 이 맹의에 대한 호기심이 갈등을 촉발시키고 몰입도를 높일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그 맹의에 대한 내용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보다는 이야기를 더욱 붕 뜨게 만들어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5회에 이르러서야 영조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수결한 문서라는 사실이 드러나지만 여전히 맹의에 대한 호기심을 촉발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맹의는 스토리에 힘을 실어줄만큼 강력하지도 못하고 대단히 흥미롭지도 않다. 이런 줄기 소재가 허약하니 드라마 전체에 힘이 빠진다. 그 내용이 흥미로우려거든 대립각의 이유가 명확하고 그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들의 힘이 비등비등해야 한다. 아니면 약한자가 힘을 키우며 반격을 꾀하는 스토리가 훨씬 더 유효하다. 그러나 지금 스토리는 맹의라는 실체 없는 적敵 때문에 모든 이야기가 틀어져 버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사도세자가 긍정적인 인물로 그려지지만 그가 하는 일은 노론의 강력한 세력에 의해 좌초하는 일 뿐이다. 그런 좌초를 뚫고 그가 어떻게 성공하는지를 보고 싶은 시청자들에게는 지루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여주인공의 캐릭터도 문제다. 서지담(김유정 분)은 호기심이 많은 여인으로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하는 인물. 그러나 단지 호기심으로 역모에 가까운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여주인공의 행동을 이해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굳이 그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아도 스토리에 큰 영향을 끼치는지 조차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연기자들이 연기를 너무 잘하는 탓인지 김유정의 연기력마저 그다지 빛나 보이지 않는다. 여러모로 캐릭터의 구성을 잘못 잡은 것이다.

 

 

 

결국 <비밀의 문>은 시청률 꼴찌로 내려앉았다. 물론 단순히 시청률이 문제가 아니다. 시청률이 낮아도 웰메이드로 평가받는 드라마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비밀의 문>에 웰메이드라는 칭호를 붙이기 어려운 것은 스토리에 몰입하기 힘든 산만하고 평이한 구성 때문이다. 대체 왜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여야 했는가에 대한 호기심은 그다지 크게 어필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흐름은 점점 느슨해지고 긴장감은 사라졌다. 그 이야기를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한 제작진은 훌륭한 배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한석규와 이제훈이라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을 쓰고도 이 정도의 이야기밖에 만들어낸 것은 실망스럽다. 연기자의 연기력도 스토리와 합일되어 그 감정이 폭발할 때 더욱 빛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연기력에 기대 다소 빈약한 스토리를 극복해 보려는 편법을 쓰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대작 <비밀의 문>이 너무도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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