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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4 [뿌리 깊은 나무] 한석규, 고현정의 미실을 뛰어넘어 비상하다 (2)



 오랜만에 컴백한 한석규의 [뿌리 깊은 나무]는 수많은 호평이 쏟아질 수 밖에 없는 드라마다. 온통 복수와 치정이 주를 이루고 있는 안방극장에서 '추리극'이라는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 것 만으로도 신선하며 그 전개 방식은 점차 박진감을 더해가고 있으니 이 얼마나 가뭄의 단비같은 드라마란 말인가. 그런 와중에 한석규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세종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재해석해 내며 드라마의 완성도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한석규가 이 드라마를 선택했을 당시에는 분명 여러가지 계산이 깔려있었을 것이다. 95년 [호텔]이라는 드라마 이후로 16년동안이나 브라운관에는 모습을 비추지 않았던 그가 안방극장의 세종으로 분했을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흥행가도를 달리던 한석규표 영화는 어느 순간 흥행 부도수표로 전락해 버렸다는 것이 그의 안방극장행의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이제 더이상 누구도 한석규라는 이름 석자만으로 영화를 선택하지 않으며 한석규의 이름값은 날이 갈수록 대중들의 이름에서 잊혀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타개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한석규는 [대장금], [서동요], [선덕여왕]등을 히트 시켰던 김영현 작가의 이름을 빌려서라도 재도약의 기회를 잡고 싶었을 것이다. 


 조짐은 좋았다. 수목극 1위를 달리던 [공주의 남자]가 종영한 후 [뿌리깊은 나무]는 시청자들의 사극에 대한 갈망을 채워주며 단숨에 10% 중반이라는 높은 시청률로 뛰어올랐고 수목극 1위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김영현*박상현 작가 콤비의 필력은 역시나 하는 호평이 나오게 하기 충분했던 것이다. 


  또한 시청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드디어 이 드라마는 20% 고지를 점령했다. 경쟁작인 영광의 재인이 14%까지 시청률을 따라잡으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해 내고 있지만 수목극 1위는 여전히 뿌리 깊은 나무인 것이다.  이 드라마를 재도약의 기회로 생각했을 한석규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석규가 이 드라마를 선택했을 당시 기대했던 것은 흡사 고현정이 [선덕여왕]에서 '미실'을 연기하고 받은 기대와 관심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처음에 뿌리깊은 나무는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선덕여왕에 버금가는 인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했으나 점차 진행되는 상황은 긍정적이라 할만하다. 단지 이는 한석규의 연기력 때문이 아니다. 고현정의 연기력도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연기였다.  


  하지만 고현정이 '미실'을 연기하면서 제 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가 단지 연기력 때문은 아니었다. [선덕여왕]은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뿌리깊은 나무]와는 큰 차별성을 가지는 드라마다. [선덕여왕]의 기본 틀은 덕만공주가 선덕여왕이 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은 물론 여러 줄기로 뻗어나가지만 '덕만이 선덕여왕이 되려 하고 미실은 그를 방해한다'는 기본 전재만 알고 있다면 드라마 시청에 큰 무리가 없었다. 그 과정에서 뛰어난 전개로 드라마의 힘을 실은 것은 물론 작가지만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가 단순했기에 중간에 유입되는 시청자층이 보다 폭 넓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뿌리깊은 나무]는 다르다. 이 드라마는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혹은 시도되었더라도 성공적이 결과로 끝맺음을 못했던 '추리'라는 장르를 들고 나왔다. 물론 처음부터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 것이 바로 추리극이다. 하지만 동시에 중간부터 유입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 것이 바로 이 추리극이다. 앞의 내용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없으면 뒷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세종에 반발하는 밀본의 3대 본원 중 하나인 정기준이 누군가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물론 단순해 보일 수도 있는 구조다.


 허나 이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새로운 인물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내용이 추가되면서 중간부터 본 시청자들은 이해 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 사용되었다. 선덕여왕처럼 일식이 일어날까 안 일어날까 하는등의 간단한 명제를 풀기 위해 기존의 등장인물들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캐릭터와 스토리의 유입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 시켜 나감으로써 한 회만 놓쳐도 그 인물들과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해 추리의 재미를 잃어버리게 될 수 있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드라마를 꾸준히 보았다면 괜찮겠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한 회를 놓치는 일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독특한 시도이나 호흡이 긴 드라마에 있어서 국민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얻을 정도의 시청률은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오히려 이런 구조는 시청률은 낮았으나 호평받았던 매니아 드라마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 후반이라는 꽤 만족스러운 시청률을 확보하는데는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선덕여왕 이상의 의의를 가진다.  


 누구보다 이런 소식이 반가운 것은 한석규다.  고현정도 복귀할 당시 엄청난 플래시 세례를 받았으나 [봄날], [여우야 뭐하니], [히트] 등에서 '역시 고현정'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연기는 잘 했을지 몰라도 받은 주목에 비해서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실'은 달랐다. 미실은 고현정을 위한, 고현정에 의한, 고현정의 캐릭터였다. 완벽한 캐릭터 설정과 강약조절은 고현정의 그간의 이미지를 탈피시켜주었고 비로서 진정한 연기파로서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전의 주목이 고현정의 연기보다는 사생활과 고현정의 이름값에 집중되어 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졌던 것이다. 또한 고현정이 그런 연기를 한 드라마가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고현정의 이미지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 주었다. 역시 이름값은 하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고현정에게 붙게 되었다.

 

 그러나 한석규는 사실 연기력을 다시 증명할 필요는 없는 위치에 있다. 이제까지 한석규의 이미지는 '연기파'였다. 고현정처럼 연기보다는 다른 부수적인 것들로 주목을 받은 케이스가 아니란 얘기다. 아무리 한석규가 연기를 잘한다 해도 그전의 '연기파'이미지에서 한단계 올라간 이미지의 회복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때문에 한석규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연기가 아니라 사실 시청률이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던 그가 잃어버렸던 것은 사실상 연기가 아닌, 흥행이었다.


그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브라운관의 복귀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성공이란 이미 인정받은 연기력에 대한 것이 아닌, 다시 한석규 카드가 통한다는 흥행력에 대한 것이다. 매니아 드라마로 남을만한 작품 보다는 대중성이 있는 작품에의 출연이 절실했다는 얘기다. 그런 대중성을 원했기 때문에 그간 영화만 고집하던 그가 좀 더 대중에 파급력이 큰 브라운관을 선택했을 것이 아닌가? 한석규도 시청률에 대해 "면은 섰다"라는 발언을 했을 정도니 이 정도의 도약과 시청자들의 관심이 가장 반갑고 즐거운 것은 다름아닌 한석규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성공한 전례가 있는 한석규에게는 조금 더 도약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배우는 연기력도 중요하지마 대중들의 전반적인 환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온탕과 냉탕을 오갔던 한석규라면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터다. 사실 뿌리깊은 나무에 대한 지금의 뜨거운 반응은 매니아 드라마에 열광하던 사람들의 관심과도 같다. 그런 관심에 더해 시청률까지 확보되었다는 것은 한석규가 가진 역량을 다시 증명한 것과도 같다. 


한석규에대한 무조건 적인 지지가 확립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매니아 드라마의 팬층은 그 엄청난 충성도를 자랑한다.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연기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며 그 힘과 파급력을 높이는 것이다. 시청률과 '매니아'라는 두가지 토끼를 동시에 잡은 한석규는 어찌보면 시청률에서는 선덕여왕보다 못할지 모르지만 그 파동은 선덕여왕보다 훨씬 클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봐도 좋다. 

 


  단지 특정층의 대중이 아닌 전반적인 대중을 흡수해야할 필요가 있는 한석규에게는 이런 결과가 엄청난 희열로 다가올 것이다. 대중들은 이 드라마에 '명품'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드라마가 성공한대도 이런 전반적인 호평과 환호를 받는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온갖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긴박하고 억지스럽지 않고도 시선이 고정되는 효과를 만들어 낸 제작진과 연기자에게 찬사를 보내야 할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한석규와 고현정은 스타일이 다른 연기자다. 하지만 한석규는 고현정 처럼 '제 2의 도약'을 꿈꿔야 했던 상황이었다. 이번 드라마로 역시 연기자는 연기로 말한다는 사실을 한석규는 증명했다. 또한 연기자는 어떤 작품에 출연하느냐가 그 연기력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증명되었다. 현명한 드라마 복귀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 낸 한석규. 잘만든 드라마 한편이 영화 10편 이상의 파급력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뿌리깊은 나무가 설사 시청률이 더 오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을 의심할 수 없다는 것은 한석규에게 있어서 제 2의 도약의 기반을 마련해 주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제2의 도약으로 한석규라는 연기자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시청자에게도 즐거운 일이고 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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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hdrka 2011.11.04 1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현정씨가 연기한 미실의 경우는 시청자들의 많은 호응을 보면 그 해 연기대상을 받을만하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좀 들었는데 한석규 씨의 세종은 그냥 세종같습니다!!! 올해 sbs 연기대상은 한석규씨로 이미 결정!!

  2. 토요일 2011.11.05 0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점명 작가 이야기는 좀 빠졌네요.
    바람의 화원은 시청률은 떨어졌지만 성공적인 매니아층을 형성한 드라였으니까요.
    그로인해 문근영의 연기대상수상까지...이어졌으니

    한석규는 드라마의 세종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이정명 원작자의 탄탄한 스토리를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 아닐런지요.

    원작의 유명세와 한석규의 연기력이 시청자들에게 기대를 가지게끔 만들었으니까요.
    장태유 PD는 원작을 어떻게 풀어낼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