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으로 제작된 예능이 어김없이 우리곁을 찾았다. 2017년 과연 정규 편성이 될만한 예능그렇지 않은 예능, 정규편성이 되더라도 우려점이 많은 예능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정규편성 가능성을 기준으로 상.중.하를 나누어 보았다

 

 

 

 

 

...정규편성 가능성 타진한 파일럿

 

 

 

 

 

 

 

 

KBS <엄마의 소개팅><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등 최근 예능에서 각광받고 있는 엄마라는 소재를 활용해 부모님을 위한 소개팅에 나서는 자녀들의 모습을 그렸다. <미우새>가 자식을 관찰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으로 예능을 꾸려나갔다면 <엄마의 소개팅>은 자녀들의 주선으로 소개팅에 나선 부모님들을 관찰하는 형식이다. 나이가 들었더라도 여전히 여자이고 남자인 부모님의 모습 속에서 색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됐다.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웃기기도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짠해 지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 설특집 예능중 가장 고른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예능으로 보인다. 시청률도 6.3%로 선방했다

 

 

 

 

<신드롬맨>역시 <나 혼자 산다> 등의 관찰 예능에서 좀 더 발전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심리학 전문가들도 출연하여 그들의 행동에 대한 분석과 조언을 하는 점 또한 신선하다. 정용화 등이 보여준 로그아웃 신드롬이나 솔비의 애국 신드롬등은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지점이었다. 시청률은 3.4%로 높지 않았지만 스타들이지만 대중과 공감의 틀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신드롬이 점점 억지스러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항상 같은 신드롬을 가지고 올 수는 없으니, 독특한 신드롬을 찾게 되고 별거 아닌 행동도 부풀려 과장이 될 수 있다. 공감대라는 틀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MBC <발칙한 동거>역시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냈다. 김구라와 한은정이 함께 동거를 하면서 서로에게 적응해 가는 과정이 은근한 재미를 주었다. 툴툴거면서도 한은정의 부탁을 모두 들어주는 김구라의 모습은 그의 기존 강하고 직설적인 이미지에 의외성을 던져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김구라의 새로운 캐릭터 형성에도 긍정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김구라-한은정을 제외한 나머지 커플들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섭외를 제대로 하고 서로의 케미스티리만 맞는다면 예능적인 가치가 충분하다. 2부가 8.3%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삼부 내내 동시간대 1위를 지킨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빠생각> 또한 정규 편성 가능성을 타진해 볼만하다. 스타들의 영업 영상을 제작해 준다는 포맷인데, 일단 탁재훈-유세윤-양세형-솔비등의 진행자들이 주고받는 예능감을 무시할 수 없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다보면 잘 모르던 연예인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플러스다. 그러나 문제는 전연령층에 어필하기는 힘든 포맷이라는 것이다. 최근 예능의 동향을 보면 30,40대 시청자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오빠생각>은 상대적으로 나이든 연령층에 어필하기 힘든 포맷이다. 더군다나 매회 출연하는 연예인의 매력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 또한 위험요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은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나름대로 신선했지만

 

 

 

 

MBC <사십춘기>는 실제 절친인 권상우-정준하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큰 시청 포인트를 찾기 힘들었다. 굳이 두 사람이 집을 나와 외국으로 떠난 데 대한 이유가 부족했다. TVN <꽃보다> 시리즈처럼 여행 상황을 강조하려는 느낌은 났지만 그들의 캐릭터가 확연히 와닿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단순히 무계획을 강조했지만 정말로 두 사람이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조금 더 다듬어지고 캐릭터의 포인트가 강조되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어보인다. 남은 2회에서 그런 시청포인트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BS <초등학쌤은> 외국인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하여 초등학생들에게 한글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재미를 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인 아이돌들의 한국어 실력이 이미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일상 대화에 무리가 없는 수준을 가진 강남이나 헨리, 엠버등도 있었지만, 아예 한국어의 긴 대화 자체를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아이돌들도 다수 보였다. 이미 시작부터 1위를 할 수 있는 아이돌이 정해진 느낌은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초등학생에게 한글을 배우는 과정 역시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지속적인 재미를 담보할지는 의문이었다. 외국인들의 한글 배우기는 옛날 <해피투게더>를 이효리와 신동엽이 진행할 당시에도 코너로 쓰인 적이 있다. 그 포맷에서 발전했다고 보기 어려운 <초등학쌤>의 외국인 한국어 배우기가 명절 특집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한국말을 배우기위한 열정적인 고군분투 자체는 시청포인트가 되었다

 

 

 

 

 

...감동도 재미도 부족했다.

 

 

 

 

KBS <걸그룹 대첩-가문의 영광>은 단순히 명절을 위해 구성된 프로그램의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걸그룹이 나와서 노래방에서 실컷 놀다간 느낌이랄까. 전혀 색다른 시도도 의외성도 없었다. 걸그룹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낄 거라 생각하기엔 너무 안일한 기획이었다. 걸그룹은 팬층을 제외한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설특집 파일럿 중 가장 대충 만든기획이 아니었을까.

 

<희극지왕>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작정 개그맨들을 모아놓고 '웃겨보라'고 명령한다고 해서 웃음포인트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그들끼리만 웃고 떠들다가 프로그램은 끝이 났다. 

 

 


SBS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그것이 알고싶다>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를 주제로 다양하고 심층적인 분석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괴담을 퍼뜨리는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예능적인 가치로 소비되기엔 그 미스터리들은 지나치게 근거가 부족한 음모론에 가깝다. 미해결 사건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사실과 사실이 아닌 양측의 증거들을 놓고 정당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닌, 마치 모든 것이 음모론으로 흐르는 듯한 뉘앙스는 실망스러웠다고 할 수 있다.

 

 

 


SBS <주먹쥐고 뱃고동>은 김병만을 필두로 한 한국에서의 <정글의 법칙> 이상이 될 수 없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시청률은 9.1%로 높은 편이었지만, 출연진 김종민과 김병만은 이미 <12> <정글의 법칙>의 리얼버라이어티를 하고 있다. <주먹쥐고 뱃고동>의 무대가 바다로 옮겨졌다고 해서 차별점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물고기를 잡아 먹고 바다의 생태계에 놀라는 장면은 어딘지모르게 익숙하다. 수장이 김병만이라는 점 또한 그 기시감을 확장시킨다. 굳이 이 프로그램이 필요할까. 이미 <12><정글의 법칙>은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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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피투게더>에서는 유재석이 소속되어있다는 지인 모임 ‘조동아리’의 멤버들이 출연하였다. 술 없이도 밤을 샐 정도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이들은 친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임으로 이미 유명했다. 유재석을 필두로 하여 김용만, 지석진, 김수용등이 소속된 조동아리는 이미 수차례 에피소드가 예능에 등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어떤 목적이나 이익 없이 단순히 친구인 관계인데, 그들의 모임이 유재석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명해지면서 그들의 조합은 예능적인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해피투게더>에서 조동아리가 출연한 방송은 유재석이 어느 때 보다 친한 지인 모임에서 얘기하는 화법을 보여주거나 서로간의 에피소드가 채워지면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실제 관계에서 오는 깊이는 확실히 관계 형성이 되지 않은 게스트와의 대화와는 다른 양상을 띈다. 이제 일회성이 아닌, 정규 방송을 노리는 파일럿이나 나영석 PD도 이 실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무한도전>(이하<무도>)의 휴방을 대신하여 편성된 <가출선언-사십춘기>(이하 <사십춘기>)는 10년넘게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정준하와 권상우의 관계에 주목한다. 그들은 각자 총각 때 만나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들은 다른 분야에서 각자 활약했지만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정준하의 입을 통해서 권상우의 수차례 언급되기도 했지만, 그들을 예능에서 함께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히려 정준하가 권상우등 톱스타와의 친분을 강조할 때마다 “거짓말 아니냐.”며 놀림을 받는 장면이 예능적인 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 실제로 예능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신선하다.

 

 

 

이제 40대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아빠가 된 그들은 <사십춘기>에서 함께 여행을 떠난다. 3부작으로 구성되어 1월 28일부터 3주간 방영될 예정인 <사십춘기>는 그들이 실제로 친한 사이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대하는 방식이나 자연스러움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담아내는가에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서로의 친분을 바탕으로 보다 인간적이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생긴다. 

 

 

 

 


<사십춘기>는 정준하에게 예능적인 관계로 만나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이미 친한 관계를 바탕으로 섭외된 관계에 집중한다. 때문에 서로 나누게 될 진솔한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서로간의 탐색전이나 파악의 시간을 따로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그 둘의 관계 자체에 초반부터 관심이 생긴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나 권상우의 예능출연은 좀처럼 없었고, 이번처럼 권상우가 메인에 나서는 프로그램은 더더욱 처음이기 때문에 때문에 권상우가 보여줄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정준하와의 케미스트리를 얼마나 보여주고 자신의 매력을 증명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무도>의 빈자리를 채워줄 예능을 찾기란 힘들겠지만 이미 친한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조명해 내기만 한다면 <무도>와는 또다른 의외의 재미를 던져줄 여지가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손을 대는 예능마다 성공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나영석 PD의 새 예능 역시 ‘실제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2월 방영될 예정인 <신혼일기>에서는 무려 구혜선-안재현 커플이 출연한다. 이들은 사귀는 사이를 넘어 무려 결혼한 사이다. <우리 결혼했어요>나 <님과 함께>같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의 관계는 가상이다. 나영석PD는 아예 신혼부부를 섭외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스타 커플의 신혼은 대중이 궁금해할 여지가 충분한 소재지만 이제껏 철저히 사생활이라는 영역으로 대중의 공개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신혼일기>는 화려한 스타들의 실제 결혼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방영전부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단순히 사진이나 꾸며진 관계가 아닌, 서로와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서로를 대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이 예능은 절반의 성공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다.

 

 

 

 

 

 

 

 

 

 

 

신혼부부라는 특수성은 예능의 리얼리티를 더욱 살아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서로 ‘결혼한 척’만 하는 여타 예능이 아니라 실제로 결혼한 커플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애정표현이나 갈등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면 나영석PD의 또하나의 히트작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출연진들에게 어떤 역할을 강요하기보다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의 특징을 포착해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나영석 PD이기에 그 기대감은 더욱 크다.

 

 

 

 


친구나 부부라는 설정이 아닌 사석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관계에서 오는 분위기는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분위기의 차별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예능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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