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드라마에는 성공적인 캐스팅이 있다. 작품 속에서 호연을 보여준 연기자는 주목을 받고 이름값이 올라간다. 그러나 반대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이름값을 지닌 배우들을 이용한 마케팅역시 무시할 수 없다. 초반 시청률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이 시청률을 달성하는데 톱스타들의 출연만큼 강력한 무기도 없다. 그러나 최근 브라운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톱스타’ 마케팅이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그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사임당>... 이 시대의 '어머니상'보다 이시대의 '이영애상'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은 이영애가 <대장금>이후 무려 13년만에 컴백작으로 선택한 작품이었다. 그에 걸맞게 제작 규모도 컸다. 드라마 방영전부터 200억을 투자한 작품으로 화제가 되었고 억대를 뛰어넘는 이영애의 출연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드라마로 제작된 적 없던 신사임당의 일대기 역시 어떻게 표현될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영애는 신사임당 역할에 더 이상은 없을 정도의 캐스팅이었다. 그동안 ‘산소같은 여자’로 시작하여 우아함의 대명사가 된 이영애의 결혼과 출산 이후 작품으로서 이만큼 훌륭한 선택은 없었다.

 

 

 


그만큼 <사임당>은 이영애의 일관적인 정체성이 어떻게 발전되어 나갔느냐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다분한 작품이었다. 13년 전, 영민하고 호기심 많으며 마음이 따듯한 장금이는 현명하고 주체성이 강하며 가족을 이끌어가는 사임당이 되었다.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영애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다. 그러나 여전히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을 간직한 이영애의 이미지는 <사임당>을 통해 고스란히 재현된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그만큼 공을 들인 탓인지 제작기간도 길었다. 사전제작 드라마로 2014년 기획하여 2015년 제작에 들어갔으나 방영시기를 조율하며 2017년에야 방송을 시작했던 것이다. 모든 기운이 이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 모여 있는 듯 했고, <사임당>은 15%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출발해 2회때는 16%를 넘겼다.

 

 

 


그러나 <사임당>은 그 이점을 단 한순간도 살리지 못한채, 이영애라는 톱스타의 이름값에 빚을 진 시청률을 유지하지 못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현대와 과거의 교차 편집은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트렸고 드라마의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 역시 촘촘하고 흥미롭게 전개되지 못한다. 이 와중에 이영애의 캐릭터 활용 역시 <대장금> 시절보다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 드라마 속 주인공 사임당에게 쏟아지는 각종 위기상황과 절체절명의 순간 속에서도 이영애는 그저 고고하고 우아한 신사임당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지나치게 절제된 표현 방식 속에서 이영애는 사임당이 아니라 그저 이영애로서 존재할 뿐이다. 자신을 놓아버린 연기가 아닌 자신의 이미지대로 끌려가는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고리타분한 스토리 속에서 신사임당의 재발견이 아닌 다시 이영애의 이미지만 확인할 수 있었고 결국 이시대의 어머니상을 다시 쓰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막대한 제작비를 회수할 중국 시장역시 ‘싸드 보복’으로 수출이 여의치 않았고, 국내에서도 드라마 <김과장> 등에 밀리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영내내 낮은 화제성을 기록한 <사임당>은 스페셜 방송과 재편집등 초강수를 두는 와중에서도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사전제작 드라마임에도 결국 2회 축소 종영이라는 굴욕을 맛보았다. 이영애의 화려한 컴백에 비해 초라한 퇴장이었다.   

 

 

 


<완벽한 아내> 용두사미된 스토리, 고소영의 존재감 없었다.

 

 

 


 

<사임당>에 이영애가 있었다면 <완벽한 아내>에는 고소영이 있었다. 고소영은 10년만에 안방극장에 출연했으나 초반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은 여의치 않았다. <완벽한 아내>는 3.9%의 초라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배우로서 고소영에게 대중이 갖는 기대치가 높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그러나 <완벽한 아내>는 단순한 ‘유부녀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미스테리를 가미하며 호평을 얻었고 높은 폭은 아니지만, 시청률은 상승세를 탔다. 고소영의 연기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예쁜 고소영’을 포기하고 편한 복장과 힘을 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호평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데는 실패했다. 후반 부 스토리가 어그러지면서 작품은 중심을 잃었다. 미스터리는 단순히 한 남자에게 집착한 한 여성의 비이성적 행동에 그쳤고, 주인공을 정신병원에 가두는 전개는 다소 뜬금없이 펼쳐졌다. 미스터리로 출발한 이야기의 흐름 자체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우리는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심재복(고소영 분)의 마지막 나레이션이 가슴을 파고들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드라마의 흐름이 중구난방이 된 것과, 반전도 흥미요소도 없는 미스터리의 처리 방식은 실망감만을 안겨주었다.

 

 

 

고소영이 선택한 캐릭터 심재복에 대한 아쉬움 역시 크다. 고소영의 연기 자체는 합격점이었지만 대중의 뇌리 속에 각인될 만큼의 특별함은 없었다. 심재복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지나치게 많이 반복되어 온 소재였다. 남편의 바람을 감당하고, 연하남과의 ‘썸’ 비슷한 관계를 형성하며 어느상황에서든 꿋꿋하고 굿센 아줌마 캐릭터는 이미 익숙하게 경험해 본 것들이었다. 오히려 병적으로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내면을 숨기고 웃음을 가장한 조여정의 ‘사이코 연기’가 이 드라마에서는 훨씬 더 주목할만한 포인트였다.

 

 

 


시청률은 물론이고 연기적으로도 큰 주목도가 낮았는데, 드라마마저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결국 호평요소를 굳이 찾자면 ‘조여정의 연기력의 재발견’을 이룬 드라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어 버린 것이다.

 

 

 


<추리의 여왕>인데 추리는 없다.

 

 


최강희가 타이틀롤을 맡고, 권상우가 3년만에 선택한 드라마 <추리의 여왕>은 ‘아줌마 탐정’이라는 소재를 내세웠으나 이 드라마의 가장 특징은 ‘추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성공하는 드라마는 ‘추리’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 마음에 시청자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드라마일수록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그러나 중반이 넘은 <추리의 여왕>은 제목에 추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에는 추리가 없다.

 

 

 


사건을 촘촘하게 만들고 그 사건이 밝혀지면서 일어나는 반전과 놀라움을 주로 삼을 것이라는 기대는 <추리의 여왕>속에서 산산이 부서진다. 일반인이 보기에도 어설픈 수사 방식은  개연성의 문제로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형사인 하완승(권상우 분)의 수사 방식은 수사방식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채로 쓰여진 듯하고 추리 천재로 나오는 주인공 유설옥(최강희 분)의 행동은 때때로 너무나 큰 민폐다.

 

 

 


이 모든 상황을 차치하고라도 추리 드라마임에도 범인을 보여주고 범인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은 시청자들이 추리 해 볼 여지도 잘라내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에서 한참이나 동떨어져 있다. 이미 결론까지 지어져 있고, 반전 따윈없는 추리드라마는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 잘못된 방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야기는 늘어지고 전개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시청률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겨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10%도 넘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톱스타들의 출연이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

 

 

 


톱스타들이 출연한 드라마는 화제성을 끌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하다. 특히나 중국시장이 성장하면서 중국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스타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본질이다. 지금 톱스타가 된 스타들도 한 때는 신인이었다. 그들 역시 출세작을 통해 스타가 됐다. 작품 속에서만이 배우는 빛날 수 있다. 배우의 후광을 업고 만들어진 작품의 유효기간은 아주 짧다.

 

 

 


 

드라마의 꺼져가는 불씨는 드라마의 완성도만이 살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드라마에 누가 출연하느냐 하는 단편적인 사실이 아니라 바로 그 드라마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톱스타들이 출연하고도 성공을 거머쥐지 못한 드라마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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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가 <대장금>이후 무려 13년만에 컴백작으로 선택한 작품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은 이영애의 변화된 정체성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다분한 작품이다. 13년 전, 영민하고 호기심 많으며 마음이 따듯한 장금이는 현명하고 주체성이 강하며 가족을 이끌어가는 사임당이 되었다.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영애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다. 그러나 여전히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을 간직한 이영애의 이미지는 사임당을 통해 고스란히 재현된다.

 

 

 

 

 

그러나 <사임당>은 이영애의 컴백작에 200억 대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대중의 관심선상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초반에는 그나마 비난이라도 받았으나 회차가 진행될수록 화제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16%로 시작한 시청률은 9%까대까지 떨어졌다. 앞으로도 더 오르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 2월 2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조사에서도 20위권 내에도 순위를 올리지 못했다. 한마디로 대작의 ‘굴욕’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다.

 

 

 


이에 <사임당>측은 급히 9, 10회를 압축한 스페셜 방송을 준비하는 등,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방영하는 스토리가 어렵거나 난해하다는 것이 아니다. 스토리가 지나치게 평이하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다. 타입슬립 소재를 쓴 것도 멜로 색을 입힌 것도 모두 지나치게 뻔하다. 사임당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특별함을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면서 예술혼을 불태우지만, 그의 삶에 좀처럼 동화되지 않는다. 이야기는 밍숭맹숭해지고 캐릭터들은 예측 가능한 행동만을 한다. 더군다나 현대로 넘어와 전개되는 이야기는 오히려 사임당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딱히 엄청나게 졸작이라고 평하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이라 말하기도 힘들다. 결국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평이한 드라마 이상의 파급력을 가지기 힘든 작품인 것이다.

 

 

 

 


이는 누구보다 이영애에게 뼈아픈 한 수다. 드라마는 그 누구보다 이영애를 중심으로 홍보되었다. <대장금>으로 명실상부 한류스타가 된 이영애가 그동안 가정에 집중하다가 선택한 작품에 드라마 최초로 ‘신사임당’의 생애를 다루겠다는 포부도 돋보였다. 이영애의 신사임당이었기에 드라마는 더욱 기대가 될 수 있었다.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처럼 연기 변신을 시도하기 보다는 그에게 주어진 이미지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다. 의도는 뻔히 보였지만 이영애였기에 그 의도를 알면서도 기대를 하게 됐다. 방영시기가 미뤄지면서 홍보도 충분히 이루어졌다. 이영애가 있었기에 200억이라는 투자 금액도 가능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사임당이 도저히 성공이라 부르기 어려운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가장 곤혹스럽다. 작품이 잘 되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배우지만, 안 됐을 경우 가장 이미지의 타격을 입는 것도 배우다. 그것은 이영애같은 톱스타에게는 필연적인 숙명같은 일이다. 제작비의 꽤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그의 출연료는 그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대가라고 할 수 있다.

 

 

 

 

 

 

10년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톱스타 고소영 역시 웃을 수만은 없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에서 여전히 주인공을 맡을 수 있을만큼 여전히 화제성이 있다. 그러나 ‘장동건의 아내’라는 타이틀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시청률은 처참해도 너무나 처참하다. 첫회 시청률 3.9%로 시작하여 4.9%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5%도 안 되는 시청률에 동시간대 꼴지다. 경쟁작 <피고인>과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역시 상승세라는 점도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든다.  

 

 

 

 


 

일단 우려스러웠던 연기에 있어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도도한 톱스타 이미지가 강한 것에 비해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톤은 안정적이었다. 여전히 관리가 잘 된 얼굴과 몸매는 비현실적이었지만,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공백에도 불구하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드라마의 전개 역시 지루하지 않다.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그 사건에 휘말리는 주인공은 지고지순하거나 답답하기 보다는 시원한 말투로 한 방을 날린다.

 

 

 

 


 

그러나 문제는 이 드라마 역시, 그리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고소영은 공백기 전에도 확실한 흥행작으로 각인된 기록이 거의 없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적도 있을 정도로, 연기적으로도 인정받았다고 하기 어렵다. 고소영의 컴백은대중이 바라고 기대하는 지점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드라마는 남편의 바람과 연하남의 등장이라는 뻔한 패턴으로 흐른다. 물론 이은희(조여정 분)같은 캐릭터가 등장해 정체를 숨기며 미스터리함을 남기지만 드라마의 흐름을 바꿀 정도라고 할 수는 없다.

 

 

 


아줌마의 인생 전환 스토리는 이미 지겹도록 봐왔다. 물론 그 뻔한 스토리 속에서도 드라마는 나름대로의 내러티브로 흥미를 이끄는 부분이 있지만 대대적인 관심을 촉발할 만큼의 재미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눈길을 끄는 소재가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나름대로의 웰메이드’ 이상을 벗어나기 힘든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톱스타 마케팅으로 어느정도의 화제성은 이끌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구성이다. 이영애와 고소영조차 초반의 홍보 효과로는 유효할지 몰라도 드라마의 꺼져가는 불씨를 살릴 수 있을 리 없다. 10년이 넘도록 두문불출 했던 톱스타들의 컴백은 가장 중요한 것이 톱스타들의 이미지가 아닌 바로 드라마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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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고 진부해 보이는 소재라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호평을 이끌어낼 수 있고 색다른 소재라도 다루는 방식에 따라 식상해 질 수 있다. 타임슬립은 과거부터 드라마에 색다른 분위기를 조성하기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어 왔다. 현대의 인물이 과거로 가거나 과거의 인물이 현대로 오는 기본적인 형식에서부터 과거의 무전이 현대에 닿기도 하고, 과거로 단 20분간만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여러 방식으로 변주되며 시청자들을 찾은 타임슬립은 지금도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현재도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과 <내일 그대와>가 타임 슬립 형식의 소재를 활용하며 시청자들을 찾았다. 그러나 두 드라마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임당>은 톱스타 이영애의 복귀작으로 방영전부터 홍보에 열을 올리며 높은 화제성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하향 곡선을 찍었다. 결국 경쟁작 <김과장>에게 1위 타이틀을 내주며 굴욕을 맛본 <사임당>에는 시청자들의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신사임당>이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데 대한 결과다. 

 

 

 

 


<사임당>이 이야기의 포인트를 강조하기위해 선택한 것은 ‘타임슬립’이었다. 제작진측은 기존의 타임슬립과는 달리 평행우주론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라고 밝혔으나, 현대의 서지윤(이영애 분)이 사고가 나며 과거에서 눈을 뜨는 등의 구성은 기존의 타임슬립과의 차별점을 느끼게 하지 못했다.

 

 

 

 


더욱이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구성으로 과거의 신사임당과 현대의 ‘워킹맘’의 의미를 연결시키려 했지만, 그 연결 고리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굳이 현대와 과거를 교차시키는 구성으로 진행되어야 할 당위성을 찾지 못하며, 오히려 어색한 시간 교차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패착이다.

 

 

 


현대의 서지윤에게 닥친 위기는 불합리한 환경에 대한 개인적인 고충에 가깝다. 주인공 서지윤 캐릭터의 행동의 동기는 오로지 문제가 닥친 상황에서 개인적인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있다.  그러나 과거의 사임당에게는 예술가로서의 재능이나 어머니로서의 자세를 강조한다. 과거와 현재의 캐릭터가 교차되며 그 둘의 상황이 절묘하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이야기에 연결고리가 없어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신사임당의 캐릭터 역시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 일단 사임당이 그린 그림으로 인해 살육전이 벌어지는 계기가 생기는 것 자체로 신사임당에 대한 캐릭터의 붕괴라고 볼 수 있다. 어린 사임당이 그림 한 장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도 크게 와 닿지는 않지만 그런 결과로 이어진 것 자체가 ‘민폐 캐릭터’로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성장해서도 어머니로서의 사임당이나 예술가로서의 사임당보다 멜로에 힘을 주고 있는 것 또한 상당히 의아하다. 사임당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려 함이겠지만, 현모양처의 전형으로 평가되어온 사임당의 멜로는 어딘지모르게 어색하다. 이야기 자체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는 <사임당>은 톱스타를 섭외하고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저 평범한 드라마로 전락했다. 

 

 

 

 


굳이 <사임당>을 소재로 하여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들고 나온 것 자체가 의문이 들 정도라면, 드라마의 전반적인 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다. 차라리 제대로 된 정통 사극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내일 그대와>는 <신사임당>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주인공을 연기하는 이제훈과 신민아의 조합이 나쁘지 않은데다가 드라마의 구성 역시 과거로 가는 주인공을 내세워 타임슬립을 조금 더 생기있게 활용해 보려는 노력이 보인다. 주인공의 로맨스가 발전될수록 시청자들의 설렘지수역시 상승한다.

 

 

 


그러나 문제는 시청률이다. 첫회 3.6%의 시청률로 출발한 <내일 그대와>는 현재 2% 초반으로 시청률이 하락했다. 문제는 역시 드라마의 구성이다. 본질은 달콤한 로맨스지만, 여기에 타임슬립이 개입되며 이야기가 어지럽게 변한다. 첫회부터 시청한 시청자들이라면 어느 정도의 이해를 해줄 부분일 수 있지만, 중간에 유입된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몰입이 힘들다. 로맨스 드라마지만 중간중간에 추리를 해야하는 지점들을 남겨놓았다는 것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미 몰입한 시청자들은 그 부분에 흥미를 느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시청자들은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제훈의 연기력이나 이미지는 <내일 그대와>의 전작이었던 <도깨비>의 공유를 위협할 정도로 매력이 있지만, 많은 시청자들을 아우를만큼 <내일 그대와>가 매력적인 드라마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타임슬립 소재가 그만큼 흔하게 활용된 까닭에 이 드라마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내일 그대와>는 로맨틱 코미디다. 로맨틱 코미디에 시간여행을 결합했지만 그 구성이 확실히 독특하고 흥미롭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인 것이다. 더 이상 타임슬립은 매력적인 소재가 아니다. <내일 그대와>는 타임슬립을 활용했지만, 그 이상의 독특함을 선보이는 드라마는 아니다. 시청자들이 열광할만큼의 파급력을 발휘하기는 힘든 이유가 그것이다.


타임슬립은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다. 그러나 그 소재가 지나친 반복으로 인해 식상해졌다는 것, 그래서 더 신중하고 교묘하고 섬세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현재 방영되고 있는 타임슬립 드라마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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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원 권에 당당하게 자리한 사임당은, 훌륭한 인품을 지닌 어머니,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진가를 인정받은 인물이다. 유관순처럼 역동적인 삶을 살다 간 인물은 아니지만, 그 시대의 흐름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내면서도 예술가적 면모를 보인 그의 삶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여성단체에서는 오만원권 화폐에 신사임당이 선정된 당시, 그의 삶이 가부장적인 가치관이 만들어낸 전형적인 여성상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지만 신사임당이 가부장적인 시대의 여성으로서 기대되는 역할을 하였다 하여 주체적인 삶을 살지 않았다 할 수는 없다. 어머니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내면서도 그 안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드러낸 신사임당의 생애 역시 존경받을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런 신사임당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우리 곁을 찾았다. 배우 이영애가 무려 13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온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이 그것이다. 1, 2회 연속방영으로 첫회부터 15%, 2회는 16%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사임당>은 초반 화제성을 잡으며 그동안의 홍보가 헛되지 않게 했다. 그러나 <사임당>을 통해 신사임당이 현시대의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드라마에서는 영웅이 필요하다. 여전히 불합리하고 답답한 현실을 뻥 뚫어 줄 카타르시스를 전해 줄 허구의 인물은 짧은 시간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어 준다. <낭만닥터 김사부>(이하 <낭만닥터>)의 김사부(한석규 분)은 최근 그런 카타르시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불합리에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정의로운 편에 서는 그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그를 마음 놓고 응원하고 매순간 그의 승리를 바랐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거대 권력이나 높은 자리를 꿰찬 이들에게 목소리를 높이기 힘든 사람들의 대리만족일 수도 있었지만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는 해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지켜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그런 포인트를 캐치한 <낭만닥터>는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종영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뚤어주었다는 호평은 덤이었다.

 

 

 


<사임당>은 <낭만닥터>보다 훨씬 더 유리한 고지에서 첫회를 시작했다. 신사임당이라는 인물 자체가 이미 대중에게는 친숙한데 비해 드라마로 집중조명된 적이 없는 인물이어서 관심이 생기는 데다가 이영애라는 배우가 출연한 것만으로도 이미 화제성은 담보되었다. 또한 사전제작으로 완성도를 높일 시간이 충분했던 것도 플러스 요인이고 200억이라는 풍부한 제작비 속에서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홍보를 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사임당>은 오히려 실패하기가 더 힘든 성공의 요소가 다분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1, 2회에서 보여준 ‘사임당’의 모습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영웅’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가 하는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사임당>은 이영애가 <대장금>이후 처음 출연한 드라마다. 이영애는 그동안 결혼을 했고, 쌍둥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러나 그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이영애의 미모는 화면에서 여전히 빛이 난다. 그러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영애의 외모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드라마는 몰입도를 잃어간다. 제작진은 <대장금>과 비교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말하지만, 적어도 <대장금>과 같은 재미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라면 실망감을 표출할 수밖에 없다.

 

 

 


<사임당>이 들고 나온 장르는 특이하게도 ‘타임슬립’이었다. 제작진은 ‘타임슬립’이 아니라 ‘평행우주’라고 항변하지만 드라마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과거로 돌아간 서지윤(이영애 분)이 사임당(이영애 분)으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타임슬립’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워킹맘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남편의 사업실패와 어처구니 없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 서지윤의 삶을 과거의 사임당의 삶과 교차 전개 시켜 과거 사임당에게 현대적인 의미를 찾아보려는 의도였겠지만 오히려 드라마의 구성은 어디서 본듯한 전개만이 계속되며 신선함을 잃어갔다.사임당과 워킹맘의 연결이 그다지 자연스럽지도 않은데다가 이야기의 구성 역시 흥미를 자아내기엔 지나치게 진부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PPL이 필수고, 현대의 이야기 속에서 PPL을 사용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차라리 아예 사극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위기가 닥치는 방식도 진부했지만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나는 것은 당위성과 필연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수 백년 된 그림을 아무렇지도 않게 서지윤의 손에 줘어주는 그림 주인의 행동은 도저히 상식적이라고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주인공에게는 닥친 행운에도 개연성이라는 것이 있어야 했지만 그 개연성을 찾는데 실패한 모양새였던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영애의 연기는 군데 군데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기까지 하다. 그동안 가졌던 휴식기가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인지, <대장금> 때보다 우아해진 현모양처 이영애는 어찌된 일인지 그 때보다 매력적이지 못하다. 과연 부당함과 사회의 부조리함에 맞서 싸우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사임당>으로 표출해 내어 <대장금>때처럼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사임당의 이야기를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 될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위기가 수차례 찾아 오는 동안, 드라마에서 숨을 쉬어갈 구성이 없었다는 점 또한 아쉬운 점이었다. 큰 위기가 닥치고 서지윤은 그 안에서 고군분투 하지만 이야기는 사건을 위한 사건을 나열하는데 그치고 만다. 서지윤이 아닌 이영애를 주목하는 동안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린 느낌이라면 설명이 가능할까. 이영애의 매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스토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빛나야 할 매력이 오히려 너무 큰 사건들과 주인공 중심의 사건 속에서 묻혀 버리고 만 것이다.

 

 

 

 


과연 이런 문제점들이 극복될 수 있을 것인가. 제작비와 이영애의 브랜드를 생각해 볼 때 <사임당>은 실패해서는 안되는 드라마다. 그러나 이미 배우의 이름에 드라마의 퀄리티가 따라오지 못한 예를 우리는 많이 목도해 왔다. 과연 <사임당>은 제 2의 대장금은 아니라도 체면치레는 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이야기의 전개에 성패가 달렸겠지만 첫 단추는 어긋나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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