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17.05.23 <섬총사>...김희선은 <삼시세끼>를 뛰어넘을 새로운 뮤즈가 될까. (2)
  2. 2016.12.24 권혁수부터 에릭까지....2016년 의외의 인물이 터뜨린 예능 잭팟
  3. 2016.11.27 요리만 했을 뿐인데.... <삼시세끼>로 증명된 에릭의 매력, 나영석 PD의 예능에서 또 한 번 발견된 새로운 얼굴 (1)
  4. 2016.09.24 지겨운 먹방? 그러나 여전히 시청자들은 음식으로 '힐링'을 원한다.
  5. 2016.09.09 <삼시세끼><내귀의 캔디>, 현대인의 바쁜 일상에 던지는 ‘힐링’ 메시지
  6. 2015.12.14 백종원으로 시작해 유재석으로 끝난...'예능 캐릭터 열전!'
  7. 2015.07.14 대한민국 예능의 흐름, 독설의 시대가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다
  8. 2015.06.29 최지우부터 문근영까지…남자 중심 예능에서 살아남은 여자 연예인 예능 호감의 법칙
  9. 2015.04.11 <꽃청춘>생각나는 <두근두근 인도>, 공영방송 KBS 자존심 저버린 여전한 ‘베끼기’의 향연
  10. 2015.03.13 요리 잘 하는 남자에 대한 로망이 만들어 낸 TV속 먹방 전쟁
  11. 2015.03.07 <삼시세끼>vs<용감한 가족> 가족예능의 극과 극,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12. 2015.02.14 자극을 이긴 편안함, 최고시청률 기록한 <삼시세끼>가 전하는 사람의 이야기
  13. 2015.01.21 손호준의 이해할 수 없는 겹치기 출연 논란, 공중파의 굴욕
  14. 2014.12.23 대세를 증명한 새로운 얼굴들, 2014를 빛낸 예능 캐릭터 열전

외딴 곳에 떨어진 연예인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담은 예능의 설정은 상당히 흔하다. 바로 얼마 전 히트한 <윤식당>이 그랬고 그 이전에 <삼시세끼>가 있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1박 2일>이나 <정글의 법칙>역시 그런 뉘앙스를 품고 있다.  olive tv와 tvN에서 방송을 시작한 <섬총사>는 그런 트렌드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예능이다. 침체기를 넘고 케이블에서 다시 전성기를 맞은 강호동과 가수겸 배우 정용화, 배우 김희선까지. 도무지 예측이 안가는 조합의 인물들을 섬으로 끌고 들어간다. 대체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싶지만 첫 회에서 생각보다 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힐링' 여행 예능, <삼시세끼> 뛰어넘을까

 

 


 

<섬총사>는 같은 여행 예능이지만 <1박 2일>이나 <정글의 법칙>처럼 비교적 빠른 템포로 극적인 연출로 진행되는 예능과는 달리, 나영석pd의 트레이드 마크인 ‘힐링’을 표방한 느낌이 강하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라는 공간은 <삼시세끼>의 어촌편을 떠올리게 만든다. 물론 <섬총사>에서는 밥을 지어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도심과 멀리 떨어진 낯선 곳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자신의 취향대로 살아야 한다는 미션이 주어진다. 어떤 상황 설정이나 해야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더욱 출연자들을 난감하게 만든다.

 

 

 


그저 취향대로 살기만 하면 되지만, 그들의 취향은 사실 ‘섬’이라는 공간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산이 좋냐, 바다가 좋냐”는 질문에 “둘 다 싫다. 호텔이 좋다.”고 말하는 김희선은 이 예능의 키 포인트를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세 걸음 걸으면 차를 타야 한다는 뜻의 ‘삼보승차’가 자신의 별명이라 밝힌 김희선은 섬에서 일을 하고 뒹굴기엔 지나치게 곱고 화려하다. 인터뷰에서도 김희선은 "생선의 눈을 보지 못한다"고 말하거나 "섬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회는 먹는다"고 말하는 김희선은 어쩐지 재미있는 캐릭터다. 전혀 섬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가 섬 생활을 받아들이는 장면에는 묘한 쾌감이 있다.

 

 

 


 

<섬총사>는 도시화가 되지 않아 비교적 오염이 되지 않은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그들의 섬 생활을 천천히 보여주는 배경으로 삼는다. 이는 <삼시세끼>가 굳이 시골로 가 음식을 만들게 한 이유와도 비슷하다. 복잡하지 않고 단조로운 삶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삼시세끼만 걱정하게 만든 포맷은 단순했지만, 보고 있으면 묘하게 빠져드는 부분이 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삶 속에서 삼시 세끼만 걱정하면 되는 단조로움은 시청자들에게 ‘힐링’으로 다가온 것이다.

 

 

 


<섬총사>역시 그런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섬총사>는 삼시세끼처럼 함께 생활하며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각자 살게 되는 집도 다르고, 서로 협력해야 하는 미션도 없다. <섬총사>는 출연자들이 익숙한 공간이 아니라 주변에 아무 것도 없어 개성을 전혀 살릴 수 없을 것 같은 공간에서 그들이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찾아내고 그들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만들며 캐릭터를 쌓아 나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그 공간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다는 바로 그 지점이다. 그런 그들이 섬에 정을 붙이고 그 섬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일종의 ‘힐링’이라고 할 수 있다.

 

 

 


<섬총사>의 포맷, 독보적인 캐릭터의 탄생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까

 

 

 

 

첫 회의 이야기는 세 사람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그들은 섬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면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는 섬의 환경에 불안함을 드러낸다. 섬으로 향하는 그들은 아직 서로와 가까워진 상태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친해지는 과정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들은 그들의 캐릭터를 드러낸다. 김희선의 ‘오빠’라는 단어에 얼굴이 붉어지며 민망해하는 강호동이나, 허당같은 매력을 드러내는 정용화, 그리고 큰 트렁크 하나에 술을 가득 채워온 김희선까지 그들의 조합은 어울리지 않는 듯 하면서도 절묘하게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내는 부분이 있다. ‘스타’를 버려야 하고 열악한 환경을 감당해야 하는 섬 생활을 그들이 받아들이면서 보여주는 소박함은 <삼시세끼>에서 보여주는 힐링의 메시지와 닮아 있다.

 

 

 


문제는 앞으로 그들의 캐릭터를 어디까지 다변적으로 활용하고, 어디까지 대중에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단순히 섬에 그들을 내려 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도 그들에게 지나친 개입이나 강요를 하지 않고, 그들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켜야 하는 작업이 성공해야 <섬총사> 역시 성공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삼시세끼>같은 예능과는 다른 궤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이 예능이 가진 숙제다.

 

 

 


첫 방송의 캐릭터는 생각보다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특히나 리얼 예능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톱스타 김희선은 예능에서의 새로운 캐릭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열광하게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아주 작은 포인트로도 예능 캐릭터의 성패는 갈릴 수 있다. 그 종이 한 장의 차이를 <섬총사>를 통해 발견해 낼 수 있을까. 김희선이 <섬총사>의 뮤즈로 거듭나는 기적을 보이며 <섬총사>가 단순히 비슷한 ‘힐링’ 예능이 아닌 또 다른 히트작이 될 수 있을지가 궁금해 지는 첫회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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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예능은 다소 침체기였다. 여전히 시청률이 높은 예능이 존재했지만 그들은 모두 예전의 영광을 바탕으로 한 예능이었다. 특별히 2016년을 결정지을 수 있는 새로운 예능은 탄생하지 않았다. 하반기에야 비로소 <미운우리새끼>가 대박을 터뜨렸지만 2016년을 대표할만한 인상을 남겼다고는 볼 수 없다. 2016년에는 예능 그 자체보다는 예능에 출연한 인물들에게서 의외의 대박이 터졌다. 의외의 대박을 터뜨린 예능 속 인물들을 살펴보았다.

 

 

 


<SNL> 권혁수

 

 

 



<SNL>은 올해 구설수와 화제의 프로그램 양쪽에 이름을 올린 프로그램이었다. 그 중 SNL에서 화제성이 가장 높았던 것은 권혁수의 더빙극장이었다. 권혁수는 이미 <거침없이 하이킥>의 나문희 더빙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애니메이션 <올림푸스 가디언>으로 다시 한 번 화제에 오르며 더빙극장이 전반적으로 인기를 끄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특이한점은 권혁수가 더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 분장을 하고 입모양을 맞추는 형태로 더빙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팩트 있고 유머감각 있는 장면들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문희의 ‘호박고구마’ 대사도 그랬지만 <올림푸스 가디언>의 다소 황당하지만 애니메이션적인 연출이 더빙극장에 적절했다는 평이다. 권혁수는 인물의 특징을 잘 잡아낸 표정과 동작으로 웃음을 창출해냈다.

 

 

 


 

권혁수는 SNL의 화제성을 올린 것은 물론 <올림푸스 가디언>의 대사인 “너 때문에 흥이 다 깨져버렸으니까 책임져”를 유행어로 만들었다. 또한 권혁수 역시 예능인으로서의 주가가 올랐다. 

 

 

 

 


 


<진짜 사나이> 이시영

 

 

 

 


 

<진짜 사나이>가 종영을 결정하기 전까지, <진짜 사나이>는 내리막을 걸었다고 해도 좋다. 그러나 종영하기 전, 한 방이 있었다. 그것은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이시영이 만들어 낸 파급력이었다. 그동안 <진짜 사나이>는 다소 진정성 없는 모습을 통해 ‘가짜 사나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그러나 이시영은 <진짜 사나이>를 ‘진짜’로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별한 예능감을 발휘했다기 보다 군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기 때문이었다.

 

 

 

 


남성들도 힘들어 하는 체력 훈련을 소화해내고, 출중한 암기력을 뽐내며 어디서건 절대 빼지 않고 훈련을 받는 모습으로 그동안 체력 훈련을 힘겨워 한 여성 게스트들과는 다른 장면을 연출해 냈다. 각종 몸짱과 운동 전도사였던 여성들도 힘겨워 한 훈련을 이시영은 악바리 근성으로 받아내고 또 잘 소화해 내며 진정성을 확보했다. 군대 음식까지 깨끗이 비우며 잘 먹는 모습까지 화제가 된 이시영은 <진짜 사나이>가 마지막으로 보여준 가장 적절한 게스트였다. 이시영은 이후 예능 <삼대 천왕>에 고정 진행자로 발탁되기도 했다. 

 

 

 

 



<복면가왕> 박진주

 

 

 


 

2016년에도 <복면가왕>에는 많은 가왕이 등장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참가자는 ‘박진주’라고 할 수 있었다. <복면가왕>의 묘미는 복면을 쓴 참가자가 누군지 모른다는 호기심에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한 번의 방송 후에는 목소리로 정체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대부분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것은 가수고, 이미 알려진 목소리를 알아채지 못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진주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고도 정체가 모호했던 참가자였다. 뛰어난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정체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며 <복면가왕>의 기획 의도에 가장 적합한 참가자로서 활약했다. 의외의 가창력을 보여준 덕택에 박진주에 대한 관심 역시 폭발했다. 

 

 

 


박진주는 <복면가왕> 이외에도 <질투의 화신>등에서 개성적인 연기로 눈을 찍은 것과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후 각종 드라마에 까메오로 출연하거나 예능 <나 혼자 산다>나 <해피투게더>등에 게스트로 초대되는 등, 주가를 올렸다.


 

 

 


 

<삼시세끼> 에릭

 

 

 


‘차줌마’이후는 단연 ‘에셰프’였다. 에릭은 <삼시세끼>에서 에릭이 가진 매력을 보여주며 화제에 올랐다. 에릭이 그렇게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에릭은 묵묵히 한 끼를 만들고, 그 훌륭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거들먹 거리지 않는 성품으로 <삼시세끼>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말이 많지는 않지만 배려가 몸에 베어있고, 책임감 있는 모습에 요리까지 잘하는 에릭에게 많은 시청자들은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에릭은 <삼시세끼>에 가장 적합한 출연자로서 <삼시세끼>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차줌마 캐릭터가 있던 차승원이 출연하는 <삼시세끼>에 다소 밀렸던 이서진의 <삼시세끼>는 그에 못지 않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장 큰 화제성을 만들었다. 여자 게스트들이 등장했던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낸 것. 잘 된 섭외 한 번이 열 게스트 안 부러운 결과로 이어졌다. 에릭 역시 드라마 <또 오해영>에 이어 <삼시세끼>로 확실히 존재감이 높아졌다.   

 

 

 

 


<미운우리새끼> 어머니들

 

 

 


 

예능에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고 전문 방송인이나 연예인이 아님에도 예능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들이 있다. <미운우리새끼>의 어머니들이 바로 그들. 자식을 관찰하는 어머니들이라는 소재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연예인 진행자나 아들의 힘이라기보다는 어머니들의 힘이었다. 특히 김건모 어머니의 촌철살인은 예능적인 가치를 발견하기에 충분하다. 그들이 부모의 마음으로 한 마디씩 던지거나 직설적인 화법을 내뱉는 것은 자신의 실제 아들들을 보고 하는 말이기에 더욱 솔직한 한마디가 나올 수 있다. 처음에는 방송이라는 환경에 긴장해 자연스럽지 않았을 수 있지만 점차 화면을 지켜보며 자기도 모르게 본심이 나오고야 마는 엄마들의 목소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이다. 가식적이지 않은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확실히 새로운 캐릭터로서 재미있는 장면 연출에 성공했다. 가족 예능의 또 다른 형태로서 <미운우리새끼>는 2016년 새로 나온 예능 중, 가장 성공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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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3>에 출연한 이서진은 방송에서 “차승원을 따라잡을까 생각중”이라는 농담을 건넸다. 이서진의 <삼시세끼>보다 나중에 시작한 차승원의 <삼시세끼>가 더 호응을 얻은 것을 염두해 둔 발언이었다. 그러나 ‘어촌편 3’가 방영되자 10%를 넘나드는 성적으로 차승원과 유해진이라는 카드가 출연했던 ‘고창편’과 비견될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뛰어넘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비슷한 무게감을 자랑했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차줌마’ 캐릭터는 예능 <삼시세끼>에 가장 최적화 되어 있는 캐릭터다. 그가 만들어 내는 요리들은 메뉴 선정에서부터 완성과정까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차줌마의 요리실력은 그 자체로 캐릭터가 된다. 차줌마가 있기에 유해진의 참바다 캐릭터가 있을 수 있고 손호준이나 남주혁의 캐릭터도 그들을 중심으로 엮일 수 있었다. 남자끼리 모였지만 ‘가족’의 모습을 연출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안에서 굳이 웃음을 창출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이 생기고, 그 역할로 인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 장점을 바탕으로 <삼시세끼>는 TvN 예능 시청률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이후에도 시리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TvN 예능의 간판이 되었다.

 

 

 

 

 

 

 

이런 성과는 예능 고정 출연의 역사가 전혀 없는 이들이 모여 이뤄낸 성과다. 차승원은 물론, 유해진, 손호준, 남주혁 모두 예능인으로서의 주목도는 약했다. 그러나 나영석 pd는 이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 캐릭터의 역할을 하게 만듦으로써 그들을 재발견 해냈다. 신기하게도 나영석 pd의 예능에는 새로운 얼굴이 많이 등장한다.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한 ‘꽃보다’ 시리즈만 봐도 예능이라는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누가 70대가 넘는 노인들이 여행하는 장면이 주된 예능에 시선을 고정할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러나 그 기획은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이후 다른 채널에서도 콘셉트만 조금 바꾼 여행 예능이 다수 제작될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번 삼시세끼를 이끈 주된 원동력 역시, 그동안 꾸준히 출연해 왔던 이서진이 아닌 에릭이었다. 에릭은 차줌마 못지않은 요리 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삼시세끼의 기획의도를 잘 살린 캐릭터가 되었다. 에릭은 특별히 웃기거나 튀는 스타일의 개그를 구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요리하는 장면은 시청률 견인차가 되었다. 단순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음식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의 기승전결을 보여줄 수 있었단 것이다.

 

 

 

 


 

바로 이것이 나영석표 예능이 추구하는 바다. 나영석표 예능은 딱히 다른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그 사람 자체로 보여줄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끌어내는 재주를 부린다. 차승원이나 에릭의 요리실력은 얻어걸린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이 <삼시세끼>라는 콘셉트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고정 출연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예능’이라는 부담감에 무리를 해야 하는 콘셉트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서진 역시 <꽃보다 할배>의 짐꾼으로 예능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투덜거리면서도 완벽하게 일처리를 해내는 이서진의 캐릭터는 <삼시세끼>에서도 이어졌다. 요리가 메인이 되고 이서진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과 함께하는 <삼시세끼>에서는 이서진의 캐릭터가 빛을 발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에릭 출연 이전에도 중박 이상을 해내며 '투덜거리면서'도 상황에 수긍하며 최선을 다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어떤 역할이 주어지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서 웃음을 창출해야 하는 타 예능과는 달리 나영석의 예능에는 역할에 대한 강요가 없다. 역할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그 역할이라는 것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예능이라는 부담감은 거세된다. 자신이 되는 것만으로 자신의 매력을 설명할 수 있는 예능이라는 점은 많은 스타들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포인트로 작용한다. 톱스타들의 섭외가 가장 잘 되는 예능인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웃기지 않아도, 빠르지 않아도 힐링을 할 수 있는 편안함이 나영석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 자연스러움은 초대된 사람들을 편안하게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게 만드는 능력과 그 안에서 편집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그들의 캐릭터는 다른 예능에서 사용되기가 쉽지 않다. 그만한 무대와 환경이 조성되는 예능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나영석표 예능에서 새로운 얼굴들은 자신의 매력을 설명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 받는다. 그렇기에 한번도 예능에 고정 출연한 적 없는 스타들이 나영석표 예능에 출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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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이 아무리 한철 지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하여도 여전히 시청자들은 먹장에 탐닉한다. 방송에 출연하는 스타셰프들의 음식점에는 여전히 예약이 어렵고 맛집으로 소개된 집은 30분은 기본으로 줄을 서서 먹기도 한다. ‘먹는 예능은 아직도 통하는 코드다. 예전 같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백종원은 이제 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위태로워 보이지만 또다시 먹방을 주제로 한 예능을 들고 나왔다. 이름하여 <먹고 자고 먹고>(이하 <먹자먹>) .

 

 

 

 

 

<먹자먹>의 포인트는 역시 먹방이다. 그러나 <먹자먹>의 첫회에서는 보르네오의 아름다운 풍광을 그 배경으로 삼았다. 단순한 먹방을 넘어서 휴식의 개념으로서의 먹방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백종원이 만든 음식을 먹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짓는 온유와 정채연은 그 순간만큼은 아이돌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 프로그램 속에서도 여전히 체중계 위에서 자신의 체중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돌들이 이 프로그램의 주연으로 출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평소 먹거리에 대한 강박이 클수록 그것을 내려놓았을 때 주는 쾌감 역시 크기 때문이다. 그 누가 맛있는 음식을 거부하고 싶겠는가. 인기를 위해 본능을 내려놓아야 하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먹자먹이 선사하는 하루는 확실히 편안하고 안락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맛있게 먹은 대가로 또 며칠을 굶어야 하는지 모르는 현실은 외면당한다. 먹는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그 순간. 그 광경만이 의미 있는 것이다. 잠시 내려놓은 아이돌처럼 시청자들 역시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그 순간에 힐링을 얻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먹는 것으로 힐링을 찾으려 하는 현대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은 여전히 인기다. <삼시세끼>는 그 중 가장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끼니를 어떻게 때우느냐다. 어떻게 해야 한 끼를 더욱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때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만이 가득한 이 프로그램은 시즌이 반복되는 와중에서도 10%이상의 시청률을 올렸다. 나영석 pd 는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출연하는 다음 시즌 촬영을 이미 시작했다.

 

 

 

 

<삼시세끼>의 배경역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이다. 시골의 한적하고 정감어린 분위기를 강조하고 출연진들은 가족 혹은 친척의 포지션을 부여받는다. 가족과의 한 끼 한 끼를 준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장면은 느린 템포로 진행된다. 크게 포인트가 없을 것 같은 포맷이지만 바로 그 지점이 포인트다. 단순히 끼니로 뭘 먹을까에 대한 걱정만이 전부인 단순한 삶. 그 안에서 힐링이라는 단어는 또 등장한다.

 

 

 

 

포만감은 나른함과 편안함을 준다. 배부르게 한 끼를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로망을 텔레비전이 보여주고 그 대가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현대인들이 탐닉하는 유흥이 먹는 것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가를 보여준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 음식으로 허한 속을 채우는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서 먹방은 아직도 유효한 콘텐츠다. 빈속을 먹는 것으로 달래고 각종 sns에는 음식사진으로 행복함을 강조하려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먹방에서 힐링을 찾게 만들기에 이르렀다. 음식으로 마음속의 공허함이나 아픔마저 치유 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드라마에서도 나타난다. <혼술남녀>는 혼자 술을 먹는다는 뜻의 혼술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해 제목을 만들었다. 고단한 하루를 혼자 먹는 맥주나 소주로 달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추세를 감안한 것이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혼자 술을 마시며 마치 맥주광고처럼 시원한 목 넘김을 강조하고 소주 한잔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비록 이 드라마는 혼자 술을 먹는다는 뜻의 제목과는 달리 로맨틱 코미디로 남녀가 함께 사랑에 빠지는 연애물이지만 <혼술남녀>는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잡으며 시트콤에 가까운 웃음을 선사하고, 혼술을 하는 심리묘사까지 그럴듯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겨운 먹방 속에서도 여전히 시청자들은 음식에 탐닉하고 단순히 직접 먹는 것을 넘어 보는 것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고자 한다. 내가 먹지는 않더라도 누군가가 대신 먹어주는 것만으로 느끼는 대리만족. 이 감정을 예능과 드라마들은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추세가 물론 이해되기는 하지만 현대인들이 마음을 달랠 곳이 음식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에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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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삼시세끼>는 또다시 10%가 넘는 시청률로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나PD의 전작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편>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낸 것을 두고 <삼시세끼>의 흥행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설왕설래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또다시 <삼시세끼>를 선택했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동성임에도 묘하게 부부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고 손호준과 남주혁은 형제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예능에 적용해 밥을 먹고 그 삼시세끼를 때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고즈넉한 분위기로 잡아낸다.

 

 

 

 

 


솔직히 말하자면 <삼시세끼>에는 웃음 포인트가 없다. 다만 그들이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속에서 주고 받는 감정과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있을 뿐이다. 사람이 모이면 생겨나는 관계망을 가족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내고 그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낸 것만으로도 <삼시세끼>는 흥행에 성공했다. 물론 이전의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차줌마, 참바다 등의 캐릭터를 이미 만들어 놓은 차승원과 유해진이 있었기에 가능한 얘기였다. 그러나 독설도 자극도 없는 <삼시세끼>가 또다시 성공이라는 이름을 거머쥔 것은 단순히 캐릭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빚어내는 ‘편안한’ 분위 때문이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차승원에게 손석희는 이런 말을 한다. “<삼시세끼> 속 차승원은 좋은 사람 같다.”. ‘좋은 사람’은 <삼시세끼>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메뉴를 선정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차승원과 그 과정을 묵묵히 돕는 유해진.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손호준과 남주혁은 모두 ‘좋은사람’으로 묘사된다. 어느 누구 하나 반항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좋은 사람들의 끼니를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이 예능에는 의미가 생겼다. 바로 ‘힐링’이라는 의미다.

 

 

 

현대인의 각박하고 바쁜 삶 속에서 힐링은 꽤 영향력 있는 화두가 되었다. 자극적이고 빠르게 돌아가는 예능 역시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겠지만 조용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예능역시 그 가치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TVN이 새롭게 선보인 예능인 <내 귀의 캔디> 역시 힐링이라는 화두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중이다. 얼굴도 모르는 이성과의 통화를 통해 설레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얼핏 그동안 답습해 왔던 가상 연애 프로그램의 변주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안에서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들은 생각보다 진솔하게 와 닿는다. 서장훈의 ‘캔디’였던 윤세아가 흘린 눈물은 그들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주고받는 대화가 오히려 더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음을 암시한다.

 

 

 


물론 그들이 진정으로 감정을 주고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화면상에는 그런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 사실이다. 삶이란 생각보다 간단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참으로 복잡해 보인다. 마음 속에 상처와 아픔이 있어도 섣불리 내보일 수가 없다. 핸드폰 전화번호 목록을 아무리 뒤적여 봐도 내 마음을 토로할 사람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친한 사람들은 있지만, 오히려 친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할 수 없는 말도 있다. 어색하고 민망한 나의 진짜 속마음은 오히려 상대방의 정체를 모를 때, 더 쉽게 튀어나오기도 한다.

 

 

 

 

 


 

마음을 연다는 것. 그것은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 마음을 열 수 있는 상대를 구하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그런 상황에서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이 따듯한 위로를 건네고 자신의 아픔도 이야기 해 주며 나에게 공감해 준다. 그것은 설렘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사실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설렘보단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그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더 크다.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에게 받는 위로. 그런 위로가 때로는 더 따듯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현대인들에게는 그런 따듯한 위로가 필요한 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 그런 분위기를 연출한 것만으로도 예능의 가치가 생겨난다. 바쁜 하루 속에서 자신이 누군지조차 잊어버릴 만큼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예능은 이제 단순히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방식으로 다가가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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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20%는 물론 40%까지 치솟았던 예능의 시청률은 이제 10%만 넘어도 대박인 수준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예능 속에서 웃음을 발견해 내고 호응을 보냈다. 그 예능속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이 2015년의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2015년 예능속에서 발견된 캐릭터들은 누가누가 있을까.

 

 

토토가

 

역시 장수예능 <무한도전>의 힘은 강했다. 올 해 13일 방영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최종 무대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5년 상반기를 아우르는 단어가 되었다. 90년대 흥행했던 노래를 다시 듣는다는 콘셉트는 여러 예능으로 뻗어나갔고 현재 방영중인 JTBC<슈가맨-투유 프로젝트>까지 영향을 미쳤다. ‘토토가라는 이름을 사용한 클럽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그들 개개인의 힘이라기 보다는 90년대 노래를 2015년으로 끌어들인 <무한도전>의 강력한 추억의 힘이 주효했다. ‘토토가토토가자체로서 하나의 캐릭터 상품화가 되며 2015년을 수놓았다.

 

백종원

 

2015년 예능에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백종원은 백종원 자체로 하나의 믿고 보는브랜드가 되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초반 <마이리틀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백종원은 인터넷 방송을 결합한 형식 속에서 매번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그는 구수한 말솜씨와 생활밀착형 요리실력을 내세워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등의 프로그램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백종원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조차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백종원이라는 캐릭터가 2015년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단일 캐릭터라는 점만큼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영만

 

백종원을 필두로 한 <마리텔>의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철옹성같았던 백종원의 6연승을 저지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영만이다. 김영만이 내세운 것은 백종원같은 유려한 말솜씨와 먹음직 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바로 추억과 감동의 힘이었다. 자신을 봐준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소식에 눈물을 터뜨리고, 젊은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볼 줄 아는 순수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만 신드롬이 한달을 채 유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장 자체가 의미가 있다.

 

 

최현석

 

백종원과 비슷한 맥락으로 먹방신드롬을 타고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온 것이 바로 최현석 셰프다. 요리 실력도 요리 실력이지만 그의 뛰어난 쇼맨십은 다른 셰프들 보다 훨씬 예능에 최적화 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었다. ‘크레이지 셰프’ ‘허셰프등의 별명이 붙고, 그 별명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된 것에서 그의 예능적인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화제가 된 셰프 답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모습을 드러낸 셰프 중 가장 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다른 예능에까지 출연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백종원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예능인으로서 소비 된다기 보다는 그의 본업을 소홀히 하지 않기에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호감도가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형돈

 

2015년을 정형돈만큼 스펙타클하게 보낸 예능인도 없을 것이다. 정형돈은 <주간 아이돌> <냉장고를 부탁해>등으로 진행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며 편안한 진행을 선보인 정형돈의 주가는 2015년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그의 병이 발목을 잡았다. ‘불안장애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모든 방송을 접고 휴식을 선언했다. 그의 빈자리가 다른 진행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그만큼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뜻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형돈의 화려한 귀환을 기다려본다.

 

복면

 

<히든싱어>에 이어서 정체를 숨기는형식의 노래 예능이 다시 대박을 쳤다. <복면가왕>에 특별한 캐릭터가 숨어 있었다기 보다는 바로 복면그 자체가 프로그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정체가 의외이면 의외일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은 더해갔다. 물론 각각 4연승을 기록한 김연우와 거미는 이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이고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출연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은 그대로일지라도 그들이 단순히 노래만 불렀을 때와 복면을 썼을 때의 집중도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복면은 <복면가왕>을 절대 강자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비등한 시청률로 끌어 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아이디어 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영석

 

나영석이 만든 <삼시세끼>의 캐릭터들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영석 표 예능이라는 브랜드다. 나영석은 올 해 <삼시세끼> 어촌편, 정선편에 이어 인터넷 방송 전용으로 만든 <신서유기>까지 히트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나영석이 손대면 마이더스의 손처럼, 모든 예능이 살아나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나영석이 직접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를 잡기 위해 100억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니, 그의 존재감이 어땠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에 방영될 <꽃보다 청춘>역시 그의 또 다른 성공작이 될 전망이다. 어느새 톱스타들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나영석 표예능은 이제 예능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다. 캐릭터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영석이 만들면 캐릭터가 된다.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

 

굳이 이름을 올릴 것도 없을 만큼 너무 당연한 이름이지만 여전히 연말 연예 대상에서 유재석은 가장 강력한 후보다. 사실상 그를 대적할 자가 없다. 엄청난 자기 관리 능력과 예능감,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진행 능력은 그의 별명을 유느님으로 만들었다. <내딸 금사월>에 그가 출연한 회차는 시청률이 수직상승했고, 드라마 <엄마>pd“2000만원을 더 써서라도 유재석을 잡아야 했다며 한탄섞인 한 마디를 내뱉기도 했다. <무한도전><런닝맨> 이 두 프로그램 만으로도 유재석의 진가는 확실하게 설명된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이고, <런닝맨>은 중국에서의 엄청난 인기로 전용기까지 대절해 출연진을 초빙할 정도로 국내 시청률과 상관 없이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기까지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시키는데는 유재석의 꾸준함과 통솔력이 주효했다.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슈가맨-투유 프로젝트>등의 프로그램도 유재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호감도를 획득했고,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그 누가 유재석을 쓰고 싶지 않을까. 유재석은 내년에도 별 일이 없다면 다시 연말 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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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나를 돌아봐>의 정규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조영남은 김수미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하다못해 “이런 모욕은 처음”이라며 “내가 하차하겠다”고 제작발표회 현장을 중간에 뛰쳐나간 것이다. 너무 황당한 사안에 처음에는 고의성이 짙은 유머는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결국 조영남이 하차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비화되며 조영남의 쇼맨십이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결국 조영남은 설득 끝에 프로그램에 잔류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하다. 김수미가 “시청률이 낮을 경우 자진하차를 하겠다”는 조영남의 발언에 대해 "이경규와 조영남이 파일럿 방송에서 시청률 점유율이 가장 낮았다"며 "조영남이 하차를 하지 않더라도 KBS에서 하차를 시킬 것" 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물론, 그 발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리에서 뛰쳐나가 일을 키운 조영남의 태도 모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수미의 농담을 가장한 ‘독설’은 너무 지나쳐 조영남의 심기를 건드렸고 조영남은 이에 대한 대처를 너무 미숙하게 하며 둘 다 성숙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의 타이틀이자 취지인 <나를 돌아봐>라는 콘셉트가 무색할 정도로 본인들의 성품을 제대로 콘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방송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인 것이다.

 

 

 

 

<나를 돌아봐>는 평소 독설이나 강한 캐릭터로 이미지를 굳힌 인물들이 다른 강한 캐릭터들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이 가진 강한 성격에 대한 반성을 하게 만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제작발표 현장에서도 보이듯, 독설과 갈등이다. 자신의 성격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어떻게 내적 갈등을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 주된 포인트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독설과 갈등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을까. 예능을 넘어 진정한 감정싸움으로 번진 제작발표회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비호감 지수를 한 껏 올린 상황이다. 그들이 프로그램 내부에서 얼만큼 더 독설을 내뱉을지 알 수 없지만 독설이 강해질수록 이 프로그램에 대한 불쾌지수 역시 높아질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 시대는 독설을 환영하지 않는다. 한동안 김구라 장동민등으로 대표되는 독설가들이 방송에서 각광받은 시절도 있었다. 리얼이라는 포장 속에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이야기 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다소 예의없고 불쾌한 상황도 그들의 입을 통해 ‘독설’이라는 한 장르로 포장되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도 착한 심사위원 보다는 독설을 퍼붓는 심사위원이 인기였고 조금이라도 더 수위를 높이는 예능인들이 훨씬 더 ‘쿨’하게 여겨졌다. 소위 남들을 ‘디스’하는 것이 미덕이고 그로 인해 드러나는 긴장감에서 재미를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대세가 아니다.

 

 

 

 

이는 얼마전 터진 난데 없는 논란으로도 알 수 있다. 강레오 셰프가 최현석 셰프를 비난 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동안 인터넷 댓글창이 시끄러웠다. 강레오 셰프는 인터뷰에서 굳이 최현석 셰프의 특징을 묘사하며 “요리사는 다 소금만 뿌리며 웃기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발언은 물론, “한국에서 서양음식을 공부하면 자신이 커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자꾸 옆으로 튄다. 분자 요리에 도전하기도 하고" 라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강레오 본인 역시 ‘예능’이라는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엄청난 비난여론에 직면해야 했다.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 예능 <오! 마이 베이비> <1박 2일>에 출연한 것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속해있다는 사실은 그의 발언과 대치되는 지점에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런 이중적인 발언들을 떠나, 그의 독설 자체가 대중의 공분을 산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강레오는 <마스터 셰프>등에 출연하면서 독설가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가 하는 행동들, 이를테면 음식을 먹어보지도 않고 쓰레기라며 휴지통에 버리거나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출연자들에게 윽박 지르는 모습등은 시청자들의 공감보다는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

 

 

 

 

예전 요리 프로그램의 ‘셰프’는 그런 이미지였다. 외국에서 유명한 고든 램지라는 셰프처럼 (실제로 강레오는 고든램지의 식당에서 음식을 배웠다.) 윽박지르고 독설을 퍼붓는 콘셉트가 먹혀든 것이다. 드라마 상에서도 셰프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묘사되었다.

 

 

 

 

그러나 지금 셰프테이너라는 말이 등장한 지금,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셰프들도 실수를 할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을 갖춰야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다.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현석 셰프만 해도 ‘허세’ 캐릭터를 이용해 소금을 뿌리는 모습이나 자신만만한 모습이 캐릭터화 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그 모습이 아닌, 다른 요리사를 인정할 줄 알고 다른 요리를 먹을 때 예의를 갖출 줄 아는 그의 모습이 그 허세를 예능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가 진심으로 가식과 허세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인기를 상상할 수 없다. ‘요리’라는 기본을 놓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내보인 것이 성공요인이었던 것이다. 최근 가장 잘나가는 백종원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그가 완벽하고 빈틈없으며 공격적인 성격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가 보여준 인간적인 매력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그는 그 공감을 바탕으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6회 연속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리텔>은 인터넷 방송의 특징을 이용해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푸로그램 중 하나다. 프로그램은 인터넷 방송의 청취율로 승자가 판가름되는 구조다. 누가 가장 시청자들과 잘 소통하고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 냈느냐, 한마디로 시청자와의 공감지수가 가장 높은 인물이 성공하는 구조다.  최근 김영만이라는 인물을 영입해 화제가 된 것 역시, 시청자들의 추억이라는 공감지수를 높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청자들은 자신을 환영해 주는 시청자들에 눈물흘리는 김영만 아저씨를 보며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예전의 추억이라는 공감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꽃보다 할배>나 <삼시세끼>등으로 연속 성공을 거머쥔 나영석 pd역시 자극보다는 잔잔한 감동을 택했다. 나영석pd의 작품 속에는 시골이나 여행, 그리고 따듯한 밥한끼 같은 서정적인 분위기가 메인이 된다. 그러나 그 속에서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인간적인 행동양상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들은 완벽하지 않고 웃기려고 고군분투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독설은 잘못하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는다. 자극은 더 큰 자극으로 극복될 수밖에 없다. 그 자극이 지나치면 비난이 쏟아지고 너무 적으면 재미가 없다. 그러나 ‘공감’을 통한 소통은 다르다. 다소 어설프고 실수가 있더라도 시청자들을 아우르는 인간적인 매력을 내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따듯한 웃음을 전해줄 수 있는 예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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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예능은 남자의 영역이다. 유재석, 전현무, 정형돈, 김성주 등, 현재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하고 있는 예능인들은 모두 남자고, <무한도전> <1박 2일> <런닝맨>모두 고정 출연진들의 비중은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예능 속에서 예능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주목받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비정상 회담>의 외국인들도 최근 트렌드를 타고 주목받는 셰프들 조차 모두 남성이다. 여성 예능인을 내세운 <청춘불패>나<영웅호걸>, <무한걸스>등은 모두 성공적인 성과라 하기엔 애매하게 종영했다.

 

 

 

 

가끔씩 이국주나 장도연처럼 주목받는 여성 예능인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한다. 한국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는 ‘감초’에 가깝다. 여성 캐릭터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조차 특집성이기 때문에 화제성이 높을 수 있다.

 

 

 

 

 


 

전문예능인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가 주목 받을 수 있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만한 환경이 필요하고 둘째, 예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어야 하며 셋째, 인기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최근 가장 이 여성 캐릭터를 잘 활용하는 것은 나영석 PD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할배>에 최지우를 등장시켜 호평을 이끌어냈다. 최지우는 시종일관 예의 바르고 살뜰하게 할배 무리들을 챙기는 모습에 가산점을 얻었다. 더군다나 이서진과의 묘한 러브라인의 기류까지 포착해 내며 최지우는 <꽃보다 할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되는데 성공했다.

 

 

 

 

 


 

 

이후 나영석은 <삼시세끼>를 통해 이런 여성캐릭터의 활용을 늘렸다. 최근 <삼시세끼>에 등장한 박신혜는 뛰어난 요리실력과 양대창을 공수해 오는 준비성, 착한 심성은 물론 옥택연과의 러브라인까지 모든 구색이 맞은 출연자였다. 사실상 박신혜가 예능감이 있는 캐릭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삼시세끼>라는 형식 안에서 열심히 제 할 일을 다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데 성공했음은 물론, 예쁘기까지 한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기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의 활용을 이은 것이 바로 현재 방영되고 잇는 <1박 2일>의 문근영이다. <1박 2일>은 ‘여자 사람 특집’을 통해 신선함을 불어 넣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것은 여성 캐릭터들이 드세고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예의 바르고 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기에 가능했다.

 

 

 

 


 

 

특히 문근영은 톱스타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열심히 참여하며 승부욕을 불태우거나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특별히 웃음을 창출할만한 언변이나 예능감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자신을 내려놓고 <1박 2일>이라는 형식 안에서 완벽히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웃음을 잃지 않은 것은 문근영이라는 인물에게 호감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예능에서 이들이 호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인간적인 매력이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메인은 아니지만 감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프로그램의 활력을 돋우는데 성공했다.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이렇게 가식을 벗고 자신의 민낯을 보여준 경우에 가장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그들의 활용이 지속적일 수 없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여성 캐릭터들은 예쁘고 착하고 적극적이며 인간적이기까지 한, 완벽한 판타지의 세계에 갇혀있다. 이런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지속적인 웃음을 창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들이 ‘특집’이나 ‘특별 게스트’라는 명목으로 단발성 출연에 그치는 것 또한 바로 이런 이유다.

 

 

 

 

물론 그들로 인해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톱스타의 이미지에 기대지 않고도 예능을 주도하는 여성 캐릭터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과연 ‘감초’를 벗어난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언제쯤 가능해 질까. ‘남성적인’ 예능의 영역에 과감히 ‘여성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예능의 출현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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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예능 <두근두근 인도>는 남자 아이돌 가수들이 인도를 여행하며 취재를 한다는 콘셉트를 담고 있다. <두근두근 인도> 첫 회에서는 슈퍼주니어 규현, 샤이니 민호, 씨엔블루 종현, 인피니트 성규, 엑소 수호가 출연했고, '인도가 한류의 불모지인 까닭'에 대한 취재를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그러나 그들의 기자로서 취재 과정은 사실상 허울일 뿐이었다. 그들은 인도의 곳곳을 여행하며 노래를 부르고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 이상의 그림을 뽑아내지 못했다. 기사를 쓴다는 것은 그저 콘셉트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 기사를 완성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전체적인 예능의 그림속에서 화두로 떠오르지 못하면서 맥락 없는 기사 작성의 과정이 결국 예능의 주요 포인트가 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두근두근 인도>는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여행지인 ‘라오스’가 ‘인도’로 바뀌기는 했지만 젊은이들이 낯설고 조금은 거친 환경을 여행하며 고생스럽지만 의미있는 여행기를 만들어 간다는 콘셉트가 <꽃청춘>이 가진 덕목과 상당히 유사하다.

 

 

 

아이돌이라는 출연진으로 한정하고 취재라는 양념을 뿌렸지만 결국 익숙치 않은 해외에서의 여행기라는 본질을 그대로 가져다 쓰며 <꽃청춘>과 큰 차별화를 두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꽃청춘>에서 보여준 젊은이들의 열정과 패기는 줄어들고, 캐릭터는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며 2.8%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KBS의 예능 베끼기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1박 2일>은 초창기에 <무한도전>과 콘셉트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최근 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는 <아빠 어디가>의 열풍과 무관하지 않았다.

 

 

 

이뿐이 아니었다. <나는 가수다>가 성공하자 <불후의 명곡>을 내 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꽃보다 할배>가 성공하자 <마마도>를 기획하여 ‘할머니들의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삼시세끼>가 성공하자 <용감한 가족>을 기획한 것 또한 단순히 우연이 아니다. <용감한 가족>은 여자 출연자들을 섞고, 해외로 무대를 옮겼지만 ‘가족’이라는 콘셉트하에 식사를 하기위해 식재료를 구하는 장면 등이 주요 포인트였다. 약간의 차별화를 두었지만 <삼시세끼>가 없었다면 과연 기획이 되었을지 의문인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이 정도로 많은 예능의 콘셉트가 겹치는 것은 KBS예능국 자체의 문제다.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의 독창적인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라도 도저히 간과하기는 힘들다. 이는 엄연한 표절에 가까운 행위다.

 

 

 

창작물의 특징적인 오리지널리티를 인정하지 않고 성공만 한다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공영방송’으로 수신료까지 챙겨 받는 KBS의 자존심을 무색케 하는 양심없는 행위다. 대부분은 오리지널을 뛰어넘지 못하고 끝나기는 하지만 <1박 2일>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승승장구 하며 엄청난 돌풍까지 일으켰다. 그나마 <1박 2일>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으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추사랑, 삼둥이 등의 캐릭터 발견이 의외의 수확을 거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삼둥이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시청률은 기대할 수 없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이토록 ‘우연’에 기댄 프로그램의 성공만을 기대하며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방송중인 와중에도 마구잡이식으로 쏟아내는 KBS예능은 도저히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성공하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독창성 없는 프로그램은 오히려 케이블에게 시청률이 밀린 이유를 설명해 주는 현상으로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만한 ‘능력 부재’라는 것을 스스로 광고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예능이 PD의 영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예능인을 쓰더라도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환경이 그 예능인을 띄워줄만큼 성공적이지 못하다면 그 예능은 사장된다. KBS예능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 2일>이외에는 전멸한 상황이다. 이런 어리석은 행태와 진부한 기획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한 까닭이다. 이제 단순히 ‘운’에 기대지 않고 확실한 기획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프로그램을 만들 때다. 더 이상의 ‘베끼기 예능’은 KBS에 먹칠을 하는 간사한 행위임을 스스로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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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속에서 '먹방'이 한창이다. 단순히 만들어져 있는 음식을 사먹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요리를 하는 과정과 요리에 대한 품평까지 완벽하게 예능으로 녹여내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예전 TV속에서 요리하는 과정이 담기는 것은 요리 전문 프로그램이나 더 발전된 형태로 마스터셰프, 한식대첩등의 요리 경연등에서 였다면, 이제는 실제로 요리를 업으로 삼거나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스타들이 나와 요리와 예능을 적절히 섞은 형태로 발전해 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삼시세끼>다. <삼시세끼>는 14%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지상파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별다른 것이 없다. 요리 재료를 구하고, 그 재료로 어떤 요리를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요리사'인 차승원이 만들어 내는 요리들은 시청자의 미각과 후각을 자극하며 다음 날 어김없이 화제에 오른다.

 

 


 

 

<삼시세끼>가 취하고 있는 동선은 단순히 '요리' 자체라기 보다는 끼니를 걱정하는 가족구성원 캐릭터다. 그러나 이 캐릭터를 형성하는 구심점이 바로 '요리'다. <삼시세끼> 시즌1에서는 요리에 서툰 이서진이 관전 포인트라면 시즌2에서는 차승원의 깜짝 놀랄만큼 뛰어난 요리실력에 감탄하는 것이 포인트다. 제작진은 그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점점 어려운 미션을 던지지만 그런 미션마저 성공하는 차승원의 실력은 감탄을 자아내게 하며 새로운 '차줌마' 캐릭터를 발견했다. 이 모두 요리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SBS의 <잘먹고 잘사는 법, 식사 하셨어요(이하 <잘먹고 잘사는 법>)>나 <냉장고를 부탁해>는 비슷한 듯 다른 먹방 프로그램이다. <잘먹고 잘사는 법>은 '힐링'을 코드로 삼았다. 요리사로 등장하는 임지호 역시 방랑식객이라는 별칭이 붙는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뚝딱 음식을 만들어 내는 임지호는 '건강 밥상'을 테마로 삼아 각종 화학 조미료와 패스트푸드에 지친 음식문화를 반박한다. 그의 요리를 맛본 스타들 역시 건강함과 맛을 동시에 잡은 요리들에 감탄하는 모습으로 먹방을 선사한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자연에서 찾은 재료가 아닌, 스타들이 직접 가지고 있는 냉장고 속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낸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는 재미는 스타들의 실제 냉장고가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그 한정된 재료로 어떤 요리가 탄생할까에 관한 호기심이다. 스타 셰프들은 그 냉장고 속의 평범한 재료들로 단 15분 만에 비범한 요리를 만들어 내고 스타들의 평가를 듣는다. 그 속에서 샘킴이나 최현석 셰프는 단숨에 스타 셰프로 발돋음해 다른 방송에도 연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청률은 3%를 넘어 고공행진중이다.

 

 

 

 

올리브 채널의 <오늘 뭐 먹을까> 역시 <삼시세끼>처럼 스타들의 요리하는 모습이 주가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형식은 좀 더 요리 프로그램에 가깝다. 진행자인 신동엽과 성시경은 매회 색다른 가정식 요리를 선보인다. 스타 셰프들도 초대되어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메뉴들을 선보이며 가정식 요리 레시피를 전달한다. 성시경은 이 프로그램으로 달콤한 목소리에 이어 요리까지 잘하는 남자라는 이미지를 얻었고, 신동엽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예능의 재미까지 잡았다.

 

 

 

직접 요리를 만들지는 않지만 tvN의 <수요 미식회>역시 이런 먹방 바람을 타고 만들어진 예능이다. 맛집에 대한 신랄한 평가를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탄생한 이 프로그램은 아예 황교익이라는 맛 칼럼니스트까지 등장했다. 단순히 음식 자체의 맛의 여부라기 보다는 그 음식에 대한 철학이나 사상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식욕자극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은 매회 식욕과의 싸움 중이다.

 

 

 

단순히 음식이라는 결과물로 맛이 있다 없다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나, 요리의 과정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 먹방 예능은 음식과 캐릭터를 결부 시켜서 그들이 요리하는 과정이나 맛을 평가하는 모습에서 발견되는 재치나 스토리를 적극 활용한다.

 

 

 

 

 


 

신기한 것은 음식 예능에서 주목받는 거의 모든 캐릭터가 여성보다는 남성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성이 음식을 하는 그림은 사실 색다를 것이 없다. 아직까지 한국인의 편견속에는 음식은 여성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세계 최고의 셰프들의 다수가 남성이라는 통계와는 상관없이 아직도 가정에서 요리하는 주체는 '엄마'라는 인식을 벗어 던지지 못했다.

 

 

 

차승원이 여자였다면 '차줌마'라는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의외성이 있을 수 없었다. 근육질의 수염까지 기른 마초스러운 남성이 가정적이고 따듯한 심성으로 가족들이 먹을 요리를 한다는 콘셉트가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최현석이나 샘킴등의 요리사들도 단순히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는 요리와 그들 성격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를 셀링 하고 있다. 예능에서 그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요리라는 매력을 뛰어넘어 입담과 재치까지 겸비한 그들의 캐릭터를 높게 샀기 때문인 것이다. 성시경 역시, 의외의 요리실력으로 매력 포인트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

 

 

 

결국 예능에서 필요한 것은 요리 그 자체라기 보다는 요리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 이야기는 '요리잘하는 남자'라는 로망을 타고 현재 한국 안방 TV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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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삼시세끼>의 시청률이 14%에 육박하며 명실공이 대박의 역사를 새로 썼다. 케이블 시청률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은 물론, 공중파와 비교해도 상위권에 랭크될만큼의 흥행력을 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이다.

 

 

 

<삼시세끼>의 성공은 누가 뭐래도 캐릭터의 발견에 있었다. 도시적이고 화려한 인상의 차승원이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하게 요리를 해 내는 모습부터 유해진이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는 장면,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손호준까지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활용한 캐릭터들은 기존 이미지를 깨부수는 의외성을 준 것은 물론, 출연진들의 관계에 있어서도 서로간의 정을 돈독하게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며 따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삼시세끼> 속에는 큰 웃음은 없다. 그러나 소소한 일상들과 정감어린 이야깃거리가 있다. 일명 ‘차줌마’라는 별명을 얻은 차승원의 요리 실력의 한계는 어디인가를 구경하는 과정에 긴장감이 넘치는 것은 사실 양념에 불과하다. <삼시세끼>의 진정한 본질은 요리 그 자체 보다는 요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쌓이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정이다. 그런 따듯한 배경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차승원의 요리 실력을 확인하는 과정에 마음 놓고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들의 사이가 삐걱대거나 트러블 메이커가 존재할 경우, <삼시세끼>의 정체성은 흔들릴 수 있다. 예능이라는 테두리에서 그들의 개성이 적절히 발현되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싹트는 장면을 섬세한 터치로 포착해 낸 것이 <삼시세끼>의 흥행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KBS <용감한 가족>은 접근 방법부터가 <삼시세끼>와는 다르다. <삼시세끼>가 ‘끼니’라는 화두를 활용하여 캐릭터를 가족으로 만들었다면 <용감한 가족>은 처음부터 낯선 곳에 구성원들을 몰아넣고 가족이 되기를 강요한다. 박명수는 아빠, 박주미는 엄마, 심혜진은 고모, 설현은 아이 같은 식이다. 그들은 가족이라는 명제와 해외라는 낯선 공간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서로를 한데 모으는 구심점이 없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엄마’의 캐릭터 역시 중구난방이다.

 

 

 

<용감한 가족>에서 엄마로 출연한 박주미는 심혜진과 대립각을 형성한다. 카메라를 의식해 불이 꺼진 늦은 밤에야 화장을 지우거나 쌀을 씻는 방법조차 낯설어 한다거나 모든 소스는 ‘굴소스’로 통일 해도 된다는 논리를 편다. 이에 심혜진은 박주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식이다. 가족간의 다른 성향으로 인해 일어나는 갈등을 표현하고자 한 거라면 번짓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 그들은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그곳에 모인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예능’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그들의 행동에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박주미의 행동에 대한 답답함만이 부각되었다. 심혜진의 짜증 섞인 목소리 역시, ‘가족’이라는 프로그램 타이틀이 얼마나 무색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서로를 가족으로서 대하려 노력한다 해도 그런 애정과 관심이 단시간에 생길리 만무하다. 심지어 현실세계에서는 가족끼리도 데면데면한 판국에 예능을 위해 모인 그들의 관계가 빠른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청자는 없다. 그러나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은 그런 와중에도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배려하며 서로간의 정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모습일 것이다. 이런 예능의 전개는 의외성이 없다. 갈등을 일으키던 출연진들이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결말로 흐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뻔한 줄거리 속에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재미를 찾지도, 독특한 캐릭터를 발견해 내지도 못한다.

 

 

 

방송은 현실이 아니다. 편집과 설정으로 얼마든지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예능은 예능일 뿐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리얼리티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리얼리티 자체를 조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그 속에서 예능적인 그림을 찾아내는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몫이다. 출연자들이 비호감이 되지 않고 호감이 되어가는 과정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면 ‘가족’이라는 이름은 허울뿐이 되고야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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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 내용은 없다. 멀리 떨어져있는 시골에서 직접 재료를 손질해 음식을 만드는게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 그러나 평균 시청률이 12%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꺾는 괴력을 발휘했다. 바로 케이블 최고 시청률의 역사를 새로 쓴 <삼시세끼>의 이야기다.

 

 

 

이서진을 내세운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시즌2에서는 어촌으로 그 무대를 옮겨 차승원과 유해진의 관계에 집중한다. '부부'나 ''엄마' '아빠' 같은 단어들이 자막으로 자주 등장하며 그들의 관계는 시즌1에 비해서 조금 더 확정되어 단순한 협력관계에서 가족 같은 사이로 묘사된다.

 

 

차승원의 놀라울 만큼 능숙한 요리실력 이나 낚시로 식료품을 구해오는 유해진의 바깥활동은 이런 관계를 조금 더 구체화시켜주는 장치로 활용된다. 제작진은 그들이 난처해하고 난감해 하는 모습을 뽑아내기 위해 점점 어려운 요리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삼시세끼>의 기본적인 재미는 여타 리얼 버라이어티처럼 고생 자체에 있지 않다.

 

 

 

<삼시세끼>는 점점 더 힘든 상황으로 멤버들을 몰아가려 노력하지 않아도 그림이 된다. <삼시세끼>는 그 대신 조용하게 그들의 행동을 관망하며 그들의 특징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한다. 차승원 이나 유해진은 그 안에서 웃기려고 노력하거나 예능감을 발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며 그 안에서 자신이 가진 성격을 그대로 내보일 뿐이다. 그 성격이 포장되는 과정은 사실상 그들의 예능감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자막과 편집의 힘이다. 그 누가 출연한다고 해도 웬만큼의 개성만 지니고 있다면 <삼시세끼> 안에서 호감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삼시세끼> 안에서는 빵 터지는 웃음이 없다. 다만 어촌의 풍경을 담은 시원한 화면이 편안함을 주고 다음 끼니로 나올 메뉴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뿐이다. 그 궁금증은 출연진들에 대한 호감이 배가 될수록 더욱 크게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자칫 잘못하면 <삼시세끼>는 차승원의 요리쇼로 흐를 여지도 있었다. 요리 잘 하는 배우의 요리 과정 안에서 재미를 찾는 것은 보기보다 녹록치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그런 모든 우려들을 비웃듯, 캐릭터로서 그 예능과 다큐사이의 간극을 메웠다. 뛰어난 요리실력을 가진 차승원의 캐릭터에 한 번 놀라게 한 다음 그 캐릭터를 '엄마'로 만들며 그를 중심으로 한 가족 구성원을 체계적으로 넓혀나가는 실력은 보통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삼시세끼>를 통해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연예인들이 아니라 그 안에서 가족이 되어가는 인간관계의 형성을 지켜본다. 그 인간관계는 단순한 예능이나 자극적인 긴장감보다는 편안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결국 <삼시세끼>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별다를 것 없는 이야기 속에서 사람 하나하나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제작진의 능력이다.

 

 

 

하차한 장근석의 편집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 그 누가 있었어도 <삼시세끼>의 흥행은 가능했을 거란 추측은 그래서 근거가 있다. 통편집으로 드러낸 장근석의 빈자리는 점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제작진은 단순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삼시세끼>가 예능인의 영역보다는 pd의 영역에 속해있는 예능인 이유다. 그들이 밥을 먹고 그릇을 치우는 순간마저 단순한 설거지가 아닌 명확한 성격과 인과관계로 인한 그림으로 만드는 능력은 <삼시세끼>의 흥행을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나영석은 이번에도 차승원 유해진은 물론 새로운 고정멤버로 확정된 손호준마저 호감이 가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장근석이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탈세의혹이라는 무거운 짐 속에서 인간적이고 따듯한 포장으로 점철된 <삼시세끼>속 캐릭터에 묘한 이질감을 불어넣을 확률이 컸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마저 든다.

 

 

 

<삼시세끼>는 금요일 예능중 지상파를 포함하여 가장 높은 시청률은 물론 전체 예능 시청률에서도 상위권에 안착하는 성과를 냈다. 시청자들의 취향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삼시세끼>에는 엄청난 웃음이나 예능에 최적화된 인물들은 없지만 작은 강아지나 고양이만으로도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화려하진 않아도 따듯하고 인간적이다.

 

 

 

그런 이야기 속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이 다음 끼니로 어떤 음식을 해 먹을 것인지 궁금해 하고 그들이 그 끼니를 중심으로 뭉치는 유대감에 흐뭇함을 느낀다. 마치 어렸을 적 둘러 앉아 먹었던 밥상처럼 정겨운 <삼시세끼>에 대중이 호응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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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겹치기 출연은 하지 않는 것이 옳다. 동시간대 방영하는 프로그램에 같은 게스트나 같은 캐릭터가 주구장창 등장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삼시세끼>와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는 손호준이 논란이 된 것 역시 겹치기 출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었기에 가능하다. 겹치기 출연은 소위 ‘핫’한 연예인들에게 있어 불가피한 일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영화 홍보라는 이유로, 때로는 대세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동시간 대에 같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심지어 주조연급 중견 연기자들이 동시간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도 왕왕 있어왔다.

 

 

 

 

그런 겹치기 출연은 콘텐츠를 획일화 시키며 다양성을 해친다는 점에서 지양되어야 할 부분임은 맞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큰 무리없이 넘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콘텐츠의 저변이 빈약하기 때문이었다.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이 논란이 된 것은 <삼시세끼>가 그만큼 파급력이 강한 프로그램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정글의 법칙>이나 <삼시세끼>나 어느 한 출연자로 인해 프로그램의 성격이 결정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더군다나 손호준은 <정글의 법칙>에서 계속 바뀌는 게스트일 뿐이다. 마음에 들지 않다면 얼마든지 편집을 통해 드러낼 수 있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김병만이 동시간대 <삼시세끼>에 출연했다면 큰 논란거리가 맞지만 게스트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일인지는 의아한 이유가 그것이다.

 

 

 

<정글의 법칙>의 이영준 PD은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도 ‘이미 벌어진 일을 어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PD의 입장에서야 겹치기 출연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일에 대한 비난이나 비판을 쏟아내지는 않은 것이다. 오히려 <삼시세끼>측이 ‘확인하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이라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정글의 법칙>은 이미 지난해 촬영을 마쳤고 <삼시 세끼>는 ‘장근석 논란’으로 대체할 인물이 시급히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이미 <꽃보다 청춘>과 <삼시세끼>에 출연해 나영석 PD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손호준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었다.

 

 

 

결국 손호준은 <삼시세끼>에서도 게스트로 확정을 지었고, 시청자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이런 반응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때아닌 겹치기 출연의 논란이었다. 그러나 이 논란에 공감할 수 없는 것은, 각각의 예능이 공중파와 케이블로 그 성격이 다른데다가 촬영기간이 겹치는 것도 아니며 손호준 하나로 인해서 시청률이 좌우될 프로그램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는 <삼시세끼>가 공중파를 뛰어넘을 정도의 화제성이 없었다면 결코 나오지 않을 논란이었다. 단순히 인기 예능에 출연한다고 해서 ‘겹치기’논란을 확대 시키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다. 두 예능의 성격은 현저히 다르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내용과 전개 방식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 말은 두 예능의 시청층 역시 확실히 갈린다는 뜻이다. 단순히 게스트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으로 시청률에 영향이 있을 정도라면 그것은 PD의 역량 문제다. 이 모든 상황을 던져놓고 손호준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가혹하다.

 

 

 

겹치기 출연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그 겹치기 출연으로 인해 콘텐츠가 지나치게 유사해 지는 경우나 촬영기간이 겹쳐 어느 한 쪽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경우, 또는 시청자들이 그 겹치기 출연으로 피로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다. 이번 일은 일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을 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시청자들이 용납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 때 아닌 논란은 너무 커져버린 케이블 예능의 인기에 겁을 먹은 공중파의 굴욕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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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유재석 강호동으로 양분되던 예능계에 파란이 일었다. 대세 예능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 속에는 신선한 얼굴들이 있었다. 2014년이 선택한 예능의 얼굴들은 누가 있었을까. 그 캐릭터를 분석해 보았다.

 

 

 

<진짜 사나이> 혜리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MBC의 가장 큰 효자 상품이었다. <진짜 사나이>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시점에서 여군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캐릭터를 발굴 해 낸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다만 그 관심이 <진짜 사나이> 본편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만은 아쉬운 지점이다.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의 가장 큰 수혜자는 뭐니뭐니해도 그룹 걸스데이 출신의 혜리다. 혜리는 퇴소를 앞두고도 딱딱한 태도로 일관하는 교관에게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콧소리를 내는 단 한 장면으로 단숨에 주목 받았다. 그 장면은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을 상징하는 장면이 되었고 혜리는 이로 인해 단번에 블루칩이 되었다.

 

 

 

혜리는 개그 프로그램등에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한 것은 물론, 드라마에 캐스팅 되고 약 10여편의 광고 모델로서 계약을 맺는등 <진짜 사나이>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효과는 연말까지 이어져 한 매체에 따르면 혜리가 벌어들인 수익만 무려 20억에 달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이런 상승세가 2015년에도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현빈의 브라운관 복귀작 <지킬과 나>에 주조연급으로 캐스팅 되는 행운을 거머쥔 지금 대세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삼둥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가 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삼둥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송일국의 <슈퍼맨> 출연은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 쌍둥이라는 독특함과 송일국의 교육방식, 그리고 막 말을 배워가는 아가들의 귀여움은 육아 예능 열풍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며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끌었다.

 

 

 

추사랑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던 <슈퍼맨>의 입장에서 삼둥이 캐스팅은 예상치 못한 대박을 가져다 주었다. 삼둥이는 각종 광고에 출연한 것은 물론, 보기만해도 귀여운 나머지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를 증폭시키는데 일조했다.

 

 

 

삼둥이 효과는 <슈퍼맨>의 시청률을 17%대로 올려 놓는 기염을 토하게 했다.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음에도 순수한 아가들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된다는 분위기를 이끌어 낸 것이다. 초반에 삼둥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타거나 제멋대로인 그들을 다루느라 고군분투하는 송일국의 모습이 가식이 아니라는 점 또한 주효했다. 그는 실제로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에 리얼리티를 불어 넣었다. 대한,민국,만세는 이제 친숙한 이름이 되었고 당분간 이런 열풍은 더 강력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한, 식지 않을 전망이다.

 

 

 

<비정상회담>- 외국인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비정상회담>이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비정상 회담>은 한 패널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패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만든 점,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본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신선했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외국인들의 한국어가 한국인 못지 않게 능숙하다는 점등이 합쳐져 출연진들이 모두 주목받는 효과를 낳았다.

 

 

 

<비정상 회담>에서는 어느 한 명이 주목 받았다기 보다는 ‘외국인의 촌철살인’이라는 콘셉트가 먹혀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콘셉트가 흥하자 따라서 출연진들 역시 주목을 받고 각종 광고에 출연했으며 인지도를 올렸다.

 

 

 

프로그램은 기미가요 논란과 에네스 카야의 여자 관계 논란으로 이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호기심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런 반응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내부에서 솔직하면서도 캐릭터 있는 출연진들의 등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출연진들에 대한 호감이 증가할수록 그들이 져야 하는 책임감도 높아져야 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꽃청춘>-유연석, 손호준, 바로

 

 

 

 

<꽃보다 청춘>에서 보여준 활력과 에너지는 파급효과가 굉장히 뛰어났다. 여름을 강타한 청춘들의 라오스 여행은 기존의 <꽃보다> 시리즈와는 다르게 활력이 넘쳤다. 그동안은 잔잔하고 정적인 분위기였다면 <꽃청춘>은 동적인 분위기를 띄며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창출해 냈다.

 

 

 

그들의 나이탓에 고생을 해도 초라하지 않고 힘이 들어도 축 늘어지지 않는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젊은 나이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동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에 대한 호감도가 수직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들은 여행을 통해 젊은이들의 활력과 여행에 대한 향수를 동시에 보여주었으며 자신들의 캐릭터도 분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결국 그들에 대한 호감도와 인지도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그중 유연석은 주연급 캐스팅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나영석 PD의 기획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삼시세끼>- 이서진

 

 

 

 

<꽃보다 할배> 이후 나영석과 다시 손잡은 이서진이라는 카드는 여전히 유효했다. 시골에서 직접 밥을 차려먹는다는 다소 심심할 것 같은 소재를 두고 나영석 PD는 제대로 된 그림을 만들어 냈다.

 

 

 

이서진은 나영석과 티격 태격하는 모습, 그리고 편안히 쉬고자 하는 마음이 좌절되는 모습을 번번이 보여주며 입가에 미소를 띄게 했다. 이서진이라는 캐릭터가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했다면 결코 그림이 되지 않았을 터이지만 나영석은 이서진의 다소 툴툴대는 성격을 캐릭터로 만들고 그 캐릭터를 활용해 묘한 웃음을 창출해 냈다.

 

 

 

빵 터지는 한 방은 없지만 왠지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그림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했고 높은 시청률로 공중파 방송을 위협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삼시세끼>가 가진 마력은 잔잔하지만 그만큼 강력했다. 나영석은 올해만 <꽃청춘>에 이어 2연타 홈런을 친 셈이다. 시즌 1을 끝낸 <삼시세끼>는 여세를 몰아 계절별로 시즌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이런 열풍은 당분간 계속 될 듯 하다.

 

 

 

<우리 결혼했어요>-송재림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있는 이야기를 다 한 상태였다. 사실 시청자들의 호응보다는 비난이 주를 이뤘던 <우결>에서 또 다른 스타가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송재림이 우결에 등장하자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처음부터 작업멘트와 스킨십을 남발한 송재림은 지나침과 적극성의 경계를 묘하게 오가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적절히 받아주는 김소은의 리액션도 좋았지만 확실하고 화끈하게 당길 줄 아는 송재림의 한마디 한마디는 마치 실제 연애를 방불케 하는 효과를 주었다.

 

 

 

물론 <우결>은 실제가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초반의 <우결>이 호응을 얻었던 것은 그들의 모습이 실제이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주효했다. 그러나 <우결>이 진행될수록 <우결>에 대한 진정성은 점차 희석되어 갔고, 출연진들은 그 곳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졌다. 그결과 패턴은 식상해 지고 판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지루해졌다.

 

 

 

그러나 송재림이라는 캐릭터는 이 판을 뒤집을 만큼 강력했다. 사실 가짜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저 커플 만큼은 진짜 였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일으킬 정도로 송재림은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다. 실제로 관심 있는 듯한 말투와 표정, 그리고 다소 민망하지만 달콤한 대사들은 송재림의 캐릭터를 확실히 살려주며 이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송재림은 데뷔후 처음으로 공중파 방송의 주연을 맡으며 대세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나의 제대로 된 캐릭터가 예능에 어떤 효과를 불어넣는지 삼둥이 이후 가장 훌륭한 예능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코미디 빅리그>-이국주

 

 

 

 

한 때는 비호감 1위 연예인을 차지할 정도였던 그는 이제는 대세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여성 코미디언이 주목 받는 경우가 흔치 않은 요즘, 이국주는 김보성 패러디로 ‘의리’ 열풍을 몰고 오더니 이 여세를 몰아 호로록 쏭 등으로 이국주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덕분에 패러디 했던 김보성까지 덩달아 주목을 받았으니 이국주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는 짐작해 볼만하다.

 

 

 

현재 이국주는 고정 프로그램만 다섯 개에 각종 광고 출연 등으로 여성 예능인 중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몸매를 희화화 시킨 코미디언은 많았지만 ‘식탐’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노래를 만들고 캐릭터로 승화시킨 경우는 드물었다. 과체중 코미디언들은 사실 넘칠만큼 있었고 그 코미디언들의 콘셉트는 겹쳤다. 그러나 이국주는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단순히 몸매와 식탐이 아니라 남자 연예인을 패러디하고 웃음 포인트를 살짝 다르게 만들어 차별화 했다.

 

 

 

이국주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결국 그를 비호감에서 대세로 만들었고 이국주는 자신이 가진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멋진 여성으로 기억되고 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강남

 

 

 

이국주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인정받은 남자 예능인을 꼽으라면 바로 강남을 꼽을 수 있다. 강남은 사실 그룹 M.I.B의 멤버로 활동하던 가수출신이다. 그러나 강남은 예능인으로 성장했다. 강남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솔직함’이다. 어디 어느 곳에서나 솔직함과 개성으로 무장한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미친 친화력을 보이며 시청자들과도 친분을 쌓기에 이르렀다.

 

 

 

강남은 자신의 이야기를 꾸미거나 소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며 자신이 망가질 줄 아는 장점을 지녔다. 또한 서툰 한국말에도 불구, 전혀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은 그에게 또다른 캐릭터를 선사해 주었다.

 

 

 

현재 강남은 <학교 다녀왔습니다> <헬로 이방인> <속사정 쌀롱>등 각종 예능에 고정출연하며 예전 가난하던 시절과는 180도 달라진 대세가 되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킨 결과였다. 자신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한 순간에 주목을 받을 수도 있음을 강남은 증명하였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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