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가 <해피투게더3>에 출연했다. 그동안 꽁꽁 싸맨 그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제작진은 2주 전부터 각종 기사와 예고로 서태지의 등장을 알리는 홍보를 했다. 그만큼 서태지는 특급 게스트였다. 서태지만을 위시하여 다른 게스트들은 일체 등장하지 않았고 조심스럽지만 서태지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드러났다.

 

 

 

서태지는 시종일관 담담하고 조용한 말투로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흥분하거나 과장하는 법 없는 그의 태도는 오히려 보기 편안했던 것은 사실이다. 서태지라는 브랜드는 어쨌든 존중할 수밖에 없고 <해피투게더>는 유재석을 내세워 배려있는 진행으로 서태지라는 브랜드를 흠집나지 않도록 배려했다. 어떤 예능에서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서태지를 갑자기 물어뜯고 할퀴는 독한 예능의 세계로 던져놓는 것은 서태지라는 인물과는 너무 이질적인 일이다. 토크쇼에 몇 번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는 특급 게스트를 위한 독무대가 준비되었다 하더라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해피투게더>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비록 그런 독무대가 빵빵 터지는 웃음을 제공한다거나 굉장히 색다른 이야기로 채워지지는 않았지만 그 이상을 끌어낼 수 있는 예능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7.5%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서태지의 출연으로 시청률이 반등하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평소에도 5%~7%대의 성적을 기록하는 <해피투게더>이기 때문에 서태지라는 거대 게스트에 비해 시청률이 폭등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외의 결과이고 얼핏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평소 시청률에 비교해도 ‘서태지 효과’는 없었다는 것은 서태지가 이제는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고 가요계를 평정하던 시절은 지났다는 것에 대한 증거중 하나다.

 

 

 

서태지는 알을 깨고 나와 예능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서태지가 예능에서 활약할 수 있는 타입의 스타는 아니다. 대스타로서 일회성 출연정도는 어느정도의 화제성을 가지지만 그 자체가 예능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낼 생각도 없어보이고 그럴만한 캐릭터도 아니다. 좋으나 싫으나 ‘신비주의’라는 콘셉트 속에서 그의 대단한 업적과 인기가 부각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허나 이제 시대가 변화했다. 서태지의 음악은 대중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소격동은 서태지의 이름값과 아이유라는 음원계의 절대 강자와의 협업에도 불구하고 주간 가운차트에서 4위를 차지했다. 이런 성적은 소격동이 서태지의 목소리로 나왔다 하더라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더이상 서태지의 음악은 예전만큼 대중 친화적이지 못하다. 서태지의 브랜드가 예전같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의 음악이 트렌드를 뒤흔들만큼 획기적이거나 아니면 대중들을 단번에 사로잡을만큼 대중적이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예전에는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면서도 대중의 트렌드를 읽어낸 서태지지만 이제는 다른 가수들과 동일 선상에서 출발해야 한다. ‘서태지’라는 이름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성공을 일구어 낼 수 있던 파워는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서태지도 그것을 인지한 것인지 <해피투게더>에 이어 <손석희의 뉴스9>,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연달아 모습을 드러낼 것임을 예고했다. 신비주의를 깨고 나오려는 노력은 칭찬해줄만 하지만 문제는 서태지가 음악만으로, 혹은 예전의 명성이 없는 개인의 매력으로 대중들을 얼마나 설득시킬 수 있는가다.

 

 

 

이제 더 이상 서태지를 신비롭게 바라보는 대중들은 없다. 그의 사생활이 사생활일 뿐이고 그 사생활에 대한 진실은 그들만이 아는 것이지만 어쨌든 서태지와 이지아 모두에게 타격이 가는 스캔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그런 스캔들을 떠나서 서태지가 가수로서 대중들과 소통하는 일만이 남아있다. 그 소통을 얼마나 잘해낼 것인가. 그것이 전설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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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ww.tokyohiroba.com BlogIcon 하시루켄 2014.10.11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태지 예전엔 진짜 대단했었죠.
    서태지와 서태지이외의 가수들로 양분할 수 있을정도였는데...
    시대도 변하고 서태지의 음악도 예전만큼 파워가 줄어든 것 같네요...


서태지의 컴백은 어느 시대에나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가 1992년 ‘난 알아요’로 데뷔해 대 히트를 친 후부터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1996년 은퇴 때는 수많은 팬들이 혼절을 하는 상황까지 연출되었으며 그가 다시 솔로 앨범으로 컴백을 할 때 역시 그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여타 다른 가수들의 컴백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런 폭발력을 바탕으로 신비주의를 유지할 수 있었다. 대중에게 끊임없는 노출이 있어야 잊혀지지 않는 다른 연예인들과는 달리, 그는 ‘문화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최소한의 노출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가수였다. 그는 사실 엄청난 가창력이나 가수로서의 재능보다는 쇼맨십과 이미지메이킹을 누구보다 잘 해내는 가수였다.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며 유행을 주도했다는 것이 그가 문화대통령이라는 칭호를 들었던 이유다.

 

 

 

 

 

그는 예능 출연은 물론, 음악 방송에서 조차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간간히 음반을 내고 광고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명성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6년 전, 서태지 컴백 스페셜로 이준기와 함께 <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출연한 것이 토크쇼 출연의 마지막이다.

 

 

 

그런 그가 <해피투게더>의 출연을 결정한 것은 의외의 일이다. 물론 편안한 진행의 국민 MC유재석과의 조합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가 사우나에서 사우나 옷을 입고 여러 MC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을 선뜻 상상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태지를 위한 특별한 형식이 준비되었다. 유재석과 서태지의 독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급게스트에 맞춘 특급 배려다. 그러나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서태지를 위해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에 대하여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프로그램 관계자는 “서태지가 부담을 느낄까봐 배려를 했을 뿐, 이후 이전의 형식대로 진행이 된다”고 해명을 했지만 대중들의 싸늘한 시선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서태지를 위해 특별 대우가 있다는 점에서는 전혀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서태지가 특급 게스트인 것만은 확실하다. 더군다나 서태지의 출연으로 높은 시청률로 어느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형식을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출연시키고 싶은 게스트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중들이 비난하는 것은, 단순한 토크쇼의 형식 변화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달라져버린 문화대통령의 표상을 의미한다.

 

 

 

서태지가 그동안 신비주의로 포장된 삶을 사는 동안 그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는 존재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를 더 신비롭게 만들었다. 그는 늙지 않는 외모와 함께 영원히 스타로 남을 것만 같은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그의 신비주의가 하나씩 걷히고 그의 사생활이 드러날수록 그에대해 대중이 느낀 것은 실망스러운 한 인간이었을 뿐이다. 스타의 자리를 유지하면서도 이지아와의 결혼을 숨기고 다른 이들에게 노출이 되지 않도록 한 것은 한 여인의 인생을 저당잡은 잔인한 남자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는 논란이 되자 ‘감금한 것이 아니고 여행도 다니고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다’고 해명했지만 ‘감금’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실을 철저히 숨기고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였기에 그에 대한 비난은 식을 줄 몰랐다.

 

 

 

또한 여배우 이은성과의 결혼 역시 그다지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해내지는 못했다. 자신보다 무려 16살 어린 여배우와의 결혼. 그리고 그 여배우는 모든 배우 활동에서 물러났으며 대중에게서 숨어버렸다. 이것은 단순히 어린 여성과의 로맨스로 봐주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은 이지아와의 결혼을 연관지어 그의 결혼을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서태지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난 알아요’가 표절곡이라는 의혹마저 떴다. 문화대통령으로 추앙받던 그의 모든 것들이 사실은 허상이라는 의혹은 그에 대한 실망감을 증폭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여전히 ‘신비주의’다. <해피투게더>는 그를 위해 포맷마저 변경해야 하고 유재석과 1대 1의 이야기를 주선한다. 이런 자리에서 그에게 이지아나 이은성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마구잡이로 던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가 정말 탈신비주의를 하고 싶다면 그를 내보일 필요가 있다. 단순한 해명이 아니라 진심어린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대중의 기대를 배반한데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스타의 책임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톱스타고 대단한 서태지다. 물론 그가 톱스타인 것도 맞고 대단한 것도 맞지만 더 이상 대중들은 그를 추앙하지 않는다. 그가 쉬는 동안 세대는 교체되었고 그에 대한 신비스러움도 사라져버렸다. 그런 그가 과연 가수로서 엔터테이너로서 얼마나 가치있을 수 있을까. 그것은 단순히 토크쇼에 출연하는 그가 아니라, 그가 선보일 음악이 얼마나 대중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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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09.27 1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날씨가 시원해졌네요. 기분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