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둘이 갖은 고난을 이겨내고 사랑에 빠진다는 뻔한 스토리지만 그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여전히 같이 웃고 울고 설레는 감정을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역시 로맨스로서 대중 앞에 선을 보인 드라마다. 그러나 초반부터 엄청난 혹평이 쏟아지며 만족스러운 시청률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비난은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연기력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 주연을 맡은 아이유는 그 비난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었다.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연기자들이 연기의 중심을 잃었다는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그러나 종영한 지금, 더 큰 문제는 단순히 연기자에 있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한차례 홍역을 치른 <달의 연인>은 안정기에 접어들 수 있었다. 물론 10%를 밑도는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어쨌든 의미가 있었다. 마지막회는 두자릿 수를 넘겨 11.3%를 기록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초반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준기나 강하늘 등의 호연에 힘입어 캐릭터를 지지하는 목소리 역시 커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이유의 연기력 역시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눈에 익을수록 혹평이 줄어 들었다. 로맨스로서 왕소(이준기 분)와 해수(아이유 분)의 사랑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늘어났다.

 

 

 

 


그러나 <달의 연인>은 이야기 구조 자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인물간의 관계에 중심이 서질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큰 러브라인은 왕소와 해수를 중심으로 돌아갔지만, 이 두 사람은 결국 이루어 질 수 없었다. 새드 엔딩도 제대로 감정을 이끌어내면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새드엔딩에 좀처럼 공감을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달의 연인>의 인물들은 모두 가엾다. 주인공 왕소와 해수는 오해로 인해 멀어지고 해수와 혼인한 왕정(지수 분) 역시 해수로부터 사랑을 얻지 못한다. 결국 해수의 도피처로 이용만되는 느낌이다. 이밖에도 10황자 왕은(백현 분) 13황자 백아(남주혁 분), 악역인 왕요(홍종현 분)는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이쯤되면 작정한 듯이 등장인물들 모두를 불행의 늪으로 끌고 갔다고 생각이 될 정도다. 애틋하고 아련한 설정을 위해 고군분투한 것 같지만 문제는 이 스토리 라인이 촘촘하지 못한 탓에 사청자들의 반감을 키웠다는 점이다.

 

 

 

 


초반에 삼각관계의 중심에서 있던 왕욱(강하늘 분)은 후반부에는 아예 존재감이 없었다. 캐릭터를 활용하는 능력에 있어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 부분이다. 결말 부분에서 이야기가 급전개 된 것을 보면 굳이 초반에 그렇게 힘을 실어줄 이유가 없었다. 이준기와 아이유 역시 마지막을 장식하기에는 터무니없는 스토리라인에서 고군분투해야 했다.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는 스토리 안에서 그 감정을 공감하게 만들려면 그들의 사연과 설정이 촘촘하게 짜여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그저 그들을 불행하게 만들어 여운을 남기려는 목적 하나를 바라보며 달려간다. 중간에 시청자들이 그들의 사연에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오해와 파멸의 길로 달려 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주인공의 러브라인이 이루어질까 아닐까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러나 작품은 끝까지 그 기대를 배반한다. 현대로 돌아와서 두 사람이 마주치는 장면 하나만 있어도 그런대로 이해가 될 마지막에 제작진은 끝까지 재를 뿌린다. 이 빈자리를 채우는 화장품 PPL은 애틋함이 아닌 코미디로 실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연기자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활용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탓에 사전제작을 의심케 만드는 결말이 아닐 수 없었다. 급하게 마무리된 널뛰기 전개에 시청자들이 분노하는 것도 당연했다. 이야기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생긴다.

 

 

 

 


원작에 비해 턱없이 모자른 20부작이라는 분량이 문제였다면 초반부 이야기를 최대한 줄이고 이야기를 압축하는 감각이 필요했다. 그런 감각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제작진에 대한 실망감은 크다. 연출 면에 있어서도 막대한 제작비가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해야 할 장면에서 축소 시키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예를들면 결혼식 장면이나 황제 즉위식의 경우가 그러하다. 제작비 문제로 축소된 것이겠지만 사전제작으로 조금 더 신경써서 만들 수 있었던 장면들마저 굳이 ‘사전제작’일 필요가 없을 정도의 연출로 실망감을 안긴 것이다.

 

 

 

 


사전제작은 분명 드라마 제작 환경에 필요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사전제작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 작품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사전제작에 기대되는 것들, 이를테면 완성도나 개연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진리를 <달의 연인>은 확인시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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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일 광복절이라는 뜻깊은 날에 걸그룹 소녀시대의 티파니가 난데없는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다. 일본에 체류중인 티파니가 올린 글이 문제가 되었는데, 일장기 이모티콘과 전범기를 이용한 문구가 들어있는 이미지를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에게서 해방을 맞이한 역사적인 날에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가 그려진 이미지를 올렸다는 것은 곧 큰 논란이 되었고 티파니에게 쏟아진 질책은 상상이상이었다. 한국을 떠나라는 원색적인 비난부터 티파니가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하차 요구까지 빗발쳤다. 티파니는 결국 자필사과문을 올렸지만, 비난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단숨에 비호감 아이돌로 전락한 티파니의 상황은 단 두 장의 사진과, 짤막한 코멘트로 이루어졌다. 굉장한 파급력이다.

 

 

 

 

 

 

대중의 분노는 어느정도 수긍할 수 있다. 광복절과 전범기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상황이 티파니의 잘못을 더욱 확대되어 보이게 만들었다. 알면 아는 대로, 무지하면 무지한대로 티파니의 행동에는 오류가 생긴다. 10년 이상 한국에 활동하면서도 한국의 정서를 캐치하지 못한 것은 크나큰 실수다. 연예인으로서 대중의 비위를 맞추고 그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파니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만큼 큰 잘못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의문점은 남는다. 무지는 물론 잘못일 수 있지만, 이번일을 통해 배우고 앞으로 태도를 달리하면 그 뿐이다. 티피니가 일부러 한국인을 자극하기 위해 이미지를 올렸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미리 논란이 될 것을 알았다면, 티파니가 이런 행동을 애초에 했을 리 없다. 누구나 무지한 부분은 있고 누구나 실수는 한다. 그 실수에 고의성이 없고 잘못을 깨끗이 인정했다면 그 실수를 만회할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실수 한 번에 한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는 행위는 폭력적이고 가학적이다. 그런 가혹행위는 절대 긍정적일 수 없다. 한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나온 것이 또 다른 폭력이라면 그 폭력은 실수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일은 바로 얼마전에도 있었다.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지 못해 긴또깡이라고 농담한 지민과 역시 안중근 의사를 알아보지 못한 설현은 순식간에 비난의 파도에 휩쓸렸다. 알아보지 못한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하필 일본에 항거하다 죽음을 맞이한 안중근 의사에게 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인 긴또깡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도화선이 되었다.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실수다. 물론 그 행동 자체가 보기 불편했다면 백번 인정할 수 있지만, 그것이 그들의 인격과 성격을 대변하는 일일 수는 없다. 그들은 결국 쇼케이스에서 울면서 사과하며 사건을 마무리 지었지만 그들에게 씌워진 굴레를 쉽게 벗을 수는 없었다.

 

 

 

 

광복절에 위안부 팔찌를 인증하여 화제가 된 전효성 역시, 과거 일베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다. 일베에서 사용하는 민주화라는 단어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며 거센 비난의 폭풍이 인 것이다. 일베논란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전효성은 여전히 일베아이돌의 딱지를 떼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상식적이지 못한 아이돌들의 실수에는 따끔한 지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에게 쏟아진 이런 상황들이 과연 상식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누구든 할 수 있는 실수가 그들이 여성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과대 포장되어 공격이 된다면 그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어쩌면 이미 가득차 있는 분노가 그들의 실수가 도화선이 되어 그들에게 폭탄처럼 터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실수는 실수로 지적하면 그 뿐, 그 실수를 그들에게 쏟아내는 원색적인 비난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애초에 잘못을 한 것이 그들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 것도 아니다. 그들이 무지했다면 그들이 이제부터는 역사를 바로 알고 앞으로는 더욱 건강한 사고를 갖도록 도와줄 일이다. 그들을 깔아뭉개고 짓누르면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 그들을 응징하면서 얻는 묘한 쾌감. 대중은 그것을 즐기고 있다.

 

 

 

 

 

그들이 여성 아이돌이기 때문에 비난이 더욱 가속화 된 측면도 있다. 예를 들자면 일장기 논란은 여성 아이돌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빅뱅의 탑, 장현승, Vixx, 코미디언 정찬우 등, 전범기가 그려지거나 그런 뉘앙스를 상징하는 의상을 입고 방송에 출연하거나 개인 sns 계정에 사진을 올린 인물들은 많았다. 그러나 그 사실로 프로그램 하차요구가 쏟아지는 등 원색적인 비난의 강도는 훨씬 더 약했다. 만약 여성 아이돌들에게 쏟아진 비난이 정당하다면, 남성 연예인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이나 파급력 역시 같은 무게여야 한다. 사람에 따라 성별에 따라 그 잘못의 무게가 다르다면 그 잘못을 대하는 방식 역시 잘못되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전범기가 그려진 티셔츠나 이미지 한 장에 그들이 일본 우익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된다고 볼 순 없다. 물론 그 행위 자체를 옹호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이 그들이 정말 추방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는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저 실수를 저지른 이들이 영원히 매장되기를 원하는 것이라면 그런 행동 자체가 잘못이고 실수는 아닐까. 한국은 언제부턴가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분노의 왕국이 되었다. 그러나 그런 실수가 화제가 되는 것은 연예인들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와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이 사회를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실수에 열을 올리는 분노가 아닌, 좀 더 열린마음과 너그러운 품성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아닐지, 한 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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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KBS가 음악 순위 프로그램의 기준을 제시하던 시절도 있었다. 90년대 손범수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가요톱텐>의 골든컵은 5주 연속 1위를 한 가수들에게 수여되는 상이었는데, 골든컵을 타는 것은 가수들에게 일종의 영애라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순위 시스템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가요톱텐>은 꽤 오랫동안 가장 보고싶은순위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음반의 시대가 가고 음원의 시대가 왔으며, 가수들의 인기 역시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문화라기보다는 어느 한 계층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아이돌은 10대와 20대 초반이 주류가 되는 문화다. 음반의 시대가 가니, 음악은 오래 두고 듣기 보다는 한 번에 치고 올라가는 음원 위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그렇기에 아이돌 가수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에따라 순위프로그램도 변화했다. 다양한 가수들 보다는 아이돌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로 순위 프로그램으로 변모하고 만 것이다.

 

 

 

최근 방송 삼사의 순위 프로그램의 성적은 처참할 정도다. <인기가요><쇼 음악중심><뮤직뱅크>어느 하나 2%를 넘기는 것이 없다. 거의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음악방송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음악 자체에 흥미가 없어졌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다. 오히려 음악은 예능의 소재로 다뤄지며 여전히 주목받는 컨텐츠이다. <복면가왕>을 비롯해 <판타스틱 듀오> <듀엣 가오제> <신의 목소리> <슈가맨> <히든싱어> <너의 목소리가 보여>, 음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삼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들이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안일함에 있다. 더 이상 순위 프로그램은 인기의 척도를 가늠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단순히 가수들을 나열하고 순위로 줄세우기 하는 느낌이 더 강하다. 가수들의 팬들이라면 순위에 관심이 있겠지만 일반인들의 이목까지 끌 정도로 긴장감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그 순위에 큰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뮤직뱅크>에서 AOA와 트와이스의 1위가 뒤바뀐 어처구니 없는 사건은 가요 프로그램 순위제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음반 판매량에 따른 음반 점수가 이상하다는 팬들의 지적에 <뮤직뱅크>측은 잘못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입력 오류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방송이 생방송이라고는 해도 음반 점수는 미리 산출되어 있는 부분인데 1위를 정하는 핵심적인 부분에서 그 부분에 오류를 냈다는 것은 섣불리 이해하기 힘들다.

 

 

 

팬들 사이에서 시작된 논란이 없었다면 <뮤직뱅크>측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스리슬쩍 넘어갔을 지도 모르는 이런 오류는 순위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사라지고 오히려 비아냥거리가 되는 현 세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실 순위가 뒤바뀐 적이 이번이 처음이라서 그렇지 팬들사이에서 이런 크고 작은 순위 논란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음악방송 측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것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니다.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실수에 소속사와 방송사측 간의 유착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퍼져나간 것이다.

 

 

 

음악 방송 출연을 빌미로 갑질을 해 온 방송사의 행태가 밝혀진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1%대의 시청률이라고는 하나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음악 방송 뿐인 신인들의 처지를 이용, 같은 소속사의 톱스타들의 섭외나 출연을 강요하는 일은 암암리에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할지라도 팬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의 무대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에 팬서비스 차원에서도 음악 방송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소속사의 입장에서 음악방송 출연은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갑질이 횡행하는 가운데, 과연 방송사와 소속사가 입을 맞추고 거래가 오가는 상황이 없을 거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순위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가운데 1위 쯤이야 쉽게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순위를 의미없게 만든 것은 과연 누구인가. 음악 방송에 관심이 없어진 시청자들인가, 아니면 음원순위 중심으로 개편된 가요계인가. 그들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지만 사실상 그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방송사 제작진 자신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과 견고한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공신력있는 순위제가 있다면 팬들의 불신도 이처럼 커질 리 없었다. 음악방송을 무기로 자신들의 위력을 과시하고자 한 제작진의 불찰과, 오류쯤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안일함이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

 

 

 

미국의 빌보드 차트나 그래미 시상식같은 공심력 있는 순위제나 시상식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굳이 그런 공신력 있는 순위제나 시상식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대충 제작하는 음악프로그램의 퀄리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돌아선 것은 당연하다.

 

 

 

<뮤직뱅크>PD상처받았을 트와이스와 AOA에 대한 위로가 먼저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나 이 말이 과연 그들 제작진의 입에서 나와야 할 말일까. 그들의 입에서 나와야 하는 말은 순위제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극복하고 더욱 확실한 신뢰성을 얻기 위한 방법에 대한 논의다. 가수가 상처받았다면 상처준 것도 그들이고 프로그램을 이지경까지 끌고 온 것도 그들이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이 일을 단순한 실수처럼 몰고 가려는 그들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어지는 사람은 아마 팬들 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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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과 설현의 역사의식 부재가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 AOA의 컴백 홍보를 위해 기획된 예능 프로그램 온스타일 <채널AOA>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지 못해  ‘긴또강’ ‘도요토미 히데요시’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것이다.

 

 

 


무지를 잘못이라 할 수 없다. 알 권리가 있는 것처럼 모를 권리도 있어야 한다. 흔히 상식이라 여겨지는 사안들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상식이 아닐 수 있다. 모두 자신이 생각한 대로 생각할 권리가 있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만의 상식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상식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다. 안중근 의사의 이름 앞에서 김두한의 일본식 발언인 긴또깡이라든가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의 전쟁 영웅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의 이름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독립운동을 위해 힘써 왔던 안중근 의사의 행적에 대한 모독처럼 느껴졌다. 사진을 보고 누군지 알 수 없었다면, 그저 ‘모른다’는 한마디로 충분했을 것이었다. 지민과 설현이 이런 논란을 예상할 수 있었을 리가 없다. 누군지도 모르는데 일본과 연결시켜 생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일 만큼은 단순한 실수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원인보다는 벌어진 일 자체다. 하필이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못 알아본 것은 둘째치고라도 그 무지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가 너무 장난스러웠다는 점이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그들이 사진만 보고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을 맞춘다는 콘셉트를 이해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역사적 인물들이 누구이든 간에 그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고 그들에 대한 존중을 기본적으로 가지는 태도가 필요했다. 단순히 모른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무지에 비춰진 그들의 가벼움과 장난스러움은 역사적 인물 이전에 타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것은 무지 자체보다는 그 무지가 예능에서 어떻게 다뤄지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서유기2>에서 모델 출신 배우 안재현은 ‘춘하’라는 단어를 듣고 ‘신년’을 외칠만큼 상식이 부족하다. 상식이 풍부한 편이었던 이승기에 비할 것도 없이 기존 멤버들의 지식수준에 비교해도 안재현의 상식은 다소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안재현의 ‘무식자’ 캐릭터는 예능적으로 승화되며 프로그램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안재현이라는 인물이 그려지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무식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열심히 자신이 맡은 바를 수행하려고 하는 모습이나 다른 멤버들의 강한 캐릭터 속에서도 부드럽고 따듯한 심성을 내보이는 등의 호감도를 증가할 수 있는 맥락이 선행되었던 것이다. 호감도를 바탕으로 한 안재현의 무지는 웃음이 필요할 때마다 터지는 폭탄이 될 수 있었다. 여기에 구혜선과의 결혼 사실이 더해지며 화제를 일으킨 안재현은 <신서유기2>의 최대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이것은 안재현 본인의 역량과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서유기2> 제작진의 섬세한 터치가 주효했다. 웃음을 터뜨리는 포인트로 안재현을 적절히 사용하고 그의 성격과 캐릭터를 세심하게 설명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예전에 방영되었던 <룸메이트>에서 서강준은 ‘n분의 1’을 ‘m분의 1’로 쓰는 바람에 단숨에 상식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웃음보다 비판이 쏟아졌던 까닭은 예능의 흐름에 서강준의 캐릭터가 부각되고 웃음포인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웃음이라는 결과를 도출해 내지 못한 <룸메이트>는 폐지되었다.

 

 

 


 

이런 맥락을 만들지 못한 까닭에 지민과 설현의 농담은 웃음보다는 불쾌감을 자아냈다. 더군다나 역사 문제는 무식한 캐릭터로 승화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소재다. 역사적인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 역사를 모르는 것은 차치하고 그 역사에대한 지나치게 가벼운 태도는 많은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게 만드는 일이 된 것이다. 웃음 포인트나 캐릭터가 아닌 상황 속에서 ‘역사’를 가지고 장난스러운 농담을 던진 지민과 설현이 비난의 중심에 선 것은 당연하다. 이는 그들에 아쉬운 행동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를 그려내는 제작진의 터치에도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한국 홍보대사로까지 활동하는 대세 설현의 홍보대사하차 요구까지 빗발치는 상황에서 그들은 진중한 사과문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논란의 점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언제나 기회일 수도 있다. 그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좀더 성숙한 태도를 갖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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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A의 설현은 눈에 띄는 외모와 몸매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인기만큼이나 따가운 눈총을 동반한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물크기로 제작된 설현의 광고 등신대를 팬들이 훔쳐갈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설현이 가진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는 마케팅의 오류 때문이다.

 

 

 

설현의 이미지 메이킹에는 근간이 없다. 설현의 마케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제 2의 수지’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수지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에 편승하려는 전략에 가까운 것이다. 설현 자체가 얼마나 매력적인가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다른 스타들의 이름값을 활용하는 마케팅은 호감을 주기 힘들다.

 

 

 

 

수지가 <건축학 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으로 거듭난 것은 영화의 흥행세와 수지의 이미지가 교묘하게 맞물렸기 때문이었다. 영화에서 첫사랑으로 등장하는 수지의 외모는 첫사랑이 주는 이미지를 연상케 했고 그런 근간을 마련한 후, ‘국민 첫사랑’이라는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설현에게는 대중에게 이미지를 각인할만한 근간이 없다. 광고가 성공을 거두었다고는 하지만 이로서는 충분치 않다. 광고의 성공으로 설현의 이미지 자체를 대중에게 각인할만한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설현은 영화 <강남 1970>이나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등에서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넓혔지만 영화와 드라마의 흥행세나 화제성이 설현의 이미지를 결정지을만큼 결정적이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에 편승한 전략을 펼치는 것은 10년 전에나 통했을지 모르는 지나치게 구시대적인 마케팅전략이다.

 

 

 

 

언론에 끊임없이 설현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분명히 설현의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지만 뚜렷한 주제나 목적 없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그만큼의 반감을 동반하는 일이다. 최근 올라온 기사의 주제 역시 ‘설현이 국민 타이틀 까지 한걸음 남았다’는 기사였다. 국민 타이틀을 획득한 것도 아닌데 국민타이틀을 ‘획득할 것’ 이라는 기사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만큼의 대중의 관심이나 설현의 이미지에 기댄 마케팅 전력이 아니라 거품을 일으켜 그런 타이틀을 억지로 만들어 내려는 움직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무슨 타이틀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국민 여동생인지, 국민 첫사랑인지, 국민 가수인지, 국민 배우인지조차 모호한 국민 타이틀을 획득할 것이라는 기사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전략은 설현 본인에게 있어서도 ‘국민 타이틀’이라는 무게감을 짊어 져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을 선사하는 일이다. 국민이라는 타이틀이 붙지 않아도 얼마든지 톱스타가 될 수 있고 성공적인 행보를 걸을 수 있다. 이런 타이틀을 억지로 우겨넣지 않고도 설현의 매력이 통할 수 있어야 진정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걸스데이의 혜리 역시 <진짜 사나이>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20억을 넘나드는 광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진짜 사나이>의 기운이 다 해 갈 때쯤 <응답하라 1988>에의 출연은 신의 한수였다. 혜리는 드라마의 출연으로 다시 대세의 이름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연예인에게는 어느정도의 파급력이나 화제성을 동반한 근거가 있어야한다. 단순히 언론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AOA가 성공을 거둔 걸그룹이고 그 중 설현이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설현이 대중에게 ‘제2의 수지’거나 ‘국민 ooo'이라는 이름을 붙일만큼의 파급력을 일으키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연예인에게 있어서는 무관심보다는 악평이 낫다. 그러나 자신이 만들어 낸무언가가 없는 상태로 대중의 환심을 사려는 것은 욕심이다. 수지나 국민 타이틀의 도움이 없이도 설현의 매력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을 때, 대중이 자연스럽게 설현을 인정하는 날이 올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TAG AOA, 설현,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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