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윤여정은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김제동에게 독설을 날려달라는 부탁에 이런 말을 했다. “처음에는 신선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명언을 날리더라. ‘저걸 하지 말아야지’ 했다”라고 독설을 날린 것. 재미로 포장된 장면이지만 이 말에는 뼈가 있다. 김제동은 어느순간부터 재미 보다는 의미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제동의 이미지는 이제 어느 정도 정치색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물론 그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때문에 그를 지지하는 시청자들도 생겨날 정도다.

 

 

 


 

그러나 그 사람 자체의 예능감보다는 정치 혹은 외압, 민간인 사찰 같은 단어가 더욱 그 사람을 대변하는 단어가 된다면, 김제동의 예능인으로서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수많은 프로그램의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토크 콘서트로 전국을 돌며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던 김제동은 그 형식을 빌려  JTBC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톡투유>를 진행중에 있다.

 

 

 


김제동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일종의 멘토 역할을 한다. 특유의 화술과 재치로 관객과의 소통에 특화된 진행을 보이는 것 만큼은 김제동의 장점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김제동이 심각해지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이미 세상에는 너무 심각한 일들이 많다. 예능에서까지 심각함과 진중함을 주무기로 삼는 것은 오류다. 물론 양념처럼 어떤 의미를 곁들일 수는 있지만, 그런 의미를 지나치게 의식하고자 할 때, 예능프로그램은 빛을 잃기 때문이다.

 

 

 


<톡투유>에서 김제동은 파일럿 프로그램 <미운 우리새끼>에서 한 소개팅에 대한 해명을 했다.  <미운 우리새끼>는 노총각 혹은 돌싱 남성 연예인들의 어머니가 아들의 일상을 확인하고 그 일상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육아일기를 다시 쓴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들의 삶에서 어머니들이 원화는 가장 큰 화두는 바로 결혼이었기 때문에 소개팅이나 연애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김제동의 소개팅에 대한 태도가 논란을 일으켰다. 김제동은 소개팅을 하러 자신의 동네에 찾아온 여성을 앞에 앉혀두고도 지나가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등, 소개팅 여성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의 어머니와 패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방송 이후, 소개팅 상대방을 앉혀놓고 무례한 행동이었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자신의 동네라는 특성상,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했지만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집중시키지 않고 다른 곳으로 화두를 돌린 것은 말 그대로 배려심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숱한 명언들로 관계와 상식에 대하여 이야기 해 온 그의 태도로서는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

 

 

 

 


 

이를 두고 <톡투유>에서 한 시민 관객이 “그 때 왜 그랬냐, 팬으로서 너무 아쉬웠다.”고 말하자 김제동은 이를 세월호 사건과 연관시켰다. 세월호 이후,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다는 것. 그러나 이 말은 오히려 더 큰 논란을 몰고왔다. 소개팅에서의 무례를 세월호로 변명하는 행동을 섣불리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소개팅에서 상대방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가 세월호 때문이라는 것도 이상한 이유였지만, 설사 세월호 때문이라고 해도 그 상대방에 대한 무례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가 사전에 소개팅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의 사안이다.  결국 그는 자신이 무례를 저지르고도 그 무례를 정당화하는 모습으로 스스로 그가 왜 결혼을 하고 싶어 하면서도 하지 못하는지를 증명한 셈이 됐다. 그가 쏟아낸 숱한 연애에 대한 명언이 한 순간에 아무 의미없는 외침이 되는 순간이다.

 

 

 


세월호도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그 전에 더욱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행복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기분이다. 내 기분이 엉망이고 나와 얼굴을 마주한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데, 그런 사람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해당방송에서 지나가는 아이는 김제동과의 대화가 꼭 필요한 아이라고 보기도 힘들었다. 실제로 아이들이 걱정이 된다면 고아원이나 전문 상담소를 찾아가 상담을 해줄 수도 있는 일이다. 좋은 가정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는 아이들보다는 그들이 훨씬 더 도움이 필요할테니 말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 ‘소개팅’이라는 상황에 ‘세월호’를 끌어 들여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그가 가진 철학은 그의 개인적인 영역이지만 그 철학으로 그가 무례를 범해도 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자신의 그런 모습이 잘못되었다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실수를 지적받은 상황에서는 “제가 왜 장가를 못 가는지 아셨죠? 저도 제 모습을 보고 참 놀라웠습니다. 반성할게요.” 하는 겸손한 반응이 훨씬 더 적절했다. 그의 철학 때문에 예능인으로서의 그의 정체성이 희석되고, 누군가는 불편해진다면 그 철학은 그토록 그가 찾고 있는 의미를 잃어버린 철학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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