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는 영어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준말로 서로간의 어울림이나 합이 잘 맞을 때 잘 쓰는 단어다. 표준어가 아니지만 딱히 대체할 한국말도 찾기 어렵다. 바로 이 케미가 제대로 통해야 하는 곳이 바로 방송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출연자들 사이의 케미가 크면 클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드라마에서 그런 케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커플 5쌍을 꼽아 보았다.

 

 

5<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최시원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황정음 분)과 김신혁(최시원 분)은 초반 남자 주인공 지성준(박서준 분)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장난기 많은 캐릭터인 김신혁의 캐릭터는 그동안 착한 남자혹은 악역으로 대변되어 왔던 서브 남자 캐릭터를 뛰어넘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여주인공 김혜진과 김신혁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은 초반에 주인공인 지성준과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보다 훨씬 더 우세했으며, 중 후반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4<오 마이 비너스> 소지섭-신민아

 

사실 <오 마이 비너스>는 그다지 유려한 흐름을 자랑하는 스토리라고 볼 수 없다. 각각 변호사와 스타 트레이너이자 재벌집 자제인 주인공들의 어려움이나 갈등은 쉬이 공감이가지 않고 뚱뚱한 분장을 한 강주은은 여전히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그 고민이라는 살마저 너무 쉽게 빠져버리고 만다. 게다가 강주은은 예전에는 여신으로 통하던 미모였으니 부족한 건 하나도 없어보인다. 이야기는 종종 맥이 끊기고 내용은 중구난방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조합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주얼적으로도, 연기로도 서로와 잘 어울리는 케미를 만들어 냈다. 소지섭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여심을 흔들고 신민아의 사랑스러움 역시 그런 소지섭의 행동을 정당화 시켜주는 명분이 된다. <오 마이 비너스>가 남긴 것은 그들의 케미 뿐만이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애인 있어요> 김현주-지진희

 

<애인 있어요>는 경쟁작 <내 딸 금사월>에 비하면 반에 반 정도의 시청률 정도를 올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호응에 있어서는 <내 딸 금사월>을 훨씬 더 추월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12역을 한 김현주의 연기는 연말 연기대상에 거론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 주인공이지만 최진언을 훌륭히 소화해 낸 지진희 역시 미중년의 대표 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섹시하다. 김현주와 지진희의 이런 케미는 바람을 피우고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재결합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완성도 있는 스토리에 더한 배우의 케미가 만들어낸 결과다.

 

 

2<응답하라1988> 혜리-류준열

 

응답하라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서는 가족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러브라인 역시 빠지지 않는 흥행동력이다. 특히 대중앞에 낯설었던 김정환 역의 류준열은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로 우뚝 섰다. 이는 류준열과 혜리가 만들어내는 케미의 힘이 주요했다. 무심한 듯 만원 버스 뒤에서 여자 주인공인 성덕선(혜리 분)을 보호하는 김정환의 행동은 단순했지만 그만큼 강렬했다.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최택(박보검 분)은 엄밀히 말해 혜리와의 케미보다는 스스로의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정환은 성덕선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속에서 둘 사이의 교류를 만들어 내고, 여주인공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의 결말이다. 사실 이점이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러브라인을 빨리 끝내면 이후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 끌어나가면 그 역시도 지루해진다. 과연 이들이 만들어낸 케미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러브라인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1<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조정석

 

올해 최고의 커플을 꼽자면 누가 뭐래도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과 조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귀신을 보는 나봉선 역할을 맡아, 귀신에 빙의된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이 과정에서 박보영의 애교와 밉지 않은 당돌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동안 어느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한 번 하자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발칙함을 표현해 낸 박보영 특유의 분위기와 연기력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 박보영을 받아준 남자주인공 강선우 역할의 조정석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박보영과의 합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나갔다. 충격적이고 센세이션한 반응까지 일으켰던 <오 나의 귀신님>, 2015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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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분위기는 좋았다.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톱스타 캐스팅에 1위를 수성하고 있던 <육룡이 나르샤><오마이 비너스(이하 <오마비>)> 첫회 방영시간에 야구중계로 결방까지 되었다. 결방이 아니었더라도 아직 13%대의 시청률로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육룡이 나르샤>에는 충분히 도전장을 내밀어 볼만 했다. 비슷한 소재를 사용한 <그녀는 예뻤다>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 역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요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뚜껑이 열린 <오마비>는 다소 진부한 스토리와 함께 7%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아쉬운 출발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오마비>9%를 넘기며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화려한 유혹>은 이미 잡았고, <육룡이 나르샤>의 벽을 뚫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육룡이 나르샤>는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지만 사실상 중간에 시청층이 유입되어 즐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까닭에 가볍고 통통 튀는 <오마비>의 약진이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오마비>의 흥행 포인트는 무엇인가.

 

 

 

 

정해진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로맨틱 코미디는 그 이야기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로맨틱 코미디의 이야기가 특별해지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테면 <별에서 온 그대>는 외계인 캐릭터를, <! 나의 귀신님>에서는 빙의라는 소재를 쓴 것도 캐릭터 구축을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최근 성공리에 막을 내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인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하다못해 폭탄녀의 변신 과정을 그려내며 캐릭터를 살려냈다.

 

 

 

<! 마이 비너스>역시 <그녀는 예뻤다>와 유사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퀸카였던 여주인공이 역변을 했고, 다시 예전의 미모를 찾게 된다는 소재다. 이런 변신의 소재는 이미 드라마나 영화에서 수십 번 도 더 사용된 진부하고 식상한 소재다. 그러나 <그녀는 예뻤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재는 아직도 유효하다. 그러나 이 소재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망가진 여자 주인공에게 시청자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그것이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여주인공의 처지를 부각시켜야 한다.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은 폭탄 머리를 하고 얼굴에는 빨간 주근깨를 그렸다. 직장은 구하지 못한데다가 나이는 서른을 넘었다. 출근 첫날부터 앞에 떨어진 껌을 자신의 앞니라고 착각하는 장면은 박장대소를 터뜨리게 한다. 황정음은 김혜진으로 분해 더 이상 망가질 수 없을 만큼 망가졌다. 첫사랑을 직장상사로 만나 온갖 모멸적인 말들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덤이었다. 드라마 속 김혜진은 못났고 불쌍하고 처절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오히려 여주인공을 돋보이게 했다. 그 속에 캐릭터가 살아났기 때문이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자신이 맡은 일을 억척스럽게 해내는 김혜진에게 시청자들은 동정표를 던졌고, 폭탄머리와 주근깨가 빼곡한 얼굴은 오히려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초반의 이런 캐릭터 설정은 후반부의 흔들리는 전개 속에서도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되어 주었다.

 

 

 

그러나 <! 마이 비너스>속에서 신민아가 맡은 강주은이라는 역할은 다르다. 살이 쪘지만 신민아의 사랑스러운 얼굴과 반짝이는 피부는 그대로다. 까놓고 말해서 그 정도면 일상생활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의 몸매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민아는 일단 비주얼로 시청자들을 설득시키지는 못했다. 비주얼 뿐만이 아니라 그의 상황에도 큰 공감이 가지 않는다. 빚이 있는 것으로 설정은 되었다지만 그의 직업은 엄연한 변호사다. 번듯한 로펌에서 일하는 그가 하는 에 대한 고민들을 공감하기에는 그는 너무 세련됐다. 그가 살을 빼는 데 있어 공감하게 할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15년 사귀었던 남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그 남자와 사귀는 여자는 예전에 자신의 동창인데다가 로펌의 부대표라는 사실이 더해지지만 강주은이라는 여자가 겪는 끔찍한 현실 속에 동화되지는 않는다. 그저 살이 쪘어도 이미 예쁜 신민아의 얼굴에만 시선이 고정될 뿐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사랑스러운 신민아보다는 오히려 소지섭이 연기하는 김영호 캐릭터를 부각시킨다. 그리고 '여주인공 변신 류' 스토리의 정석을 따르지 않고도 둘 사이의 로맨스를 처음부터 강조하며 기사회생했다. 강주은을 위기에서 구해주는 백마탄 왕자라는 설정은 진부하긴 하지만 소지섭이라는 개성강한 배우의 열연에 힘입어 매력도가 120%로 증가했다. 여성 시청자들이 환호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여자 주인공의 존재감역시 소지섭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으로 극복되었다. 살 때문에 겪어야 하는 굴욕이 와 닿지 않는 상황에서도 드라마의 분위기는 고조된 것이다. 물론 스토리 자체에 문제점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배우들의 매력을 강조한 전략은 통했다.

 

 

 

<오마비>의 이야기는 갈 곳이 정해져 있다. 그 정해진 이야기 구조 안에서 시청자들이 갈구하는 것은 남녀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다. <오마비>가 끝까지 그들의 매력을 고갈시키지 않고 발산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동시간대 1위를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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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새해가 밝아 오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2014년에도 우리는 TV앞에 앉아서 즐거움을 찾을 것이다. 2014년에는 또 새로운 드라마와 새로운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 2013년에 지금껏 우리를 사로잡은 캐릭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를 웃기고 울린 2013년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정리해 보았다.

 

 

<구가의 서> 구월령, 최강치

 

 

 

 

최근 막을 올린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은 무려 외계인이다. 이제 소재는 단순한 사람들을 뛰어 넘어 판타지와 접목시킨 로맨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에 그 포문을 연 것은 <구가의서>다. <구가의서>에서 산의 수호령, 구미호를 연기한 구월령(최진혁)은 등장 횟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음에도 여심을 녹이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어 <상속자들>에 캐스팅 되었고 tvN에서 방영될 새로운 금토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어 반인반수를 최강치를 연기한 이승기 역시 연기력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식지않은 인기를 증명해냈다. <구가의서>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기분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 안에서 나온 ‘반인반수’ 캐릭터는 그간 단순한 구미호라는 설정에서 한 단계 진보한 형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장혜성, 박수하, 민준국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이종석)역시, 남의 속마음을 읽는다는 설정을 통해 판타지성을 부각시키며 드라마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수하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으로 그 능력으로 장혜성(이보영)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알고 싶지 않은 진실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는 등, 드라마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여주인공인 장혜성(이보영) 또한 까칠하고 자기 중심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변호사 캐릭터로 <내 딸 서영이>에서 보여준 변호사 역할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 내며 드라마의 성공을 견인했다. 이종석은 단숨에 수퍼 루키로 성장했으며 이보영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배우로서 한 단계 진일보 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악역 민준국(정웅인)역시 이 드라마에서 간과할 수 없는 캐릭터로서 주목을 받았다. 정웅인의 연기력과 더불어 섬뜩한 느낌을 자아내는 캐릭터의 시너지는 심지어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tvN <나인>과 함께 2013년에 가장 잘 만들어진 드라마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드라마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주군의 태양> 태공실, 주중원

 

 

 

 

드라마의 판타지 소재는 계속되었다. 히트 작가 홍자매의 <주군의 태양>에서 여주인공 태공실(공효진)은 귀신을 보는 설정으로 등장해 주목 받았다. 착하고 귀여운 여주인공과 다소 까칠하고 무뚝뚝하지만 아픔을 간직한 남주인공이라는 홍자매식 캐릭터는 여전히 크게 변화된 것이 없었지만, ‘귀신을 본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홍자매답게 태공실과 주중원(소지섭)의 관계에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결국 드라마의 완성도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두 주인공의 관계의 설정이 먹혀든 탓에 시청자들은 그 주인공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고 결국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 되었다. 전작 <빅>으로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던 홍자매가 다시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홍자매식 캐릭터가 아직은 유효하다는 증명이었다.

 

 

<굿닥터> 박시온

 

 

의학드라마도 이제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굿닥터>는 무려 자폐증에 걸린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박시온(주원)은 자폐증상을 가졌지만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서번트 신드롬의 증상을 보이는 인물로서 의사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박시온의 독특한 설정 덕에 기존의 의학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분위기가 창출되었다. 자폐증 연기를 무리없이 소화해 낸 주원의 연기력도 다시금 재평가 되었다. 중간에 다소 무리한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따듯하고 귀여운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한 탓에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결국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뻔할 수 있는 소재를 놓고 ‘자폐증’이라는 설정을 집어 넣어 흥미를 유발한 것이 주효했다.

 

 

<비밀> 조민혁

 

시청률 5%로 시작한 <비밀>이 결국 기대작 <상속자들>마저 이긴 데에는 드라마의 완성도가 주효했다. 다소 평범해질수 있는 이야기를 인물들의 감정선을 제대로 포착해내며 그 안에서 그들에게 동화되게 만든 것이다. 남자주인공 조민혁(지성)은 여주인공 강유정(황정음)을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히다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조토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드라마를 넘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시청자들이 보여준 지점이다. 황정음, 배수빈, 이다희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그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완성도 있는 스토리 덕택에 그들의 감정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지만 캐릭터로서의 독특함이나 신선함은 사실 부족했다. 그런 와중에 재벌 2세면서도 한 사람을 사랑하는 순애보를 보이며 한 여자를 끝까지 따라다는 조민혁 캐릭터가 주목할만 했다. 결국 <비밀>은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준비된 신인 작가의 저력을 증명해 냈다.

 

 

<상속자들> 최영도, 한기애

 

 

 

 

김은숙이라는 스타 작가의 <상속자들>에서는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등장한다. 다소 전형적인 그들의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바로 최영도(김우빈)이다. 최영도는 일진에서 사랑을 아는 남자로서 변모하며 거칠고 남자다운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다소 느끼하고 몸서리쳐지는 로맨틱한 대사들도 완벽하게 소화한 김우빈의 연기력과 그의 독특한 외모 역시 이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투박하지만 다정한 매력을 선보인다는 설정은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김은숙 작가의 독특한 대사 스타일과 김우빈의 매력이 결합되며 캐릭터를 눈에 띄게 만들었다. 결국 김우빈은 <상속자들>로 이종석에 이어 수퍼루키로 떠오르며 누구보다 전망이 좋은 2014년을 맡는 스타들 중 하나가 되었다.

 

 

한기애 역을 맡은 김성령 역시, 이 드라마에서 주목할만한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중년의 나이에도 소녀답고 귀여운 매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무려 남자 주인공인 이민호의 엄마로 등장했지만 단순한 엄마에 그치지 않고 귀엽고 착하며 여리고 상처가 많지만 자존심 강한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인 덕택에 한기애는 단순히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하나의 중요한 시청포인트로 자리매김했고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런 캐릭터의 시너지 덕택에 상속자들은 결국 20%를 넘기며 김은숙의 성공신화를 이어나갔다.

 

 

<응답하라 1994> 성나정, 쓰레기, 칠봉이, 윤진이

 

 

<응답하라 1994> 전작 <응답하라 1997>의 성공으로 다소의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지만 그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중반 이후 다소 쳐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발견한 캐릭터들과 배우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데뷔 후 10년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고아라를 비롯해 정우, 유연석, 도희등 다소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회자되었다.

 

 

특히 쓰레기를 연기한 정우는 의대 수석이라는 반전매력과 생동감있는 연기력으로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칠봉이(유연석)의 부드러운 매력도 인기를 끌었으며 서브 캐릭터지만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와 욕설을 구사하는 윤진이(도희)는 드라마 첫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주목받는 신인이 되었다.

 

<응답하라 1994>는 결국, 캐릭터와 추억의 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공중파를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막장 드라마의 막장 캐릭터?

 

 

<야왕> 주다해

 

 

 

이렇게 호평받은 드라마 외에도 ‘막장’ 설정의 드라마 속에서도 캐릭터는 발견되었다.

 

<야왕> 주다해(수애)는 세상 어디어도 없는 막장 악녀를 연기했다. 다소 무리한 설정과 성격 탓에 사이코패스라는 말까지 들은 악녀로 주다해는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는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어설픈 장치들과 설정탓에 주다해라는 인물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단순히 주다해의 악행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개념의 악행이었다는 것 하나만이 이 캐릭터에 주목할 점이다. 수애는 끝까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이 캐릭터를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만큼은 재확인 시켰다.

 

<오로라 공주> 나타샤

 

 

<오로라 공주>의 상식밖의 전개는 쓴 웃음을 짓게 했다. 주인공들 역시 임성한 드라마 답게 수준이하의 행동을 하며 쓴 웃음을 짓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임성한 드라마라면 의례히 나타나는 막장 캐릭터들에 지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주인공은 아니지만 나타샤(송원근)이라는 인물만은 그동안 임성한 캐릭터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동성애자 캐릭터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풍기며 나타난 이 인물은 의외로 드라마의 재미의 일부분을 견인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갑자기 108배를 드리고 동성애를 탈피했다는 설정으로 나타나 비아냥의 대상이 되었다. 말도 안되는 설정과 대사로 비난받는 와중에 캐릭터마저 막장으로 치닫는 임성한식 전개는 결국 시청자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20%를 넘기며 승승장구했고 임성한은 높은 고료를 받고 한 제작사와 계약을 맺는 등, 여전히 건재한 임성한 월드를 증명해 냈다.

 

 

‘일본 드라마’의 독한 캐릭터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 <수상한 가정부>등,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 속 여주인공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상처받은 인물들이었다. 각각의 드라마 속 주인공을 소화한 김혜수, 고현정, 최지우의 연기력은 주목할만 했지만 비슷한 캐릭터의 되풀이는 갈수록 그 힘을 잃었다. 애초에 감정을 배제한 일본식 캐릭터는 한국 정서와는 미묘하게 차이를 보였다. 그들의 캐릭터는 흥미로운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결국 한국에서 ‘일본식’ 여성형 슈퍼 히어로들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앞으로는 일본의 독한 캐릭터들을 그대로 따오기 보다는 한국의 캐릭터들을 심화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TV속 세상은 가상 세계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한 시간 남짓 동안 그들에게 동화되고 그 속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2013년에는 막장드라만큼 좋은 드라마도 많았다. 그것은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한 작가와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에도 그런 노력이 계속되어 즐겁고 참신한 드라마들을 보며 한 시간동안 현실의 시름을 잊게 만들 웰메이드 드라마들을 시청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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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걸 춘향> <마이 걸>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 <최고의 사랑> <빅>등을 집필한 홍정은-홍미란 자매는 홍자매란 애칭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의 스타 작가다. 내놓는 작품들마다 ‘홍자매’의 타이틀이 붙으면 어느 정도의 흥행성마저 담보할 정도니 그들의 이름값은 다른 스타 작가들 못지않게 유명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다가 톱스타인 소지섭과 공효진의 주연은 그 화제몰이를 톡톡히 했고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흥행세 여파까지 합세하며 이 드라마는 최고의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그 관심을 방증하듯 <주군의 태양>은 압도적인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2회는 시청률이 상승하여 14%까지 치솟았다. 잘만 하면 올해 최고의 시청률도 가능한 모양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일단 소지섭과 공효진의 시너지는 합격점이다. 연기력도 나쁘지 않고 비주얼적으로도 잘 어울린다. 둘의 사랑이야기가 기다려진다는 것은 이 드라마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캐릭터와 독특한 설정으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것에 비해 서사구조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귀신을 보는 여자라는 설정을 활용하여 귀신의 사연이 등장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설정으로 가고 있지만 그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통통 튀고 긴장감있기 보다는 늘어지고 지루한 느낌이 든다.

 

사실 서사가 없다는 것은 홍자매 드라마의 특징이었다. 항상 홍자매의 드라마는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주가 되는 경향이 짙었다. 촘촘하고 치밀한 구성은 없지만 군데군데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낸다든지 독특한 캐릭터로 시선을 고정시키며 그동안 많은 작품을 히트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군의 태양>은 홍자매의 전작들보다 훨씬 더 서사가 중요하다. 다소 단순했던 기존의 홍자매 드라마 설정에서는 얼마든지 캐릭터와 에피소드로 서사구조의 빈공간을 채우는 일이 가능했지만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완성도로 직결되는 <주군의 태양>에서는 그 이야기 구조를 보다 완성도 높게 가져가야 한다.  주인공인 태공실(공효진 분)이 해결하는 사건 하나하나의 서사 구조가 탄탄할 때, 시청자들은 더 쉽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자매는 그 하나하나의 사건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첫 회때는 축구선수의 첫사랑이라는 에피소드로, 2회 때는 죽은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두 이야기 모두 급작스러운 전개를 보이며 ‘홍자매 식’ 드라마 전개의 특징을 그대로 따랐다. 홍자매 드라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그동안 에피소드 중심의 사건을 급하게 마무리 지으려는 전개를 보인다. 발랄했던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에서 눈물과 갈등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한 회 안에서 기승전결을 가져야 하는 <주군의 태양>의 사건들 속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결혼식 후, 갑작스레 이별을 고하는 설득력 없는 여자친구라든지, 분신사바같은 과거에 유행하던 놀이를 끌어들이며 갈등의 해결을 위해 다소 뜬금없거나 올드한 장면들이 등장했던 것이다.

  

무서웠던 귀신들이 사실은 사랑이나 우정같은 가치로 교훈을 주는 모습은 다소 진부하고 얼기설기 짜인 전개 속에서 설득력을 잃고야만다. 그동안 흔히 들어왔던 귀신 얘기보다 신선할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홍자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사건의 해결을 위해 도식적인 행동을 하고야 만다. 조금 더 그럴듯한 설정과 설득력있는 전개가 필요하다. 

 

 

 

아직 시청률은 만족스럽지만 언제까지 이런 시청률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만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야기 전개 자체에 신선함이나 특별함을 부여하지 못하고 진부한 설정속에서 연기자들의 매력이나 단순히 독특한 설정을 통해 무마하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캐릭터마저 귀신을 본다는 설정만 제외한다면 <최고의 사랑>에서 공효진, 차승원이 맡았던 역할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착한 여주인공과 까칠한 남자 주인공이라는 다소 진부한 설정속에서 연기자들의 호연은 빛나지만, 드라마에 대한 전체적인 기대감은 낮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끝까지 홍자매가 이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홍자매의 전작 <빅>에서도 홍자매가 가진 장점은 사라지고 다소 뜬금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실망시킨 전례가 있다. 홍자매가 가진 장점을 유지하되,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좀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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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령]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가장 빠르게 이끌어 내며 매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드물었던 소재에 영화같은 화면,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로 모두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유령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유일하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이연희의 연기일 것이다.

 

 이연희는 여자 주인공으로서 전혀 매력이 없다. '믿고 안 보는 배우'라는 별명은 굴욕적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연희의 그동안의 행보가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는 증거다.

 

 이제 늘 때도 되었건만 이연희의 연기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아직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연기력 덕분에 이연희는 화면에 등장하면 등장할수록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마치 해를 품은 달에서 큰 결함을 보여주었던 한가인 처럼 말이다.

 

 

 

연기력 이전에 발성 자체에 문제

 이연희가 이번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은 이연희의 발성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연희는 연기를 시작한지 8년째지만 여전희 발연기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이연희가 연기를 하는데 재능이 없다는 사실에 다름 아니다. 근본적으로 문제가 큰 것은 이연희가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는데 있다. 발음은 물론이거니와 목소리의 강약 조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말을 할 때 톤 자체가 일정하게 들리기 때문에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건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으로 이연희의 가능성에 회의감을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런 문제는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부터 예견되어있었다고 봐도 좋다. 이연희의 이런 고질적인 문제점은 단 30초도 안되는 CF에서도 나타난다. 이연희는 국내최초 CF에서도 발연기 하는 스타로 찍힐 정도로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달라지고 있다"는 그녀의 말이 거짓말 처럼 들리는 것이다. 화장품을 선뜻 구매하고 싶을 정도로 그녀가 예뻐 보이지 않는다. 그런 짧은 순간에도 발성과 발음에 문제를 극명히 드러낸 것은 이연희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크지 않음을 증명하는 사례다.

 

 

 이연희의 유일한 장점인 예쁜 얼굴은 화면에 나오면 나올수록 비호감 스럽다. 일정한 톤과 판에 박힌 표정연기는 이연희에게 쉽사리 질리게 만들어버린다.

 

 이연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몇 달 전 종영한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떠오른다. 바로 해를 품은 달의 한가인이다. 한가인은 예쁜 얼굴에도 불구,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남자 주인공인 김수현과 비주얼적으로 나이 차이가 너무 나 보인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연기에 대한 심각한 착각을 보여주는 표정연기와 발성으로 한가인의 매력을 갉아먹었다.

한가인이 떠오르는 이유, 볼수록 비호감?

 사실 연기력의 문제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한가인에게 매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기력은 그저 그렇더라도 매력과 이미지만으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는 배우들도 많았다. 김희선이 그랬고 초반의 송혜교도 그랬다. 하지만 한가인에게서는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지나치게 정형화된 표정과 일정한 톤의 연기력에 의한 것이었다. 보면 볼수록 질리게 만드는 인형같은 연기. 사람의 감정이나 향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까닭에 한가인을 보는 사람은 쉬벡 질리고 말았다.

 

 

 이연희 역시 똑같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감정과 매력이 전달되지 않는 까닭에 매력이 없고 볼수록 지겨워지는 것이다. 오죽하면 잘 몰입하고 있다가도 "이연희만 나오면 집중 안 된다. 이연희 분량을 줄여라"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을까. 이것은 이연희의

 

 이번 유령에서는 유강미(이연희)와 박기영(소지섭)사이에 미묘한 러브라인이 감지되었다. 그러나 이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이 반색할만한 사안이 아닌, 시청자들의 반대에 부딪칠만한 그림이었다. 둘의 사이가 가까워지려면 둘 사이의 감정이 시청자에게 전달되어야 하는데 이연희의 연기 덕분에 둘 사이의 감정이 전달되지 않음은 물론, 깊어질 경우 비중이 커지게 될 이연희의 분량에 대해 걱정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러브라인, 기대되지 않아!

 얼굴만 보면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도 좀처럼 늘지 않는 연기력 덕분에 이연희가 감당해야 하는 비난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얼굴은 언젠가는 시들기 마련이다. 게다가 압도적인 매력조차 이연희는 가지고 있지 않다. 단순히 예쁜 얼굴만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는 연기력의 한계가 너무 크다.

 

 

 지금 이연희는 드라마에서 형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까닭에 그녀의 감정이 전달 되지 않고 결국, 그 감정의 부재는 남자 주인공과 러브라인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게 만들고 있다. 분량이 늘어날 수록 유령의 완성도 역시 떨어지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연희가 소지섭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려면 먼저 시청자들을 자신에게 빠져들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나 연기하고 있어요'라고 시종일관 외치는 이연희와 사랑에 빠질 시청자는 많지 않다.

 

 이 상태에서는 소지섭과 러브라인을 원하는 시청자는 없는 것은 물론이요, 이연희가 여주인공이라고 하기도 무색하리만치 그녀의 존재감 역시 사라진다.

 

 이연희는 연기에 대한 심각한 고찰이 필요하다. 이 상태라면 평생 자신의 대표작을 가질 수 없다.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하고 나서 더욱 비호감으로 자리매김한 한가인처럼 이미지의 소모만 극심해 질 뿐이다. 배우는 연기로 말한다. 이연희는 그 말을 너무도 버벅거리면서 시청자들의 구미를 충족시키기는 커녕 있던 입맛도 떨어지게 만들고 있다. 이연희가 계속 그런 모습을 보일 때, 이연희 본인의 연기자로서의 수명은 더욱 짧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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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해체설이 불거지는 와중에 유노윤호가 [맨땅에 헤딩] 으로 드라마에 도전한다고 한다.


이미 촬영현장마다 동방신기 팬들이 가득 찰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데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유노윤호를 '초이스' 한 연출자 박성수 pd다.


호랑이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박성수 PD는 신인들을 발굴해 당대 최고의 톱스타로 올려 놓는 심미안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작품은 이른바 신인들의 등용문으로도 유명하다.


해체설에 휩싸인 유노윤호의 드라마 출연이 일견 불안하면서도 기대되는 이유 역시 바로 [맨땅에 헤딩] 의 연출자가 박성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박성수는 유노윤호 전에 어떤 신인들을 발굴해 당대 최고의 스타로 키워냈을까.




<햇빛 속으로> : 김현주, 장혁, 차태현, 김하늘


사실 드라마 [햇빛 속으로] 가 편성 되었을 때, MBC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격론이 있었다. 주인공 4명의 인지도가 동급 최강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데다가 아직 실력을 검증 받은 연기자들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성수 PD는 뚝심있게 차태현, 장혁, 김현주, 김하늘을 이른바 '4 TOP' 으로 설정하고 주인공 자리를 거뜬히 내줬다. 감독이 배우를 믿을 때 배우는 빛을 발한다는 지론을 현장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호랑이 감독답게 박성수 PD는 이 네명의 신인급 배우들을 혼내고 다그치며 내실 있는 연기자로 다듬어 냈다. [햇빛 속으로] 는 극본, 연출 뿐 아니라 우려를 샀던 배우들의 연기까지 아주 안정적이어서 금방 높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30~4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로 박성수 PD를 만족하게 했다. 당시 박성수 PD의 가르침을 받았던 이 네명의 배우들은 그 때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이제는 한국 대중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건실한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성수 감독님의 꾸짖음이 없었더라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거예요. 신인 때 다잡아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리죠" (배우 장혁)




<맛있는 청혼> : 정준, 소지섭, 권상우, 소유진, 손예진


"음식 드라마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는 방송가의 불문율을 깨고 사상 초유의 인기를 구가했던 드라마 [맛있는 청혼] 에도 스타급 배우는 없었다. 연기는 잘하지만 식상하지 않은 얼굴, 청춘의 발랄함과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을 가진 배우를 찾고자 했던 박성수 PD는 [사춘기] 로 잘 알려진 정준을 파격적으로 성인 연기자로 캐스팅하고 그 외 주인공들은 모두 아직 이름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신인들로 구성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주위에서 "박성수가 미쳤다." 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박성수 PD의 도전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소재도 엉뚱하게 음식 이야기에다가 배우들도 모두 신인으로 구성해 놓았으니 과연 누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박성수는 정준, 소지섭, 권상우, 소유진, 손예진 등 기라성 같은 신인들을 발굴해 내며 [맛있는 청혼] 을 당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빅 히트 드라마로 성장시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아역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정준은 성인 배우로서 본격적인 발돋움에 나설 수 있었으며 [남자 셋 여자 셋] 이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소지섭과 이제 막 TV에 적응하기 시작한 소유진, 생판 신인이었던 권상우, 손예진까지 모두 스타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니 박성수를 어찌 '스타 제조기' 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을 초이스하고 키워내는 능력은 박성수 PD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안목은 정확하다.





<네 멋대로 해라> :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

박성수 PD는 신인을 발굴해서 스타로 키워내는 데에도 재주가 있는 사람이지만 기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스타를 발탁해 매력 만점의 배우로 탈바꿈 시키는 데에도 아주 괜찮은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그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 바로 인정옥과 함께 작업한 [네 멋대로 해라] 인데, 이 작품은 아직까지도 마니아 층의 열렬한 열광을 얻을 정도로 수작 중의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네 멋대로 해라] 가 기획될 당시 박성수의 선택이 양동근과 이나영이라는 사실은 의외이면서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논스톱] 시리즈로 코믹 이미지가 강했던 양동근과 CF 스타로만 인식 되어오던 이나영이 과연 박성수 식 정통 드라마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여기에 공효진까지 합류하면서 하나 같이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득실거리는 마당에 이런 외모의 배우들로 뭘 하겠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네 멋대로 해라] 에서 박성수는 기존 양동근, 이나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전복시킴으로써 그들을 진정한 배우로 완성시켰다. 코믹했던 양동근에게는 진지함과 우울함이라는 극단적 감정을 뽑아냈고, CF로 형상화 되어있던 이나영에게는 지극히 인간미 있는 캐릭터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 가 지금까지도 걸출한 작품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데에는 배우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박성수의 창조성과 그 이면을 제대로 살려낸 노련함에 힘입은 바 컸다.




<나는 달린다> : 김강우


드라마 [나는 달린다] 는 솔직히 말해서 박성수의 전작들과 달리 흥행에서 처참히 실패한 작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작품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고,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된 김강우 역시 일약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슈퍼루키' 로 떠올랐다. 김강우가 지금껏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이는 근원에는 [나는 달린다] 에서 그를 발탁한 박성수의 안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성수는 당시 김강우를 일컬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배우지만 잘만 다듬으면 나중에 큰 배우가 될 것." 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린바 있다. 박성수의 단언처럼 김강우는 현재 젊은 배우들 중에서도 안정적이고 흔들림 없는 연기력으로 평단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 성장해 있다. 작품은 망했어도 감독의 안목은 여전히 살아있었던 셈이다.




박성수와 유노윤호, 어떤 시너지 낼까.


이렇듯 신인 발굴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박성수가 이번에는 가수 유노윤호에게 손을 댔다. 유노윤호의 첫 드라마 진출작이기도 한 [맨땅에 헤딩] 은 박성수가 유노윤호를 '초이스' 했다는 그 자체로 기대를 품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박성수는 과연 아이돌 스타인 유노윤호에게서 어떤 매력을 느낀 것일까. 과연 박성수는 이 시대 가장 '핫' 한 아이돌 스타 중 한명인 유노윤호를 비, 이승기와 같은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박성수와 유노윤호의 만남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와중에 [맨땅에 헤딩] 의 방송이 이제 겨우 한 달여 남짓으로 다가오고 있다. 노련미 넘치는 감독 박성수와 신인 배우 정윤호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기대해 보며, 자칫 위험해 보이는 그들의 도전이 결코 '맨땅에 헤딩' 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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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이 생각보다 조용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 드라마가 복잡한 구성을 띄면서도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진행시켜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의외의 결과다. 소지섭의 군 제대후 복귀작이라는 점도 눈에 띄었던 데다가 적지 않은 제작비를 투입한 상황까지도 생각해 보면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더욱 의아스러운 것이다.


물론 최근에 쪽대본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최근 눈에 띄었던 '막장'드라마들 사이에서 이 드라마는 단연 빛났다.


 
 하지만 이야기를 너무 꼬아놓고 제대로 전개시키지 못한 점, 캐릭터들이 갈팡질팡한 점등은 이 드라마의 단점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어쨌든 매니아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하는 드라마인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제 중반을 넘어서 끝으로 향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풀어야할 이야기가 많다는 것과 쪽대본 등과 같은 문제점이 노출된 것은 이 드라마가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설사 [카인과 아벨]이 실패한대도 '소지섭'만은 인정 받을 것이다. 

sbs 카인과 아벨 홈페이지


 소지섭, 연기로 증명하다


 사실 [카인과 아벨] 이전에 소지섭을 배우로 느껴본 적이 없다. 소지섭은 분명 멋있고 남성다운 매력을 가졌으며 나쁘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었지만 연기보다는 이미지로 승부한다는 느낌이 강한 배우였다. 


 소지섭을 가장 크게 스타덤에 올렸던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도 소지섭은 연기보다는 스타일과 그 캐릭터의 느낌으로 사랑을 받았다. 소지섭은 분명히 멋있었지만 그가 연기한 '차무혁'은 연기력 보다는 그 캐릭터의 독특한 매력이 먼저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던 것이다. 물론 소지섭은 그 캐릭터와 거의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일치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소지섭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요소가 되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지섭이라는 인물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기댄 것이지 '연기력'에 기댔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소지섭은 일정부분 자신의 독특한 매력에 빚을 지고 있는 연기자였다. 물론 연기도 곧 잘 했지만 '연기파'라는 생각이 드는 배우라 보기는 심히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복귀작으로 [카인과 아벨]을 선택한 것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카인과 아벨]의 처절한 운명을 지닌 '이초인'역할 자체가 매력적이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똑똑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역할도 역할이지만 모든 극의 중심에는 이 이초인이라는 인물이 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방황해야 하는 비운을 겪는 과정을 잘 풀어내기만 하면 온전히 주목 받을 수 있는 위치에 놓여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만큼 그 역할은 여러 인물과 연결되며 복잡한 감정을 차례대로 보여 줘야 하는 의무 역시 존재한다. 


 이 캐릭터는 단지 캐릭터와 소지섭의 이미지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 피를 토하는 고생을 해야하는 이 인물의 감정에 시청자들이 동화되기 위해서는 소지섭이 그 '절박함'을 얼마나 표현해 내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물론 이전 캐릭터들과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서도 그 과정보다는 일단 그 고생한 과정 이후의 멋스러움을 주로 보여주었던 소지섭의 이전 캐릭터들과는 또 다르게 이 캐릭터에게는 같은 비운을 겪는다 해도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상황에 몰리는 그 과정이 중요하고 상세하게 묘사됨에 따라 소지섭의 표현력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소지섭은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흠 잡을 데 없이 해냈다. 보면서 '저것이 우리가 알던 소지섭인가'라고 놀라게 하는 모습을 꽤나 여러번 보이며 최소한 소지섭을 다시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소지섭의 연기에 힘이 많이 빠졌다는 것이다. 예전 소지섭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해도 가끔씩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워낙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강하기도 했지만 소지섭의 연기 자체 에서도 약간씩 과장하며 힘을 주는 모습이 보인 것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소지섭의 연기가 좀 더 편안해 졌다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잘만 하면 소지섭의 연기가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작품으로 브라운관 복귀신고식을 치룬 것은 단연 현명했다. 이는 스토리가 다소 진부하고  연기력도 논란이 되었던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이나 무난했지만 조현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뉴하트]의 지성보다 훨씬 더 큰 무게감을 줄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선택이다. 


 그래서 소지섭만은 한류스타라 칭송받는 군필자들 중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룬 연기자가 될 것이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라도 소지섭의 '연기'를 인정 받는 다는 것은 단지 지금만이 아니라 앞으로 오랫동안 소지섭의 가장 큰 든든한 무기가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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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인과 아벨]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 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양한 사건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중심이 되는 초인(소지섭 분)과 선우(신현준 분)의 근원적 갈등은 여타 그라마들에서 표현하지 않은 방식으로 다가가기만 한다면 이 드라마를 대중들에게 열광시키는 것 쯤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까지 그 작업은 꽤나 성실히 이행되어 열혈 시청층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소지섭의 연기는 이 드라마의 인기를 상승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 이다. 자칫 잘못하면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 버릴 수도 있는 역할을 상당히 자연스럽고 공감되게 소화해 내면서 그의 불쌍한 인생에  시청자들의 포커스를 맞추도록 한 스토리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로 인해 가장 큰 '상승효과'를 맛보게 될 인물은 소지섭이 아니라 오영지 역을 맡은 한지민이 될 것이다. 또한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소지섭과 대립관계에 놓인 '이유 있는' 악역, 신현준이다.



  일단 소지섭이 '노력형' 배우라는 것을 입증 하며 일취월장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소지섭이 오래갈 수 있는 배우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과도 같다.

 하지만 소지섭의 인기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파급력을 넘어서기는 힘들어 보인다.

 워낙 거의 처음으로 소지섭이 전면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인데다가 내용과 구성역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면서 [미사 폐인]들의 소지섭 사랑은 아직까지 식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소지섭과 잘 어울리는 상대역에 대다수가 한지민 보다 임수정을 선택했다는 점을 들 수가 있겠다.

 보통 몇년이 지난 드라마에 아직까지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아직도 팬들은 [미사]의 향기를 기억하고 추억한다.

 물론 연기력이라는 측면에서 소지섭이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사실만은 틀림이 없고 소지섭의 인기역시 올라 가겠지만 소지섭에게 있어서 [미사]를 뛰어 넘을만한 인기를 얻게 되리라는 예측은 감히 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지민은 다르다. 이제껏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한지민'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호감형 배우라는 느낌을 알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이상하리 만큼 남자 주인공에 비해서 한지민의 인상은 뚜렷하지는 않았다.

 물론 부활에서 지민공주라는 별명을 얻고 경성스캔들에서 조마자 역할을 맡은 것은 한지민의 배우로서 정체성을 확보하고 배우로서의 좋은 이미지와 분위기를 형성했지만 10%가 채 되지 않던 시청률은 드라마의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인기'에는 발목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부활의 엄태웅과 경성스캔들에서 강지환이 엄청난 도약을 한 반면에 한지민이라는 배우는 아직까지 단지 '주연급'여배우 였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또한 30%를 넘나들었던 [이산]에서도 한지민은 이서진에 비해 수동적이고 조용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됨에 따라 상대적인 주목도가 그만큼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카인과 아벨]에서 보여줄 소지섭과의 멜로 라인으로 한지민의 역할이 부각되기만 한다면 한지민의 존재감 역시 부각될 것임이 틀림 없다. 또한 한지민이 보여주고 있는 상당히 안정적이고 '예뻐 보이려 노력하지 않고 연기하려 애쓰는' 듯한 태도를 가진 연기는 상당히 높이 살만한 한지민의 강점임 이다.

 카인과 에벨은 한지민의 전작과는 달리 15%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한지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또한 결정적으로 한지민의 연기가 상당히 성장해 있다는 것은 한지민에게 하나의 기회가 될 작품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단점으로도 지적되고 있는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 속에서 길을 잃은 캐릭터도 있다.

 '신현준'의 '이선우'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대로 찾지 못한 상태다. 외형에서 풍겨나오는 이미지를 보나 그간에 쌓아온 연기력으로 보나 신현준은 '악역 이선우'에 딱 맞는 인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 '악역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많은 이 인물의 매력은 오히려 극이 진행될 수록 떨어진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아파함에 따라 이 인물로의 동정표는 몰릴지 몰라도 그 동정표 보다 더 중요한 극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이선우를 용서할 수 없는 악역으로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반전 형식으로 뇌종양 같은 에피소드를 집어 넣었더라면 훨씬 극의 몰입도는 증가했을 것이다.

 성서에서 카인이 단지 질투로 아벨을 살해 했 듯, 카인역의 신현준이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아벨역의 소지섭에게 칼날을 들이댔더라면 신현준의 연기력 또한 인정을 받고 극에 활력 역시 증가되었을 것이다.

 지나치게 이유가 많은 악역은, 영화에서라면 몰라도 상대적으로 한 회 한 회 평가 받고 호흡이 긴 드라마에서라면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나 [카인과 아벨]은 이초인에 중심이 맞춰지고 그 대립하는 무리들의 긴장김이 이야기의 골자를 이루고 있는데 그 다립각에 선 무리의 중심인물이 너무나 우왕좌왕 한다면 그 대립의 긴장감 역시 흐트러 지고 마는 것이다.

 어쨌든 이 이야기를 우왕좌왕 하게 만들지 않고 끝내는 것은 제작진의 몫일 것이다. 오랜만에 '말이 되고 독특한' 드라마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후반으로 갈 수록 흥미진진한 [카인과 아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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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드라마라는 타이틀이 갖는 부담은 상상외로 큰 것이다. 투자한 금액에 대한 압박감에 드라마 자체에 너무 힘이들어간다거나 아니면 그 스케일을 스토리가 따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로비스트]가 그랬고 [비천무]가 그랬으며 [에덴의 동쪽]이 그랬다. 적은 돈을 투자했을 때 받는 피해액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이런 대작드라마들은, 스토리와 연출에 힘을 주기 보다는 '스타'나 '현지 올로케'같은 볼거리에만 힘을 주었던 것이 그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에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카인과 아벨]역시 그런 우려를 할 만한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 방영 전부터 시청률 1위 [아내의 유혹] 뒤에 따라 붙은 다양한 형태의 그 예고편들은 보기도 전에 이 드라마에 대해 질려 버리게 까지 했으며 예고편에서 보여준 장면들이 지나치게 '대작'이라는 점이 강조되어 힘이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단 성공적인 평가를 내릴만 했다. 


 [카인과 아벨], 오랜만에 '그냥' 드라마가 나오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그냥 봐'라는 식이다. [꽃보다 남자]가 인기를 끌어도 너무 어색한 연출로 혹평을 받고 [아내의 유혹]은 연출력은 괜찮다지만 장서희의 '민소희'는 거의 신처럼 군림하며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복수를 성공시킨다.

 어쨌든 '왜?"라는 질문이 필요 없이 킬링타임용으로 손색없는 그런 드라마들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좀 다른 무언가를 보고 싶을 때가 되었다. 좀 더 짜임새 있고 좀 더 치밀하면서도 좀 더 신경쓴 것 같은 그런 드라마. 그런 드라마가 나타난다면 언제나 채널을 고정해 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 1화가 방영된 마당에 [카인과 아벨]이 그런 드라마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단 스타트는 꽤나 만족 스럽게 끊은 것만은 사실이다. 

 일단 '흥행 불패 소재'였던 '의학'이라는 소재를 들고 나온 것 부터 시선을 고정 시켰다. 긴장감 넘치게 진행되는 수술 장면들과 인물들 간의 권력 다툼은 첫회 시선을 끄는 소재로 아주 적절했다.

 공들여 찍었음이 분명한 카메라 구도들과 뛰어난 화질역시 드라마의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드는데 한 몫했다. '선-악'으로 대비되는 인물들을 설정해 놓고 '의학'이라는 소재를 매개체로 삼아서 '뭔가 있어보이게' 꾸며 놓은듯한 모양새가 그럴 듯 했다. 게다가 대작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지는 '허세'가 이 드라마에서 적었다는 것 역시 반갑다. 소지섭의 캐릭터가 생각보다 무게 잡지 않은 것은 정말 현명한 선택이라고 해두고 싶다.

 게다가 무엇보다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주연급 연기자를 비롯해 조연급들 까지 눈에 거슬리는 연기를 한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발로 연기한다고 까지 일컬어지는 수많은 배우들을 뒤로 한 채, 젊은 연기자들 까지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사실은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한지민의 사투리가 어색한 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연기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소지섭과 그와 대척점에 서있는 신현준 역시 극의 중심을 잘 잡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특히 신현준은 오랜만에 악역을 맡아서 그가 가진 외모와 분위기에 딱 맡는 역할을 선보일 수 있을 듯 해 탁월한 선택이라 하겠다. 물론 연기력 역시 상당히 좋았다. 

 아주 오랜 만에 드라마를 묻고 따지면서 볼 수 있는데다가 어느정도 재미까지 갖췄으니 [카인과 아벨]이 어떤 식으로 긴장감을 높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결과는 엄청난 성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했다고 본다.

 일단 기억을 잃는 주인공인 이초인(소지섭)의 기억찾기 과정과 복수, 또 그런 이초인을 제거하려는 이선우(신현준)의 대결구도가 그 골자인 듯 한데 그 분위기와 사건들을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가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또한 극이 너무 무거워 지는 것을 방지하며 긴장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오영지(한지민)의 캐릭터의 매력 또한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의 흥행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김해숙이나 하유미, 안내상 같은 연기자들이 어떻게 카리스마를 뿜어 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느냐 하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일단, 첫 회에서 이 드라마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능성들을 어떻게 극대화 시키느냐 하는 문제는 남아있지만 오랜만에 TV에 시선을 고정해도 '막장'이니 '진부함'이니 떠들지 않고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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