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이 아무리 한철 지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하여도 여전히 시청자들은 먹장에 탐닉한다. 방송에 출연하는 스타셰프들의 음식점에는 여전히 예약이 어렵고 맛집으로 소개된 집은 30분은 기본으로 줄을 서서 먹기도 한다. ‘먹는 예능은 아직도 통하는 코드다. 예전 같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백종원은 이제 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위태로워 보이지만 또다시 먹방을 주제로 한 예능을 들고 나왔다. 이름하여 <먹고 자고 먹고>(이하 <먹자먹>) .

 

 

 

 

 

<먹자먹>의 포인트는 역시 먹방이다. 그러나 <먹자먹>의 첫회에서는 보르네오의 아름다운 풍광을 그 배경으로 삼았다. 단순한 먹방을 넘어서 휴식의 개념으로서의 먹방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백종원이 만든 음식을 먹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짓는 온유와 정채연은 그 순간만큼은 아이돌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 프로그램 속에서도 여전히 체중계 위에서 자신의 체중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돌들이 이 프로그램의 주연으로 출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평소 먹거리에 대한 강박이 클수록 그것을 내려놓았을 때 주는 쾌감 역시 크기 때문이다. 그 누가 맛있는 음식을 거부하고 싶겠는가. 인기를 위해 본능을 내려놓아야 하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먹자먹이 선사하는 하루는 확실히 편안하고 안락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맛있게 먹은 대가로 또 며칠을 굶어야 하는지 모르는 현실은 외면당한다. 먹는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그 순간. 그 광경만이 의미 있는 것이다. 잠시 내려놓은 아이돌처럼 시청자들 역시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그 순간에 힐링을 얻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먹는 것으로 힐링을 찾으려 하는 현대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은 여전히 인기다. <삼시세끼>는 그 중 가장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끼니를 어떻게 때우느냐다. 어떻게 해야 한 끼를 더욱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때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만이 가득한 이 프로그램은 시즌이 반복되는 와중에서도 10%이상의 시청률을 올렸다. 나영석 pd 는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출연하는 다음 시즌 촬영을 이미 시작했다.

 

 

 

 

<삼시세끼>의 배경역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이다. 시골의 한적하고 정감어린 분위기를 강조하고 출연진들은 가족 혹은 친척의 포지션을 부여받는다. 가족과의 한 끼 한 끼를 준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장면은 느린 템포로 진행된다. 크게 포인트가 없을 것 같은 포맷이지만 바로 그 지점이 포인트다. 단순히 끼니로 뭘 먹을까에 대한 걱정만이 전부인 단순한 삶. 그 안에서 힐링이라는 단어는 또 등장한다.

 

 

 

 

포만감은 나른함과 편안함을 준다. 배부르게 한 끼를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로망을 텔레비전이 보여주고 그 대가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현대인들이 탐닉하는 유흥이 먹는 것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가를 보여준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 음식으로 허한 속을 채우는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서 먹방은 아직도 유효한 콘텐츠다. 빈속을 먹는 것으로 달래고 각종 sns에는 음식사진으로 행복함을 강조하려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먹방에서 힐링을 찾게 만들기에 이르렀다. 음식으로 마음속의 공허함이나 아픔마저 치유 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드라마에서도 나타난다. <혼술남녀>는 혼자 술을 먹는다는 뜻의 혼술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해 제목을 만들었다. 고단한 하루를 혼자 먹는 맥주나 소주로 달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추세를 감안한 것이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혼자 술을 마시며 마치 맥주광고처럼 시원한 목 넘김을 강조하고 소주 한잔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비록 이 드라마는 혼자 술을 먹는다는 뜻의 제목과는 달리 로맨틱 코미디로 남녀가 함께 사랑에 빠지는 연애물이지만 <혼술남녀>는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잡으며 시트콤에 가까운 웃음을 선사하고, 혼술을 하는 심리묘사까지 그럴듯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겨운 먹방 속에서도 여전히 시청자들은 음식에 탐닉하고 단순히 직접 먹는 것을 넘어 보는 것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고자 한다. 내가 먹지는 않더라도 누군가가 대신 먹어주는 것만으로 느끼는 대리만족. 이 감정을 예능과 드라마들은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추세가 물론 이해되기는 하지만 현대인들이 마음을 달랠 곳이 음식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에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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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삼시세끼>는 또다시 10%가 넘는 시청률로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나PD의 전작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편>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낸 것을 두고 <삼시세끼>의 흥행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설왕설래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또다시 <삼시세끼>를 선택했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동성임에도 묘하게 부부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고 손호준과 남주혁은 형제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예능에 적용해 밥을 먹고 그 삼시세끼를 때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고즈넉한 분위기로 잡아낸다.

 

 

 

 

 


솔직히 말하자면 <삼시세끼>에는 웃음 포인트가 없다. 다만 그들이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속에서 주고 받는 감정과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있을 뿐이다. 사람이 모이면 생겨나는 관계망을 가족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내고 그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낸 것만으로도 <삼시세끼>는 흥행에 성공했다. 물론 이전의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차줌마, 참바다 등의 캐릭터를 이미 만들어 놓은 차승원과 유해진이 있었기에 가능한 얘기였다. 그러나 독설도 자극도 없는 <삼시세끼>가 또다시 성공이라는 이름을 거머쥔 것은 단순히 캐릭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빚어내는 ‘편안한’ 분위 때문이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차승원에게 손석희는 이런 말을 한다. “<삼시세끼> 속 차승원은 좋은 사람 같다.”. ‘좋은 사람’은 <삼시세끼>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메뉴를 선정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차승원과 그 과정을 묵묵히 돕는 유해진.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손호준과 남주혁은 모두 ‘좋은사람’으로 묘사된다. 어느 누구 하나 반항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좋은 사람들의 끼니를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이 예능에는 의미가 생겼다. 바로 ‘힐링’이라는 의미다.

 

 

 

현대인의 각박하고 바쁜 삶 속에서 힐링은 꽤 영향력 있는 화두가 되었다. 자극적이고 빠르게 돌아가는 예능 역시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겠지만 조용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예능역시 그 가치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TVN이 새롭게 선보인 예능인 <내 귀의 캔디> 역시 힐링이라는 화두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중이다. 얼굴도 모르는 이성과의 통화를 통해 설레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얼핏 그동안 답습해 왔던 가상 연애 프로그램의 변주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안에서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들은 생각보다 진솔하게 와 닿는다. 서장훈의 ‘캔디’였던 윤세아가 흘린 눈물은 그들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주고받는 대화가 오히려 더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음을 암시한다.

 

 

 


물론 그들이 진정으로 감정을 주고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화면상에는 그런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 사실이다. 삶이란 생각보다 간단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참으로 복잡해 보인다. 마음 속에 상처와 아픔이 있어도 섣불리 내보일 수가 없다. 핸드폰 전화번호 목록을 아무리 뒤적여 봐도 내 마음을 토로할 사람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친한 사람들은 있지만, 오히려 친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할 수 없는 말도 있다. 어색하고 민망한 나의 진짜 속마음은 오히려 상대방의 정체를 모를 때, 더 쉽게 튀어나오기도 한다.

 

 

 

 

 


 

마음을 연다는 것. 그것은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그 마음을 열 수 있는 상대를 구하는 것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그런 상황에서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이 따듯한 위로를 건네고 자신의 아픔도 이야기 해 주며 나에게 공감해 준다. 그것은 설렘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사실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설렘보단 내 마음을 이해해 주는 그 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더 크다.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에게 받는 위로. 그런 위로가 때로는 더 따듯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현대인들에게는 그런 따듯한 위로가 필요한 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 그런 분위기를 연출한 것만으로도 예능의 가치가 생겨난다. 바쁜 하루 속에서 자신이 누군지조차 잊어버릴 만큼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예능은 이제 단순히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방식으로 다가가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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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20%는 물론 40%까지 치솟았던 예능의 시청률은 이제 10%만 넘어도 대박인 수준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예능 속에서 웃음을 발견해 내고 호응을 보냈다. 그 예능속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이 2015년의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2015년 예능속에서 발견된 캐릭터들은 누가누가 있을까.

 

 

토토가

 

역시 장수예능 <무한도전>의 힘은 강했다. 올 해 13일 방영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최종 무대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5년 상반기를 아우르는 단어가 되었다. 90년대 흥행했던 노래를 다시 듣는다는 콘셉트는 여러 예능으로 뻗어나갔고 현재 방영중인 JTBC<슈가맨-투유 프로젝트>까지 영향을 미쳤다. ‘토토가라는 이름을 사용한 클럽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그들 개개인의 힘이라기 보다는 90년대 노래를 2015년으로 끌어들인 <무한도전>의 강력한 추억의 힘이 주효했다. ‘토토가토토가자체로서 하나의 캐릭터 상품화가 되며 2015년을 수놓았다.

 

백종원

 

2015년 예능에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백종원은 백종원 자체로 하나의 믿고 보는브랜드가 되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초반 <마이리틀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백종원은 인터넷 방송을 결합한 형식 속에서 매번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그는 구수한 말솜씨와 생활밀착형 요리실력을 내세워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등의 프로그램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백종원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조차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백종원이라는 캐릭터가 2015년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단일 캐릭터라는 점만큼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영만

 

백종원을 필두로 한 <마리텔>의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철옹성같았던 백종원의 6연승을 저지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영만이다. 김영만이 내세운 것은 백종원같은 유려한 말솜씨와 먹음직 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바로 추억과 감동의 힘이었다. 자신을 봐준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소식에 눈물을 터뜨리고, 젊은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볼 줄 아는 순수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만 신드롬이 한달을 채 유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장 자체가 의미가 있다.

 

 

최현석

 

백종원과 비슷한 맥락으로 먹방신드롬을 타고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온 것이 바로 최현석 셰프다. 요리 실력도 요리 실력이지만 그의 뛰어난 쇼맨십은 다른 셰프들 보다 훨씬 예능에 최적화 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었다. ‘크레이지 셰프’ ‘허셰프등의 별명이 붙고, 그 별명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된 것에서 그의 예능적인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화제가 된 셰프 답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모습을 드러낸 셰프 중 가장 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다른 예능에까지 출연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백종원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예능인으로서 소비 된다기 보다는 그의 본업을 소홀히 하지 않기에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호감도가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형돈

 

2015년을 정형돈만큼 스펙타클하게 보낸 예능인도 없을 것이다. 정형돈은 <주간 아이돌> <냉장고를 부탁해>등으로 진행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며 편안한 진행을 선보인 정형돈의 주가는 2015년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그의 병이 발목을 잡았다. ‘불안장애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모든 방송을 접고 휴식을 선언했다. 그의 빈자리가 다른 진행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그만큼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뜻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형돈의 화려한 귀환을 기다려본다.

 

복면

 

<히든싱어>에 이어서 정체를 숨기는형식의 노래 예능이 다시 대박을 쳤다. <복면가왕>에 특별한 캐릭터가 숨어 있었다기 보다는 바로 복면그 자체가 프로그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정체가 의외이면 의외일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은 더해갔다. 물론 각각 4연승을 기록한 김연우와 거미는 이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이고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출연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은 그대로일지라도 그들이 단순히 노래만 불렀을 때와 복면을 썼을 때의 집중도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복면은 <복면가왕>을 절대 강자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비등한 시청률로 끌어 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아이디어 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영석

 

나영석이 만든 <삼시세끼>의 캐릭터들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영석 표 예능이라는 브랜드다. 나영석은 올 해 <삼시세끼> 어촌편, 정선편에 이어 인터넷 방송 전용으로 만든 <신서유기>까지 히트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나영석이 손대면 마이더스의 손처럼, 모든 예능이 살아나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나영석이 직접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를 잡기 위해 100억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니, 그의 존재감이 어땠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에 방영될 <꽃보다 청춘>역시 그의 또 다른 성공작이 될 전망이다. 어느새 톱스타들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나영석 표예능은 이제 예능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다. 캐릭터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영석이 만들면 캐릭터가 된다.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

 

굳이 이름을 올릴 것도 없을 만큼 너무 당연한 이름이지만 여전히 연말 연예 대상에서 유재석은 가장 강력한 후보다. 사실상 그를 대적할 자가 없다. 엄청난 자기 관리 능력과 예능감,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진행 능력은 그의 별명을 유느님으로 만들었다. <내딸 금사월>에 그가 출연한 회차는 시청률이 수직상승했고, 드라마 <엄마>pd“2000만원을 더 써서라도 유재석을 잡아야 했다며 한탄섞인 한 마디를 내뱉기도 했다. <무한도전><런닝맨> 이 두 프로그램 만으로도 유재석의 진가는 확실하게 설명된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이고, <런닝맨>은 중국에서의 엄청난 인기로 전용기까지 대절해 출연진을 초빙할 정도로 국내 시청률과 상관 없이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기까지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시키는데는 유재석의 꾸준함과 통솔력이 주효했다.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슈가맨-투유 프로젝트>등의 프로그램도 유재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호감도를 획득했고,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그 누가 유재석을 쓰고 싶지 않을까. 유재석은 내년에도 별 일이 없다면 다시 연말 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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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의 예능에는 어느 순간 게스트가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가 되었다. 출연하는 게스트들은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하고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최근 나영석 예능의 특징은 웃음에 대한 강박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어떤 상황 속에서 누군가가 보여줄 수 있는 일상적인 반응에 예능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한정된 자금을 사용해 여행을 떠나거나 직접 밥을 만들어 먹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실제 사람의 본성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그 본성 중, 매력적인 포인트만을 잡아 적절한 편집을 통해 그들의 매력을 시청자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관찰하는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상황에 공감을 한다.

 

 

 

그리하여 나영석표 예능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은 그다지 부담감이 없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그것이 일상적인 모습이 되고 호감으로 포장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시세끼>에 출연하는 옥택연이나 손호준은 예능적인 가치가 있는 캐릭터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들은 그대로도 건실하고 튼튼한 청년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게스트로 등장한 최지우나 박신혜 역시 웃음을 만들어 낸 공로보다는 꼼꼼하고 섬세한 손길로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함으로 호감이 된다.

 

 

 

 

최근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심심치 않게 나영석 예능의 특징이 되고 있다. <삼시세끼-정선편>에서는 박신혜, 최지우, 김하늘, 보아등 여성 게스트들이 대거 등장했다. 여자캐릭터가 낄 공간이 없을 것 같은 <꽃보다 할배>에서 조차 최지우가 이서진을 보좌하는 역할로 따라나섰다. 나영석은 여자 캐릭터들을 이용해 남자 출연진들과 미묘한 관계를 포착해 낸다. 노골적으로 그들의 관계를 강조하지는 않지만 은근하게 그들 사이의 을 타는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다. 여기서 나영석의 탁월한 능력은 그 관계가 부담스럽지는 않으면서 적당히 설레는 정도의 강도로 적적하게 표현된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리하여 그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삼시세끼-어촌편>에는 유독 남자 게스트들이 등장한다. 이번 시즌에 등장한 게스트만 봐도 박형식, 이진욱등 남자들의 향연이었다. 마지막 게스트로는 윤계상이 등장할 것으로 알려지며 결국 <삼시세끼-어촌편>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이번에도 없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시세끼-어촌편>의 반응은 뜨겁다. 최근 등장한 이진욱은 잘생긴 외모에 4차원적인 행동으로 예능적인 캐릭터를 한껏 살려내며 고정 출연을 원하는 여론까지 일었다. 오히려 <삼시세끼-어촌편>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영석은 <삼시세끼> 예능속에서 가족의 정체성을 부여한다. 이를테면 요리를 잘하고 깔끔한 차승원은 엄마, 낚시를 해 물고기를 잡아오고 불을 피우는 일을 맡은 유해진은 아빠, 그들의 심부름을 도맡으며 보조하는 손호준은 자식이라는 식이다.

 

 

 

<삼시세끼-정선편>에서는 가족의 정체성이 직계보다는 사촌 지간 정도로 설정되어있다. 이서진과 옥택연은 아버지와 자식 느낌이 아닌. 약간은 서먹한 삼촌과 조카 정도의 사이로 그려진다. 누구도 요리에 능숙하지 않고 집안일에 수완을 보이지는 않지만 상황이 주어지니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엄마나 할머니가 없는 공간에서 어색해 어쩔 줄 모르는 집안일에 서툰 남자처럼 묘사된다. 그래서 그들에게 여성 게스트의 존재는 반가운 일이다. 그들이 서툰 섬세한 부분을 어루만져주고 아직 미혼인 그들에게 설렘도 줄 수 있는 존재다.

 

 

 

그러나 <삼시세끼-어촌편>은 이미 완성된 가족의 형태다. 차승원이 기혼이라는 사실을 굳이 상기할 필요도 없이, 차승원의 꼼꼼함과 요리 실력은 이미 보통의 서툰 남자는 물론, 웬만한 여성까지 뛰어넘었다. 유해진 역시 그런 차승원과 합이 잘 맞기 때문에 굳이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 반가울 것도 없다. 차승원과 유해진의 캐릭터 상 여성이 등장해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애매하다. 오히려 여성 캐릭터의 등장은 나름대로 제대로 잡혀있는 그들의 매커니즘을 깰 수도 있는 위험요소다. 오히려 독특한 남성 캐릭터가 등장해 실질적인 게스트역할을 해 주는 것이 가족의 그림을 깨지 않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영석은 비슷한 콘셉트로 정선편과 어촌편을 만들었지만 서로 다른 캐릭터들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해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 나영석표 예능이 연타 홈런을 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콘셉트를 사용하든지 적재적소에 캐릭터를 사용할 줄 아는 나영석의 현명함이 믿고보든 나영석표 예능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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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hegajago.tistory.com BlogIcon Gajago 2015.11.21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유해진과 차승원의 후배들이 계속 오는게
    더 재밌을 것 같아요 ㅎㅎ..
    잘봤습니다.

  2. Favicon of https://dusdjajrwk.tistory.com BlogIcon 마무리한타 2015.11.23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한번도 못봤답니다 ㅋㅋㅋ

  3. Favicon of http://blog.seoul.go.kr BlogIcon 서울마니아 2015.11.23 15: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블로그 글 잘 보고 갑니다. 서울시 블로그에도 놀러와주세요

  4. Favicon of https://rawchampion.tistory.com BlogIcon 미스터빅샷 2015.11.23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바다씨의 능청스러움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ㅎ

  5. Favicon of http://jisick-in.tistory.com BlogIcon ♠헤르메스♠ 2015.11.23 2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시세끼는 뭔가 조용하면서도 힐링되는 느낌이 드는 예능이에요.
    저번 시즌에는 춥고 물고기도 안잡혀서 약간 답답한 느낌이 있었지만 이번 시즌은 잘잡히더라구요.^^


 

tvN <삼시세끼>의 시청률이 14%에 육박하며 명실공이 대박의 역사를 새로 썼다. 케이블 시청률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은 물론, 공중파와 비교해도 상위권에 랭크될만큼의 흥행력을 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이다.

 

 

 

<삼시세끼>의 성공은 누가 뭐래도 캐릭터의 발견에 있었다. 도시적이고 화려한 인상의 차승원이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하게 요리를 해 내는 모습부터 유해진이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는 장면,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손호준까지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활용한 캐릭터들은 기존 이미지를 깨부수는 의외성을 준 것은 물론, 출연진들의 관계에 있어서도 서로간의 정을 돈독하게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며 따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삼시세끼> 속에는 큰 웃음은 없다. 그러나 소소한 일상들과 정감어린 이야깃거리가 있다. 일명 ‘차줌마’라는 별명을 얻은 차승원의 요리 실력의 한계는 어디인가를 구경하는 과정에 긴장감이 넘치는 것은 사실 양념에 불과하다. <삼시세끼>의 진정한 본질은 요리 그 자체 보다는 요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쌓이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정이다. 그런 따듯한 배경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차승원의 요리 실력을 확인하는 과정에 마음 놓고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들의 사이가 삐걱대거나 트러블 메이커가 존재할 경우, <삼시세끼>의 정체성은 흔들릴 수 있다. 예능이라는 테두리에서 그들의 개성이 적절히 발현되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싹트는 장면을 섬세한 터치로 포착해 낸 것이 <삼시세끼>의 흥행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KBS <용감한 가족>은 접근 방법부터가 <삼시세끼>와는 다르다. <삼시세끼>가 ‘끼니’라는 화두를 활용하여 캐릭터를 가족으로 만들었다면 <용감한 가족>은 처음부터 낯선 곳에 구성원들을 몰아넣고 가족이 되기를 강요한다. 박명수는 아빠, 박주미는 엄마, 심혜진은 고모, 설현은 아이 같은 식이다. 그들은 가족이라는 명제와 해외라는 낯선 공간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서로를 한데 모으는 구심점이 없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엄마’의 캐릭터 역시 중구난방이다.

 

 

 

<용감한 가족>에서 엄마로 출연한 박주미는 심혜진과 대립각을 형성한다. 카메라를 의식해 불이 꺼진 늦은 밤에야 화장을 지우거나 쌀을 씻는 방법조차 낯설어 한다거나 모든 소스는 ‘굴소스’로 통일 해도 된다는 논리를 편다. 이에 심혜진은 박주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식이다. 가족간의 다른 성향으로 인해 일어나는 갈등을 표현하고자 한 거라면 번짓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 그들은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그곳에 모인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예능’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그들의 행동에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박주미의 행동에 대한 답답함만이 부각되었다. 심혜진의 짜증 섞인 목소리 역시, ‘가족’이라는 프로그램 타이틀이 얼마나 무색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서로를 가족으로서 대하려 노력한다 해도 그런 애정과 관심이 단시간에 생길리 만무하다. 심지어 현실세계에서는 가족끼리도 데면데면한 판국에 예능을 위해 모인 그들의 관계가 빠른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청자는 없다. 그러나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은 그런 와중에도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배려하며 서로간의 정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모습일 것이다. 이런 예능의 전개는 의외성이 없다. 갈등을 일으키던 출연진들이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결말로 흐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뻔한 줄거리 속에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재미를 찾지도, 독특한 캐릭터를 발견해 내지도 못한다.

 

 

 

방송은 현실이 아니다. 편집과 설정으로 얼마든지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예능은 예능일 뿐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리얼리티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리얼리티 자체를 조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그 속에서 예능적인 그림을 찾아내는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몫이다. 출연자들이 비호감이 되지 않고 호감이 되어가는 과정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면 ‘가족’이라는 이름은 허울뿐이 되고야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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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 내용은 없다. 멀리 떨어져있는 시골에서 직접 재료를 손질해 음식을 만드는게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 그러나 평균 시청률이 12%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꺾는 괴력을 발휘했다. 바로 케이블 최고 시청률의 역사를 새로 쓴 <삼시세끼>의 이야기다.

 

 

 

이서진을 내세운 시즌1의 성공에 힘입어 시즌2에서는 어촌으로 그 무대를 옮겨 차승원과 유해진의 관계에 집중한다. '부부'나 ''엄마' '아빠' 같은 단어들이 자막으로 자주 등장하며 그들의 관계는 시즌1에 비해서 조금 더 확정되어 단순한 협력관계에서 가족 같은 사이로 묘사된다.

 

 

차승원의 놀라울 만큼 능숙한 요리실력 이나 낚시로 식료품을 구해오는 유해진의 바깥활동은 이런 관계를 조금 더 구체화시켜주는 장치로 활용된다. 제작진은 그들이 난처해하고 난감해 하는 모습을 뽑아내기 위해 점점 어려운 요리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삼시세끼>의 기본적인 재미는 여타 리얼 버라이어티처럼 고생 자체에 있지 않다.

 

 

 

<삼시세끼>는 점점 더 힘든 상황으로 멤버들을 몰아가려 노력하지 않아도 그림이 된다. <삼시세끼>는 그 대신 조용하게 그들의 행동을 관망하며 그들의 특징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한다. 차승원 이나 유해진은 그 안에서 웃기려고 노력하거나 예능감을 발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며 그 안에서 자신이 가진 성격을 그대로 내보일 뿐이다. 그 성격이 포장되는 과정은 사실상 그들의 예능감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자막과 편집의 힘이다. 그 누가 출연한다고 해도 웬만큼의 개성만 지니고 있다면 <삼시세끼> 안에서 호감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삼시세끼> 안에서는 빵 터지는 웃음이 없다. 다만 어촌의 풍경을 담은 시원한 화면이 편안함을 주고 다음 끼니로 나올 메뉴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뿐이다. 그 궁금증은 출연진들에 대한 호감이 배가 될수록 더욱 크게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자칫 잘못하면 <삼시세끼>는 차승원의 요리쇼로 흐를 여지도 있었다. 요리 잘 하는 배우의 요리 과정 안에서 재미를 찾는 것은 보기보다 녹록치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그런 모든 우려들을 비웃듯, 캐릭터로서 그 예능과 다큐사이의 간극을 메웠다. 뛰어난 요리실력을 가진 차승원의 캐릭터에 한 번 놀라게 한 다음 그 캐릭터를 '엄마'로 만들며 그를 중심으로 한 가족 구성원을 체계적으로 넓혀나가는 실력은 보통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삼시세끼>를 통해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연예인들이 아니라 그 안에서 가족이 되어가는 인간관계의 형성을 지켜본다. 그 인간관계는 단순한 예능이나 자극적인 긴장감보다는 편안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결국 <삼시세끼>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별다를 것 없는 이야기 속에서 사람 하나하나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제작진의 능력이다.

 

 

 

하차한 장근석의 편집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 그 누가 있었어도 <삼시세끼>의 흥행은 가능했을 거란 추측은 그래서 근거가 있다. 통편집으로 드러낸 장근석의 빈자리는 점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제작진은 단순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삼시세끼>가 예능인의 영역보다는 pd의 영역에 속해있는 예능인 이유다. 그들이 밥을 먹고 그릇을 치우는 순간마저 단순한 설거지가 아닌 명확한 성격과 인과관계로 인한 그림으로 만드는 능력은 <삼시세끼>의 흥행을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나영석은 이번에도 차승원 유해진은 물론 새로운 고정멤버로 확정된 손호준마저 호감이 가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장근석이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탈세의혹이라는 무거운 짐 속에서 인간적이고 따듯한 포장으로 점철된 <삼시세끼>속 캐릭터에 묘한 이질감을 불어넣을 확률이 컸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마저 든다.

 

 

 

<삼시세끼>는 금요일 예능중 지상파를 포함하여 가장 높은 시청률은 물론 전체 예능 시청률에서도 상위권에 안착하는 성과를 냈다. 시청자들의 취향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삼시세끼>에는 엄청난 웃음이나 예능에 최적화된 인물들은 없지만 작은 강아지나 고양이만으로도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화려하진 않아도 따듯하고 인간적이다.

 

 

 

그런 이야기 속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이 다음 끼니로 어떤 음식을 해 먹을 것인지 궁금해 하고 그들이 그 끼니를 중심으로 뭉치는 유대감에 흐뭇함을 느낀다. 마치 어렸을 적 둘러 앉아 먹었던 밥상처럼 정겨운 <삼시세끼>에 대중이 호응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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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결혼했어요>가 가상 결혼 생활이라는 것은 <우결> 이후 실제 커플로 발전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우결이 끝나자마자 결혼을 감행하거나 열애사실이 공표된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결은 판타지를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출연 커플들의 실제 연애 가능성과는 상관없이 그들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실제와 같은 판타지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우결은 출범당시 받았던 관심이 빠르게 식어간 예능중 하나다. 초반에는 연예인들의 가상 연애가 눈길을 끌었지만 곧 그 연애의 방식이 패턴화되고 서로간의 진정성에 한계를 보이자 시청자들은 <우결>에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우결>에 중흥기가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캐릭터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우결>의 송재림은 다른 출연자들과는 다른 패턴으로 여심을 공략했다. 눈치보고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이 어니라 적극적이고 빠른 관심 표현으로 <우결>의 판타지를 다시금 불러 일으킨 것이다. 그 판타지는 송재림의 행동이 진심처럼 보일수록 더욱 부채질되었고 화제성은 수직상승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등장한 <우결>의 진정성이라 할만했다.

 

 

 

그러나 문제가 연이어 터졌다. 바로 출연진들의 열애설이 잇따라 제기된 것이다. 첫포문을 연 것은  홍종현과 나나의 열애설이었다. 한 여성지를 통해 제기된 열애설은 재빠른 부인으로 수습되기는 했지만 의심까지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이 열애설로 인해 홍종현이 '철벽남' 이미지로 <우결>에서 가상 커플을 이루고 있는 유라에게 보인 다소 무심한 태도마저 다시금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우결>의 pd까지 나서서 열애설을 부인하고 촬영을 강행한 끝에서야 겨우 사태가 억지로나마 수습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연이어 터진 김소은과 손호준의 열애설은 좀 더 발전된 형태로 나타났다. 파파라치 사진까지 등장했고 손호준측에서는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사이'라는 입장마저 흘러나왔다. 김소은은 일관되게 부인했으나 파파라치 사진을 찍은 언론사는 두 사람이 함께 새벽 손호준의 집으로 향했다는 정황까지 내놓으며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홍종현 때와 마찬가지로 pd는 열애설을 직접 나서서 부인했고 <우결>의 촬영은 강행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더이상 시청자들이 <우결>에 집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냉정히 말하자면 <우결> 촬영중 다른 사람과 연애를 했다는 것이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 <우결>은 어디까지나 가상이고 그 가상을 현실로 만들지 말지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가상에 현실성이 부여될수록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하는 폭이 커지고 커플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은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송재림이 <우결> 촬영 이후 각종 광고와 화보에 이전보다 훨씬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 또한 이 판타지를 제대로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애설로 인해 판타지는 깨졌다고 봐야한다. 그들이 실제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그 실제의 가능성마저 깨는 것은 <우결> 시청 포인트의 근간을 부인하는 일이다. 연애금지가 의무는 아니지만 적어도 프로그램에 대한 예의인 이유다.

 

 

 

아무리 열애설을 부정한다고 해도 파파라치 사진까지 버젓이 찍힌 열애설을 배제하고 그 커플을 바라보기는 힘들다. 만약 감정이입을 하지 않고 그 커플을 감상한다면 <우결>에 대한 재미 자체가 사라진다. 한마디로 이 커플에 대한 애정도는 이제 내리막길을 걸을 일만 남았다.

 

 

 

이는 <우결>의 가장 큰 위기다. 왜냐하면 홍종현-유라 커플과는 달리 송대림-김소은 커플은 현재<우결>의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중심축이 흔들린다는 것은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가장 피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애설은 일관되게 부인되었고 촬영은 강행되었다. 제작진이 여론을 모를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택을 한 것은 그들의 하차가 열애를 인정하는 단계를 떠나 <우결>이 가상이고 결국은 허상이라는 인식을 더욱 확고하게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결>의 제작진은 수차례 <우결>의 목표가 실제 커플의 탄생이라고 밝혀왔다. 그말인 즉슨 <우결>을 통해 대리만족과 판타지가 충족되어야 프로그램의 존속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작진 역시 인지하고 있음을 뜻한다. <우결>이 그동안 많은 커플들을 선보이면서도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한 것은 그 프로그램에 그만큼 진정성이 결여되어있었고 그 진정성의 결여는 결국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켰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찾은 중흥기를 만든 커플마저 사실은 그런 판타지를 연기했음이 드러나고 그것을 제작진이 인정하면 결국 <우결>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논란이 있어도 최대한 커플들을 안고 가는 것이 <우결>이라는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게다가 어찌됐든 열애설 이후의 방송분은 화제성이 있다. 그 분량까지는 뽑아내는 것이 제작진에게는 유리한 일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런 선택이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제 <우결>에 어떤 커플이 등장한다 해도 색안경은 씌워질 것이다. 결국은 가상이라는 마음 한 구석의 찜찜함은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린다. 그런 색안경을 끼고 봐야하는 <우결>은 불편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런 불편함을 시청자들이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 것일까. <우결>을 존속되기 위해서는 <우결>의 타개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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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겹치기 출연은 하지 않는 것이 옳다. 동시간대 방영하는 프로그램에 같은 게스트나 같은 캐릭터가 주구장창 등장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삼시세끼>와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는 손호준이 논란이 된 것 역시 겹치기 출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었기에 가능하다. 겹치기 출연은 소위 ‘핫’한 연예인들에게 있어 불가피한 일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영화 홍보라는 이유로, 때로는 대세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동시간 대에 같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심지어 주조연급 중견 연기자들이 동시간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도 왕왕 있어왔다.

 

 

 

 

그런 겹치기 출연은 콘텐츠를 획일화 시키며 다양성을 해친다는 점에서 지양되어야 할 부분임은 맞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큰 무리없이 넘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콘텐츠의 저변이 빈약하기 때문이었다.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이 논란이 된 것은 <삼시세끼>가 그만큼 파급력이 강한 프로그램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정글의 법칙>이나 <삼시세끼>나 어느 한 출연자로 인해 프로그램의 성격이 결정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더군다나 손호준은 <정글의 법칙>에서 계속 바뀌는 게스트일 뿐이다. 마음에 들지 않다면 얼마든지 편집을 통해 드러낼 수 있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김병만이 동시간대 <삼시세끼>에 출연했다면 큰 논란거리가 맞지만 게스트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일인지는 의아한 이유가 그것이다.

 

 

 

<정글의 법칙>의 이영준 PD은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도 ‘이미 벌어진 일을 어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PD의 입장에서야 겹치기 출연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일에 대한 비난이나 비판을 쏟아내지는 않은 것이다. 오히려 <삼시세끼>측이 ‘확인하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이라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정글의 법칙>은 이미 지난해 촬영을 마쳤고 <삼시 세끼>는 ‘장근석 논란’으로 대체할 인물이 시급히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이미 <꽃보다 청춘>과 <삼시세끼>에 출연해 나영석 PD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손호준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었다.

 

 

 

결국 손호준은 <삼시세끼>에서도 게스트로 확정을 지었고, 시청자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이런 반응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때아닌 겹치기 출연의 논란이었다. 그러나 이 논란에 공감할 수 없는 것은, 각각의 예능이 공중파와 케이블로 그 성격이 다른데다가 촬영기간이 겹치는 것도 아니며 손호준 하나로 인해서 시청률이 좌우될 프로그램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는 <삼시세끼>가 공중파를 뛰어넘을 정도의 화제성이 없었다면 결코 나오지 않을 논란이었다. 단순히 인기 예능에 출연한다고 해서 ‘겹치기’논란을 확대 시키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다. 두 예능의 성격은 현저히 다르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내용과 전개 방식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 말은 두 예능의 시청층 역시 확실히 갈린다는 뜻이다. 단순히 게스트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으로 시청률에 영향이 있을 정도라면 그것은 PD의 역량 문제다. 이 모든 상황을 던져놓고 손호준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가혹하다.

 

 

 

겹치기 출연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그 겹치기 출연으로 인해 콘텐츠가 지나치게 유사해 지는 경우나 촬영기간이 겹쳐 어느 한 쪽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경우, 또는 시청자들이 그 겹치기 출연으로 피로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다. 이번 일은 일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을 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시청자들이 용납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 때 아닌 논란은 너무 커져버린 케이블 예능의 인기에 겁을 먹은 공중파의 굴욕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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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유재석 강호동으로 양분되던 예능계에 파란이 일었다. 대세 예능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 속에는 신선한 얼굴들이 있었다. 2014년이 선택한 예능의 얼굴들은 누가 있었을까. 그 캐릭터를 분석해 보았다.

 

 

 

<진짜 사나이> 혜리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MBC의 가장 큰 효자 상품이었다. <진짜 사나이>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시점에서 여군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캐릭터를 발굴 해 낸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다만 그 관심이 <진짜 사나이> 본편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만은 아쉬운 지점이다.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의 가장 큰 수혜자는 뭐니뭐니해도 그룹 걸스데이 출신의 혜리다. 혜리는 퇴소를 앞두고도 딱딱한 태도로 일관하는 교관에게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콧소리를 내는 단 한 장면으로 단숨에 주목 받았다. 그 장면은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을 상징하는 장면이 되었고 혜리는 이로 인해 단번에 블루칩이 되었다.

 

 

 

혜리는 개그 프로그램등에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한 것은 물론, 드라마에 캐스팅 되고 약 10여편의 광고 모델로서 계약을 맺는등 <진짜 사나이>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효과는 연말까지 이어져 한 매체에 따르면 혜리가 벌어들인 수익만 무려 20억에 달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이런 상승세가 2015년에도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현빈의 브라운관 복귀작 <지킬과 나>에 주조연급으로 캐스팅 되는 행운을 거머쥔 지금 대세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삼둥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가 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삼둥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송일국의 <슈퍼맨> 출연은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 쌍둥이라는 독특함과 송일국의 교육방식, 그리고 막 말을 배워가는 아가들의 귀여움은 육아 예능 열풍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며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끌었다.

 

 

 

추사랑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던 <슈퍼맨>의 입장에서 삼둥이 캐스팅은 예상치 못한 대박을 가져다 주었다. 삼둥이는 각종 광고에 출연한 것은 물론, 보기만해도 귀여운 나머지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를 증폭시키는데 일조했다.

 

 

 

삼둥이 효과는 <슈퍼맨>의 시청률을 17%대로 올려 놓는 기염을 토하게 했다.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음에도 순수한 아가들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된다는 분위기를 이끌어 낸 것이다. 초반에 삼둥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타거나 제멋대로인 그들을 다루느라 고군분투하는 송일국의 모습이 가식이 아니라는 점 또한 주효했다. 그는 실제로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에 리얼리티를 불어 넣었다. 대한,민국,만세는 이제 친숙한 이름이 되었고 당분간 이런 열풍은 더 강력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한, 식지 않을 전망이다.

 

 

 

<비정상회담>- 외국인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비정상회담>이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비정상 회담>은 한 패널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패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만든 점,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본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신선했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외국인들의 한국어가 한국인 못지 않게 능숙하다는 점등이 합쳐져 출연진들이 모두 주목받는 효과를 낳았다.

 

 

 

<비정상 회담>에서는 어느 한 명이 주목 받았다기 보다는 ‘외국인의 촌철살인’이라는 콘셉트가 먹혀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콘셉트가 흥하자 따라서 출연진들 역시 주목을 받고 각종 광고에 출연했으며 인지도를 올렸다.

 

 

 

프로그램은 기미가요 논란과 에네스 카야의 여자 관계 논란으로 이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호기심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런 반응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내부에서 솔직하면서도 캐릭터 있는 출연진들의 등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출연진들에 대한 호감이 증가할수록 그들이 져야 하는 책임감도 높아져야 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꽃청춘>-유연석, 손호준, 바로

 

 

 

 

<꽃보다 청춘>에서 보여준 활력과 에너지는 파급효과가 굉장히 뛰어났다. 여름을 강타한 청춘들의 라오스 여행은 기존의 <꽃보다> 시리즈와는 다르게 활력이 넘쳤다. 그동안은 잔잔하고 정적인 분위기였다면 <꽃청춘>은 동적인 분위기를 띄며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창출해 냈다.

 

 

 

그들의 나이탓에 고생을 해도 초라하지 않고 힘이 들어도 축 늘어지지 않는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젊은 나이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동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에 대한 호감도가 수직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들은 여행을 통해 젊은이들의 활력과 여행에 대한 향수를 동시에 보여주었으며 자신들의 캐릭터도 분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결국 그들에 대한 호감도와 인지도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그중 유연석은 주연급 캐스팅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나영석 PD의 기획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삼시세끼>- 이서진

 

 

 

 

<꽃보다 할배> 이후 나영석과 다시 손잡은 이서진이라는 카드는 여전히 유효했다. 시골에서 직접 밥을 차려먹는다는 다소 심심할 것 같은 소재를 두고 나영석 PD는 제대로 된 그림을 만들어 냈다.

 

 

 

이서진은 나영석과 티격 태격하는 모습, 그리고 편안히 쉬고자 하는 마음이 좌절되는 모습을 번번이 보여주며 입가에 미소를 띄게 했다. 이서진이라는 캐릭터가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했다면 결코 그림이 되지 않았을 터이지만 나영석은 이서진의 다소 툴툴대는 성격을 캐릭터로 만들고 그 캐릭터를 활용해 묘한 웃음을 창출해 냈다.

 

 

 

빵 터지는 한 방은 없지만 왠지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그림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했고 높은 시청률로 공중파 방송을 위협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삼시세끼>가 가진 마력은 잔잔하지만 그만큼 강력했다. 나영석은 올해만 <꽃청춘>에 이어 2연타 홈런을 친 셈이다. 시즌 1을 끝낸 <삼시세끼>는 여세를 몰아 계절별로 시즌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이런 열풍은 당분간 계속 될 듯 하다.

 

 

 

<우리 결혼했어요>-송재림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있는 이야기를 다 한 상태였다. 사실 시청자들의 호응보다는 비난이 주를 이뤘던 <우결>에서 또 다른 스타가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송재림이 우결에 등장하자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처음부터 작업멘트와 스킨십을 남발한 송재림은 지나침과 적극성의 경계를 묘하게 오가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적절히 받아주는 김소은의 리액션도 좋았지만 확실하고 화끈하게 당길 줄 아는 송재림의 한마디 한마디는 마치 실제 연애를 방불케 하는 효과를 주었다.

 

 

 

물론 <우결>은 실제가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초반의 <우결>이 호응을 얻었던 것은 그들의 모습이 실제이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주효했다. 그러나 <우결>이 진행될수록 <우결>에 대한 진정성은 점차 희석되어 갔고, 출연진들은 그 곳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졌다. 그결과 패턴은 식상해 지고 판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지루해졌다.

 

 

 

그러나 송재림이라는 캐릭터는 이 판을 뒤집을 만큼 강력했다. 사실 가짜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저 커플 만큼은 진짜 였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일으킬 정도로 송재림은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다. 실제로 관심 있는 듯한 말투와 표정, 그리고 다소 민망하지만 달콤한 대사들은 송재림의 캐릭터를 확실히 살려주며 이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송재림은 데뷔후 처음으로 공중파 방송의 주연을 맡으며 대세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나의 제대로 된 캐릭터가 예능에 어떤 효과를 불어넣는지 삼둥이 이후 가장 훌륭한 예능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코미디 빅리그>-이국주

 

 

 

 

한 때는 비호감 1위 연예인을 차지할 정도였던 그는 이제는 대세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여성 코미디언이 주목 받는 경우가 흔치 않은 요즘, 이국주는 김보성 패러디로 ‘의리’ 열풍을 몰고 오더니 이 여세를 몰아 호로록 쏭 등으로 이국주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덕분에 패러디 했던 김보성까지 덩달아 주목을 받았으니 이국주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는 짐작해 볼만하다.

 

 

 

현재 이국주는 고정 프로그램만 다섯 개에 각종 광고 출연 등으로 여성 예능인 중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몸매를 희화화 시킨 코미디언은 많았지만 ‘식탐’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노래를 만들고 캐릭터로 승화시킨 경우는 드물었다. 과체중 코미디언들은 사실 넘칠만큼 있었고 그 코미디언들의 콘셉트는 겹쳤다. 그러나 이국주는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단순히 몸매와 식탐이 아니라 남자 연예인을 패러디하고 웃음 포인트를 살짝 다르게 만들어 차별화 했다.

 

 

 

이국주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결국 그를 비호감에서 대세로 만들었고 이국주는 자신이 가진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멋진 여성으로 기억되고 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강남

 

 

 

이국주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인정받은 남자 예능인을 꼽으라면 바로 강남을 꼽을 수 있다. 강남은 사실 그룹 M.I.B의 멤버로 활동하던 가수출신이다. 그러나 강남은 예능인으로 성장했다. 강남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솔직함’이다. 어디 어느 곳에서나 솔직함과 개성으로 무장한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미친 친화력을 보이며 시청자들과도 친분을 쌓기에 이르렀다.

 

 

 

강남은 자신의 이야기를 꾸미거나 소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며 자신이 망가질 줄 아는 장점을 지녔다. 또한 서툰 한국말에도 불구, 전혀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은 그에게 또다른 캐릭터를 선사해 주었다.

 

 

 

현재 강남은 <학교 다녀왔습니다> <헬로 이방인> <속사정 쌀롱>등 각종 예능에 고정출연하며 예전 가난하던 시절과는 180도 달라진 대세가 되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킨 결과였다. 자신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한 순간에 주목을 받을 수도 있음을 강남은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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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이 좋은 반응을 얻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꽃청춘>에 출연하는 유연석, 손호준, 바로의 조합이 신의 한 수 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돈을 빼앗고 준비 없이 비행기에 태워도 구차해지지 않는 젊음을 무기로 내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소 짜증이 날 상황에서 조차 그 상황을 유쾌하게 만들 줄 아는 그들의 성격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준다. 자신의 본 모습이 어느정도 드러날 수밖에 없는 여행과 가난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기려는 모습 속에서 그들에 대한 호감도는 형성된다.

 

 

 

 

그러나 그 호감도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편집은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끼친다. <꽃청춘> 2회에서도 유쾌한 에너지가 분출되는 그들의 젊음에 시선을 고정할 때, 갑작스럽게 불편한 장면이 끼어들었다. 문제는 그들의 장난에 있었다. 그들은 자전거 대신 제작진의 오토바이를 빼앗아 타는 장면이 연출되었고 제작진은 할 수없이 자전거를 타야 하는 굴욕을 선사 받았다. 예능적인 장면으로 얼마든지 가치 있게 흘러갈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제작진은 실수를 한다. 그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가지 못하고 결국 그들이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으로 몰아갔다는 게 문제였다. 제작진은 이후, ‘힘들어서 못찍겠으니 알아서 찍으라’며 꽃청춘들에게 카메라를 넘겼고 꽃청춘들은 자신들이 너무 심한 것 같다며 반성하고 의기소침해지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다.

 

 

 

 

이후 제작진은 그들에게 자유시간을 주려고 한 것이라며 기분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한참 다운된 뒤였다. 정말 자유시간을 주려고 한 것이라면 분위기를 그렇게 몰아가선 안됐다. 사람은 인과관계를 생각해 행동할 수밖에 없고 말투와 분위기로도 상황을 파악한다. 하필이면 장난을 친 바로 뒤에 지치고 짜증나는 말투로 ‘힘들어서 못 찍겠으니 알아서 찍으라’고 말하는 것을 그들이 기분 좋게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이 장면은 예능적으로 가치가 없었고 오히려 프로그램 분위기가 강압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제작진이 그들 우위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꽃보다>시리즈는 언제나 프로그램 출연진들의 ‘여행’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힘든 여행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 보려는 출연진들과 제작진의 기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기싸움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동등한 관계라는 인식에서 출발할 때 재미가 있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언제나 출연진들에게 패널티를 주려하고 출연진은 그런 패널티를 피해가려고 고군분투하는 그림이 웃음을 창출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이 웃음을 던져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서로 힘의 관계가 대등하고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다는 측면에서였다. 제작진은 물론 출연진에 비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듯 보여도 출연진은 당당히 그에 맞설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제작진은 그들의 여행을 어디까지나 관조하며 그들이 제작진과의 기싸움을 원할 때만 간섭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장면은 제작진을 골탕먹이는 꽃청춘의 모습까지는 좋았으나 그 이후의 분위기에 제작진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데 그 문제가 있다.

 

 

 

 

꽃청춘들은 기분이 상한듯한 제작진의 행동에 어쩔 줄 몰랐고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며 침울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감정이 아니라 꽃청춘들의 감정에 따라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꽃청춘들에게 이미 긍정적인 감정이입을 한 시청자들 입장에서 제작진이 자신들의 기분에 따라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된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제작진이 실수로 그런 행동을 했든 고의로 그런 행동을 했든간에 꽃청춘들의 자유로움을 억압하는 행동처럼 비춰진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 이승기나 이서진, 혹은 유희열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어도 그들은 똑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을까. 제작진이 출연진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이번 회에서 만큼은 도를 넘었다.

 

 

 

그들은 캐릭터로서 이미 충분히 가치가 있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젊음’을 만끽하는 그들에게 집중하는 한, <꽃청춘>에게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뽑아낼 수 있다. 그런 그들의 여행에 타인의 불친절한 간섭은 편집이 되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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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시리즈의 성공은 여행 예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젠 여행보다 집에서 쉬는 것이 더 편하다는 편견이 가득한 70이 넘은 노인들의 여행을 다른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톱스타 여배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된 <꽃보다 누나>그리고 40이 넘었지만 아직도 청춘이라 우기는 뮤지션들의 <꽃보다 청춘>, 그리고 <응답하라 1994>출연했던배우들로 구성한 <꽃보다 청춘>의 시즌2 격이 시작되었다.

 

 

 

이번 <꽃보다 청춘>에는 라오스로 떠나는 유연석, 손호준, 바로가 등장한다. 평균나이 27세라는 설명에서도 볼 수 있듯, 이번 <꽃보다 청춘>은 ‘젊음’을 가장 큰 무기로 활용한다.

 

 

 

 

아무 준비도 없이 납치라는 설정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젊은 남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들은 돈 몇푼 없이, 준비 하나 없이 여행을 떠나 힘든 상황에 직면해도 그 어려움을 패기로 극복해 낼 수 있는 젊은피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들에게 기대하는 그림이 <꽃보다 할배>나 <꽃보다 누나>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된 여정임을 암시한다.

 

 

 

<꽃보다 청춘> 시즌1격의 유희열, 윤상, 이적 역시 그런 고생을 기반으로 예능적인 그림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고생은 ‘나이’보다는 ‘남자’라는 측면에서 가능했다. 물론 아직 40대로 충분히 고생을 견딜만한 나이지만, 이제 중년이 된 아저씨들의 고생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안쓰럽고 애처로운 측면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여행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되었지만 분명 ‘청춘’의 싱그러움은 아니었다.

 

 

 

 

그러나 평균나이 27세의 ‘젊음’은 안타까움보다는 상큼하고 건강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것은 고생을 하더라도 그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남자라는 점도 한몫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타이틀에 걸맞은 ‘청춘’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그들에게 주어진 고난들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꽃보다 청춘>의 그림이 다소 뻔한 젊은이들의 배낭여행으로 흐를 수도 있었다. 젊은이들이 떠나는 배낭여행은 이미 익숙한 소재고 그들이 하는 고생 역시 일반적인 것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꽃보다 청춘>은 똑똑하게도 배우들의 캐릭터로 그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챙기며 여행을 진두지휘하는 유연석부터 해외여행이 처음이라며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손호준의 당황한 모습, 그 사이에서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막내의 모습을 보이는 바로까지 그들의 캐릭터는 조화가 잘 되어 겉돌지 않고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유연석 캐릭터는 제작진이 ‘이승기, 이서진, 유희열이 다 들어있다’고 할 정도였는데 그 말이 허언은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세 사람중 짐꾼으로서의 역할도, 총무로서의 역할도,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리더로서의 역할도 모두 해내는 그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호감을 느낀다.

 

 

 

 

 

보통 잘생긴 남자들이 갖을 것이라 예상하는 도도함이나 새침함이 없이, 그에게 주어진 상황안에서 사람들을 챙기고 다른 이들을 배려하면서 여행을 이끌어가는 리더십까지 보여주는 모습 속에서 그는 힘들고 고된 배낭여행을 짜증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바꾸는 역할까지 한다.

 

 

 

손호준과 바로의 캐릭터도 그에 맞추어 각자의 개성을 뽐내지만 이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누가 뭐래도 유연석이다. 그들은 <꽃보다 청춘>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꽃보다>시리즈의 모든 출연진들이 열화와 같은 성원속에 엄청난 인기몰이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이미지 역시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그 중에서도 <꽃보다 청춘>은 지난 시리즈의 그 누구보다 훨씬 더 많은 성원을 받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일단 잘생긴데다가 매력까지 있는 남자 연예인들에 대한 여성 팬의 적극적인 호감도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고생할수록 그림은 살고, 그들의 매력은 돋보인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청춘>이 성공해야 1년을 버틴다”며 장난섞인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기우에 불과했다. 결국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여행이란 예능이 합쳐지며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 낸 제작진은 결국 <꽃보다>시리즈의 마지막까지 성공적인 여정을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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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는 1990년도의 문화를 디테일하게 복원하며 누구나 겪었지만 아련한, 그래서 특별했던 추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이 가지고 있던 팬덤 문화를 가져오되, 1990년도의 문화를 더 다양하게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응사>는 그러나 <응칠>과 달리 팬덤 문화보다는 러브라인에 초점을 맞춘다. HOT를 좋아하는 성시원(정은지 분)이 극의 중심인 <응칠>에 비해 이상민의 팬인 <응사>의 성나정(고아라 분)의 팬심은 그다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응칠>이 팬덤에 무게 중심을 뒀다면 <응사>는 남편찾기라는 러브라인에 방점을 찍는다. <응칠>제작진은 윤윤제(서인국)와 윤태웅(송종호)이라는 형제를 내세워 러브라인을 형성했지만 제작진조차도 ‘남편이 누군가가 이렇게 화제가 될줄은 몰랐다’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응사>는 그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무려 다섯 명의 남편 후보를 내세웠다. 그러나 포커스가 맞춰진 것은 쓰레기(정우 분)와 칠봉이(유연석 분)다. 곁가지였던 ‘남편 찾기’는 극의 중심의 활력소로 떠올랐다. 남편 후보인 다섯 명의 인물들을 모두 적절히 캐릭터화 시키는데 성공한 <응사>는, 시청자들의 캐릭터에 대한 성원을 바탕으로 러브라인을 헷갈리게 하는데 주력했다.

 

 

처음부터 성나정의 남편은 쓰레기가 유력했으나 칠봉이에 대한 애정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시청자들의 애정을 지나치게 이용하고 소모시킨 제작진에 있었다. 남편찾기가 곁다리가 아니라 주된 내용이 되어버리면서 내용은 점차 동어반복으로 흘렀다. 삼각관계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데 주력한 나머지 <응사>를 시청하는 이유였던 90년대 특유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이 드라마는 물론 로맨틱 코미디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추억과 아련함이라는 키워드가 주효했다. <응칠>에서도 다소 뻔한 러브라인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HOT vs 젝스키스라는 두 걸출한 보이 그룹의 대결구도 속 나타난 그 시대의 문화와 이야기였다. 그러나 <응사>는 캐릭터가 설명되고 러브라인이 시작되는 10회 정도까지는 굉장한 파급력을 발휘했으나 성나정이 쓰레기와 사귀고, 칠봉이와 삼각관계가 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중간에는 착하고 다정했던 칠봉이가 성나정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호감도가 급감했다. 사랑 때문에 여자에게 집착하는 남자는 물론 있을 수 있지만 그동안 호감도를 높이며 인기를 견인했던 캐릭터가 다치는 것은 피해야 했다. 그러나 ‘쓰레기가 좋다’는 성나정의 고백에도 ‘난 포기하지 않을 거다’라며 울분을 토해내는 칠봉이는 그동안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부드러운 매력을 배반하는 것이었다.

 

 

물론 칠봉이는 그 후, 다시 따듯하고 순정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성나정의 캐릭터가 붕괴되었다는 것은 결정적인 문제였다. <응사>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견인되는 드라마였다. 그러나 여주인공인 성나정은 착하고 멋진 칠봉이를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여지를 남기는 듯한 모습으로 일명 ‘어장관리녀’라는 오명을 얻기에 이른다.

 

 

자신을 좋아하면서 하는 행동임을 다 알고있으면서도 성나정은 칠봉이의 관심을 단순한 친구라 규정한다. 단호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선을 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는 여주인공은 단순히 마음이 약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자를 이용하는 것처럼 묘사되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성나정의 행동을 성토하기 시작했고 여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문제 삼았다. 여주인공으로서 특징이 부족하고 이리 저리 휘둘리는 모습마저 보인 성나정은 끝까지 기분 좋은 모습으로 남을 수 없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붕괴되자 드라마의 완성도도 떨어졌다.

 

 

심지어 쓰레기가 남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리저리 시청자들을 끌고 다닌 ‘남편찾기’에 불만을 쏟아내는 시청자들 역시 폭주했다. 결국 예상대로 흘러가는 스토리를 위해 남편찾기라는 스토리의 한 부분을 지나치게 부각시킨 탓이었다.

 

 

그러나 마지막회에서는 역시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안기며 시청자들의 추억을 다시금 불러 일으켰다. 남편찾기가 끝난 후에 부각된 90년대의 문화와 개그 코드는 다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고 삼천포(김성균)의 마지막 나레이션은 가슴을 따듯하고 아련하게 만들었다.

 

 

분명 <응사>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그러나 중간의 이야기를 조금만 더 촘촘하게 만들었다면 명작의 반열에까지 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을 함께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남긴 추억에 젖어있다. 그 추억을 넘어 드라마의 메시지가 조금만 더 강렬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드라마가 그만큼 더 잘 만들어질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90년대의 추억은 결국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그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응칠>과 <응사>로 뛰어난 역량을 선보인 제작진이 다시 만들 드라마가 기대되는 것만으로도 <응사>와 함께한 지난 두 달이 아깝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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