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에게 있어서 이미지는 중요하다. 특히나 여성연예인라면 이미지에 흠집이 나면 활동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여자 연예인들의 탈선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우리나라가 연예인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잘못을 하고도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모습에는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가수 2ne1의 멤버 박봄은 무려 검찰에서 마약 복용혐의를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구속수사가 원칙인 마약 사건을 두고 기소유예가 이루어지고 마약류를 젤리에 숨겨서 들여오는 정황이 밝혀졌음에도 가벼운 처벌도 받지 않는등, 4년 전 일이라고는 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정황들이 벌어졌다. 더군다나 이 일은 무려 4년동안이나 묻혀있었다. 얼핏 쉽게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조용한 사건이다.

 

 

허나 그에대한 해명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박봄은 사건이 터진이후에도 편집 없이 예능 <룸메이트>에 등장했으며 일본으로 출국해 스케줄을 모두 소하하고 YG 콘서트에 등장하며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쯤되면 개인 차원이 아니라 소속사차원의 문제로 번진다. 소속가수에 대한 책임감이나 도덕성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오직 해명에만 급급하고 그 해명이 통하지 않게 된 지금역시 아무런 반응없이 활동을 이어나가는 행태를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소속사 차원에서 소속 연예인의 스캔들을 덮기 위해 움직였고, 그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행태에 많은 대중들은 더욱 실망감을 느꼈다.

 

 

또다른 사건도 있었다. 톱스타 S양의 탈세 사건이 기사화 된 것이다. 다른 연예인들의 실명이 거론되는 것과는 달리 유독 S양의 실명은 조심스럽게 다뤄졌다. 이름은 밝혀지지 않은 채, 송씨라는 최소한의 정보만이 주어졌다. 허나 실명이 밝혀졌다고 해서 그의 정체마저 밝혀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132억을 벌 정도의 톱스타 송씨는 그다지 많지 않은 까닭에 네티즌들은 그의 정체를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었다. 결국 그가 송혜교라는 사실은 누가 봐도 불을 보듯 뻔했고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송혜교라는 실명을 사용한 기사도 떴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의 대응 방식이다. 탈세라는 심각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에 감안하면 파급력이 너무나도 약하다. 실명이 어렵게 밝혀진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큰 사건임에도 불구 검색어 순위에서 조차 그의 이름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탈세보다 화보나 친분이 있는 다른 드라마 촬영 현장 방문 기사가 먼저 쏟아진다. 결국 탈세라는 엄청난 사태를 일으키고도 언론에 이름조차 제대로 오르내리지 않는 모습은 언론 통제로까지 비춰졌다.

 

 

 

심지어 송혜교는 성실 납세자로 3년간 세무조사를 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마저 드러났다. 3년동안 계획적인 탈세를 감행했다는 사실은 송혜교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남겼다. 그동안 뛰어난 외모와 더불어 성실하고 뒤에서 선행하는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톱스타이기에 송혜교의 이런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정당한 해명과 사과, 그리고 재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면 비난은 있을지언정 그가 대중으로부터 이미지 회복을 꾀할 여지가 있었을 텐데 언론마저 통제하며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급급한 모습에 그의 이미지는 오히려 더 암흑속에 갇히고 말았다. 뭔가 꺼림칙하고 뒤가 구린 구석이 있는 느낌마저 남기며 그의 탈세 혐의역시, 논란을 최소화 시키는 억제 속에서 암흑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다. 톱스타 H양의 동생의 괴롭힘으로 병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기사가 화제는커녕 기사화마저 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물론 톱스타 H양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은 아니지만 톱스타 가족의 사건이라는 점 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될만한 사건이다. 더군다나 군대 내의 잇따른 괴롭힘으로 피해를 입은 병사들의 사연이 화제가 되는 지금, 화제가 되기 충분한 H양의 가족 이야기가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톱스타 H양 측에서 이런 기사가 달가울리는 없지만 이미지를 위해서 진실을 막고 숨기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게 봐줄 수 없다. 아무리 H양의 잘못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단순히 이미지를 위해 사건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 사건은 급기야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재조명이 될 예정이다. 시사 프로그램까지 손을 댈 정도의 큰 사건이 이렇게까지 조용한 것은 분명 뭔가 미심쩍은 찝찝함을 남긴다. 가족의 일은 연예인과 상관이 없다고는 하나, 사건을 은폐 축소하는데 연예인이 앞장을 섰다는 사실은 이미지 관리를 위해 한 사람의 목숨마저 쉽게 다루어지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결코 긍정적인 모습이 아니다.

 

 

 

여배우들의 이미지 관리가 아무리 중요해도 잘못된 방식으로 이미지 관리를 하는 행태는 오히려 그들에게 마이너스다. 명백한 죄를 저질렀으면 그에 따른 대중들의 질책과 충고도 받아들이는 것이 연예인의 숙명이다. 항상 고결하고 도덕적이지만은 않은 것이 인간이지만 잘못을 했을 때, 그 사실을 인정하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느냐, 아니면 순간의 회피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자신의 이미지 보다는 자신이나 가족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훨씬 더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여배우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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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대중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제작진과 배우 모두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특히 여주인공 오영 역의 송혜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통해 미모 뿐 아니라 연기력까지 재평가 받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송혜교의 라이벌 격인 전지현과 김태희 또한 이에 질세라 활발한 활동을 재개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단 사실이다. 바야흐로 태혜지 시대의 부활이라 할 만하다.

 

 

 

 

 

2000년대 초중반을 수놓은 태혜지 시대

 

 

1990년대가 최진실과 김희선의 쌍두마차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누가 뭐래도 김태희-송혜교-전지현로 대표되는 트로이카의 시대였다. 선발주자는 송혜교였다. SBS 일일시트콤 <순풍 산부인과>로 대중의 눈도장을 받은 그는 2000<가을동화>를 시작으로 <수호천사><호텔리어><올인><풀하우스> 등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자타공인 여의도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로 굳건히 자리매김한다.

 

 

전지현 또한 지지 않았다. 1999SBS <해피투게더>에서 상큼한 마스크와 신선한 연기로 주목받은 뒤 2000년 영화 <시월애>2001<엽기적인 그녀>에 출연하며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로는 이례적으로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엄청난 흥행을 거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전지현은 동년배 여배우 중 가장 오묘하면서 독특한 매력을 지닌 스타로 대중에게 깊이 각인될 수 있었다.

 

 

마지막 주자는 김태희였다. 2003SBS 드라마 <스크린>으로 연기자 신고식을 치룬 그는 <천국의 계단><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을 거치며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완벽한 외모와 몸매에 명문대 출신이라는 메리트가 더해지면서 김태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상적인 여성으로 손꼽히게 된다. 비록 송혜교, 전지현보다 데뷔는 다소 늦었지만 단기간 내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단숨에 이들과 비슷한 위치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톱스타의 반열에 오르면서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구축했고, 미모와 인기 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만큼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특히 이 세 여배우는 화장품, 의류, 통신, 아파트, 가전 등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CF들을 독식하다시피 하며 CF 시장을 삼등분했다. 인기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광고계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것이다. 본격적인 태혜지 시대의 개막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태혜지 시대 역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오르며 따가운 눈총을 받은데다가, 흥행력 마저 현저히 떨어지며 커리어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이다. 이는 곧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광고계에서의 영향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었다신민아 같은 다크호스가 나타나 판을 흔들고 '피겨 여왕' 김연아가 각종 CF를 섭렵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부활한 태혜지’, CF퀸 넘어 배우로

 

 

태혜지의 상품성이 근간부터 의심 받기 시작하면서 결국 태혜지 시대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상품성 제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짐으로써 더 이상 안일한 자세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이들로서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제대로 된 승부수를 띄워야 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이들 세 사람 모두 위기를 맞이하면서 배우 본연의 업무에 더욱 몰두하기 시작했단 사실이다. 한 두 개의 CF 계약에 연연하는 대신 배우로서 착실한 커리어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것이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는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연예인으로서 오랜 인기를 누리며 사랑 받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배우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진리를 정확히 꿰뚫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2년을 기점으로 태혜지 시대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전지현의 재기는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신비주의 이미지 마케팅으로 본의 아니게 대중과 멀어졌던 그는 2012년 영화 <도둑들>에서 상큼하고 섹시한 매력의 예니콜로 분해 그동안의 부진을 한방에 만회했다. 결혼과 함께 인간적이고 친근한 매력을 갖춘 스타로 거듭난 것 또한 매우 의미 있는 변화다. 이 덕분에 그는 잠시 부진했던 CF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만개하고 있다.

 

 

오랜 시간 작품성 있는 영화에 몰두하며 배우 타이틀을 얻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송혜교 역시 2013<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완벽한 명예회복을 했다. 절정의 미모와 뛰어난 패션 감각을 과시하며 뭇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떠오른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층 깊어지고 절제된 연기력으로 배우 송혜교의 존재감을 만방에 과시했다. 드라마 작가 노희경은 송혜교의 연기에 내가 졌다. 오영 캐릭터의 성과는 오로지 송혜교의 차지다라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김태희 또한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섰다. 2011MBC <마이 프린세스>를 통해 첫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며 호평을 이끌어 낸 그는 2013SBS 새 월화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통해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한다. 장희빈의 파란만장한 삶을 연기하는 만큼 그동안의 연기력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흥행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예정이다. 전작인 <야왕>25%라는 높은 시청률로 종영해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또한 고무적이다.

 

 

이처럼 30대에 접어든 태혜지는 나름의 방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배우로서, 스타로서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실패할 때도 있었고 성공할 때도 있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한 곳을 향해 내달리는 이들의 집중력은 분명 박수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이제 이들은 단순한 CF 스타가 아니라 작품을 책임질만한 무게감 있는 여배우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혜지 시대의 부활이 반가운 이유다.

 

 

과연 태혜지는 끝까지 배우의 본분을 잃지 않고, 스타로서의 자긍심을 지키며 오랜 시간 대중의 곁에 머무를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이 연예계의 소중한 자산들이라는 것, 그리고 여전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태혜지를 사랑하는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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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2>의 시청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경쟁작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5% 이사 뒤쳐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동시간대 꼴찌도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

 

 

200억 대작답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에 편성을 내준 KBS도 많이 놀란 눈치다. 그러나 지금 가장 당황하고 있을 사람은 아마 연출을 맡은 표민수 PD일 것이다.

 

 

감성적 멜로가 주특기였던 그는 도대체 왜 <아이리스2>를 선택한 것일까. 그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대한민국 대표 작가주의 감독표민수

 

 

대한민국 드라마 PD를 통틀어 작가주의라는 네 글자가 표민수만큼 어울리는 이도 아마 드물 것이다. 그만큼 그는 자기 색깔이 확실하고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연출자다.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풍부한 감성과 섬세한 터치로 유려하게 펼쳐내는 연출력은 가히 일품이고 방송이 금기시 하는 소재로 사람과 삶을 진지하게 반추하는 솜씨 또한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런 표민수에게 드라마작가 노희경은 좋은 벗이자 믿음직한 파트너였다. 1996년 배우 나문희의 소개로 한 커피숍에서 처음 노희경을 만났을 때, 표민수가 던진 첫 마디는 우리 에이즈 합시다였다. ‘남편이 만약 에이즈에 걸렸다면 부인은 그와 잘 수 있을까라는 그의 질문에 충격을 느낀 노희경은 결국 최수종-유호정 주연의 KBS 베스트극장 <아직은 사랑할 시간>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15년 지기 표민수-노희경 콤비의 탄생이었다.

 

 

이 후, 표민수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표민수표 드라마의 독자적 세계를 구축했다. 불륜이란 자극적 소재를 인간 대 인간의 관계 속에서 치열하게 그려낸 미니시리즈 입봉작 <거짓말>(‘97)을 시작으로 동성애자의 사랑을 편견 없이 바라본 <슬픈유혹>(’99), 힘겨운 삶 속에서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을 감동적으로 보여준 <바보같은 사랑>(2000), 원조교제 논란을 불러일으킨 화제작 <푸른 안개>(2001)까지 그가 만든 작품 대부분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천착이 공존하고 있다.

 

 

당시 표민수가 말하고자 했던 사랑은 결코 가볍거나 평범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의 온갖 편견과 맞서 싸워야 할 정도로 절절했고, 그만큼 불편했다. 극단의 상황 속에서 발휘되는 인간애를 표민수는 사랑의 본질로 파악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인간에 대한 안쓰러움이라고 정의했다. 한눈팔지 않고 멜로드라마만 연출한 이유도 사람은 사랑해도 안쓰럽고, 사랑하면서 행복하다고 해도 안쓰럽기 때문이었다.

 

 

사랑에 대한 그의 마이너적 감성은 TV 멜로드라마에서도 컬트 현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아주 좋은 예가 됐다. 시청률과 상관없이 그의 작품이 언제나 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적어도 KBS 시절 표민수는 실험적 작가성과 공격적인 젊은 혈기로 무장한 우리 시대 가장 진보적인연출자였던 것이다.

 

 

 

 

표민수가 <아이리스2>를 선택한 이유

 

 

그러나 2002년 프리랜서로 독립한 이래 표민수의 작품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치달았다.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았다. 프리랜서 독립 후 첫 작품이었던 <고독>이 처참히 실패하면서 그는 상업성대중성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시청률과 돈의 논리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잔혹한 프리의 세계에서 작가주의 감독으로 산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 표민수는 2004년작 <풀하우스>를 통해 전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옥탑방 고양이>의 민효정 작가와 손을 잡고 만든 이 작품은 청춘스타 송혜교와 정지훈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달달하고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연출함으로써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그의 이런 변신은 그동안 표민수표 드라마를 사랑한 사람들에게 상당한 배신감을 안겨다줬다. 표민수가 외부 흥행 때문에 변절했다는 극단적인 반응이 나온 것도 바로 이 시점이다.

 

 

그러나 표민수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작가주의 연출이 되고 싶지도, 변절한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반박하며 친 대중적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풀하우스>와 비슷한 장르인 <넌 어느 별에서 왔니><커피하우스><넌 내게 반했어> 등을 연달아 발표했고 <인순이는 예쁘다><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통해 외연 확장을 시도했다. 작가주의 감독 표민수는 그곳에 없었다.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시도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풀하우스> 이 후, 그가 연출한 거의 모든 작품은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참패했고 작품성 면에서도 혹평을 면치 못했다. 특유의 마이너적 감성과 섬세한 터치를 잃어버리며 대중과의 심리적 간극을 좁히는데 실패한 것이다. 상업성과 작품성의 경계에서 갈팡질팡 하는 사이 그의 작품세계는 또렷한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의미에서 <아이리스2>는 표민수에게 아주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전작인 <아이리스>의 명성을 업고 오랜만에 흥행을 노릴 수 있는 기회였던 동시에, 액션물에 주특기인 감성 멜로를 더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전에 나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리스2> 제작 발표회에서 그는 액션 속의 감성과 감성이 끌어내는 액션에 관심을 쏟을 것이다.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 그가 <아이리스2>를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시청률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또 다시 실패했다. 남성성이 강한 첩보물의 특성상 그의 멜로는 잘 융화되지 못했고, 자신하던 풍부한 감성 또한 드러나지 않았다.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서 답보 상태고 작품에 대한 대중의 평가 역시 냉담하기 그지없다. ‘작가주의를 단호히 거부했던 지난 10년간 표민수의 손에 남은 건 초라한 성적표와 모호해진 정체성이다. 상업적 성공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그의 빛나는 감성을 해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다.

 

 

지금 표민수에게 필요한 것은 초심이다. 노희경에게 에이즈 하자고 말하던 15년 전 표민수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남들이 다 하는 그저 그런 이야기 말고 표민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상업성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아이돌 데리고 로맨틱 코미디만 찍지 말고, 인간과 삶을 정교하게 바라보며 대중을 울고 웃기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한다. ‘작가주의하라는 것이 아니다. ‘표민수이름 세 글자에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라는 것이다.

 

 

<풀하우스>처럼 가벼우면서 <거짓말>처럼 깊이 있는 드라마를 그에게 요구하는 건 너무 지나친 욕심일까. 누구보다 도드라진 개성을 잃지 않은 채 대중과 교착점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것이 그에겐 너무 가혹한 일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지금 표민수는 어디로 가고 있나. 작가주의와 상업주의의 경계에서 지독하게 방황하고 있는 그가 하루 빨리 진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또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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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겨울')의 가장 큰 발견이다. 예쁘고 사랑스럽기만했던 송혜교가 어느 순간 뛰어난 연기력으로 마음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송혜교의 얼굴이 완벽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최고의 미인으로 자주 꼽혔던 김태희보다 훨씬 더 예쁘다는 칭찬마저 쏟아져 나온다. 이 두 스타가 비교되는 것 자체가 이 두 스타의 외모가 한국에서 어느정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스타의 외모는 단순히 누가 더 예쁘다고 결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각자의 매력이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송혜교의 얼굴에서 더 많은 감정과 스토리를 읽는다. 과연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나타났을까?

 

 

<그 겨울>은 일본 드라마 원작으로 시작했지만 고유의 정체성을 가지고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드라마는 노희경 작가의 필력과 뛰어난 연출력으로 완성도가 높지만 기존의 노희경 드라마 보다 훨씬 대중적인 색채가 짙은 탓에 노희경 본연의 매력이 떨어졌단 평가도 있다. 그렇다고 흥행드라마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물론 동시간대 1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중이지만 인물간의 갈등구조가 딱히 긴장감이 넘치지 못하고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에피소드가 약간은 우울한 탓에 드라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다소 처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겨울>은 이야기 전개에서 억지를 쓰거나 말도 안 되는 자극적인 설정을 남용하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동시간대 1위라는 쾌거는 단순히 드라마의 재미에 기인한다기 보다는 송혜교와 조인성의 놀랄 만큼 견고한 비주얼적 우위에 빚을 지고 있다. 일단 TV채널을 돌리다가 그들의 얼굴이 화면 가득 나오면 넋을 놓은 채 시선을 고정하게 되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동시간대 경쟁작들이 다소 아쉬운 방향으로 흐른다는 점 역시 그들에게는 이점이 되었다.

최근 드라마 중 가장 아름다운 영상을 구현 하는 <그 겨울>은 아름다운 남녀 주인공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 신을 유독 많이 내 보내며 그들의 얼굴에 시청자들의 시선이 멈추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그러나 그들의 견고한 얼굴보다 훨씬 더 놀라운 것은 남녀 배우의 일취월장한 연기력이다. 특히 송혜교의 연기는 예전 송혜교를 감히 떠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송혜교가 <순풍산부인과>로 처음 대중에게 모습을 알릴 당시만 해도 송혜교에게 '연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트콤으로 이름을 알리는 수순에서 송혜교는 다소 가벼운 이미지로 대중에게 인식되었다. 그는 <가을동화>로 스타덤에 오른 후, <올인>같은 대작에 출연해 톱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이미지는 <풀하우스>같은 발랄하고 통통튀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수호천사>나 <호텔리어>등에서 맡은 역할 역시 송혜교의 이런 이미지를 대변하는 역할이었다.

 

송혜교는 그러나 이런 역할을 스스로 거부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송혜교는 스타이기를 거부하고 배우를 꿈꾸기 시작했다. 영화 <황진이>는 그런 송혜교의 열망이 처음으로 발현된 선택이었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 성적이 송혜교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며 송혜교가 스타성과 흥행력을 동시에 잃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택한 노선은 흥행성보다는 작품성에 더 중점을 두고 있었고, 이 와중에 송혜교의 연기력이 부각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외국 독립영화인 <페티쉬>의 팜므 파탈부터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 이정향 감독의 <오늘>까지 흥행성보다는 작품성에 치중한 작품에 더 모습을 많이 드러냈고 중국에서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찍으려 장기 체류까지 하면서 대중의 시선에서 한발짝 멀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송혜교는 그런 시선에 대한 부담을 극복하고 연기력을 높이기 위한 자신만의 트레이닝을 계속 해 나갔다. 송혜교는 인터뷰에서 "대중들은 아직도 송혜교 하면 귀엽고 발랄한 것 밖에 떠올리지 못해요. 그게 제가 극복해야 할 점이죠. 다른 연기를 해도 아직 송혜교는 송혜교다. 송혜교가 잘할 수 있는 걸 해라, 그러죠. 그런데 저는 제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것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더 다양해지고 더 깊어지고 싶어요. 그게 배우 아닐까요?"라고 말하며 자신이 나갈 노선이 단순히 스타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이정향 감독의 <오늘>에서 영화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송혜교의 연기력은 주목할만 했다. 송혜교는 이 영화로 '2011 여성영화인 축제 여성영화인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며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었던 그의 진심이었다.

 

그러나 송혜교의 연기는 대중적으로 인식되지 못했다. 대중은 아직도 그를 ‘스타’ 취급했고 그의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력이 없으면 인정하기 힘들어 했다.

 

 

<그겨울>은 이런 송혜교의 갈증을 풀어줄만한 드라마다. 15%에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며 대중들에게 송혜교의 연기가 인식될 기반을 만들었다. 송혜교는 일취월장한 연기력도 그렇지만 미모마저 대중에게 각인되며 우리나라의 최고의 미인이라는 칭송을 듣고 있다.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송혜교의 얼굴은 질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매력적으로 빛난다. 그것은 송혜교에게 다양한 표정과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예뻐 보이려 노력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김태희 역시 완벽한 얼굴에 비해 부족한 연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작품에 목말라 있었다. 완벽한 얼굴에 비해서 부족한 연기력은 시청자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렸다. 김태희의 연기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정형화된 패턴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김태희는 놀란 장면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 슬픈 장면에서는 얼굴을 찡그리는, 다소 틀에 박힌 연기를 펼쳤다. 물론 최악의 연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매력적인 연기도 아니었다.

 

김태희의 완벽한 얼굴은 어떤 고정관념이 있어 보이는 연기 속에서 다소 지루해 보였다. 그토록 예쁜 얼굴이 보면 볼수록 질리는 얼굴이 되어간다는 것은 ‘스타’에서 ‘배우’로 김태희를 발전시키는데 가장 큰 결점이었다.

 

그는 이런 연기력 논란에 차분하게 연기력을 다지기 보다는 캐릭터 변신에 집착하며 다양한 작품을 고집했다. 그러나 김태희에게 부족한 것은 단순히 연기력이 아니라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이었다. 뛰어난 연기력은 아니라도 자신의 매력이나 개성을 어필할 줄 아는 배우들도 있지만 김태희는 그렇지 못했다. 단순히 예쁜 얼굴을 제외하고는 김태희의 개성 자체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김태희가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숙제다. 이 상황에서 ‘장희빈’으로 컴백을 결정한 그의 연기력에 우려가 쏟아지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장희빈’은 그동안 김태희가 맡았던 어떤 역보다 연기력과 개성이 절실한 캐릭터다. 과연 김태희가 그에대한 이 모든 편견을 뒤집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시점이다.

 

김태희의 패착은 배우로서의 내적 성장보다 외적 캐릭터의 전복과 파격으로 승부를 보려했다는 것이다. 구미호로, 죽은 영혼으로, 특수 여전사로, 공주로 뛰어다니는 사이 그에게 생긴 것은 연기력 보다는 김태희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 스펙트럼의 한계였다. 이번 <장희빈>역시 단순히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될지 아니면 현명한 선택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까지 우려스러운 것만은 사실이다.

 

대중들은 스타의 얼굴을 본다. 그러나 드라마 속에서는 캐릭터를 본다.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설득력을 가질 때 대중들은 박수를 친다. 캐릭터와 융화되지 못하는 배우는 아무리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어도 결국 그 배우의 모습에 질리게 되어있다. 단순히 연기의 테크닉을 배우기 보다는 자신이 표현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범위를 제대로 캐치하고 그 스펙트럼을 늘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답이다. 그것을 송혜교와 김태희, 이 두 미녀스타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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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혜교가 울었다. 바로 '2011 여성영화인 축제 여성영화인 시상식'에서  수상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상을 받아도 수 십번은 받았을 것 같은 그녀가 이 상을 받고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송혜교는 그렇게 울면서 "제가 데뷔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영화를 시작한지는 얼마 안됐다. 이렇게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이 자리도 이렇게 떨리는데 청룡영화상이라면 어떨지 상상조차 못하겠다.  이번 영화가 좋은 환경에서 나왔더라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을 텐데 아쉽다. 이렇게라도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송혜교라는 스타가 이런 말을 하면서 이렇게 눈물을 쏟아낸 것은 다소 의외였다. 그녀가 가진 것들이 너무나 커 보여서 였을까? 때때로는 너무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갈망한 나머지 자신의 장점을 포기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도 그런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번 눈물은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송혜교가 순풍산부인과로 처음 대중에게 모습을 알릴 당시만 해도 송혜교에게 '연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얼굴이 예쁘다 해도 시트콤으로 처음 이름을 알린 그녀이기에 송혜교는 다소 가벼운 이미지를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 송혜교는 [가을동화]로 스타덤에 오른 후, [올인]같은 대작으로 성공을 거머쥐기도 했지만 송혜교의 이미지는 [풀하우스]같은 발랄하고 통통튀는 이미지로 대표되는 것이었다. [수호천사][햇빛 쏟아지다][호텔리어]등 송혜교 역시 트렌디 드라마 중심으로 출연작을 결정했던 것도 이유였다.


 송혜교는 그러나 항상 배우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손예진같은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하며 연기력도 인정받는, 배우 냄새가 나는 인물이 되고 싶어했다.
 




 "대중들은 아직도 송혜교 하면 귀엽고 발랄한 것 밖에 떠올리지 못해요. 그게 제가 극복해야 할 점이죠. 다른 연기를 해도 아직 송혜교는 송혜교다. 송혜교가 잘할 수 있는 걸 해라, 그러죠. 그런데 저는 제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것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더 다양해지고 더 깊어지고 싶어요. 그게 배우 아닐까요?"-송혜교 인터뷰 중



 그러나 송혜교의 배우로서의 평가는 박했다. 송혜교는 [풀하우스]이후 노선을 달리하여 [황진이]같은 사극에 도전했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이 역을 맡겠다고 나섰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하지원이 만들어 낸 황진이에 미치지 못하며 조용히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럼에도 송혜교는 포기하지 않았다. 외국 독립영화인 [페티쉬]에 팜므 파탈 역할로 출연했다. 또한 작품성을 인정받는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에 출연했다.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의 출연을 결정지었다. 이 일련의 과정들에서 송혜교는 대중들의 뇌리 속에 점점 잊혀져 갔다. 하지만 송혜교는 배우로서 거듭나기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국내 복귀작으로 이정향 감독의 [오늘]에 선택한 것은 그런 고민의 일환이었다. [오늘]은 고예산 영화도 아니고 송혜교같은 스타가 출연할만한 영화도 아니었다. 그러나 송혜교는 주저없이 [오늘]을 선택했다. 사실 지금까지 송혜교가 한 노력에 비해 송혜교의 연기는 평가절하되어있었다. 감정선은 괜찮다 하더라도 군데군데 씹히는 발음과 어색한 대사톤은 송혜교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송혜교는 [오늘]에서 비로소 인정받았다. 영화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그 안에서 의외의 연기력을 보여준 송혜교는 빛났다. 비록 지금껏 다져왔던 스타의 길은 포기했지만 마침내 그녀가 배우로 보이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노력에 비해 그녀가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적었다. 송혜교는 그래도 대중들의 뇌리속에는 트렌디 드라마의 여주인공이었다. 게다가 '배우인 척 하려 한다'는 비난마저 들어야 했다. 상복도 없었다. 그동안 연기대상에서 시청률이 높았다는 이유로 받은 상은 있을 지언정 영화로 받은 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마저도 연기를 잘해서 주는 상이 아닌, '신인상' 정도의 송혜교 원래 인기를 기반으로 한 상이 많았다. 그것은 송혜교를 아직 배우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노력해도 스타에서 배우로 나갈 수 없는 것. 그것은 송혜교에게 가장 큰 짐이었다.  
 


이번 '2011 여성영화인 축제 여성영화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것은 그녀에게 엄청난 의미가 있다. 물론 이번 수상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어떤 권위나 유명세가 충만한 상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송혜교로서는 처음으로 자신이 연기로 인정받은 것 같은 감격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그래도 누군가는 자신을 보고 인정해 주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 그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그 눈물은 아름다웠다.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정해 열심히 가는 그녀의 모습이 예뻐보였다. 그도 인간이고 어찌 후회가 없을까.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포기하지 않는 열정은 분명 아름다운 것이었다.
 


 물론 아직까지 그녀가 갈 길은 멀다. 배우로서 인정받는 것은 단지 연기력의 문제가 아니다. 뛰어난 작품속에서 뛰어난 연기를 펼칠 때, 그녀가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열정이 얼만큼이냐와는 상관없이 대중들은 작품을 보고 판단한다. 배우와 작품 운이 맞아야 송혜교가 진정으로 풀하우스나 순풍산부인과 같은 이미지를 탈피하여 진화해 갈 수 있는 배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망은 밝다. 왜냐하면 송혜교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그녀가 홀로 선 길이 아니라 정말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그녀가 가진 숙제다. 너무 지나친 작품성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성장을 대중들에게 각인 시킬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것 또한 방법이다. 언젠가는 그녀가 대종상, 청룡상 시상식에서도 웃을 수 있는 좋은 여배우, 재 발견한 여배우가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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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의 스크린 컴백작 [오늘]이 말 그대로 흥행에서 죽을 쑤고 있다.


[미술관 옆 동물원][집으로...]의 이정향 감독과의 작업으로 충무로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첫 날부터 교차상영에 들어가는 등 흥행 추세가 영 시원치 않은 모양새다.



TV 드라마 스타로서는 흔들림 없는 인기를 과시하던 송혜교가 왜 영화판에서는 이토록 죽을 쑤고 있는 것일까.


송혜교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김하늘이다. 사실 송혜교와 김하늘의 첫 걸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TV 드라마의 간판 스타로 떠올랐고, 트렌디 드라마 열풍을 주도하며 톱스타로서 위상을 굳건히 한 것 역시 비슷하다. 그러나 송혜교는 영화판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반면 김하늘은 올해 [블라인드]로 흥행 뿐 아니라 대종상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영화배우로서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한걸까.


사실 송혜교는 '트렌디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발휘한 배우였다. 톡톡 튀는 이미지와 특유의 청순가련함은 트렌디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서 조금의 손색이 없었다. 그녀의 출세작인 [가을동화]부터 [호텔리어][수호천사][올인][풀하우스]까지 송혜교는 대중에게 가장 발랄하면서도 친근한 스타, 싱그런 젊음을 얼굴 한 가득 담고 사는 그런 스타였다. 김희선 이래 트렌디 드라마에서 이토록 발군의 능력을 보여준 사람은 오직 송혜교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충무로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부터 상황은 180도 변하기 시작했다. 영화에 도전할 당시 송혜교는 배우로서 평가받길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트렌디 드라마 속의 그저그런 스타 말고 '배우'로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갈망했던 셈이다. 그런 그녀의 의지는 그녀의 출연작에 그대로 반영됐다. 송혜교의 첫 스크린 데뷔작인 [파랑주의보]부터 [황진이][오늘]에 이르기까지 트렌디 드라마 속 상큼발랄하던 송혜교는 완전히 '거세'됐다. 말 그대로 이미지의 전복이었던 셈이다. 


허나 문제는 이런 송혜교의 선택이 대중의 기대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간 송혜교의 영화들은 대중이 인식하기에 지나치게 무거웠고, 지나치게 어두웠다. 송혜교의 연기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원숙미를 뽐내고 있었지만 대중은 그런 그녀를 차갑게 외면했다. 그간 대중이 인식하고 있던 '송혜교'와는 너무나도 다른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송혜교의 패착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비롯됐다.


송혜교가 진정 영화배우로 자리잡고 싶었다면 너무 성급하지 말았어야 했다. 좋든싫든간에 그녀는 시트콤 출신의 스타이고, 트렌디 드라마로 사랑받은 청춘스타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미지를 꾸준히 이어나가면 외연을 서서히 확장하는 편이 송혜교로서는 훨씬 현명한 선택이었을터다. TV 드라마 속 이미지를 그대로 영화에 차용하는 한편, 흥행성과 대중성을 담보함으로써 영화배우로서 티켓파워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면 지금껏 송혜교의 영화들이 이토록 '처참하게' 외면받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알겠고, 연기력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이해한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처럼 그녀가 조금 여유를 가지고 스크린에 도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지금은 '칸의 여왕'으로 추앙받는 전도연도 초기작은 TV 드라마 속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접속][약속]과 같은 흥행 위주의 멜로물들이었다. [해피엔드][피도 눈물도 없이][너는 내 운명][밀양]과 같은 작품을 통해 외연확장에 나선 것은 영화배우로 온전히 자리매김한 뒤의 일이었다.


송혜교 역시 전도연처럼 한계단 한계단 천천히 밟아 올라갔어야 했다. 주특기인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영화배우로서 기초를 다진 뒤에 서서히 대중에게 '영화배우'라는 인식이 심어질 무렵 연기변신을 꾀했어도 늦지 않았다. 지금의 영화배우 송혜교의 이미지는 기초 공사 하나 없이 모래 위에 쌓여있는 성질의 것과 다를바 없다. 대중에게 송혜교는 여전히 '트렌디 드라마'의 여주인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그녀의 영화 속 모습은 쌩뚱맞고 느닷없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송혜교의 과한 욕심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되돌아 온 셈이다.


이에 비해 김하늘의 처세는 아주 '완벽'하게 영리했다. [비밀][해피투게더][로망스] 등으로 트렌디 드라마 간판 여배우로 성장했던 그녀는 [동감]과 같은 멜로물부터 권상우와 함께한 [동갑내기 과외하기] 같은 코믹물까지 TV 속 김하늘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러한 그녀의 전략은 관객에게 친숙한 것으로 다가가는 동시에 영화판에서 김하늘의 위치를 굳건히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후, 그녀는 [그녀를 믿지 마세요][령][청춘만화][6년째 연애중][7급 공무원][블라인드]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1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하는 티켓 파워를 확보했음은 물론이요 스릴러, 코미디, 멜로, 액션을 넘나드는 충무로 몇 안되는 '귀중한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간간히 [온에어] 등과 같은 드라마에도 꾸준히 출연하며 대중과의 호흡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녀는 2011년 대종상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브라운관과 스크린 모두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여배우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송혜교와 김하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대중과의 거리'에 있었다. 송혜교는 대중과 점점 멀어지는 길을 선택한 반면, 김하늘은 대중과 보다 교감하고 호흡하는 길을 선택했다. 송혜교가 작품성에 집착해 대중의 기대를 저버린 반면, 김하늘은 작품성 뿐 아니라 흥행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영리한 행보를 보였다. 결국 그 차이는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그대로 이어졌고 충무로 내 입지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송혜교는 여전히 대중에게 영화배우로 인정받지 못한 반면, 김하늘은 TV 스타이자 뛰어난 영화배우로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하길 원했던 송혜교는 그만 대중과의 교감에서 철저하게 실패하고 있다. 물론 그녀의 도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배우로서 성장하고 싶어하고, 연기력으로 평가받고 싶어하는 그녀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을만 하다. 허나 스타나 배우는 '대중'의 곁에 머물러야 한다. 충무로를 이끌어 가는 남녀 배우 송강호-전도연 투 톱이 작품성 뿐 아니라 흥행성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관객에게 외면받는 영화배우는 그 자체로 이미 생명력을 잃은 것과 진배 없기 때문이다.


이정향도 좋고, 왕가위도 좋다. [오늘]도 좋고, [일대종사]도 좋다. 하지만 송혜교가 지금 염두해 둬야 할 것은 대중과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티켓파워를 확보하고 흥행성을 보장받는 것만큼 송혜교에게 중요한 과제는 없다. 송혜교가 지금이라도 방향을 선회해서 조금 여유있게 배우로 '성장'하는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대중과의 괴리감만 더욱 깊어진다. 송혜교가 김하늘을 '롤모델' 삼아 멋진 배우이자 스타로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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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이 11년 동안 광고모델로 활약했던 엘라스틴 CF를 그만두게 됐다.


전지현 측에서는 "새로운 이미지를 얻기 위해 떠나려 한다"고 설명했지만 업계 안팎의 시선은 다르다.


전지현이 떠난게 아니라 엘라스틴 쪽에서 전지현을 먼저 버렸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십 수년간 CF 모델로서 주가를 올리던 전지현의 위상에 확실한 균열이 보인 셈이다.


엘라스틴과 전지현의 결별은 '태혜지 시대'의 종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동안 전지현과 엘라스틴의 관계는 누가 뭐래도 '혈맹'과 같은 사이였다. 11년간 오직 '전지현' 하나만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엘라스틴은 전지현이 정상에 있을 때나, 슬럼프를 겪을 때나 변함없이 그녀를 신뢰했다. 전지현 역시 엘라스틴 광고에선 이례적으로 몸값을 동결하는 등 업체에 유리한 쪽으로 많이 움직여 줬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믿음이 돈독했단 이야기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전지현이 엘라스틴 광고 모델을 그만둔다는 소식이 터져나왔다. 이를 둘러싸고 업계 안팎에선 이야기가 분분하다. 전지현 측은 애써 담담하게 "새로운 이미지를 위해서" 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해명에 불과하다. 3개월 전만해도 엘라스틴 광고를 하차한다는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던 전지현이었다. 오히려 그 당시에는 "엘라스틴 뿐 아니라 여러 광고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회복하겠다" 는 전략까지 공공연하게 발표할 정도였다.


게다가 엘라스틴은 "전지현이 떠났다"가 아니라 "엘라스틴이 전지현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로 발표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전지현이 엘라스틴을 떠난 것이 아니라 엘라스틴이 전지현을 버린 것이 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엘라스틴은 전지현 대신 김태희를 고용할 것이란 후속 발표를 바로 터뜨렸다. 11년간 '혈맹'과 같은 관계를 유지해 온 사이인데 끝마무리가 너무 헐겁고 싱겁다.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속이 상하지 않을 수 없다. 전지현 쪽에서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지현은 엘라스틴 광고를 그만둠으로써 '잘 나가는 여배우'의 표상과도 같은 화장품/미용 CF와 아예 담을 쌓게 됐다. 한 때 수 십개가 넘는 CF를 찍으며 당대 최고의 CF 퀸으로 이름을 떨치던 전지현이 세월의 흐름에 휩쓸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엘라스틴과 전지현의 '결별'은 한 때 광고계를 주름 잡았던 '태혜지(태희-혜교-지현이) 시대'의 완전한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에 이르러 우리나라 대표적인 CF들은 전지현, 김태희, 송혜교의 독무대였다. 이 세 여배우는 화장품, 의류, 통신, 아파트, 가전 등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CF들을 독식하다시피 하며 CF계를 삼등분했다. 그 중에서 전지현의 활약은 압도적이었으며, 적어도 2000년대 중반까지 광고계에서 전지현의 위상은 굳건하다못해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듯 보였다.


그런데 2000년대 후반들어 '태혜지 시대'는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민아 같은 다크호스가 나타나 판을 흔들기 시작하더니 '피겨 여왕' 김연아가 각종 CF를 섭렵하며 광고모델 선호도 1순위로 올라선 것이다. 태혜지 체제의 상품성이 근간부터 의심 받으면서 태혜지의 '10년 천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더 이상 안일한 자세로 CF만 찍어서는 승부가 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상품성 제고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이 상품성 제고에 가장 먼저 성공을 거둔 이가 바로 김태희다. 김태희는 [아이리스][마이 프린세스] 등을 통해 대중성을 확인시키며 CF 쪽에서도 흔들림 없는 인기를 입증했다. 김태희가 여전히 CF 업계 1순위 모델로 손꼽히는 이유다. 송혜교 역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의류, 화장품 광고를 꽉 잡고 놓지 않고 있다.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 출연 뿐 아니라 이정향 감독의 [오늘], 강동원과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카멜리아] 등에 출연하며 영화배우로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것 또한 가산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전지현만큼은 예외가 됐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핸드폰 도청 파문으로 구설수에 오른 뒤 광고 모델 선호도 TOP 10에 제외되는 등 부침을 겪기 시작한 그녀는 영화의 흥행 실패, 헐리우드 진출 실패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줄줄이 CF에서 퇴출됐다. 2011년 들어 전지현이 광고하고 있는 CF는 단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서 20살 때 만나 11년간 한결같이 함께한 엘라스틴이 떨어져 나간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광고 퀸이었던 그녀에겐 상당히 충격적인 성적표다.


최근 전지현의 모델료가 김태희-송혜교와 달리 많이 낮아진 것 역시 눈여겨 볼만 하다. 그녀는 올해 새로운 CF를 계약하면서 6개월 단발에 예전보다 값을 많이 낮춘 출연료를 받아들였다. 웬만한 톱스타 광고 모델들이 1년 장기계약 아니면 CF 출연을 하지 않는 것과는 상반된 처사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전지현이 요즘 '헝그리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말은 곧 그녀의 상품성이 많이 떨어졌단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다.


전지현의 몰락은 '태혜지 시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면이 됐다. 더 이상 광고계는 김태희-송혜교-전지현의 삼분천하가 아니란 이야기다.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김태희와 알짜배기 광고를 놓치지 않는 송혜교는 전지현 대신 새로운 '경쟁자'들과 다투고 있다. 신민아부터 김연아, 아이유에 이르기까지 신진 세력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지현만이 '나홀로 퇴장' 하고 있는 격이다.


전지현의 패착은 배우로서 제대로 된 커리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데 있다. 김태희, 송혜교는 나름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인정받는 과정에 서 있었다. 이것이 대중에겐 호감으로 작용했고, 대중성을 유지하는 근간이 됐다. 그런데 전지현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영화의 흥행 실패도 타격이 컸고, 연기자로서 별다른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대중은 전지현에게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데 전지현은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엽기적인 그녀] 하나로 버티기엔 11년의 세월이 너무 길었다.


결국 결론은 하나다. 전지현이 다시금 광고계에 금의환향 하기 위해선 배우로서 먼저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전지현은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과 영화 촬영에 임하고 있다. 항간에 들리는 소문으론 전지현이 '이를 갈고' 영화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녀 역시 지금의 위기를 직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해 영화배우로서 색다른 비전을 관객에게 제시한다면, 전지현의 광고계 컴백 역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전지현에게 엘라스틴과의 결별은 어떤 식으로든 큰 상처다. 그녀는 과연 이 상처를 잘 극복하고 영화배우로서, 또한 광고모델로서 예전의 상품성과 가치를 충분히 회복해 낼 수 있을까. 무너져 가는 '태혜지 시대' 속에서 전지현의 비전은 과연 무엇인가. 그녀는 과연 '태혜지 시대'의 리더로서 자존심을 지켜낼 것인가. 우리는 이제 전지현의 '다음 행보'에 주목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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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생. 이제 겨우 24살. 정말 새파랗게 어린 나이다.


어떤 이는 대학교를 다니고, 어떤 이는 군대에 있을 이 나이에 '최다니엘' 이라는 스타는 연기를 시작했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 시켜줄만한 놀라운 캐릭터를, 자신의 능력을 떨쳐 보일만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면서 말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TV 속에서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이 어린 배우의 멋진 '연기' 를 즐겁게 감상하고 있다.





멋진 배우, 최다니엘


최다니엘은 일명 '되고송' 스타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케이스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표정과 익살스러운 연기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 CF 하나로 그는 4년간의 무명생활을 딛고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18살 CF 출연을 계기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은지 약 5년만에 처음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최다니엘이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입증 시킨 것은 역시 송혜교, 현빈 주연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출연 하면서 부터 였다.



[그사세] 를 본 사람에게 "미친 양언니" 로 더 유명한 최다니엘은 비로소 [그사세] 를 통해 내재되어 있던 재능을 마음껏 발산했다.


[그사세] 에서 양수경이라는 캐릭터는 유일무이한 '슈퍼 캐릭터' 다. 단순하고, 직설적이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양수경은 다소 산만하고 정신 사납기는해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귀염둥이다. 그런 측면에서 공중파 드라마에 비중 있는 역할을 처음 맡아 보는 최다니엘에게 양수경이라는 캐릭터를 준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양수경은 준영과 지오 다음으로 비중있는 조연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다니엘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주변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능글능글한 표정과 신인 답지 않은 연기력, 보는 사람까지 즐겁게 하는 장난스러움은 마치 최다니엘이 양수경 자체인 것 마냥 자연스러웠다. '되고송' 으로 대표되는 CF 스타의 꼬리표를 말끔히 떼어버리는 성공적인 데뷔였다. 한 두편의 드라마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것을 제외한다면 처녀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그사세] 에서 최다니엘은 송혜교, 현빈에 뒤지지 않는 녹록치 않은 연기력을 자랑했다.


특히 최다니엘은 거의 40년 선배인 배우 윤여정과 호흡을 맞추는 씬이 유난히도 많았는데, 이 또한 무난하게 잘 넘어간 편이었다. 후배의 연기력에 대해 가감없이 냉혹한 평가를 내리는 윤여정이 최다니엘을 두고 "양동근이를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 약간 설익었는데도 이 정도인데 농익으면 얼마나 더 클 수 있을지 궁금하다." 는 극찬을 할 정도라면, 최다니엘이 품고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무한하다는 의미다.





[그사세] 를 만나며 배우 인생의 첫 번째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뗀 그는 [종합병원2]와 [잘했군 잘했어]를 거쳐 김병욱의 눈에 들면서 [지붕 뚫고 하이킥] 의 '지훈' 역으로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트콤에서 그는 [그사세] 로 강하게 박혀있는 가볍고 튀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며 확실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의 최다니엘은 그 어떤 배우보다도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짧은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기력은 삶의 결을 그대로 캐릭터에 입혀 놓은 듯한 자연스러움과 개성을 뽐내고 있다. 그의 연기는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확고한 자기 정체성의 일면이 드러난다.


[그사세]의 '미친 양언니' 에만 머물러 있기에는 너무 아까웠고, 그래서 더 노력했으면 했던 최다니엘이라는 배우는 [지붕 뚫고 하이킥] 을 통해 사람들에게 각인 되어 있던 자신의 한계와 이미지를 모두 깨고 나왔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배우로서 더욱 성장하는 것, 청춘스타가 아닌 영원한 배우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이다. [지붕 뚫고 하이킥] 에서 최다니엘의 존재는 분명 빛나는 '보석' 이다.


때로는 모범생 같고, 때로는 양아치 같은 양면성을 가진 이 배우가 [지붕 뚫고 하이킥] 을 시작으로 자신의 재능을 만천하에 떨쳐 보이기를, 그의 바람처럼 대중을 즐겁게 행복하게 해주는 영원한 광대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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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연예가 섹션이 준비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00선' 2편이다.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00선' 1편에 이어 <한밤의 연예가 섹션>이 선정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00선' 2편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있을까?



여러분들이 생각한 드라마가 있는지 확인하시면서 읽어보시길.



11. 별은 내 가슴에


1997년 3월 10일부터 1997년 4월 29일까지 방영. 이진석 연출, 김기호-이선미 극본. 최진실, 안재욱, 차인표 주연.


열한 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별은 내 가슴에] 다.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MBC 미니시리즈의 상징이 됐던 [별은 내 가슴에] 는 최진실 표 트렌디 드라마의 정점을 이룬 작품이기도 하다. 그 해 최진실은 이 작품으로 인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고, MBC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최진실 뿐 아니라 드라마 자체가 워낙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테리우스' 안재욱이 스타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캔디형 드라마가 봇물 터지듯 제작, 기획 되는 기현상도 일어났었다. 아직까지도 최진실과 안재욱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별은 내 가슴에] 가 나올 정도인 것을 보면 이 드라마가 얼마나 높은 인기를 얻었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12. 미스터 Q



 
1998년 5월 20일부터 1998년 7월 16일까지 방영. 장기홍 연출, 이희명 극본. 김희선, 김민종 주연.


열두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SBS [미스터 Q] 다. [컬러][프로포즈] 등으로 최진실에 이어 대한민국 신세대의 상징이 됐던 김희선이 터뜨린 초 대박작으로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김희선은 이 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김희선 시대' 를 개막했다. 향후 3~4년간 대한민국 연예계는 'Only 김희선' 으로 점철된다.


[미스터 Q] 는 개발과 사람들이 고군분투 하는 에피소드를 통해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을 절묘하게 포착했다는 호평을 들었다. 단순한 선악구도와 극명한 인간군상의 대립이 비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트렌디 드라마의 특성 상 이 정도면 아주 잘 만들어 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3. 목욕탕집 남자들




1995년 11월 18일부터 1996년 9월 1일까지 방영. 정을영 연출, 김수현 극본. 이순재, 강부자 주연.


열 세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KBS [목욕탕집 남자들] 이다. [사랑이 뭐길래] 로 대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수현의 KBS 진출작으로서 초반 [사랑이 뭐길래] 와 구성이 비슷하다는 비판을 극복하고 KBS 주말드라마의 전성시대를 연 작품이다. 이순재, 강부자를 비롯한 중견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김희선, 김호진 등 신세대 스타들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부자는 이 드라마로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이 드라마에서 둘째 며느리로 출연했던 윤여정은 왕비병 걸린 아줌마 캐릭터를 절묘하게 소화해내며 제 2의 전성기를 열었고, 장용이 쓸쓸할 때마다 불렀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는 각종 가요 프로그램 순위권 차트를 휩쓸며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우리집에 놀러와요~우리 집~" 으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의 메인 OST 역시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14. 그대 그리고 나




1997년 10월 11일부터 1998년 4월 26일까지 방영. 최종수 연출, 김정수 극본. 최불암, 최진실 주연.


열 네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그대 그리고 나] 다. 최고 시청률 62.4%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몰이를 했던 [그대 그리고 나] 는 MBC 주말드라마의 건재함을 알리는 동시에 MBC 사단이라고 불리는 최불암, 김혜자, 양택조, 박원숙, 이경진, 최진실, 박상원, 차인표, 김지영, 송승헌 등이 총출동 해 화제를 모았다. 최진실은 이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그대 그리고 나] 는 훈훈한 가족애와 서로를 보다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요즘 유행하는 '막장 요소' 하나 없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점에서 수작 중의 수작이라 평가할만 한 작품이다. 최불암-박원숙-이경진-양택조가 이뤄낸 사각관계는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고, 대가족에 시집간 며느리 최진실의 모습은 당시 여성들의 삶을 절묘하게 포착하며 공감대를 얻어내기도 했다.


15. 장희빈




1995년 2월 20일부터 1995년 9월 26일까지 방영. 이종수 연출, 임충 극본. 정선경, 김원희, 임호 주연.


열 다섯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SBS [장희빈] 이다. SBS가 개국 이후에 처음으로 만든 사극으로, 당시 '엉덩이가 예쁜 여자' 로 이름을 날리던 정선경이 처음으로 TV에 진출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털털하고 선머슴 같았던 김원희가 인현왕후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했고 임호 역시 좋은 연기를 펼치며 지금까지 '왕 전문 배우' 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장희빈은 아직까지도 매력적인 사극 소재로 남아있는데 최근 이병훈 감독이 숙빈 최씨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 [동이] 를 만든다고 하여 장희빈을 누가 연기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왕조 실록에서는 장희빈을 두고 "장희빈(嬪). 아명은 옥정, 본관은 인동. 효종 10년인 기해년 9월 19일, 한미한 중인이며 역관인 장형의 딸로 태어났다. 보잘것 없는 신분에서 몸을 일으켜 만민의 어미요, 지존의 짝인 왕비의 자리에까지 올랐었으나 인현왕후가 세상을 떠난 해, 숙종 27년 10월 10일 왕비를 저주한 죄로 자진하여 죽으니 그 때 장희빈의 나이 마흔셋이었다." 라고 적고 있다.


16. 여인천하




2001년 2월 5일부터 2002년 7월 22일까지 방영. 김재형 연출, 유동윤 극본. 강수연, 전인화, 도지원 주연.


열 여섯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SBS [여인천하] 다.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 뿐 아니라 "뭬야?" "니년이 정녕 단매에 죽고 싶은 것이더냐?" 같은 유행어도 만들어 낸 작품이다. 워낙 높은 인기탓에 패러디도 많았고, 화제성도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수연과 전인화는 이 드라마로 그 해 SBS 연기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허나 이 작품에서 더욱 빛났던 사람은 강수연과 전인화가 아니라 '경빈 박씨' 를 소름끼치게 연기했던 도지원이라고 할 것이다. 지나치게 연장 방송을 하는 탓에 경쟁작에게 뒷덜미를 잡힐뻔한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도지원이 연기했던 경빈 박씨의 죽음으로 인해 시청자 층을 결집했던 [여인천하] 는 끝날때까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며 순항했다.



17. 다모




2003년 7월 28일부터 2003년 9월 9일까지 방영. 이재규 연출, 정형수 극본. 하지원, 이서진 주연.


열 일곱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다모]] 다. 본격적인 드라마 '폐인' 시대를 만들었던 [다모] 는 서정적인 스토리 라인과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작품으로 기억된다. 상당히 독특한 감성을 지닌 작품이라 세상이 뒤집어 질 만한 시청률을 내지는 못했지만 탄탄한 매니아 층을 중심으로 그 해 MBC 드라마 중 [대장금] 과 함께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았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라는 대사는 아직까지도 명 대사로 손 꼽힐 정도로 [다모] 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으며, 이명세의 영화 [형사] 는 이 드라마에서 모티브를 따 제작됐다. 시청률과 상관 없이 매니아 층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인지 DVD 판매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갖가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8. 네 멋대로 해라




2002년 7월 3일부터 2002년 9월 5일까지 방영. 박성수 연출, 인정옥 극본. 양동근, 이나영 주연.


열 여덟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네 멋대로 해라] 다. 오랜 기간 히트작을 배출했던 박성수 감독과 독특한 감수성으로 무장한 작가 인정옥이 만들어 낸 걸작으로 탄탄한 마니아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아주 괜찮은 작품으로 꼽힐 정도로 작품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네 멋대로 해라] 에서 박성수 PD는 기존 양동근, 이나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전복시킴으로써 그들을 진정한 배우로 완성시켰다. 코믹했던 양동근에게는 진지함과 우울함이라는 극단적 감정을 뽑아냈고, CF로 형상화 되어있던 이나영에게는 지극히 인간미 있는 캐릭터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 가 지금까지도 걸출한 작품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데에는 배우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박성수의 창조성과 그 이면을 제대로 살려낸 노련함에 힘입은 바 컸다.


 
19. 꽃보다 아름다워




2004년 1월 1일부터 2004년 4월 14일까지 방영.
 김철규 연출, 노희경 극본. 고두심, 주현, 배종옥 주연.


열 아홈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KBS [꽃보다 아름다워] 다. 고두심의 명품 연기가 빛을 발했던 이 작품은 시청률로 재단할 수 없을만큼 가슴 뭉클한 감동과 훈훈한 인간미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서민들의 애환과 삶의 결을 절묘하게 포착하며 TV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네 삶' 을 이야기 했던 [꽃보다 아름다워] 는 진정 이 시대 드라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보여준 작품이다.


특히 이 드라마로 KBS 연기대상을 받은 고두심의 위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빠의 학업일을 돕는다는 핑계로 제주도에서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온 한 소녀는 이제 대한민국 대표 어머니로,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사람들에게 기억된다. [전원일기] 에서 김혜자를 끔찍이도 모시던 고두심은 세월이 지나 [목욕탕집 남자들] 에서 세 딸을 거느린 어머니가 됐고, 결국엔 [꽃 보다 아름다워] 에서 가슴에 빨간 약을 바르는 희생과 인고의 어머니가 됐다. 마치 한 여성의 성장기를 보는 것처럼 고두심은 그렇게 진짜 엄마가 됐다.


방송 3사에서 모두 연기대상을 받은 유일무이한 배우이자 [한강수 타령] 과 [꽃 보다 아름다워] 로 두 방송사에서 동시에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켰던 고두심의 업적은 그대로 한국에서 여배우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예가 됐다. 고두심은 '배우 고두심' 이기 때문에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고 끝끝내 배우로 남아있었기에 사람들의 추앙을 받았다. 그것은 몇 몇 작품의 실패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고두심의 존재감이다.



20. 그들이 사는 세상




2008년 10월 27일부터 2008년 12월 16일까지 방영. 표민수 연출, 노희경 극본. 송혜교, 현빈 주연.


스무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KBS [그들이 사는 세상] 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개인적으로 매우 특별하게 기억되는 작품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끝날 때까지 5~6%의 시청률만을 맴돈, 전형적으로 '실패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드라마를 둘러 싼 찬사는 끊이지 않는다. 마치 공식같다. 아니, 편견이라고 해야할까. '노희경 드라마는 재미 없는 드라마, 노희경 드라마는 시청률 안 나오는 드라마, 하지만 노희경 드라마는 정말 잘 만든 드라마' 라는 것이.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충분히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이야기 진행이 다소 빨랐고, 등장인물이 많아서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 돌아갔긴 했지만 중심은 제대로 잡혀있었다. 배경과 캐릭터가 확실하고 스토리의 생동가도 박수 칠 만 하다. 여기에 인간의 성장과 사랑이 동시에 담겨있으며, 갈등과 눈물조차도 한 순간 지나가는 고뇌까지도 이야기한다. 첫사랑의 달콤함과 농익은 사랑의 완숙함이, 상대방을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느껴지는 드라마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그러나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예사 트렌디 드라마가 품어내는 보편성, 드라마 얼개가 지니고 있는 상투성과 통속성을 배반했다. "통속, 신파, 유치찬란" 한 트렌디 드라마의 '트렌디함' 을 부정한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사실 겉으로만 트렌디 드라마였을 뿐, 속으로는 여전히 삶을 관조하는 노희경 특유의 색깔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렇기에 [그들이 사는 세상] 이 이만큼 잘 만들어진 것도 노희경 덕택이지만, 이만큼 시청률이 안 나오는 것도 노희경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사실 예사 작가들이 썼다면 훨씬 시청률이 잘 나왔을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도가 텄다시피한 송혜교에게 [풀하우스] 만큼의 캐릭터와 에피소드만 주었어도 기본이 20~30%은 금방일테니까. 다만, 그러했다면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캐릭터 하나하나를 보듬고 어루만지며 삶의 결을 녹여내는 드라마로 남아 있지는 못했을 것읻. 그래서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저주 받은 걸작' 이다. 노희경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명품과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지만 결코 그에 상응하는 시청률은 기록하지 못하는, '노희경 드라마' 라는 이름의 걸작말이다. 


노희경 같은 작가는 한국 드라마계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다. 그녀의 존재야말로 시청률로 가늠되지 않는 드라마적 감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상징적 표상이기 때문이다. 허나, [그사세] 로 시작 되었을 법한 '노희경' 과 '대중' 과의 화해는 어서 빨리 이루어졌으면 한다. 무거운 주제의식과 삶에 대한 관망을 그대로 드라마에 드러내기 보다는 에둘러 표현하는 영악함을 노희경에게 기대하는 것은 스스로 "고지식한 사람" 이라는 그녀에게 너무 과한 부탁일까.


아울러 현빈-송혜교 커플의 열애설로 다시 한 번 주목받은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재평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노희경이라는 작가가 얼마나 재미난 작가인지를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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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의 연예가 섹션>이 선정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00선' 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있을까?


그 속으로 고고고!


고고씽~~~!!!!!!!!



1. 여명의 눈동자



1991년 10월 7일부터 1992년 1월 16일까지 방영. 김종학 연출, 송지나 극본. 최재성, 채시라, 박상원 주연.


첫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3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다. 이제는 거장을 넘어 명장 소리까지 듣고 있는 김종학 감독과 스케일이 큰 드라마를 잘 쓰는 송지나가 힘을 합쳐 만든 작품으로 당시 총제작비 72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화제가 됐다. 김종학 특유의 강단이 보이는 대목으로 "대한민국 블록버스터 드라마는 [여명의 눈동자] 부터 시작됐다." 는 평가도 있다.


최재성과 채시라의 애절한 러브스토리와 아직까지도 가장 아름다운 키스씬으로 손꼽히는 그들의 키스씬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1992년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 작품상, 남녀 연기상, 인기상, 감독상 등을 타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 모래시계


1995년 1월 10일부터 1995년 2월 16일까지 방영. 김종학 연출, 송지나 극본.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 주연.


두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역시 김종학 사단이 만든 드라마인 SBS [모래시계] 다. 격동의 한국사를 각각 세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조명했던 이 드라마는 [여명의 눈동자] 신화를 일궈냈던 김종학-송지나 콤비의 초대박 히트작이라 더더욱 의미가 깊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파격적으로 편성되어 방송 내내 평균 시청률 45.3% 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했고, 당시에는 '귀가시계' 로 불리기도 했다.


이 드라마에서 최민수의 강렬한 연기는 시청자들을 크게 열광케 했는데 특히 "지금 나 떨고 있니?" 라는 대사는 아직까지도 최민수의 상징이 될만큼 강렬한 것이었다. 이 드라마 하나로 최민수, 박상원 뿐 아니라 고현정이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급부상했고 고현정의 보디가드 역할을 했던 이정재 또한 스타덤에 올랐다.



3. 사랑이 뭐길래


1991년 11월 23일부터 1992년 5월 31일까지 방영. 박철 연출, 김수현 극본. 이순재, 김혜자, 최민수, 하희라 주연.


세 번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사랑이 뭐길래] 다. 최고 시청률 64%, 평균 시청률 59.6%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전체를 '대발이 신드롬' 으로 몰아넣었던 [사랑이 뭐길래] 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다시는 깨지지 못할 기록" 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MBC 주말드라마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당시 워낙 높은 인기 탓에 "[사랑이 뭐길래] 가 방영되면 수돗물 사용량이 줄어들고, 거리가 한산해진다." 는 풍문이 나돌 정도였고 김혜자가 즐겨 불렀던 노래 '타타타' 는 하루아침에 무명가수였던 김국환을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로 탄생시켰다. 1992년 김혜자는 이 드라마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고 이순재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국회에 진출,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4. 질투


1992년 6월 1일부터 1992년 7월 21일까지 방영. 이승렬 연출, 최연지 극본. 최수종, 최진실 주연.


네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질투] 다. 1992년 방영 당시 트렌디 드라마 붐을 일으키며 한국 최초의 트렌디 드라마로 인기몰이를 했던 [질투] 는 젊은이들의 패션과 풍속, 문화 등을 가감없이 드라마에 담아내며 이른바 '신세대' 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최진실은 대한민국의 가장 귀엽고 예쁜 여배우로 격상했다.


동명의 OST가 인기를 끌고, 최진실의 패션 하나하나가 모방의 대상이 되었으며, 50%가 넘는 시청률로 대한민국 전체를 흥분의 도가니로 빠뜨렸던 드라마 [질투] 는 경쾌한 작품 터치로 이 후 수많은 트렌디 드라마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했다. 여전히 인상 깊은 [질투] 의 엔딩씬은 당시에도 파격적이었지만 지금 봐도 상당히 신선하다.


 
5. 토마토


1999년 4월 21일부터 1999년 6월 10일까지 방영. 장기홍 연출, 이희명 극본. 김희선, 김석훈 주연.


다시 보고 싶은 다섯번째 드라마는 SBS [토마토] 다. 김희선 표 트렌디 드라마의 '절정' 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토마토] 는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 뿐 아니라 드라마 한편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 작품이다. 김희선이 90년대 후반 가장 '핫' 한 스타였던 까닭에는 그녀 자체의 매력도 매력이었지만, 그녀가 출연한 작품에 힘입은 바 컸다.


김희선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사이에 김희선 머리띠, 김희선 요요 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드라마에서 김희선이 입고 나온 옷은 하루만에 백화점, 동대문 할 것 없이 매진 현상을 기록해 당시 한국 사회를 연구했던 사람들이 김희선 신드롬의 실체와 그 영향력을 분석하느라 분주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6. 허준



1999년 11월 29일부터 2000년 6월 27일까지 방영. 이병훈 연출, 최완규 극본. 전광렬, 황수정 주연.


여섯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허준] 이다.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 을 원작으로 드라마화 됐던 이 작품은 당시 사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피디한 전개와 강렬한 OST, 고어체를 완전히 버린 현대적 감각의 사극으로 재창조 되어 이병훈 표 민중사극의 첫 장을 열었다. [조선왕조 500년] 이 후 MBC 데스크에서 일하던 이병훈 감독의 첫 번째 복귀작이기도 하다


최고시청률 63.5%라는 어마어마한 기록 뿐 아니라 2000년 이 후 방송된 드라마 중 평균시청률 53%로 굳건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전광렬은 2000년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밀레니엄을 맞았으며 오랜 무명생활을 겪고 있던 황수정이 청순미를 앞세운 '예진아씨' 로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허준의 인기를 연출을 맡았던 이병훈 감독은 자신의 저서 "꿈의 왕국을 세워라" 에서 이렇게 회고한다.


"나주에서 왔다는 신사복 차림의 남자들은 허준 어머니가 과로에 시달리는 아들에게 배즘에 꿀을 섞어 마시면 몸에 좋다고 말한 것 때문에 주문이 늘어 감사하다며 배와 배즙 수십 상자를 전해주기도 했다. 사실, [허준]으로 주가가 오른 것은 배즙뿐만이 아니었다. 허준이 돌림병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 매실로 약재를 만들어 먹이는 장면이 방영된 후 매실을 찾는 사람이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7. 가을동화


2000년 9월 18일부터 2000년 11월 7일까지 방영. 윤석호 연출, 오수연 극본. 송승헌, 송혜교, 원빈 주연.


일곱 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KBS [가을동화] 다. 윤석호 감독의 계절 4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기도 한 [가을동화] 는 이복 남매의 애절한 러브스토리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대사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생의 비밀, 사각관계 등 진부한 소재가 차용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정적인 스토리 라인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트렌디 드라마의 새 장을 열었다" 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 "얼마면 돼, 얼마면 되는데?" 등의 대사는 아직까지도 [가을동화] 를 상징하는 명대사로 손꼽힌다. [순풍 산부인과] 에서 코믹 이미지가 강했던 송혜교는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던 [가을동화] 에서 무난한 멜로 연기를 펼치며 향후 한국 드라마를 움직이는 톱스타로 발돋움했고, 송혜교의 아역이었던 문근영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8. 대장금



2003년 9월 15일부터 2004년 3월 30일까지 방영. 이병훈 연출, 김영현 극본. 이영애, 지진희 주연.


여덟 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대장금] 이다. [허준] 으로 민중사극의 전열을 가다듬었던 이병훈 감독이 만든 초대박 흥행작으로 대한민국 뿐 아니라 범 아시아에서 모두 엄청난 흥행을 했다. 톱스타 이영애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고, RPG식 스토리 전개 역시 향후 만들어지는 사극들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시청률 역시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대장금] 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병훈 감독은 대장금의 주연을 맡았던 이영애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이영애는 [대장금] 에 자신의 연기 인생을 건 것 같았다. 아마 이영애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장금이 역을 맡았다면 그런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이영애는 자신만 생각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선후배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인간이었다. 그녀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침에 나오면 방긋방긋 웃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녀의 웃음 하나로 촬영장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이러니 배우든 스태프든 이영애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역시 한류스타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닌가 보다.



9. 내 이름은 김삼순


2005년 6월 1일부터 2005년 7월 21일까지 방영. 김윤철 연출, 김도우 극본. 김선아, 현빈 주연.


아홉 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내 이름은 김삼순] 이다. '삼순이 신드롬' 이 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 드라마는 '신데렐라 컴플렉스' 를 적절히 자극하면서도 30대 여성의 삶을 절묘하게 포착해 흥행성 뿐 아니라 작품성 면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2005년 최고 시청률인 50.5%를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김삼순 역할을 맡았던 김선아는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갈고 닦았던 내공을 유감없이 펼쳐내며 농익은 코믹 연기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였고 그 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외에도 현빈과 다니엘 헤니가 일약 여성들의 로망으로 떠올랐고, 샤크라 출신 정려원이 연기자로 안착하기도 했다.



10. M 


1994년 8월 1일부터 1994년 8월 30일까지 방영. 정세호 연출, 이홍구 극본. 심은하 주연.


열 번째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는 MBC [M] 이다. 역대 공포드라마라고 한다면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한 마디로 센세이셔널한 작품이고, [전설의 고향] 풍의 한국적 공포 드라마의 원형에서 탈피하여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공포 드라마의 새장을 연 작품이기 때문이다. 50%가 넘는 시청률은 [M] 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고 [M] 이 방송될 때에는 동네가 모두 숨을 죽일 정도로 시청자들의 대단한 관심을 받았다.


[마지막 승부] 에서 청순한 매력을 뽐냈던 심은하는 [M]에 출연하면서 야누스적 매력을 뽐내며 능력 있는 연기자로 사람들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갔고 이창훈, 김지수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 역시 [M] 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행운을 맛봤다. 지금까지도 갑자기 시퍼래지는 심은하의 눈 색깔과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인구에 회자되는 것을 보면 [M] 이 얼마나 놀라웠던 작품인지 깨닫게 된다.


어떤 이에게 드라마는 '추억' 이다.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었던 기억은 그 순간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이 중에서 과연 몇 편의 드라마를 보며 추억을 만드셨는지. 별 것 아닌 글이지만 예전 기억을 더듬으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드렸길 바란다.

-한밤의 연예가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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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현빈 커플의 열애설을 축포 터뜨리 듯 터뜨린 스포츠서울이 자화자찬하며 축배를 들고 있다.


스스로 "아름다운 한류스타 커플의 러브스토리" 를 예쁘게 보도했다고 만족하고 있는 모습까진 참을만하다.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 "장쯔이의 해변사진 같은 특종을 하고 싶다. 아름다운 열애도 나쁘지 않지만..." 이라는 대목에선 실소가 나온다.


그들이 스타들을 대하는 천박한 태도가, 우리나라 연예기자들의 창피한 '수준' 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연예인의 소소한 생활사까지 알고 싶은게 팬들의 심리다. 하지만 연예인들도 '사생활'이라는 게 있다. 서로 공개적으로 밝히고 사귀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그 둘의 뒤를 쫓아 주차장을 차로 몇바퀴 돌았나까지 세어가면서 그들의 뒤를 밟는 것은 엄연한 개인사 침해다. "송혜교랑 현빈이랑 사귀는거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됐냐?" 라고 해도 이런식으로 강제 공개시키는게 정당화 될 순 없다.


게다가 스포츠 서울은  "혹자는 사생활 침해가 아니냐고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스타는 팬들의 인기를 이용해서는 안됩니다. 팬들의 사랑으로 한 해에 수억, 수십억을 벌죠. 그렇다면 사생활은 팬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인기를 이용해 수많은 것을 얻습니다. 그러면서 내 개인 생활은 공개되기도 싫다? 그건 도둑놈 심보입니다. 인기가 없다면 관심의 대상도 아닙니다. 인기를 포기하고, 스타의 자리를 내놓은 다음 사생활을 즐기시던지 아니면 대중의 관심을 고마워하며 사생활을 감수하고 스타의 지위를 누리십시요." 라며 애정(?)이 담긴 충고까지 했다.


기가 막히는 노릇이다. 그들이 수억, 수십억을 번다고 왜 그 대가를 사생활로 돌려줘야 하나? 그들이 대중에게 진정으로 돌려줘야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 아니라 좋은 작품, 좋은 노래, 좋은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사생활 공간이 침해받는 것 까지 용납된다면 한국에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터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되서 스타들이 항상 '감시'를 받기라도 해야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들이 유명세를 이용해 그만큼 부를 누리고 사니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한다면 대체 좁은 한국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사생활이 없다면 그건 인간도 아니다. 연예인으로 사는 대신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마저 포기하라고? 이런 논리라면 섹스 비디오가 나쁠 건 또 뭔가. 그거 또한 돈 버는 연예인이니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건가?


혹자는 헐리우드 운운하는데 헐리우드와 우리나라 연예계는 비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첫째로는 서양과 동양의 차이가 있고, 개방도의 차이 또한 문제점으로 걸린다. 외국에서야 결별하고 만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섹스비디오가 나오고, 바람을 펴서 이혼을 하더라도 우리만큼 치명타를 입지는 않는다. 오히려 먼로나 힐튼처럼 그 사실을 이용해 유명세를 키우는 경우까지 있다.


그만큼 연예인에 대해서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면 몰라도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연예인의 이혼만 해도 큰 일이고 사귀었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는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 밀게 되어있다. 특히나 여자 연예인 같은 경우에는 열애설 공개 자체만으로도 연예생명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할 정도로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여자에게 더 많은 희생과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오늘날의 한국사회 아닌가.


비단 스포츠 서울 뿐 아니라 대부분의 연예 기자들은 열애를 공개하는 즉시 그들이 언제 '결별' 할 것인가에 대해 촉각을 기울인다. 그리고 인터뷰를 할 때마다 어떻게 데이트를 하는지 서로에 대한 감정은 어떤지 묻고 조금만 꼬투리를 잡혀도 문제를 키운다. 가만히 놔두는 법이 없다. 연예기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칠듯이 행복한 커플의 모습이든가, 혹은 그 행복한 커플이 언제 헤어질 것이며 그 헤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다.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예쁘게 기사로 썼다고? 이거야 말로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열애 공개가 스타들이 정말 '원해서' 인정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강제로 공개됐다면 그 열애설을 터뜨린 사람들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송혜교-현빈 커플이야 스스로 인정했다고 치자. 그러나 그 인정의 과정에 "증거사진을 터뜨리겠다" 는 스포츠 서울의 '반 협박'이 존재했다는 건 삼척동자가 다 안다. 그리고 나선 열애 공개가 나자마자 "현빈-송혜교, 왜 이제 열애설 인정했을까?" 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떴다. 정말 대단하다.


문제는 이런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열애설을 개제한 신문사 측은 이효리, 탑-신민아, 현영-김종민, 아이비등 많은 스타들의 뒤를 캐내어 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을 공개했다. 이 스타들의 열애설을 보도한 언론은 '알권리'라는 말을 들먹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스타들의 개인적인 사생활은 '알권리' 라는 명목으로 치부될 수는 없다. 


마약, 음주운전 등 공익에 반하는 일이야 그들의 인기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마땅히 꾸짖어야 할 부분이다. 허나 열애설 같은 경우 알리고 싶지 않아 비밀 데이트를 하는 모습까지 사진을 찍어 올리는 건 스타들에 대한 배려 따위는 애초부터 없는 매우 예의 없고, 비인간적인 행동이다.


(하긴 예전 손예진에게 파파라치로 신고 당했던 연예부 기자가 올린 글의 일부를 보면 "예진씨, 신경쓰지 말고 즐기세요. 관심없습니다. 우리는 덕분에 그날 이후 최지우 씨 집 앞으로 자리를 옮겼고 최지우 씨가 이진욱 씨를 만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죠.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집 주위에 누구 사시는줄 아시죠? 워낙 유명한 A급 스타가 많아서...손예진 씨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라는 비아냥만 가득하니 그들에게 최소한의 '수준'과 '예의'를 요구하는 자체가 불가능한 일인 듯 하다.)


연애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대중에게 알리느냐 마느냐는 그들이 선택할 문제다. 


여기에 제발 '알권리' 를 갖다 붙이지 마라. 알권리는 이런데다 붙이는 것이 아니다. 연예부 기자들이 파파라치로 살아가고 싶다는데 말리지는 못하겠다. 그것이 돈이 되고, 흥행이 되는 세계가 그 곳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제발 알권리 대신에 그게 '그들이 사는 세상'의 '돈 버는 방법' 이라고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연예인들에게는 그리도 솔직함을 강조하면서 어찌 자신들은 '아름다운 기사' 운운하며 가식과 위선을 떠는지 모르겠다. 


아, 한가지 더. 기자 타이틀 역시 반납 좀 하고 살자. 그들은 기자가 아니라 파파라치다. 최소한의 수준도, 예의도 없는 흥행만을 좇는 파파라치 말이다. 지금도 스타들 집 주변을 서성거리며 차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을 이 시대의 파파라치들이여! 부디 바람대로 장쯔이 해변 사진 같은 사진을 건져서 '대박' 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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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찬란한 유산] 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30%대 시청률에 육박하며 주말 드라마를 장악하며 SBS 주말드라마의 아성을 그대로 잇는 모양새다.


특히 [찬란한 유산] 의 남자 주인공인 이승기는 드라마의 성공과 함께 연예 생활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승기가 현재 걷고 있는 '성공가도' 는 마치 가수 비의 성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잦은 소송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비가 우리나라 최고의 톱스타이자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스타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가 몇 년여만에 방송 시스템 자체를 좌지우지 할 정도의 스타 파워를 가지게 된 것은 그가 활용했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주요하게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비는 [나쁜남자] 로 데뷔하자마자 [강호동의 천생연분] 으로 신고식을 하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고, 곧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 에 출연하며 가수 뿐 아니라 연기자로도 합격점을 받았다. [상두야 학교가자] 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을 때쯤 동시에 발표된 2집 [태양을 피하는 방법] 이 가수 비의 입지를 다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이 후, 드라마 [풀하우스] 와 3집 [It's raining] 으로 대박행진을 이어나간 그는 KBS 가수대상을 수상하며 '월드스타' 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송혜교와 함께 출연했던 드라마 [풀하우스] 의 성공은 비가 한류스타로 성공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지금까지도 비의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풀하우스] 가 꼽힐만큼 비의 성공배경에 [풀하우스] 가 남긴 잔상은 대단한 것이었다.


이처럼 비는 '예능-가수활동-드라마 활동-가수활동-드라마 활동-예능' 의 패턴을 반복하며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렸다. 지금 이승기가 구사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도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비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 [1박 2일] 이라는 대박급 예능에서 입지를 다지고 리메이크 앨범으로 가수 활동에 분기점을 마련한 뒤 [찬란한 유산] 으로 정점을 찍는 식이다.


최근 그가 [1박 2일] 과 [찬란한 유산] 이라는 대박 예능-드라마를 병행하면서 앨범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승기는 어디까지나 가수로 시작해 성공을 거둔 스타이므로 예능과 드라마에서 거둔 성공을 그대로 앨범 활동으로 이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승기의 '야심' 이 발견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승기는 [찬란한 유산] 을 기점으로 '허당' 이라는 착한 이미지 뿐 아니라 '나쁜 남자' 의 이미지까지 어느 정도 덧 입히는데 성공했다. 극단의 양면을 가진 두 가지 이미지를 적절히 혼합함으로써 그가 운영할 수 있는 스타로서의 행동반경도 훨씬 넓어지게 된 셈이다.


과거 비가 [천생연분]-[상두야 학교가자] 로 구축해 놓은 '착한 청년' 이라는 이미지를 [풀하우스] 로 완전히 전복시키며 폭발적인 성공세를 이어나갔음을 사료해 볼 때, 최근 이승기가 구축하는 양면의 이미지와 이것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영리한 처세술은 대중스타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한다.


물론 [찬란한 유산] 이 이승기의 주 소비층인 20~30대보다 30~40대 주부층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다소 아쉽다. 게다가 비의 [풀하우스] 만큼 한류 드라마로 성공할 가능성도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찬란한 유산] 출연을 계기로 이승기가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향후 연예 활동에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승기는 매우 젊은 연예인이다. 그렇기에 보여줄 것도 많고, 해야할 것도 많은 스타다. 넘치는 끼와 재능을 펼치기 위해서는 그것을 발휘할만한 판을 짜야만하고, 판을 짜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하며, 정체하지 않을만한 비전과 성실함도 필요하다. 다행히 이승기는 [1박 2일] 과 [찬란한 유산] 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고 운신의 폭도 확장시키고 있다. 과연 그는 가수와 배우로 가장 크게 성공했다는 '비' 만큼 연예계를 좌지우지하는 빅스타로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은 젊은,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도,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이승기의 건투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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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의 인기가 거세다.


KBS가 맘을 단단히 먹고 홍보를 한 탓인지, 아니면 원작 자체의 파괴력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시청률면에서 상당한 선전을 하고 있다.


1, 2회 모두를 10%대 중반으로 때려 준 [꽃남]은 재방송 시청률까지 15%대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일본을 강타한 [꽃남] 의 저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화려한 캐스팅과 물량공세에도 언제나 약점은 있는 법이다. [꽃남] 의 치명적 약점, 바로 김현중의 어색함이다.




물론 [꽃보다 남자] 를 보는 이유는 사실 주연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을 기대하며 보는 것은 아니다. [꽃보다 남자] 를 보는 이유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순정만화적 감성과 여전히 유효한 흥행코드인 '신데렐라 컴플렉스' 다. 만화적 상상력에 화려한 비쥬얼, 거기에 순정만화적 멜로가 가미 되면서 [꽃보다 남자] 는 다소 유치하고 황당하기는 해도 킬링타임용 하이틴 드라마로 손색이 없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TV로 드라마를 방송할 때는 최소한의 기본 조건을 갖춰야 한다. 작가의 필력, PD의 연출력, 배우의 연기력은 TV 드라마에서 반드시 갖춰야만 하는 필수 조건이다. 이것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드라마는 치명적 한계 혹은 결함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꽃보다 남자] 에서 투 톱 주인공 중 한 명인 '윤지후' 역을 맡고 있는 김현중의 연기력은 두고두고 [꽃남] 이 안고가야 할 십자가다.


단 3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현중의 연기력을 두고 왈가왈부 하는 것이 다소 급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김현중은 연기자로 대중 앞에 서있고,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운명이다. 적어도 오늘 한채영과 김현중과의 멜로신은 맨정신으로 보기에는 손과 발이 오그라 들 정도로 처참했다. 멜로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김현중의 존재감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는 [그들이 사는 세상] 에서 송혜교 연기력 논란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송혜교 연기의 문제는 노희경 드라마에 처음 적응할 때 겪었던 성장통, 즉 '발음' 의 문제였다. 적어도 여러차례 멜로 연기를 소화해 온 송혜교는 적절한 감정선과 포인트 있는 연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현중은 멜로라인의 감정선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도 못한 채 대본만 줄줄 읽어대는 신인 연기자의 전형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하이틴 드라마라고 하지만 감정선 하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연기자의 연기를 보는 것은 대단한 곤욕이다.


김현중이 맡은 '윤지후' 라는 역할은 부드럽고 유연하며 상당히 감성적인 인물이다.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풍부한 감수성과 예민한 감성들이 잘 살아나야만 '윤지후' 라는 역할이 살아날 수 있고, [꽃보다 남자] 를 지탱하는 양대 축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 허나 불행스러운 것은 지금까지의 김현중의 연기에서 윤시후가 가지고 있는 예민함과 풍부한 감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며, 심각한 상황조차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어색함만이 풍겨져 나온다는 것이다.


일례로 12일(월) 방송되었던 [꽃보다 남자] 3회를 보자. [꽃보다 남자] 3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장면은 단연 한채영과 김현중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잔디와의 멜로 구도 형성이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장면에서 김현중은 마치 목석처럼 굳어 있었다. 한 순간 파르르 떨리는 사랑의 감정,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이별의 안타까움은 거세되고 상황과 대사가 김현중의 연기를 지배했다. 연기자가 감정 포인트를 잃어버리게 되자, 그 상황도 재미를 잃어버리게 됐다.


특히 한채영과 김현중이 대사를 주고 받고 키스를 했던 침실씬은 할말이 없을 정도로 형편 없었다. 팽팽한 긴장감과 한순간 풀려 버리는 짜릿한 키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한채영과 김현중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힘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장면에서조차 김현중은 한채영의 페이스에 휘말려 '윤지후' 캐릭터가 가진 매력의 반의 반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연기경험이 많은 한채영이 김현중을 받쳐주지 못했다면 그나마 제대로 된 포인트도 못살릴 뻔한 장면이었다.


방송 2주차로 접어들고 있는 [꽃보다 남자] 는 한채영의 퇴장으로 인해 '이민호-구혜선-김현중' 으로 구성되는 삼각라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허나 김현중의 어색한 미소와 연기가 개선되지 않았을 경우 이민호의 예상 외 선전과 구혜선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꽃보다 남자] 는 정처 없이 표류하게 될 것이다. 원작의 파괴력과 PD의 연출력으로도 커버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고, 김현중의 눈속임 연기에 감정을 이입하는 시청자들도 극히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김현중은 아직 앞길이 창창한 스타다. 끼도 많고, 이번 드라마가 첫 드라마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도 많다. 예전에 포스팅 한 바 있듯이 배우가 온전히 드라마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달은 기다리는 인내심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꽃보다 남자] 는 김현중의 적응과는 상관 없이 그를 전적으로 메인으로 등장시키고 있는 드라마다. 메인이면 메인답게, 주인공이면 주인공답게 성심을 다한 연기를 보여줄 의무가 그에게는 있다.


[꽃보다 남자] 방영 전, 김현중은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과연 그가 하고 있는 노력이 얼마만큼 피나는 것인지는 몰라도 부디 대중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연기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현중의 노력과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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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은 걸작이다.


비단 노희경이라는 작가의 이름값 때문이 아니다. 이 드라마에는 여러가지 인물들의 여러가지 삶이 녹아있다. 삶의 결을 녹여내는 드라마는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은 요지부동이다. 한마디로 노희경 드라마 답게 '마니아 드라마' 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그사세] 는 '저주 받은 걸작' 이다.





드라마와 시청률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그사세] 의 손규호가 시청률에 목을 매다는 것처럼 이 세상 모든 드라마 제작진은 시청률이라는 숫자 놀음에 목숨을 건다. 시청률 잘 나오는 작가, 시청률 잘 나오는 연출가, 시청률 잘 나오는 배우가 대우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시청률 잘 나오던 작가가 어느 순간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게 되면 '쓰레기' 처럼 폐기처분 되는 것도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무지막지한 시장논리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생활이 이제 15년차에 가까워 진 '노희경' 이라는 이름 세글자는 유달리 도드라진다. 그녀의 드라마그래피 중 시청률 잘 나온 드라마는 고작 1~2편 정도, 그것도 세상이 뒤집어지는 30~40%대의 높은 시청률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희경은 여의도가 알아주는 톱클래스 작가다. 김수현, 문영남, 임성한, 최완규, 김정수 등에 이어 원고료도 가장 높다. 여의도를 지배하고 있는 무지막지한 시장의 논리가 오로지 노희경만 피해간 것처럼 보인다.


올해 송혜교와 현빈이라는 톱스타들을 캐스팅하며 화제를 모았던 그녀의 신작 [그들이 사는 세상] 도 종영을 앞둔 이 시점에 5~6% 시청률만을 맴돌고 있다. 그런데도 드라마를 둘러 싼 찬사는 끊이지 않는다. 마치 공식같다. 아니, 편견이라고 해야할까. '노희경 드라마는 재미 없는 드라마, 노희경 드라마는 시청률 안 나오는 드라마, 하지만 노희경 드라마는 정말 잘 만든 드라마' 라는 것이.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충분히 재미있는 드라마다. 이야기 진행이 다소 빠르고, 등장인물이 많아서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 돌아가기는 하지만 중심은 제대로 잡혀있다. 배경과 캐릭터가 확실하고 스토리도 생동감있다. 인간의 성장과 사랑이 동시에 담겨있으며, 갈등과 눈물조차도 한 순간 지나가는 고뇌임을 이야기한다. 첫사랑의 달콤함과 농익은 사랑의 완숙함이, 상대방을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느껴지는 드라마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그러나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예사 트렌디 드라마가 품어내는 보편성, 드라마 얼개가 지니고 있는 상투성과 통속성을 배반했다. "통속, 신파, 유치찬란" 한 트렌디 드라마의 '트렌디함' 을 부정한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사실 겉으로만 트렌디 드라마였을 뿐, 속으로는 여전히 삶을 관조하는 노희경 특유의 색깔이 강하게 남아있다. 그렇기에 [그들이 사는 세상] 이 이만큼 잘 만들어진 것도 노희경 덕택이지만, 이만큼 시청률이 안 나오는 것도 노희경 때문이다.


노희경은 끝끝내 대중과 타협하지 못했다. 과거 그녀의 드라마 대부분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사세] 역시 일부 '마니아' 들을 중심으로 한 자신만의 독자적 영역을 지켜냈다. 이 특유의 자기 정체성은 사실 노희경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노희경 드라마가 전면적으로 부딪힐 수 밖에 없는 한계이기도 하다. '드라마는 대중을 위한 것, 드라마는 전 연령층에게 재밌어야 하는 것, 드라마는 드라마다워야 하는 것' 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노희경 드라마와 절대 어울리지 않는 별개의 것이다.


드라마 작가는 대중의 기호에 영합해서도 안 되지만, 대중의 기호를 배반해서도 안 된다. 그런면에서 노희경 드라마는 드라마를 보는 우리네 보통 '아줌마' 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 드라마다. 한 마디로 우리 시대 TV 주도권을 잡고 있는 일반적인 여성 시청자들의 기호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상 시청률 때문에 고민한다." 는 노희경의 고민은 실상 대중과 타협하지 못하고 공고한 자기 존재의 영역을 고수하고 있는 그녀의 자기 정체성에서부터 출발한다.


드라마에서 통속과 신파는 신물이 날 정도로 지겨운 것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조미료다. 노희경은 이러한 통속과 신파를 자기 색깔로 포장한다. 그러면 그 통속과 신파는 결코 통속과 신파로 비춰지지 않는다. 노희경 드라마의 통속은 사실 통속의 변주라기 보다는 통속의 진화, 다른 말로 풀어하자면 대중이 기대하는 통속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통속이다. 문제는 '통속' 과 '신파' 가 포장되지 않은 날 것으로 등장할 때 훨씬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노희경 드라마의 통속이 대중에게 먹히지 않는 이유이며, 노희경 드라마의 시청률이 5~6%를 기록하는 이유다.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사실 예사 작가들이 썼다면 훨씬 시청률이 잘 나왔을 작품이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도가 텄다시피한 송혜교에게 [풀하우스] 만큼의 캐릭터와 에피소드만 주었어도 기본이 20~30%은 금방일테니까. 다만, 그러했다면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지금과 같이 캐릭터 하나하나를 보듬고 어루만지며 삶의 결을 녹여내는 드라마는 아니었을터다. 그래서 [그들이 사는 세상] 은 '저주 받은 걸작' 이다. 노희경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명품과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지만 결코 그에 상응하는 시청률은 기록하지 못하는, '노희경 드라마' 라는 이름의 걸작말이다. 


노희경 같은 작가는 한국 드라마계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다. 그녀의 존재야말로 시청률로 가늠되지 않는 드라마적 감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상징적 표상이기 때문이다. 허나, [그사세] 로 시작 되었을 법한 '노희경' 과 '대중' 과의 화해는 어서 빨리 이루어졌으면 한다. 무거운 주제의식과 삶에 대한 관망을 그대로 드라마에 드러내기 보다는 에둘러 표현하는 영악함을 노희경에게 기대하는 것은 스스로 "고지식한 사람" 이라는 그녀에게 너무 과한 부탁일까.


드라마의 상투성과 통속성을 부정하기 보다는 '긍정' 하는 차원에서 바라보는 현명함과 '저주 받은 걸작' 과 같은 수식어에서 벗어나 시청률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영리함을 갖춰야 하는 것은 노희경 드라마가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다. 내년이면 작가 인생 15년을 맞이하는 그녀가 보다 진일보 된 모습으로 '노희경이 사는 세상' 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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