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도 다양한 드라마들이 많이 탄생되며 히트작들이 우리를 찾았다. 다른 때 보다 주목할만한 캐릭터들이 대거 쏟아진 해였다. 2016년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며 화제가 되었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누가 주목을 받았는지 알아보았다.

 

 

<시그널> 이재한

 

 

 

 

<시그널>은 올해를 통틀어 드라마 작품상을 받아도 손색없는 작품이다. 과거로 연결되는 무전을 통해 미제사건을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반전과 긴장감은 어떤 드라마도 해내지 못한 영역을 보여준다.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10%가 넘는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열띤 성원을 받은 이 작품은 무게감과 메시지, 그리고 배우의 연기력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이런 소재로 이만한 완성도를 드라마로 보여준 것에 대한 찬사는 입이 아프게 해도 모자르다.

 

 

 

 

모든 캐릭터에 애정이 가지만 그 중에서도 <시그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이재한(조진웅 분)이다. 과거의 형사 역할을 맡아 정의감에 불타는 그의 캐릭터는 드라마 안에서 가장 위테로운 처지에 놓여있으면서도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 그런 그의 활약 덕택에 그 캐릭터를 연기한 조진웅은 가장 섹시한 배우의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그에 대한 호감도 역시수직상승했다. 드라마를 한 번 고사했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 것은 물론이다. 차수연역의 김혜수와 박해영역의 이제훈과의 케미스트리역시 대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키가 된 이재한 형사가 올해의 캐릭터에 빠질 수는 없다. 팬들은 여전히 이 드라마의 시즌2를 오매불망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작품.

 

 


<태양의 후예> 유시진

 

 

 

 

 

2016년의 가장 큰 히트작. 무려 38%의 시청률을 올리며 2016년 최고 시청률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중 <태후>의 남자 주인공이자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유시진을 연기한 송중기였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단숨에 국내 인기가 수직 상승한 것은 물론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며 누구보다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송중기가 연기한 유시진이라는 캐릭터는 해외에 파병되는 군인 대위 역할로서, 정의감과 애국심에 불타는 것은 물론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해는 화법과 화려한 액션까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최적화 된 남주로 활약했다. 작가 ‘김은숙 표’ 남자 주인공의 계보를 이으며 새로운 역사까지 써내려간 유시진의 활약은 그야말로 범접불가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시진의 캐릭터로 군인체 말투가 유행이 되었고 대사들도 화제가 되었다. 같이 출연한 여주인공 강모연 역의 송혜교 역시 호감지수가 함께 상승한 것은 물론이고 작가 김은숙의 주가가 올라간 것은 물론 공동집필한 김원석 작가도 주목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오해영> 오해영

 

 

 

 


tvN <또 오해영>은 애초에 기대작이 아니었지만 10%가 넘는 시청률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었다.  특히 타이틀 롤 오해영 역할을 맡은 서현진은 이 드라마로 데뷔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 오해영은 항상 동명을 가진 ‘예쁜 오해영’과 비교당해 오며 살아온 콤플렉스 덩어리 흙수저다. 사랑에 크게 상처받았지만, 또 다시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큰 공감대 형성에 성공했고 그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오해영 역을 맡은 서현진의 ‘생활 밀착형 연기’는 이 드라마로 빛을 발했으며, 차기작 <낭만닥터>에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되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나갔다. 같이 출연한 박도경 역의 에릭과의 케미스트리도 돋보였다. "빨리좀 들어와 주라, 나 심심하다 진짜” 같은 대사는 유행어로 확대 재상산되며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했다.

 

 

 


<디마프> 노인들

 

 

 


 

대부분 드라마에서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메인이 아닌, 누군가의 부모, 누군가의 할머니 할아버지 등 주변을 맴도는 캐릭터일 뿐이다. 그러나 tvN <디어마이프렌즈>(이하<디마프>)는 이 노인들의 이야기를 메인으로 하여 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편견에 갇힌 노인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이 가진 고민들이 죽음과 맞닿아 있다는 것들을 통하여 드라마는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작가 노희경의 필력이 빛나는 순간이다. (개인적으로 노희경작품은 로맨스보다는 가족과 소외된 계층을 보듬는 소재에서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어루만져진 인생들은 어느하나 불쌍하지 않은 인생이 없고, 처량하지 않은 인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사랑스러운 노인들의 이야기.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바탕이 된 드라마.  그 안에서 노인들의 캐릭터들은 젊은이들 보다 어쩌면 더 매력적이다.  베테랑 연기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복사한듯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W> 강철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드라마 속에서 진짜 만찢남이 등장하자 반응이 뜨거웠다.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로 만화 주인공이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현실화 된다는 설정을 사용하여 호응을 이끌어냈다. 초반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비해 후반부가 다소 아쉬운 지점들이 엿보이지만, 남자주인공 강철의 캐릭터만큼은 주목할만하다.

 

 

 


누군가의 창조물일 뿐이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하는 그의 캐릭터는 확실히 다른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세상이 사실은 누군가의 창착물이었다는 충격을 받는 캐릭터로, 만화를 찢고 나온 만큼 완벽하지만 또 그만큼 약점이 많다. 그로인해 발생되는 긴장감은 상당하다. 드라마 스토리가 설정값을 감당할 만큼의 기지를 조금만 더 발휘했다면 굉장한 명작으로 남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작품.

 

 

 


강철 역할을 맡은 이종석은 이번에도 ‘믿고 보는’ 이종석의 역할을 다 해냈다. 다소 난해한 설정에도 굴하지 않고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새로운 성격의 드라마로서 MBC에서만큼은 올해 가장 주목받아 마땅한 작품으로 꼽힐만 하다.

 

 

 


<38사기동대> 백성일, 양정도

 

 

 


첫 회부터 마지막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는 탁월한 스토리 라인에 OCN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38사기동대>에는 멋진 사기꾼 콤비가 있다. 사기로 감옥에서 출소한 양정도(서인국 분)와 공무원 백성일(마동석 분)이 그들이다.

 

 

 


고액 세금 체납자에게 사기를 쳐서 세금을 걷는다는 설정으로 악인과 선인이 뚜렷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악과 선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러나 악에는 악으로 응징하는 주인공들은 확실히 정의의 사도처럼 보인다. 괜히 착한척 하면서 악인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형식의 답답함보다 그들에게 통쾌한 한방을 선사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대리만족하게 된다.

 

 

 


양정도와 백성일은 그들이 원하는 각기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손을 잡게 된다. 능글맞은 천재 사기꾼 양정도와 세금을 징수해 악인을 처단하고 싶어하는 백성일은 다른듯하지만 서로 호흡이 잘 맞아 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들의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를 보고있노라면 어느새 그들이 위험할 때마다 제발 통쾌한 반전이 있기를 바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 이영

 

 

 


송중기 다음은 박보검이었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영으로 여심 사냥에 나섰다. 세자 캐릭터로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맡아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박보검은 비주얼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차세대 대표 배우로서 주목받았다. 특이한 점은 캐릭터를 넘어서 박보검에 대한 신드롬이 일었다는 점이다. 바른생활과 예의바른 태도로 미담의 주인공으로 자주 거론되는 박보검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그 주가를 더욱 올렸다.

 

 

 


 

캐릭터 자체로는 여타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박보검이라는 배우의 개성과 맞물려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가 되었다.

 

 

 


<질투의 화신> 이화신

 

 

 


다소 뒷통수를 때리는 드라마 <질투의 화신>속 이화신(조정석 분)은 질투로 인해 남성이 어디까지 졸렬해질 수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라니! 이 캐릭터가 보여주는 기지로 만들어지는 웃음은 확실히 비범하다. 자신을 좋아했던 표나리(공효진 분)가 자신의 절친 고정원(고경표 분)과 사랑에 빠지자 질투를 하게 되는 캐릭터로, 자신의 마음을 제때 인정하지도 않고 유방암까지 걸리지만 그 모든 것이 왠지 모르게 매력적이다.

 

 

 


그 역할을 연기한 조정석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코미디부터 진지함 양극단을 오가는 캐릭터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표현한 조정석은 확실히 캐릭터를 살리는데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연기자로 주목할만했다.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표현한 조정석은 2016년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이미지가 소비되기 보다는 오히려 호감도가 증가한 배우로 주가를 올렸다.

 

 

 


<쇼핑왕 루이> 루이

 

 

 


 

‘키우고 싶은 남자’ 루이 (서인국 분)의 매력은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8사기동대>와는 전혀 다른 순수하고 착한 재벌 3세 캐릭터를 연기한 서인국은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주며 '키스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야기가 다소 진해지고 자극적으로 변하는 와중에 순수하고 청량한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는 호응을 얻었고 마침내 낮은 시청률로 시작해 <질투의 화신>을 누르고 깜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루이는 기억 상실증에 걸려 오갈데가 없어 여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에게 얹혀 살며 졸졸 따라다니며 애정을 표현한다. 재벌때 습관이 남아 할줄 아는 것도 없고 매일 사고를 치지만 그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아서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하고 말았다.

 

 

 


<낭만닥터> 김사부

 

 

 


또 의학드라마인가 싶었지만 한석규의 연기력은 명불허전이었다. 게다가 드라마 역시 흥미롭게 전개되며 2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낭만닥터>는 의학드라마에 현재 사회가 가진 문제점들을 녹여 시의성을 담아냈다. 이에 대한 반응역시 긍정적이다.

 

 

 

한석규는 김사부(본명:부용주) 라는 괴짜 의사 역할을 맡았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변방 병원에서 은둔하는 그는, 후배들의 성장과 고군분투를 지켜보며 그들의 스승이 되는 캐릭터다. ‘천재 의사’에서 ‘진정한 스승’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그의 괴팍한 표현하는 한석규의 존재감은 이 드라마 전반을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동주역의 유연석과 윤서정 역의 서현진 역시 호연을 보여주며 이 드라마에는 연기 구멍이 전혀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긴박한 스토리와 캐릭터의 개성으로 이 드라마는 의학 드라마의 성공신화를 다시 한 번 썼다.

 

 

 


하반기 드라마들, 스타작가들의 컴백

 

 

 


 

<푸른바다의 전설> 심청

 

 

 


스타작가들이 컴백하면서 하반기 드라마에 쏟아진 관심역시 대단했다. <푸른바다의 전설>은 <별에서 온 그대>(<이하<별그대>)이후 박지은 작가와 전지현이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전지현은 이 드라마에서 한 사람만 보는 인어 역할을 맡았다. 사실상 드라마에서 전지현은 캐릭터로서는 거의 원맨쇼에 가깝다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인어로서 인간 세상 적응기를 보여주어야하고 뛰어난 비주얼도 보여주어야 한다. 코믹함과 로맨스, 스릴러에까지 모두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소 아쉽다. 전지현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캐릭터의 감옥에 갇힌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별그대>의 천송이처럼 백치미가 넘치지만 그 능동성은 더욱 떨어진다. 남성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운명은 얼핏 로맨틱하지만 그만큼 운신의 폭은 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로 화제성을 모으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인어, 심청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도깨비> 김신

 

 

 


상반기에는 유시진이 있었다면 하반기는 김신이 있다. 김은숙 작가는 하반기에 또한번 흥행의 역사를 썼다. 시청률 추이를 봤을 때, tvN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도깨비>는 벌써부터 인기가 심상치가 않다. 도깨비 김신 역할을 맡은 공유는 이 드라마에서 두말하면 입이 아플만큼 매력적이다. 그 도깨비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스토리라인은 확실히 비범하다. 시종일관 무게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멋있어 보이고 싶어하고 겁을 먹기도 하며 호들갑을 떨고 저승사자와 기싸움을 하는 도깨비는 인간적이면서도 멋있다. 남자 주인공이 어떻게 해야 가장 멋있을지 아는 작가의 획기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수미상관이란 말이 있듯, 올해 드라마 캐릭터는 김은숙 작가로 시작해 김은숙 작가로 끝맺음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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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가 <비밀의 문>이후 2년만에 안방극장 컴백작으로 <달의 연인>후속으로 방영되는 <낭만닥터 김사부>(이하<낭만닥터>)를 선택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낭만닥터>는 의학드라마(의드). 한석규 외에도 유연석, 서현진등 화려한 캐스팅에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또 의드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의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수술의 긴장감과 급박함이 기승전결을 만들기 좋은 소재로 쓰이기 때문에 의사는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직업 1순위에 꼽힌다.

 

 

 

 

 

바로 얼마전만해도 <닥터스> <뷰티풀 마인드>, 동시간대 의드가 함께 방영되기도 했다. <닥터스>처럼 의드의 탈을 쓴 연애물부터 시작해서, 의사가 정치싸움 하는 드라마, 천재 의사가 등장하는 드라마, 의사가 수사하는 드라마, 의사가 타임슬립해 과거로 간 드라마, 의학을 소재로 한 사극 등, 의사의 소재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드가 계속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시청자들이 의드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낭만닥터>의 유인식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기자간담회 인터뷰에서 “<닥터스>와는 다를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잘 만들어진 의학드라마에 시청자들이 한 표를 던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대도 의사는 이제 지겨울 만큼 많이 반복된 소재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낭만닥터>는 캐스팅에서 오는 기대감만큼 하반기의 흥행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식상한 의사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드라마 단골 소재 한 쪽에 의사가 있다면 다른 한 쪽에는 변호사가 있다. 사건을 해결하고 변호를 통해 재판을 승리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여지가 큰 변호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현재 방영중인 <캐리어를 끄는 여자>도 법정물이고, 올해 방송된 미드 리메이크 <굿와이프>역시 법정물이다. 한예슬이 주연으로 출연을 확정한 SBS <피고인>역시 한예슬을 변호사로 내세웠다. 이뿐이 아니다.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선방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박신양 캐스팅에 성공하면서 시즌2 제작에 나섰다.이쯤되면 변호사는 의사 못지 않는 단골소재가 분명하다.

 

 

 

 

 

물론 웰메이드 법정물에서 시청자들의 찬사가 쏟아진 경우는 많았다. 리메이크작이었지만 <굿와이프>역시 잘 만들어진 법정물로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변호사도 의사처럼 너무 다양하게 활용되다보니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나온 변호사들의 형태도 다양하다. 기억을 잃어가는 변호사, 천재 변호사, 까칠한 변호사, 88만원 세대 변호사, 주부 변호사, 의욕만 넘치는 변호사, 변호사 스럽지 않게 후즐근한 변호사 등, 변호사들의 캐릭터 역시 의사만큼이나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

 

 

 

 

 

한국형 수사물로 활용도가 좋은 직업이니만큼, 변호사를 활용한 드라마는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의사 만큼이나 너무 편중되어 있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한국 드라마에는 직업이 변호사나 의사밖에 없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의사와 변호사 보다 심각한 것은 바로 재벌의 활용이다. 일반인이라면 평생 살면서 한 번 말 섞어볼 기회도 가지기 힘든 재벌들은 드라마에서는 예외다. 재벌들은 꼭 재벌이 아닌 사람들과 엮여 로맨스를 꽃피우거나 우정을 나눈다. 생활수준이 급격하게 차이나는 직군의 사람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참으로 쉽게 재벌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쇼핑왕 루이>, <질투의 화신>등 동시간대 경쟁에 놓여있는 작품에 모두 재벌이 등장하고, 최근에 종영한 <함부로 애틋하게>역시 재벌을 떼어 놓고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 신선한 드라마로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인 <W>의 주인공 역시 재벌이었다.

 

 

 

 

 

사극에서도 조선혹은 고려판 재벌이 등장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나 <달의 연인>은 왕족이나 황족이 남자 주인공으로 설정되며 금수저들과의 로맨스를 그리는데 여념이 없다. 사실 돈이 많은 캐릭터는 활용도가 높다. 판타지를 심어주기도 쉽고 어떤 상황에서든 해결사로 사용하기도 쉽다. 악역으로 활용될 때는 그만큼 거대 권력으로 묘사되기도 쉽다. 이런 탓에 재벌은 한국 드라마에서 발견되지 않기가 더 어려운 캐릭터가 됐다.

 

 

 

 

 

물론 직업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관건은 어떻게 풀어내느냐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너무나 편중된 직업군 속에서 이야기 역시 획일화 되어 가는 느낌은 지워버릴 수 없다. 예를 들자면 의사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꼭 급박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 어려운 수술을 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상황이 묘사되고, 법정물에는 질 것 같던 재판이 반전으로 뒤집히는 장면이 꼭 등장한다. 재벌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었던 데이트 장면이나 돈으로 찍어 누르려 하는 악역 캐릭터가 습관적으로 등장한다. 이런 장면은 드라마의 서사 상, 어쩔 수 없이 등장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반복되는 직업군의 이야기는 이제는 좀 식상하다.

 

 

 

 

 

한국 드라마의 질과 양적 발전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도 많이 탄생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처럼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들일 수는 없는 탓에 소재의 한계도 분명히 있지만, 좀 더 다양한 소재와 이야깃거리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아쉬운 것만큼은 확실하다. 한국 드라마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사, 변호사, 재벌에서 벗어난 캐릭터를 발굴하거나, 등장하더라도 새로운 캐릭터와 활용방식이 절실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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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왕 루이의 서사는 특별할 것이 없다. 기억을 잃은 재벌 3세와 순수한 시골 소녀가 만나 사랑하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는 특별한 반전이나 설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왕자님은 기억을 찾을 것이고, 신데렐라와 사랑을 이룰 것이다. 그저 주인공들이 그런 사랑의 결말을 어떻게 맺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드라마의 주요 관전 포인트일 뿐이다.

 

 

 

 



그러나 <쇼핑왕 루이>는 5.7%로 시작한 첫 회의 아쉬움을 기분 좋게 배반했다. 7회에서 두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쇼핑왕 루이>는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질투의 화신과 2%도 안되는 접전을 펼치며 시청률 1위의 가능성마저 타진하고 있다. 말그대로 꼴지로 시작하여 역주행을 이뤄낸 것. 그 역주행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뻔한 스토리, 시청자를 끌어 당기다.

 

 

 

 

 

 

<쇼핑왕 루이>의 서인국-남지현은 경쟁작 <질투의 화신>의 조정석-공효진이나 <공항가는 길>의 김하늘-이상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캐스팅이었다. 공효진은 이미 수차례 로맨틱 코미디를 성공시키며 공블리라는 별명까지 생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었고, 김하늘 역시 주특기인 멜로로 컴백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서인국-남지현은 경력이나 필모그래피 모두 경쟁작에 출연하는 배우들에 밀리는 상황이었다. 스타성이 좀 더 떨어지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쇼핑왕 루이>는 공모전 당선작으로, 오지영작가라는 신인 작가의 작품이었다. <파스타>등을 성공시킨 <질투의 화신>의 서숙향 작가에 비해 검증된 작품이 없다는 불리함도 안고 시작했다. 앞서도 말했듯 스토리 역시 신선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낸 비결은 바로 이 '식상한듯한' 스토리에 있다.


 

 

 

 

재미있다는 평가가 들리자 시청층은 <쇼핑왕 루이>로 이동했다. <질투의 화신>은 삼각연애를 넘어서 남자 주인공 두명과 여주인공 모두가 함께 연애를 한다는 다자연애 설정을 내세웠다. 이는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전례가 없었던 파격적인 설정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호불호가 나뉘었다. 아예 대놓고 셋이서 연애를 하는 그림에 있어서 신선하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만큼 스토리에 공감을 할 수 없고, 중심이 잡히지 않은 스토리처럼 느껴진다는 평가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반면 <쇼핑왕 루이>는 공식을 따라가는 드라마다. 중간에 유입되어도 얼마든지 드라마를 즐기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주인공 커플은 서로 사랑하게 되어있는 운명이다. 그 안에 삼각관계와 각종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해도 모두 곁다리일 뿐이다. 인물 관계는 명확하고, 이야기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갈등 요소나 사건들도 예상 범주에서 흘러간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골치아픈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된 것이다. 같은 로맨틱 코미디인 <질투의 화신>의 시청층이 이동할 여지가 충분했다.


 

 

 

 

오랜만의 청정로맨스, 캐릭터의 재발견

 

 

 

 

 

그러나 단순히 식상한 스토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쇼핑왕 루이>가 가진 매력이다. <쇼핑왕 루이>는 뻔한 이야기 구조에 개성있는 캐릭터를 입혀 드라마의 재미를 높였다. 그 중에서도 재벌 3세에서 기억상실로 여주인공에게 얹혀살게 된 루이(서인국 분)의 캐릭터는 발군이다. 기억상실에도 불구하고 재벌가에서의 습관을 버리지 못해 사고를 쳐 갈등을 야기하지만 여주인공에게 버림받을까봐 시무룩해져 있는 모습은 마치 강아지를 연상시킨다. 여자 주인공이 모든 것을 돌봐주어야 하는 남자 주인공은 신선한 캐릭터로 이야기의 생기를 불어넣는다. 단순히 뻔한 설정의 식상한 드라마라는 비판을 벗어나게 한 것도 바로 이러한 캐릭터의 재기발랄함이다.


 

 

 

 

점점 진하고 농밀해져 가는 멜로나 스킨쉽이 난무하는 로맨스 드라마들 속에서, 시골소녀와 세상물정 모르는 기억상실 재벌남의 로맨스는 마치 소년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목격하게 만드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능력있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휘어잡는 설정도 나름 매력이 있지만, 여자 주인공만 바라보며 여자 주인공에게 몸을 맡길 수밖에 없는 처지의 남자 주인공 역시 '키우고 싶은 애완남'이라는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시키는 기폭제가 되어준다. 어떤 조건 때문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만 바라본다는 설정은 캐릭터들의 귀여움 지수를 높였다. 물론 그 배경에 루이가 재벌2세라는 안전 장치가 깔려있다. 시청자들은 루이가 다소 철이 없이 사고를 쳐도 그가 사실은 왕자님이기 때문에 그를 마냥 귀엽게 바라볼 수 있다. 재벌이라는 식상함 속에 재벌을 내세우지 않는 신선함을 가미한 것이 먹혀 들었다.


 

 

 

 

서인국과 남지현의 호연은 이런 설정을 더욱 부각시키며 캐릭터의 합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중간에 유입된 시청자들조차, 그 둘의 사랑을 응원하게 되는 마음으로 드라마에 몰입될 수 있는 것이다. 색다를 것 없는 스토리에 신선한 캐릭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쇼핑왕 루이>는 증명해 낸 것이다. 


 

 

 

 

단순히 톱스타가 출연하여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더 이상 없다. 비록 꼴찌로 시작했지만 1위마저 넘보는 <쇼핑왕 루이>처럼 시청자의 욕구를 파악한 웰메이드 드라마는 결국 시청자들의 시선에 포착되기 마련인 것이다. 과연 역주행의 희열을 넘어 <쇼핑왕 루이>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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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의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질투의 화신>이 12%대로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공항가는 길>과 <쇼핑왕 루이>도 9%, 8%대로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세 드라마들은 모두 멜로, 로맨틱 코미디로 로맨스를 표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맨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여자 주인공의 사랑스러움과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합쳐져 설렘을 어떻게 유발하느냐가 관건이다.

 

 

 

 


그 설렘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세드라마는 각각 다른 매력의 남자 주인공을 내세웠다. 취향따라 골라서 선택할 수 있는 남자 주인공의 매력을 비교 분석해 봤다.

 

 

 

 



SBS <질투의 화신> 조정석-찌질한데 멋있네

 

 

 

 


조정석이 연기하는 이화신 캐릭터는 까칠하지만 잘해주는 남자 주인공의 전형성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이 캐릭터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일명 ‘찌질한’ 코드다.

 

 

 

 


 

처음부터 유방암에 걸렸으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우기거나 표나리(공효진 분)에게 끌리면서도 자존심을 세우느라 제대로 감정 표현을 못하는 모습은 웃음코드로 활용되었다. 남자 주인공이 코믹해지자 드라마의 분위기가 특별해졌다. 다소 아쉬운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도 눈에 띄지만 캐릭터를 제대로 살린 조정석은 이 드라마 자체에 생명력을 배가 시켰다.

 

 

 

 


이화신은 잘해보라며 친구인 고정원(고경표 분)에게 표나리를 소개시켜준 뒤, 질투에 눈이 먼다. 그래서 하는 행동들이 꼭 유치원생을 떠올릴 만큼 유치하고 치졸하다. 그러나 질투에 어쩔 수 없이 눈이 멀어 하는 행동이라는 설득력을 불어 넣은 것은 캐릭터의 힘이었다. 그가 표나리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면서 표나리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상당한 재미를 담보한다. 조정석은 찌질하면서도 멋있는,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캐릭터의 두 조건을 다 만족시키며 특유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공블리도 있지만 조정석의 캐릭터 분석이 더욱 빛이 나는 드라마인 것이다.

 

 

 

 


조정석은 <질투의 화신>의 타이틀 롤답게 엄청난 질투를 통해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기준을 다시 한 번 높였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오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 답게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로맨틱 코미디에도 적합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또 다시 확인시킨 것이다.

 

 

 

 


KBS <공항가는 길> 이상윤- 이미지에 딱 맞는 다정함

 

 

 


불륜을 다뤘지만 상황 설정과 분위기를 적절하게 배치해 공감을 얻고 있는 <공항가는 길>은 로맨틱 코미디 사이의 멜로 드라마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남자 주인공인 이상윤은 딱 그의 이미지에 맞는 배역을 선택해 여심 공략에 나섰다. 엄친아 이미지가 강한 이상윤은 그동안 여러 배역을 거쳐 오면서도 여전히 다정다감하고 선한 이미지가 강하다.

 

 

 

 


<공항가는 길>은 이상윤의 그러한 이미지를 부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극대화 시키며 매력을 설득하는 작품이다. 이상윤이 연기하는 서도우는 다정하고 섬세하며 배려심이 넘친다. 여기에 지적이고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매력은 덤이다. 결혼했지만 외로운 생활을 견뎌야 하는 최수아(김하늘 분)에게는 더 없이 끌릴 수밖에 없는 남자다. 자신의 품에 안겨 아픔을 토해내듯 눈물까지 흘리는 남자가 흔할 리 없다. 신기 편하도록 여성의 신발을 정리해 주는 섬세함까지 갖췄다. 실제로 이런 인물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바람둥이일 확률이 다분하다. 그러나 드라마 안에서의 서도우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처럼 묘사된다. 이 드라마가 그리는 불륜에 설득력을 더하는 것이 바로 서도우의 매력이다. 시청자들이 이 남자에게 빠져들수록, 그럴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겨난다.

 

 

 

 


멜로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김하늘과 함께 케미스트리가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결혼한 세대나 30대 이상의 공감대를 흡수하며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MBC <쇼핑왕 루이> 서인국- 키우고 싶은 강아지남

 

 

 


MBC <쇼핑왕 루이>에 출연하는 서인국은 애지중지 자란 재벌 2세지만 기억 상실로 노숙생활을 하다 여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에게 의지하는 인물이다. 그는 재벌 2세의 습성이 남아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시종일관 사고를 치지만 여주인공 뒤를 따라다니며 여주인공이 자신을 버릴까봐 전전긍긍한다. 마치 주인을 따라다니는 강아지처럼 순수한 얼굴을 한 남자 주인공에게 시청자는 한마디를 던진다. “키우고 싶다.”

 

 

 

 


루이는 기존의 남자 주인공과는 달리, 여주인공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재벌 2세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탓도 있지만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 탓에 거의 능력치가 없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쇼핑 뿐. 이마저도 돈을 아껴야 하는 가난한 여주인공에게는 독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루이는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매력을 발산한다. 단순히 배경이 재벌 2세라서가 아니라, 여주인공을 대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사소한 말썽은 피워도 절대 배신하지 않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을 것 같은 남자 주인공은 여심을 훔치며 이 드라마의 매력을 더했다.

 

 

 

 


 


이토록 다른 남자 캐릭터들의 향연 속에서 시청자들은 어떤 채널에 고정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시청률은 갈렸지만, 앞으로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 기회를 어떤 드라마가 잡게 될지 마지막까지 긴장감 있는 승부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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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출신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들의 성적이 저조한 가운데 서인국이 주연을 맡은 <쇼핑왕 루이>도 동시간대 꼴지를 기록한 상황이다. 그러나 서인국에 대한 평가는 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가수출신 배우들과는 다르다.

 

 

 

 


서인국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재벌 3세에서 사고로 기억을 잃고 노숙자가 되는 ‘루이’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의 타이틀롤인 만큼 드라마의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수 없을 터. 그러나 서인국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상황. 서인국은 어떻게 가수출신 배우에게 쏟아지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서인국은 <슈퍼스타K>의 우승을 차지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서인국이 소비되는 방식은 가수로서 보다는 연기자로서였다. <응답하라 1997>로 주목을 받은 그는, 각종 드라마에 주조연, 혹은 주연으로 발탁되며 인기를 얻었다. <주군의 태양>의 강우 역할로 서브 남주로 등장하며 <응답하라 1997>에 이어서 로맨틱 코미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이후 <고교 처세왕>에 출연해 그 이미지를 더욱 굳힌다. 이후 선택한 <너를 기억해>역시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작품 자체의 호평은 물론, 서인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인국은 자신의 연기 스타일을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며 캐릭터와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서인국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선택한 <38사기동대>는 OCN 제작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고액 체납자에게 사기를 쳐 세금을 징수한다는 스토리는 통쾌했고, 신선했다. 마지막까지 재미의 흐름을 놓치지 않은 <38사기동대>는 꽤 두터운 매니아층을 만들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이 안에서 서인국은 사기꾼 역할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며 ‘로맨틱 코미디’ 이상의 재능이 있음을 증명해 냈다. 함께 출연한 마동석과의 높은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이다.

 

 

 

 


<쇼핑왕 루이>의 서인국 역시 다르지 않다. <쇼핑왕 루이>는 첫 회만 봐도 끝 장면이 예상될 정도로 뻔한 스토리를 가진 드라마지만, 그 드라마를 풀어가는 방식 속에서 재미를 이끌어 낸다. 서인국이 쇼핑하는 장면에서 IOI의 ‘pick me’ 가 흐른다든가, 자막이나 CG등을 활용해 과장된 연출을 하며 의외의 포인트에서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인국이 맡은 루이의 캐릭터는 단연 눈에 띈다.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어 여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에게 의지해야 하는 루이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매력이 넘친다.

 

 

 


여주인공에게 용돈을 받으며 아이처럼 좋아하고 “버리지 마”라는 한 마디를 던지는 루이의 캐릭터는 흡사 주인을 따라다니는 강아지와도 닮았다. 시청자들은 그 캐릭터를 보면서 보듬어주고 싶은 남자 주인공의 매력에 빠져든다. 여기에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바로 서인국의 연기다. 서인국은 다소 황당한 상황 설정 속에서도 캐릭터를 설득시키는 연기를 한다. 조금은 버거울 만큼 과한 대사나 제스쳐도 서인국표 연기를 통해 매력으로 변화 시키는 것이다. 캐릭터에 매몰되지 않는 연기력은 서인국에 대한 신뢰를 증가시킨다.

 

 

 

 


상대역인 남지현이나 서브 주인공인 윤상현 역시 좋은 연기를 펼쳐주고 있지만 드라마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서인국에게 설득력이 생기지 않으면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만다. 그러나 서인국은 이제 다수의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가 된 만큼 결국 드라마 전반을 떠받치고 있는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낸다.

 

 

 


동시간대 꼴지를 차지했지만 오히려 주연배우들의 호감도가 높아질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연기력 때문이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탑재한 서인국은, 그 출신이 가수든 연기자든 상관 없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다소 실망스러운 시청률에도 서인국에게 쏟아진 반응은 다를 수 있었다.

 

 

 

 


 

이제까지 착실히 다양한 역할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고, 또 한 번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해 낸 서인국은 이제 ‘가수 출신’ 꼬리표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성장한 연기자로서의 몫을 다해내고 있다. 2위를 차지한 <공항가는 길>과 <쇼핑왕 루이>는 불과 1% 차이다. 이 차이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서인국이 '출신 성분'에 관계 없이 연기자는 연기로 말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몇 안되는 가수 출신 배우가 되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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