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 추억 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한 문화를 공유한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이용하면 높은 관심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까닭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 그리고 <슈가맨>에 이르기까지 추억을 활용한 콘텐츠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중 <무한도전>의 '토토가'는 최근 젝스키스를 섭외하는데 성공하며 높은 시청률을 거뒀다. 경쟁그룹 HOT와 인기를 양분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이기에 그들의 출연이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특히나 이번 방송에서는 연예계를 은퇴하고 일반인으로서 살아가는 고지용이 등장하며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연예 활동에 뜻이 있는 타멤버들과는 달리, 고지용은 연예계로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는 것은 물론, 멤버들과도 연락이 끊긴 상태였기 때문에 젝키 완전체 재결성에 가장 큰 키를 쥐고 있었던 인물이었다. 결국 고지용은 <무한도전>의 부름에 응했고 이에 은지원은 "힘든 결정을 내려줘 멤버들 모두 고맙게 생각한다."며 고지용의 결정이 쉽지 않은 것이었음을 드러냈다.

 

 

 
고지용의 출연으로 젝키의 재결합은 더욱 빛이 날 수 있었고, 화제성도 훨씬 올라간 것 또한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 후였다. 고지용은 무대에 오르는데 대한 부담감을 내비치며 가수로서의 활동을 재개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무한도전>에서 마련한 무대에서도 고지용은 혼자 무대 의상이 아닌,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아직도 자신들을 기다려 준 팬들이 있다는 사실에 고지용 역시 눈물을 흘렸지만 어디까지나 일반인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있어 그 무대는 이벤트성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후 탄력을 받은 젝키의 콘서트 등이 구체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고지용의 합류역시 뜨거운 감자로 떠 올랐다. 그러나 고지용은 역시 이후 활동할 계획을 전혀 내비치지 않으며 <무한도전> 출연 이후의 젝키 활동은 5인체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초에 고지용은 자신의 방송 출연이 자신의 사생활에 미칠 영향을 걱정한 터였다. 그리고 그것은 기우가 아니었다. 한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고지용이 일하는 회사 사무실이나 근처 식당에 대한 이야기까지 꺼내며 화제성을 더욱 이어가려 했다. 그러나 이것은 한마디로 무리수였다. 일반인의 삶을 선택한 고지용의 삶을 대중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연예인으로서의 고지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무한도전> 출연조차 망설였던 일반인 고지용의 사생활은 누구도 침해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다. 단순히 과거에 큰 인기를 얻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에는 그런 관심은 지나치다.

 

 

  

슈가맨의 CP인 윤현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방송을 하고 싶지 않다거나 예전의 추억으로 남고 싶다는 분들은 섭외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많다. 제보 많은데 안 나오신 분들은 거절하신 분들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노래가 조명되는 일이 반가운 이들도 있지만 그만큼의 부담을 가져야 하는 이들 역시 있다는 이야기다. 시청자의 입장에서야 섭외력이 좋으면 그만큼의 희열을 느낄 수 있고, 제작진 역시 시청률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원칙만큼은 지켜져야 한다.

 

 

 

 

누군가 과거 연예계에 있었다고 해서 그들의 지금의 삶을 대중이나 방송사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된다. 인터넷에서도 '잊혀질 권리'라는 것이 화두가 되기도 했다. 과거의 흔적이나 치기어린 게시글 등, 낯빛이 부끄러워 지는 활동 내용이 인터넷 상에서 지워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는 것에 대해 한 개인의 과거에 대한 꼬리표가 계속 가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찰이었다. 개인에 있어서도 이런 잊혀질 권리가 화두로 떠오르는 마당에 유명인의 경우라면 더욱 문제는 심각해 질 수 있다.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무작위의 사람들의 시선이고 관심이다. 그런 관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물론 재조명이 반가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 역시 생각해 보게 되는 시점이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가 있다. 그 과거에 발목을 잡혀야만 하는 것은 때때로 너무 가혹하다. 누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관한 것이다. 유명인의 '잊혀질 권리'역시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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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유재석을 비판하는 일이란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이미 ‘유느님’이라는 별명이 생길정도로 ‘무결점 연예인’이라는 평을 듣는 그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하는 사람은 순식간에 역으로 공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유재석인 까닭에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에는 특정한 혜택이 따라붙는다. 그것은 ‘유재석 효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혜택인데, 바로 유재석 때문에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일단은 긍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유재석이라는 진행자가 전면에 나서면 시청자들은 일단 그 프로그램의 구성이 어떻든 얼마간은 참고 기다려 줄 정도고 설령 시청률이 부진하다 하면 안타까워하기까지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재석은 가장 섭외하고 싶은 예능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유재석의 선택에 높은 점수를 주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유재석의 대표 프로그램이자 장수 프로그램인 <무한도전>과 <런닝맨>을 제외하고 유재석이 선택한 프로그램들이 유재석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느냐 하는 지점에서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나는 남자다>를 살펴보자. 나는 남자다는 20회로 시즌1격의 구성이 끝날 때까지 4%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조금 더 있으면 재밌어 질 것”이라며 아쉬워 했지만 사실상 20주가 방영될 동안 승기를 잡지 못했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대중 소구력이 그만큼 약했다는 뜻이다.

 

 

 


 

일반인 100명을 놓고 그들의 특징을 들어본다는 취지 자체가 그다지 트렌드에 적합한 형식은 아니었다. 매주 바뀌는 청중들이 항상 훌륭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고 담보할 수 없고 , 그들의 이야기에 엄청난 공감이나 감정이입을 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그저 버블껌처럼 킬링타임용은 될 수 있을지언정 프로그램 자체를 기다릴 만큼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은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이하<동상이몽>)>를 선택하며 다시 한 번 일반인들과의 호흡을 맞추기를 원했다. 그러나 <동상이몽>이 과연 유재석을 잘 활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인가에는 의문이 붙는다.

 

 

 

 


 

일단 <동상이몽>은 부모 자식간의 갈등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그러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갈등이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모는 ‘공부를 안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자식’이, 자식은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부모가’ 이해하기 힘들다. 그들이 가지고 나온 사연은 제각각일 지언정, 그들의 문제의 본질은 똑같다. 그러니 같은 형식이 매번 반복되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동상이몽>은 KBS예능 <안녕하세요>의 일반인 고민 콘셉트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관찰 카메라 콘셉트를 합쳐 만든 것 같은 모습이다. 이 두가지 콘셉트가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면 모르지만 오히려 이미 반복된 식상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들은 그 안에서 실질적인 갈등의 해결을 이루는 것도 아니고, 그들에게 쏟아지는 패널들의 이야기 속에서 해법을 찾는 것도 아니다. <안녕하세요>처럼 누가 가장 큰 고민일지를 판단하는 완결성 같은 것도 찾아 볼 수 없다.

 

 

 


 <안녕하세요> 역시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킨 프로그램이라고는 할 수 없는 와중에 <안녕하세요>보다도 확실한 포인트를 잡지 못한 <동상이몽>은 확실히 부모 자식간의 생각차를 알아본다는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예능으로서는 위험한 위치에 있다. 이 예능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진정한 그들의 고민이 아니라, 외모가 출중한 출연자나 그들이 연예기획사의 제의를 받았는지에 관련한 여부등이다. 그런 곁가지가 더 예능적인 가치가 있다면 이 프로그램의 본질에 그만큼의 오류가 있다는 말에 다름아니다.

 

 

 


시청률은 6%대에 머물고 있다. 케이블 예능도 6%를 넘기는 와중에 토요일 황금시간대 유재석을 영입하고도 이정도 성적이라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입장에 있다. 냉정하게 그 자리에 유재석이 없다고 해도 <동상이몽>이 바람직한 예능이라 볼 수 있는 걸까.

 

 

 


 

유재석이 케이블을 선택하며 출연한 <슈가맨>역시, 트랜드를 교묘하게 차용해 왔지만 그 트렌드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지 못했다. 90년대 가수라는 콘셉트는 <토토가>에서, 그 무대를 다른 가수들이 재연한다는 점은 음악 경연 프로나 오디션에서 가져왔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합쳐진 것이 과연 신선했느냐 하면 대답은 단언컨대 ‘아니다’이다.

 

 

 


<토토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추억의 힘과 그 때 가수들이 그 추억을 재현하는 방식에 있었다. <무한도전>은 ‘토토가 특집’을 하면서 그 시대를 겪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스타들을 찾았고, 그들의 현재 모습과 과거 모습을 교차시키며 그 시절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그 지나온 세월의 스토리를 떠올리게 했다. 그 결과, 토토가의 무대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슈가맨>은 이 스토리에 공감을 하기 힘들다. 그들이 섭외한 가수는 한 때 인기가 있었는지 몰라도 시청자들이 그들의 출연을 꼭 보고 싶어 할 만큼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물들은 아니다. 이미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잊혀진 가수들의 곡을 재현한다고 해서 흥미를 일으킬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들의 노래 조차 뇌리속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 확률에 승산을 걸기는 힘들다.


유재석과 유희열이라는 꽤나 바람직한 콤비를 투입하고도 이 정도의 기획이라는 것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지점이다. 아무리 유재석이라도 이런 실망스러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이유가 되지 못했다. 유재석의 힘인지 <슈가맨>은 정규 편성이 되었지만 시청률은 2%를 채 넘지 못했다. 유재석으로 홍보는 될만큼 된 상황이었음에도 그만큼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치가 없다는 점이다.


예능은 무조건 기획이 좋아야 한다. 그 기획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진행자를 섭외하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진행자가 자신의 자질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드는 것이 선행되지 못하면 그 예능은 실패라고 볼 수 있다. 강호동이 최근 나영석pd의 <신서유기>에 출연해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같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기획을 만나는 것 만큼 예능인에게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유재석이 최근 선택한 예능들은 유재석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기보다는 유재석을 소비하고 이용하는데 급급하다. 아무리 유재석의 프로그램들이라 할지라도 이런 식의 유재석 활용에 찬성표를 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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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muldorn.tistory.com BlogIcon 멀든 2015.10.05 2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상이몽은 긍정적이다고 봅니다. 케이블 예능도 6%가 나오는 판에 라고 하셨는데 굉장히 잘못된 비교인 것 같습니다. 케이블에 6% 넘는 프로는 삼시세끼나 집밥백선생이 전부입니다. 종편은 케이블와 또다른 차원의 시청률이고요, 종편에서도 6%를 안정적으로 넘기는 프로는 전무하죠. 공중파 예능조차도 시청률 줄 세우기를 했을 때 8%대면 10위에 들어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그 핫한 마리텔도 5~7%가 나오는 판에 동상이몽의 6%가 '케이블 예능도 나오는 수치'디며 낮은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동상이몽은 그냥 중장년층이 편하게 보기 딱 좋은 그런 위치의 프로라 봅니다. 뭐 대단한 프로가 될 순 없겠죠. pd는 논란을 달고 다니는 서혜진pd인데 ㅇ정도라도 지키는게 다행인 수준입니다. 슈가맨이 파일럿 당시 방송의 목표를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죠. 정규방송 때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사실 첫 단추를 잘 꿰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