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에서 이름을 알린 미국인 크리스가 성추문에 휩싸였다. 한 카페 회원이 크리스와 하룻밤을 보낸 뒤 크리스가 다른 여성에게도 이런 비슷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크리스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크리스의 이런 행동이 이슈화되자 크리스는 "문화적 차이에 의해서 생긴 오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갖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크리스와 관계를 맺은 여성 역시 배신감이라는 감정을 제외하고 본다면 크리스를 무조건 비난할 이유는 없다.
허나 이런 성추문을 뿌리는 미국인이 과연 한국에서 계속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한 일이다. 크리스는 자신이 정녕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싶었다면 한국의 문화부터 차근 차근이 배웠어야 했다.
백인 남성을 좋아하는 한국여성이 있을 수는 있다. 그것이 무조건적인 백인 우월주의에서 온 감정이라고 해도 그들을 비난할 이유는 하등 없다. 그들이 미국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든지 그것은 그들의 선택일 뿐이다. 그것을 두고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 조차 사실은 어쩌면 하지 말아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개개인의 가치 판단의 기준은 다르고 설령 그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의 삶의 방식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리스는 이미 한국에서 어느정도의 유명세를 치른 사람이다. 개개인의 가치 판단이라는 기준 이전에 한국에서 활동을 하려거든 어느정도의 문화적인 이해와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사실 크리스의 행동이 서로 합의하에 이루어 진 것이라 해도 크리스는 자신의 팬카페에서 여성들을 물색했고 너무도 쉽게 하룻밤을 제안했다. 그들이 크리스에게 이미 호감이 있는 상황을 이용했고, 미국인, 또한 백인이라는 특성을 이용했다.
아무리 문화적 차이라고는 하지만 크리스의 이런 행동이 결코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크리스의 일방적인 행동이 아니라 쌍방의 교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겠지만 크리스가 최소한 유명인으로서 한국에서 음악 활동을 하려 했다면 이런 잡음은 미연에 방지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 자신의 위치를 이용하여 한국 여성들 여러명과의 관계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그의 태도는 지나치게 가벼워 보이고 너무나도 이질적인 것이다.
아무리 미국인이라 하더라도 이런 성추문이 결코 플러스 요인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이런 스타들의 성추문은 조롱의 대상이고 놀림거리다. 그 옛날 휴그랜트가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매춘부와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는 엄청난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아무리 문화가 다르더라도 기본적으로 '인간'이다.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와 신용이 무시된 그의 행동을 미국도 아닌 한국에서 어떻게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여성이 배신감을 느낀 이유 역시 원나잇 스탠드란 점을 그 여성은 모르고 크리스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여성에게는 다른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원한다면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식의 감언이설로 꼬인 그의 말 자체가 엄청난 어폐가 있는 것이다. 다른 여성들에 대한 얘기는 그 여성에게 직접 하지는 않았을 터. 그 자체가 이미 자신이 그 여성에게는 떳떳할 수 없는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여러 명을 만나고 여러명과 관계를 맺는 것을 관계 맺는 여성들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한 그의 이중성은 결코 문화적 차이라는 말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사실 슈스케가 끝나면서 크리스에 대한 매력은 거의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슈스케 이후, 크리스는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며 한국을 훌쩍 떠나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한국으로 복귀한 크리스가 뿌린 스캔들이 이런 것이라면 한국에서 크리스를 소비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가 자신의 매력을 만들지 못한 것, 이런 성추문을 뿌린 것 모두가 그의 한국 활동의 종말을 의미한다. 그것은 크리스가 지금껏 쌓아 올린 것은 너무나도 적고 그것을 갉아 먹는 행동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사실상 외국인이 한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와중에서 이런 추문을 뿌리고 다닌 그의 이미지는 이미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려거든 한국을 이해해야 한다. 아니, 적어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키려 노력했어야 한다. 자신이 가진 것을 무기로 여러 여성들을 휘두르려한 그의 뻔뻔함을 굳이 용서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가 '문화'를 이유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대도 결국 한국인의 눈에는 한국 여성을 쉽게 생각한 어글리 아메리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그 스스로 자각해야 할 것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