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해피투게더>에서는 씬스틸러 배우 오연아가 출연해 두 명의 선배 이름을 거론했다. 하나는 정우성, 다른 하나는 김혜수의 이름이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 두 배우는 오연아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다. 정우성은 오연아가 배우를 포기하려 했을 때 즈음 오연아를 추천한 장본인으로, 지금의 씬스틸러 오연아를 있게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오연아의 입을 통해서 밝혀졌다. 정우성은 뒤늦게 개봉한 <소수의견>이라는 영화를 보고 '후배가 좋은 길로 갈 수 있다면 끌어줘야 되지 않겠냐’라고 말하며 영화 <아수라>에 오연아를 추천했다고 한다. 무명배우였던 오연아를 눈여겨보고 기억해 두었다가 영화에 추천하는 것은 정우성 같은 톱스타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무명 배우의 커리어는 정우성과 하등 관련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배우들의 연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에피소드다.

 

 

 

 

 

 

 

 

 

 

정우성은 평소에도 배려심 깊고 주변 사람을 챙기기로 유명하다. 배우 이범수는 예능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하여 “단역배우 시절 회식에 참가하기가 애매했다. 누구하나 반겨주는 사람도 없고, 나도 가도되나 싶었다”며 “(회식에 가서) 앉아있으면, 내가 음식 받을 차례임에도 다른 높은분이 ‘여기요’하면서 집어가고 있었다. 어느 톱스타가 그 모습을 5분 10분 지켜보고 있더니,  ‘아주머니, 저쪽 테이블 갖다 주세요. 그쪽 지금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는 것이었다. 회식자리에서 전체상황을 모두 보고 있었던 것.” 이라며 “그 배우가 바로 정우성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범수는 “정우성을 정말 멋진남자라고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김정태 역시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여 “영화 <똥개>를 정우성과 함께 찍었는데, 그 당시 돈이 부족하여 집을 빼야 할 위기에 몰렸다. 친했던 정우성 매니저에게 연락을 했는데 매니저가 ‘우성이 형한테 얘기해 보라’며 연락처를 주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전화번호를 눌러 이야기를 꺼냈는데 한동안 말이없던 정우성이 ‘생각할 시간을 주실거죠?’라며 정중하게 전화를 끊었다.” 고 말하며 “이어 이틀 후 돈이 입금되었다. 지금은 갚았지만, 당시 정우성이 아니었다면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한 적도 있었다.

 

 

 

 


이밖에도 정우성은 스태프들은 물론, 팬들에게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다. 몰려드는 팬들에게 사인과 사진을 찍어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정우성은 “피곤하지 않냐”는 조영구의 물음에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더 있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안겼다.

 

 

 

 

 

 

 

서로 대립하는 상황을 촬영하면서도 “자기 리액션 너무 좋다.”고 오연아를 치켜세워준 김혜수 역시, 영화계에서의 미담은 유명하다. 2014년 천우희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눈물을 흘릴 때, 함께 울어줄만큼 깊은 공감을 했던 김혜수는 이어 인터뷰에서도 “천우희는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했으면 좋겠다"며 "잘 하는 배우들을 발견할 때, 그 배우들이 다른 작품에서 부각될 때 너무 기쁘다. 잘하는 배우들은 어디에서도 다 잘 한다"며 후배를 격려했다.

 

 

 

 


<직장의 신>에 김혜수와 함께 출연했던 송지인은 “김혜수는 나처럼 비중이 작았던 배우도 시사회에 초대해 주는 것은 물론, 최근 있을 영화와 드라마 오디션 진행 상황과 일정표, 조감독 연락처, 영화사 등이 모두 적힌 리스트를 직접 보내주셨다. 작품하느라 바쁠테고 저 같은 후배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마음을 써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정말 감동했다.”며 김혜수의 후배 사랑을 증명했다.

 

 

 

 


<굿바이 싱글>에 함께 출연한 마동석은 “이래서 김혜수, 김혜수 하는 구나 했다.”며 김혜수에 대한 존경의 표시를 했다. 이에대해 김혜수는 “배려도 상호간에 마음이 통해야 배려를 하고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며 "동석 씨도 정말 많은 배려를 하는 배우다"며 마동석에 대한 칭찬을 먼저 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혜수는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특히 현장에서는 많은 분들의 배려를 받는다. 오로지 자기 캐릭터와 연기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이 배려를 해주신다"며 "배우들끼리도 마찬가지다. 메인 배우가 있고 그 외 굉장히 많은 배우들이 현장에 있는데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서포트 해준다. 감정적인 배려, 연기적인 배려를 받는 것이다”고 말하며 "물론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런 것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 쯤은 고마움을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있었던 현장은 대부분 늘 그래왔던 것 같다"며 "배려를 주고 받으면서 배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도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모두에게 좋은 것 아닌가 싶다"며 소신을 밝혔다.

 

 

 

 


김혜수는 무엇이든 메모장에 적는 습관이 있는데  무명 배우들의 이름과 나이, 전화번호까지 휴대폰 메모장에 빼곡하게 기록해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 적는다. 아티스트 같은 경우는 내가 캐스팅 디렉터까지는 아니지만 기억해 뒀다가 어떤 좋은 작품이 있을 때, 그 배우에게 맞는 캐릭터가 나왔다 싶을 때 추천을 해주기도 한다. 메모장에 보면 70세 넘는 분들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한 배우가 주목을 받는다고 했을 때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의 모습을 나 혼자 기억하고 있다면 '어? 저 배우 나 예전에 어떤 작품에서 봤는데. 진짜 좋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하고 싶어지지 않냐. 나도 마찬가지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때 가장 좋다"고 말하며 단순히 자신이 톱스타의 위치에서 커리어를 쌓는 것을 넘어 다같이 잘되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낮은 위치에서 높은 곳을 우러러 보기는 쉽지만, 높은 위치에서 낮은 자리를 바라보고 그들을 충분히 배려하기란 어렵다. 사람이란 대우를 받는 만큼 그 대우에 익숙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미 성공이라는 이름을 거머쥐고도 자신보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돌아 볼 줄 알고 그들이 진정으로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정우성과 김혜수의 태도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들이 단순히 배우로서가 아니라 영화와 연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영화인으로서 보여주는 태도는 단순히 연예인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이든 그들과 같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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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벌써 반이 넘게 지나갔다. 상반기에는 히트작이 대거 출현하며 연예계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는 상반기 유행했던 유행어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히트작들에서 쏟아져 나온 유행어들은 대중의 공감대와 지지를 바탕으로 여러 방면에서 널리 쓰이는 말이 되었다. 상반기 TV가 내놓은 유행어는 무엇이 있을까.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콘텐츠답게, 유행어의 대부분은 드라마에서 빠져나왔다. 이 중 가장 먼저 시작을 알린 드라마가 바로 <시그널>이다. <시그널>은 한국에서 흥행이 어렵다는 장르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채널에서 무려 시청률 12%가 넘는 기염을 토하며 시즌 2에 대한 열망까지 키운 작품이다. 작품의 완성도에서 이만한 작품이 당분간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그널이 준 충격은 대단했다.

 

 

 

 


그 충격을 방증하듯, 시그널은 다양한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배우 이제훈이 극중 조진웅을 무전기로 부르며 던진 “이재한 형사님?”이라는 한마디부터 시작해,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까지. <시그널>의 유행어는 시청자들 가슴속에 남아 아직까지도 깊은 여운을 주고 있다.

 

 

 


 


‘그 어려운 걸’ 해낸 태후지 말입니다.

 

 

 

 

 


38%의 높은 시청률로 2016 상반기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그 인기만큼이나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 낸 유행어 제조기였다. 군대 말투인 ‘말입니다’는 물론이고, ‘그 어려운 걸 해낸다’, ‘그럼 살려요’ 등, 유시진 역할을 맡은 송중기에게 빠진 시청자들은 그 말투마저 애정을 가지고 유행어로 만들었다.

 

 

 

 


<태후>는 중국에서까지 열풍을 일으키며 송중기는 단숨에 한류스타의 주류로 우뚝 섰고, 송혜교의 이름값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을 정도였으니, 이 드라마가 가진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각종 기사나 방송에서도 이 말투는 계속 패러디 되며 <태후>에 대한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나 심심하다 진짜.’

 

 

 

 


2%대로 시작해 10%대로 종영한 tvN의 <또! 오해영>은 존재 자체가 반란이었다. 서현진과 에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월화 11시라는 시간에 방영된 <또! 오해영>은 애초에 시청률에 대한 기대가 그렇게 크지 않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종영할 때 즈음에는 서현진과 에릭의 인생 최고의 작품이 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성의 공감대를 무엇보다 잘 형성한 탓에 이 드라마에 대중은 무한한 애정을 쏟았다.

 

 

 

 


극중 오해영(서현진 분)이 박도경(에릭 분)의 텅빈 방 안을 향해 “일찍 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 라고 소리친 장면은 서현진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더불어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고, 시청자들은 그 말을 패러디하며 유행어로 만들었다. <또! 오해영>은 콘텐츠의 힘이 톱스타나 물량공세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상반기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였다. 

 

 

 

 


친구를 만나느라 ‘샤샤샤’

 

 

 

 


가요계에서도 오랜만에 유행어가 탄생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에서 멤버 사나의 파트에 나오는 ‘샤샤샤(shy shy shy)’라는 구절은 노래의 포인트가 되며 원더걸스 'tell me'의 ‘어머나’ 이후 가장 큰 파급력을 남긴 단어가 됐다. 각종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샤샤샤’ 애교가 요구되고 자막에서도 활용되는 등, ‘샤샤샤’는 트와이스와 ‘cheer up'을 대표하는 한 마디가 되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은 지금까지 올해 가장 오래 1위에 머무른 노래로 기록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차트 순위권에 올라있다. 이런 성과는 아이돌의 노래가 단순히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대중 문화에 파고들 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하다. 트와이스는 ‘cheer up’ 한 곡으로 명실상부 걸그룹을 대표하는 그룹중 하나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예능 유행어 전멸

 

 

 

 


 

대부분 드라마에서 나온 유행어의 흐름을 보면, 예능의 유행어 제조가 부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수만은 유행어를 주도했던 <개그 콘서트> 는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파급력을 줄 만큼의 콘텐츠가 되지 못했고, 기타 예능의 활약도 상반기에는 두드러지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끌어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예능은 공중파 보다는 <아는 형님> 등, 케이블에서 탄생했지만 아직까지 파급력은 크지 못하다. 하반기의 예능은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행어는 단순히 유행어일 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때 유행했던 단어들을 살펴보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어떤 콘텐츠에 열광했는지를 알 수 있다. 2016년 하반기에는 어던 유행어에 또 대중이 반응할지 알 수 없지만 하반기의 콘텐츠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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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재미있을까. <시그널>은 방영 전부터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던 드라마였다. 한국 드라마의 특징은 장르물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수사물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무전이라는 판타지 소재를 차용한 <시그널>은 한국 드라마에서 인기 있는 소재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무리 탄탄한 시나리오를 가진 작품이라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는 방송사에 손해를 끼친다. 그동안 숱한 장르물이 뜨거운 성원에도 불구하고 낮은 시청률로 고전했다. <시그널>이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 의사를 먼저 타진했지만 거절당한 이유 역시, 그런 우려 때문이었다.

 

 

 

TvN으로 무대를 옮긴 <시그널>은 그러나, 그 우려를 비웃듯 첫회부터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다. 유괴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된 스토리가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설명해 내면서도 범인을 찾는 과정을 정교하게 그려내 극적인 반전과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장르물은 사건을 쫓으면 인물이 안 보이고, 인물을 쫓으면 루즈해지는데 둘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의 말대로 <시그널>은 장르물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인물을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중간 유입이 힘든 장르물의 특성을 깨부순 것도 바로 이 캐릭터의 힘이었다. 일단 한 번 보게 되면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될 수밖에 없는 스토리는 호기심을 자아냈고, 다음 화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사건은 단순히 사건 자체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성장의 발판이 되고, 그들의 과거와 미래에 긴밀히 연결된 매개체로 그들의 운명을 좌지우지 한다. 이 때문에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감정은 더욱 간절해지고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는 처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 구성을 절묘하게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이 분노하는 장면에서 따라 분노하고 그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지점에서 같이 통쾌함을 느낀다. 주인공은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이 아닌,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다. 그렇기에 그들의 감정은 아무리 격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감정의 기복을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내는 스토리 구성 능력은 지금까지 방영된 어떤 드라마에 견주어도 더 뛰어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발군이다. 김은희 작가 본인의 작품 중에서 조차도 단연 으뜸으로 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결국 첫회를 보게되면 마지막회까지 볼 수밖에 없는 캐릭터와 스토리의 힘은 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TvN역대 최고 시청률 2위에 빛나는 결과는 시청자들의 실질적인 반응에 비하면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시그널>은 한 회 한 회가 끝날 때 마다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 내며 처음부터 끝까지 쉽사리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펼쳤다. 사건 하나하나가 별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그 사건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지점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열린 결말조차 이 드라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그려졌다. <시그널>이 아니고서는 그 어떤 드라마가 끝나기 불과 몇 분전까지 세 주인공이 한데 모일까, 안 모일까 하는 긴장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그 열린 결말 자체가 시그널의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 완벽한 결말이라 할만 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살았지만, 주인공들이 다시 새로운 사건에 부딪치는 마지막은 마지막이라기보다는 시작이었다. 이재한(조진웅 분) 살리기 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뜨거웠던 반응은 이제 시즌 2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으로 확산되었다. <시그널>의 시즌 2를 원하는 목소리는 타당하다. 아직 <시그널>이 할 이야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절대 권력을 가진 절대 악은 완전히 심판받지 못했다. 마지막 회에서 차수현(김혜수 분)이 받은 문자등, 아직 풀리지 못한 미스터리도 남아있다. 이재한 형사의 사라진 15년에 관한 이야기도 묘사되지 않았다. 풀어낼 이야기는 말 그대로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이유들을 제쳐 놓고라도 <시그널> 시즌2가 제작되길 바라는 마음은 제작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끝내고도 마지막 방송이 다가오기 직전까지 편집을 거듭하는 제작진의 노력은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김은희 작가의 대본에 김원석 감독의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은 그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을 만큼 정교했다. 더군다나 김은희 작가와 김원석 감독은 물론, 박해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제훈까지 <시그널> 시즌2를 언급했다. 이쯤 되면 시즌 2가 나오는 것은 필연적이다.

 

 

 

<시그널>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단한가지 아쉬움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결말의 행방이다. 이 이야기를 시청자들의 상상이 아닌, <시그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시청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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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시그널>과 JTBC <마담앙트완>은 공교롭게도 동시간대 방송이 되며 경쟁하게 되었다. 공중파를 뛰어넘어 케이블의 경쟁이 본격화 된 것이다. 일단 첫 방송의 승기는 <시그널>에 돌아갔다. <싸인> <유령>등을 집필해 필력을 인정받은 김은희 작가와 <미생>등을 연출한 김원석 PD의 조합에 김혜수 이제훈 조진웅 등 호화 캐스팅을 필두로 끊임없는 웰메이드 드라마 제작으로 드라마 왕국으로 떠오른 tvN이라는 채널까지 확보했다. 한예슬과 성준이 주연을 맡은 <마담앙트완>은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등을 집필한 홍진아 작가와 <내 이름은 김삼순>등을 연출한 김윤철PD의 작품으로 제작진의 이름은 <시그널>못지 않다. JTBC역시 <무자식 상팔자><아내의 자격><밀회>등으로 드라마의 성공을 거머쥔 전력이 있으니 여전히 승산은 있다.

 

 


 

그러나 첫회 방송의 시청률의 결과는 <마담앙트완>의 완벽한 패배로 결론이 났다. 무려 6%대를 넘기며 첫 방송부터 지상파 통합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시그널>과는 달리 <마담앙트완>은 요새는 기본이라는 1%대의 시청률도 넘기지 못한 것은 물론, 종편 채널 중에서도 꼴지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아 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마담앙트완>에 대한 기대는 있다. <시그널>이라는 높은 벽을 넘어설 수는 없을지 몰라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할만한 포인트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일단 <마담앙트완>은 타이틀롤을 맡은 한예슬의 캐릭터가 눈에 띈다. 한예슬은 신기는 없지만 눈치와 뛰어난 감으로 점을 봐주는 사기꾼 점쟁이 고혜림 역할을 맡았다. 고혜림 역할의 핵심은 다소 뻔뻔하지만 그 이면에 로맨스를 믿는 사랑스러움이다.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이후 대표작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예슬을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환상의 커플>은 한예슬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상의 커플>속에서 한예슬은 독설을 쏟아내는 재벌 상속녀 역할을 맡아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예슬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후, 화려한 상속녀의 신분을 잊어버리고 장철수(오지호 분)의 집에 얹혀사는 처지가 된다. 화려한 외모의 한예슬이 몸빼 바지를 입고 망가지는 모습 속에서 한예슬은 독보적인 캐릭터를 연출해 냈다. 초라한 상황 속에서도 자존심과 독설은 포기하지 못하는 나상실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먹혀 든 것이다.

 

 

 

 


<마담 앙트완>역시 한예슬은 사기꾼 기질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을 품을 줄 알고 진실한 사랑을 믿는 로맨티스트로서의 사랑스러움을 가진 캐릭터로 분했다. 한예슬의 화려한 외모와 애교 섞인 목소리를 활용하여 묘하게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이다. <환상의 커플>에서도 그랬듯, 한예슬은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심금을 울리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활용하여 캐릭터를 표현하는 연기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런 한예슬의 연기는 캐릭터와 한예슬의 매력이 일치할 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마담 앙트완>은 이런 한예슬의 독무대를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그널>은 살인사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다. 반면<마담 앙트완>은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로 밝고 가벼운 스토리를 내세웠다. 시청층이 확연히 갈리는 만큼 <마담 앙트완>이 완전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속단은 금물인 것이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다면 <마담 앙트완>역시 충분한 매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과연 한예슬이 김혜수라는 높은 벽과 대항하여 자신의 매력을 온전히 증명할 수 있을까. 그 결과에 따라 한예슬이 복귀한 후 제 2의 전성기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갈리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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