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먹는 소녀들>은 걸그룹 소녀들 8, 슬기, 쯔위, 지호, 미나, 다현, 김남주, 전효성, 경리를 데려다 놓고 누가누가 잘먹는지를 겨루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아이돌을 데려다가 얼마나 잘 먹느냐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호기심을 자아내려 한다. 프로그램 속에서 소녀들은 두 명씩 대결을 펼쳐 자신이 직접 메뉴 선정을 한다. 그리고 그 음식을 먹는 소녀들의 모습을 본 8인의 연예인 판정단의 점수와 네티즌 투표를 합산해 최종 결과를 도출한다. 첫 번째 승리자는 그룹 트와이스의 쯔위가 되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반응은 싸늘하다. 예쁜 아이돌과 일명 먹방(먹는 방송)’이라는 조합 속에서도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야기하며 논란만 증폭시켰다. 종국에는 가학성 논란으로까지 이어지며 프로그램에 쏟아지는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잘먹는 소녀들>이 가진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제작진의 패착이다.

 

 

 

 

 

대세 소재를 우겨 넣었지만....

 

 

 

 

 

<잘먹는 소녀들>에는 대세가 된 소재들이 즐비하게 등장한다. 대세가 된 먹방에서부터 인터넷 방송으로 생중계까지 하며 <마이리틀텔레비젼>의 형식까지 가져왔다. 누리꾼들은 소녀들이 먹는 모습을 인터넷으로 시청하며 누가 잘 먹는지 투표까지 한다. 아프리카 tv라는 사이트에서 먹는 모습으로 방송을 하는 먹방 BJ (broadcasting jockey/ 인터넷 방송진행자를 일컫는 말)들 중 몇몇은 엄청난 시청자수와 막대한 수익을 자랑한다. 단순히 남이 먹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뭐가 그리 즐거울까 싶지만 내가 먹지 못하는 것을 남이 대신 먹어주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상당한 모양이다. 대리만족과 사람이 어디까지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한 호기심은 많은 시청자들을 묶어두며 먹방 BJ’는 대세가 되었다.

 

 

 

 

이 아이템에서 착안한 것이 바로 <잘먹는 소녀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대세 소재들이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일단 투표 자체가 팬덤 싸움에 불과하다. 채팅창에는 종종 자신의 아이돌을 응원하는 팬들이 타 아이돌을 비난하는 내용이 올라오고, 실제로 그들이 얼마나 잘먹느냐가 일정한 기준으로 판단되기 보다는 그저 인물에 대한 선호도로 판가름 나는 상황 속에서 먹방의 의미는 찾아볼 수 없다.

 

 

 

 

 

소년들이 아니라 소녀들...여성 아이돌인가.

 

 

 

 

 

더 나아가 불거진 가학성 논란이 인 것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돌들이 소녀들이라는 데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평소 먹는 데에 열중하는 이미지를 가진 코미디언이나 연예인이 아니라, 체중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마른 여성 아이돌들이 얼마나 예쁘게 잘 먹느냐를 평가 받는 것은 재미를 담보하기 보다는 묘한 이질감을 자아낸다. 평소에 그정도 몸매를 유지하려면 엄청난 식단관리와 운동을 병행해야 할텐데, 방송에서 아무리 잘먹는다 한들, 그들이 자발적으로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이 아님을 느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잘먹는 소녀들>에서 첫 1(1위가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를 차지한 쯔위 스스로도 평소때 먹는 걸 즐기지 않는다.”는 말을 할 정도라면 두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마른 여성 아이돌들이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모습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가학적인 시선이다. 더군다나 먹는 것은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식사 예절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양의 문제일 뿐, 누가 더 잘먹고 못 먹고를 판단하는 재능의 영역은 역시 아닌 것이다. 먹는 것을 평가할 수 있다면 자는 것, 숨쉬는 것 같은 일도 평가할 수 있는 것일까. 먹방과 평가를 합친 것 자체가 아귀가 맞지 않는 일이다.

 

 

 

인터넷 방송에서야 먹방을 찾아보는 시청자들이 많지만, 보다 다수를 상대하는 채널에서는 그런 좁은 시청층을 공략하는 것 자체도 오류다. 먹방은 스토리안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져야 설득력이 있다. 단순히 누군가가 먹는 모습을 보며 재미를 느낄 것이라는 판단 자체가 <잘먹는 소녀들>이 가진 가장 큰 실패의 이유다. 시청률은 채 1%를 넘지 못했다. 잘못된 기획이 논란만 있고, 보는 사람은 없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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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배우의 경계가 모호해 진지 오래다. 연기돌이라는 말이 생긴것도 이제 식상할 지경이다. 아예 연기로 먼저 데뷔하고 그룹 이름을 알리는 경우까지 생길 정도니 아이돌의 연기자 전향은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그들은 기회를 쉽게 얻은만큼 더 큰 비난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생각지도 못한 연기로 이미지 전환을 꾀한다.

 

 

아이돌로 먼저 이름을 알린 후 주연을 맡았거나 두 개 이상의 작품에서 주조연급 이상의 역할을 맡아 배우로 데뷔한 이들의 성적표를 점검해 보았다.

 

 

이준 A+...아이돌 이미지 배반하는 탁월한 캐릭터 선택

 

 

<닌자 어쌔신>에서 비의 아역으로 출연할 때 이준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준은 단막극 <주부 김광자의 제3활동>과 청소년 드라마 <정글피쉬>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고, 여세를 몰아 <아이리스2>에도 출연했다. 그러나 여전히 연기자 이준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랬던 그가 <배우는 배우다>에서 파격적인 노출연기를 선보이며 연기력을 인정받더니 <갑동이>에서는 무려 사이코 패스 역할을 해낸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아이돌같지 않은 연기력과 캐릭터. 사이코 패스 역을 소름끼치게 소화한 그는 시청률에 관계없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단순히 아이돌 직함을 이용하여 드라마 주연을 맡는 것이 아니라 개성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그가 배우로 인정받는데 있어 가장 큰 수확.

 

 

 

아이돌 배우로서 독자적인 길을 가는 그의 행보가 계속 되는 한, 그는 아이돌 배우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시청률에 자유로운 배우가 될 가능성마저 있다. 그가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 불릴 날도 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임시완, 수지 A ...호평 속 감추어진 약점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변호인>등에 출연하며 출중한 외모는 물론, 연기력에 있어서도 호평을 받는다.

 

 

 

임시완의 강점은 ‘아이돌’ 보다는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그 노력은 높이 살만하고 결국 그는 연기자로서도 어느정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종영한 <트라이앵글>의 부진이 아쉬웠다. 드라마가 엉성하고 스토리 라인이 지지부진하자 임시완의 호연에도 불구, 매력을 발산할 기회가 적었다. 더군다나 선이 곱고 여리여리한 얼굴과 몸은 여성 연기자와 러브라인을 형성할 때 다소 아쉬운 느낌을 자아낸다. 아직은 어린 느낌이 강한 얼굴이기에 여배우와의 호흡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연기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남성적인 매력을 어필할 필요성은 엿보인다.

 

 

 

수지는 여자 아이돌 가수중 유일하게 주연급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케이스다. <드림하이>의 주연을 맡았을 때만 해도 시청률은 무난했지만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한 후, 드라마 <빅>에 출연했지만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이후 <구가의서>에서도 주연을 맡아 동시간대 1위,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수지가 극을 이끌어 갈 능력이 아직 충분치 않음에도 그의 드라마가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것은 그만큼 수지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런 호감도가 수지의 가장 큰 매력.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연기력은 아직도 아쉬운 수준이다. 수지만의 매력은 있지만 결코 대중들을 홀릴만큼 유려하지 못한 연기력의 발전이 시급하다.

 

 

 

정은지 A-...장점있지만 한계도 명확해

 

 

 

<응답하라 1994>로 단숨에 연기돌 타이틀을 얻은 정은지는 능청스러운 연기력은 물론, 원래 경상도 출신답게 사투리도 능숙하게 구사해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었다. 이후 출연한 <그 겨울바람이 분다>에서도 꽤 그럴듯한 연기를 선보여 마침내 <트로트의 연인>에서는 주연을 맡는다. 비록 시청률은 높지 못했지만 정은지의 호연만큼은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은지의 가장 큰 약점은 캐릭터의 한계 명확하다는 것이다. 그의 개성에 잘 들어맞는 경상도 소녀나 다소 강한 캐릭터는 어느정도 소화 가능하지만 예쁘고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서 승부수를 띄우는 일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데 부족함이 있다. 아직 한국 브라운관의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망가져도 사랑스럽고 예뻐야 하는 것이 현실. 정은지는 연기력은 있지만 이런 캐릭터를 소화할 만큼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는 않다.

 

 

개성적인 연기로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한 것은 칭찬해 줄만한 일이지만 주연으로서 다양한 역할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내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독보적인 연기 세계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선화 B+... 의외의 연기력, 그러나 이미지 극복은 아직

 

 

 

한선화는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조연으로 데뷔 후, <신의 선물>에서 눈에 띄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었다. 꽃뱀 연기를 그럴 듯하게 해낸 한선화는 의외의 연기력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지적이고 도회적인 성형외과 의사를 연기한 <연애 말고 결혼>에서 한선화는 아직도 그의 연기가 한선화의 걸그룹 이미지를 덮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말았다. 역할 자체가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었던 것은 둘째치고라도 똑똑하고 지적이며 도회적인 한선화에 적응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양한 역할을 맡는 것은 좋으나 자신의 이미지를 극복할만큼의 연기력과 매력이 있는지는 살펴보아야 할 부분.

그러나 한선화는 <왔다! 장보리>후속 드라마인 <장밋빛 연인들>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제 한선화의 주연으로서의 스타성과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시점이 왔다. 이번 기회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한선화의 연기자로서의 앞날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박유천, 박형식 B...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이 아쉽다

 

 

 

박유천은 <성균관 스캔들>에서 주연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후, <미스 리플리><옥탑방 왕세자><보고 싶다><쓰리데이즈>등에 출연하며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최근에는 영화 <해무>에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출연하여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나 문제는 흥행력이다. 주연으로서의 작품이 다수임에도 아직까지 대표작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옥탑방 왕세자>가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그의 이미지를 뒤집어 연기자로 발돋움 하게 하지는 못했다. 아직까지 연기력 또한 평이한 수준. 시청자들에게 각인될만한 연기나 작품이 없다는 것은 아쉽다. 그러나 그가 주연으로서 차곡 차곡 커리어를 쌓아 나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를 기대해 볼만하다.

 

 

<나인>에서 이진욱의 아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박형식은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 급부상한 후, <상속자들>에서 조연에 이어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주조연급으로 캐스팅 되었다. 선한 이미지와 큰 키, 위화감 없는 비주얼 등은 플러스 요인. 연기력도 예상을 뛰어넘어 괜찮은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 연기자로서의 입지는 명확하지 않다. 연기력을 보강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것이 급선 무.

 

 

 

윤두준 B-... 드라마의 호평, 연기자는 아직

 

 

 

윤두준은 <식샤를 합시다>에서 보험 판매원 역할을 맡아 꽤 호연을 펼쳤다. 상대역과의 러브라인역시 나쁘지 않은 그림을 보였고 <식샤를 합시다>는 호평을 받으며 종영했다. 그러나 <식샤를 합시다>가 케이블 드라마로서 시청률이 높지 못하고 매니아층만 형성한 점, 아직까지 발전할 여지가 있는 연기력 등은 윤두준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뻔한 드라마의 주연을 맡지 않은 것은 그래도 그에게는 플러스 요인. 그러나 주연급으로 인정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영, 크리스탈 C ...드라마 주연이 전부는 아니야

 

 

 

수목드라마 <내생의 봄날>과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로 경쟁하고 있는 SM출신 수영과 크리스탈.

 

 

<내생에 봄날>에서 수영은 의외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로 주연‘급’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청률이 동시간대 1위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시청률과 화제성은 수영을 주연으로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이다. 아무리 호연이기는 하지만 수영은 ‘소녀시대’를 넘어서 ‘배우’로 인정받기는 힘든 것이 사실. 아직도 소녀시대를 이용하지 않고는 드라마의 주연을 맡을 수 없다는 점은 수영에게는 걸림돌이다. 소녀시대가 아닌, 배우 수영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호연’을 넘어선 파괴력이 필요하다.

 

 

 

크리스탈도 마찬가지다. 일단 연기력은 나쁘지 않은 수준. 그러나 나쁘지 않은 수준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 크리스탈 역시 걸그룹 이미지로 드라마 주연자리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 문제. 그가 표현하는 순수하고 순진하며 정의로운 캐릭터는 평소 그의 시크하고 차가운 캐릭터와 대치되며 묘한 위화감을 자아낸다. 과연 이를 극복하고 주연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을까가 문제.

 

 

그러나 일단 주연으로서 한 발자국 전진하며 동시간대 1위 다툼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굉장한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아이돌을 넘어 배우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지만.

 

 

 

윤아, 김재중 C-... 계속된 실패가 독이되다

 

 

 

윤아는 소녀시대의 비쥬얼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멤버였다. 그는 주목 받기 전부터 <9회말 2아웃>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그런 그가 드라마에 주연으로 캐스팅 된 것은 자연스러워 보였다. 더군다나 윤아는 불패신화를 쓴 KBS일일드라마에 주연으로 캐스팅 되어 무려 시청률 40%를 넘기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그것은 그 당시 KBS드라마의 흥행력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윤아가 출연했던 <너는 내운명>은 억지 전개와 막장 설정으로 놀림과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이후 윤아는 <신데렐라 맨> <사랑비> <총리와 나>등에 연속으로 얼굴을 내밀었지만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물론, 연기력에서도 비난에 직면했다. 급기야 <노다매 칸타빌레>의 한국판 여주인공으로 그가 캐스팅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리자 비난 여론은 극에 달했다.

 

 

윤아는 연기로서 대중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가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갖추기 위해서는 윤아의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로서 보일 수 있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김재중 역시 마찬가지. 동방신기의 인기를 바탕으로 일본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와 일본영화 두 편을 비롯, 한국 드라마 <닥터진>, <보스를 지켜라>, <트라이앵글>에 모습을 드러냈고 영화 <자칼이 온다>까지 찍었지만 연기자로서 그의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 드라마가 성공적이지 못한 탓도 있지만 그도 시청자들에게 각인될만한 연기를 한 적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보다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연기와 작품을 성찰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다솜, 한승연, 정진운, 전효성D...연기자 전향이 그룹의 이미지마저 깎아먹었다

 

 

 

시스타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KBS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 출연한 다솜은 여주인공으로서의 장점이 하나도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대위에서보다 빛나지 않는 비주얼은 물론, 연기력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드라마는 화제성도 높지 않고 시청률도 KBS일일극의 아성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으로 종영했다.

 

 

 

한승연은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조연을 맡은 후, 케이블 드라마 <여자 만화 구두>에서는 무려 주연으로 뛰어 오른다. 현재는 <왔다 장보리>에서 조연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한승연의 연기는 결코 옹호해 줄 수 없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은 단편적이고 발성이나 감정표현 역시 일차원적이다. <왔다, 장보리>가 무려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내며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그 수혜자는 한승연이 될 수 없는 이유도 그의 연기에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표현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전효성 역시 <고양이는 있다>에 출연했지만 아무도 그를 배우로 여기지 않는다. 드라마가 너무 억지스럽고 시청률이 낮은 탓도 있지만 전효성의 연기는 단순하기 그지없다. 연기를 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연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지 못한다.

 

 

 

정진운 역시 연기력 부족으로 비난에 직면한 케이스다. <연애말고 결혼>에 출연했지만 서있기만 해도 멋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기에는 정진운은 여러모로 부족했다. 캐릭터가 민폐가 된 것도 문제였지만 그는 웃는 표정에서부터 대사 처리까지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며 미스캐스팅이라 불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들의 연기는 외려 그룹 이미지를 깎아먹는 선택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결국 아이돌도 ‘연기자’의 한 사람으로 본다면 연기로 승부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아이돌 타이틀을 이용하여 연기에 발을 들여놓기는 쉽지만 그 이후에 맞서야 하는 것은 대중의 따가운 시선이다. 이를 극복하고 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그들은 아이돌을 버리고 연기자로서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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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을 아이돌이 점령하고 있다. 각종 드라마의 주요 배역을 꿰차는 것은 물론, 이제는 본격적으로 공중파 방송의 주연을 맡으며 가수 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역 여자 아이돌 들은 드라마에서 연이어 주연을 맡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다.

 

 

 

 

소녀시대 윤아나 미스에이의 수지는 이미 수차례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시스타의 다솜도 KBS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주연을 맡았으며 에이핑크의 정은지 역시 <트로트의 연인>의 주연으로 등장했다. 현재도 아이돌 여배우들의 주연 행렬은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에프엑스의 크리스탈이 <괜찮아 사랑이야>의 후속작인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주연을 맡아 비와 함께 출연할 계획이고 소녀시대의 수영 역시 감우성과 함께 mbc 드라마<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후속작인 <내 생의 봄날>의 주연을 맡았다. 뿐만 아니다. 최근 <연애 말고 결혼>에 주조연급으로 출연한 한선화 역시 mbc <장밋빛 연인들>에서 원톱 주연을 맡는 등, 아이돌 멤버들이 속속들이 공중파 주연을 맡을 계획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들의 연기력이나 흥행력에서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연기력을 갖춘 정은지조차도 시청률에서는 참패하며 아이돌 여주인공의 효용론 문제가 제기되었다. 크리스탈이나 수영, 한선화등의 주연 행렬 역시 시청자들의 흥미를 확 잡아끌지 못한다. 여자 아이돌들의 여주인공 행렬이 환영받지 못하는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대부분 주연을 맡은 아이돌들은 주연으로의 급부상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브라운관에서의 경력이나 가능성보다는 걸그룹의 인기가 기반이 되는 것이다. 크리스탈이나 수영, 한선화는 모두 드라마에 조연급으로 출연한 경력이 있지만 그들이 주연으로 인정받을만한 커리어를 쌓은 적은 없다. 그들의 드라마 주연 캐스팅은 일종의 ‘걸그룹 특혜’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일단 그들의 연기력이 제대로 검증이 된 적이 없다. 

 

 

 

 

 

현재 첫 공중파 주연으로 대기하고 있는 아이돌 중, 한선화정도가 <신의 선물-14일> <연애말고 결혼>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그 인정이란 어디까지나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붙일 때 유효하다.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은 연기력을 보였으나 여전히 한 사람의 연기자로서 드라마 속에서 녹아들었냐 하는 문제는 남아있다. 실제로 한선화는 <연애 말고 결혼>에서 지적인 의사 역할을 맡았는데 연기력은 무난했으나 백치미가 있었던 기존의 한선화 이미지를 뛰어넘지 못한 채, 몰입이 힘들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한마디로 아직까지 시청자들이 한선화를 아이돌 그룹 이상의 연기자로 받아들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주연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소녀시대의 윤아마저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연 논란이 일었을 정도다. 이는 그들이 가진 이미지나 연기력이 아직까지 걸그룹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것은 크리스탈이나 수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걸그룹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커리어를 보인 적이 없기에 그들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아이돌 그룹 중 여주인공으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는 경우는 수지 정도가 유일하다. 수지는 다소 부족한 연기력에도 불구, <건축학 개론>으로 첫사랑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수지는 연기력이 아니라 이미지로 승부하는 케이스다. 문제는 이런 이미지조차 최근 주연을 맡게 된 여자 주인공들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정은지처럼 처음부터 연기로 주목받으며 어색하지 않은 연기를 보이는 경우 역시, 주연으로 극을 완전히 이끌고 가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크리스탈이나 수영, 한선화의 경우는 더욱 위험하다.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흥행력이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 그들의 연기 생활은 좋은 반응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들은 애초에 걸그룹의 인기를 바탕으로 캐스팅되었다. 그 특혜가 실력이 되기 위해서는 연기력 보다는 흥행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들은 애초에 연기파 배우로서 받아들여지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스타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숙명에 놓이는 것이다. 그들의 매력이 브라운관에서 통한다는 사실이 증명될 경우, 그들이 가지고 갈 수 있는 파이는 커진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실패했을 경우, 걸그룹의 인기를 바탕으로 주연을 꿰찬 그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걸그룹의 인기가 드라마의 인기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데 있다.

 

 

 

걸그룹의 인기는 10대가 주가 되는 문화다. 그러나 드라마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시청층을 아울러야 한다.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은 10대 20대를 제외한 연령층에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흥행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매력을 내 보이며 흥행성을 잡을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나 이런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극본, 연출, 매력의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야 한다. 정극 배우들도 시청률 싸움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아이돌 배우들이 좋은 작품속에서 특별한 매력을 보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편견과 위험요소를 딛고 그들이 진정한 배우로서 거듭날 수 있을까. 그길은 그들이 진정으로 열의를 가지고 노력하면서도 좋은 작품을 만날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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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성이 단 한마디 말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아이 같은 얼굴에 볼륨감 있는 몸매로 남성 팬들을 몰고 다니던 그가 라디오에서 꺼낸 ‘민주화’라는 단어 하나 때문에 대중들의 거센 반발을 산 것이다.

 

‘민주화 시키지 않는다.’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쓰임조차 생소했다. 민주화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그래서 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민주화’가 ‘반대하다, 억압하다, 괴롭히다’등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었다. 이 말은 극우 사이트로 유명한 한 사이트에서 반대 버튼 대신 사용된다는 사실마저 알려지며 전효성은 졸지에 극우 사상을 갖춘 연예인으로서 각인되었다. 인터넷 시대의 엄청난 파급력이었다.

 

 

그 후 전효성은 공식 사과까지 해야 했다. 그러나 들끓은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전효성은 아직까지도 그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라는 단어가 그렇게 사용된다 함은 그간 나라가 피땀 흘려 찾아온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북한의 사상을 추종하는 자들을 몰아세우던 그들이 어째서 민주화는 부정적으로 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는 독재를 비난하면서 오히려 독재정권을 우상시하는 그들의 자가당착이요, 모순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인식되었다. 독재를 막고 종북 세력을 추방하자는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화가 싫다면 그들이 몰아내고자 하는 종북 세력과 무엇이 다른가. 민주화에 눈살을 찌푸릴 거라면 차라리 북한으로 갈 일이다. 이 ‘민주화’라는 단어 하나로 그들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부정적으로 변했고 전효성은 그 이미지를 대표하는 정점에서 대표적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말 한 마디로 얻은 결과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반응이다.

 

여기서 소속사 측은 ‘민주화’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민주적인 팀이라고 하려고 했다’는 변명을 내놨다. 그러나 그 문장은 결코 평소에 접하지 못했으면 나올 수가 없는 발언이다.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그 말 뜻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공식적으로 사과는 ‘고의는 아니었지만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수준이었고 전효성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그 해명에 더욱 돌을 던졌다. 해명은 적절하지 못했고 덮어놓고 믿을 만큼 진정성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속사의 첫 번 째 실수가 있다. 차라리 소속사는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꺼냈어야 했다. 전효성이 그 사이트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일단 인정하고 가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악의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했다. 그렇게까지 인식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말과 함께 다시는 그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편히 훨씬 더 믿을만하다. 물론 이로서도 여론은 돌아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반성하는 전효성을 믿어주자는 비호세력은 생겨났을 것이었다. 그만큼 대중이 원하는 진정성은 중요하다.

 

과거 티아라의 경우도 그랬다. 그들은 대중이 원하는 해답을 내놓기 보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변명하기 바빴다. 대중들은 그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들 역시 단순히 트위터에 ‘의지’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그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인 왕따 문제까지 번질 줄 그들조차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대처를 완벽히 잘못했다. 끊임없이 말이 바뀌는 변명들은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화영의 입장까지 조작된 것 같은 느낌은 강자가 힘으로 약자를 제압하는 느낌으로 다가왔고 해명을 할수록 의구심만 늘어나는 형국으로 치달았다.

 

전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효성은 오히려 이 ‘민주화’발언 이후 포털 사이트의 메인에 더 자주 등장한다.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티아라가 활동을 강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중들이 아무렇지 않게 그들을 받아들이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등장할 때마다 화제성은 대단하다. 수백 개의 댓글마저 달린다. 그러나 이는 그들이 저지른 일을 상쇄시키는 관심이 아니라 오히려 더 의식하게 하고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 또렷하게 만드는 것이다.

 

활동을 하고 모습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마이너스라는 것을 그들은 간과하고 있다. 대중의 심기를 건드린데 대한 사과로는 부족하다. 진정 말실수였다면 왜 그런 말실수가 나왔는지 믿을 수 있는 해명이 나와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무조건적인 인정과 반성, 그 후에 당분간 대중들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만이 논란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믿을 수 없는 해명 후 별일 아니라는 듯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그의 이미지를 더욱 뻔뻔하게 만들 뿐이다.

 

연예인은 이미지가 생명이다. 특히 아이돌 그룹이라면 그 이미지와 판타지를 망가뜨리는 순간 그들의 스타로서의 가치도 역시 함께 하락하고야 만다. 그 하락된 이미지를 다시 극복하고자 한다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행보에 까치발을 하고 더욱 조심스러운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전효성은 살얼음 판 위에서 100m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너무나 무모해 보이기만 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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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원더걸스가 컴백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온라인 음원차트가 들썩거리고 있음은 물론, 이번 앨범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도 줄을 잇고 있다.


잘만하면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며, 국민 걸그룹의 위상을 다시 세울 호재가 될 듯 하다.


사실 원더걸스의 이번 컴백은 그리 전망이 밝지 못했다. 가요계 전반적인 분위기도 원걸의 컴백에 그리 호의적인 입장이 못되었고, 대중의 여론 역시 비슷한 분위기였다. 오랜 미국생활로 인해 국내 팬베이스가 많이 무너진 상태에서 과연 원더걸스가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텔미]-[소핫]-[노바디]에 버금가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그대로 사장될 것이란 극단적 의견도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원더걸스 컴백 이전, 이후로 각종 라이벌 걸그룹들의 노래가 쏟아져 나왔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소녀시대를 필두로 시크릿, 씨스타, 타이라 등이 줄줄이 컴백을 선언했다. '한물 간 스타' 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원더걸스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영원한 라이벌이자 선의의 경쟁자인 소녀시대와의 맞대결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구도였을터다.


한 때 가요계를 평정하다시피 했던 원더걸스였지만 오랜 미국생활은 그들의 팬베이스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공고했던 팬층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영원할 것만 같던 원걸 제국은 한 순간에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를 틈타 소녀시대가 [Gee]를 시작으로 [소원을 말해봐][오][런 데빌 런][훗] 등을 연이어 메가히트 시키며 국내 최정상 걸그룹의 자리를 쟁취하자 원더걸스의 국내입지는 더더욱 초라해졌다.


원더걸스가 미국으로 떠난 이래 한일 양국에서 말 그대로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끌었던 소녀시대의 위상은 현재의 원더걸스가 감히 따라갈래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극대화 되어 있었다. 여기에 [아브라카다브라] 신드롬으로 국민적 인기를 구가한 브라운 아이드 걸스, 신예 걸그룹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시크릿과 씨스타와의 대결 역시 원더걸스에게는 잘해봐야 본전, 밑지면 쪽박인 최악의 상황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상황이 재밌게 돌아갔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야심차게 내놓은 [식스센스]가 대중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주저 앉고, 소녀시대가 미국 진출을 위해 만든 [더 보이즈]를 들고 나와 예전과 달리 뜨뜻 미지근한 반응만을 얻고 만 것이다. 시크릿의 [사랑은 무브] 역시 대중의 큰 사랑을 받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걸그룹들의 컴백이 줄줄이 '중박' 정도에 머무르면서 원더걸스의 컴백은 숨 쉴 틈이 생기게 됐다. 브아걸, 소녀시대, 시크릿 중 한 팀이라도 전작에 버금가는 '대박' 작품을 들고 나왔더라면 원더걸스의 컴백은 아마 큰 차질을 빚게 되었을터다. 허나 하늘이 도왔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처럼 오히려 이 세팀의 부진이 원더걸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고, 그녀들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말 그대로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역전홈런의 기회를 쟁취한 셈이다.


결국 원더걸스는 7일 음원을 발표하며 '원걸천하'의 부활을 선포하고 나섰다. 거의 모든 차트를 '올킬' 하다시피한 그녀들의 컴백은 온라인 음원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며 국민 걸그룹의 위상이 허명이 아니었음을 증명시켰다. 특히 미국 진출로 인해 와해되었던 팬층이 다시 공고히 결집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1인자 걸그룹인 소녀시대와 전열을 가다듬고 '맞짱'을 뜰 만한 저력도 생기게 됐다. 흥미로운 구도가 아닐 수 없다.


타이틀 곡 [Be My Baby]는 원더걸스 특유의 복고 리듬을 탈피해 새로운 느낌과 형식을 담아낸 곡으로 들으면 들을수록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고 이미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Me, In]과 [Nu shoes] 역시 폭발적인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본격적인 방송활동을 시작한다면 앨범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게 연예가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추세를 지켜봐야겠지만 예상 외로 굉장한 '컴백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는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번 앨범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점령할 수 있다면 최근 몇 년간 철저하게 구겨지고 짓밟힌 원더걸스의 자존심도 제대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소녀시대, 브아걸, 시크릿 등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명예로운 훈장까지 얻게 된다면 향후 그녀들의 활동이 훨씬 안정적이 될 것이란 것도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퀄리티 높은 앨범과 귀에 착 감기는 노래들로 중무장한 원더걸스는 "가수는 변신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 이라는 박진영의 말처럼 오랜만에 비장한 각오로 국내 무대에 출사표를 내던졌다. 7일 컴백 하루만으로 이미 9회말 2아웃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역전 만루홈런을 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녀들이 향후 활동을 통해 어떤 식으로 '국민 걸그룹'의 위상을 되찾아 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썩어도 준치, 역시 원더걸스는 원더걸스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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