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영석이다. 그리고 그가 또 이서진을 섭외했다. 새롭게 합류한 윤여정도 이미 <꽃보다 누나>의 메인 출연자로, <삼시세끼>의 게스트로 호흡을 맞춰본 캐릭터다. 아르바이트 생으로 등장하는 신구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정유미가 합류했지만 얼마나 새로운 그림이 나올까 싶었던 <윤식당>. 그러나 <윤식당>은 뭔가 다르다.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가 전해주는 느낌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같은 제작진에 같은 출연진, 또 ‘음식’이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어떻게 <윤식당>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을까.

 

 

 


느림의 미학 나영석식 화법에서 오는 긴장감

 

 

 


빠른 템포로 정신없이 진행되는 요즘 예능의 특징과는 다르게, 나영석의 예능은 ‘느림의 미학’을 강조한다. 주로 여행이나 음식을 소재로 사용하는 나pd는 여행 예능에서라면 풍경과 그 장소의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여행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강조한다. 음식 예능에서는 천천히 음식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 과정에서 오는 따듯함이나 정, 수고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그 과정 속에서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능력은 나pd의 독보적인 영역이다. 가끔은 어떤 느낌이나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나머지, 다소 강요하는 느낌이 있을 때도 있지만, 따듯한 시선을 통해 그런 단점쯤은 상쇄된다.  

 

 

 


<윤식당>역시 그런 분위기는 유지된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름다운 풍광은 이야기의 양념처럼 버무려지고 손님이 없다가 붐비는 식당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아내며 ‘지켜보는 예능’을 완성해 간다. 손님이 붐빌 때 식당을 운영하는 이서진, 윤여정, 정유미, 나중에 합류한 신구까지 바빠서 정신이 없어지는 장면마저 빠른 템포라고 할 수는 없다. 그저 그들의 감정을 따라가며 식당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데 주목할 뿐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 과정에서 묘한 긴장감이 생겨난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은 <윤식당>의 성공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손님이 없어 걱정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을 보며 얼른 손님이 찾아오길 바라게 되고 정신없이 요리를 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그들이 행여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요리를 손님들이 먹고, 음식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는 어떤 평가가 나올지 긴장하게 된다. 그 평가가 좋을 때는 따라서 기분이 좋다. 딱히 ‘한국음식’에 대한 자랑스러움이나 애국심을 강조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감정이 그렇게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차분한 이야기의 진행을 통해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애정을 쏟게 만든 결과다. <윤식당>은 비록 실제 식당이 아니지만, 시청자들은 그 식당이 성공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능을 지켜보게 된다. 신기한 일이다.

 

 

 


음식 예능이지만, <삼시세끼>와 궤를 달리 하는 화법과 캐릭터.

 

 

 


<윤식당>은 불고기라는 메뉴를 메인으로 한 식당에 대한 이야기로, 음식에 관한 이야기지만 <삼시세끼>와는 다르다. 출연자들이 음식을 먹고 음미하는 주체가 되지 않고, 그 곳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주방을 맡은 윤여정은 딱히 요리를 할 줄 모르는 캐릭터다. 오직 할 수 있는 것은 프로그램을 위해 다른 셰프들에게 전수받은 불고기 뿐이다. 어떤 요리가 탄생할까에 대한 기대감같은 건 이 프로그램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음식을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이나 행동은 충분히 예능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출연자들이 만든 요리지만 그 요리가 다른 사람에게도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았을 때 시청자들은 따라서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윤식당>이 출연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각자의 역할이다. 요리를 만드는 윤여정과 그를 보조하는 정유미. 그리고 총무겸 서빙을 맡은 이서진, 그리고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설정이 주어진 신구까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그들이 가진 특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걱정이 많고 툴툴대는 듯하지만 재치있고 인간적인 매력의 윤여정, 때로는 엉뚱하지만 싹싹하고 밝은 정유미,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총괄하는 책임을 진 이서진. 또 가장 연장자지만 가장 낮은 자리에서 부드러운 매력을 뽐내는 신구까지. 그들의 조합은 생각보다 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서진은 이곳에서 <꽃보다 할배>나 <삼시세끼>로 나영석 예능에 익숙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프로그램들과는 또 다른 캐릭터가 주어진다. 가이드를 맡았던 <꽃보다 할배>나 음식을 할 줄 몰라 사실상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삼시세끼>와는 달리 <윤식당>의 이서진은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총무로서의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실질적인 운영자로서의 마인드로 단가를 계산하고 얼만큼의 수익이 날지를 예상하며, 장사 계획을 짜는 그의 모습은 <윤식당>을 좀 더 그럴 듯한 실제의 공간으로 만든다. 똑똑하면서도 현실적인 그의 성격은 그 자리에 맞춤형으로, 그 위치에서 이서진만큼 잘해낼 수 있는 적역을 찾기가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다. 다시 한 번 이서진을 캐스팅 한 이유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여기에 분위기를 발랄하고 상큼하게 만드는 정유미의 조합은 예상치 못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수차례 정유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나영석의 혜안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각기 다른 성격을 지녔지만 조화로움을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나영석표 마법이다.

 

 

 


 

진짜가 아니라 가능한 편안함.

 

 


이런 편안한 분위기는 사실 그들이 실질적으로 ‘매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 윤여정은 요리만, 정유미는 보조만, 이서진는 총무만, 신구는 알바만 하면 되는 상황속에서 그들은 실질적인 이익을 따질 필요가 없다. 손님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그냥 아쉬울 뿐,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식당이 철거되는 순간에도 그들은 아쉬울 뿐, 다른 식당은 제작진이 찾고, 인테리어까지 알아서 끝내버린다.

 

 

 


‘이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식당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그저 발리의 아름다움과 손님의 반응에 집중할 수 있다. 식당운영이라는 것은 실제로는 더욱 전쟁같고 힘든 ‘생계’가 걸린 일이지만 그들은 잠시동안의 경험으로 그 일을 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이 그 자리에서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면, 리얼리티는 살지 몰라도 이야기가 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느리고 편안한 나영석식 화법에 그런 양념은 적절하지 않다. 나영석 예능을 통해 우리는 아마도 잠시 휴가를 떠나 음미할 수 있는 편안함의 판타지, 바로 그것을 느끼고 싶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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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도 다양한 드라마들이 많이 탄생되며 히트작들이 우리를 찾았다. 다른 때 보다 주목할만한 캐릭터들이 대거 쏟아진 해였다. 2016년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며 화제가 되었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누가 주목을 받았는지 알아보았다.

 

 

<시그널> 이재한

 

 

 

 

<시그널>은 올해를 통틀어 드라마 작품상을 받아도 손색없는 작품이다. 과거로 연결되는 무전을 통해 미제사건을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반전과 긴장감은 어떤 드라마도 해내지 못한 영역을 보여준다.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10%가 넘는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열띤 성원을 받은 이 작품은 무게감과 메시지, 그리고 배우의 연기력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이런 소재로 이만한 완성도를 드라마로 보여준 것에 대한 찬사는 입이 아프게 해도 모자르다.

 

 

 

 

모든 캐릭터에 애정이 가지만 그 중에서도 <시그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이재한(조진웅 분)이다. 과거의 형사 역할을 맡아 정의감에 불타는 그의 캐릭터는 드라마 안에서 가장 위테로운 처지에 놓여있으면서도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 그런 그의 활약 덕택에 그 캐릭터를 연기한 조진웅은 가장 섹시한 배우의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그에 대한 호감도 역시수직상승했다. 드라마를 한 번 고사했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 것은 물론이다. 차수연역의 김혜수와 박해영역의 이제훈과의 케미스트리역시 대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키가 된 이재한 형사가 올해의 캐릭터에 빠질 수는 없다. 팬들은 여전히 이 드라마의 시즌2를 오매불망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작품.

 

 


<태양의 후예> 유시진

 

 

 

 

 

2016년의 가장 큰 히트작. 무려 38%의 시청률을 올리며 2016년 최고 시청률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중 <태후>의 남자 주인공이자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유시진을 연기한 송중기였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단숨에 국내 인기가 수직 상승한 것은 물론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며 누구보다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송중기가 연기한 유시진이라는 캐릭터는 해외에 파병되는 군인 대위 역할로서, 정의감과 애국심에 불타는 것은 물론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해는 화법과 화려한 액션까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최적화 된 남주로 활약했다. 작가 ‘김은숙 표’ 남자 주인공의 계보를 이으며 새로운 역사까지 써내려간 유시진의 활약은 그야말로 범접불가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시진의 캐릭터로 군인체 말투가 유행이 되었고 대사들도 화제가 되었다. 같이 출연한 여주인공 강모연 역의 송혜교 역시 호감지수가 함께 상승한 것은 물론이고 작가 김은숙의 주가가 올라간 것은 물론 공동집필한 김원석 작가도 주목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오해영> 오해영

 

 

 

 


tvN <또 오해영>은 애초에 기대작이 아니었지만 10%가 넘는 시청률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었다.  특히 타이틀 롤 오해영 역할을 맡은 서현진은 이 드라마로 데뷔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 오해영은 항상 동명을 가진 ‘예쁜 오해영’과 비교당해 오며 살아온 콤플렉스 덩어리 흙수저다. 사랑에 크게 상처받았지만, 또 다시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큰 공감대 형성에 성공했고 그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오해영 역을 맡은 서현진의 ‘생활 밀착형 연기’는 이 드라마로 빛을 발했으며, 차기작 <낭만닥터>에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되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나갔다. 같이 출연한 박도경 역의 에릭과의 케미스트리도 돋보였다. "빨리좀 들어와 주라, 나 심심하다 진짜” 같은 대사는 유행어로 확대 재상산되며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했다.

 

 

 


<디마프> 노인들

 

 

 


 

대부분 드라마에서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메인이 아닌, 누군가의 부모, 누군가의 할머니 할아버지 등 주변을 맴도는 캐릭터일 뿐이다. 그러나 tvN <디어마이프렌즈>(이하<디마프>)는 이 노인들의 이야기를 메인으로 하여 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편견에 갇힌 노인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이 가진 고민들이 죽음과 맞닿아 있다는 것들을 통하여 드라마는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작가 노희경의 필력이 빛나는 순간이다. (개인적으로 노희경작품은 로맨스보다는 가족과 소외된 계층을 보듬는 소재에서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어루만져진 인생들은 어느하나 불쌍하지 않은 인생이 없고, 처량하지 않은 인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사랑스러운 노인들의 이야기.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바탕이 된 드라마.  그 안에서 노인들의 캐릭터들은 젊은이들 보다 어쩌면 더 매력적이다.  베테랑 연기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복사한듯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W> 강철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드라마 속에서 진짜 만찢남이 등장하자 반응이 뜨거웠다.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로 만화 주인공이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현실화 된다는 설정을 사용하여 호응을 이끌어냈다. 초반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비해 후반부가 다소 아쉬운 지점들이 엿보이지만, 남자주인공 강철의 캐릭터만큼은 주목할만하다.

 

 

 


누군가의 창조물일 뿐이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하는 그의 캐릭터는 확실히 다른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세상이 사실은 누군가의 창착물이었다는 충격을 받는 캐릭터로, 만화를 찢고 나온 만큼 완벽하지만 또 그만큼 약점이 많다. 그로인해 발생되는 긴장감은 상당하다. 드라마 스토리가 설정값을 감당할 만큼의 기지를 조금만 더 발휘했다면 굉장한 명작으로 남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작품.

 

 

 


강철 역할을 맡은 이종석은 이번에도 ‘믿고 보는’ 이종석의 역할을 다 해냈다. 다소 난해한 설정에도 굴하지 않고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새로운 성격의 드라마로서 MBC에서만큼은 올해 가장 주목받아 마땅한 작품으로 꼽힐만 하다.

 

 

 


<38사기동대> 백성일, 양정도

 

 

 


첫 회부터 마지막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는 탁월한 스토리 라인에 OCN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38사기동대>에는 멋진 사기꾼 콤비가 있다. 사기로 감옥에서 출소한 양정도(서인국 분)와 공무원 백성일(마동석 분)이 그들이다.

 

 

 


고액 세금 체납자에게 사기를 쳐서 세금을 걷는다는 설정으로 악인과 선인이 뚜렷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악과 선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러나 악에는 악으로 응징하는 주인공들은 확실히 정의의 사도처럼 보인다. 괜히 착한척 하면서 악인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형식의 답답함보다 그들에게 통쾌한 한방을 선사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대리만족하게 된다.

 

 

 


양정도와 백성일은 그들이 원하는 각기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손을 잡게 된다. 능글맞은 천재 사기꾼 양정도와 세금을 징수해 악인을 처단하고 싶어하는 백성일은 다른듯하지만 서로 호흡이 잘 맞아 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들의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를 보고있노라면 어느새 그들이 위험할 때마다 제발 통쾌한 반전이 있기를 바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 이영

 

 

 


송중기 다음은 박보검이었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영으로 여심 사냥에 나섰다. 세자 캐릭터로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맡아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박보검은 비주얼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차세대 대표 배우로서 주목받았다. 특이한 점은 캐릭터를 넘어서 박보검에 대한 신드롬이 일었다는 점이다. 바른생활과 예의바른 태도로 미담의 주인공으로 자주 거론되는 박보검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그 주가를 더욱 올렸다.

 

 

 


 

캐릭터 자체로는 여타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박보검이라는 배우의 개성과 맞물려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가 되었다.

 

 

 


<질투의 화신> 이화신

 

 

 


다소 뒷통수를 때리는 드라마 <질투의 화신>속 이화신(조정석 분)은 질투로 인해 남성이 어디까지 졸렬해질 수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라니! 이 캐릭터가 보여주는 기지로 만들어지는 웃음은 확실히 비범하다. 자신을 좋아했던 표나리(공효진 분)가 자신의 절친 고정원(고경표 분)과 사랑에 빠지자 질투를 하게 되는 캐릭터로, 자신의 마음을 제때 인정하지도 않고 유방암까지 걸리지만 그 모든 것이 왠지 모르게 매력적이다.

 

 

 


그 역할을 연기한 조정석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코미디부터 진지함 양극단을 오가는 캐릭터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표현한 조정석은 확실히 캐릭터를 살리는데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연기자로 주목할만했다.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표현한 조정석은 2016년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이미지가 소비되기 보다는 오히려 호감도가 증가한 배우로 주가를 올렸다.

 

 

 


<쇼핑왕 루이> 루이

 

 

 


 

‘키우고 싶은 남자’ 루이 (서인국 분)의 매력은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8사기동대>와는 전혀 다른 순수하고 착한 재벌 3세 캐릭터를 연기한 서인국은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주며 '키스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야기가 다소 진해지고 자극적으로 변하는 와중에 순수하고 청량한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는 호응을 얻었고 마침내 낮은 시청률로 시작해 <질투의 화신>을 누르고 깜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루이는 기억 상실증에 걸려 오갈데가 없어 여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에게 얹혀 살며 졸졸 따라다니며 애정을 표현한다. 재벌때 습관이 남아 할줄 아는 것도 없고 매일 사고를 치지만 그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아서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하고 말았다.

 

 

 


<낭만닥터> 김사부

 

 

 


또 의학드라마인가 싶었지만 한석규의 연기력은 명불허전이었다. 게다가 드라마 역시 흥미롭게 전개되며 2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낭만닥터>는 의학드라마에 현재 사회가 가진 문제점들을 녹여 시의성을 담아냈다. 이에 대한 반응역시 긍정적이다.

 

 

 

한석규는 김사부(본명:부용주) 라는 괴짜 의사 역할을 맡았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변방 병원에서 은둔하는 그는, 후배들의 성장과 고군분투를 지켜보며 그들의 스승이 되는 캐릭터다. ‘천재 의사’에서 ‘진정한 스승’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그의 괴팍한 표현하는 한석규의 존재감은 이 드라마 전반을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동주역의 유연석과 윤서정 역의 서현진 역시 호연을 보여주며 이 드라마에는 연기 구멍이 전혀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긴박한 스토리와 캐릭터의 개성으로 이 드라마는 의학 드라마의 성공신화를 다시 한 번 썼다.

 

 

 


하반기 드라마들, 스타작가들의 컴백

 

 

 


 

<푸른바다의 전설> 심청

 

 

 


스타작가들이 컴백하면서 하반기 드라마에 쏟아진 관심역시 대단했다. <푸른바다의 전설>은 <별에서 온 그대>(<이하<별그대>)이후 박지은 작가와 전지현이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전지현은 이 드라마에서 한 사람만 보는 인어 역할을 맡았다. 사실상 드라마에서 전지현은 캐릭터로서는 거의 원맨쇼에 가깝다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인어로서 인간 세상 적응기를 보여주어야하고 뛰어난 비주얼도 보여주어야 한다. 코믹함과 로맨스, 스릴러에까지 모두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소 아쉽다. 전지현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캐릭터의 감옥에 갇힌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별그대>의 천송이처럼 백치미가 넘치지만 그 능동성은 더욱 떨어진다. 남성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운명은 얼핏 로맨틱하지만 그만큼 운신의 폭은 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로 화제성을 모으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인어, 심청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도깨비> 김신

 

 

 


상반기에는 유시진이 있었다면 하반기는 김신이 있다. 김은숙 작가는 하반기에 또한번 흥행의 역사를 썼다. 시청률 추이를 봤을 때, tvN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도깨비>는 벌써부터 인기가 심상치가 않다. 도깨비 김신 역할을 맡은 공유는 이 드라마에서 두말하면 입이 아플만큼 매력적이다. 그 도깨비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스토리라인은 확실히 비범하다. 시종일관 무게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멋있어 보이고 싶어하고 겁을 먹기도 하며 호들갑을 떨고 저승사자와 기싸움을 하는 도깨비는 인간적이면서도 멋있다. 남자 주인공이 어떻게 해야 가장 멋있을지 아는 작가의 획기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수미상관이란 말이 있듯, 올해 드라마 캐릭터는 김은숙 작가로 시작해 김은숙 작가로 끝맺음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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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esuslike.tistory.com BlogIcon 민족의 십일조 2016.12.14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반기에 tvN 시그널이 빠진 것 같네요.

  2. 2016.12.21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애초에 60부작으로 기획되었던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거야>54부작으로 축소 방영이 결정되었다. 제작진은 리우 올림픽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이며 조기 종영이 아니다고 손사레를 쳤지만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의 경우, 결방은 있어도 축소 방영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청률 문제라는 인상을 지우기는 힘들게 되었다. 회당 1억원의 고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김수현 작가의 굴욕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일이 벌어졌다. 그동안 김수현의 가족드라마 만큼은 시청률 불패 신화를 써내려왔다. 가장 최근에 집필한 가족드라마인 <무자식 상팔자>만 보아도 JTBC라는 채널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김수현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낼 정도였다.

 

 

 

 

 

그러나 <그래 그런거야>는 김수현 가족드라마 최초의 실패라는 아픈 기록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시청률면에서도 경쟁작 <가화만사성>에 완전히 밀린 것은 물론, 화제성과 호평, 모두 놓치고 말았다. 여러모로 아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디어 마이 프렌즈>(이하<디마프>)는 호평과 인기를 동시에 잡았다. 시청률은 5%를 넘겼고, 매회 눈물을 흘리게 만들 정도로 따듯한 감성을 보여주며 노인들의 이야기라는 핸디캡을 극복했다.

 

 

 

 

 

 

 

 

<그래 그런거야><디마프>에는 각각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등장한다. <그래 그런거야> 속의 이지선(서지혜 분)은 시아버지인 유민호(노주현 분)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그 설정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대는 드라마 속에서 그들의 관계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수군거리는 주변 사람들의 입장과 닮아있었다. 남편이 없는 상황에서 시아버지와의 동거는 좀처럼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파격적이기는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에는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극복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했다.

 

 

 

 

 

<디마프>에서는 혼자살아가는 70대 노인들이 대거 등장한다. 65살이 되도록 결혼을 하지 않은 오충남(윤여정 분), 남편과 사별한 조희자(김혜자 분) , 그들의 삶은 일반적인 가족드라마가 그리는 집안 어른과는 동떨어져있다. <그래 그런거야>가 여전히 3대가 함께 살아가며 어른의 역할을 강조하는 집안을 그리는 것에 비해 <디마프>는 오히려 나이를 먹었으나 여전히 흔들리는 노인들의 감정을 포착해낸다. 주인공 박완(고현정 분)의 엄마도 싱글맘이다. 가족드라마라고 보기에는 이 드라마의 설정은 화목하고 일반적인가족에 초점에 맞춰져 있지는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마프>속 이야기는 전세대의 공감을 자아낸다. <그래 그런거야>가 놓치고 <디마프>가 잡은 것은 무엇일까.

 

 

 

 

 

<디마프>의 인물들은 제각기 상처가 있다. 그것이 30대든, 70대든 삶의 무게는 여전히 그들을 짓누르고 있다. 오래 살았다고 초연하지도 않고, 적게 살았다고 마냥 원기왕성하지만도 않다. 삶 속에서 그들은 치열하다. 그 안에서 가족은 의지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짐이된다. 생각하면 애틋하지만 막상 보면 생채기를 내고 마는, 그런 존재다. 혼자 사는 집에 엄마의 방문은 마냥 좋지만은 않고, 간섭은 때때로 너무 지나치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선을 넘나드는 것 또한 부지기수다. 아버지라는 존재도 그러하다. 무뚝뚝한 것은 물론, 상처만 주는 존재다. 따듯한 말 한마디 제대로 해주지 않는 아버지라는 존재는 전혀 기댈 수 있는 듬직한 어깨를 가진 가장의 모습이 아니다. 뒤로는 가족을 나름대로 생각해 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감동을 주지만, 그래도 <디마프>는 아버지의 행동을 절대 정당화 하지는 않는다.

 

 

 

 

 

<디마프>는 보편적이지 않는 가족속에서도 보편적인 가족의 정서를 포착해 낸다. 다가가기 어려운 아버지, 사랑하지만 귀찮을 때도 있는 어머니. 그런 가족의 모습은 지극히도 현실적으로 가슴속에 다가온다. 그 과정에서 여전히 힘든 삶을 살아가는 70대의 모습을 그리며 한 쪽에 치우친 입장이 아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 보자고 넌지시 제안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흘리는 눈물은 의미가 있고, 시청자들의 감정은 동화된다.

 

 

 

 

 

 

<그래 그런거야>는 그 포인트를 놓쳤다.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보편적인 정서는 놓쳤다. <그래 그런거야>속에서는 어른은 이래야 하고 자식은 이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느껴진다. 아무리 화가 나도 어른한테 대드는 자식은 용납할 수 없고 어른은 그만큼의 포용력과 관용으로 아랫사람을 감싸야 한다. 물론 이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실과 부대끼며 여러 감정이 섞여 있는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요즘 세상에는 삼대가 함께 사는 집도 찾기 힘들고,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그렇게 든든하지만은 않을 때도 많다. 그런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설정만을 비틀어 온 김수현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더 이상 얻지 못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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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라는 이름은 참으로 이상하다. 둘다 나를 낳아주신 분인데도 어머니를 부르는 감정과 아버지를 부르는 감정은 참으로 다르다. 엄마는 엄만데 아버지는 아빠가 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가족인데 왠지 모르게 멀게만 느껴지고 둘이 함께 있으면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임에도 누구보다 멀게 느껴지는 그 이름, 아버지. 

 

 


 

방송에서 그런 ‘아버지’를 소재로 삼은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이미 예능에서는 엄마보다 아빠가 육아를 하는 장면이 흥행몰이를 몇 년간 해 온 터다. 엄마는 당연히 육아를 해야 하고 아빠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아빠가 육아를 하는 장면은 화제가 될 수 있었다. 아버지를 활용한 육아 예능의 포인트는 능숙하고 익숙한 육아를 하는 아빠들에 포인트가 있지 않았다. 오히려 어색하고 미숙한 아빠들이 자녀들과의 관계를 다시 형성하는 모습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그런 어색한 관계가 아닌, 꽤나 친근한 아빠들인 경우에도 아이들의 매력이 설득력있게 다가오면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초의 기획단계에서의 의도는 확실히 ‘아빠의 육아’에 의외성을 노린 것만큼은 분명하다.

 


최근에야 아빠의 육아 참여가 당연시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버지라는 존재는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디어 마이 프렌즈>(이하<디마프>)의 김석균(신구 분)은 딱 그런 캐릭터다. 부인은 하녀 부리듯 부리고 무시한다. 돈도 잘 쓰지 않고 버럭 버럭 미운 말만 골라서 해댄다. 자식에게는 또 어떠한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딸에게 “그러길래 누가 치마를 입으랬냐”며 오히려 다그친 적이 있을 정도다. 도저히 예뻐할래야 예뻐할 수 없는 캐릭터지만, 왠지 어딘가에 존재하는 아빠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는 역시 ‘아빠’였다. 딸이 남편에게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사위에게 찾아가 그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과거 딸을 성추행 했던 사람을 폭행했던 탓에 직장에서 쫒겨나고 말았던 사실이 밝혀진다. 그저 짜증스럽기만 했던 그의 행동들 덕분에 그의 반전은 훨씬 더 아프게 가슴을 울린다. 이어 그는 고백한다. 자식에게 사과하는 법을 몰랐노라고. 그렇대도 그의 행동들을 잘했다고 추켜세울 수는 없다. 자식이 그에게 다가갈 수 없도록 관계의 단절을 만든 것도, 부인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게 만든 것도 그다. 그러나 그의 진심만큼은 무겁게 가슴을 짓누르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자식의 일이라면 앞뒤 돌아보지 않는 그도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그 모습이 마치 우리 아버지 같아서, 그 장면을 보는 사람들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린다. 

 

 


 

TvN에서 새롭게 방영될 예정인 <아버지와 나>는 그런 아버지라는 존재와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이다. 예고편에서 대부분의 출연진들은 “(아버지와의 여행이) 어색하다”며 한숨을 내쉰다. 에릭남처럼 끈끈한 부자관계를 형성해온 관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아버지라는 존재와의 단 둘만의 동행이 편안하지 않은 출연진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예능이 기획될 수가 있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조금만 더 부드럽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관계였다면 그들의 예능적인 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더 떨어졌을 것이었다. 굳이 일반인인 아버지를 출연시켜 가면서 아들과의 관계를 조명하려는 의도는 명확하다. 그 둘 사이의 장벽에서 오는 어색함과 그 관계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서도 예능 속에서도 아직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다소 껄끄럽고 어색하게 그려진다. 그런 관계가 더 현실적으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아직도 많은 아버지들이 그런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관계를 조명함으로써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의 사이가 극복될 수 없는, 한계를 지녔다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들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고,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렀을 뿐이라는 그 본질적인 사실을 말하고자 함일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사랑은 표현해야 하고, 말해야 알 수 있다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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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 10주년 특별기획으로 시작한 드라마 <디어마이 프렌즈>(이하 <디마프>)의 중심은 상대적으로 젊은 박완(고현정 분)의 로맨스가 아니다. 그의 첫사랑인 조인성등은 특별출연 정도이고 삼각관계 비슷한 기운을 형성하는 한동진(신성우 분)은 유부남이다. 로맨스에 집중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심은 오히려 젊은 층이 아닌 노인들에게 있다. 그것도 세련되고 앞서나가는 사고방식을 가진 노인들이 아니다. <디마프>에 등장하는 노인들은 오히려 스스로 꼰대임을 자처한다. 젊은이들에게 세월을 무기로 꼬장꼬장하게 굴거나 스스로도 모순 투성이인 논리로 억지를 부린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굉장히 현명하게 나이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만큼 넉넉한 품을 갖지도 않았다. 그냥 그들은 나이가 먹었을 뿐, 젊은 이들과 별다를 바 없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그런 노인들을 목도하는 것이 재미있을까 싶지만 <디마프>의 노인들에게는 왠지 모르게 정이 간다. 시작부터 김혜자, 나문희, 고두심, 윤여정, 김영옥, 박원숙, 신구, 주현등 내로라 하는 시니어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시니어 어벤져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파격적인 캐스팅을 선보인 <디마프>는, 그들에게 하나 하나의 스토리를 제공하며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들고 있다. 70대를 넘긴 노인들이 각각의 스토리를 가진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드라마의 메인으로 활약한다는 것은 한국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설정이다. 그러나 <디마프>는 그 파격을 시도했다.

 

 

 

노희경은 ‘디어마이프렌즈 미리보기’에서 제작 비화를 밝히며“이들(노인들)은 돈이 되지 않으니까, 이들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니까. 근데 이제 문득, 진짜 그런가, 진짜 안보나?”라며 의문을 던졌다.  이어 “한 번 해보자. 저질러 보자가 첫 번째였고, 그걸 받아준 방송사가 있었고, 고마운 마음이 있고요”라며 자신이 쓴 이야기를 방송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한류스타도, 아이돌도 없는 <디마프>의 이야기를 무려 10주년 특집으로 방영할 용기가 있는 방송사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국민 엄마로 알려진 김혜자는 누구보다 작품을 고르는데 까다로운 배우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누구 엄마인 역할’에 머무른 역할이 아닌, 인물의 개성이 살아있고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한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윤여정“환갑 넘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결심했다”며 “50년 연기했지만 내 연기가 식상하고 뻔할까봐 두렵다”고 인터뷰에서 밝힐 정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 배우다. 그런 연기에 대한 자존심을 가진 배우들이 단순히 ‘누구 엄마’라는 역할을 뛰어넘은 노인들이 가득한 <디마프>에 출연을 결정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누구의 할머니나 엄마가 아니라 그들은 그 작품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자신들도 욕망과 꿈이 있다고 소리치고, 친구들이나 자식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며, 뺑소니 교통사고를 내기까지 한다. 나이가 들었지만 처음 겪는 일에 당황하고 힘들어 하고 설레기도 하는 ‘보통 사람들’이다. 노희경 작가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자 노력하면서도 따듯한 시선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노희경은 “어른들도 귀엽고 예쁘고 애틋할 것”이라며 <디마프>가 부모님과 소주 한잔 하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그의 바람처럼 어른들도 단순히 저물어가는 노인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서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디마프>는 상기시킨다.

 

 

이런 드라마가 공중파에서 방영되기란 힘든 일이다. 일단 시청률을 보장할 수 없고, 해외 판매도 담보할 수 없다. 그러나 tvN이라는 채널은 무려 10주년 특집 기획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이 드라마를 방영했다. 첫 회에 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낸 <디마프>의 시청률은 오히려 회가 진행될수록 떨어졌다. 노희경 작가는 작품성에 비해 시청률만큼은 잘 나오지 않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마프> 방영을 결정한 것은, 색다른 시도를 두려워 하지 않는 방송사의 모험이다. 단순히 성과주의에 목을 매는 것이 아닌,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면 보여줄 가치가 있다는 결정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다. <응답하라>시리즈, <미생> <시그널> 등 공중파에서 방영되기 어려운 소재들을 연이어 채택하며 신新 드라마 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tvN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tvN이 이런 방향성을 놓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 채널로 끝까지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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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이하 <꽃할배>)>는 나영석 PD의 기지가 돋보인 프로그램이다. 그 어느 누가 70대 노인들의 여행기에 이토록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을까.

 

 

 

<꽃할배>가 전해주는 자극적이지 않지만 진솔한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주목 한 것은 예상밖의 일이었다. 여기에는 나영석 pd의 캐릭터 구성능력이 단단히 한 몫을 했다. 그들의 일상을 조금은 특별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구야형, 섭섭이, 직진순재, 낭만근형등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이다. 일상생활의 모습을 포착하여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그들이 쏟아내는 인생 이야기에 한줌의 감동이 있도록 편집한 것은 온전히 pd의 역량이었다. 출연진들은 <꽃할배> 이후 모두 주가가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이는 <꽃할배>를 넘어 <꽃보다 누나><꽃보다 청춘>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를 가능케 했으며 <삼시세끼>의 실험적인 형식을 과감히 시도할 수 있는 명분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꽃할배>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사실 시즌이 반복되어 오면서 <꽃할배>의 이야깃거리는 고갈되었다. 할배들의 캐릭터도 익숙해졌지만 나이가 나이인 만큼 여정을 더욱 고생스럽고 힘들게 만들 수 없는 딜레마도 있었다.

 

 

 

결국 <꽃할배> 제작진이 선택한 것은 최지우의 영입이었다. 최지우는 등장부터 이서진과의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면서 호평을 얻었다. 최지우 한 사람이 합류함으로써 <꽃할배>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더욱 생동감있게 변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었다. 그들의 ‘썸’ 관계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삼시세끼>의 후광과 최지우의 등장으로 시청률은 10%대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2회째 접어들어 시청률은 8%대로 하락했다. 물론 엄청난 수치지만 초반의 여세를 몰아가지 못했단 점에서 아쉬움은 남는다. 애초에 <꽃할배>의 인기가 차승원이 출연한 <삼시세끼>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해 보면 시청률에는 만족할 만한 수준임에는 틀림없지만, 문제는 초반 화제를 만들었던 ‘최지우’였다.

 

 

 

나PD는 이서진과 최지우의 러브라인에 대해 “일종의 서비스”라며 “어디까지나 할배들의 여행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2회에도 여전히 최지우는 메인을 장식했다. 이서진과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는 모습과 큰 가방에 할배들을 위해 준비한 각종 물건들이 가득한 점등은 최지우의 매력을 한껏 돋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톱스타라는 오만함이나 가식없이 친근하고 소탈하게 다가가는 최지우는 분명 호감형 캐릭터였다. 그러나 문제는 <꽃할배>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난 그림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는 점이다. 최지우의 매력을 설명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 탓에 할배들의 이야기는 자취를 감췄다. 최지우가 일명 ‘케미’를 형성한 대상도 할배들이 아니라 짐꾼이 이서진이었다.

 

 

 

제작진은 이를 두고 둘의 관계를 부추기는 할배들의 모습을 내보내거나 ‘부부싸움’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둘의 관계를 더욱 부각시켰다. 그러나 본질적인 ‘할배’들의 여행은 이 과정에서 많이 생략될 수밖에 없었다.

 

 

 

러브라인에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응원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지만, 사실상 <꽃할배>는 러브라인이 주가되면 안되는 프로그램이다. 둘의 조화가 자연스러울수록 <꽃할배>에 득이 되는 것은 맞지만, 그 조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꽃할배>의 본질을 흐리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무리 이서진-최지우 커플의 그림이 훌륭하다 해도 둘의 관계는 실제가 아닌, 단순히 단발성 여행으로 만들어진 동맹관계에 가깝다. 가상의 관계에 대한 환상을 주입하여, 실질적인 이야기 구조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의 관계는 양념과 소스로 등장해야 옳다.

 

 

 

<꽃할배>속 최지우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 매력이 할배들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러브라인은 <꽃할배>에서 제거되어야 할 그림에 불과한 것이다. 2회 까지는 아직 최지우의 매력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기에 부족함은 없었지만 앞으로 남은 방송 기간 동안 ‘최지우 활용법’에 대한 전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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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kyowl598.tistory.com BlogIcon 장동건korea 2015.04.05 13: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나게 보는 할배들


예능계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전문 예능인들이 아닌 어린이, 군인, 배우, 노인까지 예능이 소화하는 출연자들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예능이 어떻게든 예능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들을 진행자로 내세우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면 이제 예능은 아이디어와 신선함으로 무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최근 성공한 예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단순히 웃기고 망가지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특징이다. 아빠와 아이의 관계, 군대 문화, 노년층의 여행등, 웃음 포인트가 좀처럼 창출되지 않을 것 같은 환경 속에서 독특한 콘셉트와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은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예능은 웃겨야 한다는 본질적인 속성은 유지 하면서도 또 다른 의미를 찾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예능 경험이 전무한 이들이 예능에서 주목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틀 안에서 그들이 가진 매력을 보여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아빠 어디가>와 <꽃보다 할배>의 전 출연진, <진짜 사나이>에서는 김수로 정도를 제외하고는 예 능에 능한 캐릭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오히려 정작 주목받는 것은 김수로가 아니라 예능을 모른다고 해도 좋을만한 장혁이나 류수영, 박형식이다. 그들이 가진 새로움은 ‘군대’라는 틀 안에서 색다른 형태로 발현된다. 군대에 최적화 된 장혁의 노련함은 알게 모르게 통쾌함을 가져다주고 박형식의 당황스러움은 웃음 포인트가 된다. 그들은 군대 안에서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철저히 약자의 입장에서 예능을 풀어 나가기 때문에 대중들의 친숙함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예능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신선함과 독특함이라는 콘셉트 위에 진정성과 감동 코드를 배합한 것이 그 이유다.

 

 

<아빠 어디가>에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부분은 아이와 아빠가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 나가는 과정이다. 엄마가 보고 싶어 울음을 터뜨렸던 아이가 아빠와 친해지는 과정은 가슴 뭉클함을 느끼게 한다. 아이에게 가혹했던 아빠가 아이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네려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이런 느낌이 더 극명하게 전달되는 것은 ‘가족’ 구성원이면서도 서먹할 수밖에 없는 아빠와 아이의 관계의 특징이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다소 서툴고 아쉬웠던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점차 발전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아빠에게 상처받았던 과거를 드러내기도 하고 아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속에서 진솔하거나 순수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웃음기 넘치는 예능감 보다는 따듯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스스로 아이들의 그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어한다. 악플의 자정노력마저 스스로 이뤄진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아빠 어디가>의 강점은 전해오는 그 감동에 있다. 가식적이지 않은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단순히 예능을 넘어 ‘가족’을 본다. 그리고 때때로 아빠와 아이를 떠나서 사람과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까지 한다. 조그만 변화로도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기적을 본다.

<진짜 사나이>가 인기 있는 이유 역시 단순히 군대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힘든 군생활을 견뎌낸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신선함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도 물론 강점이지만 <진짜 사나이> 속에서 주목받는 캐릭터들은 군대를 넘어서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

 

힘든 군대 체험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 못하면 한 번 더 해보겠다는 패기. 그리고 결국에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전우애까지. <진짜 사나이>는 남성성을 극대화 해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채롭게 포착해 냈다. 그러나 동시에 훈련에 대한 두려움이나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 역시 놓치지 않는다. 군인 이전에 사람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나약함 역시 제대로 잡아내며 능숙하지 못한 샘 해밍턴이나 박형식의 실수도 놓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에게 공감이 가고 그들의 처지를 동정하게 된다. 그리고 끝내는 그들의 어려움이나 전우에 대한 애틋함마저 받아들인다. 비록 제대로 하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에게 소리없는 응원을 보내는 것이다. 결국 그들의 심경 변화에 깊이 공감할수록 <진짜 사나이>에 쏟아지는 관심은 늘어난다.

 

 

 

<꽃보다 할배>역시 웃음 뒤에 숨겨진 감동을 내세웠다.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적은 할아버지들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나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서로 서로의 모습을 그리워 할 때 느끼는 감동은 다른 예능이 갖지 못한 강점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스케줄 상으로 여행을 중도 포기해야 하는 신구의 ‘나 서운하다’는 한 마디에도 시청자들은 알 수 없는 묵직한 감동을 느낀다.

 

그것은 그들이 가진 삶의 무게 때문이다. 살아온 만큼 묻어나는 삶의 연륜이 섞인 한마디 한마디는 같은 말이라도 더 큰 울림을 자아낸다. 그러면서도 결코 자신들이 최고라 내세우지 않고 다른 이들에 대한 존중마저 보이는 할아버지들의 모습은 삶에 대한 태도를 재고해 보게 한다.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웃음만을 좇지 않는다. 웃음 속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진정성을 느끼길 원한다. 단순한 웃음 뒤에 숨은 마음의 울림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또 다른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예능도 진심을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 점점 변화하는 예능의 입맛을 맞추는 것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 냄새가 나는 예능의 대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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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는 이미 노년에 들어선 할아버지들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신선할 수 있는가를 증명하며 대중들의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칠순이 넘은 할아버지들의 캐릭터가이렇게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전문 예능인도 젊고 혈기 왕성한 나이도 아닌 그들이 보여주는 그림은 대중의 기대를 기분 좋게 배반하며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은 물론 그들의 캐릭터가 독특하고 ‘노년층의 예능’이라는 발상이 신선한 까닭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나영석pd의 캐릭터 창출 능력이 없다면 이정도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꽃보다 할배>의 H4(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는 예능에는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인 동시에 통제하기도 쉽지 않은 인물들이다. 나이를 고려해 지나치게 고생스러운 작업을 맡길 수도 없고 함부로 명령을 내리는 것도 여의치 않다. 또한 그들이 예능이라는 콘셉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 리 만무하다. 젊은 층의 감성을 이해하고 그 감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그들에게서 기대할 수 없다.

 

물론 그들은 프로지만 아예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인데다가 나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보다 할배>는 젊은 예능이다. 할아버지들은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그 캐릭터는 신선하고 때때로는 귀엽기까지 하다. 그들이 그런 캐릭터를 염두 해 두고 행동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들은 그들의 본의대로 행동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 낸 것은 그들이 아닌, 나영석pd라고 봐도 무방하다. 시청자들에게 어필할만한 포인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다면 이런 편집방식은 불가능하다.

 

 

이서진, <꽃보다 할배>의 흥행 포인트!
 

나영석pd가 더 대단한 점은 <꽃보다 할배>가 할아버지 캐릭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들은 신선하지만 젊은 층과 노년층을 잇는 접점이 필요했다. 그들의 캐릭터만으로는 단순한 여행기 이상이 될 수 없었다. 나영석pd는 여기에에 이서진이라는 인물을 넣어 할아버지들과 시청자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게 했다. 이서진은 ‘짐꾼’이라는 콘셉트로 전반적인 여행 일정을 관리하고 할아버지들을 보필한다. 단순한 보조 역할인 것 같지만 할아버지들이 여행에 어려움을 겪을 때 그는 구원투수다. 단순히 할아버지들이 고생하는 콘셉트였다면 다소 지나쳤을 그림도 그에게 고생의 포인트가 옮겨가자 훨씬 부드러워졌다. 또한 전체적인 배경이 지나치게 올드해 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까지 한다.

 

재밌는 것은 이서진도 이미 40대 중반에 가까운 나이라는 것이다. 이미 나이는 찰만큼 찼지만 70대 할아버지들 사이에서 그는 단연 월등히 젊다. 실제 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젊고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그림을 그려낸 것은 나영석pd의 대단한 능력이다.

 

사실 이서진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친근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서진은 뛰어난 학벌과 좋은 집안 출신으로 엄친아 이미지가 강했을 뿐이었다. 다작을 하는 배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슈퍼스타도 아니었다. 지나치게 단정하고 각이 진 이미지 탓에 차가울 것이라는 편견마저 있었다.

 

 이서진의 의외의 모습, 엄친아 이미지에서 호감형 캐릭터로

 

그러나 이서진은 <꽃보다 할배>에서 능력이 있으면서도 살뜰하게 주변사람들을 챙기고 차분하며 예의있고 귀엽기까지 한 다양한 매력을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다. 그의 인간미가 부각되는 것은 전체적으로 그에게 쏠릴 수밖에 없는 짐꾼으로서의 고생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그가 대접받고 대우 받는 위치에 있었다면 결코 그려질 수 없는 그림이다. 결국 이서진의 성공적인 예능 출연은 물론 그의 실제 성격을 보여줌으로써 일어난 일이지만 그를 적절하게 활용한 나영석pd의 공이 크다.

 

나영석pd는 <1박 2일>에서도 이승기를 단숨에 ‘허당 캐릭터’로 등극시키며 의외의 면을 발견케 했다. 그동안은 그냥 모범적이고 나이 어린 가수에 불과했다면 <1박 2일>이후 이승기는 착하고 예의바르며 성실한데 의외로 허당인 귀여운 이미지를 획득하며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예능에 잘생긴 캐릭터가 주목받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망가지고 웃길수록 예능에서 주목받는 캐릭터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승기와 이서진은 잘생긴 캐릭터가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때 그 파급력이 더 강력할 수 있음을 증명해 낸 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캐릭터를 제대로 포착해 내고, 그들에게 단순히 ‘잘생긴’역할이 아니라 힘든 역할을 맡긴 나영석pd의 결정이 주효했던 것이다.

 

 

이서진은 사실 나영석pd가 연출했던 <1박 2일>에 출연한 전례가 있다. 당시에도 이서진은 다른 캐릭터들 보다 훨씬 더 예능 캐릭터로서 적합한 모습을 보였다. 3주의 짧은 기간의 출연 탓에 쉽게 잊혀졌지만 <1박 2일>에서 이서진이 ‘미대형’캐릭터로 매력을 발산한 것을 놓치지 않은 나영석pd의 눈썰미는 <꽃보다 할배>에서 결실을 맺었다.

 

이승기보다는 늦었지만 이서진은 예능에서 만큼은 포스트 이승기라 불릴만 하다. 그만큼의 관심과 성원을 얻을 캐릭터로서 거듭났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가 예능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성과였다. 그렇게 이서진은 적절한 인물이 능력 있는 연출가를 만났을 때 그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확인시키고 또 성공적인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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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inswrite.tistory.com BlogIcon 지식공장 2013.07.27 15: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나영석 PD의 구성능력에 감탄했습니다....게다가 2편 기사 나오는 걸 보면 아! 소리가 나올 부분이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