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의 새 영화 <우는 남자>가 생각보다 흥행에 주춤하고 있다. 외화는 물론 이선균 주연의 <끝까지 간다>에도 밀리며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했다. 장동건이라는 걸출한 배우와 <아저씨>를 연출한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특장에도 불구하고 관심몰이에 실패한 것이다. 개봉 후 평점 역시 나날이 떨어지고 있어 입소문을 타는데에도 실패했다. 한마디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놓친 것이다.

 

 

 

장동건은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이후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지만 흥행은 물론,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은 것을 찬기 힘들다. 한마디로 관객이 장동건을 외면한 것이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 안에서 장동건은 여자 주인공과 뛰어난 캐미스트리를 보여주거나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다.

 

 

 

 

 

 

장동건은 ‘잘생긴’ 외모로 실보다는 득이 많은 케이스다. 한국 최고의 미남으로 십수년동안 군림했으며 지금까지 스타파워는 유효하다. 그러나 <우는 남자>로 장동건의 스타파워에도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 영화적 완성도는 차치하고라도 장동건이라는 이름값이 더 이상 대중에게 매력적인 상표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역린>역시 영화적 완성도로 따지면 그다지 성공적인 영화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현빈의 등근육’ 마케팅은 통했고 초반 흥행에는 성공하는 양상을 띄었다.

 

 

 

이번 <우는 남자>역시 비슷한 방식을 따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저씨>로 600만 관객을 넘긴 감독의 차기작에 원빈을 잇는 장동건이라는 미남배우의 캐스팅 조합만으로도 <우는 남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한껏 끌어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는 남자>는 톰크루즈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안젤리나 졸리의 <말레피센트>등 헐리우드 영화는 물론 <우는 남자>에 비하면 화제성이 현저히 낮았던 <끝까지 간다>의 공세에도 맥없이 무너졌다. 한국 영화의 자존심은 물론 장동건의 자존심마저 붕괴되는 순간이었다.

 

 

 

 

 

 

<우는 남자>는 서사구조와 그에 따르는 연출의 문제가 극명하다. <아저씨>는 고독한 전직 특수요원이 자신과 마음을 터놓아준 옆집 소녀가 유괴되자 그를 구한다는 간단한 스토리라인이지만 힘있는 연출과 독특한 분위기를 적제 적소에 배치하여 흥미를 끝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그 안에는 외모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원빈이라는 배우의 힘도 무시할 수 없었다.

 

 

 

<우는 남자>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연출에 힘이 지나치게 들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혈이 난자하는 잔인한 장면이 이어지지만 그 장면의 당위성이 부족하다. 냉혹한 킬러 ‘곤’역을 맡은 장동건이 남편과 딸을 잃은 여자 모경(김민희분)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아저씨>역시 아이와 어른 사이의 교감이 충분하게 표현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단 ‘유괴’라는 범죄와 아이의 순수함이라는 전제가 깔린 까닭에 태식 (원빈분)의 액션에 이의를 가질 여지가 적었다. 그러나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문제는 다르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지만 감정은 있다. 그들의 감정이 무르익지 못하면 그들의 행동에도 당위성이 없다. 현실이 아닌 영화에서는 이런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장치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관객들도 주인공에 동화될 수 있다. 그러나 우는 남자는 그들의 감정을 설명하는 데 불친절하다.

 

 

 

더군다나 아쉬운 것은 배우의 존재감이다. 한 때 장동건은 천만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배우였지만 이제 스크린에서 매력적인 아우라를 자아내는데 한계를 느끼게 만든다. 여전히 조각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냉혹한 킬러를 제대로 표현해 내는 연기력마저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장동건은 냉혹하고 잔인하다기엔 아직도 <신사의 품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한없이 부드러운 ‘신사’처럼 보인다. 비주얼마저 이제는 압도적이지 않다. 실제로 화면발이 가장 안 받는 스타로 꼽히기도 했지만 영화는 스크린 속에서 펼쳐진다. 실물이 아닌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설명해야 하는 배우에게는 치명타다. 한마디로 장동건 그 자체로 영화를 이끌어갈만한 매력조차 극명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층 성장한 연기력으로 대중의 호평을 받았던 김민희마저 아이를 잃은 엄마의 모성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살지 않는 것이다. 캐릭터와 스토리 모두를 놓치게 되자 영화는 개연성이 없어졌다. 그런 까닭에 <우는 남자>는 관객이 돈이 아까워서 ‘우는 영화’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제 ‘미남배우’ 장동건으로는 관객의 집중도를 끌어 올릴 수 없다. 장동건에게 필요한 것은 조각 미남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배우로서의 존재감이다. 스크린에서 매력적일 수 있는 자신만의 요소를 그 숱한 영화를 찍고도 아직 제대로 발견해 내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장동건에게도 비주얼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때가 왔다. 비주얼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던 예전의 장동건은 이제 없다. 그가 정말 ‘연기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으려거든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절절한 감정과 표현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장동건의 영화가 흥행에 참패하더라도 장동건이라는 연기자 자체로 빛날 수 있게 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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