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래퍼들의 경연의 장이다. 힙합 열풍을 등에 업고 처음 출범한 이 프로그램은 시즌 1부터 제시, 치타 같은 스타들을 양성해 내며 여성 래퍼들의 기싸움과 디스전이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제 시즌2에 이어 시즌3가 방영되고 있는 요즘도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진들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그러나 시청률은 겨우 1%대. 얼마전 음원차트를 점령했던 <쇼미더머니>의 시청률도 2~3%에 불과했지만 그 의미자체가 다르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더 이상 스타탄생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언프리티 랩스타>를 뜨겁게 달군 인물은 단연 육지담이다. 육지담은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1은 물론, <쇼미더머니>에까지 출연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당시에도 일진 논란등, 잡음이 많은 출연자였으나 이제는 아예 캐릭터 자체에 시청자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자신이 특별한 래퍼인 듯 행동하는 무례함은 힙합이라는 이름으로도 포장이 안 될 만큼 도를 넘어섰다. 시즌1에서 제시등이 ‘센’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지만 도를 넘어선 자신감은 비호감딱지를 붙인다. 한국에서 호감과 비호감 캐릭터로 나뉘는 문제는 향후 활동을 결정할만큼 중요한 문제다.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 우승자 트루디는 초반부터 굉장한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윤미래를 연상시키는 뛰어난 랩실력에도 불구하고 ‘인성논란’이 프로그램 방영 내내 따라다녔다. 트루디는 우승자임에도 불구하고 시즌 1의 우승자 치타나 준우승자 제시처럼 주목을 받으며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차라리 그룹 피에스타 출신의 예지가 더 돋보였으 정도다. 이처럼 자신의 개성을 보이면서도 시청자들에게 비호감 낙인이 찍히지 않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시즌3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육지담은 이 프로그램의 논란의 대상으로, 비호감 낙인이 찍힌 채다.
사실 프로그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비호감 낙인 자체가 아니다. 그정도는 얼마든지 흥행요소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더 이상 스타가 탄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쇼미더머니> 시즌5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와이의 랩에는 디스나 욕설이 거의 없다. 그의 랩은 그보다 희망이나 자신의 목표를 이야기하지만 그의 랩실력에는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었다. 음원이 발매되자 차트를 점령한 것은 그런 실력에 대한 감동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랩퍼의 저변이 너무나도 빈약하다는 것이 문제다. <쇼미더머니>에서도 이전 시즌에 참가했던 참가자들이 재도전을 하지만 새로운 얼굴들은 끊임없이 발굴되고, 참가자들의 실력은 점차 상향평준화된다. 시즌5가 논란은 최소화되었지만 화제성이 높을 수 있었던 이유도 참가자들의 실력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누가 올라가고 누가 떨어질 것이냐에 대한 긴장감만으로도 프로그램은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언프리티 랩스타>는 다르다. 육지담처럼 이전 시즌에 모습을 드러낸 참가자들이 다시 참가하는 이유는 그만큼 여성 래퍼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이나 현재 활동하고 있는 그룹의 래퍼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여성 래퍼들의 발굴이 힘든 탓인지 래퍼들의 전반적인 실력은 시즌 1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 이후에는 그들의 실력만으로 랩 배틀의 긴장감이 올라갈 정도의 파급력은 없었다. 결국 화제가 되는 것은 트러블 메이커나 비호감들의 돌출행동이다. 그러나 이런 장면들이 단순히 양념이 아닌 프로그램 전반을 장악할 정도의 주된 내용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언프리티 랩스타>에 랩은 없고 시청자들을 자극하는 캐릭터만 난무할 경우, 주객이 전도 된 상황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언프리티 랩스타>가 가진 한계는 시즌 3에 극복이 될 것인가. 이미 육지담에게 찍혀버린 낙인과 화제성으로 볼 때, 그런 기대는 다음으로 미뤄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