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뭐길래> 속 조혜련 가족이 가진 문제점은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47세에 임신을 했다가 유산을 한 경험을 털어놓는 조혜련의 말의 무게는 단순히 과거의 일을 반추하는 수준이 아니다. 단순히 유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임신 사실을 듣고 싸늘한 반응을 보인 조혜련 자신의 모친과의 갈등과 상처가 복합적으로 들어있는 심각한 이야기였다. 아직 어린 아이들 앞에서 이야기하기에는 지나치다 싶다. 아이들은 부모의 상처나 아픔을 더욱 크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부모에게는 이미 지난일이나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아이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느끼는 부담감은 상상이상일 수 있는 것이다. 조혜련이 눈물까지 흘리며 털어놓은 상처는 단순히 가족들의 대화 수준 이상의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해 보였다.

 

 

 

 

이번 에피소드 뿐 아니라 <엄마가 뭐길래> 속 조혜련 가족이 가진 문제점들은 연예인 가족의 생활을 들여다 본다는 호기심 수준이 아니다. 특히 조혜련과 아들 우주와의 관계는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해 보일 정도다. 조혜련도 자신의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고,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 간과해 버린 아이들과의 관계에 대한 틈새도 너무 벌어져 있었다.

 

 

 

 

우주가 문제행동을 하는 부분도 분명 간과할 수 없지만, 그 문제행동이 있기까지 받은 상처와 방치는 조혜련 스스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마가 필요할 때, 엄마가 없었고 이혼과 재혼등 복잡한 일련의 상황을 거치면서 아들이 받아야 했던 스트레스는 상상이상일 수밖에 없다. 돈을 버는 가장이라는 짐도 조혜련에게는 있었겠지만,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충분하지 못한 엄마였을 확률이 높다. 아이들의 모든 문제 행동은 부모가 만든다. 적절한 사랑과 훈육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사고방식을 만들어 주어야 할 책임이 부모에게는 있는 것이다. 물론 부모들도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하지만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눈을 키우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부득이하게 이정도 상황까지 왔다면 그들의 문제점을 공론화 시키는 것 보다는 전문적인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 카메라 앞에선 그들의 모습은 재미를 담보하기 보다는 걱정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연예인도 아니고 특히 우주는 한창 사춘기일 나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TV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그런식으로 비춰지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아이들의 동의를 얻고 촬영이 진행되는 것이기는 하겠지만, 엄마의 커리어를 위해서 아이들이 희생당하는 느낌도 지워버릴 수는 없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튼튼하게 바로 세우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조혜련 본인의 욕심이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주고 받는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다.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포부로 출범한 <동상이몽>은 결국 폐지가 결정되었다. <동상이몽>은 방영내내 조작 논란, 패널 논란 등에 시달렸다. 그들이 들고 온 문제점들이 지나치게 심각해 보였을 때는 그들이 방송에 출연할 것이 아니라 전문 상담을 받아야 할 수준이었고 가벼운 소재만 들고 나오기에는 긴장감이 약해졌다. 패널로 앉아있는 연예인들 역시 전문적인 지식에 기초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수준은 아니었다. 결국 문제는 그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은 바뀐 것이 없다. 이 정도라면 고민을 굳이 TV속에서 이야기 해볼 가치가 있을까가 의문인 수준이었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고민에 깊이 공감하기 보다는 고민 당사자들이 하는 말들 속에서 모순을 찾아내는데 더욱 열을 올렸다.

 

 

 

제작진들은 고민의 수위를 낮추거나 후속 취재를 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진정성을 확보하는데는 실패했다. TV 프로그램에 한 번 출연했다는 이유로 그들의 고민이 해결될 것도 아니었고 편집과 설정을 통해 상황은 얼마든지 입맛대로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TV 속에서 예능이 가져야 할 덕목은 뭐니뭐니해도 재미다. 그 재미를 창출하는 방식에서 가족의 문제점을 들고 나온 예능들은 오히려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방송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와 이유가 있을까. 섬세하지 못한 터치로 다뤄지는 가족의 문제점들은 TV가 아닌, 상담소로 직행해야 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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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의 <엄마가 뭐길래>는 엄마와 사춘기 자녀들의 일상을 통해 그들 사이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현재는 약간 시들해졌지만 한 때 육아 예능의 흥행 바람을 타고 시작된 '가족 예능'의 형태가 변주된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아이는 사춘기 소년·소녀들로, 아빠는 엄마로 변형되어 제작된 프로그램은 안정환의 부인 이혜원, 최민수의 부인 강주은, 그리고 코미디언 조혜련과 그의 아이들이 출연하여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보려 했다. 그러나 그 전략은 제대로 통했을까.

 

 

 



일단 시청률은 1%대 후반에서 2%대 정도로 나쁘지 않은 편이다. 5월 5일 방영된 26회 만큼은 4%를 넘기며 케이블 종편 프로그램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쏟아지는 반응이 긍정적인가 하는 문제에서는 섣불리 그렇다는 대답을 내리기는 힘들다.
 

 

 

 

예능에는 웃음코드나 공감코드가 필수적이다. <엄마가 뭐길래>는 웃음보다는 자식을 키우는 연예인도 시청자들과 같은 고민을 나눈다는 공감코드를 택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에게 시청자들이 정말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느냐다. 이 프로그램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들이 집중하는 것은 '저들은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호기심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들이 사는 세상'에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강주은 가족이다. 강주은 가족의 아이들은 한국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거의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들이 현재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해도 '보통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쉽사리 이해하기는 힘들다. 본래 국적이 캐나다인 엄마와는 의사소통이 되지만 아빠인 최민수와는 의사소통이 거의 되지 않는 가족인 것이다. 그야말로 가족간의 대화의 단절을 언어의 장벽으로 공고하게 만들어 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자랐음에도 한국말을 잘 못하는 상황에 '보통의' 평범한 한국인들이 공감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날때부터 일반인이 받기 힘든 교육을 받았음이 분명하고 현재도 외국에서 공부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을정도로 재력이 풍부한 그들에게 '일상적인' 문제들은 말 그대로 사소한 문제다. 이들이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엄마와 자녀들의 갈등과 반목이 아니라 자식들과 아빠들간의 관계가 아닐까.    

 

 

 



6월 2일 방영된 <엄마가 뭐길래> 속에서도 오토바이 면허를 따고,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아들의 모습이 그려졌지만 그런 일상들의 풍경은 단순히 부잣집 도련님의 투정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그들의 문제에 직접적으로 공감하고 재미를 찾는 것이 가능할까. 캐릭터 자체가 현실에 동떨어진 느낌이 드는 것은 물론, 그들에게 예능적인 캐릭터를 발견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들의 방송 내용에 감정이입이 되기는 힘들다.

 

 

 

 



이혜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혜원의 경우는 특별히 교육방법이나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이야기 자체가 지나치게 평이하다. 남편인 안정환은 예능에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이혜원이 예능감이 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 부잣집 아이들이 잘 크는 이야기 자체에 흥미를 느낄만한 포인트가 많지 않다. 아이들의 캐릭터나 엄마의 캐릭터가 크게 부각이 되지 않는 평범함 속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들의 여유로운 생활 방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고 갈등이 증폭되는 이야기가 환영받는 것도 아니다. 조혜련과 아들 우주의 이야기는  엄마와 자식간의 관계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엇나가는 자식과 그를 이해 못하는 엄마라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야기가 다소 극단적인 상황을 맞는 경우가 왕왕있어 자극적이긴 했으나, 그 이야기 자체에 공감이 되기보다는 그 가족의 문제점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이 더 강렬하게 들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방송 출연이 아니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상담과 지속적인 치료, 그리고 본인들 간의 노력이다. 이 모자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프로그램 편집 방향이 좀 더 순하게 틀어졌으나 그 이후 화제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래도 저래도 프로그램 자체에 호평을 받기에는 힘든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엄마가 뭐길래>는 식상함과 안이함으로 무장한 종편 예능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종편이라고 해도 <비정상 회담> <냉장고를 부탁해> <최고의 사랑> <아는 형님> <슈가맨> 등을 연속으로 쏟아낸 JTBC의 선례를 볼 때, 이는 단순히 종편의 문제로 취급될 문제는 아니다. 한쪽에서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스크린 도어 수리공이 19살의 짧은 생을 사고로 마감하는 현실 속에서 아무 웃음이나 의미도 없는 '금수저'들의 투정에 박수를 보낼 시청자들은 많지 않다. 예능의 의미는 캐릭터와 웃음에 있다. 이 두 가지 모두 건지지 못했을 때 예능은 그 존재 가치를 잃는다. 단순히 유명인의 삶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한 <엄마가 뭐길래>의 내용에 회의감이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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