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미풍아>(이하 <미풍아>)는 26.3%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그동안 답답함을 배가 시키는 일명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들은 매회 비난을 쏟아냈지만 시청률로만 보자면 성공적인 결과다. 결말마저 권선징악인가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전개가 이어졌지만 시청률만큼은 확실하게 잡은 것이다.

 

 

 

 


이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것은 바로 악역 박신애 역을 맡은 임수향이었다. 임수향은 배우 오지은이 8주 정도의 부상을 입음에 따라 대타로 투입되었는데, 사실상 <미풍아>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신애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부자 할아버지 김덕천(변희봉 분)이 손녀를 찾으려 하자 자신이 진짜 손녀인 척 연기하며 그 자리를 탐내는 전형적인 악역이다.

 

 

 

 


‘북한’이라는 소재를 굳이 사용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전형적인 출생의 비밀에 평면적인 인간관계를 답습한 <미풍아>는 결국 뻔한 이야기 속 캐릭터의 힘으로 시청률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특히 중간에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조성한 김미풍(임지연 분)의 생부 김대훈(한갑수 분)의 캐릭터는 감칠맛을 제공하며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마청자를 연기한 이휘향은 명불허전 연기로 악역 캐릭터를 살린다. 그러나 여전히 드라마의 전반적인 상황에 가담해 악행을 벌이는 것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박신애일 수밖에 없다. 임수향은 모든 계략과 음모를 꾸미고 그 안에서 자신이 벌인 일들을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드라마 전반을 장악한다. 실질적으로 갈등의 구심점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인공 김미풍의 존재감이다. 김미풍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수동적인 캐릭터다. 그가 하는 일은 그저 가만히 있는 것 뿐이다. 단지 친손녀라는 혈통 때문에 그가 불쌍하고 착한 캐릭터가 되지만 사실상 거의 능력이 없는 캐릭터로 비춰질 뿐이다. 박신애가 꾸미는 어설픈 계략에도 갈대처럼 흔들리는 주체성 없는 캐릭터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당하기만 한다. 가만히 있다가 이장고(손호준 분)와 연애만 하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막장드라마에는 ‘악녀’가 있다. 주인공이 착한척을 하고 있는 사이, 모든 일을 주체적으로 꾸미고 갖고 싶은 것을 가지려 노력한다. 나쁜 짓을 벌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주인공보다 훨씬 더 노력파다. 임수향은 대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활약을 보여주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보다 더욱 주목받는 캐릭터로 임수향의 재발견을 만들어냈다.

 

 

 

 

막장드라마의 악역은 이제 더 이상 착한 주인공의 반대급부에 지나지 않는 캐릭터가 아니다. 오히려 답답한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는 그해 연말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연민정은 답답한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 답답한 행동을 고집하는 주인공 장보리(오연서 분)보다 훨씬 더 매력있는 캐릭터였다. 주인공이 할 말도 못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속을 답답하게 만들 때, 연민정의 극악무도한 악행은 오히려 훨씬 더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노력파처럼 보였다. 여기에 연민정의 캐릭터를 연구하고 발전시킨 이유리의 연기는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민정이 있기전에 <왔다! 장보리>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전작에 신애리가 있었다. <아내의 유혹>에서 주인공과 대결구도를 보여준 신애리(김서형 분)는 매회 소리지르며 분노하는 연기, 악행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의 눈에 들었다. 김서형이 보여준 연기는 드라마의 막장 구조속에서도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며 각종 패러디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막장 드라마속에서 악역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막장 드라마 속 주인공은 원칙을 고수하지만 답답하고 눈치가 없다. 착한 것을 넘어 바보같은 행동으로 이야기를 더 답답하게 만들고, 할 말을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조차 찾지 못한다. 반면 악역을 맡은 인물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면서 대비되는 행동을 보인다.

 

 

 

 


 

그러나 이 적극적인 행동은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포인트다. 일단 출생의 비밀 자체가 주변에서 그리 빈번히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범죄에 가까운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들을 ‘캐릭터’로서 대할 수 있다. 그들 때문에 분노하기도 하고 어이없어 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악행에 현실과 같은 감정의 동화가 되지는 않는다. 악역의 캐릭터로서 그들을 대하게 될 뿐이다.

 

 

 

 


이 연기를 잘 해내면 배우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얄미운 시누이나 시어머니, 혹은 은근히 짜증나게 만드는 친구 같은 캐릭터들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대놓고 악행을 저지르겠다고 덤비는 캐릭터는 오히려 한 발자국 떨어져 감상하게 된다. 오히려 그 악행을 눈치채지 못하는 주인공에게 손가락질을 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답답한 막장드라마 속, 단 한 회의 해피엔딩을 위해 참아주고 당해주는 주인공보다 그 주인공이 가진 것을 뺏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악역이 더 주목받는 것이 우연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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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세바퀴>는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구조를 대폭 갈았다. 이 와중에 프로그램 진행자 중 이휘재, 박미선을 신동엽, 이유리로 교체하는 강수를 둔다. 신동엽의 진행 능력은 명불허전이고 이유리 역시 <왔다! 장보리>로 인해 주목도가 높아진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파격적인 발탁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휘재-박미선이 마지막으로 진행한 세바퀴의 시청률이 7.4%였던 것에 비해 시청률은 6%대 까지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시청률이 하향 평준화 되는 경향은 예능에 있어서도 예능은 아니지만 대대적인 물갈이에도 불구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세바퀴>측에 있어서 결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세바퀴>는 기본적으로 젊은 예능은 아니다. 포맷이 변화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수의 게스트들이 출연해 신변잡기 식 이야기를 펼쳐 놓는 포맷은 변화하지 않았다. 장수원은 열애 사실을 최초 공개하고 김구라의 사생활을 화제에 올리며 ‘차승원’과의 비교까지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말만 개편이지 <세바퀴>의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은 현상이다. 사실 MC석에 누가 앉아있어도 나올 이야기가 뻔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오가지도 못한다. 게스트들이 많아지면서 분산되는 집중력 또한 그저 웃고 즐기기에도 부족하다. 한마디로 신선함이 없다는 것이 <세바퀴>의 가장 큰 맹점이다. 연예인들의 단순하고 뻔한 이야기들을 집중해서 듣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은 많지 않다. 이미 식상해져 버린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는 더 이상 예능의 트렌드가 아니다. 좀 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캐릭터가 필요하다.

 

 

 

<세바퀴>는 그 캐릭터를 확보하기 위한 방책으로 진행자를 교체했다. 그러나 신동엽의 진행능력과는 별개로 신동엽의 캐릭터 역시 <세바퀴>의 포맷 안에서 신선하게 발현될 수는 없으며, 연민정으로 인기를 얻은 이유리 역시 그 안에서 뚜렷한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일단 진행자들의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구조내에서 색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세바퀴>는 연민정 캐릭터나 신동엽의 일명 ‘동엽신’ 캐릭터를 적극 이용하려는 꼼수를 부린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캐릭터들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쇄신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신동엽과 김구라의 진행 스타일은 서로 상호 보완작용이 되기보다는 상충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신동엽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약점이나 말 꼬리를 잡고 늘어져 재치와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밉지 않은 한 방을 날리는 데 있다.

 

 

 

반면 김구라의 진행스타일은 이런 신동엽의 이른바 ‘깐족’을 잘 받아 주고 넘길 수 있는 진행이라 보기 어렵다. 김구라는 남들의 약점이나 사생활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경향이 있지만 그 화살이 자신에게 향했을 때는 묘하게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거나 흥분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태도는 김구라 안티 형성에 주된 역할을 한 부분이었다.

 

 

 

신동엽이 ‘계그계의 차승원이다. 이미지 향상이 됐다.’고 놀리자 그를 수긍하면서도 신동엽에게 ‘얘도 빚이 많다. 그런데 위로가 안된다. 얘는 자기가 까먹은 것이다.’며 신동엽을 걸고 넘어지는 것 역시 김구라식 화법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점이다. 자신이 온전히 망가지기보다 상대방과 함께 구렁텅에 빠지는 것을 선택한다. 이는 차라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수긍했을 경우이기에 그나마 낫지만 만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원천 봉쇄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신동엽의 개그를 웃음으로 넘기기 보다는 ‘그건 아니다.’라는 식으로 상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신동엽과의 조합은 둘다 공격적인 개그를 주 무기로 삼는 까닭에 그다지 그림이 좋지 못하다.

 

 

 

확실히 김구라의 사생활이 밝혀지자 그를 향한 동정론이나 응원글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생활로 동정여론이 형성된다 해도 그것이 직접적인 시청률의 상승이나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그것은 김구라의 사생활로 인해 그의 방송활동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TV속 김구라는 여전히 김구라일 뿐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그의 사생활로 인해 그의 개그를 조금은 유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시청자들에게 생겼을 뿐이다. 그러나 그런 여유로 김구라의 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하고 열렬한 지지의사를 표명할 팬덤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세바퀴>가 이런 신변잡기로 기사 회상할 수는 없다.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과 진지한 성찰, 그리고 특별한 캐릭터를 발현시킬 환경이 없는 한, <세바퀴>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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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기대상의 결과는 이유리로 결정되었다. 이유리는 문자투표로 대상을 결정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였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방영 내내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가장 눈에 띄는 2014년 캐릭터 중 하나가 되었다. 이는 이유리의 연기력이 없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던 결과였고 결국 이유리는 과반수가 넘는 시청자 문자 투표 결과로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MBC연기대상은 고질적인 문제를 여전히 드러냈다. 수상결과가 시청률 위주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수상 후보들의 면면이나 수상 결과에서 너무 식상한 결과만 반복되었던 것이다. <왔다! 장보리>는 주요 부분 상을 모두 휩쓸며 가장 주목받았지만 한해동안의 드라마들을 되짚어 보거나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들에 대한 수고를 치하하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대상 후보가 송윤아, 이유리, 오연서의 삼파전이었다는 점이다. 대상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 된 사람은 이유리를 제외하면 <미스터 백>의 신하균이었다. 신하균은 <미스터 백>에서 노인연기와 30대의 연기를 모두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신하균의 연기력이 없이는 <미스터 백>이라는 드라마는 성립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신하균은 대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며 의외의 결과를 안겼다. 신하균은 장나라와함께 인기상을 수상하기는 했지만 그 외의 상을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며 사실상 무관에 그쳤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장혁이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그 역시 대상 후보로서 부족함이 없었던 점을 미루어 보면 대상 후보 선정부터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무리였다.

 

 

 

참가자들이 꼭 상을 수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대상 후보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 못하다는 것은 단순히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시한 방송국의 상업성을 대놓고 광고한 모양새에 불과했다. 물론 상업성이 빠질 수는 없고 이유리의 대상은 적절했지만 조금 더 시상식의 의미에대한 고찰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 뿐이 아니었다. MBC 연기대상 시상식은 <개과천선>처럼 시청률은 좋지 못했으나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은 드라마를 철저히 무시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개과천선>은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의 굴욕을 맛보았듯이 연기대상에서도 굴욕적인 취급을 받은 것이다. <개과천선> 출연진들은 아예 연기대상 시상식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이런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 했다.

 

 

 

대상이 이유리로 발표되는 순간 역시 긴장감은 없었다. 이미 최우수 연기상에 송윤아와 오연서의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었다. 사이좋게 최우수상을 나눠가진 송윤아와 오연서덕에 대상이 이유리라는 것을 이 시상식을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이유리가 대상을 수상하기까지의 과정이 지루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상을 골고루 나눠주려거든 조금은 그럴듯한 수상결과와 한 해의 드라마를 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대상 후보선정부터 한 드라마에 지나치게 편중된 시상결과까지 시상식은 구색맞추기에 지나지 않은 형태로 흘렀다.

 

 

 

이에 연기대상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상의 공신력은 떨어지고 대상 수상자의 품격마저 저하되는 결과를 낳았다. 단순히 상을 위한 연말 시상식이 아닌, 한 해동안 열심히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을 되돌아보고 단순히 시청률이 아니라 의미있는 작품들을 되돌아보게 해 주는 시간으로 만들지 못한 것은 MBC의 크나큰 실책이다.

 

 

 

MBC는 그동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방송 삼사중 가장 잡음이 많은 결과를 보였다. 의외성도, 의미도 없는 시상식에서 과연 대상을 거머쥐는 것이 엄청난 영애가 될 수 있을까. 연기대상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연기대상에 대한 논란은 단순히 시청자 투표로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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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기대상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방송사들은 각각 시상식을 준비해 한 해동안 좋은 연기를 펼쳤거나 화제를 모은 작품에 대하여 치하하는 자리다. 그러나 너무 많이 남발되는 상과 바뀌는 시상 기준등으로 공신력이 떨어지고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방송사 연기대상은 그런 논란을 최소화 하고 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는 한다. 단순히 명분만 만드는 시상식에서 벗어나 조금은 더 의미있는 시상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수상결과에 대한 대중들의 전반적인 공감이 없이는 연기대상은 의미를 갖기 힘들다. 과연 연기대상의 결과는 어떤 식으로 펼쳐질 것인가. 미리 예상해 보는 연기대상 결과는 다음과 같다.

 

 

 

MBC

 

 

최우수상 <마마> 송윤아... 대상 <왔다! 장보리> 이유리

 

 

 

 

 

MBC는 방송 삼사 중 MBC는 유독 연기대상에 있어서만큼은 논란에 자주 시달렸다. MBC 연기대상 에서는 대상마저 나누어 주거나 다음 해에도 계속 지속되는 드라마에 출연한 톱스타에게 무조건적인 대상을 안기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출연자 한 명이 아닌, 작품에 대상을 안기며 대상 선정 기준마저 모호하고 애매하게 만들었다. 연기대상을 시청자와 방송사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며 숱한 질타를 받고는 한 것이다.

 

 

 

 

MBC는 올해 이런 ‘불공정성’과 ‘불합리함’을 해결하고자 공동수상의 가능성을 없애고 연기대상을 100% 문자 투표로 뽑겠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대상이 인기투표도 아닌데 너무 가벼운 결정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시청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지와 그간 MBC가 만든 논란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만큼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시청자 문자투표로 대상의 결과가 좌지우지 된다면, 대상 수상은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가 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왔다! 장보리>는 최고 시청률이 37%를 넘겼으며 연민정 캐릭터는 끊임없이 회자되었다. 조연이었지만 주연을 뛰어넘는 존재감과 연기력을 보인 이유리는 각종 광고를 꿰차고 <세바퀴>의 안방마님이 되는 등, 행운을 거머쥐었다. 아직까지 연민정을 뛰어넘는 파급력을 일으킨 캐릭터는 MBC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마마>에서 호연을 보여주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던 송윤아가 이유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거론되었지만 전문가나 방송 관계자의 결정이 아닌, 시청자 투표라면 이유리의 낙승이 예상된다.

 

 

 

KBS

 

 

 

대상 조재현 유력, 긴장감 없는 시상결과가 가장 큰 문제

 

 

 

 

 

 KBS의 경우, <정도전>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호연을 펼친 조재현의 연기대상 수상이 예상된다. <정도전>은 작품성과 시의성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사극이라는 장르를 바탕으로 정치 관계와 복잡미묘한 인간의 감정을 잘 포착하며 수작으로 남았다. 그 안에서 조재현은 ‘미스 캐스팅’이라는 처음의 논란을 딛고 정도전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단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성계를 연기한 유동근의 연기 역시 대단한 존재감을 뽐냈지만 타이틀 롤을 끝까지 제대로 이끌고 간 조재현의 수상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KBS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도전> <왕가네 식구들> <가족끼리 왜 이래>등 주말극이나 <뻐꾸기 둥지>등의 일일극은 꽤 좋은 성과를 냈지만 <정도전>을 제외하고는 작품성으로 승부가 가능하거나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은 작품이 전멸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KBS1 TV의 일일극은 시청률 텃밭이었음에도 불구, 시청률이 예전처럼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것 또한 아쉬운 지점이다.

 

 

 

더군다나 미니시리즈 부분에서 KBS가 내세울만한 작품이 하나도 없다는 점은 시상결과에 대한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응원했던 작품의 시상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TV 앞으로 모인다. <정도전>을 제외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작품이 없다는 점이 KBS로서는 가장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SBS

 

 

 

대상 김수현, 전지현... 최우수상 조인성

 

 

 

 

 

<괜찮아 사랑이야>로 작품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은 조인성의 대상도 있음직 한 일이지만 높은 시청률은 물론, 중국에서도 초 대박을 친 <별에서 온 그대>에서 대상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매니아 층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지만 시청률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올렸다.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는 방송사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준 것은 물론, 이미 톱스타였던 김수현과 전지현의 이름값 역시 다시 한 번 수직 상승하게 만들어 주었다.

 

 

 

 

문제는 전지현과 김수현중 누구에게 대상을 안길까 하는 것이다. 전지현은 이미 백상 예술 대상을 수상하며 <별그대>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렇기 때문에 김수현의 단독 수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방송사의 사정상 전지현과 김수현의 공동 수상역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조금 의외의 수상 결과를 내고 싶다면 조인성 역시 훌륭한 대안이다. 그러나 <별그대>를 무시하기에는 <별그대>를 뛰어넘는 작품이 없었고, 방송사 측에서도 이만한 킬러 콘텐츠를 찾기 힘들다. 대상 수상에 김수현과 전지현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를 보는 긴장감이 SBS 시상식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 공동수상이라는 식상한 결말만은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풍경이 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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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막장은 통하는 것일까. <뻐꾸기 둥지>가 종방을 2주 남겨둔 상황에서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고시청률 37%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왔다! 장보리>만큼은 아니지만 일일드라마로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며 연장 방송까지 결정되었다.

 

 

 

<뻐꾸기 둥지>는 그러나, 엉성하고 어수선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낸다. <왔다! 장보리> 역시 답답하고 지지부진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들었지만 최소한 캐릭터는 명확했고 스토리는 다소 과장되고 개연성은 없지만, 전후관계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뻐꾸기 둥지>는 작가와 연출조차 그 전에 방송했던 내용조차 제대로 숙지가 되어있지 않은 흐름을 보인다.

 

 

 

 

최근 <뻐꾸기 둥지>에서 가장 중요한 갈등관계이자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요소는 바로 소라(전민서 분)의 출생의 비밀이다. 소라는 악역 이화영(이채영 분)의 엄마인 배추자(박준금 분)이 키운 딸로서 백연희 (장서희 분)와 이화영의 오빠인 이동현(정민진 분)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라는 설정이 있었다. 이동현은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소라마저 버려졌기에 이화영이 백연희에게 복수를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소라가 백연희의 딸이 아니라 이화영의 딸이라는 암시가 흐른다.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누구의 딸인지 모르게 하는 전략이라고 보기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이화영 쪽으로 기울었다. 지금에 와서 소라가 백연희의 딸이라고 결론이 나도 스토리 전개가 어그러질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화영의 딸이라 하면 더욱 말이 되질 않는다. 불과 몇주 전, 화영의 전 애인이었던 최상두(이창욱 분)와 이화영이 다투는 장면에서 우연히 그 모습을 목격한 배추자는 이화영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고 집에 와서 이화영에게 그 사실에 대해 다그친다. 이 상황으로 미루어 보면 배추자는 최근까지 이화영이 예전에 출산을 했던 사실을 몰라야 하는 상황. 허나 만약 배추자가 이화영 아이를 데려다 키웠다면 이화영의 아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설정은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다. 배추자는 아이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소라가 이화영 딸이 아니라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고 점점 전개는 엉망이 되어가는 상황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스토리는 작가의 상상력의 한계를 의심케 한다.

 

 

 

이채영의 악녀 연기 역시 초반부터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이다.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작가와 연출의 문제라고 치더라도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이채영의 연기는 너무나도 실망스럽다. <왔다! 장보리>에서 악역이 주인공보다 더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유리의 빛나는 연기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기대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이유리의 연기력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상식을 벗어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공감까지 가게 만들었다. 캐릭터의 행동 자체에 공감이 아닌, 연민정에 대한 애정을 만들어 내면서 공감을 자아낸 것이다.

 

 

 

그러나 이채영의 연기에는 강약 조절이 부족하다. 매회 소리를 지르고 독한 짓을 하지만 악녀로서의 섬뜩함이나 카리스마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악역의 힘이 약하니 드라마 전체의 긴장감이 부족해진다. 허술하고 목적도 불명확하며 원하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도 모르겠는 악역의 캐릭터가 갈팡질팡하는 가운데서 이채영의 연기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캐릭터가 워낙에 시청자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은 탓만은 아니다. 이채영의 연기에는 확실히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설득력이 없다.

 

 

 

한국 드라마의 막장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막장 드라마의 수요가 꾸준히 있는 한, 막장 드라마 제작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막장이라도 ‘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드라마의 설정 자체는 막장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의 기승전결과 앞뒤의 상황은 제대로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적어도 캐릭터 하나만큼은 건져야 한다. 그러나 <뻐꾸기 둥지>는 그 어느 것 하나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대체 20%의 시청률은 누가 견인한 것일까. 그것이 <뻐꾸기 둥지>의 높은 시청률의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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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가 종영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여전히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종반으로 치닫을수록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의 악행은 도를 넘어섰고 그의 몰락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 연민정 역을 맡은 이유리는 사실상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드라마 전반을 장악한다. 주연인 장보리(오연서 분)은 존재감도, 힘도 없다. 오히려 가끔씩은 답답하고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묘사가된다. 시청률의 팔할은 연민정과 문지상(성혁 분)이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를 넘어 40%까지 넘보는 <장보리>는 그러나 막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생의 비밀과 전형적인 선악구도, 그리고 지지부진한 전개등은 이 드라마의 약점으로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시선을 고정했다. 드라마 전개에 불만을 토해 내면서도 이유리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이미 뻔히 보이는 드라마의 결말을 기다린다. 고운정 미운정이 다 들어 버린 <장보리>는 결국, 막장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보게되는 힘을 갖췄다.

 

 

 

 

제작진은 끊임없이 막장이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순히 그 구조가 아닌, 캐릭터에 막장요소가 다분하다. 가장 큰 막장 캐릭터들은 이드라마를 책임 지고 있는 연민정 뿐 아니라,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엄마들이다.

 

 

 

 

 

도혜옥, 막장인데 막장아닌 척 하는 막장 엄마

 

 

 

 

 

 

 

첫 번째로 보리를 주워다 기른 도혜옥( 분)은 악한 인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행동만 보면 극악무도한 인물이다. 자신이 낸 사고에 대한 업보로 20년간 보리를 키워주었지만 보리를 중학교 까지밖에 교육 시키지 않음은 물론, 국밥집에서 노예처럼 부려먹었으며 자신의 딸이 낳은 손녀를 처녀인 보리의 호적에 올리기까지 한다. 뿐만 아니다. 연민정의 꾀임에 넘어가서 친부모를 숨기고 사건의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도둑질 까지 하며, 보리에게 숱한 상처와 악랄한 짓을 서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인물이다. 차라리 악인으로 묘사되었다면 욕이라도 시원하게 퍼부을 수 있겠지만 자신의 악행에 죄책감을 느끼고 보리 역시 자신의 딸로 생각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도 이 인물을 불쌍하게 볼 수는 없다. ‘나는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숱하게 외치고 다니지만 아직까지도 연민정을 살려달라고 빌며 염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은 끝까지 비호감에 가깝다. 연기자의 호연으로 캐릭터는 살아났지만 ‘엄마’로서 보리에게는 최악이다. 그럼에도 ‘한번 어매는 영원한 어매’라고 외치는 보리는 착한 것을 넘어서 바보처럼 느껴진다. 이 인물 덕분에 자신의 인생을 망친 자에 대한 애정을 퍼부을 수도, 그렇다고 착한 캐릭터 탓에 마음껏 저주할 수도 없는 어중간한 보리의 캐릭터만 부각되었다.

 

 

인화, 뻔뻔하고 이기적인 막장 엄마

 

 

 

 

 

두 번째 막장 엄마는 보리의 친엄마 인화(김혜옥 분)다. 인화는 자신의 욕심으로 인생을 망친 캐릭터다. 침선장이 될 욕심에 아주버님이 죽는 사고를 목격하고도 모른 척 했고, 몰래 차에 타고 있던 딸까지 잃어버린다. 그런 후 20년 동안 딸을 그리워하며 힘들게 살았지만 마침내 만난 딸이 딸인지도 모른채 구박과 멸시를 서슴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몰라서 그랬다쳐도 보리가 딸인 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어 ‘어떻게 보리가 내 딸이냐’며 부정하는 것은 물론, 직접 보리에게 ‘왜 이렇게 밖에 못컸냐’며 따지고 든다. 아무리 자신에 대한 죄책감에 그런다고 이해를 해보려 해도 자신의 잘못으로 잃어버린 딸에게 할 짓은 아니었다. 예전의 일이 밝혀질까봐 두려운 심정은 이해가 가게 그려지지만  딸의 감정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마침내는 비단이(김지영 분)가 연민정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비단이를 구박하는 것은 물론, 연민정에게 비단이를 데리고 떠나라고 말한다. 그동안 보리는 수도 없이 비단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 온 터. 딸이 가질 상실감이나 가슴 찢어지는 아픔등은 모른채 하고 딸의 인생에서 필요한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결정하는 엄마다. 보통 엄마도 아니고 보리의 실종에 대한 책임이 있는 그에게 있어서 이런 행동들은 참으로 막장스럽다. 양엄마에서 친엄마까지, 보리는 엄마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친딸도 아닌 비단이를 친자식처럼 예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보리가 누구를 보고 그런 마음을 배웠는지 의아할 정도다.

 

 

연민정, 친딸과 핏줄도 버리고 자기만 살고자 하는 막장 엄마

 

 

 

마지막으로 연민정은 독한 악녀답게 모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오로지 개인의 안녕과 평안이 우선인 이 인물은 친딸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그 친딸을 줄기차게 부정한다. 더군다나 죄책감은커녕, 자신은 잘못이 없고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 주장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기르지도 않은 아이를 감싸안아 주지는 못할망정 구박하고 못살게 군다. 사실상 어른들 싸움에 휘말린 비단이가 가장 불쌍해 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유리의 연기력으로 빛나는 악녀를 만들었지만 실제 이런 엄마가 있다면 최악중 최악이다.

 

 

 

 

<장보리>의 작가 김순옥은 ‘이런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며 자신의 드라마가 막장 논란으로 시끄러운 것이 아쉽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더 끔직한 모성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드라마에서 이처럼 그런 모성들이 우연히도 한 곳에 몰려 얽히고설킨 관계로 이어져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너무 착한 주인공은 힘이 없고 갈등은 다른 곳에서 촉발되어야 한다. 작가는 그 공간을 막장 엄마들로 채워 넣었다. 연민정이 극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다른 엄마들 역시 계속된 막장 행각을 벌이고 있다. 재미를 담보하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지만, 막장이 아니라는 변명이 통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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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이하 <장보리>)>의 시청률이 성공적으로 30%에 안착하며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10%만 넘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드라마들 속에서 장보리의 선전은 실로 눈이 부시다. 참으로 오랜만에 30%를 돌파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장보리>의 흥행에도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장보리>는 출생의 비밀과 전형적 선악구도를 전면에 내세운 한국 드라마 고질병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드라마다. 이 선악구도에서 힘겹게 자기 것을 찾는 주인공에 비해 너무 쉽게 모든 함정을 빠져나가는 악인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긴장감을 위해 악인의 득세를 너무 비현실적으로 그렸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지지부진한 스토리 전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장보리>는 30%가 넘었다. 비판과는 상관없이 기본적인 재미를 담보한다는 이야기다.  <장보리>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시청자들은 막장이라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장보리>에 시선을 고정하며 호감을 느낀 것이다. 

 

 

 

<장보리>의 시청률 상승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일단 <장보리>의 이야기 구조가 쉽다는 데서 그 첫 번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장보리>는 기본적으로 뚜렷한 선악구도와 출생의 비밀, 그리고 악인의 악행으로 인한 선인의 위기와 해결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기승전결, 특히 그 해결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에 많은 회차 동안에 <장보리>는 동어 반복의 이야기를 꺼내놓았고 이 때문에 사실 몇 주정도 놓치더라도 큰 흐름을 따라가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전개를 보인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진부하고 식상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보리>는 진부함 속에서도 악인을 극한으로 밀어 붙이며 이야기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실 <장보리>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전작들을 확인 해 보면 <아내의 유혹>정도를 제외하고 극의 강약 조절에 실패한 케이스가 많았다. 드라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악하고 독한 나머지 시청자들이 몰입하는데 오히려 부적절한 결과를 낸 것이다. 

 

 

 

 

허나 <장보리>에서는 김순옥 작가의 장기인 인물의 악행을 극으로 끌면서도 선한 쪽의 이미지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극이 지나치게 난잡해지는 것을 방지했다.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악하다면 자칫 드라마 전반에 걸쳐 강약조절에 실패할 수 있는 점을 염두해 두고 선한 주인공에게 시선이 가도록 만들어 악한 인물의 악행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인공 장보리(오연서 분)의 캐릭터가 착하다 못해 바보스러워 지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든 점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쨌든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몰입도는 분명히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데는 사실상 주인공 장보리 보다는 악녀 역을 맡은 연민정(이유리 분)의 힘이컸다. 연민정은 주인공보다 더 중요한 캐릭터로 극의 전반을 쥐고 흔드는 캐릭터다. 연민정의 악행으로 인해 모든 사건이 발생하고 긴장감이 조성된다. 연민정은 날 때부터 힘도 배경도 없어 혼자서 모든 성공을 갈취하다시피 이뤄내는 인물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위해 거의 연민정을 주연 이상으로 활용한다. 주인공의 러브라인이나 스토리보다 연민정의 악행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민정은 도저히 개인으로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어려운 모든 역할을 혼자서 해내야 한다.

 

 

 

 

연민정은 모든 이야기를 제일 먼저 파악하고 먼저 손을 쓰며 위기의 상황에 몰릴 때 조차 능수능란한 거짓말로 상황을 회피한다. 사실 연민정의 이런 초인적인 모습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자아냈다. 그리고 연민정의 득세를 위해 모든 등장인물들은 사실상 희생되었다. 연민정의 거짓말에 모든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속아넘어가고 연민정 악행의 모든 증거를 쥐고 있는 문지상(성혁분)같은 캐릭터들마저 증거를 재빨리 꺼내놓거나 속시원히 밝히지 못한채 ‘연민정에게 직접들으라’며 등을 돌리기 일쑤였다. 굳이 그럴 상황이 아님에도 증거를 속시원히 풀어놓지 못한 것은 오로지 연민정의 악행이 지속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연민정이 의기양양 모든 것을 이뤄낼 동안 시청자들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대체 연민정이 언제쯤 무너질까 하는 호기심은 이미 그가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어도 궁금해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욕하면서도 <장보리>에 눈을 떼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문지상이 공장으로 연민정을 데려가 연미정의 약혼자인 이재희(오창석분)에게 언약식 스크린을 보여주는 모습의 희열은 배가된다. 결국 또 연민정의 계략에 휘말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터진 연민정의 몰락은 여느 영화의 반전 못지않았고 시청자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과 희열을 선사한다. 결국 <장보리>의 시청포인트는 착한 주인공이 언제 성공할까 하는 것이 아닌, 나쁜 악녀가 언제 망할까 하는 지점이다. 그 지점에서 시청자들은 깊은 공감을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것은 연민정을 연기하고 있는 이유리의 사실적인 연기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장보리 역을 맡은 오연서를 비롯하여 주조연 할 것 없이 대체로 기대 이상의 좋은 연기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드라마의 구심점은 누가 뭐래도 연민정이다. 그리고 연민정의 끝간데없이 악한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 넣는 것이 바로 이유리다. 이유리는 최근 그 누구보다 이유없이 악한 인물을 제대로 연기하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실상 <왔다! 연민정>이라 불려도 이 드라마는 할 말이 없다.

 

 

 

 

<장보리>의 흥행은 연민정이 더욱 발악할수록 가속화 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미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연민정의 몰락을 얼마나 더 속 시원하게 그려내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보리>가 끝까지 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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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nunmankm.tistory.com BlogIcon 버크하우스 2014.08.31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가요.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