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덥다는데 있다. 쨍쨍 내려쬐는 햇빛에 불쾌지수가 올라가기도 하지만 여름에만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시원한 해변이나 계곡에서 물놀이를 할 수도 있고 수박을 실컷 먹을 수도 있다. TV속에서도 여름을 겨냥한 드라마가 등장한다. 바로 귀신이 출연하는 드라마가 그것이다.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싸우자 귀신아>는 로맨스와 귀신이라는 소재를 결합시켰다. 그러나 이런 소재가 나오기까지 한국 공포드라마는 계속 변화가 이루어져왔다.





<전설의 고향>...한국형 공포드라마의 시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공포드라마이자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공포드라마를 꼽으라면 바로 <전설의 고향을 꼽을 수 있다. 한국에 전해지는 민간설화나 전설등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1977년부터 방영된 공포드라마의 시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까닭에 1989년까지는 매주 방영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수없이 리메이크를 통해 다시 만들어진 드라마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에 방영되었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민간 설화를 소재로 한 만큼 사극의 형식을 빌려 구미호, 원혼등 한국적인 소재를 적극 차용했다는 점이다. 공포드라마의 소재로서 꽤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 <전설의 고향>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가장 대표적인 공포드라마로 기억되고 있다.





<전설의 고향>에서 영감을 받아 <신 여우누이전>같은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설의 고향>을 집필했던 임충작가에 의해 표절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여우굴에서 살아나온 남자가 구미호랑 혼인하는 점, 구미호가 여우구슬 가져다 준 후 일은 안하고 투전판을 기웃 거린 점등을 들어 표절의혹이 제기된 것인데, 이 내용역시 설화를 바탕으로 한 너무 익숙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표절 논란 판정 자체에도 상당히 많은 설왕설래가 오갔다.


어찌되었든 <전설의 고향>은 한국형 공포드라마의 모델로서 오랜 기간동안 영향을 끼쳤다.





극한의 공포...남량특집 드라마의 전설 <M>





1994년 방영된 남량특집 드라마 <M>은 여러모로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시청률 50%를 넘기며 초대박을 기록한 것은 물론, 주인공을 맡은 심은하역시 스타덤에 올랐다. <전설의 고향>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공포물과는 다르게 <M>은 지금 생각해 봐도 파격적인 설정과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시청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일단 낙태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사회문제를 적절히 드라마에 결합시켰고, 낙태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아이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는 참신한 설정으로 스토리 구조를 완성했다. 그 영혼은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고자했는데, 이 때 주인공 마리(심은하)의 눈 색이 변하고 목소리가 변하는 연출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OST부터 스토리까지 드라마는 최대한 공포스러운 느낌으로 제작되었고, 이후에도 이만큼의 공포를 시청자에게 선사한 드라마는 없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무서운’ 드라마로 남았다.





이후, 남량특집 드라마는 마치 트렌드처럼 제작되기 시작했는데  <거미> <별> <Rna>등이 이 <M>의 성공을 바탕으로 제작될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그러나 어떤 드라마도 이 <M>만큼의 성공을 거머쥐지는 못했고, 공포스러운 느낌 역시 <M>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포드라마의 한계 극복...로맨스와 결합





공포드라마는 점점 그 한계가 명확해졌다. 일단 브라운관에서 전달할 수 있는 공포의 느낌이 한계가 있었다. 더군다나 정말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그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다. 잘못하면 TV 속 등장인물들만 무섭고 시청자들은 아무 감흥이 없는 사태가 빈번히 발생할 수도 있다. 그만큼 공포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상당히 힘이 드는 설정이다. 점차 남량특집 드라마는 힘을 잃었고, 제작이 되지 않는 분위기가 됐다.





공포의 느낌 자체보다는 스토리에 힘을 실어야 드라마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작정하고 무섭게 만드는 드라마는 오히려 기대치에 못미치는 결과를 내놓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포드라마의 트렌드도 바뀌었다. 로맨틱 코미디에 귀신이라는 소재를 더해 ‘귀신은 거들 뿐’인 드라마가 속속들이 제작되기 시작한 것이다.





홍자매가 집필하고 소지섭,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주군의 태양>은 호러 로맨스를 가장 먼저 들고 나와 히트를 친 케이스다. 귀신을 보는 여자 주인공과 까칠한 남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 속에서 귀신이 나오는 상황은 그저 그들의 로맨스가 가까워지게 만드는 부차적인 상황일 뿐이다. 드라마는 공포보다는 로맨스를 부각시키며 시청자들의 목마름을 채웠다.





<오! 나의 귀신님>은 귀신을 보는 여주인공은 물론, 빙의라는 소재를 사용해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귀신자체에 포인트가 있지 않다. 귀신을 보는 까닭에 무기력한 삶을 살아야 했던 여주인공이 활발한 성격을 가진 귀신에 빙의되며 보이는 성격의 변화, 그리고 그럼으로 전개되는 로맨스가 중요한 요소다. 오히려 귀신은 공포보다 코믹한 상황을 전개시킨다. 작정하고 무섭지 않지만, 이 드라마는 1회부터 16회까지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싸우자 귀신아>역시, 웹툰보다는 <오! 나의 귀신님>에게 더 영향을 받은 모양새다. 웹툰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기 보다는 악귀에 빙의된 악역, 귀신 여주인공, 그 귀신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 주인공이라는 인물관계는 <오! 나의 귀신님>의 인물관계와 상당히 닮아있다. 웹툰보다 로맨스를 부각시킨 점 또한 그러하다. 귀신이라는 설정을 통해 로맨스를 더욱 부각시키는 편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포드라마는 점차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단순히 귀신이라는 소재에서 벗어나 그 귀신을 이용한 추리드라마, 로맨스 드라마 등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공포드라마는 또 어떤 모습을 띄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한 여름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귀신 이야기는 여전히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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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는 영어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준말로 서로간의 어울림이나 합이 잘 맞을 때 잘 쓰는 단어다. 표준어가 아니지만 딱히 대체할 한국말도 찾기 어렵다. 바로 이 케미가 제대로 통해야 하는 곳이 바로 방송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출연자들 사이의 케미가 크면 클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드라마에서 그런 케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커플 5쌍을 꼽아 보았다.

 

 

5<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최시원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황정음 분)과 김신혁(최시원 분)은 초반 남자 주인공 지성준(박서준 분)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장난기 많은 캐릭터인 김신혁의 캐릭터는 그동안 착한 남자혹은 악역으로 대변되어 왔던 서브 남자 캐릭터를 뛰어넘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여주인공 김혜진과 김신혁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은 초반에 주인공인 지성준과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보다 훨씬 더 우세했으며, 중 후반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4<오 마이 비너스> 소지섭-신민아

 

사실 <오 마이 비너스>는 그다지 유려한 흐름을 자랑하는 스토리라고 볼 수 없다. 각각 변호사와 스타 트레이너이자 재벌집 자제인 주인공들의 어려움이나 갈등은 쉬이 공감이가지 않고 뚱뚱한 분장을 한 강주은은 여전히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그 고민이라는 살마저 너무 쉽게 빠져버리고 만다. 게다가 강주은은 예전에는 여신으로 통하던 미모였으니 부족한 건 하나도 없어보인다. 이야기는 종종 맥이 끊기고 내용은 중구난방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조합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주얼적으로도, 연기로도 서로와 잘 어울리는 케미를 만들어 냈다. 소지섭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여심을 흔들고 신민아의 사랑스러움 역시 그런 소지섭의 행동을 정당화 시켜주는 명분이 된다. <오 마이 비너스>가 남긴 것은 그들의 케미 뿐만이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애인 있어요> 김현주-지진희

 

<애인 있어요>는 경쟁작 <내 딸 금사월>에 비하면 반에 반 정도의 시청률 정도를 올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호응에 있어서는 <내 딸 금사월>을 훨씬 더 추월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12역을 한 김현주의 연기는 연말 연기대상에 거론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 주인공이지만 최진언을 훌륭히 소화해 낸 지진희 역시 미중년의 대표 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섹시하다. 김현주와 지진희의 이런 케미는 바람을 피우고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재결합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완성도 있는 스토리에 더한 배우의 케미가 만들어낸 결과다.

 

 

2<응답하라1988> 혜리-류준열

 

응답하라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서는 가족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러브라인 역시 빠지지 않는 흥행동력이다. 특히 대중앞에 낯설었던 김정환 역의 류준열은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로 우뚝 섰다. 이는 류준열과 혜리가 만들어내는 케미의 힘이 주요했다. 무심한 듯 만원 버스 뒤에서 여자 주인공인 성덕선(혜리 분)을 보호하는 김정환의 행동은 단순했지만 그만큼 강렬했다.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최택(박보검 분)은 엄밀히 말해 혜리와의 케미보다는 스스로의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정환은 성덕선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속에서 둘 사이의 교류를 만들어 내고, 여주인공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의 결말이다. 사실 이점이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러브라인을 빨리 끝내면 이후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 끌어나가면 그 역시도 지루해진다. 과연 이들이 만들어낸 케미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러브라인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1<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조정석

 

올해 최고의 커플을 꼽자면 누가 뭐래도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과 조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귀신을 보는 나봉선 역할을 맡아, 귀신에 빙의된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이 과정에서 박보영의 애교와 밉지 않은 당돌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동안 어느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한 번 하자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발칙함을 표현해 낸 박보영 특유의 분위기와 연기력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 박보영을 받아준 남자주인공 강선우 역할의 조정석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박보영과의 합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나갔다. 충격적이고 센세이션한 반응까지 일으켰던 <오 나의 귀신님>, 2015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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