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는 영어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준말로 서로간의 어울림이나 합이 잘 맞을 때 잘 쓰는 단어다. 표준어가 아니지만 딱히 대체할 한국말도 찾기 어렵다. 바로 이 케미가 제대로 통해야 하는 곳이 바로 방송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출연자들 사이의 케미가 크면 클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드라마에서 그런 케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커플 5쌍을 꼽아 보았다.

 

 

5<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최시원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황정음 분)과 김신혁(최시원 분)은 초반 남자 주인공 지성준(박서준 분)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장난기 많은 캐릭터인 김신혁의 캐릭터는 그동안 착한 남자혹은 악역으로 대변되어 왔던 서브 남자 캐릭터를 뛰어넘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여주인공 김혜진과 김신혁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은 초반에 주인공인 지성준과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보다 훨씬 더 우세했으며, 중 후반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4<오 마이 비너스> 소지섭-신민아

 

사실 <오 마이 비너스>는 그다지 유려한 흐름을 자랑하는 스토리라고 볼 수 없다. 각각 변호사와 스타 트레이너이자 재벌집 자제인 주인공들의 어려움이나 갈등은 쉬이 공감이가지 않고 뚱뚱한 분장을 한 강주은은 여전히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그 고민이라는 살마저 너무 쉽게 빠져버리고 만다. 게다가 강주은은 예전에는 여신으로 통하던 미모였으니 부족한 건 하나도 없어보인다. 이야기는 종종 맥이 끊기고 내용은 중구난방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조합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주얼적으로도, 연기로도 서로와 잘 어울리는 케미를 만들어 냈다. 소지섭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여심을 흔들고 신민아의 사랑스러움 역시 그런 소지섭의 행동을 정당화 시켜주는 명분이 된다. <오 마이 비너스>가 남긴 것은 그들의 케미 뿐만이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애인 있어요> 김현주-지진희

 

<애인 있어요>는 경쟁작 <내 딸 금사월>에 비하면 반에 반 정도의 시청률 정도를 올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호응에 있어서는 <내 딸 금사월>을 훨씬 더 추월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12역을 한 김현주의 연기는 연말 연기대상에 거론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 주인공이지만 최진언을 훌륭히 소화해 낸 지진희 역시 미중년의 대표 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섹시하다. 김현주와 지진희의 이런 케미는 바람을 피우고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재결합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완성도 있는 스토리에 더한 배우의 케미가 만들어낸 결과다.

 

 

2<응답하라1988> 혜리-류준열

 

응답하라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서는 가족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러브라인 역시 빠지지 않는 흥행동력이다. 특히 대중앞에 낯설었던 김정환 역의 류준열은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로 우뚝 섰다. 이는 류준열과 혜리가 만들어내는 케미의 힘이 주요했다. 무심한 듯 만원 버스 뒤에서 여자 주인공인 성덕선(혜리 분)을 보호하는 김정환의 행동은 단순했지만 그만큼 강렬했다.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최택(박보검 분)은 엄밀히 말해 혜리와의 케미보다는 스스로의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정환은 성덕선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속에서 둘 사이의 교류를 만들어 내고, 여주인공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의 결말이다. 사실 이점이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러브라인을 빨리 끝내면 이후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 끌어나가면 그 역시도 지루해진다. 과연 이들이 만들어낸 케미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러브라인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1<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조정석

 

올해 최고의 커플을 꼽자면 누가 뭐래도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과 조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귀신을 보는 나봉선 역할을 맡아, 귀신에 빙의된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이 과정에서 박보영의 애교와 밉지 않은 당돌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동안 어느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한 번 하자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발칙함을 표현해 낸 박보영 특유의 분위기와 연기력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 박보영을 받아준 남자주인공 강선우 역할의 조정석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박보영과의 합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나갔다. 충격적이고 센세이션한 반응까지 일으켰던 <오 나의 귀신님>, 2015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은 최근 여배우들이 시도하며 트렌드가 된 12역이라는 설정을 교묘하게 비틀어 신선하고 통통튀는 설정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빙의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여주인공이 다른 인격이 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전개 시키며 로맨틱 코미디가 가져야 할 덕목을 제대로 표현해 내는 저력을 보인 것이다. 이런 분위기만 유지한다면 올 해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라는 칭호를 주기에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이런 흥미로운 전개를 증명하듯, <오나귀>는 미생 이후 tvN금토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란 기록을 세우며 앞으로 시청률 반등의 가능성마저 타진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데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남녀 주인공의 뚜렷한 캐릭터 설정이 가장 주효했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지만 이 스토리를 표현해내는 연기자들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주인공을 비롯해 조연들까지 연기의 구멍이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은 드라마의 자연스러운 몰입을 가능케 한 요소 중 하나였다. 특히 귀신이 들린 주인공을 연기하는 박보영의 반전 매력은 이 드라마를 시청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박보영은 소심하고 귀신을 보는 탓에 매일 불안에 떠는 귀신보는 소녀 나봉선과 정순애(김슬기 분)가 빙의 된 후, 할 말 다하고 능청스러우며 처녀귀신인 탓에 성욕마저 강한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오고가고 있다.

 

 

 

박보영의 캐릭터가 기존의 12역과 다른 점은, 박보영이 연기하는 두 캐릭터가 단순히 선과 악이나, 강함과 약함으로 대비되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박보영의 캐릭터 역시 다른 12역과 마찬가지로 극명히 대비되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변모한다는 설정은 유지된다. 그러나 캐릭터는 보다 단순하지 않다. 정순애 캐릭터는 남자에게 한 번 하자고 들이댈 정도로 적극적이고 직설적이다.

 

 

 

귀신인 탓에 눈치도 안 보고 거침이 없으며 제멋대로며 오지랖도 넓다. 그러나 그 부분이 과하다기 보다는 사랑스럽고 귀여워야 한다. 기존의 왈가닥 여주인공과 비교해 한 층 발전되고 복잡한 캐릭터인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지나치게 노숙하고 능글맞아질 수 있고, 그렇다고 몸을 사리면 캐릭터의 맛이 살지 않는다. 박보영은 이 교묘한 지점을 정확하게 캐치해냈다. 물론 같은 역을 연기하는 김슬기의 연기력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박보영 연기력에 점수를 더 매기는 이유는 따로 있다. 기존의 12역의 방식이 서로 다른 두 성격을 극명하게 표현해 내는데 그치는 것이라면, 박보영의 연기는 김슬기의 연기를 이어받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이다.

 

 

 

김슬기가 빙의된 박보영이 김슬기의 분위기를 표현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연기의 톤이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의 <시크릿 가든> 같은 드라마만 살펴보아도 드라마의 재미 이전에 배우들의 연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현빈과 하지원은 제 역할을 다 해냈지만, 영혼이 바뀌는 과정에서 한정해 보자면 그 두 사람이 서로의 연기톤을 카피해 다른 두 개성을 정확히 캐치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연기 보다는 내용상의 전개로 설정을 이해했다.

 

 

 

그러나 박보영은 김슬기의 연기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 낸다. 시청자들은 제스쳐나 말투에서 김슬기가 표현해 내는 방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연기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마치 김슬기가 실제로 빙의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김슬기가 대신 연기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는 드라마의 설득력을 드높여주는 매개체다. 여기에 합쳐진 박보영의 개성은 오히려 더욱 맛깔스럽다. 김슬기의 연기를 단순히 흉내내는 것을 넘어서 자기의 것으로 체화시킨 내공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자연스럽다.

 

 

 

박보영은 그동안 주로 영화에서 주목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물론 박보영은 그동안 호연을 보여주었지만 주로 남자주인공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맡은 탓에 연기 잘하는 배우로 각인될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오나귀>에서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캐릭터를 만난 박보영은 <오나귀>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나귀>가 박보영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까닭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mansuleusuleuhome0106.tistory.com BlogIcon 만수르수르 2015.07.29 2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 드라마 인데도 능숙하게♥
    기여움

  2. Favicon of https://alwayshogwarts.tistory.com BlogIcon Voldy 2015.09.06 2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1인2역이라도 빙의 연기는 유독 어려운 게 귀신이나 영혼의 본래 모습을 맡은 다른 배우를 따라해야 한다는 것 때문이죠.. 오나귀 안 봤는데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