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라는 말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기이하고 이상하고 다소 정상 범위에서 벗어난 일을 뜻하는 ‘엽기’는 한 때 트렌드로 여겨질 정도로 많이 사용된 단어지만 어느 순간 좀처럼 쓰이지 않는 단어가 되었다. 이 엽기 트렌드를 이끌었던 콘텐츠 중에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있었다.

 

 

 

 

당시 또 다른 트렌드였던 인터넷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기승전결로 이루어진 네러티브의 힘보다 주인공 ‘그녀’의 힘으로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야기는 유려한 기승전결의 힘보다는 에피소드의 나열로 구성되고 이 안에서 보이는 것은 캐릭터의 힘이다. ‘그녀’역을 맡은 전지현은 발랄하고 엉뚱하며, 다소 과격한 캐릭터로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이 캐릭터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남자 주인공 ‘견우’역의 차태현의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유약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당하면서도 제대로 반격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장면은 유머 코드로 받아들여졌다. 멋있고 잘난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따듯한 마음씨를 지닌 평범한 남자로 그녀를 받쳐 준 견우 캐릭터는 <엽기적인 그녀>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했던 것이다.

 

 

 

 

히트작 <엽기적인 그녀>, 리메이크는 실패해 왔다.

 

 

 

 

그동안 ‘엽기녀’ 캐릭터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었다. 전지현만 보더라도 <도둑들><별에서 온 그대>로 엽기녀 캐릭터를 확장시켰다. 엉뚱하고 톡톡튀는 캐릭터는 전지현에게 제 2의 전성기를 가져다 주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엽기적인 그녀> 역시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라든지, <엽기적인 그녀2> 같은 작품으로 리바이벌 되었다. 그러나 <엽기적인 그녀>의 후광을 입고 제작된 어느 영화도 <엽기적인 그녀> 만큼의 성공을 거머쥐지는 못했다. 전지현이 출연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같은 작품도 마찬가지다. <엽기적인 그녀2>는 중국을 노리고 만들어진데다가 차태현까지 출연했지만 중국에서도 참패했다. 중국인이자 그룹 f(x)의 멤버 빅토리아가 출연했지만, 그녀의 매력을 설득시키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가 제작되었다. 이번에는 장르를 아예 사극으로 바꿨다. 초반부터 <엽기적인 그녀>에는 잡음이 일었다. 주인공 오디션을 진행했으나, 방송사의 반대로 이미 오디션에서 선발된 주인공이 교체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주원과 오연서가 주연을 맡았고, 남은 것은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가 논란을 딛고 얼마나 재미있는 작품으로 기억에 남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연 <엽기적인 그녀>는 영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작품이었다. 제목이 왜 굳이 ‘엽기적인 그녀’여야 했는지 조차 애매모호한 것이다. 일단 타이틀 롤을 맡은 ‘그녀’에게는 ‘혜명공주’라는 명확한 이름이 있다. 왈가닥 공주로 설정된 탓에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지만 그것만으로 왜 ‘엽기적’인가는 설명되지 않는다. 영화에서 그녀가 ‘엽기적’일 수 있는 이유는 그녀의 행동이 상식을 벗어날 만큼 엉뚱하면서도 코미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남자 주인공의 아이를 가졌다고 거짓말을 해 남자 주인공을 수업에서 빼내 놀러 가거나 뺨을 때리거나, 교복을 입고 나이트 클럽에 놀러가거나 하는 식이다.

 

 

 

 

제목만 '엽기적인 그녀', 드라마 속 그녀는 충분히 '엽기적'인가.

 

 

 

그러나 드라마 속 ‘엽기녀’ 혜명공주는 그저 조금 왈가닥일 뿐이다. 닭발을 먹거나 술주정을 하는 등의 행동은 ‘엽기적’이라고 하기엔 어딘지 모르게 뻔하다. 그동안 수많은 여주인공들이 벌인 엉뚱한 행동과 전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는 남자 주인공인 견우(주원 분)의 매력에 집중한다. 까칠하고 도도하고 잘생긴 남자 주인공 견우는 ‘조선의 국보’라고 불릴 정도로 멋진 남자다. 그러나 문제는 왈가닥 여주인공과 멋진 남주인공의 콜라보레이션이 과거 영화에서 ‘엽기녀’를 처음 봤을 때 느낀 신선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야기가 중반에 접어들자 여주인공에게 위기가 닥치고 여주인공은 연신 눈물바람이다. 이제 더이상 드라마 안에 '엽기녀'는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캐릭터가 진부해지자 이야기도 진부해진다. 혜명공주는 공주지만 쫒겨난 어머니와 자리를 위협받는 아버지덕에 바람잘날 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서 그 자리를 위협하는 악역조차 전형적이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주인공을 괴롭히는 존재들이고 위기를 불어넣는 존재지만, 그 이상의 캐릭터로서의 가치를 가지지는 못한다.

 

 

 

 

위기가 닥치는 상황, 해결사는 결국 '그녀'가 아닌 '견우'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 위기를 해결해 주는 것은 남자 주인공인 견우다. 납치가 되는 등, 전형적인 위기에 처하는 여주인공을 멋있게 구해내며 로맨스를 만들어 내지만 이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은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이틀은 ‘그녀’에 집중되어 있지만 실상 그녀는 남성의 도움을 받아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존재고, 엄청나게 특별할 정도로 ‘엽기적’이지도 못하다. 관계를 주체적으로 끌어가지도, 이야기를 집중하게 만들만큼 엽기적이지도 못한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오류다. 결국 멋있는 남자에 빠져드는 왈가닥 아가씨라는 로맨스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한 <엽기적인 그녀>는, 단순히 영화의 후광을 빌려왔으나 그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평범한 스토리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아의 포인트는 그녀의 ‘엽기’스러운 여주인공에 있지 않다. 멋진 남자 주인공의 행동에 심장이 뛰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안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엽기적’이라는 공주는 그동안 다른 드라마에서도 수없이 목격해 온 엉뚱 발랄한 여주인공에서 나아가지 못했고, 능력있고 멋있는 남자 주인공 역시 전형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오히려 미스터리한 해결사 춘풍(심형탁 분)이다. 주인공의 캐릭터에 의외성이 없는 것은 물론, 스토리에도 의외성을 찾기 힘들다. 전반적으로 익숙한 이야기 속에서 이야기의 배경을 과거로 옮기고 장르를 굳이 사극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나아가 결국 ‘엽기적인 그녀’라는 타이틀을 무리하게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그녀’가 보이지 않는 엽기적인 그녀. 히트작의 리바이벌은 비교가 되는 만큼, 위험하다.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역시 그 위험성을 감수한 만큼의 결과가 보이질 않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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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에 박해진이 캐스팅 되었을 때, <치인트>의 원작 웹툰의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박해진은 주인공 ‘유정’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연기자로 이미 원작 팬들의 일명 ‘가상 캐스팅’ 1순위에 꼽혔던 배우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캐스팅에서 팬들은 볼맨소리를 내뱉었다. 홍설역의 김고은이나 백인호 역의 서강준 백인하 역의 이성경 모두 원작팬들의 기대와는 다른 캐스팅이었기 때문이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배우의 이미지가 역할에 들어맞지 않는다면 논란을 각오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인트>의 초반부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가 일단 시작되자 드라마는 드라마의 장르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치인트>를 망친 것은 캐스팅 보다는 후반부 스토리였다. 캐릭터가 붕괴되며 스토리가 무너졌고 드라마는 혹평에 직면했다. 반사전제작의 완성도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치인트>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 <치인트>가 영화로 다시 돌아온다. 원작의 막강한 인기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번에는 원작자 순끼가 스토리 구성에 참여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영화화에 있어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캐스팅. 드라마로 유정역을 연기했던 박해진이 또 다시 유정역할을 선택했다. 드라마에서 유정의 캐릭터가 후반부로 갈수록 붕괴되었던 까닭에 다시 한 번 이 역할을 선택한 박해진의 선택이 주목받았다. 유정 역할에 박해진 말고 다른 대안을 섣불리 생각하기 힘든 상황에서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박해진 이후의 캐스팅은 더욱 놀라웠다. 줄줄이 영화 <치인트>에 출연을 확정지은 배우들이 원작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한 듯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여주인공 홍설역으로 출연을 확정한 오연서는 원작 팬들의 가상 캐스팅 명단에 자주 이름을 올렸던 배우다. 고양이같은 눈매와 긴머리등 이미지가 만화 주인공의 이미지와 상당히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이어 백인호 역의 박기웅 역시 원작 가상캐스팅 명단에 자주 등장하던 배우였다. 뿐만 아니라 백인하역의 유인영 역시 팬들의 캐스팅 후보로 자주 거론되던 배우로 이미지로 따지자면 더 이상 적역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역할과의 이미지가 일치한다.

 

 

 

 


 

일명 ‘싱크로율’이라 부르는 원작의 이미지와 배우의 이미지의 일치율이 이정도로 완벽하게 들어맞는 캐스팅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가상 캐스팅은 팬들의 바람일 뿐, 캐스팅의 조건은 제작사나 방송사, 그리고 배우들의 스케줄이나 연출가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 팬들이 바라는 캐스팅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러나 영화 <치인트>만큼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큼 싱크로율이 높다. 따라서 화제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드라마 <치인트>에서 확인했듯,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것은 싱크로율이 아니다. 물론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캐스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의 기승전결을 잘 살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영화는 보통 두 시간 정도의 길이에서 짧으면 세시간 사이로 진행이 된다. 원작 <치인트>는 지금 4부가 진행되고 있을 만큼 길이가 길다. 그 안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뺀다고 하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영화에 담는 것만으로 버거울 수 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만화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 하는 것. 이건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길면 세 시간 안에 캐릭터를 설명하고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이야기의 흐름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지점은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들 중에는 원작 팬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원작 팬들을 넘어서 원작에 생소한 새로운 관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느냐 하는 지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잇다.

 

 

 


 

일단 영화 <치인트>는 원작의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캐스팅보드를 완성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만화와 드라마가 다르듯, 영화도 완전히 다른 장르다. 만 원가량의 티켓을 사들고 극장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를 영화 내에서 발견하지 못한다면 영화는 쉽게 외면당한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기대감은 상승한 상황이다. 영화 <치인트>가 캐스팅 이상의 완성도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비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과연 드라마 뿐 아니라 원작까지 뛰어넘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까. 캐스팅만으로는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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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는 태생부터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아성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진 작품이다. 영화에서 드라마로, 현대극에서 사극으로 장르 자체가 바뀌었고 주인공도 바뀌었다. 굳이 <엽기적인 그녀>의 이름을 따 올 필요가 있을까 싶을 만큼 이야기 자체에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엽기적인 그녀>의 이름을 빌려 온 것은, 그 콘텐츠가 여전히 국내와 세계시장에서 화제성을 가지기 때문일 터다.

 

 

 

 


그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엽기적인 그녀>측은 공개 오디션을 진행했다. 무려 180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사실상 화제성은 높지 않았다. 압도적으로 일반 투표 1위를 차지했던 정인선이 2위가 되고 김주현이 1위로 선정되는 과정 역시 그다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논란이 되지 않은 것 또한 이 오디션 자체에 쏟아지는 화제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화제성이 없었다는 것은 결국 문제를 일으켰다. 제작사측이 오디션으로 뽑아놓은 배우를 방송사측이 반대한 정황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제작사측은 주인공에 부담을 느낀 김주현 스스로 물러났다고 밝혔으나,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기는 힘들다. 김주현이 스스로 물러났다면 오디션 차점자인 정인선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하는 것이 맞다. 더군다나 김주현은 서브 여주인공으로 드라마에 여전히 출연하는 상황. 스스로 물러난 상황이 아님을 인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오디션에서 참가자들은 주인공의 대사를 읊고 주인공의 옷을 입고 연기를 펼쳤다. 무려 1800:1의 경쟁률을 뚫은 배우의 꿈을 무참히 짓밟고, 화제성이 없었다 하나 이 오디션에 한 표를 던지고 관심있게 지켜온 소수의 대중들도 무시한 처사다.

 

 

 


 

김주현을 대신하여 주인공을 제안 받은 스타는 오연서로 밝혀졌다. 아직 확정단계는 아니지만 윤곽이 드러난만큼 오연서의 출연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으로 들어오는 여주인공에 대한 시선 역시, 크게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오디션을 진행해 주인공이 뽑힌 상황에서 그 자리를 밀어내고 들어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방송사에 편성을 받기 위해서 제작사는 방송사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이다. 특히 공중파는 그 텃세가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들의 몸값을 올려서라도 제작사측은 톱스타를 캐스팅해야 하고 스타작가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공중파 드라마의 한계는 명확해졌다. ‘시청률이 되는’ 스토리에만 국한한 나머지 새로운 얼굴은 발견되기 힘들고 새로운 스토리는 어쩌다가 하나씩만 탄생할 뿐이다. 그 사이, 시청률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케이블 방송사들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며 다양한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미생>이나 <시그널> <또! 오해영> 같은 드라마들은 tvN을 드라마 왕국으로 인식하게 만들며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도 성공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미생>이 공중파에서 방영되었다면 장그래(임시완 분)와 안영이(강소라 분)의 러브라인과 직장에서의 음모와 암투극으로 장르가 전환되었을 거라는 우스갯소리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윤태호 작가 역시 ‘원작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리메이크를 허락했다고 알려져 있다. 공중파에서는 이런 작품이 제작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엽기적인 그녀>에 ‘스타’를 원하는 sbs의 고압적인 태도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아리나 <또! 오해영>처럼 서현진 같은 스타를 만들어내는 방송이 나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러나 스타마케팅이 과연 어디까지 통할 것인가. KBS <함부로 애틋하게>의 수지와 김우빈의 화제성은 채 3회를 넘지 못하고 시청률은 곤두박질 쳤다. 문제는 ‘누가’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콘텐츠 인가’다. 시청률이 다소 낮더라도 이야기에 집중하고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한 작품에는 찬사가 쏟아진다. 그러다보면 시청률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작품들도 탄생하기 마련이다. 그런 노력이 없이, 스타마케팅과 버즈마케팅에만 기댄 방송사의 안일한 대처에 시청자는 <엽기적인 그녀>  방영 이전부터 벌써 지쳐버렸다. 이런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고 <엽기적인 그녀>는 성공한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예상을 뒤엎고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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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공공재로 그 안의 표현이나 내용에 있어서 확실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존재한다. 부적절한 방송내용을 검열해 적절한 징계를 내리는 등의 일을 하는 이 기관은 방송내용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정보통신의 올바른 이용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운다. 그러나 방심위의 기준은 시대의 흐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며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결과를 내보이는 경우마저 있다.

 

 

 

 

 

최근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몰고온 <태양의 후예>에서 적나라한 욕설 장면이 방영 된 적이 있었다. 공중파 방송에서 삐 처리나 순화된 표현이 아닌 쌍시옷이 들어가는 욕설이 방영된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그 장면을 목도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시원했다'는 반응이었다. 상황은 지진이 일어난 재난 상황. 그곳에서 자신이 숨겨놓은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건물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굴삭기를 조작하여 건물을 파괴하는 진소장(조재윤 분)의 행동에 대한 보고를 받은 서대영(진구 분)이 내뱉은 욕설이었다. 자신의 이기심으로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자에 대한 분노는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 상황에서 그런 욕설 한마디 내뱉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해 보일 정도. 방심위 위원들 중 과반수도 "해당 장면이 현실감을 부여하고자 한 장치이자 내용 전개상 필요한 장면으로 보이는 점, 그리고 극중 인물 캐릭터의 특성과 전후 맥락 등을 고려할 때 시청자가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며 이에 욕설 장면만 놓고 문제 삼기 어렵다며 '문제없음'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결국 권고조치가 내려졌다. 물론 이 권고조치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맥락상 필요한 장면이었어도 비속어가 적용되는 기준을 제멋대로 적용하면 향후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욕설 자체로 권고 조치가 내려진 것은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 심의 단체에서 어떻게 보면 이해 가능한 범주다.

 

 

 

 

 

 

 

그러나 같은 날 진행된 <돌아와요 아저씨>에 대한 심의는 '문제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대사는 "사랑받지 못한 자는 화를 낼 게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게 먼저 아니냐. 꼭 남 탓을 하지. 모자란 남자들이. 고추 잡고 반성하든지, 목숨을 끊든지 하라"였다. 이 대사는 논란을 일으켰고 많은 수의 시청자들이 '불쾌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없음'이라는 판결을 받은 것이다. 단순히 문제 없음을 판정 받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기서 오간 이야기가 가관이다. 방심위 의원 중 하나는 "남성이 여성에게 이런 발언을 했으면 아마 문제가 되겠지만 여성이 사용한 단어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질 않는다."는 의견을 냈고 "스쳐지나간 표현"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말 자체가 방심위의 기준이 중구난방이라는 사실에 방증이다. 남성이 여성에게 했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여성이 남성에게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발언 역시 마치 남성의 성희롱은 처벌받아도 여성의 성희롱은 처벌 받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논리와도 다를바 없다.

 

 

 

남들이 다 인정한 자연스러운 욕설은 문제를 삼으면서도 불쾌하다 여기는 장면은 문제없음으로 처리한 것도 모순 적이지만 전혀 논리적이지 못하고 심지어 차별적인 발언이 오간다는 사실은 한국 방송 심의 위원회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서 여성 출연자들에 대한 제식 훈련을 맡은 소대장(하사)의 외모와 신체를 두고 "섹시하다. 엉덩이가 화나 있다", "엉덩이가 올라갔다. 엉덩이만 봤다"는 표현을 두고 논란이 되자 방심위는 해당 장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서 "나라면 기분이 좋았을 것 같다."는 식의 발언으로 문제를 가볍게 몰고 갔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방송된 시점에서 이미 그 해당발언은 개인적인 것이 될 수가 없다. 보는 시청자들의 기분과 입장도 생각해야 하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사자가 모멸감을 느꼈으면 성추행"이라며 "하사관은 기분이 오히려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방심위 의원이 과연 검열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는 얼핏 남성에 대한 차별처럼 비춰지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의식이 강하게 들어가 있다. 상대적으로 여성이라는 성별의 성적인 행위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인간으로서의 존재가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같이 성관계를 맺고도 '여성이 손해'라는 인식. 이것은 철저히 남성적인 시각에서 나오는 인식이다. 선진국일수록 여성과 남성의 성은 동등한 무게에서 다뤄진다. 그것이 남성 뿐 아니라 여성 역시 성적인 자기 결정권과 이성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며 놀리거나 추파를 던지는 행위가 용납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여성은 남성에게 성적인 위해를 가할 수 없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며, 이는 평소에는 남성이 성적으로 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방심위의 기준은 보수적인 것이 아니라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것이다. 시대에 맞춘 새로운 기준과 방식으로 심의를 진행하여 시청자들과 대중들도 납득할만한 근거를 만들어야 하는데 방심위는 수차례 대중이 문제삼지 않는 문제에서 오히려 납득할 수 없는 과한 기준을 들이댔고, 문제가 있는 장면에서는 농담거리로 치부하는 모습을 보이며 신뢰성을 잃어버렸다. 

 

 

 


건전한 문화를 구축하려는 방심위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그들 스스로의 건전한 문화다. 방심위의 문화는 소위 '꼰대'라고 불리는 기득권층의 답답함처럼 느껴지니 과연 누구를 위한 방송심의일까. 때때로 방심위가 심의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지는 것이 비단 소수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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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opi6767.tistory.com BlogIcon siloupper 2016.04.21 1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심의 위원회 수준보단 태후 빠들의 수준이 더 한심하네요^^


 

 

방영전부터 화제를 몰고 온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첫 회부터 14%라는 높은 시청률로 시작한 후, 방송 단 7회만에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가히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은 물론,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성공적인 예시를 남기며 놀랄만한 기록을 계속 써내려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태후>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로맨스 드라마로 흥행불패신화를 써온 김은숙 작가의 극본에 송중기 송혜교라는 톱스타의 캐스팅, 거기다가 해외 로케이션과 사전제작, 재난을 소재로 삼은 스케일까지. 130억을 들인 드라마 답게 모든 것이 블록버스터 급으로 휘몰아쳤다.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류 스타들이 출연하는 블록버스터 멜로. 도저히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첫회부터의 높은 시청률은 이런 관심을 방증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재난을 핑계삼은 로맨스가 그럴듯하다라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이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과정은 빛의 속도로 전개되지만 맹목적인 남자 주인공의 사랑이 여심을 흔들었다. 강단있고 당찬 여자 주인공 역시 매력적으로 묘사된다. 얼굴만 봐도 황홀한 남녀 주인공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과정을 김은숙 작가의 재기발랄한 터치로 섬세하게 묘사해 냈다. “난 지금이 제일 설레여요. 미인이랑 같이 있는데 불꺼지기 직전.”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되게 보고싶었는데. 무슨 짓을 해도 생각나던데.” 같은 송중기가 아닌 남자가 감히 시도조차 하기 힘든 민망한 대사들의 폭격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 민망함을 극복할 만큼의 케미스트리를 창조해 내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는 누구보다 배우를 잘 활용하는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과연 그들이 대사를 하니 부끄럽긴 해도 그럴 듯하게 들리는 것이다.

 

 

 

이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에게 빠져든 여심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잘생겼고, 체력 좋고, 애국자에다가 한 여자만 보는 완벽한 남자를 외면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재난 로맨스가 아니라 재난을 핑계삼은 로맨스는 그렇게 불타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그 불꽃은 유효할 확률이 높다.

 

 

 

그런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에 눈물을 머금어야 하는 것은 바로 경쟁작들이다. <태후>와 동시간대 방송을 시작한 <돌아와요 아저씨(이하 <돌저씨>)>는 첫 회부터 한자릿수의 시청률을 반등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떨어진 5%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돌저씨>가 확실히 시청자들의 호평을 들을만한 드라마라는 것이다. 각각의 사연을 안고 죽음을 맞이한 김영수(김인권)와 한기탁(김수로)이 천국으로 향하던 중 다시 이승으로 떨어져 현세로 역송 체험의 기회를 얻고, 다른 사람 몸에 빙의가 된 채, 자신들의 사연을 풀어 나간다는 내용으로 일본 소설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과 드라마는 기본 설정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지만 드라마의 흥미도가 원작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김영수가 빙의한 이해준을 연기하는 정지훈()은 다소 코믹스럽고 과장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호연을 보여주고 있다. 한기탁이 빙의된 한홍난을 연기하는 오연서역시 <왔다!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 등에서 보여준 연기 이상을 보여주며 오연서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예뻐보이려 하지 않고 망가지는 오연서의 코믹 연기는 확실히 그의 색다른 재능을 발견하게 한다. 그러나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로맨스와 블록버스터가 결합된 <태후>는 처음부터 끝가지 <돌저씨>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들어갔다. 시청률 반등은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시청률이 주요한 지표가 되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낮은 시청률은 호평으로 이어진다 해도 초라한 퇴장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하 <굿미블>)>의 경우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일단 <태후>가 너무 큰 승기를 잡은 후에 방송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굿미블>의 대진운은 좋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첫회가 방송되었을 뿐인 <굿미블>은 한 남자가 복수를 결정하게 되는 과정을 스피디하게 전개시키며 상당한 몰입도를 보여주었다. 사랑스러운 문채원의 연기나 여심을 저격하는 이진욱, 악역을 맡아 호연을 보여준 김강우까지 배우들의 합과 연기 역시 뛰어나다.

 

 

 

그러나 <태후>와 같은 로맨스면서도 <태후>와는 다른 분위기의 복수극인 <굿미블><태후>에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더 큰 화력이 필요하다.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전체적인 내용의 구성이 시청자들의 감정을 사로잡고 흥미를 돋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태후>의 송송 커플을 뛰어넘을 만한 화제성 역시 절실하다.

 

 

 

<태후>의 승기는 예상된 일이었지만 강력해도 너무나 강력하다. 과연 이 불리한 경쟁구도 속에서 <돌저씨><굿미블>이 어떤 드라마로 남을지 그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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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결말은 그동안 방영되었던 내용의 정리와 동시에 확실한 결말을 맺는 역할을 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함께 했던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편이 드라마의 전체 완성도를 높인다. 단순히 시청자가 원하는 결말이 아닌, 시청자들이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결말 혹은 여운이 남는 결말을 남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결말은 이도저도 아닌 허무함만을 남기며 함께 했던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고 말았다.

 

 

 

 

호족 수장인 왕식렴(이덕화 분)이 수십명의 병사들을 모아놓고 ‘역모’라는 중차대한 일을 벌이는 것 자체가 연출력과 대본의 문제였다. 이에 더 황당한 것은 그 역모를 단순히 "너희 모두는 본디 이 나라 고려, 황제 폐하의 백성"이라며 "우리가 싸워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로 설득하여 적을 무릎 꿇린다는 설정은 개연성을 파괴함과 동시에 유치한 느낌까지 들게 만들었다. 애초에 역모에 가담할 만큼 불만이 많은 세력의 계략과 몰락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허접했다.

 

 

 

결말이 나오는 과정에서 그동안 이야기의 주요 요소가 되었던 청동거울의 활용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정종(류승수 분)의 병을 고치기 위해 찾아해메던 해독제 역시 굳이 찾을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어느 순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사라졌다. 드라마 중반에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등장했지만 결국은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수습도 채 하지 못한 것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왕소(장혁 분)와 신율(오연서 분)에 대한 결말이었다. 로맨틱 코미디 사극으로서 두 사람의 해피엔딩으로 귀결될 줄 알았던 결말이 열심히 살려놓은 신율이 갑작스럽게 서역으로 향하고 왕소는 다른 여인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다.

 

 

 

왕소의 업적 역시 갑자기 등장한 자막으로 처리되었고 마지막에 두 사람의 재회 신을 그리기는 하지만 두사람이 죽어서 만났다는 느낌만 강해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었다.

 

 

 

이 결말이 다소 황당했던 이유는 인물의 행동에 전혀 앞뒤가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랑했던 두 사람이 모든 일을 마무리 짓고 서로 혼례를 올리고 첫날밤 까지 보냈는데 굳이 신율이 서역으로 향해야 할 이유가 없다. 두 사람이 함께 행복한 결말로만 처리 했어도 중간은 갔을 결말이 갑작스러운 헤어짐으로 귀결되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첫날 밤을 보낸 후, 왕소에게 실망한 신율이 꿈 핑계를 대고 서역으로 떠났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할 정도였으니, 이 드라마의 결말이 얼마나 우스워졌는지는 알만한 일이다. 왕소는 신율의 생명의 은인임에도 불구하고 신율의 행동에는 이에 대한 고마움이나 감사함이 보이지 않았고, 자신의 꿈만 중요한 이기적인 여인처럼 그려졌다.

 

 

 

이 드라마는 초 중반의 완성도를 지키지 못하고 중반 이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왕소가 신율이 남장을 한 개봉이의 정체를 알기 전 까지는 확실히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냈지만 이후 역모와 정치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우왕좌왕을 마무리 짓고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빛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최종회에 있었다. 두 사람의 사랑의 결말을 아름답게 그리기만 했어도 그동안 시청자로서 이 드라마에 애정을 쏟았던 사람들의 구미를 만족시킬 수 있었을 터인데 결국 이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이 드라마를 시청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만을 한 셈이 되었다.

 

 

 

이런 허무한 결말을 미리부터 준비했다면 그에 대한 복선과 당위성이 확실히 드라마 안에서 표현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아무 계획없이 만들어진 것 같은 마지막회에 대한 평가가 좋을리 없었다. 차라리 역모고 정치고 모든 분량을 줄이고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에 집중하는 편이 이 드라마에는 훨씬 적절했다.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진 초반이 완성도가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 분투하며 왕소와 신율을 표현한 장혁과 오연서는 빛났지만 마지막에 모든 것을 무너뜨려 버린 결말은 미쳤다. 시청자들을 미치게 만드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시청자들의 혹평을 이끌어내며 반발하게 만드는 ‘미친’ 드라마는 반갑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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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이하<빛미>)는 SBS <펀치>의 종영 이후 줄곧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월화극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시청률 파이가 작아진 현 시점에서 10%를 꾸준히 넘기고 있다. 비록 10%를 넘긴 <풍문으로 들었소>에 바짝 추격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드라마 시청층에게 호평을 받으며 창작사극의 가능성을 다시한 번 증명하고 있다.

 

 

 

빛미를 떠받치고있는 가장 큰 주춧돌은 바로 로맨다. 남자주인공인 왕소(장혁 분)가 고려의 광종을 롤모델로 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역사적인 사실에 기인한 드라마가 아닌만큼 역사적 고증이나 실존인물의 재해석등의 빈자리를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채우는것이다. 시대적 배경은 그들의 로맨스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저주의 별인 파군성을 타고났다는 왕소와 나라에 빛을 가져오는 자미성을 타고난 신율(오연서 분)은 처음부터 운명의 고리로 묶인 연인이다. 운명적인 사랑과 서로에게 치유가 되는 존재라는 설정은 사실 다소 진부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빛미>는 이런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남녀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를 극대화 하며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것이 바로 여자 주인공인 신율이다. 신율역을 맡은 오연서가 각인된 것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방말숙 역할을 맡으면서 부터다. 방말숙은 갑자기 생긴 시누이를 교묘한 방법으로 괴롭히는 역할로 드라마의 감초 역할이었다. 그러나 방말숙은 묘하게 현실감있는 캐릭터로 단순한 악역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러나 문제는 시청자들이 이 인물에 대해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 감정이입을 했다는 점이었다. 드라마속의 인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는 역할에 대한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고 그에 따른 비호감 지수 역시 수직 상승하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이후 터진 오연서의 <우리 결혼했어요> 하차 사건 역시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우습게도 이런 오연서의 이미지를 확정짓는 역할을 하고야 말았다.

 

 

 

이후 오연서는 <왔다! 장보리>에서 주연을 맡아 착하고 희생적인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오히려 역풍이었다. 문제는 캐릭터가 지나칠 정도로 답답하고 미련하게 그려진 것이 문제였다.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은 악역 연민정 역할을 맡았던 이유리였다. 오연서는 다시 한 번 이미지 전환에 실패하고야 만 것이다.

 

 

 

그러나 <빛미>의 신율은 다르다. 신율은 방말숙처럼 얄밉지도, 그렇다고 장보리처럼 미련하지도 않다. 현명하고 진취적이며 애틋한 사랑을 가슴에 품은 캐릭터다. 오연서는 이 역할을 맡으며 장혁과의 로맨스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연기력과 외모를 모두 인정받기에 이른다. 역할에 대한 호감은 연기자에 대한 호감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드라마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오연서만이 아니다. 사랑의 라이벌인 이하늬 역시, 악역을 연기하며 그간 시청자들이 알 수 없었던 의외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하늬는 <빛미>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섹시스타였다. 미스코리아 출신에 미스 유니버스 4위라는 화려한 성적으로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그에게 기대되는 것은 연기력 보다는 뛰어난 몸매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하늬는 <빛미>를 통해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자신의 성공을 위한 삶을 사는 여인을 연기한다. 감정을 배제한 그역시, 결국 자신의 삶의 희생자였음을 표현하며 오열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을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이하늬는 어떤 면에서 볼 때, 여자주인공인 신율보다 훨씬 더 존재감이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극중에서 신율을 사랑하는 동생과 대립각을 형성하고 남자 주인공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는 것은 이야기 전개에 가장 핵심적인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황보여원의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에 이야기는 더욱 활기를 찾을 수 있다. 중요한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처절한 여인의 감정의 진폭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데 성공한 이하늬에 대한 연기력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빛미>의 여주인공들은 이렇게 성공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끌 만큼 폭발력이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 만큼 앞으로 그들 활동의 운신의 폭이 훨씬 더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과연 <빛미>로 만들어 낸 기회를 그들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다음 행보에 더욱 주목이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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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기대상의 결과는 이유리로 결정되었다. 이유리는 문자투표로 대상을 결정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였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방영 내내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가장 눈에 띄는 2014년 캐릭터 중 하나가 되었다. 이는 이유리의 연기력이 없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던 결과였고 결국 이유리는 과반수가 넘는 시청자 문자 투표 결과로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MBC연기대상은 고질적인 문제를 여전히 드러냈다. 수상결과가 시청률 위주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수상 후보들의 면면이나 수상 결과에서 너무 식상한 결과만 반복되었던 것이다. <왔다! 장보리>는 주요 부분 상을 모두 휩쓸며 가장 주목받았지만 한해동안의 드라마들을 되짚어 보거나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들에 대한 수고를 치하하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대상 후보가 송윤아, 이유리, 오연서의 삼파전이었다는 점이다. 대상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 된 사람은 이유리를 제외하면 <미스터 백>의 신하균이었다. 신하균은 <미스터 백>에서 노인연기와 30대의 연기를 모두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신하균의 연기력이 없이는 <미스터 백>이라는 드라마는 성립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신하균은 대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며 의외의 결과를 안겼다. 신하균은 장나라와함께 인기상을 수상하기는 했지만 그 외의 상을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며 사실상 무관에 그쳤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장혁이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그 역시 대상 후보로서 부족함이 없었던 점을 미루어 보면 대상 후보 선정부터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무리였다.

 

 

 

참가자들이 꼭 상을 수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대상 후보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 못하다는 것은 단순히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시한 방송국의 상업성을 대놓고 광고한 모양새에 불과했다. 물론 상업성이 빠질 수는 없고 이유리의 대상은 적절했지만 조금 더 시상식의 의미에대한 고찰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 뿐이 아니었다. MBC 연기대상 시상식은 <개과천선>처럼 시청률은 좋지 못했으나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은 드라마를 철저히 무시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개과천선>은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의 굴욕을 맛보았듯이 연기대상에서도 굴욕적인 취급을 받은 것이다. <개과천선> 출연진들은 아예 연기대상 시상식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이런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 했다.

 

 

 

대상이 이유리로 발표되는 순간 역시 긴장감은 없었다. 이미 최우수 연기상에 송윤아와 오연서의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었다. 사이좋게 최우수상을 나눠가진 송윤아와 오연서덕에 대상이 이유리라는 것을 이 시상식을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이유리가 대상을 수상하기까지의 과정이 지루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상을 골고루 나눠주려거든 조금은 그럴듯한 수상결과와 한 해의 드라마를 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대상 후보선정부터 한 드라마에 지나치게 편중된 시상결과까지 시상식은 구색맞추기에 지나지 않은 형태로 흘렀다.

 

 

 

이에 연기대상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상의 공신력은 떨어지고 대상 수상자의 품격마저 저하되는 결과를 낳았다. 단순히 상을 위한 연말 시상식이 아닌, 한 해동안 열심히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을 되돌아보고 단순히 시청률이 아니라 의미있는 작품들을 되돌아보게 해 주는 시간으로 만들지 못한 것은 MBC의 크나큰 실책이다.

 

 

 

MBC는 그동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방송 삼사중 가장 잡음이 많은 결과를 보였다. 의외성도, 의미도 없는 시상식에서 과연 대상을 거머쥐는 것이 엄청난 영애가 될 수 있을까. 연기대상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연기대상에 대한 논란은 단순히 시청자 투표로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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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가 종영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여전히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종반으로 치닫을수록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의 악행은 도를 넘어섰고 그의 몰락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 연민정 역을 맡은 이유리는 사실상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드라마 전반을 장악한다. 주연인 장보리(오연서 분)은 존재감도, 힘도 없다. 오히려 가끔씩은 답답하고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묘사가된다. 시청률의 팔할은 연민정과 문지상(성혁 분)이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를 넘어 40%까지 넘보는 <장보리>는 그러나 막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생의 비밀과 전형적인 선악구도, 그리고 지지부진한 전개등은 이 드라마의 약점으로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시선을 고정했다. 드라마 전개에 불만을 토해 내면서도 이유리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이미 뻔히 보이는 드라마의 결말을 기다린다. 고운정 미운정이 다 들어 버린 <장보리>는 결국, 막장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보게되는 힘을 갖췄다.

 

 

 

 

제작진은 끊임없이 막장이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순히 그 구조가 아닌, 캐릭터에 막장요소가 다분하다. 가장 큰 막장 캐릭터들은 이드라마를 책임 지고 있는 연민정 뿐 아니라,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엄마들이다.

 

 

 

 

 

도혜옥, 막장인데 막장아닌 척 하는 막장 엄마

 

 

 

 

 

 

 

첫 번째로 보리를 주워다 기른 도혜옥( 분)은 악한 인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행동만 보면 극악무도한 인물이다. 자신이 낸 사고에 대한 업보로 20년간 보리를 키워주었지만 보리를 중학교 까지밖에 교육 시키지 않음은 물론, 국밥집에서 노예처럼 부려먹었으며 자신의 딸이 낳은 손녀를 처녀인 보리의 호적에 올리기까지 한다. 뿐만 아니다. 연민정의 꾀임에 넘어가서 친부모를 숨기고 사건의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도둑질 까지 하며, 보리에게 숱한 상처와 악랄한 짓을 서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인물이다. 차라리 악인으로 묘사되었다면 욕이라도 시원하게 퍼부을 수 있겠지만 자신의 악행에 죄책감을 느끼고 보리 역시 자신의 딸로 생각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도 이 인물을 불쌍하게 볼 수는 없다. ‘나는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숱하게 외치고 다니지만 아직까지도 연민정을 살려달라고 빌며 염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은 끝까지 비호감에 가깝다. 연기자의 호연으로 캐릭터는 살아났지만 ‘엄마’로서 보리에게는 최악이다. 그럼에도 ‘한번 어매는 영원한 어매’라고 외치는 보리는 착한 것을 넘어서 바보처럼 느껴진다. 이 인물 덕분에 자신의 인생을 망친 자에 대한 애정을 퍼부을 수도, 그렇다고 착한 캐릭터 탓에 마음껏 저주할 수도 없는 어중간한 보리의 캐릭터만 부각되었다.

 

 

인화, 뻔뻔하고 이기적인 막장 엄마

 

 

 

 

 

두 번째 막장 엄마는 보리의 친엄마 인화(김혜옥 분)다. 인화는 자신의 욕심으로 인생을 망친 캐릭터다. 침선장이 될 욕심에 아주버님이 죽는 사고를 목격하고도 모른 척 했고, 몰래 차에 타고 있던 딸까지 잃어버린다. 그런 후 20년 동안 딸을 그리워하며 힘들게 살았지만 마침내 만난 딸이 딸인지도 모른채 구박과 멸시를 서슴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몰라서 그랬다쳐도 보리가 딸인 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어 ‘어떻게 보리가 내 딸이냐’며 부정하는 것은 물론, 직접 보리에게 ‘왜 이렇게 밖에 못컸냐’며 따지고 든다. 아무리 자신에 대한 죄책감에 그런다고 이해를 해보려 해도 자신의 잘못으로 잃어버린 딸에게 할 짓은 아니었다. 예전의 일이 밝혀질까봐 두려운 심정은 이해가 가게 그려지지만  딸의 감정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마침내는 비단이(김지영 분)가 연민정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비단이를 구박하는 것은 물론, 연민정에게 비단이를 데리고 떠나라고 말한다. 그동안 보리는 수도 없이 비단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 온 터. 딸이 가질 상실감이나 가슴 찢어지는 아픔등은 모른채 하고 딸의 인생에서 필요한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결정하는 엄마다. 보통 엄마도 아니고 보리의 실종에 대한 책임이 있는 그에게 있어서 이런 행동들은 참으로 막장스럽다. 양엄마에서 친엄마까지, 보리는 엄마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친딸도 아닌 비단이를 친자식처럼 예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보리가 누구를 보고 그런 마음을 배웠는지 의아할 정도다.

 

 

연민정, 친딸과 핏줄도 버리고 자기만 살고자 하는 막장 엄마

 

 

 

마지막으로 연민정은 독한 악녀답게 모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오로지 개인의 안녕과 평안이 우선인 이 인물은 친딸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그 친딸을 줄기차게 부정한다. 더군다나 죄책감은커녕, 자신은 잘못이 없고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 주장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기르지도 않은 아이를 감싸안아 주지는 못할망정 구박하고 못살게 군다. 사실상 어른들 싸움에 휘말린 비단이가 가장 불쌍해 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유리의 연기력으로 빛나는 악녀를 만들었지만 실제 이런 엄마가 있다면 최악중 최악이다.

 

 

 

 

<장보리>의 작가 김순옥은 ‘이런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며 자신의 드라마가 막장 논란으로 시끄러운 것이 아쉽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더 끔직한 모성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드라마에서 이처럼 그런 모성들이 우연히도 한 곳에 몰려 얽히고설킨 관계로 이어져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너무 착한 주인공은 힘이 없고 갈등은 다른 곳에서 촉발되어야 한다. 작가는 그 공간을 막장 엄마들로 채워 넣었다. 연민정이 극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다른 엄마들 역시 계속된 막장 행각을 벌이고 있다. 재미를 담보하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지만, 막장이 아니라는 변명이 통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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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이하 <장보리>)>의 시청률이 성공적으로 30%에 안착하며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10%만 넘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드라마들 속에서 장보리의 선전은 실로 눈이 부시다. 참으로 오랜만에 30%를 돌파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장보리>의 흥행에도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장보리>는 출생의 비밀과 전형적 선악구도를 전면에 내세운 한국 드라마 고질병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드라마다. 이 선악구도에서 힘겹게 자기 것을 찾는 주인공에 비해 너무 쉽게 모든 함정을 빠져나가는 악인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긴장감을 위해 악인의 득세를 너무 비현실적으로 그렸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지지부진한 스토리 전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장보리>는 30%가 넘었다. 비판과는 상관없이 기본적인 재미를 담보한다는 이야기다.  <장보리>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시청자들은 막장이라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장보리>에 시선을 고정하며 호감을 느낀 것이다. 

 

 

 

<장보리>의 시청률 상승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일단 <장보리>의 이야기 구조가 쉽다는 데서 그 첫 번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장보리>는 기본적으로 뚜렷한 선악구도와 출생의 비밀, 그리고 악인의 악행으로 인한 선인의 위기와 해결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기승전결, 특히 그 해결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에 많은 회차 동안에 <장보리>는 동어 반복의 이야기를 꺼내놓았고 이 때문에 사실 몇 주정도 놓치더라도 큰 흐름을 따라가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전개를 보인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진부하고 식상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보리>는 진부함 속에서도 악인을 극한으로 밀어 붙이며 이야기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실 <장보리>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전작들을 확인 해 보면 <아내의 유혹>정도를 제외하고 극의 강약 조절에 실패한 케이스가 많았다. 드라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악하고 독한 나머지 시청자들이 몰입하는데 오히려 부적절한 결과를 낸 것이다. 

 

 

 

 

허나 <장보리>에서는 김순옥 작가의 장기인 인물의 악행을 극으로 끌면서도 선한 쪽의 이미지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극이 지나치게 난잡해지는 것을 방지했다.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악하다면 자칫 드라마 전반에 걸쳐 강약조절에 실패할 수 있는 점을 염두해 두고 선한 주인공에게 시선이 가도록 만들어 악한 인물의 악행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인공 장보리(오연서 분)의 캐릭터가 착하다 못해 바보스러워 지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든 점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쨌든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몰입도는 분명히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데는 사실상 주인공 장보리 보다는 악녀 역을 맡은 연민정(이유리 분)의 힘이컸다. 연민정은 주인공보다 더 중요한 캐릭터로 극의 전반을 쥐고 흔드는 캐릭터다. 연민정의 악행으로 인해 모든 사건이 발생하고 긴장감이 조성된다. 연민정은 날 때부터 힘도 배경도 없어 혼자서 모든 성공을 갈취하다시피 이뤄내는 인물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위해 거의 연민정을 주연 이상으로 활용한다. 주인공의 러브라인이나 스토리보다 연민정의 악행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민정은 도저히 개인으로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어려운 모든 역할을 혼자서 해내야 한다.

 

 

 

 

연민정은 모든 이야기를 제일 먼저 파악하고 먼저 손을 쓰며 위기의 상황에 몰릴 때 조차 능수능란한 거짓말로 상황을 회피한다. 사실 연민정의 이런 초인적인 모습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자아냈다. 그리고 연민정의 득세를 위해 모든 등장인물들은 사실상 희생되었다. 연민정의 거짓말에 모든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속아넘어가고 연민정 악행의 모든 증거를 쥐고 있는 문지상(성혁분)같은 캐릭터들마저 증거를 재빨리 꺼내놓거나 속시원히 밝히지 못한채 ‘연민정에게 직접들으라’며 등을 돌리기 일쑤였다. 굳이 그럴 상황이 아님에도 증거를 속시원히 풀어놓지 못한 것은 오로지 연민정의 악행이 지속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연민정이 의기양양 모든 것을 이뤄낼 동안 시청자들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대체 연민정이 언제쯤 무너질까 하는 호기심은 이미 그가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어도 궁금해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욕하면서도 <장보리>에 눈을 떼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문지상이 공장으로 연민정을 데려가 연미정의 약혼자인 이재희(오창석분)에게 언약식 스크린을 보여주는 모습의 희열은 배가된다. 결국 또 연민정의 계략에 휘말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터진 연민정의 몰락은 여느 영화의 반전 못지않았고 시청자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과 희열을 선사한다. 결국 <장보리>의 시청포인트는 착한 주인공이 언제 성공할까 하는 것이 아닌, 나쁜 악녀가 언제 망할까 하는 지점이다. 그 지점에서 시청자들은 깊은 공감을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것은 연민정을 연기하고 있는 이유리의 사실적인 연기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장보리 역을 맡은 오연서를 비롯하여 주조연 할 것 없이 대체로 기대 이상의 좋은 연기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드라마의 구심점은 누가 뭐래도 연민정이다. 그리고 연민정의 끝간데없이 악한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 넣는 것이 바로 이유리다. 이유리는 최근 그 누구보다 이유없이 악한 인물을 제대로 연기하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실상 <왔다! 연민정>이라 불려도 이 드라마는 할 말이 없다.

 

 

 

 

<장보리>의 흥행은 연민정이 더욱 발악할수록 가속화 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미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연민정의 몰락을 얼마나 더 속 시원하게 그려내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보리>가 끝까지 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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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nunmankm.tistory.com BlogIcon 버크하우스 2014.08.31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가요. 좋은 하루 되세요. ^^


 

MBC 일일연속극 <오자룡이 간다>가 마지막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진용석(진태현 분)과 이기자(이휘향 분)의 악행이 모두 들통 나고 그들에 대한 단죄만이 남은 가운데 이 드라마가 과연 어떤 결말로 정리가 될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6개월 간 <오자룡이 간다>가 남긴 빛과 그림자는 무엇이었을까.

 

 

 

 

 

시청률 효자 노릇 톡톡, 연기자들의 호연 빛나

 

 

<오자룡이 간다>의 가장 큰 수확은 역시 시청률이었다. 당시 MBC<뉴스데스크> 시간을 8시대로 변경하면서 일일연속극을 715분에 편성하는 모험을 펼쳤다. <오자룡이 간다>로선 제대로 된 시청층조차 구축되지 못한 시간대에 억지로 내몰리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 MBC가 뉴스 시청률을 위해 일일연속극의 흥행을 포기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이유다.

 

 

많은 이들의 걱정처럼 <오자룡이 간다>의 첫 방송 시청률은 겨우 5.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처참한 성적표였던 것이다. 그러나 초반을 넘어서며 주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자 시청률이 야금야금 오르기 시작했고, 진용석의 악행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는 20%대 시청률을 훌쩍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첫 시청률에 비해 무려 4배나 오른 수치다.

 

 

MBC 일일극이 시청률 20%를 넘긴 것은 2009<사랑해 울지마> 이 후 무려 4년만의 일로 이것만으로도 <오자룡이 간다>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MBC는 각종 악재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오자룡이 간다> 제작진과 출연진을 격려하며 회식비 1000만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청률 대박에 대한 나름의 보답을 한 셈이다.

 

 

연기자들의 열연 또한 눈 부셨다. 타이틀롤 이장우와 파트너 오연서는 젊은 연기자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고 진태현, 서현진, 유호린 또한 극을 중추적으로 이끌어가며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진태현은 온갖 악행과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진용석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해 연기파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오자룡이 간다>의 중후반부는 진태현을 위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중견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화룡점정이었다. 장미희, 이휘향, 김혜옥, 김영옥, 한진희, 길용우, 조미령 등은 각자의 자리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작품에 탄탄한 무게감을 부여했다. 그 중 장백로 역의 장미희와 이기자 역의 이휘향은 주연 뺨치는 분량과 섬세한 감정연기를 자랑하며 역시 명 연기자라는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오자룡이 간다>는 이들 중견연기자들에게 많은 부분을 빚진 드라마다.

 

 

 

 

막장 드라마 오명 벗지 못해 아쉬워

 

 

그러나 <오자룡이 간다> 또한 막장 드라마의 굴레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폭력, 납치, 불륜, 배신, 횡령, 살인 등 말초신경을 건드는 자극적인 설정이 난무했고 이 때문에 스토리 또한 설득력과 개연성을 잃고 휘청거렸다. 아버지와 아들의 천륜을 끊는 악행은 물론이거니와 밖에서 낳은 자식을 업둥이로 다시 들이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지경이었다. 시청률을 위해 상식적 전개를 포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게 됐다.

 

 

착하고 건실한 청년 사업가가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성공한다는 당초의 주제의식이 희미해 진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중반 이 후에 드라마의 모든 초점을 진용석의 악행과 그로 인해 괴로워하는 오자룡에 맞추면서 오자룡이 너무 답답하고 수동적인 캐릭터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능동적으로 자기 삶을 사는 진용석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였다면 김사경 작가가 스토리 라인을 잘못 구성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렇다보니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오자룡은 보이지 않고, 진용석만 보이면서 드라마 제목을 <진용석이 간다>로 바꿔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 것이다. 악역에 너무 힘을 실어주다가 분량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단 오자룡의 문제만은 아니다. 진용석과 김마리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가 이런 식의 부침을 겪었다. 진용석의 악행을 위해 존재하는 부수자재로 전락해 버린 셈이다.

 

 

특히 극 초반 당당하고 철없는 재벌집 막내딸 나공주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한 오연서가 중반에 들어서며 자기 색깔을 잃어버린 것은 매우 안타깝다. 진용석 대 오자룡 구도가 구축된 시점부터 오연서가 하는 일이라곤 매회 비슷한 대사만을 반복적으로 읊어대며 화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뿐이었다. 명색이 여주인공인 그녀가 유호린 보다 못한 분량으로 극의 변두리로 밀려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드라마 외적으로 뜬금없이 터진 이장우와 오연서의 스캔들 역시 오점으로 남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연서는 출연하고 있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좋지 않은 모습으로 하차해야 했고, 한동안 구설수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14일 한 매체는 이장우와 오연서가 결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양측은 호감을 갖고 만난 건 사실이지만 사귄 것은 아니다. 결별이라고 말하기 힘든 관계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오자룡이 간다>는 높은 시청률과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막장 드라마의 오명을 뒤집어쓰며 작품성 면에서 시청자들의 후한 점수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따뜻한 희망을 전해주는 일일극이 되겠다던 처음의 다짐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시청률이란 잔혹한 시장 논리에 굴복한 덕분에 <오자룡이 간다>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작품이 되어버렸다.

 

 

<오자룡이 간다>7시대 일일극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막장 드라마를 어떻게 벗어나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도 함께 남겼다. 과연 <오자룡이 간다> 이 후, MBC 일일드라마는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할 수 있을까. <오자룡이 간다>가 남긴 빛과 그림자MBC가 찬찬히 복기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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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종영하는 <오자룡이 간다(이하 <오자룡>)>는 20%를 넘기는 높은 시청률로 MBC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일일드라마다. 이런 높은 시청률은 물론 <오자룡>의 재미에서 기인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장면들과 선악구도가 뚜렷한 이야기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 결과, <오자룡>은 시청률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는 방송계에서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자룡>은 시청률보다 더 큰 숙제를 남겼다. 바로 이야기의 전개 방식에 있어서 허점을 곳곳에서 드러내며 ‘욕하면서 보는’ 대표적인 작품이 되고야 만 것이다. 그 와중에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은 오히려 더 호감도가 떨어지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타이틀롤을 맡은 이장우의 캐릭터는 결코 배우 커리어에 있어서 플러스라고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장우는 드라마의 초반부터 지금까지 드라마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 어필되기 보다는 상대역 오연서와의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인 지금까지 오연서와의 결별설이 대두되는 것은 이장우에게 반가운 일일 수 없다. 그러나 이장우가 드라마 자체보다 사생활로 더 주목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오자룡은 일단 긍정적인 캐릭터다. 착한데다가 한 여자만 바라볼 줄도 알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안다. 그러나 그 ‘착함’은 드라마 안에서 응원하고 싶은 매력이 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주인공으로서 오자룡이 너무나도 수동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작가는 이 오자룡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불구덩이에서 사람을 구해내고 왕찰스(길용우)회장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등의 상황을 만들어 냈지만 이것은 오자룡이 사업적인 역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가정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데 대한 보상에 불과했다. 다른 지점에서 오자룡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바보처럼 당하기만 하는 것을 상쇄하고자 우겨넣은 억지스러운 주인공다운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자룡에게 더 필요했던 것은 뛰어난 결단력과 능동적인 행동력이었다. 의심스러운 장면을 보고도 아닐 거라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바보스러움이나 악역인 진용석(진태현)에게 계속 당하는 와중에서도 반격을 시도조차 못하는 답답함이 아니었던 것이다.

 

 마지막 일주일을 남겨놓고서야 오자룡은 결국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오자룡이 행동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 장백로(장미희)는 자신을 배신한 사위를 다시 대표로 앉히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증거가 담긴 USB는 없어지는 등의 답답하고 뻔한 전개가 펼쳐지면서 다시금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꼭 드라마가 현실적일 필요는 없지만 드라마 안에서 설득력 없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전개 방식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엄청난 실책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구세주로 나타난 오자룡은 전혀 매력적이지 못했다. 게다가 속 시원하게 진태현을 단죄하지도 못했다. 오자룡은 점점 이해할 수 없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변모하고 있었다. 

 

  오자룡은 결국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었다. 그에게는 착하다는 것 말고는 어떤 능력도 없다. 그러나 이 착하다는 것조차 이해할 수 없는 바보스러움으로 변모하면서 주인공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오자룡은 어떤 사건의 해결의 실마리도 제공하지 못했다. 모든 사건은 우연의 남발로 해결점을 제공했다. 그것이 과연 착한 것인가. 자기가 하는 일 없이 다른 사람에 기대서 성공하는 주인공은 착한 게 아니라 운이 좋을 뿐이다.

 

 왕찰스 회장에게 투자를 받기 위한 전략도 결국 끈기 있게 설득하는 것만이 전부다. 어떤 특별한 전략도 전술도 찾아볼 수가 없다. 투자를 받게 되는 과정도 필연적이라기 보다는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의 드라마 전개방식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그 투자자는 오자룡의 친부다. 결국 핏줄을 잘 타고나지 않으면 성공조차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오자룡이 성공을 위해서 이제까지 자신의 두 발로 뛰어다닌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결국 뒤에서 착한‘척’만 하다가 모든 걸 잃어버릴 뻔한 답답한 캐릭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만큼 오자룡은 능력이 없다. 제목을 <오자룡이 간다>로 지은 이유조차 궁금하다. 오자룡은 언제나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오자룡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뒤에서 뒷짐 지고 서 있던 그는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민폐 캐릭터에 가까웠다. 결국 <오자룡>이라는 인기 드라마의 타이틀 롤을 맡고도 이장우는 오히려 더 인기가 떨어지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오히려 오연서와의 열애설 대처법에 그를 힐난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그것은 그만큼 오자룡이 이장우를 덮을 만큼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차라리 악역이라도 맡았다면 연기력에 대한 평가정도는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진용석역을 맡은 진태현의 연기만은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오자룡에게는 전혀 시선이 가지 않는다. 오자룡은 그렇게 매력없는 주인공은 악역보다 더 못하다는 씁쓸한 진실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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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재미 중 하나라면 뭐니뭐니해도 커플들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에 있다. 

 

 차윤희(김남주)와 방귀남(유준상)의 결혼한 커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결혼생활의 모습도 흥미롭고 윤빈(김원준)과 방일숙(양정아)가 보여주는 스타와 팬의 사랑이야기도 시선을 끄는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천재용(이희준)과 방이숙(조윤희)의 사랑이야기가 시청자들이 가장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의 남성과 순진한 여자라는 구도를 내세워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드라마의 중심 축이 될만한 여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고 점점 비중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사랑 이야기 중 가장 답답한 부분이 바로 방말숙(오연서)과 차세광(강민혁)이 이끌어가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작가가 처음부터 캐릭터 설정을 비호감으로 하면서 생긴 가장 큰 딜레마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비호감, 끝가지 비호감

 방말숙은 처음부터 비호감 시누이를 자처하면서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에서 가장 악역이라 하면 방귀남을 버린 작은엄마역의 나영희일텐데도 시청자들을 가장 분노케 하고 화가나게 하는 캐릭터는 바로 이 방말숙인 것이다.

 

 이 방말숙 캐릭터는 우리사회에 현존하는 시누이의 얄미운 행동들을 그대로 답습하며 현실감을 주었다. "우리 부모님께 잘하라"고 말하거나 "오빠를 채갔으면 그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하는 전형적인 못된 시누이 역할을 맡으면서 비호감 캐릭터로 낙인찍힌 것이다.

 

 이 장치는 아마도 차세광과 연결될 커플이기 때문에 나중에 당한만큼 돌려 받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윤희의 통쾌한 복수(?)가 이 드라마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낼 한 축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작가가 실수한 부분은 차세광과 방말숙 커플이 전혀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넝굴당을 보는 시청자들은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방귀남이 버려진 이유나 나영희의 비밀은 사실 큰 흥미거리가 아니다. 천재용과 방이숙이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윤빈과 방일숙은 점점 사랑의 싹을 틔워나갈 것인가. 차윤희는 시월드를 남편과 함께 어떻게 극복할 것이며, 시댁과 어떻게 친해져 갈 것인가하는 요소들이 이 드라마를 보게 하는 주된 이유다.

 

차세광도 비호감, 사랑이야기가 기대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방말숙과 차세광의 사랑이야기에도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를 집어넣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 방말숙은 차세광에게 너무도 모자란 여자다. 아니, 차세광보다는 차윤희의 시누이로 너무 모자르다. 벌써 부터 "저런 여자가 들어오면 집안은 풍지박산난다" 는 식의 의견이 이 커플에 대해 주를 이루고 있다." 절대 저런 여자와는 결혼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주는 것이냐"는 웃지못할 의견까지 등장했다.

 

 사실 차세광의 캐릭터 역시 그다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만한 캐릭터가 아니다. 차세광은 항상 방말숙과의 관계에서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러있다.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툭하면 방말숙에게 "우리 헤어지자"는 발언을 하면서 멋있는 남자 캐릭터와는 동떨어진 행보를 걸었다. 여자의 적극적인 구애만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모습은 다소 찌질해 보이기까지 한다.

 

 

 "진짜 좋아하면 그런 게 문제가 되냐. 네 인생인데!"라는 차윤희의 한마디는 그래서 공감이 간다. 그러나 "좋아하긴 해!"라는 차세광의 발언은 아쉽다. "누나 때문에 헤어졌다"는 식의 말도 어린애 같다. 단지 그정도라면 이 커플은 굳이 연결되지 않아도 괜찮다. 물론 현실에서 그렇게 절절한 사랑은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라마라면 서로의 커져버린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당위성을 만들어야 시청자들이 흥미를 갖는다. 이 커플은 그 과정을 실패했다. 굳이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 같은 느낌을 주면서 흥미의 레이더망에서 점차 멀어지게 된 것이다.

 

잘못된 방말숙 캐릭터의 본질

  방말숙이 못된 시누이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캐릭터 자체의 본질을 비호감으로 만들지는 말았어야 했다. 물론 드라마의 인물이 모두 긍정적일 필요는 없지만 단순히 '악역을 연기한다'는 것과 '캐릭터 자체가 비호감이다'하는 문제는 다르기 때문이다. 방말숙이 '이유없이' 차윤희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차윤희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미워할만 했다'는 전제를 더 깔아두고 서로 친해져가는 과정을 잘 묘사하여 나갔다면 이 캐릭터의 사랑이야기 역시 기대되는 한 에피소드로서 충실히 역할을 해 내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유없는 방말숙의 시누이 괴롭히기와 명품을 좋아하고 남자 뜯어먹고 다니는 된장녀 설정은 그녀의 캐릭터에 부정적인 기운을 너무나 짙게 불어넣는 설정이었다. 그렇게 비호감이 된 방말숙은 결국 시청자들에게도 따돌림을 받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철이 있고 조금만 더 합리적이었다면 시청자들의 방말숙 증오는 지금처럼 짙게 드리우진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생긴다.

 

 제작진은 방말숙 , 차세광 커플의 러브라인이 단순히 나중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희생양으로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이 모든 사안을 극복하고  확실한 호감으로 돌아설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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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2.07.16 0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전 이 커플 풋풋해서 좋던데ㅋㅋ 말숙이 캐릭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전 왜이렇게 차윤희가 얄미울까요. 너무 이기적인것 같아요.

  2. ~ 2012.07.16 0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전 이 커플 풋풋해서 좋던데ㅋㅋ 말숙이 캐릭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전 왜이렇게 차윤희가 얄미울까요. 너무 이기적인것 같아요.

  3. ㅁㅁㅁㅁㄹ 2012.07.24 0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단년 뭐야? 지가 된장녀라고 광고하고 다니는구만 ㅋ 차윤희가 이기적? ㅋㅋ 주변에 그런 선배한테 당하고 사나보네? 그리고 말숙이가 좋아보이는건 지 하는 꼬라지가 된장녀라서 그런가보구나 인터넷이니까 거짓말할필욘 없단다 ㅋ


 [넝쿨째 굴러들어온 당신]의 차윤희(김남주)가 드디어 폭발을 하고 말았다.

 

 차윤희는 결국 얄미운 시누이 방말술(오연서)에게 "야! 방말숙!"이라며 소리를 치는 사단이 난 것이다. 그렇다. 사단. 시댁에서는 가히 하극상에 가까운 일이었다. 감히 아가씨에게. 이런 분위기가 있다는 것. 그것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일이었다.

 

  차윤희는 "왜 시댁 식구들만 높여야 하고 처가 식구들은 낮추는 거냐. 12살이나 어리면 반말을 해도 된다고 하더라"며 설득하려 하지만 고지식한 옛날어른인 전막례(강부자)는 논리도 없이 "그래도 그게 아니다"라는 말로만 예의를 강조한다.

 

 그리고 그것은 방말숙 비호감 이미지를 플러스하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시댁만 높이는 불편한 진실, 과연 정당한가?

사실 생각해 볼 문제다. 왜 똑같은 동생인데 누구는 처남, 처제이고 누구는 아가씨인가. 처남에는 높이는 분위기가 전혀 없지만 아가씨는 누가 들어도 높이는 분위기의 단어다.

 드라마만 봐도 그렇다. 차윤희의 말처럼 차윤희는 자신보다 12년 어린 시누이 방말숙에게 꼬박 꼬박 '아가씨'라 부르며 존댓말을 쓰지만 방귀남(유준상)은 차윤희의 동생 차세광(강민혁)에게 처남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반말을 한다.

 

 이는 사실 아무도 꼬집지 않았던 문제다. 왜 시댁의 아가씨는 높이는 대상으로 생각하면서 처가의 처남은 동생처럼, 친구처럼 대해도 상관없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이 문제는 사실상 시댁 중심의 우리 결혼 문화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작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방말숙이 아무리 그래도 나이도 많고 자신의 손윗 사람인 새언니에게 "내가 좀 가르쳐야 겠다"라고 나올 수 있는 것도 사실은 좀 웃기는 일이다. 서로 존중한 상태에서 조용히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 새언니가 다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김남주의 캐릭터상 절대 혼자서 핏대를 세울 성격은 아니다. 

 

 

현실과 동일시되는 방말숙의 캐릭터, 비호감 더해

 그러나 방말숙의 태도는 자신이 관계의 우위를 점하고 '나는 새언니에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전제를 깐 채 전개되는 모습이다. 이는 무작정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무대포 정신의 태도로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비호감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시월드'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우리나라 시댁 문화에 결혼한 여성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는데 있다. 방말숙이 드라마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현실과 결부되는 접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새언니를 무시하는 아가씨 캐릭터가 우리 사회에 그리 드물지 않다는 것이 방말숙의 이미지를 더욱 비호감으로 치닫게 만든다. 아가씨라는 '높임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전재가 깔린 호칭속에 그들의 권리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범위까지 휘두를 수 있다고 착각하는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여성들의 분노를 배가시킨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했던가. 그 아가씨라는 호칭을 듣는 여성조차 언젠가는 다른 사람의 새언니가 될 수도 있는 운명이거늘, 어째서 그런 문제점을 짚어내고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그런 권력을 휘두려는 여성들이 남아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대답을 아직도 속시원히 내릴 수는 없지만, 인간이란 참 우스운 동물이라서 그런 이중성에도 그런 여성들은 "자신은 그러지 않는다"는 합리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방말숙은 비운의 캐릭터다. 방말숙은 나중에 차윤희의 동생인 차세광과 커플이 될 운명에 놓여있다. 방말숙이 얄미운만큼, 차윤희가 방말숙에게 복수(?)의 칼을 휘두를 때의 희열이 배가 될 것이기에 만들어진 캐릭터다. 사실상 나쁜 시누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시누이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사실상 넝굴당의 첫째 방일숙이나 둘째 방이숙의 캐릭터는 차윤희에게 상식 이하의 일을 권하지 않는 형태로 그려진다.

 

 

갈등구조를 위해 희생된 비운의 캐릭터!

 이런 상황에서 방말숙의 캐릭터마저 순하고 고분고분하다면 이 드라마의 갈등 구조가 약해질 수밖에 없고 방말숙은 차윤희에게 사사건건 대들며 스스로 비호감을 자처하는 인물이 되는 편이 재밌기에 희생된 캐릭터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주인공 차윤희가 상당히 합리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비, 방말숙의 '진상짓'은 더욱 더 얄밉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방말숙 얼굴만 봐도 싫다'는 드라마의 내용에 상관없이 배우를 비난하는 댓글이 늘고 있다. 방말숙의 막무가내 행동+차윤희의 합리적인 성격+현실세계의 시월드 이미지가 합쳐져 만들어 낸 방말숙 캐릭터의 필요이상의 비호감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방말숙 캐릭터는 손해보는 캐릭터다. 차라리 현실에 있을법 하지 않은 악역이라면 연기 잘한다는 호평이라도 들을 수 있을 것인데 너무 현실세계와 흡사하게 그려지는 바람에 사람들이 현실과 혼동하여 방말숙의 배역을 맡은 오연서의 이미지를 방말숙 캐릭터와 혼동하게 되고 자신이 처한 상황과 동일시 하여 방말숙의 이미지를 실제화 시키기 때문이다.

 

 

 차윤희의 통쾌한 복수를 위해 철저히 비호감으로 그려지는 바람에 "어린 시절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았다"라는 눈물섞인 말숙의 고백에도 사람들은 "철이 없어 저러는 것"이라면서 매정한 잣대를 그 캐릭터에 들이대고 있다.

 

 앞으로 그가 차윤희에게 당한다고 해서 그동안 쌓였던 비호감이미지가 사라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저건 더 당해봐야 한다"며 차윤희의 복수를 더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차윤희는 사실상 며느리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지 않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진짜 며느리의 입장에서는 응원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시댁역시 막장드라마처럼 막가자는 플레이를 하지 않고 어느정도 상식선에서 움직이려는 태도를 보이지만 결국 고질적인 한국 시댁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런 현실감속에서 시댁이 적이 아닌, 동지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작가와 배우의 역량에 달렸을 것이다. 하지만 재미를 위해 지나치게 훼손된 방말숙의 이미지마져 살려낼 수 있을까. 아마도 힘들지 싶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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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un5166.blog.me BlogIcon 2012.06.14 14: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태클 아닙니다) 굳이 방말숙의 이미지를 회복시켜야 될까요.. 시청자들의 묵은 분을 대신해서 풀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하기위해서 조금 비현실적으로 나쁜 면모를 강조시킨 캐릭터가 나올수 있는것이 드라마가 꾸민 가상의 매력이 아닐까요. 올케의 동생과 러브라인을 엮으므로써 아마 굴곡 좀 있어도 차세광과 결혼할 듯 싶고, 입장이 뒤바뀌게 되겠죠. 방말숙은 나중에 자신의 비호감 행동을 돌아보게될거고요. 그러면서 시청자들은 '쌤통이다'싶은 희열도 느끼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생각해볼 기회도 될거같습니다. 굳이 방말숙을 호감으로 다시 돌려놓자라고 마음먹을 필요는 없을거같은데요, 이러한 부분(앞으로의 전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2. 말쑤기화팅 2012.06.17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말숙이 지지합니다. 좀 까불고 그러지만 아주 틀린말은 안하자나여 솔직히 다른 식구들 맘에 안들어도 암말 안하고 속 썩히느니 차라리 말숙이 처럼 하는것도 낫다고 봅니다.
    며느리 입장에서만 드라마를 보지말고 시댁 식구 입장에서 보면 김남주 그리 이쁜 며느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번 기회에 양쪽의 문제를 다 보자구여~

  3. 진짜 무섭다 2012.06.17 0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말쑤기화팅이라고 쓴 사람.. 시댁 식구 입장에서 김남주 그리 이쁜 며느리는 아니다..? 그럼 이쁜 며느리는?.. 애나 낳고 집에서 살림이나 하는 그런 며느리? 저 사람 무섭다. 나중에 분명 고지식한 시어머니 될 사람같다. 아니면 이미 고지식한 시어머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