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태양의 후예>와 함께 방영되었던 <돌아와요 아저씨>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낮은 시청률로 마무리 되었다. 30%를 훌쩍 넘었던 히트작과 함께 방영된 작품의 초라한 퇴장이었다. 높은 인기를 끄는 작품들이 나오면 상대적으로 경쟁작들은 맥을 추지 못한다. 시청률은 다소 아쉽지만 이대로 묻히기엔 아쉬운 작품들은 지금도 방영되고 있다. 

 

 

 

 



<낭만닥터-김사부>(이하 <낭만닥터>)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 25%를 넘겼다. <낭만닥터>의 최대 강점은 후반부로 흘러도 약해지지 않는 긴장감과 사회를 향한 메시지다. 또한 연기대상을 수상한 한석규와 그 뒤를 받쳐주는 서현진, 유연석등 연기 구멍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탄탄한 연기자들의 매력은 이 드라마의 개성을 더욱 잘 살려주었다. <낭만닥터>는 그렇게 의학드라마 불패신화를 다시 한 번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성공적인 성과에 시청자들도 고개를 같이 끄덕였다.

 

 

 


 
그러나 이 폭발적인 인기에 상대 드라마들은 고전중이다. 특히 13월 19일 첫방송을 시작한 <화랑>은 동시간대 2위로 등극했지만 두 자릿수 시청률은 여전히 힘들다. <낭만닥터>가 가요대전으로 결방한 26일 시청률이 13%대로 급등한 것만 보아도 <화랑>은 경쟁력이 충분한 드라마다. 꽃미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여주인공과 로맨스를 펼치는 것 이상의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화랑>은 퓨전사극으로서 화랑이라는 소재를 채택하여 그 안에서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가장 큰 장점은 러브라인. 삼각관계 공식은 다소 뻔해도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려내 주인공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때문에 이 드라마에 빠져든 시청자들도 하나 둘 씩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낭만닥터>라는 벽은 결코 만만치 않다. <화랑>으로서는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화랑>은 사전제작 드라마로서 중국 시장까지 겨냥하고 제작된 작품이다. 그러나 한국산 제품이나 콘텐츠를 제한하는 중국의 '한한령'으로 중국 수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데다가 <낭만닥터>에 가로막혀 한국에서의 성적 역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낭만닥터>가 다음 주 종영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후 <화랑>의 후반부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랑>처럼 경쟁작의 앞도적인 성적에 짓눌린 작품은 또 있다.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이하<역도요정>)와 <오마이금비>(이하<금비>)가 그것. 두 드라마의 경쟁상대는 무려 전지현과 이민호가 출연하는 <푸른바다의 전설>(이하 <푸른바다>)이다. <푸른바다>는 첫회부터 17% 라는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경쟁작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역도요정>과 <금비>는 작품성으로 따졌을 때 전혀 뒤떨어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없다.

 

 

 



<역도요정>은 풋풋한 청춘물로서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상큼함을 가진 드라마다. 사실 <푸른바다>가 아니었더라도 시청률이 높았을 성격의 드라마라고 볼 수는 없다. 이야기는 자극적이기보다는 잔잔하고 귀엽다. 그러나 <역도요정>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의 가치는 단순히 시청률로만 평가받기엔 아쉽다. 작년 <청춘시대>가 그랬듯, 드라마의 감성과 공감대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성격의 드라마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만한 작품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끝까지 시청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은 아쉽다. 종영을 앞두고도 5%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방송사로서는 반가울 수 없는 일이다. 충분히 10% 정도는 돌파할 수 있을 드라마임에도 결국 드라마는 <푸른바다>에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밀리며 아쉬운 종영을 맞게 되었다.

 

 

 

 



<금비>역시 마찬가지다. 이 드라마는 아동치매를 소재로 하여 매 회 엄청난 감동의 물결을 쏟아낸다. 작정하고 울리는 최루성 소재이지만, 그 소재를 설득력있게 풀어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타이틀롤 금비를 연기하는 아역 허정은의 연기는 이 드라마의 백미다. 그의 해피엔딩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간절하다. 아동 치매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금비>가 7%의 시청률로 재단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푸른바다>의 화제성 지수에 비한다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지만, <금비> 나름대로 지닌 매력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인기가 높은 작품들이 탄생하여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그 화제성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드라마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크다. 시청률은 비록 낮을지 몰라도 웰메이드 드라마를 제작하고 방영한데 대한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비록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2인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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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11월 16일 새로운 수목드라마들이 일제히 시청자들을 찾는다. SBS는 <푸른바다의 전설>(이하<푸른바다>), MBC는 <역도요정 김복주>(이하 <역도요정>), KBS는 <오마이 금비> (이하 <금비>)로 승부수를 띄운다.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세 드라마는 일제히 경쟁을 시작하여 진검승부를 펼친다. 각각의 장점과 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가.


<푸른바다의 전설>




강점- 화려한 라인업, 명불허전 화제성

 

 

 

 


<푸른바다>는 새로 시작하는 수목극 중에서 가장 눈에띄는 라인업을 자랑한다. 무조건 첫회 시청률 1위는 <푸른바다>가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전지현과 이민호는 이미 한류스타인데다가 한국에서도 톱스타로서의 입지가 굳건한 인물들이다. 전지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별그대>)와 영화 <암살>등의 흥행으로 명실공히 최고의 인기스타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했다. <엽기적인 그녀>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민호 역시 <꽃보다 남자>로 한류스타가 된 이후, <상속자들>등을 통해서 그 위치가 더 공고해 진 스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들이 출연을 결정한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여기에 <푸른바다>는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별그대>,<프로듀사>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은 방영전부터 기대를 모은다. 판타지 로맨스를 다시 한 번 들고 나와 제2의 <별그대> 신드롬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박지은 작가의 필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터. 가장 핫한 작가의 작품에 가장 핫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푸른 바다>는 흥행의 역사를 다시 쓸 가능성이 충분하다.

 

 

 


약점-<별그대>의 아성 뛰어넘을 수 있을까.

 

 

 

 


<푸른 바다>는 어렵지 않게 시청률 1위를 차지 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재부터 작가, 배우들 까지 <별그대>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 공개된 티저나 예고편에서의 전지현 캐릭터도 천송이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 신분은 톱스타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인어로 강등되었지만 막말을 내뱉으며 망가지는 오버 액션 등은, 박지은 작가 특유의 여성 캐릭터의 강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식상함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미 여러차례 반복되어 온 만큼, 그 식상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박지은 작가의 전작 <프로듀사>역시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등 톱스타들이 출연하고 화제성을 끌어 올린 것에 비해 호쾌하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별그대>역시 초반부의 신선함과 흥미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스토리로 실망감을 안긴 부분이 있었다. 초반부의 기대감으로 끝까지 버텨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른바다>는 이와는 달리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작은 동시간대 작품이 아닌, 무려 <별그대>기 때문이다.

 

 

 


<역도요정 김복주>

 

 


강점-청량한 청춘물, 기대되는 작가진

 

 

 


<역도요정>은 청춘물로 승부수를 띄웠다. ‘역도’를 소재로 한 적 역시 처음이다. 게다가 여주인공이 무려 역도 선수라는 점은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수영선수 남자 주인공과 역도선수 여자 주인공의 풋풋한 첫사랑이야기는 감성을 자극할 여지가 충분하다.

 

 

 

 

더군다나 작가는 <고교처세왕><오! 나의 귀신님>등을 집필한 양희승 작가가 김수진 작가와 공동 집필에 나선다. 이미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전력이 있는 만큼, <역도요정>에서 만들어 낼 캐릭터 역시 기대감을 들게 만들기 충분하다. 주연을 맡은 이성경과 남주혁 모두 아직은 새로운, 상큼한 느낌을 가진 배우들이다. 그들의 매력을 어디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가 가장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약점-처음 주연을 맡은 배우들과 너무 강력한 경쟁작

 

 

 


반면 <역도요정>의 주연들은 신선한 만큼,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배우들이다. 이성경은 역도 선수 역할을 위해 5kg을 찌웠다지만, 여전히 날씬하고 모델 같은 분위기를 내뿜는다. 남주혁 역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정면승부를 걸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오! 나의 귀신님>은 캐릭터가 확실하기도 했지만, 그 캐릭터를 누구보다 잘 표현해 낸 박보영과 조정석이라는 배우들이 있었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이 처음 주연을 맡는 배우들에게 있을지가 중요한 문제다.

더군다나 여전히 전지현과 이민호의 아성은 높다. 이성경 역시 제작 발표회에서 “시청률은 모든 상황이 잘 맞아야 나오는 듯하다. 하늘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다분히 <푸른 바다>를 염두해 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끝까지 드라마를 잘 이끌어가 선방하는 것이 목표일 수밖에 없다. 불리한 조건에도 웰메이드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 마이 금비>

 

 


강점-로맨틱 코미디 사이 감동과 눈물

 

 

 


<금비>는 아동 치매를 다뤘다는 점에서 엄청난 눈물샘을 자극할만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가족이라는 소재는 언제나 보편적이고, 시청자들을 울리는 최루성 감동은 아직도 유효하다. 로맨틱 코미디 사이에서 홀로 색다른 소재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 또한 주목할만하다. <금비>의 CP는 “7번방의 선물 같은 기적을 일으킬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약점-가장 중요한 화제성과 최루성 눈물의 한계

 

 

 


일단 세 작품 중 화제성이 가장 미약하다는 것이 <금비>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아마도 세 작품 중 시청률이 가장 낮게 시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트렌디하고 통통 튀는 작품에 시청자들의 이목이 더 집중되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한부나 치매등 최루성 눈물만으로 승부를 걸기에는 드라마의 호흡이 너무나도 길다. 2시간 가량 진행되는 영화는 집중이 가능하지만 16부작이라는 긴 호흡동안 드라마의 감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동 치매’ 말고도 다른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져야 가능한 이야기다. 억지 감동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눈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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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숱한 화제를 불러 모으며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직장의 신>은 여배우 김혜수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입증해 보인 작품이었다.

 

 

김혜수야말로 2013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이른바 월화 드라마 대전의 진정한 승리자라 할 만 하다.

 

 

 

 

 

최약체 평가에 논문 표절까지, 악재 겹친 출발

 

 

사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직장의 신>은 월화 드라마 시장에서 최약체로 평가받은 작품이었다. 김혜수, 오지호, 이희준 등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포진하긴 했지만 <장옥정, 사랑에 살다><구가의 서>가 출범 전부터 여론몰이에 성공하며 ‘2파전 대결구도를 형성한 탓에 자연스레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작인 <광고천재 이태백>이 시청률 3~5%대에서 초라하게 퇴장한 것 또한 <직장의 신>에게는 커다란 악재였다. 이른바 전작의 후광 효과를 누리기 힘들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싸움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결국 <직장의 신>의 첫 방송은 운 나쁘게도 당시 20% 후반대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야왕>의 마지막 주 방송과 겹치면서 한 자릿수 시청률로 시작하고 말았다. 우려대로 초라한 출발이었다.

 

 

제작발표회 전 뜬금없이 터진 김혜수의 논문 표절 사건도 악재라면 악재였다. 김혜수의 재빠르고 영리한 초동 대처 덕에 별다른 논란 없이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직장의 신> 제작진 입장으로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사건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김혜수는 학위를 반납하고 여러 차례 진심으로 사과하는 방식을 통해 대중의 용서를 구할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대응이 미흡했더라면 일이 아주 어렵게 될 뻔했다.

 

 

이처럼 최악의 대진운, 저조한 첫 시청률, 여주인공 김혜수의 스캔들 등 <직장의 신>의 출발은 해결해야 할 여러 악재들이 산적해 있었다. 그 누구도 <직장의 신>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할 만큼 삭막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던 셈이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년 만에 TV 브라운관 컴백을 결정한 김혜수에게 이 같은 일련의 과정들은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직장의 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크게 호전되었다는 사실이다. 당초 기대작이었던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김태희의 연기력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는 동안 착실히 자기 이야기를 펼쳐낸 <직장의 신>의 시청률이 야금야금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10% 중반대의 확실한 자기 지지층을 마련한 이후에는 <구가의 서>와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정도였다.

 

 

화제성도 대단했다. 계약직 김혜수의 여러 어록들과 망가짐을 불사하는 뻔뻔스런 코믹 에피소드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답답한 현실을 생동감 있게 반영한 설절 등은 충분한 공감대를 자아내며 가슴을 울렸다. 분명히 실패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직장의 신>의 깜짝 흥행은 좋은 드라마는 대중이 알아본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 준 일대 사건이었다.

 

 

 

 

흔들리지 않았던 김혜수, 박수 받아야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직장의 신>이 흥행 할 수 있었던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여주인공 김혜수의 존재는 흥행을 일궈낸 ‘1등 공신으로 첫 손에 꼽혀야 마땅하다. 논문 표절 등의 스캔들로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 없이 드라마를 지켜낸 그는 김혜수라는 이름 세 글자에 부끄럽지 않은 활약으로 대중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못하는 것 없고 매사 당당한 미스 김캐릭터는 김혜수에게 맞춤 옷처럼 어울렸다. 여배우 중에서도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아우라를 갖고 있는 김혜수는 계약직 미스 김을 김혜수화 시키며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고, 시청자들의 몰입도 역시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김혜수가 아니었다면 그 누가 미스 김을 이렇게 멋있으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 질 정도다.

 


뛰어난 연기력과 출중한 캐릭터 소화, 섬세한 감정연기 등은 경쟁작에 출연 중인 김태희나 수지에 비해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했다. 오랜 연기경력만큼 확실한 비교 우위를 점한 것이다. 경쟁작들이 주연 배우들의 미흡한 연기로 도마 위에 오를 동안 <직장의 신>은 김혜수 하나만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다. 연기 잘하는 배우에 대한 대중의 갈망이 김혜수로 인해 씻겨 내려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와 제작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촬영장 분위기를 건강하게 이끌어 간 것도 훌륭하다. 촬영 중간 짬짬이 스태프들이 먹을 파전을 구워내고, 선후배와 어울려 화기애애하게 대화 하는 등 김혜수는 드라마 속에서나 밖에서나 여주인공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았다. 빡빡한 촬영 일정 속에서도 특별대우 바라지 않고 언제나 현장에서 함께 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성심성의껏 열성을 갖고 작업에 임한 덕분에 김혜수는 <직장의 신>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가장 큰 수확은 역시 흥행력 제고다. 2010년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의 흥행 실패를 만회한 것은 물론이고 이승기-수지, 유아인-김태희와의 경쟁에서 일당 백역할을 하며 원톱 여배우로서의 괴력을 발휘해 역시 김혜수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김혜수로선 <><파일럿><사랑과 결혼><국희><장희빈><스타일> 등에 이은 또 하나의 흥행작을 보유하게 됐다.

 

 

노련한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이 말이 김혜수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노련하고 세련된 연기로 <직장의 신>의 유쾌한 흥행가도를 영도했던 그에게 찬사의 박수를 보내며 하루 빨리 좋은 연기로 대중의 곁에 돌아오기를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또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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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이 종영까지 단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직장의 신>은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만능사원 오오마에(이하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초반부터 원작의 팬을 만족시키면서도 어떻게 신선한 이야기 전개를 풀어나가느냐 하는 것은 커다란 숙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장의 신>은 원작에 큰 빚을 지고 있는 드라마다.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으며 원작이 전하는 메시지 역시 재해석되기 보다는 그대로 활용되었다. 그렇기에 원작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상황설정들을 뛰어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직장의 신>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가 있는 드라마다. 러브라인을 중점적으로 끌고 가지 않아 신선했고 억지설정이 난무하지 않아 답답하지 않았으며 극적 전개를 위한 인위적인 악인이 없어 보기 편했다. 그러면서도 재미를 창출해 냈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비록 리메이크 작이지만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원작의 상당부분을 그대로 차용했지만 그 사이 사이의 간극을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 내며 원작을 사랑하던 사람들도, 이 드라마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만족시킨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파견의 품격>의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그 각색의 과정에서 <직장의 신>은 <파견의 품격>을 뛰어 넘는 포인트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파견의 품격>과는 다른 <직장의 신>만의 개성을 만들어 낸 것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성과다. 그런 개성을 가능케 한 <직장의 신>의 원작보다 업그레이드 된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

 

 

1. 웃음 포인트

 

 


원작 <파견의 품격>역시 유쾌함 속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그 유쾌함은 <직장의 신>에 이르러 더 강화되었다. 이 속에는 주인공 미스김 역할을 맡은 김혜수의 호연이 있었다. 김혜수는 원작의 오오마에 하루코(사노하라 료코)보다 더 많은 사건을 감당하고 많은 일을 해결하며 슈퍼우먼의 진면목을 보였다.

 

노래방에서 템버린을 흔든 다거나 빨간 내복을 입고 홈쇼핑 카메라 앞에서 다리를 찢을 때, 진로 상담을 위해 찾아온 학생이 ‘창의적인 인재란 어떤 인재를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월급을 적게 줘도 야근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는 뜻이다’라며 냉소적인 한마디를 던질 때, 시청자들은 박장대소할 수밖에 없다.

 

개그 속에서도 한줄기 눈물이 흐를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구성한 것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마냥 가볍지도, 그렇다고 마냥 무겁지도 않은 스토리 전개 속에서 시청자들은 어느새 울다가 웃다가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미스김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현실의 잔인한 벽을 이야기 하고 있는 까닭일 게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 속에서 가끔씩은 마냥 웃게 만든 드라마의 개그 감각은 감히 원작을 뛰어 넘었다고 할만하다.

 

 

2.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파견의 품격>에서는 파견직(일본에서는 계약직을 파견직이라 부름)직원들의 이야기는 <직장의 신>에서 정유미가 맡은 정주리 캐릭터(원작에서는 모리 미유키)에 한정시킨다. 나머지 파견직 직원들은 정규직 직원과 사귀게 되길 원해 미팅을 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는 비싼 점심과 명품을 좋아하는 설정으로 나온다. 결국 <파견의 품격>의 모리 미유키(카토 아이)는 그들에게 ‘나한테는 무리다’라며 그들 무리를 빠져 나온다. 모리 미유키를 제외하고는 다른 계약직 직원들은 소위 된장녀로 표현 된 것이다.

 

그러나 직장의 신은 다른 계약직 직원들의 사정 역시 긍휼히 바라본다. 임신을 하고 계약이 종료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박봉희(이미도)도 점심을 분식으로 때우며 몇백원 때문에 고민하는 다른 계약직 직원들도 모두 현실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끝까지 정주리와 함께 점심을 먹고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동료들로 표현된다. 그것은 비록 그들이 조연이지만 그들에게도 각자의 삶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임신 사실을 밝히겠다는 장규직(오지호)를 향해 눈물을 흘리는 박봉희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들이 가진 스토리를 하나하나 보듬어 나간 것은 <직장의 신>만의 또다른 재미라 할 수 있다.

 

3. 미스김의 과거

 

 


애초에 11부작이었던 원작을 16부작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드라마가 어떤 스토리를 더 추가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직장의 신>은 그 시간의 여백을 조연들의 디테일과 더불어 미스김의 과거로 채웠다.

 

원작에서는 오오마에 하루코의 과거는 단지 예전에 직장에서 잘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간단하게 묘사된다. 11부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그의 과거가 자세하게 나올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16부작에 나오는 미스김의 과거는 보다 더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될 수 있었다. 미스김이 왜 그렇게 독해 질 수 밖에 없었는지 더욱 공감이 가게 만든 지점은 원작보다 더 미스김의 상황에 이입하도록 만든다.

 

과거를 단순히 미스김을 설명하는 데 활용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에 적절히 녹여내며 고과장(김기천)의 “밥먹고 가”라는 한마디에도 눈물을 흘러내리게 만든다. 미스김의 과거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미스김이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풀어냈다. 16부작으로 드라마가 늘어나면서도 늘어지지 않고 드라마가 생동감있게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다.

 

<직장의 신>은 비록 리메이크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요소가 다분한 웰메이드 드라마다. 각종 이야기들을 맛있게 버무려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 <직장의 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한 앞으로 <직장의 신>처럼 뛰어난 아이디어와 재밌는 상황설정으로 무장한 드라마가 한국 사람의 손에서도 원작으로 탄생하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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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많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 2007년 방영된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원작의 팬들을 어떻게 만족시키면서도 새로운 시청자를 끌어들이느냐 하는 문제가 대두됐지만 이 드라마는 그 지점을 상당히 현명하게 빠져나갔다.

 

원작을 적절히 활용하여 내용을 심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안의 이야기들을 적절히 비틀어 인물들에게 개성적인 사연을 부여하며 호응을 얻은 것이다. 물론 한국드라마가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오리지널로 창출해 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 드라마가 던진 메시지와 신선함은 상당히 가치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가 호평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연기자들의 호연 때문이다. 주인공 김혜수의 이보다 더 적절할 수 없는 캐스팅은 물론이고 조연들까지 예상치 못한 호연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 물론 사건의 중심에는 미스김이 있지만 그 사건을 발단시키는 사람들의 사연마저 소홀히 넘어가지 않은 점과 그 사연을 제대로 표현한 연기자들에 박수를 보낼만 하다.

 

<직장의 신>은 미스김을 제외하고는 직장의 현실에 대한 냉혹함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고 그들을 차별하며 심지어 정규직조차도 회사의 손아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팍팍함을 그려내며 이 시대 회사원들의 애환을 다뤘기에 이 드라마는 만능 슈퍼우먼 미스김이 있어도 현실적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 미스김 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미스김보다 더 현실적이지 못한 인물이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무정한(이희준)팀장이다.

 

회사가 힘든 이유는 업무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사람 때문이다. 상사의 압박과 부하직원의 무능함등은 회사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회사는 냉혹하다. 그들은 그 곳에 친목을 도모하러 모인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일을 하고 월급을 타내기 위해 모여 있다. 그들이 순수하게 친구가 되기 힘든 이유다. 어느 정도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그들은 결코 위기 상황에서 제 몸을 던져 한 가족처럼 다른 회사원들을 구해주지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단지 씁쓸해 하고 회사의 결정을 뒤에서 험담하는, 그런 정도의 아쉬움밖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미스김은 무정한에게도 묻는다. “당신이 무얼 할 수 있습니까.” 그 말은 이시대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의 귓가에 아프게 박힌다. 사실 회사원들은 조용히 월급을 타고 승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직장의 신>은 지독히도 현실적이지만 또 어느 한 편에서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다. 인물들이 현실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직장의 신>의 모든 캐릭터들은 일하고 싶어하고 회사에 다니고 싶어 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어쨌든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들이다. 그들이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회사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적당히 꼼수를 부리는 캐릭터도 있고 일을 안 하려는 캐릭터도 있으며 비열하고 야비한 캐릭터도 있다. <직장의 신>은 아무리 비열한 사람이라도 결국은 회사의 입장과 자신의 입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지나치게 악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너무 큰 판타지다.

 

 

 

 

그 중에서도 무팀장은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 캐릭터다. 그는 언제나 ‘당연한 것’을 지키려 했다고 말하지만 그 당연함은 사실 당연하지 않다. 퇴직을 해야 하는 과장의 일을 자기 일처럼 아파하며 그걸 막기 위해 돕는 것도 공모전에 낸 기획안을 계약직 이름으로 애써 수정하는 것도 그의 강직한 성품 때문이지만 그의 위치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정도 위치에 있으면 부하직원의 아이디어를 빼앗더라도 자신의 성과와 실적을 올려야 하고 자신이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한두명쯤 잘리는 것도 눈감는 편이 편하다.

 

그러나 그는 계약직의 계약이 종료되는 것 까지 신경 쓰며 그 결정을 지시한 부장을 설득한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야 승산이 있는 회사원으로서는 하기 힘든 행동이다. 무정한 같은 상사는 사실 직장에 존재하지 않는다. 혹여 존재할 수도 있지만 결국 회사의 압력과 자신의 입장 때문에 결국 뜻이 꺾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렇게 강직하고 착한 사람은 이용만 당하거나 잘리게 된다. 조금은 능숙하게 회사의 정치관계를 파악하고 그 이해관계를 제대로 포착해내는 인물이 회사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그는 약한 남자다. 모질지도 못하고 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그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약한 남자라 할지라도 그가 믿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행동은 누군가 회사에서 나를 위해 해줬으면 하는 행동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행동들도 모두 모든 회사원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착한 사람들이라는 전제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지만 그렇대도 무팀장의 판타지는 어느새 가슴 한 구석을 아리게 한다.

 

무팀장은 어쩌면 미스김보다 더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그러나 이 캐릭터는 오히려 팀장 보다는 회사의 CEO로 더 적합한 캐릭터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이 캐릭터가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더 큰 힘을 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상은 이런 리더를 원한다. 자신의 능력을 펼치게 해 주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세상에서는 당연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팀장은 오늘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러나 원작에서처럼 아마도 무팀장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도 최후에 웃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무리 비현실적이라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람이 성공하는 모습을 꼭 지켜보고 싶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아마도 힘든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저런 상사를 응원하고 원하며 ‘힐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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