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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0 [태양을 삼켜라], 시대 역행하는 양심없는 드라마.



지성, 성유리 등이 나온다고 해 관심을 모았던 [태양을 삼켜라] 가 첫 방송됐다.


초특급 제작진에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데다가 12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 된 이 드라마는 올해 하반기 sbs 드라마를 책임진다고 할 정도로 sbs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태양을 삼켜라] 의 첫 방송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한 마디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는 느낌이었다.





[태양을 삼켜라] 는 외양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


포스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주인공부터 조연에 이르기까지 흠잡을데 없는 캐스팅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작가도 [종합병원][허준][올인] 등을 만든 최완규다. 여기에 12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투자 금액이 드라마의 '때깔' 을 달리했고 방송사 측의 지원도 단단히 등에 업었다. 이 정도 구성이라면 누구든지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속이 텅 빈 강정에 가깝다는 것이다. 서사는 없이 보여주는데만 치중하다 보니 스토리의 중심이 없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스토리에 녹아들지 못하고 둥둥 떠 다니는 느낌까지 준다. 여기에 앞뒤 감정선을 다 잘라 먹은 듯 후딱후딱 지나가는 수많은 컷들은 드라마가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미덕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마냥 난무하는 OST 음악도 거북스럽기 그지 없다. 첫 전투씬부터 쌩뚱맞게 흘러나오던 드라마 OST는 처음부터 끝까지 몇 차례나 반복 되면서 이게 드라마인지, 뮤직비디오인지, 아니면 OST 홍보 드라마인지 헷갈릴 정도로 드라마의 구성을 완전히 망가뜨려 버렸다. 편집도 제대로 안 된 드라마에 음악만 잔뜩 깔리니 보는 사람의 머리는 지끈해진다.


여기에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클리셰들의 향연도 참 '볼 만' 하다.


10년 전 [모래시계][올인] 때 부터 지겹게 봐오던 깡패 소리가 또 다시 나오고, 그 깡패 잡는 군인은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도망쳐 나온 깡패가 섬처녀와 만나 사랑을 나누지만 곧 다시 잡혀간다는 이야기. 또한 놀랍게도 섬처녀는 깡패와의 한 번의 성관계로 임신까지 한다. 마치 80~90년대 드라마를 보는 듯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러한 스토리를 2009년 새삼스럽게 들고 나온 최완규의 '깡' 에 두 손 두 발 다 들 정도다.


최완규는 [올인] 이 후에, [올인] 이 만들어 놓은 틀을 단 한 번도 벗어나지 못하고 똑같은 이야기를 확대 재생산만 하고 있다. 마치 공장처럼 드라마를 찍어내는 듯한 그의 작가정신은 정체를 넘어 퇴보의 상태에 이르고 있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 드라마의 질을 다운 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퀄리티와는 상관 없이 스케일과 라인업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그의 얕은 수법이 맘에 들지 않는 이유다.


[올인] 을 어설프게 흉내낸 [로비스트] 로 한차례 크게 말아 먹었으면 되었지 이 정도 스토리로 대중을 가지고 놀아보겠다는 속셈은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도대체 얼마나 [올인] 타령을 해야지 정신을 차릴텐가. 깡패와 섬처녀의 사랑, 마초끼 가득한 남자 주인공들의 악지르는 연기, 청순가련에 비운의 여주인공들, 그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야비한 남자, 거기에 출생의 비밀까지. 오 마이 갓! 이 양심없는 작가 같으니라고.


[태양을 삼켜라] 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드라마다. 그러나 보여주는 것도, 들려주는 것도 형편 없는 이 드라마의 정체는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처럼 실망만을 가득 주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은 최완규표 블록버스터 드라마라는 것이 얼마나 유치하고 치졸한 스토리로 멈춰 있는 작품인지 증명하기 위해 탄생한 희생양에 불과하다.


겉치장을 하는 대신에 내실을 채우고, 진부하고 단순한 서사 대신에 보다 삶의 의미와 결을 포착하는 드라마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이젠 제발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최완규의 지긋지긋한 [올인] 우려먹기!!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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