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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5 [뮤지컬 카페인] 와인 같은 남자, 커피 같은 여자. (2)


<이 글은 '커피 이야기' 에 응모하는 글입니다.>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여자친구와 함께 대학로 뮤지컬을 보고 왔다.


둘 다 뮤지컬 보는 것을 워낙 좋아하고, 웬만큼 유명한 작품은 지갑이 허락하는 한 찾아보는 편이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뮤지컬을 보는 것은 빠질 수 없는 '데이트 코스' 다.


특히 나는 로맨틱 코미디 쪽을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서 고른 작품이 바로 [카페인] 이다.




내가 최고로 치는 로코물은 대학로 뮤지컬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김종욱 찾기] 다. 여태껏 여러 작품을 봐왔지만 [김종욱 찾기] 만큼 내 가슴을 설레게 한 작품도 드물다. [김종욱 찾기] 에 비견되는 작품을 하나 더 고르라면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도 좋다. [김종욱 찾기] 가 달달한 사탕 같다면,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같다.


개인적으론 [김종욱 찾기] 보단 못하지만 그래도 좋았던 [뮤직 인 마이 하트] 도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중 하나다. (+[위대한 캣츠비] 도 로맨틱 물로 억지로 끼워 넣자면 나쁘지 않다. 로맨틱보다는 치정멜로에 가깝지만.) 여기에 한 작품을 더 더하자면 바로 이번에 선택한 뮤지컬 [카페인] 이다. [뮤직 인 마이 하트] 제작진이 만들어 낸 뮤지컬 [카페인] 은 바리스타와 소몰리에의 커피처럼 달콤하고, 와인처럼 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인극으로 진행 되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밝고 유머러스하며 재기발랄하게 진행된다. 


좋은 노래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은 10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관객들을 휘어잡는 위력을 발휘한다. 기억에 남는 뮤지컬 넘버가 없다는 것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따지자면 아주 유려하고 부드럽다. 특히 이 뮤지컬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은은한 '커피향' 이다. 물론 실제로 커피향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커피숍처럼 꾸며진 무대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커피의 향기로움이 느껴진다.


극 중 바리스타인 여주인공 세진은 커피로 자신의 감정과 사랑을 표현한다. 소믈리에인 남주인공 지민(정민)이 와인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는 커피와 와인이 뒤섞여 전혀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 뮤지컬은 제목 그대로 '카페인' 같은 중독성과 쌉싸름한 달콤함을 자랑한다.


[카페인] 에는 여러가지 커피 이름이 등장하지만 그 중 '카푸치노' 는 특별한 역할을 한다. 카푸치노를 찾는 날은 우울하거나 기분이 다운 되어 있을 때라던 세진은 정민이 떠나가는 날 무심코 '카푸치노' 를 찾게 된다. 그리고 정민이 떠나가는 것이 그녀를 얼마나 외롭게 하는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문득 깨닫게 된다. 카푸치노는 세진에게 외로움이었고, 사랑이었으며, 이별이었고 곧 만남이기도 했다. 


"커피를 고르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기분을 알 수 있어요 / 하하. 이젠 커피도 마음대로 고르지 못하겠네요." 라던 극 중 대사는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카푸치노' 만큼이나 [카페인] 에서 인상 깊었던 커피는 탄자니아 더블에이다. 정민(지민)이 떠난지 6개월이 지나고 난 뒤, 세진은 오늘의 메뉴판에 '탄자니아 AA' 를 적어 넣는다. 진한 향기만큼이나 강한 신맛을 가지고 있어 커피 마니아들에게는 인기가 좋은 탄자니아 AA의 특유의 개성처럼 세진의 사랑도 지민과의 이별을 통해 한층 진한 향기와 사랑의 달콤 쌉싸름한 신맛을 간직하게 된다.


정민(지민)이 세진에게 돌아온 날 "여기 탄자니아 AA 좀 주시겠어요?" 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의 사랑이 그만큼 더 깊어지고 강렬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이처럼 뮤지컬 [카페인] 은 카푸치노처럼 특별한 감정과 탄자니아 AA처럼 깊은 사랑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하루에 1잔 이상 마시지 않으면 어쩐지 서운한 커피처럼 [카페인] 역시 로코물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반드시 봐야만 하는 중독성 있는 뮤지컬이다. 이미 여러 뮤지컬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임철형과 이번에 처음 봤지만 표정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난아의 탁월한 가창력도 [카페인] 에 중독 되게하는 이유 중 하나일터다.


커피향처럼 은은한 향기와 달콤 쌉싸름한 미묘함을 간직하고 있는 뮤지컬 [카페인]!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금 당장 대학로로 달려가는 것이 어떠실지?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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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agelife.kr BlogIcon BW 2009.01.15 18: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명의 배우가 허전함없이 100분의 시간을 채우는 게 쉽지 않을텐데...
    구성이나 음악이나 연기나 다 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저도 공연보는 내내 좋은 느낌 받았던것 같아요~
    살짝 추천!

  2. jy 2009.04.21 1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뮤지컬 카페인 정말 재미있게 봤었죠,,, 당첨되서 보러가긴 했지만
    여지껏 봤던 뮤지컬중 자신있게 추천할수있는 작품인듯...

    그에비해 쓰레기같던 색즉시공이란....
    스타들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원래 그런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아깝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