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만 모르는 상황을 설정하고 누군가를 속이는 일에는 묘한 쾌감이 있다.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해도 되는 만우절 같은 날이 생긴 것도 그런 카타르시스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속이는 사람은 속는 사람의 반응을 보며 즐기고 웃을 수 있다. 그래서 ‘몰래 카메라’는 세계 어떤 방송사에서건 한 번쯤은 시도해봤을만한 콘텐츠다. 진실이 아니라는 지점에서 어떤 심각한 상황도 웃음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다.

 

 

 


'몰카' 지나치게 손쉬운 예능의 접근 방식

 

 

 


한국에서도 이경규로 대표되는 몰래카메라 콘텐츠는 상당히 오랫동안 예능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1991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처음 방송된 이래, 수차례 리메이크됐다. 이경규를 내세운 mbc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서도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반응을 보는 몰래카메라 콘텐츠는 관찰카메라, ‘스타 이런 모습 처음이야’ 등의 이름으로 숱하게 활용되었다. 또한 <런닝맨><무한도전><1박 2일>등 어느 예능에서든지 몰래카메라를 부분적으로 이용하며 출연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렇게 2017년 현재까지 몰래 카메라는 가장 손쉬운 예능의 접근 방식이다. 그래서일까. <진짜 사나이>가 종영한 후 방영되고 있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 <은위>)는 몰래 카메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재의 예능 트렌드는 몰래 카메라를 이용하여 활기를 불어넣는 수단으로 사용은 할 수 있어도 그런 형식을 전면에 내세워 목적으로 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은위>는 기승전결이 모두 ‘몰카’라는 형식속에서 이루어진다. 속이지 못하면, 프로그램 자체가 성립이 되지가 않는 것이다.

 

 

 


1991년 이후 16년이 지났지만 <은위>가 보여주는 몰카 프로그램의 세상은 그 때와 비교해 더 나아진 것이 없다. 스타를 섭외하고 그 스타에게 황당한 상황을 던져주고, 그 스타의 반응을 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몰카임을 알려주는 것. 이야기는 뻔하고 새로운 것이 없다. 이경규가 출연을 거절한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그 뻔한 이야기를 상쇄할만한 긴장감이나 소재도 없다는 점이다. 이야기는 고조되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다가 종료되고 의표를 찌르는 의외성은 기대하기조차 어렵다.

 

 

 


몰카를 바라보는 '은밀'한 시선은 가학적일 뿐이다.

 

 

 


 

그러면서도 <은위>는 몰카의 전형성이라고 할 수 있는 가학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동생이 사기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상황에 동석하거나(산다라 박편), 병에 걸려 생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친구의 거짓말이 펼쳐지거나(박정현 편), 실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 선배 앞에서 당황하는 모습을 관찰하거나(홍진영 편) 하는 식이다. 다른 연예인들의 몰카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스토리로 흘러간다.

 

 

 


 

이 안에서 연예인들의 성품은 부각된다. 친구를 위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주어진 일을 끝까지 해내거나, 황당한 미션들을 수행해 나가는 장면들은 그들의 순수성을 목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 순수성은 조작된 것이다. 그들의 진심이 조작된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황당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고 그 안에서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은 상대적인 약자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상황 자체를 미리 알고 있거나 중간에 눈치채지 못했다면 그들이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상황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진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느끼는 당황스럽고 슬프고 때때로 화가나기까지 하는 감정들은 이 한 마디로 정리된다. "미안, 장난이었어."

 

 

 


어떤 상황이든 조작된 상황속에서 그들이 적극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만 결론이 나는 상황에서 발을 뺄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억지스러운 상황에 사람을 던져놓고 그 반응을 구경거리 삼는 것은 관음증에 바탕을 둔 재미며 가학적인 행동이다. 몰카를 예능에 활용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때 그 가학성은 더 부각된다. 몰카를 통해 어떤 스토리가 설명되거나 예능의 흐름이 자연스러워 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속였다’는 쾌감만이 있는 <은위>의 기획은 지나치게 구시대적이다.

 

 

 


설득하지 못하는 몰카, 예능의 흐름을 거스르다.

 


우리는 <은위>를 보면서 몰카를 기획한 목적을 설득당하지 못한다. 몰카의 목적이 단순히 속이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그 속이는 과정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저 그들이 저런 황당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반응할까에 대한 변태적인 시선에 불과하다. 다른 목적이나 신선한 이야깃거리 따위는 없다. 그렇다고 몰카의 준비성이나 기획 방식 자체가 특별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제작비가 여의치 않은 듯, 상황은 몇 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한 작은 세트로 이루어질 뿐이고 그런 소박함은 몰카의 재미마저 몰락시킨다. 차라리 몰카의 세심한 이야기 구조로 기승전결을 만들어 몰카의 스펙타클함을 살렸다면 모르나 그저 가짜 오디션, 가짜 점쟁이, 가짜 후원 방송등의 상황만을 던져주고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일어나는 몰래 카메라는, 우리가 그동안 친구에게 쳤던 장난 이상의 희열을 선사하지 못한다. 굳이 주말 예능 채널에서 그런 장면을 봐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몰카가 주가되는 시대는 갔다. 바햐흐로 캐릭터의 시대다. 요즘 예능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라도 그 구조 속에서 캐릭터가 발견되고 그 캐릭터로 인한 웃음이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아는 형님>의 김희철과 <은위>의 김희철이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답은 나온다. <은위>에는 착하고 순수해 보이는 연예인들은 있어도, 예능에 적합한 캐릭터 따위는 없다. 그것이 바로 몰카의 한계다. 예능의 성공은 섣불리 담보할 수 없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의외의 대박이 터지기도 하지만 의외성이 전혀 없는 예능에서는 그런 일을 기대할 수 없다. 시작한지 5개월이 지났지만 일요일 황금시간대에도 불구하고 <은위>의 저번주 시청률은 5.2%에 불과했다. 제작진은 부인했지만 폐지설이 나오는 것도 우연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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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진짜 사나이>가 종영한 자리를 <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은위>)가 채운다. 제목은 거창하지만 내용은 몰래 카메라의 귀환이다. 이경규로 대표되는 한국형 몰래카메라를 다시 들고나온 MBC는 좀더 치밀하고 발전된 형태의 몰래 카메라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몰래 카메라’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롭게 선보이는 <은위>가 극복해야 할 지점들을 짚어보았다.

 

 

 

 


이경규

 

 

 

 

 

 

일단 한국에서 몰래 카메라는 이경규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강하다. 이경규가 시작하고 이경규가 다시금 귀환하기까지 한 몰래카메라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로 1991년 제작되었다. 몰래카메라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 해외에서도 예능 아이템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유명인들을 속이고 그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은 상당한 재미를 담보할만하다.

 

 

 

그러나 한국의 몰래카메라는 이경규의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하다. 이후에도 새로운 형식의 몰래카메라가 계속 시도되었지만, 성공한 역사를 찾기 힘들다. 이를 의식한 제작진 역시 이경규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경규는 “(몰카 소재를) 세 번이나 재탕하는 것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경규 없이 새로운 인물들이 몰래카메라의 분위기를 제대로 몰아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진정성과 식상함

 

 

 


몰래 카메라 소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속은 상대방의 리액션이다. 사실 몰래 카메라는 지금도 다수의 예능에서 이벤트 형식이나 단발성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그러나 몰래 카메라 자체가 주가 되어 방영하는 프로그램은 더욱 신경쓸 요소가 많다. 일단 몰래 카메라라는 형식 자체가 속이는 과정과 밝혀지는 과정이라는 다소 뻔한 맥락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그런 맥락을 뒤집기 위해서 소재를 더욱 자극적으로 꾸미게 되는 경향이 짙다. 그렇게 되면 다소 무리수가 생기고 실제로 속은 것이냐 대한 논란 역시 생길 수 있다. 또한 연예인이 속는 과정에서 다소 과격한 몸짓이나 부적절한 언행이 있을 경우, 이를 편집할 수밖에 없는 숙명이 제작진에게는 있다. 그런 실제 리액션을 제외하고도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 내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진정성이 확보된다 하더라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몰래카메라의 특성상 시청자들이 패턴에 질리게 될 확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몰래 카메라는 지나치게 반복되어온 소재고 지금도 계속 활용되고 있다. 단순한 ‘몰카’만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붙들어 둘 수 있을지가 문제다.

 

 

 


 트렌드

 

 

 

 

 

가장 큰 문제점은 예능의 몰래 카메라가 예능의 트렌드에 부합하느냐 하는 것이다. 예능의 트렌드는 바뀌기 마련이고 돌고 돌기 마련이지만 몰래 카메라는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소재라고 할 수 없다. 이경규마저 2005년 다시금 <돌아온 몰래카메라>를 선보였지만, 그다지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경규는 이후에도 <마리텔>이나 파일럿 <몰카배틀>등에서 몰카를 다시 선보였지만 큰 화제성을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했고 결국 세번째 정규 편성되는 <은위>는 거절했다. 이는 그만큼 예능의 트렌드 속에서 몰카라는 소재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증명한다.

 

 

 

 


 

 윤종신, 이국주, 김희철, 존박등 새로운 멤버들을 대거 출연시켰지만 몰래 카메라에서 사실상 그런 다양한 패널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다. 새로운 분위기는 새로운 멤버들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콘셉트와 새로운 기획에서 생긴다. 그 안에서 새로운 멤버들의 활약이 주목받는 것이지 단순히 새로운 멤버들로 분위기를 바꾸려는 것은 무리수에 가깝다. 새로운 콘셉트와 기획으로 새로운 형식의 예능을 주목받게 하는 것이 아닌 과거로의 회기라는 전략은 안타깝다.

 

 

 

 


과연 이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진짜 사나이> 후속으로서 재미를 보장하는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을지,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짊어진 짐은 너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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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시즌7(이하<슈스케7>)>가 그 어느때 보다 초라한 막을 내렸다.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관심몰이가 이어졌고  케빈오의 반전 우승으로 끝났지만 여기에 쏟아지는 관심은 미미한 수준인 것이다. 오히려 <슈스케7> 방영 내내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신예영과 방송사측의 진실공방이었다. 신예영 측은 왜곡된 편집과 계약 강요를 주장했고 방송사인 Mnet측은 사실 무근을 주장하면서도 물의를 일으킨데 대한 사과를 했다. 그러나 이 진실공방에 숨겨진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진실공방으로 인해 대중이 <슈스케>에 갖는 이미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것이었다.

 

 

 

이미 대중의 시선에서 <슈스케>는 비호의 대상이 아니다. 시즌 초반 뛰어난 참가자들이 대거 출연할 것이라는 티저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듯 해 보였으나, 결국 참가자들에 대한 실망으로 시즌이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오디션 자체에 대한 불신이다. 그 불신은 오디션에 대한 애정의 결여로 인해 나타난다. 우승자가 누구든, 과정이 어떻든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오디션에 내려진 사형선고와도 다름없다.

 

 

 

 

<슈스케>는 일곱 번의 시즌이 방영되는 동안 논란이 유독 심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논란 자체는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단지, 논란이 프로그램의 인기에 상응하여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잠식하는 형태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그러나 사실 <슈스케>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바로 전 시즌인 <슈스케 6>는 악평보단 호평을 들었던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우승자에 대한 관심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초라했다. 우승자 곽진언이나 준우승자 김필의 이름은 여전히 대중적이지 못하다. 호평을 받은 시즌조차 이런데 역대 최악의 시즌으로 불리는 <슈스케 5>는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슈스케>는 그 생명력을 다했다.

 

 

 

 

비단 <슈스케>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은 대세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그나마 살아남은 프로그램이라 하면 <K팝스타>정도를 들 수 있는데, <K팝스타>조차 대형 기획사의 오디션이라는 특장이 없었다면 시즌이 거듭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사실 <K팝스타>역시 이하이나 악동뮤지션을 배출하던 시절과는 관심의 농도가 다르다. 벌써 시즌3와 시즌4의 우승자인 버나드박이나 케이티김의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지경에 이르렀다. 단순히 시간이 흘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우승할 당시에도 예전과 같은 파급력을 몰고 오지는 못했다. 그들이 추후에 성공을 거둔다 하여도 그것은 오디션의 힘이라기보다는 기획사의 기획력이라 볼 수 있다.

 

 

 

신선하고 특별하며, 음악성까지 갖춘 괴물같은 참가자라도 발견되지 않는 한, 오디션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인물들은 이미 시청자에게도, 심사위원에게도 낯설지 않다. 심사위원들은 매시즌 주구장창 ‘대단하다’ ‘천재다’ ‘감동이다’ 같은 단어들을 남발하지만 그것들이 시청자들의 감정과 동화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재능을 ‘포장’하는 기술이 아니라 실질적인 천재를 만나는 일은 이미 익숙해져버린 오디션의 방식 속에서 점점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이 와중에도 성공한 기획이라면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 랩스타> 등, 힙합 장르 오디션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힙합 장르의 오디션은 프로들의 장에 가깝다. 그들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다 하더라도 대부분 참가자들은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이고 이미 뛰어난 실력으로 유명한 래퍼들이다. 게다가 힙합 오디션의 성공은 힙합이라는 컨텐츠의 승리라고 보아야 한다. 서로의 약점을 공격하는 ‘디스 배틀’이라든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랩’이라는 장르에 대한 환호지 오디션 자체에 대한 열광은 아니다.

 

 

 

 

이미 오디션은 한 물 간 것으로 여겨진다. 노래를 다루는 방식은 좀 더 재밌어지고 교묘해져야 한다. 이를테면 복면을 쓰고 노래를 한다거나, 실제 가수와 똑같은 목소리로 노래한다거나 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트렌드는 노래에서도 반전을 가미한 쪽으로 틀어졌다. 단순히 누가 누가 더 잘하는가 하는 식의 레파토리는 이제 너무나도 식상하다. 그 식상함을 날리기 위해서는 더 뛰어나고 더 훌륭한 참가자가 필요한데, 그 참가자들을 확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말하자면 <슈스케>류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컨텐츠 싸움에서 밀린 셈이다. 장르에 대한 구심점도, 노래를 가르는 방식에 대한 특별함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잘하기는 하지만 ‘극찬할 수준’인가 싶은 참가자들을 놓고 심사위원들끼리 하는 감탄과 경외는 오히려 오디션을 더 촌스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야 만다. 오디션의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공개적인 오디션으로 더 이상 ‘스타 탄생’이 어려운 이 시점에서, 기획사의 비공개 오디션이 아닌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굳이 싫다는 사람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착각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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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K 시즌 7(이하 <슈스케7>)>이 생각보다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이 식상해진 상황에서 <슈스케> 브랜드 역시 예전과 같은 파급력을 갖지는 못한다.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흥미도도 떨어졌지만 <슈스케>가 점차적으로 식상해져 간 이유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슈스케7>은 실력자들을 대거 발굴해 내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물론 전성기 시즌만큼의 파급력은 아니지만,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을 얻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사실 방송은 기본적으로 과장이 필요하다. 물론 매력적인 참가자들이 많이 참여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이 정말로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대단한 천재인지는 의문이다. 설령 그들이 대단한 천재가 맞다고 하더라도 대중의 공감을 무기로 성공이라는 결과를 거머쥘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사실 <슈스케>같은 오디션은 시작일 뿐이다. 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이후의 행보다. 오디션에서 탈락했다 할지라도 스타가 될 수도 있으며, 오디션에서 1등을 거머쥐었더라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오직 오디션 자체로만 보자면, 오디션이 진행되는 동안, 그 오디션이 어떻게 그 오디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느냐가 시청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슈스케>가 이슈를 만들어 내는 방식은 처음부터 악마의 편집이라고 불리는 자극성이나 소위 시청자들을 낚는반전 중심의 편집 방식과 출연진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관련된 이야깃거리였다.

 

 

 

사실상 초반 <슈스케>에서는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르고 음악성이 있느냐보다는 이런 부수적인 것들이 더욱 중요한 요소처럼 다뤄졌다. 그런 흐름에 대한 지적이 일자 <슈스케>는 그런 부분을 최대한 자제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그것 또한 문제였던 것이 그럼으로써 <슈스케>가 갖는 고유의 재미 역시 반감되었다는 것이었다.

 

 

 

 

<슈스케>는 이런 딜레마를 꽤나 현명하게 극복한다. 그들은 몇 시즌의 실패 끝에 참가자들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방법을 발견해낸다. 그 전에 맞춰진 포커스가 참가자들의 음악 보다, 대형 오디션이라는 상황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난 시즌부터는 참가자들이 어떤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지, 그 속에서 그들이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들이 오디션에서 얼마나 매력적이었느냐는 문제와 그들이 대중앞에서 얼마나 성공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어쨌든 <슈스케>는 오디션 안에서 만큼은 참가자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데 성공한 것 같았다.

 

 

 

그러나 <슈스케>는 여전히 진부함을 버리지 못했다. 그 진부함은 <슈스케7>의 후보 합격 과정에서 일어났다. <슈스케7>에서는 야구팀 넥센 히어로즈출신 길민세가 참가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화제성 있는 인물이 오디션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의 실력이었다. 심사위원 대부분이 그의 실력에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은 가운데 윤종신이 노래에 대한 기술적인 건 어설픈 단계다. 기술적으로 모자라도 슈퍼위크에 가는 사람이 있다. 뭔가 뿜어내는 사람이 있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몰입을 한다. 노래를 굉장히 좋아한다. 호흡을 되게 오래 잘 끈다. 길민세라는 사람의 의지를 보고싶다.”라고 말하며 그를 합격 시킨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전 윤종신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보다 지금의 실력만 보고 평가하겠다며 참가자에게 불합격 선언을 한 심사위원이라는 것이었다. 길민세가 야구 선수 출신이 아니었다면, 그가 방황한 시절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내지 않았더라면, 그가 만들어 낸 잡음이 시청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없었더라면, 과연 길민세는 합격했을까?

 

 

 

 

이는 <슈스케>의 고질병으로 여겨졌던 감성팔이였다. 그의 실력이나 매력 그자체가 아닌, 그가 지닌 배경이 우선적으로 고려 대상이 된다면 오디션의 이미지는 추락한다. 비록 그것이 현실일지라도 오디션이 성공적이려면 그 배경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현명함이 있어야 한다. 그 배경이 메인이 되어서는 결코 긍정적일 수 없다.

 

 

 

오디션 참가자의 실력으로 승부하는 오디션이라는 전제가 있을 때, 시청자들은 그 오디션을 마음 놓고 즐기게 된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드러나는 그 과정에서 그들의 백그라운드가 화제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백그라운드 때문에 누군가 특혜를 입는 모양세가 된다면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상황 자체로만 봤을 때, 윤종신이 슈퍼패스까지 써 가면서 그를 구제해야 할 이유를 찾기란 힘들었다. 그만큼의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 참가자였기 때문이다. 그의 실력은 호불호로 갈리는 수준도 아니었고, 야구선수 출신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는 수준도 아니었다. 애매하지만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고, 앞으로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참가자에게 슈퍼패스는 사용되어야 납득을 할 수 있다. 단순히 누군가의 배경에 마음이 움직이는 심사위원에게 시청자들은 어떤 심사를 기대해야 하는 것일까.

 

 

 

앞으로 <슈스케>가 나갈 방향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식의 감성팔이는 이미 오래전에 약발이 끝났음을 분명히 인지하지 않고는 지난번의 실패를 답습하게 될 수도 있음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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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6(이하<슈스케6>>가 화려한 부활을 한 것은 출연자들에 대한 시청자의 애정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력이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출연진들은 좋은 무대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이다.

 

 

 

그런 참가자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예전과 같은 파급력과 화제성은 아니더라도 <슈스케>의 명맥을 잇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것 만으로도 <슈스케6>는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슈스케6>의 인기가 올라갈수록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바로 탈락하는 참가자가 누구냐 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참가자들의 퍼포먼스에 직접 점수를 매겨보기도 하고 문자투표라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하기도 한다.

 

 

 

 

심사위원의 코멘트나 점수도 중요한 부분이다. <슈스케>는 이번 시즌부터 점수 집계 방식을 바꾸었다. 문자투표 순위에 따라 출연자들 각각이 20점의 차이를 두고 점수를 받은 후, 이를 심사위원 점수와 합산해 최종 점수를 집계한다. 변경된 방식은 문자투표의 비중보다 심사위원 점수의 영향력을 증가시킨 것으로 그간 인기투표의 결과로 거의 승패가 나뉘었던 기존의 방식을 보완한 것이다.

 

 

 

그러나 영향력이 커진 심사위원의 평가가 대중의 심기를 건드렸을 때는 문제가 커진다. 물론 심사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심사위원들도 인간이고 각자의 기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준이 뚜렷하지 못할 때는 문제가 생긴다. 주관적이라 하더라도 모든 참가자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심사위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중구난방의 기준이 각각의 참가자들에게 적용되는 상황이라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화에서는 백지영과 이승철이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백지영은 심사 기준으로 ‘보컬을 보겠다’고 공언했지만 가창력이 부족한 참가자인 송유빈에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리프레시 된다’는 평과 함께 89점을 선사했다. 단순히 점수가 문제가 아니라 탈락한 브라이언 박이나 점수를 낮게 준 장우람등에게는 한숨을 쉬거나 ‘힘이 없다’는 식의 혹평을 쏟아냈다.

 

 

 

물론 그들이 실력을 제대로 내보이지 못한 것은 맞지만 ‘보컬’만 본다는 백지영의 공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점수로만 보자면 백지영은 송유빈을 제외하고는 공정한 평가를 내린 축에 속하지만 태도에 있어서 문제를 드러내며 급기야 ‘편애’ 논란까지 휩싸였다.

 

 

 

이승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송유빈에게 ‘무엇보다 집사람이 송유빈의 팬이다’라며 88점을 선사했다. 가장 뛰어난 무대로 평가받은 김필과 비교해도 단 2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점수였다. 도대체가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뜬금없는 이승철 심사평의 문제점이다. 아무리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준이 무엇인지 정확하지 못하고 이랬다 저랬다 왔다갔다 하는 것은 문제다. 심사위원의 점수가 중요해진 시점에서 한 순간의 기분으로, ‘보고 있으면 미소가 지어진다’는 이유로 점수를 남발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결코 반갑지 않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이 보는 포인트는 ‘우승할 만한 사람이 우승하는 장면’이다. 시청자들이 원하지 않는 참가자 너무 높은 순위를 받거나 심지어 우승까지 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불공정함에 불과하다. 누가 우승을 하더라도 이견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보편적인 기준은 있는 법이다. 그런 기준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심사를 해야 할 심사위원들이 흔들리는 모습은 프로그램에 있어서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응원하지 않는 <슈스케>는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지난 <슈스케5>의 저조한 성적으로도 증명이 된다. ‘심사위원’이 아닌, ‘출연자’ 때문에 다시 전환점을 맞이한 <슈스케6>에서 좀 더 공정하고 전문가다운 심사평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심사위원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심사평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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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6(이하<슈스케6>)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의 부진으로 우려되었던 지점을 씻어내려는 노력이 확실히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합격자 위주의 편집과 매력적인 출연자를 선발하려는 노력은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다시 붙잡는데 성공했다. 이미 식상해진 오디션 프로그램 포맷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시청자들에 대한 호감도다. <슈스케6>는 그런 지점을 파악하고 출연자들을 띄우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다시 스타를 배출하며 예전의 명성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쉬워 보이지 않지만 이전 시즌보다 흥미도가 배가된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고질적인 문제가 등장했다. 바로 악마의 편집으로 인한 낚시를 여전히 <슈스케>의 흥행 포인트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슈스케6>의 예고편에는 유성은이 등장했다. 유성은은 이미 <보이스 코리아 시즌1>의 준우승을 한 실력자로서 프로로 데뷔까지 한 상황이었다. 편집은 마치 유성은이 명성을 버리고 <슈스케6>에 재도전을 하는 듯이 묘사 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진짜 왔느냐”며 유성은을 보고 놀라고 유성은은 “많은 것을 배워 가고 싶다”며 화답했고 눈물을 글썽이는 것 같은 모습마저 보였다. 이를 두고 의견은 분분했다. 유성은이 <보이스 코리아>로 얻은 인기와 명성이 만족스럽지 않자 다시 <슈스케>에 도전장을 낸 것이라는 의견부터 유성은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한 것을 교묘하게 편집한 것이라는 의견까지 여러 추측이 제기되었다. 어느 쪽이거나 유성은과 <슈스케6>모두에게 그다지 도움이 될 것이 없는 시나리오였다. 유성은이야 이미 <보이스 코리아>로 실력은 검증되었지만 굳이 <슈스케>의 출연을 다시 감행하여 명성을 얻고자 한다면 그것 또한 욕심처럼 보였고 심사위원으로 등장한 것이라면 너무 심한 낚시성 예고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모든 추측은 허사로 돌아갔다. 유성은은 그 자리에 <슈스케>의 오디션에 참가한 친오빠의 응원차 등장했을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밝혀진 진실에 수많은 시청자들은 허탈함을 느꼈다. 유성은의 오빠는 심지어 심사위원들의 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허무하게 탈락하고야 말았다. 마치 유성은의 참가인 것처럼 낚시를 한 것 치고는 별볼일 없는 출연 분량이었다.

 

 

 

 

예전부터 <슈스케>의 이런 낚시성 편집은 계속되어 왔다. 일명 악마의 편집이라고 불리는 이런 방식은 보통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출연진들의 탈락과 합격 여부에 집중되어 있었다.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출연자들이 혹평을 받는 모습과 그에 당황하는 표정을 내보낸 다거나 일단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게 한 후, 다시 패자부활전 등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예사의 일이었다. 초반에야 이런 연출이 먹혀들었지만 나중에 이에 이미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짜증만 불러일으켰다. 어차피 시청자의 의견과 크게 반하는 결과를 낼 수도 없으면서 화제성을 위해 결과를 교묘히 편집하여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은 일차원적인 발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슈스케>는 이런 편집으로 수많은 비난에 직면했고 급기야 ‘악마의 편집’은 없을 것이라는 PD 의 공언이 등장하기도 했다.

 

 

 

오디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연진들의 매력이다. 아무리 교묘한 편집을 해도 출연진들의 실력이 마땅치 않으면 오디션에서 채널을 고정해야 할 이유는 사라지고 만다. 더군다나 이제 나올 수 있는 유형의 참가자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로 인해 거의 모두 등장한 상황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지는 것만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런 상황에서 <슈스케6>가 다시 악마의 편집을 하여 시청률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득이 될 것이 없다. 오히려 시청자들은 그런식의 편집에 회의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슈스케6>는 참가자들의 매력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 그 매력에 더욱 집중할 때만이 <슈스케6>가 끝까지 시청자들을 잡아둘 수 있는 여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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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이하 슈스케)>시리즈는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부흥을 일으킨 시초격 프로그램이다. 비록 미국 방송 <아메리칸 아이돌>에 영향을 크게 받아 제작된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이 그다지 다를 수는 없다는 전제하에서 <슈스케>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보여줄 수 있는 정확한 모델을 제시했다.

 

<슈스케>는 초반부터 화제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특히나 ‘악마의 편집’으로 시청자의 애간장을 태우면서 시즌3에 이르러서는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케이블로서는 엄청난 수치였다.

 

단순히 화제성뿐이 아니었다.<슈스케> 시리즈는 서인국, 허각, 버스커 버스커, 정준영, 로이킴등 가장 많은 스타를 배출해 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의 매력과 스타를 만들어 내는 탁월한 <슈스케>의 감각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새로운 인재 발굴 가능할까

 

그러나 어느 순간 <슈스케>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슈스케4>가 <슈스케3>만큼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한 데 이어 <슈스케5>의 성적은 처참할 정도였다. 가장 큰 문제는 <슈스케>가 뽑아낼 수 있는 참가자들의 매력에 한계가 극명해 졌다는 것이다. <슈스케>이후 쏟아져 나온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미 시청자들은 오디션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인물들을 경험했다.

 

<슈스케>가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연진들의 뛰어난 실력 또는 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위대한 탄생> <보이스 코리아> <K팝 스타>등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슈스케>의 파이를 빼앗겼고 <슈스케>가 가져올 수 있는 그림에도 한계가 생기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이미 여러번 경험한 시청자들은 이제 웬만한 자극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을 정도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감흥을 잃어버렸다. 정말 획기적인 참가자와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격이 제대로 결합해야만 다시금 버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과연 그런 참가자를 <슈스케>가 발굴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고착화 된 패턴화…약점이 되다

 

 

또한 <슈스케>의 진행 방식역시 되돌아봐야할 문제점이다. 초반에는 악마의 편집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는 것도 가능했지만 문제는 이런 방식이 지극히 ‘패턴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소위 시청자들을 ‘낚는’ 방식에 시청자들은 불만을 토해냈고 어느 순간, PD역시 ‘악마의 편집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악마의 편집’은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슈스케>만의 독보적인 방식으로 진화되지도 못했다. 더군다나 출연자들의 탈락의 방식마저 어느 정도 고착화 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출연자를 탈락시킨 후, 패자 부활전등으로 다시 복귀시키는 식의 방식은 이제 뻔하게 들여다보여 더 이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는 지났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오디션에서 신선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괴물같은 출연진이 등장한다 하더라도 <슈스케>자체의 매력이 없이 프로그램의 성공을 담보하기 힘들다. 시청자들의 돌아선 마음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그것은 이전의 뻔한 방식으로는 불가하다. 다시 오디션프로그램의 중흥을 이끌기 위해서 <슈스케6>가 해야 할 고민은 크다. 만약 실패할 경우 <슈스케6>는 아마도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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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5>(이하 슈스케5)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우승자는 박재정으로 판가름이 났지만 그 어디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동안 서인국vs조문근, 허각vs존박, 울랄라세션vs버스커 버스커, 로이킴vs딕펑스 등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슈스케>의 파이널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초라한 모습이다.

 

 

그동안 결승전에서 90점 이상을 선사하며 참가자들의 사기를 진작했던 심사위원들도 이번에는 무려 70점대로 평가를 내리며 그들에게 독설을 쏟아냈다. 그들의 실력과 스타성이 수준 이하였다는 반증이다.

 

 

한 때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던 시청률은 2%대로 곤두박질쳤고 이마져도 경쟁프로인 <마녀사냥>에 밀리는 형국이었다. 결국 <슈스케5>의 퇴장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슈스케>가 시즌 다섯 편을 진행하는 5년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은 홍수처럼 쏟아졌다. 외국 프로그램의 포맷을 그대로 사온 프로그램부터 춤, 요리, 연기등 그 장르도 다양했지만 그 중에서도 <슈스케>와 비슷한 종류의 ‘노래’는 가장 큰 흥행성을 담보한 코드였다. <위대한 탄생> <K-pop스타><보이스 오브 코리아><슈퍼디바><top 밴드>등 음악과 노래를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몇몇개는 속편과 후속편까지 제작되며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은 식상하고 뻔한 그림이 됐다. 그 보다 더 문제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스타가 탄생했고, 이제는 더 이상 현재 등장한 스타들보다 더 큰 희열과 감동을 제공할만한 스터성을 가진 인물들이 탄생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슈스케5>의 박시환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슈스케>의 시즌 1~4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도전해 온 참가자지만 그동안 한 번도 본선에 오른 적이 없었다. 그의 실력이 갑자기 일취월장한 것이 아니라면 그의 결승진출은 ‘실력’보다는 그의 사연과 분위기에 기댄 ‘운’에 가깝다. 실제로 박시환은 결승무대에서 음이탈을 하며 실망스러운 무대를 보여줬다. 박시환은 그동안도 심사위원들의 혹평속에서도 시청자들의 투표로 꿋꿋이 살아남았다. 그 자체의 매력보다는 동정론이 통한 것이다.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촉발할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매력이 스타성이나 실력이 아닌 ‘동정’에 기인한 것이라면 그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심사위원들은 시즌내내 박시환에게 혹평을 쏟아냈다. 문제는 그들의 독설이 사실에 기반한 것이었지만 지나쳤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더 실력 있는 참가자들을 떨어뜨리는 기폭제가 되었고 결국은 역대 최악의 결승전을 보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승전에서도 그들의 독설은 멈추지 않았다. 그만큼 참가자들의 면면이 그들의 성에 차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그들을 본선에 올린 것은 그들의 선택이 주효했다. 성에 차지 않은 참가자를 뽑은 것은 그들이다. 그것은 그들이 뽑은 참가자들이 결승까지 올라가는데는 그들의 역할을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건질 수 있는 유형의 참가자들은 이미 다 나왔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뛰어난 노래실력을 가진 참가자들도, 상당한 스타성을 가진 참가자들도 이미 모두 시청자들은 경험했다. 또 다른 매력을 참가자에서 건져내기란 결코 녹록치 않다. 결국 이전에 참가 했던 참가자들과 고만고만한 실력자들 사이에서 다시 추려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점점 그 선택권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대단한 그림이 나오기 힘들다.

 

 

 

결국 그들은 결승전에서조차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겼다. 결승에 오른 두 참가자들에게 모두 독설을 하며 참가자들을 주눅들게 하는 모습은 사실에 대한 지적이라도 결코 보고 싶은 그림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칭찬을 할 수도 없을만큼 그들은 실망스러웠다. 바로 그 딜레마가 그들이 가진 결정적인 문제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파이널에서 독설을 보고 싶은 시청자도 없지만 공감가지 않는 심사평을 듣고 싶은 시청자도 없기 때문이다.

 

 

 

오디션이라는 소재는 이미 그 수명을 다했다. <보이스 코리아 시즌3>의 제작이 무기한 연기된 것도 이런 흐름에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다. 제아무리 오디션의 붐을 일으킨 <슈스케>라 할지라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디션은 이제 식상하고, 참가자들도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다시 오디션이 부활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얼마간의 휴지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청자들은 이미 오디션에서 보고 싶은 걸 다 봤고 찾았다. 대중의 관심이 없는 오디션 우승자, 이 처참한 결과만큼 그들에게 굴욕적인 것도 없다. 오디션 참가자보다 심사위원의 독설에 의해 좌우되는 결과는 그들의 몰락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남기며 <슈스케5>는 초라한 종영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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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배우들의 토크쇼에 박수를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와 <김혜수의 플러스 유>는 굉장히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되었고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들의 성공은 물론 이승연이나 김혜수의 뛰어난 언변에도 빚을 지고 있었지만 여배우를 토크쇼의 얼굴로 내세우며 코미디언이나 예능인이 주된 방송계에서 신선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역시 한 몫했다.

 

그래서였을까. 아직도 여배우들은 예능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때와 조금 다른 형태기는 하지만 한혜진이나 송지효는 인기 예능에 출연하며 캐릭터를 확실히 해 인기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승연이나 김혜수 같은 방식의 토크쇼 계보를 잇는 여배우를 꼽으라면 고현정과 김희선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며 토크쇼의 얼굴이요, 대표가 되었다.

 

 


그러나 이상하다. 당대 최고의 톱스타 중 하나인 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토크쇼임에도 성적이 신통치 못한 것이다. <고쇼>는 첫 회 9%에 육박하는 성적을 내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무릎팍 도사>등에서 화끈하고도 재밌는 언변을 선보인 고현정이기에 그 기대감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 회 시청률은 7%도 채 되지 않는 성적으로 마무리 됐다. 시청률이 오르기는커녕 떨어지고 만 것이었다. 화제성 역시 첫회를 따라잡지 못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화신>역시 이런 패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첫 회는 9%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강호동의 <우리 동네 예체능>에 4주 연속 패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물론 <화신>은 <고쇼>의 고현정보다 김희선의 부담감이 훨씬 적다. 신동엽이라는 예능의 귀재가 버티고 서있고 윤종신도 그 힘을 보태고 있다. 김희선의 이름을 건 토크쇼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신>은 김희선으로 특징지어지는 예능이다. 신동엽도 윤종신도 더 이상 예능의 새로운 얼굴이 아니다. 그들은 관록이 있고 경험이 있다. 그러나 김희선이라는 예능에서는 신선한 얼굴이 그들 사이에 끼어 있을 때는 그 그림이 조금 더 특별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혜진이나 송지효가 이경규나 유재석과 동등한 위치에서 예능을 펼치지 않는 것과는 다르게 김희선은 신동엽과 대등한 위치에서 진행을 맡고 있다. 김희선이라는 인물의 이름값과 더불어 첫 예능의 메인 MC라는 자격 때문에 토크쇼의 중심에서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형국으로 치닫는다. 그래서 <화신>은 <힐링캠프>나 <런닝맨>과는 다르게 여배우의 예능으로 불릴 수밖에는 없다.

 

 

<고쇼> 와 <화신>에는 공통점이 있다. 콘셉트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콘셉트는 있다. <고쇼>는 ‘캐스팅’을 주제로 영화를 찍는다는 가정하에 일정 주제를 놓고 게스트들의 어필을 들으며 그들이 배역에 어울릴지 아닐지를 평가하는 것이고 <화신>은 일정 주제를 놓고 시청자들이 뽑은 순위를 맞추는 프로그램이다. 일정 주제로 순위를 정한다는 것. 뭔가 둘은 닮아도 심하게 닮아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콘셉트가 고현정이나 김희선보다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고쇼>의 캐스팅은 긴박함이나 흥미로움이 전혀 없어 결국은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그 사활이 달려있고 <화신>역시 순위에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은 유발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순위를 맞추기 위해 어떤 이야기가 나오느냐다. 게다가 이 콘셉트는 이미 예전 <야심만만>에서 한 번 사용한 것의 재탕에 다름아니다. 신섬함은 제로에 가깝다.

 


왜 여배우의 예능은 진부해지고 지루해질 수밖에 없는가. 여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신선한 얼굴들인 그들의 책임이 크다. 초반에는 그들의 얼굴이 신선할지 몰라도 결국 예능을 이끌어가는 것은 지속적인 쾌감과 재미다. 그러나 여배우가 메인이 되는 예능에서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나 고현정이나 김희선같은 톱배우들이라면 그들은 결국, 이미지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 없다. 어느 정도 망가진다 해도 ‘토크쇼’라는 범위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들은 한혜진이나 송지효처럼 사이드에서 시작할 수도 없고 하루 종일 뛰어다니거나 체력 소모를 해야 할 이유도 없다. 결국 그들은 가만히 앉아서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한다.

 


하지만 연예인의 신변잡기는 이제 더 이상 대세가 아니다. 이제 연예인의 이야기를 듣는데도 진실성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물론 100%진실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진실 되게 느껴져야 한다. 다소 독한 질문도 쏟아내야 하고 그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는 쾌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쇼>나 <화신>은 결국 뻔한 이야기만이 오고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아무리 화신이 19금 딱지를 붙이고 김구라를 투입해도 아마 쉽사리 극복하기 힘든 문제점이다.

 

이제는 여배우들도 토크쇼에서 벗어났다. 그들은 이제 정글에서 화장을 지우고 생얼을 드러내야 하고(정글의 법칙)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죽을 듯이 뛰어야 한다(런닝맨). 그러나 한 번의 게스트라면 몰라도 톱배우들이 그런 모험을 매주 감행할 이유는 없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토크쇼인데 토크쇼라해도 예전과 같은 토크쇼로는 승산이 없다.

 


이제는 토크쇼조차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줄 때 그 가치가 올라가는 시대가 되었다. 연예인의 말을 들으려거든 좀 더 강력하고 센 질문과 발언들이 필요하다. 그러고 싶지 않다면 단순한 연예인 패널이 아니라 일반인들이나 유명인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거나 꼭 토크가 아니라도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아우를 수 있어야 인정받는다. 화려한 여배우의 얼굴과 연예인 게스트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은 이제 그 수가 다 읽히고 있다. 의외성을 확보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여배우도 예능에서 토크쇼로 성공하기는 이제 힘들다. 그것이 예능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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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새 주말 예능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발의 친구들’)이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55일 방송 된 3회분이 2.9%(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라는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구겼기 때문이다.

 

 

<맨발의 친구들>의 부진 때문에 <일요일이 좋다>는 동시간대 꼴찌로 내려앉았다. 아무리 초반이라고 해도 명색이 강호동의 새 주말 예능이다.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강호동의 새 주중 예능인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출범과 함께 4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시청률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431, 시청률 7.3%를 기록하며 전체 주중 예능 중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된 것이다. 강호동의 새 예능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일까.

 

 

 

 

 

<맨발의 친구들>, 강호동의 장점을 가둬버리다

 

 

<맨발의 친구들>은 요즘 보기 드문 호화 캐스팅과 실력 있는 제작진으로 중무장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강호동은 물론이거니와 강라인인 유세윤, 윤종신 등이 버티고 있고 여기에 김현중, 유이, 윤시윤, 은혁, 김범수 등 새로운 스타들이 대거 합류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X><패밀리가 떴다> 등으로 대중성을 인정받은 장혁재 PD가 메인 연출자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발의 친구들>은 지난 3주간 제대로 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이 왜 베트남까지 가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굳이 베트남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프로그램인지가 명확히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욕심이 지나치다 보니 오히려 잡탕찌개가 된 듯, <맨발의 친구들>의 정체성은 아직까지 모호하기만 하다.

 

 

특히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패착은 팀의 리더인 강호동을 10%도 활용하지 못하는데에 있다. 강호동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타고난 친화력과 붙임성이 최대 강점인 MC. <캠퍼스 영상가요><스타킹>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그가 의외의 재미와 감동을 뽑아내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강호동의 장점이 가장 잘 살아있던 프로그램이 바로 <12>인데,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전국 팔도를 유랑하며 시골 촌부와도 거리낌 없이 대화하는 유려함으로 명실공히 국민 MC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맨발의 친구들>에서는 이런 강호동의 장점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촬영 장소가 말이 통하지 않는 해외이다보니 천하의 강호동도 뻘쭘하게 서 있을 때가 대부분이고, 현지인들 또한 강호동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상승동력이 꺾이고, 프로그램의 중심마저 흔들리고 있다. 해외 촬영으로 새로운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같은 결정이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강호동의 야외 버라이어티라면 모름지기 사람들과 부대끼고 어울리며 웃고 떠드는데 매력이 있다. 그렇다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해외 촬영으로는 절대 이런 매력을 발견할 수 없다. 하루 빨리 국내로 돌아와서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소통을 해야 하고 강호동이 많은 시청자들과 충분히 스킨쉽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해 줘야 한다. 강호동을 데려다 놓고 오히려 그의 장점을 갉아먹는 쪽으로 콘셉트를 잡으면 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멤버들을 자꾸 갈라놓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도 문제다. 8명의 멤버들이 캐릭터를 잡을 때까지는 강호동을 중심으로 무조건 뭉쳐야 놓아야 한다. <공포의 쿵쿵따><천생연분><12> 등에서 증명 됐듯 강호동은 캐릭터 쇼에 매우 능한 MC. 강호동이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를 발굴하고 색깔을 잡아주려면 함께 움직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 세팀으로 찢어 스토리를 진행하는 건 차후에 생각할 일이다. 지금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8명이 같이 다녀야 한다.

 

 

장담하건대 일반 대중과 부딪히고 호흡하며, 여덟 멤버들이 각자의 개성을 마련해 나가게 되면 <맨발의 친구들> 또한 서서히 상승세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으리번쩍한 해외의 관광명소에서 의미 없이 땀 흘리고 일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곳곳의 여러 마을들을 찾아다니며 일도 함께 하고 그들의 사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더 큰 재미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12>과 비슷하면 또 어떤가. 오늘의 <12>은 게임과 복불복에 매몰 돼 본연의 제작의도마저 잃어버린 상황인 것을. 차라리 지금이 이 빈틈을 파고들 기회다. 인도네시아는 출국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 후 방송분부터는 콘셉트를 국내형으로 새롭게 짜볼 필요가 있다. 강호동이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이제 중요한 건 그를 어떻게 쓸 것인가.

 

 

 

 

<우리동네 예체능>, 강호동의 진가가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비슷한 시기에 론칭한 <우리동네 예체능>의 성공은 <맨발의 친구들>이 교과서로 삼을 만하다. <달빛 프린스>가 처참한 성적으로 막을 내리고 절치부심 끝에 편성 된 <우리동네 예체능>스포츠맨강호동의 승부근성과 패기, 여기에 일반인들과 어울리는 친화력과 대중성을 가장 잘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강호동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 프로그램에서 강호동은 분위기를 조율하고 유머 포인트를 잡아내는 한편, 오랜 파트너인 이수근의 서포트를 받으며 한층 자연스러운 진행을 선보이고 있다. 자칫 서먹할 수도 있는 일반인들과의 대결은 강호동 특유의 승부욕과 저돌적 진행에 힘입어 박진감 있게 진행되고 있고, 깨끗한 승부 뒤에는 예의 사람 냄새 나는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한다. 차라리 이 프로그램이 주말 예능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강호동을 메인으로 내세우면서 그를 100% 아니, 200% 활용했다. 고정 멤버들과 게스트를 한껏 초대해 놓고 강호동이 여러 가지 이야기들과 장면들을 뽑아낼 수 있게 판을 만들어 줬으며, 동호회와 대결을 할 때는 최대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게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해 강호동의 진행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강호동은 편안한 상태에서 충분히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훌륭한 기획이 MC 강호동의 숨은 진가마저 꺼내고 있는 모양새다.

 

 

그래서일까. 한층 탄탄한 팀워크와 다채로운 캐릭터를 자랑하고 있는 <우리동네 예체능>의 상승세는 당분간 꺾일 일이 없어 보인다. 강호동이 확실히 중심을 잡고 프로그램 운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다가, 이수근이 나머지 빈틈을 모자람 없이 채워주고 있으니 경쟁작의 반격이 아무리 거세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명확한 기획도, 확실한 캐릭터도, 심지어 강호동에 대한 활용방안 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맨발의 친구들>에게 큰 교훈을 남기고 있다.

 

 

<맨발의 친구들> 제작진은 <우리동네 예체능>이 어떻게 안착하게 되었는지 잘 살펴보고, 이제라도 기획의도와 전략을 확실히 재정립하길 바란다. 시청률 2%대의 주말 예능을 방송사가 오래 기다려 주지 않으리란 것은 누구보다 본인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존폐의 기로에 섰다는 심정으로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강호동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할 때다. 근본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맨발의 친구들> 제작진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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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윤종신이 강호동의 새 주말 예능 프로그램 합류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과 <라디오 스타>로 주중을 '꽉' 잡은 그가 <패밀리가 떴다> 이후 3년 만에 리얼 버라이어티 쇼까지 복귀하는 것이다.

 


웬만한 전문 예능인 못지않은 활약이다. 놀라운 것은 그가 본업인 음악 역시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부터 시작한 '월간 윤종신'으로 여전히 왕성한 창작욕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음악인 윤종신은 '발라드의 귀재'

 


일회적이고 소모성 짙은 노래들이 '소비'되는 경향이 강한 현재의 가요계에서 윤종신만큼 확고한 자기 색깔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음악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작곡가, 작사가, 가수 모든 분야에서 가히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 있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운율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일상적이면서 서정적인 노랫말로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는 감성은 아무나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특히 윤종신의 노랫말엔 사람과 인생, 사랑과 이별에 대한 깊은 사유가 있다. 일상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그의 노래를 거치면 비범해진다. '오래전 그날' '너의 결혼식 '내일 할 일' '치과에서'나, 김연우가 부른 '금단현상'을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섬세하고 센스 있는 작사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금세 알게 된다. 천재적 감성의 소유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탄탄한 실력이다.

 


금상첨화인 것은 윤종신이 누구보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음악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월간 윤종신'을 약 3년간 발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프로젝트 그룹 '신치림' 활동에도 열심이다. 공백기라는 것이 없을 만큼 대중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높은 음악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중성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건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그는 스스로를 "음악을 쓰고 파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건 너무 지나친 겸손이다. 한 번이라도 그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윤종신이란 아티스트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반복되는 의미 없는 가사만이 난무하는 현 시대에 여전히 서정적이고 스토리가 있는 노래를 만드는 그의 이름은 날이 갈수록 더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능인 윤종신은 '든든한 조력자'

 


예능에서의 윤종신은 음악을 할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깐족 대마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가볍고 유쾌하다. 사실 윤종신을 뛰어난 진행 능력을 갖춘 예능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신 그는 지나치기 쉬운 주변 인물의 발언을 절묘하게 잡아내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웃음을 유발하는데 특출난 재능이 있다. 동료인 김구라는 이를 두고 "주워 먹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주워 먹기'조차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돌아가는 상황과 분위기를 재빠르게 파악하는 순간적인 재치와 감각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윤종신은 웬만한 전문 예능인을 능가할 정도의 순발력을 자랑한다. 현재 그가 <화신> <라디오 스타> 등 각 방송사 간판 예능의 MC로 나서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능인 윤종신은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로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인물이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웃음 포인트를 짚어낼 뿐 아니라, 분위기를 띄우고 조율하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당대의 명 MC들과 호흡을 맞춰 온 경험 덕분에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진행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낸다. 예능 PD들이 왜 그를 '섭외 1순위'로 생각하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그는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적지 않은 나이와 오랜 연예계 경력에도 웃기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심지어 자신의 음악 활동을 웃음거리로 삼기도 하고, 스스로를 '개가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존심은 잠시 접어두고 예능에 와서는 철저히 예능인답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진짜 '프로'다운 모습이다.

 


세상에는 한 가지 분야에서도 제대로 된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이런 의미에서 음악과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윤종신이야말로 연예계의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두 분야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괄목할만한 성과까지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발라드의 귀재와 깐족 대마왕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말이다.

 


모든 분야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윤종신의 모습을 보노라니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인과 예능인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윤종신이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그 '무서운 두 얼굴'을 유지하기를,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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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엽이 <강심장> 종영과 함께 <화신>으로 컴백한다. <화신>은 새로운 예능이지만 신동엽만은 <강심장>에 이어 <화신>에서도 그 모습을 비출 수 있게 되었다. <화신>은 사실상 신동엽보다는 김희선이라는 예능계의 새로운 인물이 부각되는 지점에 있는 토크쇼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신동엽이 주도하더라도 김희선이 기자회견장에서 언급한 <고쇼>와 마찬가지로 여배우로서 예능에 도전하는 김희선의 위치가 예능의 전체적인 색깔을 결정하고 성패를 좌우할 확률이 높다. 신동엽 역시 김희선의 역량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을 꺼낼 정도였으니 김희선은 이 프로그램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 봐도 무방 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신동엽이 김희선의 뒤로 물러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신동엽이 없었다면 <화신>이라는 프로그램의 성립 자체가 불가능 하기는 하지만 신동엽은 주축에 나서기 보다는 프로그램의 한 부속품으로서 자신을 낮췄다. 예전의 신동엽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이것은 상당한 변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5년까지 신동엽은 명실공히 최고의 스타 진행자였다. 유재석 강호동 보다 한 수 위로 평가 받은 그의 전성기에 그와 대적할만한 진행자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장개업>, <러브하우스>, <해피투게더>, <두남자쇼>, <헤이헤이헤이>, <맨투맨>에 이르기까지 신동엽의 파워를 증명하는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양산되었고 신동엽은 독보적인 위치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신동엽 옆에 다른 진행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중심은 신동엽이었고 신동엽이 있기에 성공이란 단어도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신동엽이 예능이 아닌 사업쪽으로 외도를 하게되면서 신동엽의 전성기도 막을 내렸다. 여러 가지 사업 중에서 특히나 엔터테인먼트사업은 신동엽에게 쓰디쓴 기억만을 남기며 마무리 되었다. 디초콜릿(구 팬텀) 주식 확보, 회사 경영권 분쟁, 회계 비리 사건 등은 신동엽의 '익살맞고 귀여웠던' 기존 이미지와 대치되는 상황으로 치달았고 웃음을 주던 그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운 사건으로 남았다. 더군다나 신동엽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소속사를 결정했던 유재석, 김용만등 수많은 스타들의 출연료 미지급 사건 등은 소속사 분쟁건의 피해자로 몰리며 신동엽과도 "오해를 풀어야" 될 정도의 소원한 사이가 되기도 했다. 신동엽의 입장에서는 결국 사람도 잃고 돈도 잃는 뼈아픈 실책이었던 셈이다. 이후 신동엽은 <승승장구>에서 “앞으로 절대 사업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사업의 쓴 맛을 담담히 표현하기도 했다.

그가 실패한 것은 사업만이 아니었다. 2005년부터 서서히 내리막을 걷기 시작하던 그의 인기는 2006년을 기점으로 전격적인 하락세를 기록하며 맡는 프로그램마다 족족 폐지시키는 '흥행부도수표'로 전락했다. [경제비타민][인체탐험대][대결 8대1][퀴즈프린스][오빠밴드][우리 아버지][샴페인][야행성] 등 그가 맡은 프로그램은 약속이나 한 듯 시청자들의 차가운 외면을 받았고 그 중에는 시청률 1%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세운 것도 있었다. 이에 따라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예능트렌드의 변화에 신동엽의 개그스타일이 제대로 부합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따라붙었다. 그 와중에 신동엽은 자신의 뚜렷한 캐릭터와 개그코드마저 잃어버리고야 말았고 ‘과거에 성공한’ 진행자로서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신동엽은 그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는 신동엽이라는 이름값에 목메지 않고 공중파, 케이블 가릴 것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다. 자신이 중심이라는 자존심이라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프로그램에 모습을 내밀었다. 그 중 케이블에서 이경규와 투톱으로 진행한 <러브스위치>는 신동엽의 재치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며 신동엽의 가능성을 재 확인 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예전 명성을 내세우기 보다는 자세를 낮추고 몸을 수그리는 전략을 취했던 것이다. 예전의 그라면 상상할 수 없을 케이블 진출도 그렇지만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않는 자리에도 당당히 고개를 내밀었다. '신동엽'이 주목받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불후의 명곡>역시 신동엽이 아닌 가수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였고 <안녕하세요>에서는 이영자, 컬투와 나란히 앉은 채, 그들과 동일한 위치에서 호흡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공동 MC여도 더 돋보이고 독보적이었던 신동엽은 그곳에 없었다. 진행의 흐름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겨도 적절한 한마디를 던지는 것으로 만족하며 그는 그렇게 다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강심장>은 신동엽의 가장 충격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애초에 강심장이라는 이름 자체가 강호동의 이름을 딴 토크쇼였다. 강호동이 연상되는 자리에 신동엽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자존심 상하고 부담스러운 일일 수 있었다. 그러나 신동엽 그 자리를 선택했다. 제목마저 ‘강심장’을 그대로 가져가며 자존심 보다는 프로그램의 맥락을 먼저 생각했다.

신동엽은 SNL에서도 프로그램 전반에 등장하기 보다는 자신이 맡은 바를 충실히 해내는 ‘일원’으로서 활동 하고 있다. 콩트와 19금 개그, 그리고 깜짝 놀랄 재치를 적재 적소에 활용하며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아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는 리얼 버라이어티 처럼 잘하지 못하는 것을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았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나와 맞지 않는다”며 자신의 약점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 대신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하려고 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설령 신동엽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해도 받아들이고 제대로 해냈다. 결국 그의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신동엽의 재치는 다시금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가 한 것은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신동엽은 뒤로 물러날 줄 알았고 자신이 가진 한계를 인정할 줄 알았다. 이제 신동엽은 다시 독보적인 존재다. 유재석 강호동이 실패 하면 엄청난 일이 되어버리지만 신동엽은 ‘실패 할 수 있는’ 진행자가 됐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자신의 위치를 과감히 낮출 줄 아는 현명함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어떤 진행자 보다 지금 신동엽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예능의 대세를 무시하고도 말이다.

<화신>에서도 신동엽은 뒤로 한 발짝 물러나며 자신을 낮췄다. 그것은 신동엽이 국내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져다주지는 못하겠지만 신동엽이 설사 프로그램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더라도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신동엽은 그렇게 현명하게 다시금 자신의 역사를 써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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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이름을 건 고현정의 [고쇼]는 그간의 고현정의 입담이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 상황에서 방영전부터 엄청난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리고 오늘 방영된 첫 회. 일단 어느정도의 재미를 잡는데는 성공했다. 일단 많은 준비를 한 정성이 보였다. 오프닝의 윤미래의 공연부터 닮은꼴을 찾은 정성까지. 첫회를 위해 많이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게다가 조인성 청전명이라는 거대 게스트를 섭외한 고현정의 능력은 이런 재미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여러 준비를 하고 고현정이라는 메리트에 거대 게스트까지. 일단 합격점을 줘도 좋을 듯한데 가장 중요한 고현정이 빛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직 첫회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죽어있는 고현정을 살리는 것이 첫회의 가장 큰 과제로 남았다.

 

 

 

 일단 고현정 쇼가 갖는 매력은 분명히 있다.

 

 고현정의 이미지와 틀을 깨는데도 어느정도 성공했고 그러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았다. 세명의 게스트를 초대하여 각자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오디션이라는 설정도 어느정도 신선한 재미를 보장했다.

 

 처음부터 고현정의 긴장된 표정을 반전으로 사용하며 "이러면 재미 없겠죠?"라고 외치는 고현정의 모습은 신선했다. 여러모로 고현정이 가진 장점이 십분 활용된 한 회가 아닐 수 없었다. 꽁트를 하면서도 연기자임에도 웃겨서 대사를 제대로 치지 못하며 "연습할 때랑은 다르다"고 외치는 고현정의 모습은 상당한 재미를 불러 일으켰다. 일단 '망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고현정의 진가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현정이 아무리 말발이 좋고 기가 세다고 해도 토크쇼는 처음이다. 보조 MC로 활약하는 윤종신이나 정형돈은 이미 어느정도 예능에 익숙해 있고 특히 윤종신 지금 라디오 스타라는 일종의 토크쇼의 진행자 중 한명으로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물론 재밌는 캐릭터지만 치고 들어오는 정도가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의 습관 그대로여서는 안된다.

 

 그들은 때때로 고현정의 말을 막고 고현정이 나설 기회를 차단하며 고현정이 메인 MC라는 점을 망각하게 만들었다. 어떻게든 치고 들어와야 사는 무한도전과 라디오 스타의 버릇이 그대로 나온 것이다. 실질적으로 진행은 정 가운데에 있는 고현정 보다는 정형돈과 윤종신에 의해서 흘러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파일이라는 설정으로 게스트들의 궁금한 이야기를 조사해  주요 질문을 던질 때 조차 정형돈이 이용되면서 고현정의 역할은 한층 더 줄어들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현정의 특유의 분위기는 살았지만 문제는 고쇼인 만큼 고현정의 역할이 여기서 더 분명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MC였던 고현정이 마치 게스트 처럼 보이는 순간이었다.

 

 또한 게스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MC들 끼리 말을 주고 받는 부분이 중구난방으로 이어져 다소 산만한 느낌을 연출했다. 관객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라디오스타같은 프로그램에서는 그 분위기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지만 고쇼는 그런 느낌의 프로그램에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게스트같은 MC들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손발이 잘 맞을 때에야 비로소 고쇼의 톱니바퀴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

 

 고쇼는 좀 더 역할이 세분화 될 필요가 있다. MC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코너를 세분화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고현정이 특유의 카리스마로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부분을 확실히 만들어 '고현정의 상황극' 같은 코너를 만드는 것이다.

 

 닮은은 꼴이 등장한 부분도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되었다. 물론 이는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조인성 닮은꼴인 초등학생이 조인성 앞에서 그대로 연기를 흉내 낼 때 상당한 웃음을 유발했지만 이는 계속되다보면 뻔한 구성으로 흐를 수 있는 부분이다. 게스트들에게 좀 더 집중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볼 때는 더 나을 수 있다.

 

 

외려 이번 고쇼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고현정과 조인성, 천정명의 꽁트 장면이었다. 고현정의 즉흥 아이디어였던 이 장면이 외혀 이 고쇼를 특징지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고현정의 기지가 발현되어 "이런 상황에서는 어쩌겠어요?"라면서 즉흥 연기에 들어갔던 부분은 게스트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긴장감이 있었다. 또한 이는 고현정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상황에 순식간에 몰입하게 하는 능력은 고현정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다.

 

  갑자기 조인성 천전명의 여자친구가 되어 연기를 펼치는 모습은 게스트들의 오디션이라는 프로그램 상황과도 잘 맞아떨어졌고 게스트들의 행동과 실제 성격까지 알 수 있는 부분이어서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 부분을 특화시켜 아예 오디션 과정의 한 장면으로 만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고현정이 가진 재능도 나타나고 기존 토크쇼와 확실히 차별되는 부분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고현정의 인맥으로 섭외된 조인성과 천정명이라는 거대 게스트들이 앞으로도 계속 이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하며 나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한 톱스타들에 너무 치중하면 결국은 토크쇼의 내용이 빈약해질 수밖에 없기도 하다. 차라리 톱스타가 아닌, 일반인이나 흥미로운 유명인의 섭외도 한 번 고려해 볼만한 부분이다.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고쇼가 게스트에 구애받지 않고도 일정한 재미를 유지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고쇼는 안심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첫회 치고는  좋았지만 그만큼 첫회는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어떻게 고현정의 입담을 살리느냐, 이 근본적인 과제를 놓고 고민하고 또 프로그램을 보수 한다면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이 있겠으나 그만큼 또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일단 첫회에서는 어느정도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현정쇼가 가진 한방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앞으로 어떻게 뻗어 나갈 수 있을지, 흥미로운 결과를 예측해 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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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위대한 탄생] 생방송 첫 회가 방송됐다.


하지만 첫 회라 그랬을까. 아쉬운 점이 눈에 띄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천사표 모드'로 바뀐 멘토들의 태도였다.


이건 정말 치명적 실수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무대를 마치고 '평가'를 받는데에 있다. [슈퍼스타K]는 이런 '평가의 묘미'를 가장 잘 살린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무대 자체에도 상당히 긴장감이 넘치는데다가, 무대가 끝난 뒤에도 심사위원들의 냉철하고 차가운 평가가 이어지며 그 긴장감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가 케이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20%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데에는 무대와 그에 대한 평가가 유기적이면서 상당히 스피디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윤종신은 심사위원 중 가장 정확하고 똑 부러지는 평가로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가장 폭발적으로 살려낸 인물이다.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핵심을 집어내는 탁월한 심사로 각각의 가수와 무대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결점을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수완을 선보였다. 본인 스스로가 훌륭한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인 윤종신은 시청자나 아마추어가 미처 캐치하지 못한 부분까지 세심히 평가해냈고, 그의 평가는 도전자들이 한주 한주 자신의 무대를 준비하는데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됐다.


무대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 도전자에게는 시청자가 무안해질 정도로 혹독한 평가를 내리기도 하고, 깜짝 놀랄 정도로 노래를 잘한 도전자에게는 아낌없는 칭찬과 함께 다음에 보완해야 할 부분까지 챙겨주는 그는 심사위원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의 평가는 도전자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눈높이에서 가수를 보는 냉철함까지 갖춰 프로그램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슈퍼스타 K]의 성공 뒤엔 허각, 존박 같은 드라마틱한 도전자들의 활약 뿐 아니라 윤종신과 같은 특출난 심사위원이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위대한 탄생]에는 윤종신과 같은 심사위원이 없었다. 평가는 사라지고 감상만 남았다. 수박 겉핥기식 칭찬과 조언 역시 난무했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심사평은 온데간데 없고, 천사표 얼굴을 한 채 비슷비슷한 점수 퍼주기로 일관했다. 이건 시청자들의 기대를 완전히 배반하는 결과다. 아니, 더 나아가 [위대한 탄생]이 가지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근간을 완전히 뒤흔든 패착이다.


그동안 독설가로 이름을 날렸던 방시혁은 더할 나위 없이 착한 '옆집 아저씨'가 됐고, 나름 정확하고 깨끗한 평가를 했던 이은미는 푸근한 '앞집 누나'가 됐다. 누구보다 본선 무대의 분위기를 긴장감 있게 조성해야 하는 심사위원들이 만면에 미소를 띄고 별반 특별할 것도, 색다를 것도 없는 심사평만을 대본 읽듯이 읊어대는 걸 보노라니 맥이 탁 풀리는 기분이었다.


음질도 엉망인데다가, 도전자들의 무대 운용도 수준 이하인 상태에서 심사위원들까지 제 역할을 못하니 자연히 프로그램 자체의 몰입도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윤종신이 얼마나 심사위원 역할을 잘했는지, 그 같은 존재가 얼마나 이 프로그램에 필요한지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멘토들이 평가를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데에는 [위대한 탄생]의 갖고 있는 형식상의 문제도 단단히 한 몫했다. [위대한 탄생]의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멘토-멘티제로 운영되는 체제인데 이것이 본선까지 이어지다보니 멘토들끼리 서로 눈치를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도전자에 대해 보다 냉철한 평가를 하고 싶어도 해당 멘토의 체면을 생각해 평가를 순화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알맹이는 빠지고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심사만 주구장창 이어진 것이다.


이럴거였으면 애초에 멘토와 심사위원을 따로 갈라 놨어야 했다. 처음부터 멘토는 멘티들의 무대를 구상하고 완성하는 역할만을 전담하고, 심사위원은 다른 뮤지션이나 음악 전문가들에게 맡겼더라면 이런 사단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이런 식이었다면 도전자들은 보다 차분하게 자신의 무대에 대한 피드백을 정확히 받을 수 있었을테고, 시청자들도 보다 냉철하게 그들의 무대를 살펴볼 수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이번처럼 핵심도, 요점도 없이 껍데기만 있는 평가에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위대한 탄생]은 첫 생방송을 진행하며 수많은 약점을 노출했다. 수준 이하의 무대, 난감한 코디와 컨셉, 긴장감 없는 연출, 떨어지는 음질까지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예선에서 제 역할을 했던 '멘토-멘티제'가 프로그램의 발목을 잡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다음 주에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꾸려나갈지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심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 [위대한 탄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윤종신'이다. 윤종신과 같은 정확하고도 냉철한 심사위원이 있어야 [위대한 탄생]이 살 수 있고, 진정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다. [위대한 탄생]이 기대하는 '위대한 가수'가 나오기 위해서는 '위대한 심사위원'이 있어야함을 [위대한 탄생]이 반드시 깨닫길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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