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터널>은 시작부터 tvN의 히트작 <시그널>의 그림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형사들의 수사물이라는 점,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며 사건이 해결된다는 판타지적인 설정. <시그널>에서는 과거로부터 무전이 오는 무전기가 존재했다면, <터널>에는 아예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 수 있는 ‘터널’이 존재한다. 단순히 전파를 주고받았던 <시그널>과는 달리, 아예 물리적인 시공간을 초월하는 <터널>은 분명 똑같은 설정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터널>은 제작 발표회에서부터 <시그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배우들과 PD는 <시그널>을 보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시그널>과는 다른 작품임을 분명히 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시그널>이 화두가 된 것 자체가 <시그널>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재확인이었다. 설정은 변화했지만 ‘진화’했다고 볼 수는 없었고,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울 수 없었다.

 

 

 


로맨스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이 새로운 것을 찾게 되자 특별한 소재로 호평을 얻을 수 있는 수사물은 제작 붐이 일었다. 타임 슬립 역시 다수의 드라마에 사용된 설정으로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소재가 아니었다. 설정을 어떻게 바꾸든, 이전에 반복된 형태를 피해가기는 힘들었다. 특히나 <터널>은 타임슬립과 수사물이라는 장르가 합쳐져 얼마 전 히트했던 <시그널>을 떠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반복되어 온 소재, <터널>이 <시그널>을 극복하는 법

 

 

 


<터널>은 수사물의 흐름을 굳이 거스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쇄살인’이라는 사건을 30년의 세월에 녹이면서 이야기를 긴밀하게 구성하여 긴장감을 증폭시킴으로서 이야기 구조를 촘촘하게 만드는데 주력한다. 과거와 현재의 흐름 속에서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과 살인범의 정체에 대한 반전등은 꽤 유려한 흐름으로 짜여있고, <시그널>의 그림자를 벗어던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터널>이 <터널>의 이야기 만으로 가치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유기적인 구성과 흐름이다. 기존의 수사물과 완전히 흐름을 달리 하는 구성은 아니지만, <터널>이 가진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은 강력하다.

 

 

 


여기에 <터널>만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시선이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리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사건 발생으로 인해 피해자의 입장에 서게 되고, 그로인해 피해자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여타 수사물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터널>의 주인공들은 사건과 아주 긴밀한 접점에 놓여 있다. 이를테면 김선재(윤현민 분)는 연쇄 살인사건 피해자의 가족이고 신재이(이유영 분)는 연쇄 살인마의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는 존재가 되는 식이다.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아픔들은 주인공들을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사건이 일어난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건이 잊혀질 때 조차, 피해자의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고, 힘겨운 싸움을 계속 해 나가야 한다는 것. 그들의 아픔을 가벼이 여길 수 없다는 메시지가 이 드라마를 관통하고 있다.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로 단순히 나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또 다른 분노와 아픔을 만들어 낸다는 메시지 만으로도 <터널>의 장점은 유효하다. 

 

 

 


 


초반부의 완성도에 비해 힘이 달리는 후반부는 다소 아쉽다.

 

 


그러나 <터널>의 후반부는 초반부의 긴장감에 비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터널>의 이야기는 대부분 과거가 아닌 미래에서 진행이 된다. 과거로부터 30년을 타임슬립한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은 이 드라마의 핵심요소지만,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존재로서 활용되었었을 뿐,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의 본질에 다가서는 역할을 수행하지는 못한다.

 

 

 


작가는 30년의 터울이 있지만, 미래와 과거의 시간이 같이 흐르는 것으로 설정을 해놓는다. 이를테면 30년 후에서 5개월이 흐르면, 30년 전에서도 5개월이 흘러있는 것이다. 이 설정은 두 세계를 긴밀하게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과거에서 무언가를 바꾸면 미래에서도 바뀌게 된다는 설정은 그동안 타임슬립 물에서 수차례 이용되어왔던 설정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가장 주요한 설정 중 하나인 이런 설정이 마지막회에서도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끝을 맺어버린다. 과거에서 연쇄살인범 목진우(김민상 분)을 검거하면 수많은 살인을 막을 수 있음에도 그런 뉘앙스조차 풍기지 않고 드라마는 마무리 된다.

 

 

 


또한 신비로운 터널에 대한 이야기 역시 너무나 빈약했다. 어떻게 해야 과거로 돌아오고 어떻게 해야 현재로 타임슬립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조건조차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사건이 해결되자 당연히 과거로 돌아가는 박광호의 뒷모습은 그동안 과거로 돌아가고자 해도 돌아갈 수 없었던 터널의 비밀을 다 풀어 낸 모습이었지만, 그런 이야기는 드라마 안에서 제대로 설명된 적이 없었다. 또한 박광호가 과거로 돌아가면서 2017년의 사람들이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의 마무리도 없었다. 해피엔딩이라고 넘어가기엔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남았다.

 

 

 


또다시 성공한 웰메이드 수사물, 시청자들은 <터널>을 인정했다.

 

 

 


 

그러나 연쇄 살인 사건이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우정과 가족,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견지한 <터널>은 타임슬립과 수사물이라는 클리셰를 사용하고도 <터널>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비슷한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웰메이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터널>이 보여준 것이다. 5%가 넘는 높은 시청률은 이 드라마의 재미를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터널>만의 <터널>다운 이야기를 풀어낸 드라마. 또 수사물에, 또 타임슬립이라는 핸디캡을 딛고도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모이게 했다는 점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작품임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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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 드라마 <닥터스>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14%가 넘는 성적으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중이다. 함께 방송을 시작한 <뷰티풀 마인드>가 채 5%를 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는것과는 대조적인 . <닥터스>는 확실히 승기를 굳혔다. 앞으로 큰 이변이 없고 스토리의 중심이 잘 지켜지는 한, <닥터스>의 성공은 예정되어 있다.

 

 

 

 

<닥터스>는 의학드라마라는 표면적인 포장 아래 로맨스를 주 메뉴로 삼았다. 여주인공 유혜정 역할을 맡은 박신혜는 일진 출신이지만, 뛰어난 지능을 바탕으로 의사가 되는 역할이다. 일단 캐릭터 자체가 할 말을 다 하는데다가 거침이 없는 행동으로 가장 먼저 시선이 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박신혜는 그동안 청순하거나 착한 캐릭터만을 주로 연기해 온 배우였다. 이번 드라마 역시, 사실은 따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런 맥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반항아의 색을 덧입힌 것만으로도 신선함을 어느 정도는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닥터스>는 클리셰를 거부한 드라마는 아니다. <태양의 후예>가 그러했듯, 의사라는 설정은 캐릭터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치로만 쓰인다. 그토록 식상하다고 비판받아왔던 병원에서 연애하는드라마의 또 다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캐릭터와 스토라인 속에서 <닥터스>는 그 클리셰를 살짝 비튼다. 여주인공은 의사가 되지만 처음부터 총명하고 바르게 산 인물은 아니고, 남자 주인공 역시, 의사라는 타이틀을 두고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인물이다. 처음부터 의사에 집중하지 않고 그들이 어떤 사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집중하면서 드라마는 단순히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보다는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전반적인 사건 속에서 여주인공 박신혜의 역할은 크다. 초반부터 모든 갈등관계에 연관이 되어 있는데다가 홍지홍(김래원 분)과의 러브라인의 초석을 다진다. 박신혜는 예쁘고 당찬 여자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남자 주인공과의 케미스트리를 한껏 끌어올린다. 결국 드라마의 집중력은 박신혜로부터 생긴다. 예쁜 여주인공과 멋진 남자 주인공과의 로맨스는, 그 옛날 신데렐라 시절부터 통하던 클리셰다. 그 클리셰를 잘 포장하여 내보낸 <닥터스>, 재미도 재미지만 중간부터 시청해도 부담감이 없다. 시청률이 오를 요소는 충분하다.

 

 

 

 

경쟁작 <뷰티풀 마인드>는 같은 의학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닥터스>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뷰티풀 마인드>는 로맨스보다는 추리극에 가깝다. 병원을 둘러싼 살인사건과 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흥미를 자아내는 것이다. 완성도로 따지자면 <뷰티풀 마인드><닥터스>에 비해 더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야기의 행방을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고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 역시 흥미롭다.

 

 

 

 

그러나 여주인공 계진성(박소담 분)의 캐릭터는 다소 의아하다. 일단 순경이라는 설정이 가장 큰 오류다. 차라리 경위 정도의 설정이었다면 살인사건에 깊게 연관되는 것이 설득력이 있겠지만, 순경신분으로 이리저리 살인사건을 쑤시고 다니는 것은 다소 어색한 설정이다. 순경은 기업으로 치자면 말 그대로 말단 사원에 불과하다. 그런 말단사원이 큰 사건에 지나치게 간섭하게 되려면 그만큼의 설득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뷰티풀 마인드>는 그 설득력을 생략하고 단순히 여주인공의 호기심이라는 명목으로 시청자를 설득하려 한다. 여주인공의 캐릭터에 집중하기 힘들다.

 

 

 

박소담의 연기력 역시 브라운관에서 크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아왔지만, 호흡이 상대적으로 더 긴 드라마의 이미지 메이킹에서 아직까지 성공이라 부르기 어렵다. 자연스럽기 보다는 호흡을 끊는 것처럼 느껴지는 발성은 과하다. 그러나 이는 온전히 박소담 탓이라기 보다는 명랑하고 쾌활한 순경 캐릭터가 설득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여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는 중요하다. 이미 수차례의 성공을 하고 브라운관에 적응한 박신혜와 처음 브라운관에서 주연을 맡은 박소담을 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것도 공정치 않지만, 드라마는 공정함의 싸움이 아니다. 어떤 것이 더 시청자의 관심을 끄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화두다. 시청자들이 <닥터스>에 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주인공의 캐릭터 싸움에서 <닥터스>는 시청률을 담보하는 캐릭터를 내세웠고, <뷰티물 마인드>는 오류를 저질렀다. 물론 여주인공만이 시청률이 갈린 이유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들의 차이가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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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hemistyworld.tistory.com BlogIcon 강시현 2016.07.03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닥터스 안 봤는데 리뷰글을 보게 되니까 한번 보고 싶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배드엔딩이나 열린결말도 해피엔딩일 수 있다. 그 결말이 그 작품에 꼭 필요한 형태로 그려졌다면 대중은 언제든지 박수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관객이 만족하고 기분 좋게 받아들인 엔딩이 해피엔딩이라고 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관객이 만족할만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대중예술에서 중요한 문제다. 한끝 차이로 명작과 망작이 나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즈인더트랩(이하<치인트>)>가 이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목에서 삐걱대고 있다. 시청자는 물론, 원작자 심지어 주연배우까지 이 작품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초반 호응을 얻던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이제 <치인트>는 단 2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아무리 이 2회가 공들여 만들어졌다 해도 지금까지 받아온 실망감이 채워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심지어 <치인트>의 원작자인 순끼는 웹툰의 결말을 공유하며 결말을 다르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드라마 제작팀이 그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뉘앙스로 글을 남겼다. 결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드라마가 웹툰의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 지경에 와 있는 것이다.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드라마 <치인트>는 웹툰의 엑기스를 뽑아 만든 초반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서브를 맡은 백인호(서강준 분)의 분량이 이유없이 지나치게 늘어나며 주연인 유정(박해진 분)의 분량은 현격히 줄어들었다. 아예 까메오 수준으로 줄어든 분량에 유정의 캐릭터는 제대로 설명될 수 없었고 무대는 백인호와 홍설(김고은 분)의 관계로 중심이 옮겨갔다.

 

 


 

유정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고 그의 상황에 동조하게 만들어진 웹툰과 달리, 드라마는 백인호 주인공 만들기에 치중했다. 결국 결말로 다가갈수록 연출의 심각한 결함은 극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드라마 내용에 공감이 가지 않고 원작을 훼손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결국 이는 주연배우 박해진과 이윤정 PD의 불화설로까지 번지며 실망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남은 2회다. 그러나 과연 결말이 좋으면 다 좋은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껏 진행시켜온 억지 로맨스와 이해 할 수 없는 분량의 배치, 그리고 캐릭터 설정의 오류를 뒤집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이 상황에서 ‘해피엔딩’이 되더라도 그게 과연 진정한 의미의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이것은 제작진의 심각한 실책이고 능력부족이다.

 

 

 


과정이 아름답지 못하면 결말도 아름다울 수 없다. <응답하라 1988(이하<응팔>)>역시 마지막으로 갈수록 지지부진한 남편찾기와 다소 뜬금없는 전개로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다. 그나마 <응팔>은 가족애라는 따듯함이 있었기에 다른 드라마들 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중간에서 길을 잃어버린 드라마는 <치인트>나 <응팔>이 전부가 아니다.

 

 


 

얼마 전 종영한 kbs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는 갑자기 타이틀롤인 임산옥(고두심 분)이 암이 걸리는 강수를 택했지만, 그동안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던 자녀들의 캐릭터를 수습하는데는 실패했다. 따듯하고 청량한 가족드라마가 아니라 중간 중간 막장으로 치닫는 내용 덕택에 주인공의 죽음은 감동적이기 보다는 억지스러웠다. 자녀들이 뉘우치고 회개하는 모습마저 별 감흥이 없었다면 그 드라마가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이 드라마는 호평을 받았던 <가족끼리 왜이래>를 교묘히 따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시달려야 했다. 이 모든 것이 그 이야기를 그리는 과정에 설득력이 업었기 때문이다.

 

 

 


설득력이 없기로는 <내 딸, 금사월(이하 <금사월>)>을 따라갈 드라마는 없다. 시청자들은 이미 <금사월>을 어느정도 막장이라는 전제하에 시청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제가 무색할 정도로 이야기는 중구난방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금사월(백진희 분)과 강찬빈(윤현빈 분)의 캐릭터 붕괴다. 그들은 중심 로맨스를 책임지고 있지만 오히려 악역보다 더 비호감으로 전락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었다. 신득예(전인화 분)의 복수에 동정하지 않는 금사월은 도무지 착한 것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답답하여 차라리 악녀처럼 묘사가 되고 강찬빈역시 아버지 강만후(손창민 분)의 모든 악행을 알고도 덮는 다소 파렴치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작가는 금사월이 한 모든 행동이 사실은 연기였으며 신득예를 돕기 위한 계획이었던 것처럼 스토리를 전환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신득예를 향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모질고 독한 말을 쏟아낸 것은 물론, 강찬빈과 신접살림까지 차리고 첫날밤을 보내는 장면까지 방영된 마당에 갑작스런 이런 변화는 어이없을 정도로 개연성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금사월>역시 진정한 의미에서의 ‘해피엔딩’을 맞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마지막에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웃으며 끝난다 해서 해피엔딩이 될 수는 없다. 그 해피엔딩으로 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고 공감이 갈 때만이 시청자들의 환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각종 잡음과 논란은 제쳐두고라도 작품 자체의 퀄리티가 저하될 수준의 내용전개를 보인 후, 갑작스런 해피엔딩을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시청자들은 전혀 반갑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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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은 현실적인 연애의 상황을 그려내며 세세한 연애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 내는 드라마다. 그런 현실성은 <연애의 발견>을 여타 드라마와 차별화 되게 만들면서도 웰메이드 드라마로 거듭나게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애의 발견>의 메인 러브라인이 흔들리고 있다. 한여름(정유미 분)과 남하진(성준 분)의 사이에 안아림(윤진이 분)이 끼어들면서 옛 남자친구인 강태하(에릭 분)에 대한 지지도는 올라갔지만 이 커플의 운명에 대한 궁금증이나 호응도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아무리 현실적인 드라마라고는 하나 판타지를 제공해야 하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자 주인공과 서브 남자 주인공의 인기도 역시 인기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남하진에 대한 호감도 하락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남하진의 호감도가 하락한 것은 극중에서 그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남하진은 어렸을 적 보육원에서 남매처럼 자란 안아림을 계속 챙겨주며 오해의 불씨를 당기는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에 긴장감은 살지만 처음에는 외모와 능력을 갖추고도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으로 묘사되었던 그에 대한 캐릭터는 붕괴되었다.

 

 

 

 

그 이유는 안아림은 이미 그에 대한 마음을 이성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따듯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그가 하는 행동은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좋아하는 마음까지 숨기고 있는 그가 한여름과 마주치면 자신들의 사이를 오해하는 것대 대해 기분 나쁜 티를 숨기지 않는다. 오해의 여지를 만들면서 오해를 하는 사람에게 비난을 쏟는 행동은 떳떳하지 못한 그의 감정과 더불어 답답함을 불러일으킨다. 

 

 

 

 

어쨌든 한여름의 입장에서는 불청객일 수밖에 없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안아림의 존재인데, 그의 남자친구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오해의 소지를 분명히 만들어 내며 감정까지 키운 상태에서 단순한 오해라고 기분나빠하는 안아림의 행동은 적반하장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남하진의 행동은 더 하다. 한여름에게 적절한 설명이나 안심시켜줄만한 행동 없이, 오해하는 한여름에게 오히려 화를 내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안아림에게 계속 연락을 하고 자전거나 밥까지 사주고 심지어 한 공간에서 잠까지 든다. 아무리 선한 의도에서 나온 행동이라도 상대방이 오해할만한 다정함은  한마디로 ‘여지’를 주는 것이다. 행동에도 선이 있는 법인데 이 캐릭터는 도저히 선을 지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무리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애틋한 사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친 남매도 아니고 엄연한 성인 남녀끼리의 무분별한 감정 처리는 결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안아림을 만날 때 향수까지 뿌리고 옷까지 신경쓰며 강태하와 시간을 보내는 한여름에게 질투를 쏟아낸다. 어떤 이유에서건 여자를 불안하게 하는 남자는 매력적일 수가 없다. 앞뒤가 맞지 않는 남자의 행동에 시청자들은 이 캐릭터에 대한 악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극중 과거 남자친구와 일로 엮였다 하나 선을 제대로 긋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한 옛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숨기고 계속 관계를 이어가는 한여름의 행동에도 사실 호불호가 갈린다. 한마디로 지금 주인공 네 사람은 꼬일대로 꼬인 상황이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이들의 관계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더욱 감정이입을 한다. 그러나 이 커플에 감정이입을 하면 할수록 이 네 사람의 관계에 지지를 보내는 일은 쉽지가 않다. 결국 시청자들은 이 커플에 대한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처럼 드라마를 적시고 있는 러브라인이 바로 윤솔(김슬기 분)-도준호(윤현민 분)-윤정목(이승준 분)의 삼각관계다. 주인공의 러브라인이 기존의 러브라인 구도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면 이 러브라인이야 말로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제대로 따르고 있다. 연애에서 차이기만 하는 여자와 그 곁을 지켜준 소꿉친구 같은 남자, 그리고 그 여자를 좋아하게 된 또 다른 남자의 관계가 코믹하게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은 이 러브라인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 러브라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다는 것이 시청자들이 이 러브라인에 지지를 보내는 이유다. 윤솔의 독특한 캐릭터와 도준호의 능글맞음, 그리고 수줍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윤정목의 캐릭터가 조화를 잘 이루어 사랑이 시작되고 진행되는 과정에 대한 설렘을 제대로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성 사이에 낀 남성의 캐릭터가 서로 같은 무게로 매력적으로 다가 올 때 시청자들은 흥미를 느낀다. 반면에 이제는 여주인공의 남자친구인 남하진에 감정을 이입하는 시청자들은 이제 거의 없다.  지금 상황이라면 여름과 태하를 이어주기 위한 도구가 되어 버리는 것은 시간 문제다.

 

 

 

 

<연애의 발견>은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 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주인공 커플이 답답한 행보를 계속 할수록, 시청자들의 분노지수 역시 높아만 가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런 시청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고 다시금 <연애의 발견>의 주이공 커플이 맞이할 결말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 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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