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과 강호동의 조합을 보는 것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강호동이 SBS <런닝맨> 출연을 고사했기 때문이다. 이 일이 있기 전에는 7년이나 <런닝맨>을 함께 해 온 송지효와 김종국의 하차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들의 하차 통보가 상호간의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닌 일방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방송사측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을 잠재우기는 힘들었다. 김종국과 송지효는 <런닝맨>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원년 멤버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컸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강호동은 끝내 출연을 고사했다. 논란에 대한 매우 적절하고 현명한 대처였다. 사과할 필요가 없는 상황속에서도 강호동은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그가 예능인으로서 지켜온 태도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런닝맨> 제작진에 대한 비난은 멈추지 않고 증폭되었다. 결국 제작진은 논란에 대한 수습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런닝맨> 멤버들을 모아 긴급 회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런닝맨>은 2월 종영을 확정짓고 송지효 김종국을 포함한 멤버들도 끝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런닝맨>이 종영하면서 모든 멤버들이 하차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제작진의 섣부른 태도는 신뢰를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여기에 드는 의문은 또 있다. SBS는 왜 <런닝맨>의 종영을 확정했을까하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시청률은 낮았지만 중국을 비롯한 해외의 인기로 <런닝맨>의 위상은 높았다. 바로 작년까지만 해도 <런닝맨> 출연진들은 중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팬미팅을 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전용기까지 동원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런닝맨>은 왜 갑작스러운 폐지를 결정하게 된 것일까.

 

 

 

 



이는 더 이상 <런닝맨>이 중국의 인기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현재까지도 <런닝맨>은 해외 인기를 바탕으로 완판에 가까운 광고를 기록하고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의 로열티를 받는 등,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2016년 <런닝맨>멤버들은 중국 팬미팅을 계획했으나 중국의 한류를 제한하는 '한한령' 정책 때문에 무산되었다. 뿐만 아니라 <달려라 형제>의 새 시즌도 편성이 불발되었다. <달려라 형제>를 방영하는 방송사인 저장위성tv는 부동의 1위를 놓치지 않던 후난위성tv에게 1위를 탈환할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한령은 <달려라 형제> 시즌5 편성을 포기한 것이다.

 

 

 

 



중국의 인기로 연명했지만 한국에서 <런닝맨>의 위상은 그다지 높지 못하다. 시청률은 동시간대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저조하고 화제성 역시 크지 않다. 강호동 영입 소식은 다소 논란이 되었지만 깜짝 화제성 1위를 기록할 만큼의 파급력을 낳았다. <런닝맨>이 보여줄 수 있는 화제성은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다른 요소들로 채워야 하는 실정이다.

 

 

 

 



중국에서의 인기 역시 언제까지 장담할 수 없다.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가 득세하면서 한국판 <런닝맨>의 파급효과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중국인들이 <달려라 형제>대신 <런닝맨>을 고집해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로열티는 분명 플러스지만 <런닝맨> 자체에 쏟아지는 파급력은 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예능 포맷은 절실할 수밖에 없다. <런닝맨>의 해외 파급력은 유지하면서 국내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만들고자 한 것이 제작진 측의 생각이었을 것이고, 이에 <런닝맨>이름을 유지하며 강호동을 영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의 욕심이 너무 과했다. 물론 유재석과 강호동의 조합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화제성은 담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런닝맨>의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유-강 라인의 조합을 성사시키려 했다는 것이었다. 이미 <런닝맨>의 이미지는 기존 출연진들에 의해 결정되어 있었다. 기존 출연진들이 전성기와 한류열풍을 모두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런닝맨>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강호동을 영입하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이미지에 무임승차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군다나 기존 멤버들과의 합의 없이 기존 멤버들을 하차 시킨 부분은 <런닝맨>의 흥망성쇠를 함께 해 온 그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키지 않은 모양새로 비춰졌다. 제작진의 무리한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차라리 <런닝맨>을 종영하고 새 판을 짜면서 강호동 영입 소식이 알려졌다면 훨씬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런닝맨>은 결국 관심의 중심에 섰지만, 그들이 원하는 관심은 결국 이끌어내지 못했다. <런닝맨>은 아름다운 마무리도 예능의 실질적인 화제성이나 시청률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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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arotvon.com BlogIcon #1 2020.02.20 1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좋은 하루


 

 

TvN에서 10주년 특별기획으로 시작한 드라마 <디어마이 프렌즈>(이하 <디마프>)의 중심은 상대적으로 젊은 박완(고현정 분)의 로맨스가 아니다. 그의 첫사랑인 조인성등은 특별출연 정도이고 삼각관계 비슷한 기운을 형성하는 한동진(신성우 분)은 유부남이다. 로맨스에 집중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심은 오히려 젊은 층이 아닌 노인들에게 있다. 그것도 세련되고 앞서나가는 사고방식을 가진 노인들이 아니다. <디마프>에 등장하는 노인들은 오히려 스스로 꼰대임을 자처한다. 젊은이들에게 세월을 무기로 꼬장꼬장하게 굴거나 스스로도 모순 투성이인 논리로 억지를 부린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굉장히 현명하게 나이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만큼 넉넉한 품을 갖지도 않았다. 그냥 그들은 나이가 먹었을 뿐, 젊은 이들과 별다를 바 없는 불완전한 인간이다.

 

 

 

그런 노인들을 목도하는 것이 재미있을까 싶지만 <디마프>의 노인들에게는 왠지 모르게 정이 간다. 시작부터 김혜자, 나문희, 고두심, 윤여정, 김영옥, 박원숙, 신구, 주현등 내로라 하는 시니어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시니어 어벤져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파격적인 캐스팅을 선보인 <디마프>는, 그들에게 하나 하나의 스토리를 제공하며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들고 있다. 70대를 넘긴 노인들이 각각의 스토리를 가진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드라마의 메인으로 활약한다는 것은 한국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설정이다. 그러나 <디마프>는 그 파격을 시도했다.

 

 

 

노희경은 ‘디어마이프렌즈 미리보기’에서 제작 비화를 밝히며“이들(노인들)은 돈이 되지 않으니까, 이들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니까. 근데 이제 문득, 진짜 그런가, 진짜 안보나?”라며 의문을 던졌다.  이어 “한 번 해보자. 저질러 보자가 첫 번째였고, 그걸 받아준 방송사가 있었고, 고마운 마음이 있고요”라며 자신이 쓴 이야기를 방송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한류스타도, 아이돌도 없는 <디마프>의 이야기를 무려 10주년 특집으로 방영할 용기가 있는 방송사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국민 엄마로 알려진 김혜자는 누구보다 작품을 고르는데 까다로운 배우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누구 엄마인 역할’에 머무른 역할이 아닌, 인물의 개성이 살아있고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한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윤여정“환갑 넘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결심했다”며 “50년 연기했지만 내 연기가 식상하고 뻔할까봐 두렵다”고 인터뷰에서 밝힐 정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표현한 배우다. 그런 연기에 대한 자존심을 가진 배우들이 단순히 ‘누구 엄마’라는 역할을 뛰어넘은 노인들이 가득한 <디마프>에 출연을 결정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누구의 할머니나 엄마가 아니라 그들은 그 작품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자신들도 욕망과 꿈이 있다고 소리치고, 친구들이나 자식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며, 뺑소니 교통사고를 내기까지 한다. 나이가 들었지만 처음 겪는 일에 당황하고 힘들어 하고 설레기도 하는 ‘보통 사람들’이다. 노희경 작가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자 노력하면서도 따듯한 시선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노희경은 “어른들도 귀엽고 예쁘고 애틋할 것”이라며 <디마프>가 부모님과 소주 한잔 하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그의 바람처럼 어른들도 단순히 저물어가는 노인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서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디마프>는 상기시킨다.

 

 

이런 드라마가 공중파에서 방영되기란 힘든 일이다. 일단 시청률을 보장할 수 없고, 해외 판매도 담보할 수 없다. 그러나 tvN이라는 채널은 무려 10주년 특집 기획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이 드라마를 방영했다. 첫 회에 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낸 <디마프>의 시청률은 오히려 회가 진행될수록 떨어졌다. 노희경 작가는 작품성에 비해 시청률만큼은 잘 나오지 않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마프> 방영을 결정한 것은, 색다른 시도를 두려워 하지 않는 방송사의 모험이다. 단순히 성과주의에 목을 매는 것이 아닌,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면 보여줄 가치가 있다는 결정에는 박수를 보낼 만 하다. <응답하라>시리즈, <미생> <시그널> 등 공중파에서 방영되기 어려운 소재들을 연이어 채택하며 신新 드라마 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tvN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tvN이 이런 방향성을 놓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 채널로 끝까지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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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는 이런 말을 했다. “예능의 끝은 다큐다.” 예능이 취해야 할 노선이 결국은 ‘진정성’이라는 얘기다. 그의 말처럼 현대 예능의 트렌드는  ‘리얼’이 대세다. 거짓된 웃음이나 만들어진 상황이 아닌 조금이라도 리얼한 상황이 펼쳐져야 시선을 고정한다. 리얼버라이어티 뿐 아니라 경연예능 역시 그런 맥락이다. 그 자리에서 출연자들이 펼치는 무대에 대한 반응이나 분위기가 경연예능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리얼’의 트렌드가 다시 변화하고 있다. 공중파보다 한 발 앞선 케이블 채널에서 이제는 아예 웃음기는 물론 긴장감마저 뺀 예능을 들고 나온 것이다. 바로 tvN의 <배우학교>와 <위키드>다.

 

 

 

 

 

 

 

 

<배우학교>의 출연진인 장수원이나 남태현, 유병재등의 면면을 살펴보면 <배우학교>가 일명 그들의 발연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장수원은 이미 ‘로봇연기’라고 명명된 그의 딱딱한 연기로 유명세를 얻었고 남태현은 그의 첫 드라마 출연작인 <심야식당>에서 부족한 연기력으로 희화화 되었던 전력이 있다. 유병재는 말할 것도 없이 연기보다는 개그 캐릭터다.

 

 

 


그러나 박신양의 등장으로 그 예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박신양은 그 자리에 그들의 연기를 웃음거리로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배우학교>에서는 박신양의 연기와 그들의 연기가 비교되는 포인트가 아닌, 출연진들이 연기에 대한 자세를 점검하고 얼마나 진지하게 연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연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가 잘 풀리지 않아 벽에 가로막힐 때, 좌절하거나 눈물을 보이기까지 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심을 끌어내도록 하는 박신양의 교육법은 전혀 우스운 성질이 없다. 박신양은 그들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자신의 역량을 펼쳐낼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위로할 줄 아는 모습으로 이상적인 멘토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 모든 것들의 조합은 예능보다는 실제 상황에 가깝게 느껴진다. 연출된 장면이나 상황, 혹은 캐릭터가 있다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다큐에 가깝다. 그러나 그 진지함이 통했다. 그들이 교육받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대입한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하는 의문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출연진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연기를 배워가면서 출연진들의 마음의 문 역시 함께 열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우습지 않은 예능, 경쟁이 없는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장면 장면들이 의미있게 다가오며 호평을 이끌어 낸 것이다.

 

 

 

 

 

 

 

 

<위키드>역시 그런 예능이 될 조짐이 보인다. ‘We sing like a kid'의 줄임말인 <위키드>에 출연하는 출연진은 가수도 있지만 박보영, 유연석 등 배우들이 중심을 잡는다. 어린이들이 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노래에 대한 그들의 반응이 주요 포인트긴 하지만, 그 본질은 ‘경쟁’이나 ‘평가’에 있지 않다. 순수한 어린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그들의 동심에 동화되는 것이 목적이었다. 2016년 판 마법의 성을 만든다는 최종 목표가 있지만 그 목표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정화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 바로 <위키드>가 지향하는 바다.   

 

 

 

 


 

첫 방송은 1%대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그들의 진정성이 배가 되면 될수록, <위키드>에 쏟아지는 관심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경쟁을 시키고 1등을 뽑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노래를 향한 순수한 아이들의 열정에 주목한 <위키드>는 분명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할만 하다.

 

 

 

 

예능의 트렌드는 언제나 변화하기 마련이다. 리얼이나 경연 예능을 넘어서 분명한 목적이 있지만 그 목적에 얽매이지 않고 그 과정에 주목한 ‘리얼’ 예능이 과연 얼마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케이블의 색다른 시도가 예능의 트렌드마저 바꿀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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