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쓸쓸하고 찬란하 神-도깨비>(이하<도깨비>)는 첫 회부터 화려한 연출과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첫회부터 큰 관심을 얻은 <도깨비>는 16회가 방영되는 내내 엄청난 파급력을 일으켰다. 각종 패러디와 팬아트등이 쏟아졌고 유행어도 당연히 만들어졌다. <도깨비>는 대본과 연출, 배우들의 연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흥행작으로서 우뚝 섰고 단순한 흥행작 이상으로 소비되고 다시금 회자되는 작품이 된 것이다.  <도깨비>는 한국형 판타지로 한국식 영웅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한국 드라마의 한단계의 진화를 보여주었다고 할 만하다. <도깨비>로 발견한 가장 큰 성과 세가지를 꼽아보았다.

 

 

 

 


김은숙 작가의 성장

 

 

 

 


<도깨비>는 2016년의 최고 흥행작 <태양의 후예>를 공동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방영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흥행력을 가진 작가였다. <파리의 연인부터> <태양의 후예>까지 집필한 모든 작품이 높은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흥행성을 인정받았지만 후반부의 뒷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스토리의 완성도를 문제삼는 목소리역시 존재했다.

 

 

 

 


여기서 김은숙작가가 “왜 신데렐라 이야기만 쓰느냐"는 질문에 한 대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은숙 작가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다. 딴 걸 해보면 시청률이 안나온다. 드라마는 예술이 아니라 한 시간짜리 엔터테인먼트다. 그래서 늘 남의 돈으로 예술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드라마를 쓴다."고 말하며 작품속에서 '시청률'에 의미를 가장 크게 두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

 

 

 

 


이밖에도 스스로 ‘시청률 잘 나오는 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김은숙은 철저히 자본주의의 논리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였다. 그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드라마는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문화상품이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아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 김은숙 작가의 마법에 홀린 시청자들은 언제나 그의 드라마를 찾았고 김은숙 작가의 주가는 언제나 상승곡선이었다. 그러나 뻔하고 트렌디한 드라마 이상의 탄탄한 작품을 만드는 능력을 보여줄 수 없는 작가라는 평판만큼은 아쉬웠다. 분명 드라마는 히트했고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출연한 스타들의 몸값은 상한가를 칠 정도로 캐릭터도 눈에 띄지만, 작품성을 논할 가치가 없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도깨비>의 제작발표회에서도 이런 지적은 어김없이 나왔다.  '태양의 후예'가 후반부로 갈수록 서사보다는 대사로만 중심이 됐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온 것이다. 김작가는 "늘 있던 지적이다. 그것마저 없는 것보단 낫지 않냐"고 농담을 던진 후, "이번엔 미흡한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 엔딩까지 서사를 잘 끌고 가서 '김은숙이 이렇게도 해?'라는 칭찬을 듣고 싶다. 변해볼 테니 끝가지 지켜봐달라"고 답했다. 그리고 김은숙은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을 졌다.

 

 

 

 


지난 작품속에서 아쉬웠던 서사구조를 <도깨비>에서는 끝까지 채우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물론 여전히 스토리보다는 캐릭터가 드라마의 중심이었고 중간에 서사 구조에 대한 늘어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단점을 가릴 만큼 특별한 분위기와 배경, 그리고 그 속에 넣은 죽음과 삶에 대한 짧은 단상들은 작가의 성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었다. PPL이 여전히 지나쳤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막대한 제작비 속에서 PPL은 불가피했지만, 옥의 티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작가의 스토리 텔링이 빛을 발했다.

 

 

 

 


캐릭터 역시 단순히 여심을 울리기 위해 무리한 대사를 던지는 로맨틱한 남자 주인공에서 진화했다. 여전히 대사는 힘이 들어간 멋진 대사들의 향연이었지만, 지나침과 로맨틱함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며 작가의 재치를 보여주었다. <도깨비>는 모든 면에서 작가의 공이 큰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소재와 편성이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케이블 채널에서 김은숙 작가는 훨훨 날았다.  

 

 

 

 


로맨틱 코미디의 제왕 공유의 귀환, 이동욱의 재발견

 

 

 


<도깨비>의 가장 큰 수혜자는 뭐니뭐니해도 출연 배우들이다. 공유는 <커프 프린스 1호점> 이후 자신의 대표작의 이름을 다시 썼다. 1000만 영화 <부산행> 700만이 넘은 <밀정>등 흥행작에 출연하면서도 공유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은 힘겨웠지만, <도깨비>의 김신은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이름이 되었다. 로맨틱함은 기본으로 불로불사에 신神으로서의 능력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는 여심을 흔들었다. 거기에 생을 끝내고 싶어하는 애절함까지.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도깨비는 그렇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공유 뿐 아니라 저승사자 역할을 맡은 이동욱 역시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때로는 주연보다 더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온 이동욱 역시 <도깨비>로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도깨비>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동욱에 대한 평가도 드라마 이전과 같을 수 없었다.

 

 

 

 


여기에 여성 출연자인 김고은과 유인나의 주가 역시 상승했다. 남자 배우들이 아무래도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스토리라인이지만, 그들의 사랑을 받는 독특한 캐릭터의 여성 캐릭터들 역시 매력적이었다. 그들의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애절한 사랑에 시청자들은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한국형 판타지의 진화

 

 

 


 

<도깨비>는 또한 한국형 판타지가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렸다. 어색하지 않은 특수효과와 스케일에서 이전 작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완성도를 자랑했다. 한국 전통의 신인 도깨비를 소재로 하여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캐릭터의 재해석을 했다는 것 또한 칭찬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판타지 소재는 꽤 오래전부터 트렌드가 되었지만,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내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러나 <도깨비>는 김신의 가슴에 꽂힌 칼같은 설정부터 다양한 특수 효과, 과거의 전쟁 장면이나 현대의 사고등 모든 장면들을 어색함 없이 풀어낸 연출이 돋보였다. 한국형 판타지로 내세우기에 <도깨비>는 손색이 없었다. 도깨비의 종영이 시청자들에게는 쓸쓸한 일이 되겠지만, 그 성과가 찬란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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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이하<도깨비>)에서 주연만큼이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저승사자 역을 맡은 이동욱과 김선역을 맡은 유인나다.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저승사자가 운명처럼 김선에게 끌리고, 처음 해보는 연애에 당황하는 모습등은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김선역의 유인나 역시 나른한 말투와 달관한 표정으로 매력적인 치킨집 사장을 완성해 냈다. 어쩌면 주인공의 과거보다 이들의 과거가 더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현재 그들의 과거의 인연이 밝혀지며 극은 긴장감을 더해가고 있다. 단순히 조연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과 긴밀이 얽힌 중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욱과 유인나의 인기도 따라서 상승했다. 이동욱은 이 작품 속에서 이제까지 그가 연기했던 어떤 캐릭터 보다 더 주목을 받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가 흘리는 눈물이 이렇게 안타까운 적이 있었을까. 서브 남자 주인공이라는 것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파급력이 이 캐릭터에는 존재한다.

 

 

 


이처럼 <도깨비>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는 서브남자 캐릭터 활용에 독보적인 작가다. 김은숙 작가의 서브 남자 주인공은 때로는 주인공 이상의 파급력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파리의 연인>과 <상속자들>, 짝사랑 남의 매력

 

 

 

 


김은숙 작가의 서브남 활용은 <파리의 연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파리의 연인>의 이동건은 서브 남자 주인공 윤수혁 역할을 맡아서 주인공과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삼각관계는 로맨스 드라마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흔한 공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식을 그대로 따라갔지만 김은숙 작가는 서브 남자 주인공에게 캐릭터를 확실히 부여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극중 이동건의 대사 “이 안에 너 있다”는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인상깊은 대사 중 하나가 되면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기도 했다.

 

 

 

 


<파리의 연인> 윤수혁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가 바로 <상속자들>의 최영도(김우빈 분)다. 최영도 역시 가난한 집안 출신인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게 되며 주인공 커플과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나 최영도는 주인공 이상의 파급력을 일으켰다. 능글능글한 듯 하면서도 거칠고, 여자 주인공에게 다정한 캐릭터는 김우빈의 연기력과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뭘 더 이렇게 받아쳐, 신나게.” 같은 톤의 대사들이 호응을 얻어 패러디가 된 것은 물론, 최영도 어록이 탄생할 정도로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였다.

 

 

 

 


그만큼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대사발’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상 깊은 대사들로 캐릭터를 정의한다. 남자가 어떻게 하면 가장 매력적일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작가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온에어>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등.... 주인공 못지 않은 서브 러브라인

 

 

 

 


 

김은숙 작가는 그러나, 많은 작품속에서 주인공과 삼각관계보다는 두 커플 이상의 러브라인에 주력하고자 한다. 그 시작은 <온에어>라고 할 수 있다. 온에어는 이범수, 박용하, 송윤아, 김하늘이 출연하여 이들이 각각의 커플로 연결되는 과정을 방송국을 배경으로 흥미롭게 그려냈다. 딱히 주연이 누구라고 특징지을 수 없을 정도로 네 캐릭터의 분배가 고루 이루어졌고 특히 김하늘이 연기한 톱스타 오승아 캐릭터는 강렬했다. <온에어>는 중반까지 어떤 러브라인이 펼쳐질지 오리무중이었으나, 결국 오승아-장기준(이범수 분), 서영은(송윤아 분)-이경민(박용하 분)으로 러브라인이 정리되며 김은숙표 커플메이킹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시크릿가든>에서는 오스카(윤상현 분)-윤슬(김사랑 분) 커플이 등장하며 서브 러브라인에 힘을 실었다. 이후 <신사의 품격>에서도 임태산(김수로 분)-홍세라(윤세아 분) 커플, 최윤(김민종 분)-임메아리(윤진이 분) 커플을 등장시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2016년 최고 히트작 <태양의 후예>에서 역시 서브 커플은 단순히 서브로 존재하는 커플이 아니었다. 서대영(진구 분)-윤명주(김지원 분)커플은 단순히 양념을 넘어선 스토리의 한 축을 당당하게 담당하며 주연 커플 못지 않은 주목도를 이끌어냈다. 때로는 그들의 스토리가 더 흥미진진할 정도로 주인공을 보좌하는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매력을 지니고 그들만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도깨비>역시 그런 커플 메이킹의 연장선상에 있다. 단순한 삼각관계가 아니라 여러 커플을 내세워 그들에게 각각의 매력을 부여하고 그들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어필하여 시청자들도 흥미를 느낄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 속에서 서브 주인공들은 주인공 못지 않은 매력을 선보인다. 자처해서 작품에 출연하고자 했다는 이동욱처럼, 주인공이 아니라도 김은숙작가의 작품속 역할은 그만큼 탐이나는 작품이다. <도깨비>로 명실상부한 이름값을 다시 한 번 떨친 김은숙 작가는 트렌디함과 캐릭터를 내세워 톱스타들이 가장 출연하고 싶은 작가가 되었다. 김은숙 작가 본인 역시 톱스타들과의 작업을 선호한다. 주연 조연의 매력을 모두 살리며 연달은 대박급 성공을 이뤄낸 김은숙 작가의 파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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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도 다양한 드라마들이 많이 탄생되며 히트작들이 우리를 찾았다. 다른 때 보다 주목할만한 캐릭터들이 대거 쏟아진 해였다. 2016년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며 화제가 되었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누가 주목을 받았는지 알아보았다.

 

 

<시그널> 이재한

 

 

 

 

<시그널>은 올해를 통틀어 드라마 작품상을 받아도 손색없는 작품이다. 과거로 연결되는 무전을 통해 미제사건을 해결하면서 벌어지는 반전과 긴장감은 어떤 드라마도 해내지 못한 영역을 보여준다.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10%가 넘는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열띤 성원을 받은 이 작품은 무게감과 메시지, 그리고 배우의 연기력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이런 소재로 이만한 완성도를 드라마로 보여준 것에 대한 찬사는 입이 아프게 해도 모자르다.

 

 

 

 

모든 캐릭터에 애정이 가지만 그 중에서도 <시그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이재한(조진웅 분)이다. 과거의 형사 역할을 맡아 정의감에 불타는 그의 캐릭터는 드라마 안에서 가장 위테로운 처지에 놓여있으면서도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다. 그런 그의 활약 덕택에 그 캐릭터를 연기한 조진웅은 가장 섹시한 배우의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그에 대한 호감도 역시수직상승했다. 드라마를 한 번 고사했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 것은 물론이다. 차수연역의 김혜수와 박해영역의 이제훈과의 케미스트리역시 대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키가 된 이재한 형사가 올해의 캐릭터에 빠질 수는 없다. 팬들은 여전히 이 드라마의 시즌2를 오매불망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작품.

 

 


<태양의 후예> 유시진

 

 

 

 

 

2016년의 가장 큰 히트작. 무려 38%의 시청률을 올리며 2016년 최고 시청률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중 <태후>의 남자 주인공이자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유시진을 연기한 송중기였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단숨에 국내 인기가 수직 상승한 것은 물론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며 누구보다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송중기가 연기한 유시진이라는 캐릭터는 해외에 파병되는 군인 대위 역할로서, 정의감과 애국심에 불타는 것은 물론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해는 화법과 화려한 액션까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최적화 된 남주로 활약했다. 작가 ‘김은숙 표’ 남자 주인공의 계보를 이으며 새로운 역사까지 써내려간 유시진의 활약은 그야말로 범접불가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시진의 캐릭터로 군인체 말투가 유행이 되었고 대사들도 화제가 되었다. 같이 출연한 여주인공 강모연 역의 송혜교 역시 호감지수가 함께 상승한 것은 물론이고 작가 김은숙의 주가가 올라간 것은 물론 공동집필한 김원석 작가도 주목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 오해영> 오해영

 

 

 

 


tvN <또 오해영>은 애초에 기대작이 아니었지만 10%가 넘는 시청률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었다.  특히 타이틀 롤 오해영 역할을 맡은 서현진은 이 드라마로 데뷔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 오해영은 항상 동명을 가진 ‘예쁜 오해영’과 비교당해 오며 살아온 콤플렉스 덩어리 흙수저다. 사랑에 크게 상처받았지만, 또 다시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큰 공감대 형성에 성공했고 그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오해영 역을 맡은 서현진의 ‘생활 밀착형 연기’는 이 드라마로 빛을 발했으며, 차기작 <낭만닥터>에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되는 등 승승장구를 이어나갔다. 같이 출연한 박도경 역의 에릭과의 케미스트리도 돋보였다. "빨리좀 들어와 주라, 나 심심하다 진짜” 같은 대사는 유행어로 확대 재상산되며 드라마의 인기를 증명했다.

 

 

 


<디마프> 노인들

 

 

 


 

대부분 드라마에서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메인이 아닌, 누군가의 부모, 누군가의 할머니 할아버지 등 주변을 맴도는 캐릭터일 뿐이다. 그러나 tvN <디어마이프렌즈>(이하<디마프>)는 이 노인들의 이야기를 메인으로 하여 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편견에 갇힌 노인들의 모습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이 가진 고민들이 죽음과 맞닿아 있다는 것들을 통하여 드라마는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작가 노희경의 필력이 빛나는 순간이다. (개인적으로 노희경작품은 로맨스보다는 가족과 소외된 계층을 보듬는 소재에서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어루만져진 인생들은 어느하나 불쌍하지 않은 인생이 없고, 처량하지 않은 인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사랑스러운 노인들의 이야기.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바탕이 된 드라마.  그 안에서 노인들의 캐릭터들은 젊은이들 보다 어쩌면 더 매력적이다.  베테랑 연기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복사한듯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W> 강철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드라마 속에서 진짜 만찢남이 등장하자 반응이 뜨거웠다.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로 만화 주인공이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현실화 된다는 설정을 사용하여 호응을 이끌어냈다. 초반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비해 후반부가 다소 아쉬운 지점들이 엿보이지만, 남자주인공 강철의 캐릭터만큼은 주목할만하다.

 

 

 


누군가의 창조물일 뿐이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하는 그의 캐릭터는 확실히 다른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세상이 사실은 누군가의 창착물이었다는 충격을 받는 캐릭터로, 만화를 찢고 나온 만큼 완벽하지만 또 그만큼 약점이 많다. 그로인해 발생되는 긴장감은 상당하다. 드라마 스토리가 설정값을 감당할 만큼의 기지를 조금만 더 발휘했다면 굉장한 명작으로 남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작품.

 

 

 


강철 역할을 맡은 이종석은 이번에도 ‘믿고 보는’ 이종석의 역할을 다 해냈다. 다소 난해한 설정에도 굴하지 않고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새로운 성격의 드라마로서 MBC에서만큼은 올해 가장 주목받아 마땅한 작품으로 꼽힐만 하다.

 

 

 


<38사기동대> 백성일, 양정도

 

 

 


첫 회부터 마지막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는 탁월한 스토리 라인에 OCN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38사기동대>에는 멋진 사기꾼 콤비가 있다. 사기로 감옥에서 출소한 양정도(서인국 분)와 공무원 백성일(마동석 분)이 그들이다.

 

 

 


고액 세금 체납자에게 사기를 쳐서 세금을 걷는다는 설정으로 악인과 선인이 뚜렷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악과 선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러나 악에는 악으로 응징하는 주인공들은 확실히 정의의 사도처럼 보인다. 괜히 착한척 하면서 악인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형식의 답답함보다 그들에게 통쾌한 한방을 선사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대리만족하게 된다.

 

 

 


양정도와 백성일은 그들이 원하는 각기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손을 잡게 된다. 능글맞은 천재 사기꾼 양정도와 세금을 징수해 악인을 처단하고 싶어하는 백성일은 다른듯하지만 서로 호흡이 잘 맞아 드라마를 보는 내내 그들의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를 보고있노라면 어느새 그들이 위험할 때마다 제발 통쾌한 반전이 있기를 바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 이영

 

 

 


송중기 다음은 박보검이었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영으로 여심 사냥에 나섰다. 세자 캐릭터로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맡아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박보검은 비주얼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차세대 대표 배우로서 주목받았다. 특이한 점은 캐릭터를 넘어서 박보검에 대한 신드롬이 일었다는 점이다. 바른생활과 예의바른 태도로 미담의 주인공으로 자주 거론되는 박보검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그 주가를 더욱 올렸다.

 

 

 


 

캐릭터 자체로는 여타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박보검이라는 배우의 개성과 맞물려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가 되었다.

 

 

 


<질투의 화신> 이화신

 

 

 


다소 뒷통수를 때리는 드라마 <질투의 화신>속 이화신(조정석 분)은 질투로 인해 남성이 어디까지 졸렬해질 수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라니! 이 캐릭터가 보여주는 기지로 만들어지는 웃음은 확실히 비범하다. 자신을 좋아했던 표나리(공효진 분)가 자신의 절친 고정원(고경표 분)과 사랑에 빠지자 질투를 하게 되는 캐릭터로, 자신의 마음을 제때 인정하지도 않고 유방암까지 걸리지만 그 모든 것이 왠지 모르게 매력적이다.

 

 

 


그 역할을 연기한 조정석의 연기력은 빛을 발했다. 코미디부터 진지함 양극단을 오가는 캐릭터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표현한 조정석은 확실히 캐릭터를 살리는데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연기자로 주목할만했다.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표현한 조정석은 2016년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이미지가 소비되기 보다는 오히려 호감도가 증가한 배우로 주가를 올렸다.

 

 

 


<쇼핑왕 루이> 루이

 

 

 


 

‘키우고 싶은 남자’ 루이 (서인국 분)의 매력은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38사기동대>와는 전혀 다른 순수하고 착한 재벌 3세 캐릭터를 연기한 서인국은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된 연기를 보여주며 '키스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야기가 다소 진해지고 자극적으로 변하는 와중에 순수하고 청량한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는 호응을 얻었고 마침내 낮은 시청률로 시작해 <질투의 화신>을 누르고 깜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루이는 기억 상실증에 걸려 오갈데가 없어 여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에게 얹혀 살며 졸졸 따라다니며 애정을 표현한다. 재벌때 습관이 남아 할줄 아는 것도 없고 매일 사고를 치지만 그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아서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하고 말았다.

 

 

 


<낭만닥터> 김사부

 

 

 


또 의학드라마인가 싶었지만 한석규의 연기력은 명불허전이었다. 게다가 드라마 역시 흥미롭게 전개되며 2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낭만닥터>는 의학드라마에 현재 사회가 가진 문제점들을 녹여 시의성을 담아냈다. 이에 대한 반응역시 긍정적이다.

 

 

 

한석규는 김사부(본명:부용주) 라는 괴짜 의사 역할을 맡았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변방 병원에서 은둔하는 그는, 후배들의 성장과 고군분투를 지켜보며 그들의 스승이 되는 캐릭터다. ‘천재 의사’에서 ‘진정한 스승’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그의 괴팍한 표현하는 한석규의 존재감은 이 드라마 전반을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동주역의 유연석과 윤서정 역의 서현진 역시 호연을 보여주며 이 드라마에는 연기 구멍이 전혀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긴박한 스토리와 캐릭터의 개성으로 이 드라마는 의학 드라마의 성공신화를 다시 한 번 썼다.

 

 

 


하반기 드라마들, 스타작가들의 컴백

 

 

 


 

<푸른바다의 전설> 심청

 

 

 


스타작가들이 컴백하면서 하반기 드라마에 쏟아진 관심역시 대단했다. <푸른바다의 전설>은 <별에서 온 그대>(<이하<별그대>)이후 박지은 작가와 전지현이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전지현은 이 드라마에서 한 사람만 보는 인어 역할을 맡았다. 사실상 드라마에서 전지현은 캐릭터로서는 거의 원맨쇼에 가깝다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인어로서 인간 세상 적응기를 보여주어야하고 뛰어난 비주얼도 보여주어야 한다. 코믹함과 로맨스, 스릴러에까지 모두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소 아쉽다. 전지현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캐릭터의 감옥에 갇힌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별그대>의 천송이처럼 백치미가 넘치지만 그 능동성은 더욱 떨어진다. 남성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운명은 얼핏 로맨틱하지만 그만큼 운신의 폭은 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로 화제성을 모으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인어, 심청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도깨비> 김신

 

 

 


상반기에는 유시진이 있었다면 하반기는 김신이 있다. 김은숙 작가는 하반기에 또한번 흥행의 역사를 썼다. 시청률 추이를 봤을 때, tvN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도깨비>는 벌써부터 인기가 심상치가 않다. 도깨비 김신 역할을 맡은 공유는 이 드라마에서 두말하면 입이 아플만큼 매력적이다. 그 도깨비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스토리라인은 확실히 비범하다. 시종일관 무게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멋있어 보이고 싶어하고 겁을 먹기도 하며 호들갑을 떨고 저승사자와 기싸움을 하는 도깨비는 인간적이면서도 멋있다. 남자 주인공이 어떻게 해야 가장 멋있을지 아는 작가의 획기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수미상관이란 말이 있듯, 올해 드라마 캐릭터는 김은숙 작가로 시작해 김은숙 작가로 끝맺음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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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는 2016년 가장 활발하고 성공적인 행보를 보인 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만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에 이어 750만 관객을 돌파한 <밀정>에 모두 주인공이나 주연급으로 등장하며 흥행성적으로는 최고의 배우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공유라는 배우의 존재감은 흥행 성적에 비해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부산행>은 한국형 좀비물이라는 장르에 대한 관심과 좀비 분장과 특수효과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흘러 나왔고 <밀정>역시 송강호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진 영화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유의 한 방이 아직 남아있었다. 바로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를 통해서였다. <도깨비>는 3회 시청률이 무려 12%를 넘어서며 tvN드라마사의 역사를 다시 쓸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를 넘어서며 tvN 최고 시청률 드라마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응답하라 1988>의 기록을 넘볼 가능성마저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제성 역시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벌써 드라마 매니아 층이 생겨 드라마 결말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의 숨겨진 상징이나 의미에 대한 추측까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 공유라는 배우가 있다.  

 

 

 

 

 

 

<도깨비>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는 남자 주인공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특화된 작가다. 김은의 남자들은 대부분 큰 인기를 끌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남성이 어떻게 하면 멋있어 보일 수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은숙 작가의 스킬은 <도깨비>에서도 집약적으로 나타난다.

 

 

 

 


일단 김은숙 작가의 특징은 대사에 있다. 손발을 제대로 펼 수 없을 만큼 오글거리는 대사는 김은숙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다. <도깨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메밀꽃의 꽃말이 뭐냐’는 여주인공의 질문에 ‘연인’이라고 대답하거나 ‘도깨비 터에서 도깨비를 쫒아낼 수 있다면 어디 한 번 파이팅’ ‘넌 운이 좋았다. 마음 약한 신을 만났어.’ 같은 대사들은 확실히 꽤나 힘이 들어가있다. <도깨비>의 대사들은 김은숙 작가의 이전 작품들보다는 정제된 느낌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담백하게 표현하기에는 난이도가 높다.

 

 

 

 


그러나 공유는 이런 대사들의 결을 잘 살리며 드라마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도깨비>의 이야기 구조 속에서 남자 주인공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공유는 판타지의 한 가운데서 그 판타지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역할을 스스로 소화하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공유의 강점은 부드럽지만 유약하지는 않은 연기력에 있다. 사실 공유의 연기는 감정을 축적했다가 한 방에 터뜨려 임팩트를 주거나 특유의 개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연기라고 보기는 힘들다. <부산행>이나 <밀정>속에서의 공유는 분명 역할을 무난하게 잘 소화에 냈지만 다른 인물들 보다 눈에 띄지 못한 것 또한 그런 그의 연기 스타일 때문이다.

 

 

 

 


 

그러나 <도깨비>속 그는 어느 누구보다 매력적이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연기가 로맨스에 특화 되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딱 어울리기 때문이다. 남자다운 다부짐과 부드러운 느낌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외형은 그의 연기 스타일과도 닮았다. 부드럽게 대사를 치지만 그 안에 여심을 사로잡을 강인함이 존재한다. 차분하기 때문에 어느 한 장면에서 폭발력을 드러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긴 호흡 속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드라마 속 도깨비 캐릭터는 그런 공유에게 딱 맞는 옷을 입힌 것 같은 캐릭터다. 강인한 힘을 가졌지만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끊지 못하며 죽음을 꿈꾼다는 설정은 김은숙 작가가 삼고초려를 할만큼, 공유의 캐릭터에 부합한다.

 

 

 

 


 

공유는 부드럽지만 강인하다는,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중적인 매력을 설득력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다. 부드럽지만 담백한 대사처리는 확실히 김은숙 작가의 다소 민망한 대사들마저 설득력 있게 만들어 준다. 공유는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기억된다. 그것은 그 드라마에서 공유가 보여준 매력이 그만큼 설득력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공유가 다시금 그만큼의 화제성을 이끌어 낸 <도깨비>역시 로맨스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적당한 남자다움, 그러면서도 마초스럽거나 강압적이지 않은 부드러움. 이 모든 것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어필하는 요소다. 모든 면에서 여성이 바라는 이상향에 가까운 캐릭터로서 활용이 용이하고 배우 자신의 매력도 극대화 된다.

 

 

 

 


공유가 천만 영화로도 얻지 못한 관심을 드라마로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우연은 아닌 셈이다. 확실히 김은숙 작가와 공유는 배우의 매력을 가장 세밀하고 정확하게 포착해 줄 수 있는 찰떡궁합의 조합임이었음이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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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가 된 드라마 <또! 오해영> 속 박도경(에릭 분)은 미래를 본다. 꿈인 듯 환상인 듯 지나치는 영상이 현실에서 반복될수록 그가 죽게 될 것이라는 암시는 강해지고, 불안감은 증폭된다. <미녀 공심이>의 안단테(남궁민 분)는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졌다는 설정이다. 사물의 움직임을 남들보다 더 예민하게 파악할 수 있는 동체시력은 훈련을 통해 가질 수 있지만 안단테가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정도의 동체시력은 초능력에 가깝다.

 

 

 


2010년대 이후 로맨틱 코미디에서 ‘판타지 소재’가 대세가 되며 점차 일반적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영혼이 서로 바뀐다거나 (시크릿 가든), 400년을 산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하고(별에서 온 그대), 여주인공의 몸에 귀신이 빙의되기도 한다(오 나의 귀신님). 이밖에도 다른 드라마들 속에서도 판타지 요소는 이제 로맨틱 코미디에서 찾기 어려운 소재가 아니다. 이제 판타지 요소는 로맨틱 코미디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큰 성공을 거둔 <시크릿 가든>을 집필하고, 최근 <태양의 후예>로 홈런을 날린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도깨비>역시 판타지에 근거한 드라마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와 기억상실증에 걸린 저승사자라는 콘셉트로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의 가닥을 잡았다. 이미 공유가 주인공으로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다.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는 <푸른 바다의 전설>로 돌아온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로맨스 드라마다. 11월 방송 예정인 이 작품에는 무려 전지현과 이민호가 일찍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스타작가와 한류스타들의 만남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어떻게 전개될지 벌써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는 <태양의 후예>가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것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처럼 스타 작가들과 톱스타들이 손을 잡고 ‘판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판타지가 주요 소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로맨틱 코미디의 내용 자체는 사실 별다를 것이 없다. 남녀 주인공이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의 결말을 맺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문제다. 이미 로맨틱 코미디에서 등장할 수 있는 캐릭터는 다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다정한 캐릭터, 다소 거친 캐릭터, 반항아 캐릭터, 냉혈한 캐릭터까지 남자주인공의 변주는 모두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캐릭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것은 남자 주인공에 대한 판타지를 깨면 안 된다는 것이다. 캐릭터가 비호감이거나 지나치게 평범할 경우, 로맨스의 재미가 떨어진다.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사랑을 이룰 가능성이 적어질수록 로맨틱 코미디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 결말 자체보다는 과정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중요한 화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들은 ‘멋있는 능력남’ 캐릭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가끔씩 공식에서 벗어난 캐릭터가 등장한 적도 있지만, 화제성을 모은 캐릭터들은 모두 재벌 혹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남자들이었다. 재력과 능력은 여심을 잡는데 가장 효율적인 캐릭터 설정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외모에 집중하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의 판타지는 서바이벌 밸류(survival value), 즉 생존 능력이 어떠한가에 지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신을 지켜줄 수 있고, 더 나은 생활을 약속할 수 있는 남성이 여성의 이상형 목록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로맨틱 코미디는 남성보다는 여심을 사로잡는데 중점을 두어야 성공이 가능하다. 물론 대부분의 여성 연기자들의 외모는 예쁘지만, 캐릭터 설정상 여자주인공은 예뻐도, 평범해도 심지어 못생겨도 사랑을 쟁취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남자 주인공은 확실한 여심공략을 위해 능력이라는 무기를 장착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태양의 후예>에서만 보더라도 송중기의 영향력은 그 어떤 출연자보다 훨씬 컸다. 송중기가 여심을 제대로 포착한 캐릭터를 잘 소화한 결과였다.

 

 


문제는 재벌, 능력남등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진부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로맨틱 코미디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 돌파구는 여성 캐릭터의 성격을 바꾸거나 아예 판타지 설정으로 새로운 느낌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이에 판타지만큼 강력한 소재는 없다. 불로불사의 남자 주인공이 나만 사랑한다는 설정, 미래를 보는 운명적인 사랑 등, 판타지는 캐릭터와 사랑의 당위성을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제 도깨비와 인어까지 등장하는 속에서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새로운 판타지 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을지, 스타작가들과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드라마 라인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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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 드라마 <조선 총잡이>와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종영한 후, 새 드라마 <아이언 맨>과 <내 생애 봄날>이 방영되었다. 다음 주부터는 <괜찮아 사랑이야>가 종영하고 새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그녀>)가 방영된다.

 

 

초반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예상된 드라마는 <아이언 맨>이다. 일단 아이돌 여배우 여주인공에 대한 편견이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에서 초반 시선은 <아이언 맨>쪽에 쏠릴 가능성이 높았다. 특이한 설정과 대중성을 갖춘 배우들이 등장하며, <피아노><봄날>등을 집필했던 김규완 작가의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작품에 시청자들이 몰입하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였다. 한 시간 내내 주홍빈(이동욱 분)이 소리지르고 사람들을 폭행하는 등, 문제를 만들고 다니지만 그 감정의 진폭에 강약이 없고 드라마 내용에 대한 전개가 모호하다.

 

 

가장 큰 문제는 드라마가 너무 산만하다는 것이다. 화내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전반적으로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구성으로 치달았다는 것이 가장 큰 실책이다. 갑작스럽게 화내고 갑작스럽게 사람을 때리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그의 캐릭터와 손세동(신세경 분)의 캐릭터의 대비를 만들어 내려고 한 것 같지만 그 장면에 개연성 따위는 없었다. 그의 과거에 대한 암시라든지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적절하게 분배된 것이 아니라 그냥 악만지르다 한시간이 끝난 것이다.

 

 

 

한 마디로 드라마의 앞으로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가 않는다. 이는 대중성을 필요로 하는 드라마에 있어서 엄청난 문제점이다. 시청률은 6.6%로 동시간대 꼴찌를 차지했다. 마지막 회만을 남겨둔 <괜찮아 사랑이야>는 물론 소녀시대의 수영이 주연을 맡아 우려 되었던 <내 생애 봄날>에도 밀리는 모양새였다. 결국 가장 주목받던 드라마가 최약체가 되고 만 것이다. 앞으로 이런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시청자들을 끌어 당길 수 있을까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생애 봄날>은 소녀시대 수영의 첫 주연작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괜찮은 그림을 자아냈다. 수영은 아직 아이돌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버리지는 못했으나, 걱정했던 것 보다는 괜찮은 연기력을 보였고, 감우성은 연기력에 대해서만큼은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감우성과 수영의 그림 역시 나쁘지 않았다. 또한 막장 요소 없이 따듯한 내용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화면이 어우러지면서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시청률에서 어느정도까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생애 봄날>은 산뜻한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클라이막스가 뚜렷해 보이지는 않는다. 드라마의 시청률에는 시청자를 몰입시킬 수 있는 요소가 중요한데 막장요소도가 없는 것은 장점이지만 그만큼 긴장감이나 갈등요소가 약할 수 있다. 전부인의 심장을 이식받은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식상한 소재를 어떻게 잘 버무려 내야 하는지가 숙제로 남았다.

 

 

 

 

이런 결과는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내그녀>에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내그녀>는 비와 크리스탈의 조합으로 화제가 되었다. 물론 그동안 논란에 시달렸던 비와 아이돌 크리스탈의 조합이 화제는 될지언정 긍정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은 문제다. 그러나 아이돌 여주인공보다 시청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드라마 자체의 구성과 내용에 있다. <아이언 맨>이 <내 생에 봄날>에 밀린 것만 보아도 이변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어쨌든 인지도가 높은 비와 아이돌 크리스탈의 조합으로 드라마의 홍보는 된 셈이니 드라마가 다양한 시청자층을 잡아놓을 여지는 충분하다.

 

 

 

<내그녀>가 로맨틱 코미디로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아이언맨>이 초반의 부진을 뚫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지, 그것도 아니라면 <내 생에 봄날>이 시청률의 강자가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만약 세 작품 모두 그런 파급력을 보일 수 없을 때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고만고만한 시청률을 보이며 엎치락뒤치락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세 드라마의 보이지 않는 시청률 싸움은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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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가 시청률 저조와 시청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괜찮아 룸메이트>로 제목을 바꾸고 시즌2를 확정지었다. 룸메이트의 제작진은 “앞서 시즌1은 낯선 사람들이 한 집에 모여 어떻게 사느냐를 중점으로 방송했다. 시즌2는 시즌1보다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콤플렉스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그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특히 아픔을 가진 이들이 룸메이트를 통해 어떤 영향을 받아 어떻게 변화할지, 또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보일 것이다"라며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시즌2의 콘셉트가 약간은 바뀔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그러나 이는 룸메이트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발언이다. <룸메이트>의 근본적인 문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리얼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룸메이트>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은 연출된 공간에 머물게 된다. 그 안에서 그들의 성격이 제대로 표현되느냐가 관건인데 단순히 같이 산다는 설정만으로는 그들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기는 힘들다. ‘같이 산다’라는 콘셉트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콘셉트가 없는 탓에 그들은 우왕좌왕하고 설정된 공간 안에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도 못한다. 때때로 갈등상황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재미요소라기 보다는 오히려 출연자들을 비호감으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무한도전>처럼 다양한 미션이나 상황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 혼자 산다>처럼 실제 집에서 촬영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연출된 공간에서 연출된 행동만을 하고 리얼리티는 사라지고 그들에 대한 호기심마저 없어진다.

 

 

 

 

본질적으로 망가지기 힘든 가수나 배우들을 가지고 관찰 예능을 만들었을 때는 그들에게서 리얼한 모습을 연출할만한 상황이 주어져야 했다. 그들의 생얼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호감도에 집중해 캐릭터를 구성하고 그 다양한 캐릭터들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어야 <룸메이트>의 회생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같은 공간에 연예인들이 산다고 해서 그들이 서로에게 진심으로 기대고 서로에게 큰 영향을 받아 변화를 경험할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지나치다.

 

 

그들이 진정으로 친해질 수 있는 콘셉트, 예를 들면 <꽃보다> 시리즈처럼 여행이라든지 <진짜 사나이>처럼 군대라든지 하는 어려운 상황이 존재하고 그 상황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편이 낫다. 그러나 <룸메이트> 속 출연진들은 언제나 가면을 쓴 채, 서로에게 가식적인 모습만 보인다. 그들이 진심이 되어 가는 과정 따위는 찾아 볼 수 없다. 단순히 계약 때문에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그 곳에 모인 그들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재미 대신 지루함을 맛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사가 <룸메이트>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일단 <K팝 스타>가 시작할 때 까지 특별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여력을 아낄 수 있다. <룸메이트>가 비록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받지만 새로운 판을 짜는데 드는 시간과 힘을 소비하는 데 드는 비용과 수고를 아낄 수 있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한 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로는 <룸메이트>가 쓸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룸메이트>의 시즌2가 결정된 것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제작비가 충당된다는 이야기다. 방송은 투자로 이뤄진다.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은 광고 투자 뿐 아니라 소속 연예인을 띄우기 위해 소속사나 소속사의 자회사, 혹은 연예인의 광고주 스폰서등이 직접적인 제작 참여는 아니더라도 투자 형식을 빌려 제작비를 대는 경우도 생겨난다. <룸메이트>의 경우, 열 한 명이나 되는 출연진들의 출처 역시 모두 순수한 인기나 호감도에서 비롯된 것이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알력으로 출연하게 되었을 가능성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은 프로그램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손쉽게 많은 인물들을 출연시킬 수 있는 구조로 여기 저기서 투자를 받기도 쉬워진다. 굳이 이런 콘텐츠를 포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돌을 출연시켜 해외 판매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엑소나 오렌지 캬라멜등 아이돌 가수들은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있고 상대적으로 그런 인물들이 출연하는 예능은 해외에서 관심도 선점에 유리하다. 그런 까닭에 해외에 포맷을 판매한다거나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등을 통해 해외에서의 수익을 노릴 수 있다.

 

 

 

이런 조건들을 포기할 필요가 없는 방송사가 <룸메이트>의 시즌2 제작을 결정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호응이 없고 시청률도 낮은 프로그램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좀 더 새로운 아이디어와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룸메이트>는 결국 성공작이라 불릴 수는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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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1명의 연예인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재미있게 풀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시작한 <룸메이트>는 시청률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캐릭터가 뚜렷하지도 않을뿐더러 뚜렷한 캐릭터들은 점점 비호감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의도나 목적이 뚜렷하지 않고 모호해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기 힘든 가운데 출연진마저 역풍을 맞은 것이다.

 

 

 

서강준은 잘생긴 외모로 데뷔 초반부터 드라마에서 주요 역할을 떠맡으며 대세로 떠 올랐다. 그런 그 답게 룸메이트에서도 거의 매회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있었다. 아무리 방송은 연출의 마술이고 진솔한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해도 대본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리얼버라이어티에서는 인물의 실제 성격이 어느 정도는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리얼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어떤 방향으로 잡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서강준은 지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발언을 한다거나 잘생긴 외모 말고는 특별한 예능감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부드럽고 훈훈한 이미지를 훼손했다.

 

 

 

그래도 서강준은 자신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노출하며 관심의 중심에 섰기에 상황이 낫다. 그보다 더 큰 질타를 받은 것은 바로 에프터스쿨과 오렌지캬라멜에 속해있는 나나다. 나나는 방송이 시작된 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당해야 했다. 그리하여 나나는 마침내 방송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나는 “나도 낯을 가리지만 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적응이 안되는 모양이다. 좀 더 예능적으로 봐주면 좋겠는데, 그렇게 안 보더라. ‘노력하고 있구나’라기 보단, ‘쟤 왜 귀여운척 해?’라는 안 좋은 반응들이 너무 많다.” 며 “신경 안쓰고 실제 모습으로 할 수도 있지만 사람인지라 겁이 난다. 내 모습을 숨겨야 하는가 싶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방송이후 쏟아진 수많은 악플에 대한 심경이었다.

 

 

 

 

그러나 나나의 이런 발언은 적절하지 못했다. 나나의 발언은 마치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노력하는 모습이 남성을 유혹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그 때문에 여성들의 질투를 유발했다는 뉘앙스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나나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은 단순히 그런 부분 때문만은 아니다.

 

 

 

예능에서 예쁜 외모는 오히려 강점이다. 이효리나 송지효등이 스스로 망가지며 자신을 드러낸 까닭에 그들에 대한 호감도는 오히려 증가했다. 최근 <무한도전>에 출연한 손예진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화제는 되었을 지언정 손예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같은 오렌지 캬라멜 출신인 리지 역시 <무한도전>에 출연했지만 누구도 그에 대한 비난을 거세게 쏟아내지 않았다.

 

 

 

예능에서 예쁜 여배우나 가수가 자신을 드러내며 예능감을 뽐내는 것은 오히려 신선하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나나가 간과한 부분은 그 스스로 ‘예능감’이라고 부르는 행동 자체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로 나나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나나는 친해지기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갔다고 하지만 나나의 방식은 같은 프로그램 내에서 박봄이 택한 방식과는 그 노선이 다르다. 박봄은 특유의 사차원적인 성격으로 모두에게 자신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지만 나나의 경우는 사람에 따라 그 태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예를 들자면 외모가 출중한 남성 출연진들에게는 상냥하고 싹싹한 모습을 보이지만 조세호같은 코미디언 출신 출연진에게는 별다른 애교나 친절함 없이 “나는 오빠랑 둘이 (곱창집에) 가기 싫으니 잘생긴 남자 데리고 오라.”는 식의 스스럼없지만 다소 공격적인 농담을 던진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는 결코 ‘친해지기 위한’ 포석으로 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나나는 자신보다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도 스스럼없는 말투를 사용한다. 물론 <룸메이트>는 기본적으로 가족 구성원을 모티브로 한다. 출연진들 역시 편하게 행동하라며 나나의 반말을 허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말을 사용한다는 것이 예의가 없는 것과 동음이의어는 될 수 없다. 나나의 말투와 행동은 반말을 사용하더라도 연장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담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나나의 말투와 행동은 연장자에게 있어서도 친구에게 대하는 그것과 별 다를 것이 없다. 이부분에서 많은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아무리 장난이라도 박봄이 싫어하는데도 머리를 건드리거나 ‘못생겼다’라는 농담을 던지는 등의 행동은 결코 바람직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지난주 방송분에서는 이런 나나의 불편한 행동이 정점을 찍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린채 운전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한 것은 초보자의 실수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 일에 대한 대처는 결코 나나에 대한 이미지를 호감으로 전환시킬 수 없는 것이었다.

 

 

 

나나는 자신의 실수로 카센타에 들렀음에도 실수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휴대폰 통화에만 열중했다. 더군다나 종국에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옆에 타고있던 송가연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대신 “(사이드 브레이크가) 왜 내려가 있어?”라는 다소 황당한 물음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실제로 상황이 어떻고 그들간의 관계가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TV를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나나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기는 어렵다.

 

 

 

아무리 어느 정도의 연출과 설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연출과 대본의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일이다. 마치 나나가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묘사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대본이 있더라도 상황 설정과 맥락을 준 후 그들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리얼버라이어티의 기본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의 실제 모습을 어느 정도 캐릭터에 투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나는 이 지점에서 완전히 노선을 잘못 탔다. 그런 자신의 잘못된 방향은 무시한 채, “나는 노력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예능으로 안보고 나를 오해한다”라는 식의 해명은 오히려 논란에 불씨를 지피는 것이다.

 

 

 

다른 여자 출연자들도 있는 와중에 나나의 행동만 특별히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는 것은 나나의 행동에 대한 문제점을 암시하는 것이다.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는 그의 발언은 그래서 위험하다. 그게 나나의 본모습이라면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나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됐다. 나의 행동에 문제점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나도 좀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아직 많이 부족한가 보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식의 발언이었다면 훨씬 더 부드럽게 들렸을 것이었다. 시청자들의 날선 시선에 직면하는 것이 리얼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의 숙명이다. 그들이 그 날선 시선을 뚫고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때에야 시청자들은 그들에게 열광한다. 그러나 <룸메이트>는 불팽히도 출연진들이 그런 매력을 보여주기 적합한 프로그램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 속에 있는 출연진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인지 능력이 없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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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로 방영된 <룸메이트>는 배우, 가수, 모델을 직업으로 가진 출연진이 11한명이나 등장하는 관찰예능이다.

 

 

 

 

주무기로 신선함을 내세웠다는 제작진의 의도에 대한 설명답게 실로 시도되지 않은 조합이다. 출연진중 조세호 정도를 제외하고는 예능인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그러하지만 11명이라는 인물들이 한데 모여 생활한다는 콘셉트도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그동안 관찰예능은 꾸준히 그 모양새를 달리하면서 발전해 나왔다. 가상부부의 관계를 관찰하는 <우리 결혼했어요>부터 아이들의 순수함을 관찰하는 <아빠 어디가>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을 관찰하는 <나 혼자 산다> 군대라는 특정 상황에 처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진짜사나이>, 시골에 간 남매들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4남 1녀>까지 일종의 관찰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것은 짜여진 상황이 더 중요하지만 어떤 것은 리얼리티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관찰예능에 꼭 필요한 것은 꾸며지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이다. <룸메이트>의 성공 역시 멤버들 하나하나의 개성과 자연스러움이 빛날 때, 담보될 수 있다.

 

 

 

그러나 <룸메이트>는 우려되는 지점이 몇 가지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11명이나 되는 출연진 사이에서 정리를 하고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예능인인 조세호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위치에서 그런 역할을 경험해 본 적은 없다. 어떻게 보면 신선한 시도지만 여러 인원을 따로 따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한데 모아 관찰 할 때 생기는 어수선함과 산만함을 잡아줄만한 중심인물을 필요하다. 운 좋게도 그들 중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해 준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런 행운을 기대하기 전에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는 편이 현명했을 지도 모른다.그 곳에 등장하는 인물들 각각의 개성만으로는 무리가 있다. 첫회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아직 예능에 어울리는 개성을 가진 인물이 있다고 확신하기도 힘들다.

 

 

 

예능에서는 잘생기고, 예쁜 얼굴만으로 승부를 보기도 어렵다. 뛰어난 재치나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하고 망가질 준비마저 되어 있을 때, 예능의 특성에 부합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나서서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과제다.

 

 

 

두 번째 문제는 <룸메이트>에 특별한 미션이나 의도가 없다는 점이다. <룸메이트>의 기획 의도만 봐도 ‘늘어나는 1인 가구를 위한 홈쉐어 프로젝트’라는 설명 외에 별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 딱히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없이,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관찰'하는데 그 의미를 둔 것이다.

 

 

 

 

그러나 여자 남자 출연자들이 한데 섞여있는 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다지 많지 않다. 결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러브라인으로 승부를 보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첫 회부터 이상형이나 관심 있는 멤버들의 속마음이 드러났고 미묘한 삼각관계등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시도가 결코 신선하거나 반갑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열한 명이 모여있는 공간은 그들의 개인적인 공간이라기 보다는 세트에 가깝다. 그들은 100%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힘든 환경에 처해있다. 물론 방송은 어느 정도 짜맞춰진 대본과 편집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애초에 만들어진 느낌을 주는 관찰예능과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뽑아내는 설정을 갖춘 예능은 그 궤를 달리한다.

 

 

 

 

<룸메이트>는 마치 <짝>이나 <우리 결혼했어요>를 섞어 놓은 느낌이다. <짝>처럼 여러 인물들을 한데 모아놓고 연예인들의 러브라인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우결>같은 상황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이미 그런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큰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 어느정도 화제성은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의 열광적인 반응이나 신선함을 끌어내는데 무리가 있는 것이다.

 

 

 

 

결국 <룸메이트>가 극복해야 할 것은 이 식상함이다. 이 식상함을 극복하려면 그 11명의 인물들 중에 획기적인 캐릭터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예능에 익숙치않은 인물들이 그 과제를 어떻게 소화해 낼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러브라인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런 개성을 드러내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첫회 역시 남자 멤버중 여성 출연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멤버인 서강준에게 쏟아진 관심에 집중했다. 그런 그림은 전혀 신선하지가 못하다. 그 곳에 있는 인물들이 신선하다고 그런 식상한 설정이 용서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앞으로 이 과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룸메이트>만의 개성을 찾느냐, 그것이 가장 큰 딜레마이자 과제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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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은 아직 만족스럽지 않은 시청률과 약한 화제성으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상당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드라마다.

 

<천명>이 꽤 괜찮은 드라마인 것은 억지스러운 전개나 캐릭터로 사건을 끌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판 도망자의 이야기를 다른 까닭에 주인공은 계속 도망쳐야 하고 그런 주인공을 잡으려는 무리들은 주인공을 계속 쫒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같은 패턴의 반복이요, 억지 설정으로 주인공이 살아남는 꼼수를 부리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천명>은 스토리 전개 과정이나 인물들 개인 개인에 설득력을 부여하며 아직까지는 그 흐름을 유려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논란은 뜬금없이 드라마 자체가 아니라 한 연기자로부터 터졌다. 여자 주인공을 연기하는 송지효에 대한 연기력 논란이 터진 것이다. 거기에 대해 <천명>의 PD는 이런 평을 했다. “예능의 이미지로 인한 연기력 논란으로 회차가 진행될수록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정말 송지효는 단순히 예능 <런닝맨>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송지효는 그동안 대표작이 없었던 배우다. 신인일 때 출연한 <궁>을 제외하고는 송지효를 각인시킬만한 작품이 없었던 것이다. 대부분 그의 출연작들은 여자주인공이라 해도 비중이 크지 않았으며 드라마 자체의 화제성 역시 부족했다. 그나마 가장 화제가 됐던 <궁>은 상대적으로 윤은혜의 연기와 이미지에 포커스가 맞춰졌으며 다른 배우들 역시 모두 신인이었기에 송지효의 연기에 시선이 집중될 여지가 적었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송지효의 연기를 제대로 본 적이 대중들에게는 없었다. 송지효를 평가할만한 잣대나 명확한 기준을 찾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 잣대는 <천명>에서 거의 처음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지효는 여주인공으로서 사건 전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며 그동안 작품들에서 보다 훨씬 더 존재감이 부각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송지효를 진지하게 마주대한 시청자들은 송지효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물론 <런닝맨>때문이라 변명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조금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송지효의 <런닝맨> 출연은 독이 아니라 득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런닝맨>이전과 이후, 송지효에게 쏟아지는 주목도는 다르다. <런닝맨>의 ‘멍지효’ 캐릭터는 송지효가 출연했던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송지효에게 쏟아지는 관심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송지효는 <런닝맨>출연으로 인해 호감형 배우로 돌아설 수 있었고 많은 팬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수목 드라마 황금시간대 여주인공이 될 기회마저 제공했다. <런닝맨>으로 인한 인기와 인지도가 없었다면 송지효가 주인공으로서 인식될만한 사건도 크게 없었다. 송지효를 주연급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데는 <런닝맨>의 공이 없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제 와서 <런닝맨>을 갑자기 송지효의 연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얼룩처럼 취급하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예능과 드라마의 동시출연이 꼭 연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승기 역시 <1박 2일>로 급상승한 인기를 바탕으로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캐스팅 되는 행운을 누렸다. 더군다나 그가 주연한 <찬란한 유산>은 시청률 40%를 넘는 인기를 얻으며 이승기가 배우로서 도약할 기회를 만들었다. 그 당시 누구도 <1박 2일>의 이승기와 <찬란한 유산>의 이승기를 혼돈하지 않았다. 이승기가 뛰어난 연기력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찬란한 유산>의 분위기와 내용에 잘 융화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 이승기는 연기력 논란이 크게 없었다. 시청자들은 이승기를 자연스레 받아들였고 당시 역시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던 <1박 2일>의 모습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예능과 드라마를 혼돈할 만큼 시청자들은 어리석지 않다. 오히려 예능과 드라마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것에 대한 박수와 찬사를 보낼 준비가 대중들은 언제나 되어있다.

 

따라서 예능 때문에 연기력이 보이지 않는 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작품이 좋고 연기가 어색하지 않다면 시청자들은 이 둘을 별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송지효가 아무리 ‘멍지효’이미지가 강하다 해도 천명속의 캐릭터인 ‘홍다인’까지 멍지효로 변하게 만들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송지효의 연기력에 대한 문제다.

 

송지효의 발음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발성과 감정표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여주인공으로서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신에서도 송지효의 감성은 강약을 조절하지 못하고 일정한 톤을 유지한 것이다. 다급한 장면에서는 다급하게, 놀라는 장면에서는 놀랍게 연기해야 함에도 지나치게 일관된 송지효의 연기력은 맥락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 마치 국어책을 읽는 것 같다는 표현은 이런 송지효에 대한 감정의 흐름의 문제점을 잘 나타내 주는 지적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까지는 드라마의 흐름을 끊을 정도로 절망적이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송지효의 연기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이 송지효의 연기력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정도라면 본인 스스로 그 연기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때야 비로소 송지효는 ‘멍지효’를 넘어서는 새로운 그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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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대가 한국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기사는 비단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물론 어느정도는 과장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소녀시대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만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소녀시대가 드디어 미 공중파에 출연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직 언론이 이야기 하는 것 처럼 '열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그것이 어떤 계기로든지 한국 가수로서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레터맨 쇼 등에 출연했다는 것은 굉장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한국 가수나 배우가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성공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SM측이 소녀시대를 위해 가장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비주얼이 뛰어난 그룹으로 평가 받는 그들이기에 드라마 출연 역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는 윤아는 벌써 두 편의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고 이어 제시카, 수영, 유리도 드라마에 그 모습을 드러냈거나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중 제시카는 현재 [난폭한 로맨스]에 출연하며 소녀시대로서만이 아니라 연기자로서 한걸음 도약하려는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하지만 제시카의 드라마 출연, 그녀에게 과연 이득이 되는 일이었을까.




 제시카는 소녀시대내에서 가장 '관리를 하는 것 같은' 멤버다. 자신의 모습에서 흐트러짐을 발견하는 것을 용납못하는 듯 한 그녀의 모습은 '왼시카'라는 별명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왼쪽과 오른쪽의 얼굴이 상당히 차이가 나게 생긴 탓에 붙여진 별명이지만 그만큼 제시카가 강박관념이 느껴질 만큼 상대적으로 더 예쁜 왼쪽 얼굴만을 보여주려 한 탓에 붙여진 별명이기도 하다.


 한 스타일리스트 역시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드레스라든가 헤어 메이크업에 제시카의 요구가 가장 많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소녀시대 멤버들도 화장실을 가장 오래 쓰는 멤버로 제시카를 지목할 정도니 제시카가 자신이 대중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알만한 일이다.


 물론 이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연예인으로서 자신이 대중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하는 점을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제시카가 드라마 출연을 하면서 보이고 있는 모습은 제시카의 이런 면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게 만든다.

 


 가수 활동과 배우로서의 활동은 기본적으로 그 궤를 달리 한다. 가수는 4분여의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노래를 부르지만 배우는 1시간 가량 얼굴의 단점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제시카가 그토록 보여주고 싶어했던 왼쪽 얼굴 뿐 아니라 오른쪽 얼굴까지 보여주어야 하며 상대적으로 약한 조명에 얼굴의 단점이 드러나는 부분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제시카의 얼굴이 TV형보다는 가수형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4분여에서 보여지는 제시카의 모습은 시크해 보이고 예뻐 보이지만 얼굴이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드라마에서 제시카의 모습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더군다나 문제인 것은 제시카의 연기력에 있다. 망가짐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시영의 연기에 비해서 제시카의 연기는 차마 눈뜨고 보고 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도 있다.


 물론 처음이기 때문에 감안해야 하는 점도 있지만 처음부터 이런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다면 그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최소한 시청자들의 눈에 제시카가 인정받을 부분이 하나라도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시카는 외모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어느 한 구석 만족시키지 못하며 '소녀시대'이기에 이 역할을 획득할 수 있었음을 증명하고야 말았다. 



  제시카가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은 엄청난 마이너스다. 그동안 소녀시대로 쌓아놓은 많은 장점들이 희석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홉 명의 소녀 안에 있을 때 빛나던 제시카는 지금 너무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제시카의 골수 팬들은 이마저도 사랑할 수 있겠지만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위해서는 제시카의 이런 모습이 노출 되지 않는 편이 더 나은 판단이었다. 


  윤아조차 무대에서 보여지는 얼굴과 드라마에 나오는 얼굴이 다르다. 뭔가 가수로서 보여주었던 그 완벽하리만치 견고한 얼굴이 TV드라마에서는 무너지고야 마는 것이다. 그런 단점을 감수하고도 자신이 연기자로서의 재능이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연기자로서의 다음 기회가 주어지기는 힘든 일이다.


 단지 소녀시대이기 때문에 너무도 쉽게 드라마에 출연하고 너무도 쉽게 연기하는 행태는 시청자들에게 곱게만 보일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매력을 펼치기 위해 '소녀시대'라는 타이틀을 이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소녀시대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단점까지 모두에게서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하는 것이 좋다. 


 아이돌가수들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레터멘 쇼에 출연하고 화려한 길을 걷는 소녀시대의 제시카 보다 연기하는 제시카가 예뻐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이 가진 것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길을 걷는 걸을 때는 그만큼의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카는 보여주고 있다. 나중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 제시카는 소녀시대 안에서 훨씬 더 빛나보인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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