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씨남정기>는 여러모로 경쟁작 tvN의 <기억>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되었다. <시그널>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후속으로 편성된 <기억>은 <시그널>의 높은 시청률과 함께 자연스러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기억>의 주인공 이성민은 “<시그널>의 후광을 입고 잘 될 것.”이라며 “<시그널> 다음이라 부담스럽지만 잘하면 <시그널>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마당앙트완>후속으로 편성된 <욱씨남정기>는 1% 미만으로 종영한 <마담앙트완>의 흥행 참패로 인해 거의 후광을 받지 못하고 출발한 상태였다. 


 

 

 

JTBC는 종편 방송 중 예능이나 드라마, 뉴스에 이르기까지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케이블 중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tvN이 구축해 놓은 탄탄한 드라마 콘텐츠는 상당한 벽이었다. JTBC 역시 종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등과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아내의 자격> <밀회>등으로 호평을 받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미생> <오 나의 귀신님> <두번째 스무살> <응답하라> 시리즈, <시그널> 등 높은 수준의 드라마 제작을 꾸준히 성공시킨 tvN의 영향력은 다른 비지상파에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욱씨넘정기>는 이런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경쟁작 <기억>에 준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2%를 넘겼다. 케이블의 시청률 파이가 높아진 지금, 아쉬울 수 있는 시청률이긴 하지만 전작 <마담 앙트완>이 <시그널>의 기세에 밀려 0.5%라는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상태로라면 경쟁작 <기억>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만큼 <욱씨남정기>는 확실한 매력포인트가 있는 것이다.

 

 


 

<욱씨남정기>속 현실은 <미생>이 보여준 그것과 다르지 않다. 아무리 노력해도 을은 갑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할수록 상처만 입을 뿐이다. 남정기(윤상현 분)는 분명 좋은 사람이지만 자신이 만든 제품으로  후배에게 승진 빼앗기고도 웃고 대기업의 부당한 요구에도 비위를 맞추며 비굴한 표정을 짓는다. 자신이 만든 제품을 통째로 대기업에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그들에게 접대까지 해야하는 부당한 상황에 놓인다. 철저하게 갑의 입장인 옥다정(이요원 분)은 그런 남정기가 한심하기만 하다. 그래서 묻는다. ‘이 계약 왜 하느냐’라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내 심정은 어떤줄 아느냐”며 화내는 남정기에게 옥다정은 “협상할 생각도 못하고 호구노릇 계속 해주니까 매번 당한다는 생각은 못합니까?”라고 되묻는다.

 

 

 


이 드라마의 지독한 현실 속에서도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고 오히려 경쾌해 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옥다정의 캐릭터 때문이다. 옥다정은 현실에 존재하기 힘든 캐릭터로 원리 원칙에 입각하여 결코 굽히는 법이 없다. 자신의 상사인 김환규(손종학 분) 앞에서 계약서를 찢어버리거나 물세례도 모자라 물컵까지 던져버리는 대담함은 철저히 드라마틱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속이 시원하게 뚫린다. 대기업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하청업체들의 이야기는 부당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찾고 할 말을 참지 않는 옥다정의 캐릭터는 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답답함을 해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것이다. 철저히 눈치를 보고 살 수 밖에 없는 부하직원에 그것도 여성이라는 설정은 이 같은 통쾌함을 더욱 극대화 시키는 장치가 된다. 사회적인 편견과 부당함에 무릎꿇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수많은 을들을 대변한 캐릭터라 할만하다.

 

 

 


 

<미생>이 지독히도 현실적인 회사의 공간을 묘사했다면 <욱씨남정기>는 미생의 현실에 더해 그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판타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판타지와 현실의 간극이 크면 클수록 이 드라마에 대해 시청자들이 느끼는 집중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 팀장에서 하청업체의 본부장의 길을 선택한 옥다정의 자발적 ‘을’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기대가된다. 을이지만 을로서 당연히 참아햐 하는 부당대우는 없다고 소리치며 자신이 기획한 것을 하나하나 이뤄가는 옥다정과 그에 동화되는 남정기의 감정선이 코믹하면서도 진한 페이소스로 다가온다. JTBC드라마에 또다른 성공 신화를 <욱씨남정기>에서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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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은 광해군을 소재로 차승원 이연희 김재원등의 화제성있는 배우들과 서강준등의 주목받는 신예들을 캐스팅해 대작 드라마의 기운을 뿜으며 초반부터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그 결과 2회만에 <화정>은 월화극 시청률 1위에 등극할 수 있었다. 그러나 SBS<풍문으로 들었소>가 상승세를 타며 다시 <화정>1위 자리를 내주었고, 본격적으로 정명공주역을 맡은 이연희가 등장하며 겨우 시청률 1위를 탈환했지만 0.1%차이에 불과해 엎치락 뒷치락 하는 상황이다.

 

 

 

시청률이 생각보다 실망스럽다는 점을 제외하고라도 <화정>의 내용 자체를 살펴보면, 기대작이었던 만큼 실망감도 큰 작품이다. 차승원은 <삼시세끼>라는 예능으로 호감도가 최상에 달한 시점에서 <화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1, 2회부터 차줌마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의 예능 속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광해군에 몰입한 차승원의 연기력에 탄복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화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역사 왜곡의 문제를 걸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화정>에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은 광해군과 정명공주다. 그러나 작가가 좀 더 포커스를 맞추는 쪽은 정명공주의 스토리다. <화정>에서 정명공주는 일본에 노예로 끌려가 광산에서 일한다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이는 명백한 역사 왜곡이다. 정명공주는 광해군이 폐모시킨 인목대비의 딸로, 인조반정 전까지는 공주로서는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때역시 궁안에서 살았던 임물로 공주의 신분으로 노예생활을 했다는 설정은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역사를 왜곡하는 것을 뛰어넘어, 정명공주가 과연 재평가를 받을만한 인물인지에 관한 성찰 역시 필요하다. 역사에 따르면 정명공주는 이미 혼처가 정해진 정혼자와 혼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나중에는 백성들의 원망을 들을정도로 200칸 기와집에서 초호화 생활을 영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마디로 인조반정 전까지 인목대비의 폐위로 공주 신분을 잃었으나, 이후 공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고 삶을 마감한 인물인 것이다.

 

 

 

정명공주에게 과연 극적인 스토리가 있느냐도 문제지만 그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이야기를 지나치게 현실과 다르게 만드는 것 또한 바람직 하지 못하다. 정명공주에게는 딱히 얻을 교훈도, 업적도 없다. 이를 무시하고 그가 대단한 역경을 딛고 자신의 힘으로 홀로선 여성인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과연 옳은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광해군(차승원 분)이 폭군으로 묘사된다는 점이다. 광해군은 역사에 의해 평가절하 된 임금으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임금 중 하나다. 그러나 <화정>에서는 광해군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견지한다.

 

 

 

광해군은 영의정인 한음 이덕형(이성민 분)이 자신에게 반발하자 그를 살해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이덕형은 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유배 보내는 일 때문에 대립각을 세운후 탄핵되기는 했어도 살해 당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그는 병으로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를 광해군이 병으로 죽은 것으로 꾸민다는 설정은 광해군은 물론, 이덕형의 죽음을 모욕하는 일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결말로 향하는 과정은 창조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 대한 엄연한 사실을 바꾸고 왜곡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물론 사극 역시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고 인물을 재구성하는 팩션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실제 있었던 명백한 사실을 바꾸면서 인물들을 망가뜨리려거든 차라리 창작 사극으로 방향을 잡는 편이 낳았다.

 

 

 

역사를 바탕으로 상에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내거나 사료가 부족한 인물의 삶을 창조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만 실제 인물을 그리면서도 그 인물이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하는 것은 작가의 역사관 부족이고 역량 부족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살을 붙이고 바꾸는 것은 어느정도 인정되지만 그 뼈대 자체를 깨부수고 아예 모든 설정을 바꾸려거든 굳이 광해군이라는 실존 인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크나큰 재미가 창출 되었느냐 하는 지점에서도 그렇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정도 역사를 바꿨으면 그 이상의 재미를 창출해야 하는데 신파조의 대사와 예상이 가능한 스토리 라인 선상에서 화정은 특별한 기운을 발산하지도 못하고 있다. 걸출한 배우들을 데려다가 이정도의 역사왜곡과 평범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가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삼시세끼>로 얻은 차승원의 호감도마저 깎아내리는 무리수 속에 <화정>이 어느정도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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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러브라인’이다. 러브라인이 없는 드라마들은 공중파에 입성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뒤흔드는 커플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러브라인이 없거나, 있더라도 그 비중이 기존의 드라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적은 드라마들이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드라마 속의 러브라인들은 다소 줄어든 대신, 그 자리를 이른바 ‘남남 커플’이 채우고 있다.

 

 

 

현재 동시간대 1위로 방영중인 <피노키오>에서 기재명 역을 맡은 윤균상은 드라마 중반까지 드라마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예였다. 그것은 그의 연기력이나 외모가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탓도 있지만 드라마 스토리 전개상 안타까운 형제의 비극이 두드러진 영향이 크다.

 

 

 

 

 

 

기재명과 기하명(이종석 분), 두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은 드라마 전반적인 스토리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을뿐더러 감옥에 가는 형의 손을 부여 잡고 흘린 눈물에 깊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형제들의 브로맨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일각에서는 기하명과 최인하(박신혜 분)의 러브라인보다 기재명과 기하명의 이야기가 훨씬 기대된다는 평이 있을 정도다. 기재명이감옥에 갇혀 분량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3년 전 사건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은 강력한 시청 포인트가 될 것이다.

 

 

 

OCN최고 시청률로 종영한 <나쁜 녀석들>은 선이 굵고 남성적인 스타일의 드라마로 러브라인은 아예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나쁜 녀석들>의 성공 배경에는 그 러브라인을 뛰어넘는 네 남자의 조합이 있었다. 오구탁(김상중 분)-박웅철(마동석 분)-이정문(박해진 분)-정태수(조동혁 분)가 한 팀이 되어 이루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여타 러브라인보다 훨씬 더 강력한 긴박감과 박진감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유일한 주요 여자 배역이었던 유미영(강예원)의 존재감은 남성 출연진들에 비해 두드러지지 못했지만 러브라인 없이 남성들 간의 조합과 관계설정으로도 그들이 가진 시너지효과가 폭발할 수 있음을 증명해 냈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

 

 

 

바로 얼마전 종영한 하반기 최고의 콘텐츠 <미생> 역시 로맨스의 비중은 거의 없다. 그러나 오상식(이성민 분)과 계약직 신입사원 장그래(임시완 분)의그림은 웬만한 로맨스를 뛰어넘는 화학작용을 발휘해 낸다. 처음에는 마땅치 않게 생각했던 낙하산 장그래를 인정하고 그를 감싸며 오상식이 장그래를 ‘우리 애’라고 부르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의 무게를 묵직하게 전해주었다.

 

 

 

 

 

<미생>은 전반적으로 남자와 남자 사이의 갈등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미생>이 배경으로 삼은 원 인터네셔널은 종합무역상사로서 남성의 위계질서가 강력한 회사다. 신입사원 안영이(강소라 분)나 워킹맘 선지영(신은정 분)등 여자 출연진들의 스토리 역시 남성적인 한국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여자 직원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다루는데 더 비중을 둔다.

 

 

 

그렇기에 갈등도 남자와 남자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신입사원 장백기(강하늘 분)와 장그래역시 초반에는 갈등을 겪지만 “그래도 내일 봅시다”라는 대사를 통해 콧등을 짠하게 하는 감동을 준다. 신입사원 한석율(변요한 분)이나 장백기 역시 남자 상사와 다양한 형태로 겪는 갈등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동시에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이처럼 남자와 남자 사이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미생>은 사회를 이야기 하고 시청자들의 가슴에 공감을 불러일으킨 수작으로 남았다. <미생>은 러브라인이 없으면 방송이 불가하다는 공중파의 견해에 따라 원작의 느낌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케이블로 옮겨 방송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오히려 다행한 일이었다. 원작의 공감대를 최대한 살린 것이 바로 <미생>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러브라인은 필수가 아니다. 러브스토리 역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드라마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느냐 하는 것이다. 엄청난 성공 뒤에는 러브라인을 뛰어넘는 강력한 스토리의 힘이 있다. 그 안에서라면 굳이 러브라인이 아니라 남자와 남자의 조합, 여자와 여자의 조합이라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현대의 드라마들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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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도 드라마의 힘은 강력했다. 전체적으로 시청률 파이가 낮아졌다는 평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쏟아진 히트작들과 그 안에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과연 2014년 드라마 속에서 주목받은 캐릭터들은 누가 있을까. 2014년을 정리하는 의미로 뽑아보았다.

 

 

<별그대> 도민준 천송이 이재경

 

 

 

2014년 가장 뜨거웠던 드라마는 누가 뭐래도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12월 방송을 시작한 이후, 2014년 2월 방송을 종영할 때까지 <별그대>는 줄곧 동시간대 1위를 달렸고 2014년이 다 가도록 <별그대>의 아성을 뛰어넘는 작품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이는 외계인이라는 매력적인 설정을 통해 초능력을 쓰는 ‘도민준’ 캐릭터를 만들고 톱스타지만 머리에 든 것이 없어 허당인 ‘천송이’ 캐릭터를 대중에게 어필한 탓이 크다. 실제로 드라마가 종반으로 향하면서 스토리의 힘은 약해졌지만 공고한 캐릭터 탓에 드라마는 끝까지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주인공인 도민준 역을 맡은 김수현과 천송이 역을 맡은 전지현은 이 드라마 하나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한·중 양국에서 각종 광고에 모습을 드러내 수천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악역인 이재경을 맡은 신성록은 ‘카톡개’라는 별명까지 들으며 연기 인생 최고의 주목을 받았다. 캐릭터를 제대로 설정하고 이야기를 전개 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만했다.

 

 

 

<괜찮아, 사랑이야> 정재열

 

 

 

 

작가 노희경 드라마의 브랜드 파워는 여전히 건재했다. 비록 높은 시청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으나 매니아층의 지지와 작품성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노희경은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다시 한 번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냈다. 젊은 감각으로 노골적인 성 이야기도 감각적으로 터치한 것은 물론,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을 통해 현대인이 가진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연민 어린 시선을 던졌다.

 

 

 

조인성은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다시금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젊은 남배우의 자존심을 지켜냈고 연말 연기대상 수상 결과에 ‘김수현-전지현’과 함께 대상 후보로 거론되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했다.

 

 

 

<정도전> 정도전

 

 

 

 

<정도전>은 여성 작가들의 필력이 지배적인 드라마 판에 남성적인 필체로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정치적 다툼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성공이라는 이름을 썼다는데에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초반에는 이성계 역을 맡은 유동근에게 더 눈길이 간 것도 사실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 치는 전개에 정도전 역할을 맡은 조재현의 존재감이 부각되었고 조재현은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정도전 사이트가 내 팬카페화 되었다’는 자랑아닌 자랑을 늘어놓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정도전>은 정치를 소재로 삼아 인간의 본성과 치밀한 약육강식의 세계를 묘사 하면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특장이었다. 결국 좋은 성과를 냈고 조재현은 연말 연기대상 후보에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되는 결과를 얻었다.

 

 

 

<왔다! 장보리> 연민정

 

 

 

 

<왔다! 장보리>는 막장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작품이었지만 악역에 조연임에도 불구, 주인공을 뛰어넘는 인기를 구가한 연민정 (이유리 분)만큼은 이 드라마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유리는 모든 사건에 관련되어 자신의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연민정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 내며 감정의 진폭이 넓은 연기를 펼쳐냈다. 이유리의 연기는 매 회 화제를 모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이유리는 이 드라마로 <세바퀴>의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것은 물론, 각종 광고 모델로 각광받으며 인생 최고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이유리 연기력의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악역이지만 시청자들에게 각인되는 역할을 맡으면 주인공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이유리가 보여주었다.

 

 

 

케이블 드라마의 돌풍 계속

 

 

 

사실 캐릭터는 공중파보다 케이블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시청률을 위시해야 하는 까닭에 다소 제약이 있는 공중파와는 달리 케이블에서는 신선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밀회> 오혜원, 이선재

 

 

 

 

<밀회>속의 주인공들은 실제로 19살, 극중 20살이라는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조화로운 그림을 연출하기에 이른다. 20살 차이나는 남자와의 불륜이라는 소재를 놓고 초반에는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밀회>는 그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졌는지에 관한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주인공인 오혜원(김희애 분)의 감정에 철저히 공감하게 만들었다.

 

 

 

<밀회>로 인해 연하남 열풍을 만들어낸 유아인 역시 이 드라마의 강력한 축으로 제 몫을 해냈다. 김희애의 ‘특급 칭찬이야’는 올해를 대표하는 유행어가 됐으며 개그 프로그램에서 패러디 되는 등의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김희애는 그 모든 반응들에 대해서 ‘재밌다. 더 해달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다.

 

 

2014년의 드라마를 이야기 할 때 <밀회>가 빠질 수 없는 이유다.

 

 

 

나쁜 녀석들-이정문, 오구탁

 

 

 

<나쁜 녀석들>은 OC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열화와 같은 반응을 얻었다. 선이 굵은 남성적인 이야기에 악을 소탕하기 위해 더 큰 악으로 대항한다는 통쾌한 소재는 남성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으며 드라마를 살렸다.

 

 

 

이는 드라마의 캐릭터를 제대로 만들어내 활용한 결과였다. 무려 천재 사이코 패스라는 설정의 주인공 이정문(박해진 분)과 악랄한 형사역을 맡은 오구탁(김상중 분)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표현되며 드라마의 이야기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김상중은 명불허전 연기를 선보였고 박해진역시 호연을 펼쳐내며 드라마 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해 냈다.

 

 

 

미생 -전 출연진

 

 

 

2014년 하반기의 킬러 콘텐츠는 뭐니뭐니해도 미생이다. 미생은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뿐 아니라 조연 안영이 (깅소라 분) 한석율(변요한 분), 장백기 (강하늘 분)의 캐릭터, 그리고 오차장 오성식(이성민 분)과 김대리 김동식(김대명 분)의 캐릭터까지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전출연진에게 감정이입을 들게 만들었다.

 

 

 

주인공 뿐 아니라 세세한 조연의 사연까지 시청자들에게 공감하게 만들 수 있던 이유는 <미생>이 가진 현실적인 터치의 힘이다. 물론 오차장 같은 상사는 판타지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상사조차 어디선가 살아 숨쉬고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불어 넣는 것. 이것이 바로 <미생>이 가진 이야기의 힘이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그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드라마의 품격을 살린 제작진의 힘이 컸다. <미생>출연진들은 몸값이 수직 상승했으며 각종 광고계와 차기작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 <미생>은 방송에서 <미생물>이라는 패러디 물로 재 탄생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돌풍이 한 동안 식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 현실을 마주보게 하면서도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것을 잊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준것에 대한 보답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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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아이들’은 그룹 자체 보다는 멤버들 개개인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아이돌 그룹이다. 뭉쳐있을 때 보다 흩어진 개별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탓에 개별 활동을 본격화 한 멤버들에 대한 아이돌 이미지를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있었다.

 

 

 

임시완이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 또한 임시완에게 쏟아진 주목도가 아이돌 활동 때문이 아닌, 연기자로서의 활동에서 촉발하기 때문이다. 임시완은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하며 주목을 받은 후 이후 <적도의 남자>의 아역,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천만 관객이 든 <변호인>등에 출연하며 출중한 외모는 물론, 연기력을 인정받기에 이른다.

 

 

 

 

임시완의 강점은 연기자로서의 이미지에 있다. 아이돌 캐스팅에 불만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임시완의 캐스팅에는 호감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임시완은 연기와 이미지 모두 ‘믿고 보는’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임시완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곱고 여리여리한 얼굴과 상대적으로 외소한 몸은 ‘러브라인’이 주가되는 공중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여자보다 더 고운 얼굴과 작은 키는 여성 연기자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그럴듯한 그림을 선보이기 힘든 점이 있는 것이다. 남자보다는 미소년의 어린 느낌이 강한 탓에 여배우와의 호흡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최근 종영한 <트라이앵글>에서 야심가 역할을 맡았지만 지지부진하고 진부한 스토리 속에서 그의 매력은 살아나지 못했고 백진희를 짝사랑하는 역할 역시 설득력을 가지지 못했다. 배우로서의 매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그런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미생>이다. 임시완은 <미생>속에서 완벽히 장그래가 되어 있었다. <미생>은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이고 처절하리만큼 생생하다. <미생>이 지상파로 옮겨와 안영이 역을 맡은 강소라와의 러브라인을 주축으로 삼았다면 임시완의 캐스팅에는 의문부호가 붙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작을 충실히 살린 탓에 <미생>에 공감하는 시청자가 늘어났고 임시완이 제 역할 이상을 충분히 해 내면서 <미생>이라는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고졸 인턴사원으로서의 서러움과 어려움, 실력보다는 인맥과 처세술이 중요한 직장생활. 눈에 띄면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견제가 들어오는 상하관계등 러브라인이나 커다란 사건보다는 현실감각에 집중한 <미생>에 시청자들은 가슴찡한 울림을 경험한다. 물론 <미생>에도 판타지는 있다. 오과장(이성민 분)같은 멘토는 직장에서 그리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판타지는 철저히 현실적인 문제를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오과장은 능력과 열정을 갖추고도 번번히 승진에 밀려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든다.

 

 

 

<미생>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뻔한 드라마를 뛰어넘어 철저한 조사와 고증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고 두 번째 장점이 바로 연기적인 구멍이 없다는 점이다. 장그래역을 맡은 임시완의 연기 역시 아이돌 출신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게 만들 정도로 자연스럽다. 그 과정에서 임시완에 대한 자연스러운 호감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쁜 얼굴과 외소한 체격을 모두 뛰어넘어 시청자들이 임시완이라는 배우에 주목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고 그 캐릭터와 동화된 연기를 펼치는 것은 임시완의 똑똑한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임시완이 스타성에 욕심을 부려 그동안 뻔하고 평범한 재벌 2세 캐릭터를 맡아 드라마속에서 러브라인에 집중했다면 이런 성과를 보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미생>을 통해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를 증명해 냈다. 그런 똑똑한 선택이 있는 한, 시청자들은 앞으로도 ‘배우 임시완’의 앞날에 큰 기대를 걸게 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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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fkisocial.tistory.com BlogIcon FKI자유광장 2014.11.10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

  2. Favicon of https://lunamoth.tistory.com BlogIcon lunamoth 2014.11.10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변호인에서도 그렇고 연기 잘 하더군요

  3. Favicon of https://kwangjae.com BlogIcon 아름다운시끼 2014.11.11 0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생의 장그래의 역할이 너무 잘 어울리고 연기도 잘하더군요. 요즘 아니돌들은 아이돌이 아닌것 같습니다

  4. Favicon of http://jjang-e.tistory.com BlogIcon 하은_ 2014.11.11 0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보다는 미소년의 느낌이라는게 딱 맞는 것 같네요 요즘 미생 즐겨보고있었는데 글 잘보고갑니다

  5. Favicon of http://yeasa.tistory.com BlogIcon YeASa 2014.11.11 0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돌이라고 하기에는 연기를 잘하더군요. 잘읽었습니다!!

  6. Favicon of https://selfmademsy.tistory.com BlogIcon 문청춘 2014.11.11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임시완 정말 진국 캐릭터 인듯!!

  7. Favicon of https://aliceinw.tistory.com BlogIcon aliceinw 2014.11.11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엔 안 어울릴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장그래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