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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12 '최고다 이순신' 이름 논쟁, 이 모든게 아이유 때문이라고?

 

KBS 새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20%대 시청률을 가뿐히 넘어서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KBS 주말극다운 성적표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에 기뻐할 새도 없이 때 아닌 이름 논란이 제작진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극 중 아이유가 맡은 캐릭터의 이름으로 이순신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적합한 일인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 됐기 때문이다.

 

 

 

이순신이름 논쟁은 어떻게 전개됐나.

 

 

<최고다 이순신>이 방송된 직후, 시청자들은 몇몇 장면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했다. 1회 장면 중 여주인공 이순신이 면접을 보는 장면에서 면접과들에게 이순신이 본명이냐? 본명이면 해경에 지원하거나 독도나 지키는 게 어떻냐?”며 면박을 받는 것과 2회 중 신준호(조정석 분)야 이 100원 짜리야!”라며 소리치는 장면이 그것이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비하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한 장면들이다. 이순신 장군은 일반 대중에게 구국의 여웅으로 칭송받는 위인 중의 위인이다. <최고다 이순신> 시청자 게시판에 당장 사과하라” “이순신 장군에 대한 모욕을 중단하라는 항의의 글이 빗발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11일 글로벌 청년연합 디엔(DN)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최고다 이순신> 주인공 이름에 대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디엔은 소장을 통해 이순신을 이런 식으로 재창조하는 것은 자기 도덕적, 인격적 존엄에 대한 자각 및 타인의 그것에 대한 승인, 존경, 칭찬이라는 명예를 침범한다. 우리 국민이 이순신을 통해 받는 국민적 존엄성이나 자각을 훼손할 권리가 KBS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드라마가 끝날 즈음엔 학생들에게 이순신은 아이유가 된다는 우려의 뜻을 밝히며 이 드라마가 방영되고 끝마친 이후에도 우리는 최소 5년 이상 이 드라마가 끼친 악영향과 의도를 집중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다 이순신> 제작진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거센 반발에 부딪히게 된 셈이다. 가볍게 넘길 해프닝이라고 보기엔 사건이 너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최고다 이순신> 제작 관계자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극의 제목과 주인공의 이름이 역사를 왜곡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지 않기 때문이순신의 이름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 놓았다. 또한 제작 발표회에서도 그곳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이순신이라는 이름을 듣고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어느 누구의 반론도 없었다.”인터넷을 사용하는 특정 계층의 아이유에 대한 호불호가 극에 대한 논란으로 번진 것 같아 아쉽다. 연기자로서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순신름 논쟁이 아이유 때문이라고?

 

 

그러나 제작진 측의 바람과 달리 이에 대한 논쟁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오히려 제작사 측의 공십 입장이 나온 뒤로는 비판 수위가 더욱 높아졌다. 특히 아이유에 대한 호불호가 이름 논란의 원인이라는 발언에 대다수 네티즌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당한 비판 의견을 마치 일부 악성 안티들의 트집잡기로 매도했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사실 제작진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 있다. 이순신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을 뿐, 주말극 특성 상 역사 왜곡과는 큰 상관이 없는데다가 일본 자금이 유입됐다는 등의 루머가 마치 진실인 것처럼 퍼졌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편성을 잡아 방송까지 한 마당에 주인공 이름 하나로 드라마의 존폐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자체가 가혹하게 느껴질 것이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제작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다만, 시청자들의 비판 의견 개진에 이런 식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너무 경솔한 행동이다. ‘이순신이라는 이름이 극 중에서 놀림감이 되어버린 것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들을 모두 싸잡아 아이유 안티로 규정해 버리는 것은 심각한 일반화의 오류다.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왜 이런 비판이 나왔는가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대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냉정히 말하자면 이순신이란 이름을 100원 짜리로 표현한다든가, 바다에 가서 독도나 지키라든가 하는 대사들은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공영방송 KBS의 전파를 탈만한 설정은 분명 아니었던 것이다. , 이번에 벌어진 논란은 작가와 제작진이 보다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한 것에서부터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의 잘못부터 되돌아 봐야 하는 이유다.

 

 

시청자들이 원한 것은 제작진의 담백하고 진심 어린 사과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시청자의 비판에 공격적인 반박으로 일관하다보니 사건은 더욱 악화되고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저희의 불찰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장면으로 논란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이순신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보답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을까.

 

 

옛말에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 이순신 이름 논란은 오히려 제작진이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지게 된 경우다. 적절한 해명은 필요하지만 예의까지 잃어버릴 필요는 없었다. 시청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겸손이 사라진데는 첨예한 대립과 날선 감정싸움만이 남아 버렸다. 시청자를 적으로 돌려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작진의 미숙한 대응이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제작진이 먼저 고개를 숙이고 최대한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뿔난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최고다 이순신>이 작금의 사태를 현명하게 수습하고 부디 좋은 드라마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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