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표 예능의 기본전제는 여행이다. <12>시절부터 그는 출연진들을 낯선 공간으로 데려가길 좋아했고, 이는 <꽃보다 시리즈><삼시세끼>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나영석은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출연진들이 감당해야 하는 낯선 곳에서 받는 충격이나 익숙치 않은 끼니 때우기에 초점을 맞춘다. 가끔씩은 차승원같이 뭐든 해내는 사기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나영석은 차줌마캐릭터로 기어이 만들어내고 말았다.

 

 

 

그가 예능에서 주목하는 것이 바로 인간적인 매력이다. 그의 예능에서 난관에 부딪친 캐릭터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그들의 작은 버릇 하나하나에서 캐릭터를 찾아낸다. 이서진이나 최지우, 박신혜같은 예능에 익숙치않은 인물들 역시 그의 손 끝에서 그들이 가진 매력을 발산한다. 웃음기가 철철 넘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 양식 속에서 그들에 대한 개성을 포착해 방송용으로 포장해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미 그는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캐릭터라면 어떨까. <신서유기>에서 나영석은 <12>에서 함께 한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과 함께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인터넷 방송이라는 핸디캡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단순히 오랜만에 그들의 조합을 본다는 희열은 아니었다.

 

 

 

이승기는 상암동 배팅남’ ‘여의도 돌싱남같은 단어를 써가며 이수근과 은지원을 표현할 만큼 넉살이 좋아졌다. 그의 거침없는 입담은 이 프로그램이 지상파에서 보여주지 못한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이승기가 내뱉은 말에 당황하는 강호동이었다. 그는 이래도 되나.”고 연신 물으며 인터넷 방송에 익숙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부침이 심했다. 그가 맡은 프로그램들이 연신 시청률 참패를 기록하며 그의 예능감에 대한 본질적인 회의론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가치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바로 <신서유기>가 증명해 주고 있다. <신서유기>속 강호동은 철저하게 약자다. 그는 인터넷 방송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내고 드래곤 볼이 어떤 것인지 몰라 쩔쩔 맨다. 영어를 못해서 당황하고 어설픈 중국어 몇마디로 상황을 극복해 보려 한다.

 

 

 

이런 상황속에서 강호동은 구박덩이로 전락한다. “인터넷은 이래도 된다거나, “드래곤 볼에 대한 사전 공부 안하고 왔냐?”는 후배들 속에서, 강호동은 주눅이 드는 모습을 보이고 만다. 그러나 여기서 강호동의 묘한 매력이 포착된다. 예능속에서 그는 언제나 힘이 넘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요구 받았다. 그러나 최근 강호동 스타일의 진행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신서유기>는 이런 강호동의 상황을 절묘하게 이용해, 그에게 마치 이빨 빠진 호랑이같은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

 

 

 

한 때 강하디 강했던 그가 주눅이 든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묘한 희열을 발견해 낸다. 그가 그 속에서 자존심을 세우거나,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프로그램의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는 져주는쪽을 택함으로써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고, 동시에 주도권을 놓으면서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약한 강호동의 모습은 그만큼 반전의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제대로 그런 매력을 포착하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의 힘이다. 여행이라는 상황을 던져주고 막역한 사이끼리 서로 편하게 말을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드는 콘셉트가 강호동의 이런 모습을 연출해 낼 수 있게 했다.

 

 

 

사실상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나영석의 주된 특기인 만큼, <신서유기>역시 엄청나게 다른 구성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성원을 바꿈으로써 묘하게 상황을 비틀고, 그 무대를 인터넷으로 옮기면서 캐릭터의 매력은 배가되었다. 강호동의 예능감에 큰 문제가 있기 보다는, 그 예능감을 제대로 발산시킬 터를 선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강호동이라는 예능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그곳에 출연한 네 명 모두, 따로 떨어져 있을 때는 이만큼의 재미를 뿜어내지 못했다. 그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영석의 감독 하에 그들이 뭉치니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다. <신서유기>가 끝날 때 쯤에 나영석은 또 어떤 신화를 이룰 것인가. 이런 기대감을 만든 것 만으로도 ‘PD의 영역이라는 예능계에 있어서 나영석은 가장 그 영역을 잘 활용하는 PD임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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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이후 호쾌하게 시청률이 좋은 미니시리즈가 전멸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방영되는 월화, 수목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아도 10% 안팎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침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월화드라마 1위를 기록중인 <닥터 이방인>과 수목드라마 1위인 <너희들은 포위됐다>모두 10%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별그대>의 반토막도 안되는 시청률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시청률 반등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닥터 이방인>은 이종석과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박해진을 내세워 2회만에 12%를 넘기며 호쾌한 출발을 알렸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는 더욱 상황이 좋았다. 이승기, 차승원등의 톱스타는 물론 <응답하라 1994>로 화제성을 끌어모은 고아라까지 등장시키며 2회만에 시청률 14%를 넘기며 대박 드라마의 조짐을 알렸다. 그러나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두 드라마 모두 초반보다 시청률이 떨어지며 시청자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그것은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스토리와 연출을 감행한 제작진의 탓이 크다. 방영 전부터 높았던 관심에 기반하여 기본만 해도 기본 시청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사실상 초반의 어수선함이 문제였다. (아이러니 하게도 어수선은 고아라의 극중 이름이다).

 

 

초반 <너포위>는 은대구(이승기)의 과거 트라우마와 서판석(차승원)과 얽힌 관계, 그리고 형사로서의 성장 과정에 포인트를 맞췄다. 그러나 문제는 주인공의 과거는 그다지 몰입도가 높지 않았고 형사로서 해결해야 하는 사건들은 긴장감이나 개연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종영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에서야 드라마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며 궤도를 찾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열광할 정도는 아니다. 은대구의 과거 비밀이 하나 둘씩 밝혀지고 은대구와 어수선(고아라)의 러브라인이 부각되면서 기본적인 재미는 제공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던 시청층까지 빨아들일 정도의 재미를 제공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렇다고 뛰어난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지도 않는다. 이는 주인공의 사연에 몰입이 되도록 만들지 못한 탓이다.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중심에 서있는 은대구의 과거와 트라우마가 그다지 엄청나게 궁금한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한 것이다. 드림 캐스팅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 드라마였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된 꼴이다.

 

 

 

닥터 이방인도 마찬가지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스타덤에 오른 이종석을 전면에 내세웠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의학 드라마를 내세웠지만, 드라마의 긴장감은 딱 4회까지만 유지되었다. 이종석이 시종일관 외치던 과업은 허술한 얼개로 흥미도를 떨어뜨렸고 그나마 볼만하던 수술장면들은 겉절이로 전락하며 오히려 드라마 전반의 짐이되고 말았다.

 

 

의사로서 성장도, 탈북자로서의 고뇌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이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눈길을 돌렸다. 이쯤되면 시청률 1위라는 직함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개연성은 아니다. 개연성을 다소 무시하더라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그런 재미가 부족하다면 드라마의 개연성과 완성도에 더욱 흠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재미는 물론 작품성도 잡지 못한 시청률 1위 드라마들은 톱스타의 이름값을 못하며 종영할 전망이다.

 

 

드라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연출가와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다 하더라도 플롯이 흥미롭지 못하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다. 결국 힘겹게 시청률 1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두 작품 모두 시청률 1위의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과연 이승기와 차승원이 없는 <너포위>와 이종석이 없는 <닥터 이방인>이 이정도의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드라마가 작가의 작품이 되지 못하고 배우의 작품이 되어 버린 까닭에 드라마는 점차 흥미도를 잃어버렸다. 드라마의 소재와 배우 모두 좋았기에 이 두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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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는 차승원, 이승기, 고아라등 화제성과 흥행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동하여 시작부터 동시간대 1위를 수성했지만 시청률은 아직까지 크게 오르는데 성공하지는 못했고 <개과천선>은 비록 9%대의 시청률로 그다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사실 배우들의 호감도와 기대감으로 <너포위>가 시청률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 있기는 하지만 스토리의 완성도로만 따지면 <개과천선>쪽이 훨씬 더 높다. 그러나 <개과천선>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어려운 까닭은 극의 스토리가 친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과천선>에 등장하는 김석주(김명민분)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어려운 법률용어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이해시켜야한다. 편하게 앉아서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몰입하고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가끔씩은 사건의 얼개를 놓치게 된다. 스토리나 사건 자체는 흥미롭지만 그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그다지 친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니아층은 두터워지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견인하기는 힘겹다. 아직까지 한국의 시청자들은 쉽고 간결하게 이해가능한 스토리에 더 반응하는 추세다.

 

 

 

 

 

이제 <개과천선>의 김석주가 로펌을 나와 절대 권력과 맞붙으며 드라마의 흥미는 증가하지만 인간관계는 그만큼 더 복잡해져 갈 계획이다. 이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보는 시청자들은 희열을 느끼지만 중간에 유입되는 시청자들은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이 드라마가 대중성을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러브라인이다. 김석주와 이지윤(박민영분)의 러브라인이 양념처럼 등장하며 한국 시청자들의 욕구를 채워주려 한다. 그러나 문제는 <개과천선>에서 러브라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지윤은 이 드라마에서 김석주의 정의감을 깨우고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돕는 역할이다. 그러나 이지윤의 정의로움은 캐릭터의 사랑스러움을 드러내기 보다는 방종에 가깝다. 한낱 인턴에 불과한 캐릭터가 로펌 가장 높은 변호사중 하나인 김석주의 사건을 좌지우지 하려 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월권행위에 가깝다. 변호사는 정의로워야만 하는 직업은 아니다. 드라마 대사 속에서도 표현되었듯 악마라도 변호해야 하는 것이 변호사의 일이다. 그러나 이지윤은 김석주의 기억상실 전이라면 꺼내지도 못할 이야기들을 너무나 당연한 듯, 의례히 그래야 하는 듯 꺼내며 정의를 강요한다. 아무리 순진해도 로스쿨에 들어가 배울만큼 배운 인물이라고 하기엔 현실감이 너무 없다.

 

 

 

 

 

러브라인의 문제점은 단순히 이지윤의 캐릭터의 문제에 기반한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야기의 포인트가 러브라인에 맞춰질수록 흐려진다는데 있다. 김석주가 거대 권력을 상대로 싸워 이기는 통쾌함이 드라마의 기본 콘셉트인데 그런 통쾌함 속에 러브라인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김석주의 활약에 초점이 맞춰진 시청자들은 오히려 러브라인이 나올 때는 그 몰입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형적이지 않은 스토리 구조상 전형적인 러브라인은 그다지 반갑지 못한 것이다.

 

 

 

 

반면 <너포위>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너포위>는 이제껏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보다 곁다리에 치중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사극’이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보여주는 사건들이 너무나 허술하고 전형적이었다는 점이다. 분식집에서 갑자기 납치되는 황당무게한 사건에 대한 앞뒤 정황도 없고 가스가 새어나오는 상황에서도 시민들은 오히려 그리로 몰려든다. 스토커에 대한 대체도 미숙하기 짝이 없다. 아무리 초임이라지만 시험까지 보고 훈련을 받은 형사들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리숙한 그들의 행동은 전혀 현실적이지 못하다.

 

 

 

 

 

 

어릴적 트라우마를 간직한 은대구(이승기분)의 감정을 느낄 때쯤이면 갑자기 뜬금없는 코믹한 분위기가 흘러 몰입을 방해한다. 자연스럽지 못한 코미디는 억지스럽고 황당하다. 또한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나레이션은 적절하기보다는 갑작스럽고 어색하기만하다. 아이큐 150의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천재라는 이승기의 설정은 단순히 설정에 그칠 뿐, 그 어떤 천재성도 보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수선(고아라분)과 은대구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요소다. 그 이유는 그 때에야 비로소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이 활약하게 되는 시점이 오기 때문이다. 그다지 흥미롭지 못한 사건들 사이에서 주인공에 대한 집중도가 부족할 때, 어수선과 은대구가 전면에 나서서 스토리를 견인할 때, 시청자들은 오히려 더 몰입할 수 있다. 주인공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보상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러브라인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

 

 

 

 

이렇게 두 드라마는 러브라인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한 쪽은 스토리에 집중하기 위해 러브라인이 빠지는 것이 낫지만 다른 한 쪽은 캐릭터에 집중하기 위해 러브라인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 그 반대 성향의 두 드라마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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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남이 대세다. <앙큼한 돌싱녀>의 서강준, <마녀의 연애>의 박서준, <밀회>의 유아인까지. 열 살 이상의 차이를 극복하고 여배우와 뛰어난 케미스트리를 보이는 남자 배우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연하남 신드롬은 성공한 여성들이 늘어나고 점차 나이의 의미가 무색해지면서 대두된 성향이 짙다. 십년 전쯤만 해도 20살 이상 차이나는 연상 연하 커플의 이야기가 TV에 방영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백지영-정석원, 한혜진-기성용 등 실제로 나이차이가 꽤 나는 연상연하 커플들도 화제에 오르며 연하남에 대한 인식은 꾸준히 변화해 왔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단순히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연상연하 커플의 대두는 눈에 띄는 20대 여배우가 드물다는 사실에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평일 미니시리즈에는 20대 여배우가 등장한다. <닥터 이방인>의 진세연·강소라,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고아라, <개과천선>의 박민영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수준의 여배우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 세 드라마의 타이틀에서도 느껴지듯, 이 드라마들은 모두 여성보다는 남성을 위주로 한 드라마다. 여자 주인공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을 보조하는 분위기에 더 가깝다.

 

 

 

반면 <앙큼한 돌싱녀> <마녀의 연애> <밀회>등 여성이 드라마를 전반적으로 이끌어가며 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담당하는 드라마들에는 모두 30대 이상의 여배우가 등장했다. 이 드라마들에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연하남이 등장했다. 그리고 연하남 신드롬으로까지 불리며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냈다. <마녀의 연애>의 엄정화-박서준은 극중에서는 14살, 실제로는 19살 차이가 나고, <밀회>의 유아인과 김희애는 극중에서 실제와 비슷하게 무려 20살 차이로 등장한다. <앙큼한 돌싱녀>의 이민정과 서강준역시 실제로 11살 차이가 난다.

 

 

 

그러나 20대 남자 배우들이 이런 연상녀들과 연기를 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최근 영화 <수상한 그녀>로 깜짝 흥행을 이끈 심은경이나 <동이>등을 성공시킨 한효주 정도를 제외하는 혼자서 스토리 전반을 장악해갈 능력을 보이는 20대 여배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나 주인공의 존재감이 절대적인 드라마 판에서 20대 여배우들은 남자 배우의 그늘에 가린 느낌이다.

 

 

 

물론 20대 여배우들에게 아직 성장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들이 30대가 되어서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의 가능성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기, 유아인등 벌써 높은 주목도를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나 서강준등 수퍼루키로 불리는 남자 신인이 등장하고 있는 와중에 20대 여배우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연기력 논란을 벗어나기 시작한 이연희도 <미스코리아>의 흥행을 이끌어내지는 못했고 <응답하라 1994>로 주목을 받은 고아라조차 아직 같은 20대인 이승기에 비해 존재감이 강하지 못하다. 물론 점차 발전해가는 20대 여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과거 심은하, 김희선, 최지우등 수퍼스타급의 20대 여배우가 등장한 것과는 달리 최근 20대 여배우들은 존재감에서 남자 배우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는 배우들도 눈에 띄지 않고 그렇다고 엄청난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매력이 다소 약하여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힘들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는 수지나 아이유등 스타성을 갖춘 아이돌의 연기자 전환을 대안으로 만들었다. 수지가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으로 추앙받고 아이유가 <드림하이>이후 바로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의 주연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것은 딱히 그 자리를 대체할만한 스타급 20대 여배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돌들이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주연보다는 조연의 자리에서 활약하는 것과는 달리 20대 여자 아이돌들은 인기가 보장될 경우 훨씬 더 주연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유같은 경우만 해도 주연작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의 흥행 성적이 그다지 신통치 않았지만 최근 <트로트의 연인>의 주인공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하남이 대두되고 있는 드라마의 트렌드와는 반대로 20대 여배우들은 주목도가 현저히 낮다. 이것이 꼭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스토리와 분위기를 만드는데 있어서 존재감이 강한 배우들이 다양한 연령대에 포진해 있는 편이 훨씬 더 긍정적인 일이다. 그렇기에 20대 여배우들의 기근 현상은 다소 아쉬운 감정을 자아낸다. 주목받는 20 대 스타 여배우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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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새해가 밝아 오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2014년에도 우리는 TV앞에 앉아서 즐거움을 찾을 것이다. 2014년에는 또 새로운 드라마와 새로운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 2013년에 지금껏 우리를 사로잡은 캐릭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를 웃기고 울린 2013년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정리해 보았다.

 

 

<구가의 서> 구월령, 최강치

 

 

 

 

최근 막을 올린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은 무려 외계인이다. 이제 소재는 단순한 사람들을 뛰어 넘어 판타지와 접목시킨 로맨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에 그 포문을 연 것은 <구가의서>다. <구가의서>에서 산의 수호령, 구미호를 연기한 구월령(최진혁)은 등장 횟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음에도 여심을 녹이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어 <상속자들>에 캐스팅 되었고 tvN에서 방영될 새로운 금토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어 반인반수를 최강치를 연기한 이승기 역시 연기력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식지않은 인기를 증명해냈다. <구가의서>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기분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 안에서 나온 ‘반인반수’ 캐릭터는 그간 단순한 구미호라는 설정에서 한 단계 진보한 형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장혜성, 박수하, 민준국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이종석)역시, 남의 속마음을 읽는다는 설정을 통해 판타지성을 부각시키며 드라마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수하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으로 그 능력으로 장혜성(이보영)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알고 싶지 않은 진실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는 등, 드라마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여주인공인 장혜성(이보영) 또한 까칠하고 자기 중심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변호사 캐릭터로 <내 딸 서영이>에서 보여준 변호사 역할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 내며 드라마의 성공을 견인했다. 이종석은 단숨에 수퍼 루키로 성장했으며 이보영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배우로서 한 단계 진일보 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악역 민준국(정웅인)역시 이 드라마에서 간과할 수 없는 캐릭터로서 주목을 받았다. 정웅인의 연기력과 더불어 섬뜩한 느낌을 자아내는 캐릭터의 시너지는 심지어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tvN <나인>과 함께 2013년에 가장 잘 만들어진 드라마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드라마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주군의 태양> 태공실, 주중원

 

 

 

 

드라마의 판타지 소재는 계속되었다. 히트 작가 홍자매의 <주군의 태양>에서 여주인공 태공실(공효진)은 귀신을 보는 설정으로 등장해 주목 받았다. 착하고 귀여운 여주인공과 다소 까칠하고 무뚝뚝하지만 아픔을 간직한 남주인공이라는 홍자매식 캐릭터는 여전히 크게 변화된 것이 없었지만, ‘귀신을 본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홍자매답게 태공실과 주중원(소지섭)의 관계에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결국 드라마의 완성도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두 주인공의 관계의 설정이 먹혀든 탓에 시청자들은 그 주인공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고 결국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 되었다. 전작 <빅>으로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던 홍자매가 다시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홍자매식 캐릭터가 아직은 유효하다는 증명이었다.

 

 

<굿닥터> 박시온

 

 

의학드라마도 이제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굿닥터>는 무려 자폐증에 걸린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박시온(주원)은 자폐증상을 가졌지만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서번트 신드롬의 증상을 보이는 인물로서 의사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박시온의 독특한 설정 덕에 기존의 의학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분위기가 창출되었다. 자폐증 연기를 무리없이 소화해 낸 주원의 연기력도 다시금 재평가 되었다. 중간에 다소 무리한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따듯하고 귀여운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한 탓에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결국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뻔할 수 있는 소재를 놓고 ‘자폐증’이라는 설정을 집어 넣어 흥미를 유발한 것이 주효했다.

 

 

<비밀> 조민혁

 

시청률 5%로 시작한 <비밀>이 결국 기대작 <상속자들>마저 이긴 데에는 드라마의 완성도가 주효했다. 다소 평범해질수 있는 이야기를 인물들의 감정선을 제대로 포착해내며 그 안에서 그들에게 동화되게 만든 것이다. 남자주인공 조민혁(지성)은 여주인공 강유정(황정음)을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히다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조토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드라마를 넘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시청자들이 보여준 지점이다. 황정음, 배수빈, 이다희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그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완성도 있는 스토리 덕택에 그들의 감정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지만 캐릭터로서의 독특함이나 신선함은 사실 부족했다. 그런 와중에 재벌 2세면서도 한 사람을 사랑하는 순애보를 보이며 한 여자를 끝까지 따라다는 조민혁 캐릭터가 주목할만 했다. 결국 <비밀>은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준비된 신인 작가의 저력을 증명해 냈다.

 

 

<상속자들> 최영도, 한기애

 

 

 

 

김은숙이라는 스타 작가의 <상속자들>에서는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등장한다. 다소 전형적인 그들의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바로 최영도(김우빈)이다. 최영도는 일진에서 사랑을 아는 남자로서 변모하며 거칠고 남자다운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다소 느끼하고 몸서리쳐지는 로맨틱한 대사들도 완벽하게 소화한 김우빈의 연기력과 그의 독특한 외모 역시 이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투박하지만 다정한 매력을 선보인다는 설정은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김은숙 작가의 독특한 대사 스타일과 김우빈의 매력이 결합되며 캐릭터를 눈에 띄게 만들었다. 결국 김우빈은 <상속자들>로 이종석에 이어 수퍼루키로 떠오르며 누구보다 전망이 좋은 2014년을 맡는 스타들 중 하나가 되었다.

 

 

한기애 역을 맡은 김성령 역시, 이 드라마에서 주목할만한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중년의 나이에도 소녀답고 귀여운 매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무려 남자 주인공인 이민호의 엄마로 등장했지만 단순한 엄마에 그치지 않고 귀엽고 착하며 여리고 상처가 많지만 자존심 강한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인 덕택에 한기애는 단순히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하나의 중요한 시청포인트로 자리매김했고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런 캐릭터의 시너지 덕택에 상속자들은 결국 20%를 넘기며 김은숙의 성공신화를 이어나갔다.

 

 

<응답하라 1994> 성나정, 쓰레기, 칠봉이, 윤진이

 

 

<응답하라 1994> 전작 <응답하라 1997>의 성공으로 다소의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지만 그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중반 이후 다소 쳐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발견한 캐릭터들과 배우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데뷔 후 10년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고아라를 비롯해 정우, 유연석, 도희등 다소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회자되었다.

 

 

특히 쓰레기를 연기한 정우는 의대 수석이라는 반전매력과 생동감있는 연기력으로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칠봉이(유연석)의 부드러운 매력도 인기를 끌었으며 서브 캐릭터지만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와 욕설을 구사하는 윤진이(도희)는 드라마 첫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주목받는 신인이 되었다.

 

<응답하라 1994>는 결국, 캐릭터와 추억의 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공중파를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막장 드라마의 막장 캐릭터?

 

 

<야왕> 주다해

 

 

 

이렇게 호평받은 드라마 외에도 ‘막장’ 설정의 드라마 속에서도 캐릭터는 발견되었다.

 

<야왕> 주다해(수애)는 세상 어디어도 없는 막장 악녀를 연기했다. 다소 무리한 설정과 성격 탓에 사이코패스라는 말까지 들은 악녀로 주다해는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는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어설픈 장치들과 설정탓에 주다해라는 인물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단순히 주다해의 악행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개념의 악행이었다는 것 하나만이 이 캐릭터에 주목할 점이다. 수애는 끝까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이 캐릭터를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만큼은 재확인 시켰다.

 

<오로라 공주> 나타샤

 

 

<오로라 공주>의 상식밖의 전개는 쓴 웃음을 짓게 했다. 주인공들 역시 임성한 드라마 답게 수준이하의 행동을 하며 쓴 웃음을 짓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임성한 드라마라면 의례히 나타나는 막장 캐릭터들에 지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주인공은 아니지만 나타샤(송원근)이라는 인물만은 그동안 임성한 캐릭터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동성애자 캐릭터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풍기며 나타난 이 인물은 의외로 드라마의 재미의 일부분을 견인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갑자기 108배를 드리고 동성애를 탈피했다는 설정으로 나타나 비아냥의 대상이 되었다. 말도 안되는 설정과 대사로 비난받는 와중에 캐릭터마저 막장으로 치닫는 임성한식 전개는 결국 시청자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20%를 넘기며 승승장구했고 임성한은 높은 고료를 받고 한 제작사와 계약을 맺는 등, 여전히 건재한 임성한 월드를 증명해 냈다.

 

 

‘일본 드라마’의 독한 캐릭터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 <수상한 가정부>등,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 속 여주인공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상처받은 인물들이었다. 각각의 드라마 속 주인공을 소화한 김혜수, 고현정, 최지우의 연기력은 주목할만 했지만 비슷한 캐릭터의 되풀이는 갈수록 그 힘을 잃었다. 애초에 감정을 배제한 일본식 캐릭터는 한국 정서와는 미묘하게 차이를 보였다. 그들의 캐릭터는 흥미로운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결국 한국에서 ‘일본식’ 여성형 슈퍼 히어로들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앞으로는 일본의 독한 캐릭터들을 그대로 따오기 보다는 한국의 캐릭터들을 심화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TV속 세상은 가상 세계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한 시간 남짓 동안 그들에게 동화되고 그 속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2013년에는 막장드라만큼 좋은 드라마도 많았다. 그것은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한 작가와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에도 그런 노력이 계속되어 즐겁고 참신한 드라마들을 보며 한 시간동안 현실의 시름을 잊게 만들 웰메이드 드라마들을 시청하게 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tvn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후속으로 제작된 <꽃보다 누나>는 방영 전부터 <꽃보다 할배>에서 이어진 기대감과 더불어 예능에서 보기 힘든 여배우들을 섭외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엄청난 흥행을 예고했다. 그리고 첫 회가 방영된 지금, 여배우들의 캐릭터는 <꽃보다 할배>의 출연진 이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낼 가능성을 보였다.

 

 

현실적이고 예민하지만 카리스마있고 돌직구를 던지며 재치있는 화술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윤여정, 매사 편하고 느긋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김자옥, 급한 성격만큼이나 적극적으로 여행의 최전선에 앞장서는 이미연까지 그들의 캐릭터는 확실히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이들 중 첫회에서 가장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바로 김희애였다. 그동안 김희애는 ‘놓치지 않을 거예요.’라는 광고 카피로 대변되는 상당히 고급스럽고 우아한, 나쁘게 말하자면 어느 정도 사치스러운 럭셔리함에 대명사였다. 그의 특유의 나긋나긋한 말투는 종종 개그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김희애의 이미지는 항상 정제되어 있어 때로는 답답하기까지 한 여배우의 전형이었다. 그런 그가 <꽃보다 누나>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대중들은 허를 찔렸다. 그동안 연기 활동을 제외하고는 행사장이나 광고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그가 무려 ‘예능’에 출연하는 일 자체가 상당히 의아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김희애가 가진 이면의 모습이 기대된 것 또한 사실이었다.

 

 

거의 모든 예능에서 ‘캐릭터’를 형성하는 것은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이승기가 엄친아 이미지를 벗고 허당 승기가 되는 순간 그의 팬이 급증한 것처럼 말이다. 김희애 역시 가리지 않고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고 펑퍼짐한 바지를 입고 공항에 등장하며 비비크림조차 바르지 않은 얼굴을 내보이는 것으로 예능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사실 시청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범주에 지나지 않는다. 우아하고 얌전한 여배우가 사실은 털털하다는 공식은 예능에서 활용되는데 가장 쉬운 전개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희애는 예상치 못한 범주에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희애는 여행 스케줄이 꼬이는 짜증스러운 상황속에서도 급한 성격을 내세우는 윤여정, 이미연과는 달리 별다른 말이 없이 묵묵히 그 상황을 참아냈다. 그렇다고 김자옥처럼 아무 일에도 신경쓰지 않는 초연함을 보인 것도 아니었다.

 

 

김희애는 먼저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찾아 교통수단에 대한 문의를 한 뒤,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짐꾼 역할을 맡은 이승기를 기다렸다. 이승기가 돌아오자 넌지시 그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그를 이끌었고, 그 곳에서 벤을 빌리는데 성공하게 만든다. 자신이 앞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자신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당황한 이승기에게 그 공을 돌리고 자신은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난 것이다.

 

 

이는 이승기에게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계기가 됐으며 모두가 편하게 호텔로 갈 수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장면은 그동안 도도하고 새침한 김희애의 이미지를 한 방에 뒤집는 것이었다. 이어진 인터뷰 장면에서 그는 “당연하지 않느냐. 이승기도 처음인데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당연히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라며 여행 스케줄이 지연된 상황에 대한 탓을 이승기에게 돌리지 않았다.

 

짜증날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김희애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발을 직접 움직였고 결국엔 자신이 아닌, 이승기에게 그 공을 돌림으로써 상대방의 기를 살렸다. 그런 일련의 움직임 속에서 김희애가 보여준 것은 단지 여행자로서 그가 가진 초조함이나 불안이 아닌, 전체를 품을 수 있는 엄마같은 따듯함이었다.

 

 

이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김희애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히 증가한다. 물론 다른 여배우들의 지극히도 현실적인 불만 역시 예능에 있어서는 상당히 재밌는 그림이다. 적극적인 이미연이나 상황을 재빨리 파악하려는 윤여정, 그 모든 과정에서 어쨌든 해결될 거라며 느긋한 모습을 보인 김자옥까지 모두 캐릭터가 확실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그러나 첫 회에서는 김희애가 가장 돋보였다. 40대 후반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갖은 오해와 구설수에도 시달렸지만 결국, 그 외모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씨를 보여준 덕택에 김희애는 단숨에 호감도를 증가시켰다. CF의 카피나 대사 톤, 그리고 항상 정제된 이미지 이외에도 김희애에게 다른 보여줄 것이 생기고 그의 이미지가 전환된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도 의미 있는 일이다.

 

<꽃보다 누나>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단순한 새로운 나라로의 여행에 대한 경험과 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대중의 지지기반일지도 모른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드디어 피 말리는 4월화 드라마 대전이 시작됐다.

 

 

KBS 2TV <직장의 신>이 한 주 먼저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8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MBC <구가의 서>가 동시에 첫 방송을 내보내면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모양새다.

 

 

흥미로운 것은 미녀스타 김태희와 이연희가 동시에 TV 브라운관에 컴백하며 명예회복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과연 이 두 미녀스타들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까.

 

 

 

 

 

세대를 대표하는 미녀스타, 김태희 Vs 이연희

 

 

배우 김태희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미녀스타다. 70년대 정윤희, 80년대 황신혜, 90년대 김희선이 있다면 2000년대에는 단연 김태희가 있다. 또렷한 이목구비와 완벽한 비율, 여기에 명문대 출신이라는 학벌까지 완벽한 스펙을 갖추고 있는 그는 뭇 남성들의 이상형인 동시에 뭇 여성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만큼 김태희는 대중이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여성상을 가장 충실히 구현한 최고의 스타로 손꼽힌다.

 

 

이연희 또한 20대 배우들 중 도드라진 미모를 자랑하는 스타다. 화려하고 조각 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청순가련하고 담백한 외모는 순정만화에서 툭 튀어 나온 듯 매력적이다. 환한 눈웃음과 서글서글한 입매 또한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 게다가 이연희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특유의 싱그러움과 상큼함은 20대 여배우 중 으뜸이다. 배우로서 이만한 외양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외모 덕분에 김태희와 이연희는 광고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유명세를 떨쳤다. 엄청난 몸값에도 불구하고 대여섯 개가 넘는 CF에 등장했던 그들은 출연하는 광고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CF 모델로서 명성을 쌓아나갔다. 여배우들의 선망이라고 할 수 있는 화장품은 물론이거니와 통신, 가전, 요식 등 주요 CF는 모조리 독식했던 것이다.

 

 

그러나 CF, 화보, 패션 등을 통해 스타로서 누리는 빛나는 영광 뒤엔 언제나 '발연기' 라는 꼬리표가 지겹게 따라 붙었다. 김태희와 이연희는 데뷔 이래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갔지만 배우로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예쁜 얼굴,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작품마다 혹평을 들었고,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낙제점을 받았다. 이는 김태희에게도, 이연희에게도 크나큰 불행이었다.

 

 

 

 

계속되는 발연기 논란, ?

 

 

도대체 왜 그들은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김태희의 경우에는 조연을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주연을 맡았던 탓에 기본기를 다질 시간이 현저히 부족했다. 문제는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녀는 캐릭터 변신에 병적으로 집착했다는 것이다. 대중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이 앞서다보니 그릇에 맞지 않는 작품과 캐릭터를 연속해서 선택하는 우를 범한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구미호외전><중천><싸움><아이리스> 등으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가 전혀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검을 휘두르고, 몸으로 치고 박고 싸우는 김태희는 대중이 기대했던 김태희와는 완전히 상반된 캐릭터였다. 배우로서의 내적 성장보다 외적 캐릭터의 전복과 파격으로 승부를 보려했던 김태희의 전략은 사실상 완벽한 실패로 귀결됐다. 슬프게도 그녀가 선택한 일련의 캐릭터들은 김태희의 이미지와도, 김태희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 스펙트럼과도 거리가 멀었다.

 

 

당시 김태희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림이었다. 대중과 영합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영민함,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배우로서 기본기를 다질 줄 아는 현명함이 그녀에겐 절실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하루라도 더 빨리 연기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갈망과 욕구가 그녀를 급하게 만들었다. 김태희가 진즉 알았어야 하는 것은 배우 스스로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와 작품은 대중 역시 불편해 한다는 것, 그리고 급작스러운 이미지 전복은 오히려 대중적 괴리감을 낳는다는 사실이었다.

 

 

기본기가 없는 것은 이연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발성, 발음, 표정 연기 등에서 상당한 약점을 노출한다. 감정 없는 대사톤은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만들고 강약이 조절되지 않는 목소리는 드는 이를 피곤하게 한다. 냉혹한 이야기지만 이연희의 연기는 데뷔 이래 지금까지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 연기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쁜 외모조차 빛을 잃을 만큼 매력이 없다.

 

 

김태희가 파격적 캐릭터나 다양한 장르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노력이라도 했다면, 이연희는 그 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그런 작품에서 색깔 없는 캐릭터만을 연기하다보니 대중의 뇌리에 각인 된 작품이 단 한 편도 존재하지 않는다. ‘스타 이연희는 여러 가지 수식어로 대변되는 반면 배우 이연희는 내세울 만한 대표작이 딱히 없다. 배우 생활을 계속할 생각이라면 이는 분명한 위기 상황이다.

 

 

 

 

김태희와 이연희,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렇듯 동병상련의 고민을 갖고 있는 두 여배우가 2013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각각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구가의 서>를 통해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것이다. 특히 <장옥정, 사랑에 살다>9대 장희빈을 연기하는 김태희의 의욕은 대단하다. 역대 장희빈 흥행 신화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지긋지긋하게 따라 붙던 연기력 논란 또한 확실히 떼어버리겠다는 각오다. 부담스럽지만 첫 사극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희대의 악녀장희빈을 조선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로 재해석 한 이 작품에서 김태희는 차분하고 담백한 연기로 첫 방송을 훌륭하게 마무리했다. 과하지 않은 캐릭터 해석과 어색하지 않은 대사 처리는 합격점을 받을 만 했고 화면을 장악하는 힘 또한 일취월장했다. 우려와 달리 사극에 잘 녹아들며 타이틀롤로서 부끄럼 없는 활약을 펼쳐 보인 셈이다. 향후 그의 연기가 기대 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희노애락을 담아내는 표정 연기는 여전히 부족함이 드러났다. 극이 진행되면서 점차 나아지기는 하겠지만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 된 이 부분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 연기를 할 때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캐릭터의 삶을 온전히 표정과 몸짓으로 드러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구가의 서>에 특별출연 중인 이연희의 연기는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첫 회 방송에서는 여전히 어색한 티를 온전히 벗어던지지 못했다. 출연하는 4회 동안 계속 이런 식의 연기를 한다면 조금 곤란하다. 다행히 신우철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이연희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펼쳤고, 오열 장면 등에서는 감정이 잘 표현됐다고 공언한 만큼 기대를 가져도 좋을 듯하다.

 

 

20134,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김태희와 이연희는 과연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하며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선 두 미녀스타가 작품을 끝마칠 때 어떤 결과를 얻어가게 될지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자못 궁금해진다.

 

Posted by 비회원

 

드디어 ‘4월 드라마 대전이 개막됐다. 각 방송사가 자존심을 걸고 준비한 새로운 드라마들이 대거 등장하는 가운데 과연 어떤 작품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뜨거운 만큼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기존의 편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변칙편성이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낳은 변칙 편성

 

 

시청률은 작품의 성패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잣대 중 하나다.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률이 높을수록 광고를 많이 팔고, 그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 현재 방송 시장에 시청률만 높으면 만사 OK라는 시청률 지상주의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식 이하의 변칙 편성이 자행되는 원인도 이와 결코 무관치 않다.

 

 

최근 MBC325일 월화 드라마 <마의>를 끝내고 나서도 이튿날인 26일 이어 41, 2월에도 후속작을 방송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41일에는 <2013 MBC 드라마 빅3 스페셜>을 방송 예정이고, 2일에는 특선영화 <차형사>가 편성되어 있다. 새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의 첫 주 방송을 SBS <야왕>의 마지막 주 방송과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다. <야왕>의 마지막 회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만큼, 무리하게 경쟁하느니 차라리 방송을 한 주 미루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러한 변칙 편성은 비단 MBC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13, SBS<그 겨울, 바람이 분다>1, 2회를 연속 방송 해 논란을 일으켰다. SBS 측은 드라마의 촘촘한 구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변했지만 같은 날 시작한 <아이리스2>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순 없었다. 방송사끼리 합의한 드라마 72분 룰을 일방적으로 깨버린 것 또한 문제였다.

 

 

당시 이강현 KBS 드라마 국장은 업계 상도 상 이건 아니다. 룰이 쉽게 무너지고 깨지면서 자괴감이 들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나 KBS 역시 <그 겨울, 바람이 분다>2회를 견제하기 위해 본래 편성된 <추적 60>을 특선영화 <고지전>으로 갑작스럽게 교체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SBS의 변칙 편성 전략에 똑 같은 방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진흙탕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SBSMBC <해를 품은 달>의 마지막 주 방송을 피해 <옥탑방 왕세자> 첫 방송을 한 주 미뤘었고, KBS<적도의 남자> 첫 방송을 무려 3주나 연기하는 무리수를 둬 시청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바 있다. 초반 시청률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자존심도, 정체성도 모두 포기한 수준 낮은 경쟁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로 승부하는 환경 정착돼야

 

 

방송사가 서로 눈치를 보며 변칙 편성을 자행하는 동안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쪽은 애꿎은 시청자들이다.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한 방송사들로 인해 시청자의 볼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방송은 시청자가 주인이라는 말이 무색해 지는 순간이다. 방송사 스스로 지금껏 쌓아올린 믿음과 신뢰를 무참히 무너뜨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방송사는 공급자이고, 시청자는 소비자다. 공급 자체가 소비로 인해 존재할 수 있다면 공급자는 언제나 소비자의 만족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 눈앞에 있는 이익만을 좇는 근시안적 경영 대신 보다 넓고 멀리 보는 안목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경쟁작을 의식한 무분별한 변칙 편성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불만만 키우고, 각 방송사 간의 감정의 골만 깊어지게 하는 최악의 전략일 뿐이다.

 

 

이제라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내실이다. 작품만 좋다면 시청자들은 언제라도 볼 준비가 되어 있다. 작년 한 해 큰 호평을 받은 SBS <추적자>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콘텐츠 그 자체로 승부를 볼 각오를 해야지 이런 저런 핑계 대며 반칙과 편법을 당연하게 자행하는 건 너무 비겁한 행동이다. 지상파 방송이 지니고 있는 권위와 품격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1~2% 시청률에 희비가 엇갈리는 작금의 방송 환경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팍팍한 현실을 핑계로 잘못된 관행까지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여선 안 된다. 느리지만 꿋꿋이 옳은 방향으로 바꿔 나가려는 노력이 선행될 때에만 오늘보다 더 진보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방송사와 제작진, 시청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건 더 이상 거부하기 힘든 시대적 요구다.

 

 

이런 상황에서 망가져 버린 ‘72분 룰의 복원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20083사 드라마 국장이 합의한 대로 확대 편성, 드라마 연장, 연속 방송, 무분별한 결방 등을 자제하고 드라마 편수를 조정해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구두 합의에서 한 발 자국 더 나아가 이를 법제화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공정한 규칙은 공정한 경쟁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시청자가 만족할만한 좋은 작품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이 과정에서 도출된 결과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 데도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시청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시청률 지상주의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자리 잡아야 작품을 만드는 모든 이들이 사명감과 자존심을 지키며 작업을 할 수 있고, 변칙 편성 같은 꼼수 역시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제 문제 해결의 공은 각 방송사에게로 넘어갔다. 과연 그들은 처절한 자기 성찰과 혁신 의지로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시청률 지상주의가 아닌 시청자 지상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Posted by 비회원

 

각 방송사의 자존심을 건 4월 월화 드라마 대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월화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모두 교체되면서 치열한 격전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MBC <마의>SBS <야왕>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한 만큼 후속작들간의 기싸움도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할 전망이다.

 

 

배우, 작가, 연출자 너나 할 것 없이 당대의 거물급들이 총 출동하는 4월 드라마 대전에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MBC <구가의 서>, 월화 드라마 최고 기대작

 

 

4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구가의 서>는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찬란한 유산><더킹 투하츠>국민 남동생이승기와 <드림하이><건축학개론>국민 첫사랑수지가 주연을 맡은 것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이성재, 정혜영, 조성하, 이연희 등 탄탄한 배우진이 포진해 뒤를 받친다. 대어급 배우들이 총 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다.

 

 

제작진의 면면 역시 뒤쳐지지 않는다. <유리구두><호텔리어><오필승 봉순영><제빵왕 김탁구><영광의 재인> 등으로 유명한 강은경 작가와 <파리의 연인><온에어><시크릿 가든><신사의 품격> 등으로 흥행 신화를 써온 신우철 PD가 손을 잡았다. 각자의 영역에서 매번 최선의 결과를 뽑아낸 베테랑들인 만큼 이번에도 탄탄한 호흡으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판타지 사극장르를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하다. 작년 <아랑사또전><전우치> 등 판타지 사극을 표방했던 대부분의 작품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초라하게 퇴장한 바 있다. 복잡한 세계관과 유치한 CG, 진부한 관계설정 등이 시청자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구가의 서>는 이를 타산지석 삼아 판타지 사극의 신선함을 유지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익숙하고 쉽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전작인 <마의>가 마지막 회를 동시간대 2위로 마쳤다는 것 또한 부담스럽다. <마의>가 동시간대 1위를 지킨 상태에서 바통을 넘겼다면 훨씬 수월한 싸움이 됐을 텐데 막판에 역전을 당하는 바람에 <구가의 서>로선 전작의 후광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힘들어졌다. <마의>가 지난 6개월 동안 방송되며 MBC 월화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장희빈 흥행신화 잇는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구가의 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소설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악독하게만 그려졌던 지금까지의 장희빈과 차별화 된 설정으로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보염서(조선시대 화장품 생산을 전담하던 곳)를 배경으로 인간 장옥정이 가지고 있는 여성적 매력을 최대한으로 발현시키는 한편, 연적 인현왕후와 대립하며 숙종과의 절절한 러브스토리 또한 그려낼 예정이다. 익숙한 소재에 신선한 접근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주인공 장옥정 역에는 당대의 미녀배우 김태희가 캐스팅 됐다. 김지미, 윤여정, 이미숙 등 최고의 여배우들이 역대 장희빈을 연기한 전례에 비춰볼 때 김태희 정도의 대스타라면 충분히 장희빈을 연기할 자격이 있다. 그녀는 데뷔 이래 첫 사극도전이라는 점에서도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숙종과 인현왕후는 청춘스타 유아인과 빼어난 연기력과 미모를 자랑하는 홍수현이 맡았고 이 외에도 재희, 한승연, 성동일 등이 힘을 보탠다. <구가의 서> 못지 않는 위용을 자랑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제작진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로비스트><스타의 연인><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의 방용철 PD가 메가폰을 잡았고, 원작의 저자인 최정미 작가가 극본을 담당한다. 첫 드라마 집필에 나선 최정미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얼마나 잘 드라마로 구현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제 페이스를 빨리 찾아야 전작 <야왕>에 이어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

 

 

주인공 김태희 또한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껏 장희빈을 연기한 여배우들 대부분은 뛰어난 미모만큼이나 출중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이들과 달리 김태희가 예전과 다름없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다면 작품 자체가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 여배우들이 모두 연기하고 싶어 하는 장희빈을 맡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다.

 

 

 

 

KBS 2TV <직장의 신>, 김혜수의 저력을 믿는다

 

 

지난 2개월간 시청률 3%대에서 허우적댄 <광고천재 이태백> 때문에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 KBS<직장의 신>으로 대역전극을 노린다. 일본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우리집 여자들>의 전창근 PD가 연출을, <꽃미남 라면가게>의 윤난중 작가가 극본을 맡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당초 <직장의 신>은 월화 드라마 최약체로 평가 받았지만 연기파 배우 김혜수가 합류를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 된 상황이다. 충무로와 여의도를 오가며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김혜수는 그동안 <><국희><장희빈><스타일> 등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전천후 스타다. 연기대상을 두 번이나 받을 정도로 출중한 연기력을 자랑하고 있는 그의 등판은 월화 드라마 시장의 최대 변수라 할 만 하다.

 

 

월화 드라마 중 유일한 현대극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사극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시청자를 고정층으로 포섭하는 한편, 세련되고 스피디한 전개로 승부를 본다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경쟁작들에 비해 한 주 먼저 시작하기 때문에 입소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원작의 탄탄한 내용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차별화 된 각색을 시도함으로써 초반 시선몰이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4월 월화 드라마 시장은 스타급 배우들과 역량 있는 제작진의 격돌로 흥미로운 한 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각 방송사가 사활을 걸고 편성한 기대작들이 과연 어떤 성과를 얻게 될지, 먼저 승기를 잡는 쪽과 마지막에 웃는 쪽이 누가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4월에도 안방극장은 변함없이 뜨거울 것 같다.

 

 

 

Posted by 비회원

 

수목 드라마 대전의 희비가 완벽하게 엇갈리고 있다.

 

[더 킹]이 첫 회 이후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옥탑방 왕세자]가 무서운 속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결국 방송 3주만에 [옥탑방 왕세자]가 수목 드라마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꿰차면서 판도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옥탑방 왕세자]의 선전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일이다. 출범 직전의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방송 전부터 시놉시스와 대본이 상당히 탄탄하다는 이야기가 방송가 주변에서 많이 돌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유천-한지민 등 내공 있는 연기자들의 뒷받침과 신윤철 PD의 감각적인 연출이 빛을 발하면서 SBS 내부에서는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 있는 발언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해를 품은 달] 때문에 구겨진 자존심을 어떻게 해서든 만회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방송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동시간대 1위는 커녕 시청률 두 자릿수도 찍지 못했다. 그에 비해 이승기-하지원 투 톱을 내세운 MBC [더 킹]은 [해를 품은 달]의 후광에 힘입어 가볍게 16%라는 높은 첫 방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허나 현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첫 회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호의적이었던데다가 아직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드라마 시청률은 연일 조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경쟁작이었던 [더 킹]이 완만한 하락세에 접어든 것에 반해 [옥탑방 왕세자]는 소리없이 시청자층을 결집하며 동시간대 1위 탈환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방송 3주, 단 6회만에 [옥탑방 왕세자]가 [더 킹]을 누르고 동시간대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제작비 170억에 이승기-하지원 투톱을 내세운, 홍진아 극본-이재규 연출이라는 화려한 스펙의 [더 킹]이 2위로 내려 앉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도대체 [옥탑방 왕세자]는 왜 수목 드라마 대전의 '역전 드라마'를 써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일까.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역시 '작가'다. 흔히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라고 한다. 그만큼 드라마 작업에서 작가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절대적이다. [허준][대장금]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조차 "드라마의 70%는 작가가 만들어 내는 것" 이라고 인정할 정도다. 드라마 싸움은 곧 작가 싸움이고, 어느 작가의 필력이 더 센가에 따라서 작품의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 다반사다.

 

이런 측면에서 [옥탑방 왕세자]는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더 킹]의 작가가 [베토벤 바이러스]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장편 흥행작이 없는 홍진아 작가라면, [옥탑방 왕세자]는 90년대 트렌디 드라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희명 작가가 집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희명 작가는 [미스터 큐][토마토]로 김희선 시대의 한 축을 건설한 작가이자, [수호천사]로 송혜교를, [명랑소녀 성공기]로 장나라를 톱스타의 반열에 올려 놓은 작가이기도 하다.

 

그가 쓰는 드라마의 대부분은 명확한 선악구도와 통속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에피소드들이 첨가되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옥탑방 왕세자] 역시 이희명 식 드라마 구성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타임슬립' 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차용해 다양한 흥미를 돋구고 있다. 게다가 우연의 남발인 듯 하면서도 여러가지 복선들이 착실히 깔려 있어 탄탄하면서도 치밀한 구성이 눈에 띈다. 가히 '트렌디 드라마의 제왕'다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옥탑방 왕세자] 특유의 코미디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속극에 복수극을 첨가한 [적도의 남자]는 물론이거니와 남북관계라는 무거운 소재에 군대 이야기까지 얹은 [더 킹]은 마냥 가볍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이에 비해 [옥탑방 왕세자]는 유치하면서도 배꼽 잡는 코믹 에피소드를 곳곳에 첨가해 무겁지 않으면서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시청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이건 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가장 차별화 된 장점이다.

 

특히 [옥탑방 왕세자] 6회에 방송 된 '야자타임'은 이 드라마가 동시간대 1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야자타임이라는 단순한 설정을 왕세자에게 덤비는 신하들의 구도로 비틀어 버린 이 장면은 [개그 콘서트] 뺨 치는 재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내관 도치산이 왕세자인 이각에게 "웃어?" 하며 정색하는 것도 파격이었지만, "야! 하지마!" 하며 말리는 척 하던 송만보가 "쟤 화났잖아! 어이구~ 화났어여?" 하며 깐족대는 것도 일품 중의 일품이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의 최종 종결자는 누가 뭐래도 타이밍을 못 맞춘 우용술이었을 것이다. 야자타임을 도저히 못하겠다던 우용술이 하필이면 야자타임이 끝난 마당에 들어와 이각에게 "나이도 어린게...부모 잘 만나가지고 그냥" 이라며 던진 한 마디는 보고 있던 시청자들을 초토화 시켰다. 여기에 "우..우의찬..이제 다 끝났소"라는 도치산의 말과 함께 적절히 들어가는 애니메이션 효과와 손에 쥐고 있던 물컵을 떨어뜨리며 망연자실하게 무릎 꿇는 우용술의 모습은 배를 잡고 방바닥을 뒹굴 지경이었다. 게다가 화를 못참고 "만보야, 용술이 칼 가져오너라!" 라는 이각의 대꾸까지!

 

이처럼 [옥탑방 왕세자]는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센스 있는 대사와 독특한 인물 구도로 포장해 매우 세련되면서도 유쾌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경쟁작인 [더 킹]이나 [적도의 남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 드라마만의 최대 강점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보는 시청자들이 쉽고 재밌게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 트렌디 드라마의 미덕이란 미덕은 모조리 갖춘 작품이 바로 [옥탑방 왕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런 미덕들에 더해 세 번째로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멜로라인과 여러가지 사건들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각과 박하, 여기에 홍세나와 용태무가 사각관계를 형성하며 향후 멜로 라인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와중에 회사를 둘러싼 암투와 세자빈의 죽음을 밝히는 미스테리 추리 요소가 적절히 가미되며 한 시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누구의 친모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나영희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은 더욱 재밌게 돌아가고 있다. 멜로라인이 강화되면 강화될수록, 스토리가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올라갈 것이란 건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이처럼 보기 드문 장점들로 중무장한 [옥탑방 왕세자]는 이제 '1위 굳히기'에 만전을 다할 태세다. 하락세의 [더 킹]과 상승세의 [옥탑방 왕세자]가 방송 3주만에 시청률 1, 2위 자리를 바꿔 앉으면서 향후 수목극 판도도 재밌게 돌아가게 됐다. 1위 자리를 빼앗긴데다가 일주일에 1%씩 시청률이 떨어지는 [더 킹]으로선 불안하기 한정 없을 것이고, 가까스로 1위 자리를 탈환한 [옥탑방 왕세자]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방어에 성공해야 할 입장이다. 두 드라마의 치열한 다툼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과연 수목 드라마 대전의 향배는 어떻게 갈라지게 될까. 확실한 것 한가지는 [옥탑방 왕세자]가 점점 더 재밌어 질 것이라는 것, 그리고 [더 킹]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한 번 차지한 1위 자리를 웬만하면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옥탑방 왕세자]가 수목 드라마 왕좌 자리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는데 내 '손모가지'를 걸겠다.

Posted by 비회원

 

 [더 킹투 하츠]가 소폭의 시청률 하락의 충격에 휩싸였지만 아직까지 다른 드라마들에게 1위를 내줄 정도는 아니다. 이승기와 하지원의 조합에 일부에서는 비판적인 시각까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드라마적인 재미만은  놓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더 킹 투하츠]가 벌써부터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다소 이른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더 킹 투하츠]가 무조건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경쟁작들이 모두 호평을 받는 상황에 놓인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애석하게도 [더 킹투하츠]에는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가 더 걱정되는 약점이 있다. 이승기 하지원은 여전히 호연을 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약점을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더 킹투하츠]는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에 [옥탑방 왕세자]는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더 킹투하츠]의 단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옥탑방 왕세자]는 왜 [더 킹투하츠]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일까.

 

 일단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 할 점은 두 드라마 모두 각기 다른 개성과 장점을 지닌 작품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은 결코 어느 한 작품이 다른 한 작품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쓰여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두 작품 모두 각기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을만한 요소를 갖췄다. 결국 어느 작품도 엄청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끝날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처음에 기대치가 높았던 [더 킹투하츠]가 가져야하는 부담감은 더 크다. 여러 우위를 점하고 시작한 탓에 비등비등한 성적이 결코 기분 좋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일단 이승기-하지원이라는 톱스타의 조합과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더 킹투하츠]가 먼저 승리를 거머쥐었다. 다른 작품보다 무려 6% 이상의 시청률 격차를 보이며 선두의 자리를 쉬이 내어줄 것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마도 당분간은 선두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처음의 기대치 만큼의 시청률을 낼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편이 좋을 듯 하다.

 

 물론 [더 킹투하츠]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재미를 보장한다. 코믹요소도 있고 남북간의 갈등상황도 있으며 윤제문으로 대표되는 악역의 음모 역시 이 드라마가 가진 잠재력이다. 이 모든 요소가 제대로 버무려져 맛을 낸다면 [더 킹투하츠]는 끝까지 선두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모든 사건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통합체가 되기까지 설명이 사실상 매끄럽지 못하다. 윤제문은 분명 한국의 왕실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어두운 싸이코 패스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정말 무섭고 섬뜩한 악역이라 시청자들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한다기 보다는 극중에서 따로놀고 있다. 나중에 어떤 식으로 이 인물이 주인공들과 병합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으로써는 이 인물의 역할이 최소한인 편이 드라마 전개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인물에 대한 비중을 갑자기 줄이면 나중에 작가가 생각해 놓은 스토리가 엉망이 될 공산이 크다. 문제는 나중에도 이 인물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희열이나 카타르시스를 안겨 줄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 있는 인물일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오히려 이 드라마는 WOC라는 상황에 더욱 집중하는 편이 나았다. 처음부터 이런 악역을 굳이 만든 이유가 상당히 궁금하다. 물론 이야기를 크게 벌일 심산이었겠지만 사실상 이승기-하지원의 러브라인과 남북간의 갈등 상황이 이 드라마에서는 훨씬 더 재미를 끌 수 있는 요소다. 일단 재밌고 봐야 하는 드라마에서 갑자기 드라마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악역으로 드라마를 망치는 것은 상당히 불안한 부분이다. 이 인물을 끝까지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 역시 미심쩍다.  이 인물은 마술을 하는 인물로 설정이 되어 있다. 이 인물이 마술하는 장면은 시청자의 볼거리를 위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마술 장면이 신기하기는 커녕 늘어진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제작진의 편집술도 지적받을 부분이다. 이 인물의 이야기는 지금 최대한 간단해야 한다. 결국 이 인물을 끝까지 잘 처리하는 것이 이 드라마가 가진 숙제다.

 

 확실히 이 인물이 등장하지 않은 4회가 3회보다 훨씬 더 재미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 말인 즉슨, 윤제문이 맡은 역할이 드라마의 맥을 끊는 악역이라는 증거라는 뜻이다. 결국 드라마의 갈등요소가 되기 위해 집어넣은 인물이 드라마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불안한 요소다.

 

 

  두번째는 이 드라마의 정체성에 있다. 코믹, 감동, 액션, 서스펜스, 대작 느낌 등을 모두 지향하는 바람에 이 드라마에 포커스를 어디다 둬야 할지 애매모호해 지고 말았다. 초반인 지금은 그런대로 이 요소가 잘 버무려지고 있지만 나중에는 코믹은 사라지고 결국 어두운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보여진다. 지금도 소녀시대를 소재로 남북간의 갈등상황이 초래되는 등의 약간은 억지스런 코믹요소와 갈등요소가 결합되기도 한다. 이런 요소를 맛있게 버무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지금은 남북이 화해모드인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지만 결국 남북 문제라는 것이 민감한 사안이다. 갈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문제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이 드라마의 설정을 남북관계로 할 필요가 없었다. 또한 윤제문이라는 사이코 패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등장인물들이 결국 진지해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어두운 분위기는 통통튀는 로맨스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이탈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를 끝까지 재미있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오버더 레인보우] [베토벤 바이러스]등을 전작으로 내세우고 있는 홍작가는 본래 홍자매라는 이름으로 공동집필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홍진아 작가 혼자의 힘으로 이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어디까지 역량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지만 전작에서 창대한 시작에 비해 마무리가 약하고 흐지부지해 졌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힘들었던 점을 상기해 보면 끝까지 필력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서 사실 엄청난 불안감이 따른다.  

 반면 [옥탑방 왕세자]는 하나의 분위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박유천-한지민의 로맨스와 코믹한 분위기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도 심각한 상황이 존재하고 눈물이 흐를만한 장면이 들어가지만 그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하는 요소는 아니다. 또한 악역이 등장하지만 그 악역역시 드라마 내용에 어울어져 있고 등장인물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맥락을 끊거나 거슬리는 존재는 아닌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갈등을 위해 존재하는 역할로 드라마에서 빠져야 할 존재는 아닌 탓에 긴장감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박유천과 한지민이 어떻게 러브라인을 키워갈 것인가가 가장 큰 이슈기 때문에 온전히 시청자들은 그 이슈에 집중할 수 있다. 여기서 더 큰 장점은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고 현세에 오게 된 왕세자 이각(박유천)과 박하(한지민)의 사랑의 결말이 쉽게 예측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뻔한 러브라인이 아니라 둘 사이에 가로막힌 300년이라는 시간을 그들이 뛰어넘는 과정에 대한 결말의 궁금증. 이것이 이 드라마가 완전히 뻔하지 않은 이유고 이 드라마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드라마의 왕세자 이각은 자신이 300년 후의 환생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마지막을 장식한 상황이다. 이제부터는 자신이 현세의 환생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현세에 맞게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점이 반전 아닌 반전이었다. 이 반전을 어떻게 살리는가 하는 것. 알콩달콩으로 흐르는 러브라인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 하는 것이 이 드라마가 가진 숙제다. 하지만 더 킹투하츠 보다는 그 숙제가 더 적다 할 수 있다. 집중해야 할 문제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물론 이 드라마 역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 드라마를 집필한 이희명작가는 그동안 [미스터 큐] [토마토] [명랑소녀 성공기] [요조숙녀]등을 집필해왔다. 드라마 내용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드라마가 등장인물만 바뀌었을 뿐, 회사안에서 어떤 작은 세력이 큰 세력을 공격하는 설정, 큰 세력은 악역이 되고 작은 세력은 선한 편이 되어 회사안의 경쟁을 이끌어 나가는 설정이 굉장히 비슷했다. [옥탑방 왕세자]역시 설정은 신선하나 박유천이 환생임을 자각함에 따라 할머니의 회사의 중역으로 성장할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전작에서 보여진 성공 방식을 답습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방식이 어느 순간부터는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희명 작가가 어떤 다른 전개 방식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 가장 큰 숙제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승기의 [더 킹투하츠]를 위협할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할 드라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물론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겠지만 이 드라마가 현재 이승기 못지 않은 화제성을 만들어 내며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속에 있음은 말할 것이 없는 사실이다.

 

 박유천은 이승기보다는 훨씬 더 기대치가 낮은 배우임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연기를 하고 있고 또한 신선한 작품에 출연한 안목은 상당히 의외스러운 부분이다. 이승기가 화제성은 훨씬 뛰어남에도 드라마의 내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전세는 역전될 수 있다. 박유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이승기와 비슷한 성과를 올리는 것 만으로도 더욱 큰 성공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이다. 

 

 [더 킹투하츠]가따라오는 추격을 어떻게 물리치고 이승기-하지원이라는 이름값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 [옥탑방 왕세자]는 어떤 식으로 더 비상할 수 있을지.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 킹투하츠]와 [옥탑방 왕세자]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기 그지 없다. 부디 둘다 끝까지 처음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좋은 작품으로 남게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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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 대전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웃은 건 역시나 [더 킹]이다.


흥행 불패 하지원-이승기 콤비를 앞세우고 이재규가 메가폰을 잡은데다가 전작인 [해품달] 버프까지 받은 [더 킹]은 16%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경쟁작인 [옥탑방 왕세자]와 [적도의 남자]의 기세도 나쁘지는 않다. 박유천-한지민-이태성-정유미 사각라인으로 진용을 갖춘 [옥탑방 왕세자]와 엄태웅-이준혁 투 톱의 [적도의 남자] 역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내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총출동 한 수목극 대전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배우들만큼 화려한 스타작가들간의 '자존심' 싸움이다. 그야말로 화려하다 못해 휘황찬란할 지경이다.



[더 킹]의 집필을 맡은 사람은 바로 홍진아 작가다. 홍정은-홍미란 작가와 함께 양대 '홍자매'로 불리는 홍진아-홍자람 작가는 [반올림][태릉 선수촌] 등의 드라마로 유명세를 떨친 스타 작가다. 특히 김명민-장근석이 출연했던 [베토벤 바이러스]는 홍자매의 대표 히트 드라마로 "똥덩어리""강마에" 등 숱한 유행어와 별명을 만들어내며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더 킹]은 홍자매가 [베토벤 바이러스] 이 후, 무려 4년만에 내놓은 드라마다.


당초 홍진아-홍자람 자매가 함께 집필하기로 했던 [더 킹]은 홍자람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중도 하차하면서 홍진아 단독 작가 체제로 재편됐다. 홍진아 작가의 첫 개인 작품이기 때문에 "흥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는 의혹이 대두됐고, 남자 주인공 캐스팅이 계속 미뤄지면서 뜻하지 않게 대본 이상설 등에 시달렸다. 하지만 하지원-이승기 투 톱이 캐스팅 되고 [다모]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MBC의 최고 기대작으로 위치가 격상됐다.


기대와 우려 속에 첫 방송을 시작한 [더 킹]은 16%의 준수한 첫 방송 성적을 기록하며 홍진아의 체면을 톡톡히 살려줬다. 시청률 뿐 아니라 작품성 측면에서도 큰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이 얼마나 흥행세를 이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홍진아로선 [더 킹]이 30% 정도만 찍어준다면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통해 몸값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킹]이 시청률 면에서 진정한 '킹'이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더 킹]의 뒤를 이어 수목극 2위를 차지한 [옥탑방 왕세자] 역시 기대작 중 하나다. 첫 방송 시청률은 9.8%로 한 자릿수지만, 1~2회 전개가 생각보다 쫄깃해 다음 주부터는 무난히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더 킹]이 얼만큼 치고 나갈지가 관건이겠으나 [옥탑방 왕세자]가 첫 주 분위기만 유지한다면 수목극 판도가 아주 재밌게 전개될 듯 하다. [옥탑방 왕세자]의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 트렌디 드라마의 귀재 '이희명 작가'다.


90년대 최고의 히트 제조기였던 이희명은 93년 [공룡시대]를 시작으로 [도시남녀][미스터큐][토마토][수호천사][명랑소녀 성공기] 등을 줄줄이 히트시키며 당대의 스타 작가로 발돋움했다. 시청률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의 드라마는 [미스터큐][토마토][수호천사][명랑소녀 성공기]가 모두 40%대 시청률을 기록했고 김희선, 송혜교, 장나라 등이 그의 드라마를 통해 흥행력을 검증받으며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2006년 [불량가족] 이 후로, 이희명이 6년만에 내놓은 [옥탑방 왕세자]는 세자빈의 죽음을 파헤치던 왕세자가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로 오게되며 겪는 좌충우돌 로맨틱 코미디로 이희명의 탄탄한 대본과 세련된 연출로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막강한 경쟁작인 [더 킹]이 단단히 버티고 있는만큼 이희명이 특기인 '코미디'와 '멜로'를 어떻게 버무려 낼지가 수목극 대전의 중요 포인트가 될 듯 싶다.


수목극 대전에서 꼴찌를 하기는 했지만 [적도의 남자]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경쟁작들과 비견되는 정통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엄태웅의 브라운관 컴백작으로 주목받은 [적도의 남자]는 인간군상의 모난 대립과 갈등을 통해 수준 높은 복수극을 표방한 작품이다. 첫 회는 '별로'라는 평이 많았지만 2회 방송분은 스토리, 연출, 연기 삼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지며 만만치 않은 작품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특히 [적도의 남자]가 기대되는 이유는 '김인영 작가'가 집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드라마 [짝]을 시작으로 최지우 주연의 [진실], 정준-소유진 주연의 [맛있는 청혼], 류시원 주연의 [그 햇살이 나에게], 명세빈 주연의 [결혼하고 싶은 여자], 김지수의 신들린 연기가 돋보였던 [태양의 여자]가 모두 김인영의 작품들이다. 이번 [적도의 남자]는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태양의 여자]의 '남자판'으로 기획 된 드라마다.


김인영 드라마의 특징은 시간이 지날수록 뒷심이 강해지며 시청률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 [적도의 남자]가 비록 시청률 한 자릿수로 시작했지만 향후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김인영의 강렬한 필력이 어떤 식으로 빛을 발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Posted by 비회원



 최근 이승기가 [1박2일]하차 하는 것과 최고의 화제작 [해를 품은 달] 후속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이승기에게 드디어 위기 상황이 닥칠 것이라는 예측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의 대세는 이승기가 아니라 김수현이라는 이야기부터 이제 이승기를 뒷받침 해 줄 만한 근간이 줄어듦에 따라 이승기의 인기도 하양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승기도 언제나 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이승기라는 이름이 거물급이 되어감에 따라서 이승기에게 기대하는 정도도 훨씬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승기가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는 사실상 엄청나다 할 수 있다. 항상 잘했던 사람이기에 다음에는 더 잘할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승기가 정말 위기를 맞은 것일까. 그 의문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승기도 연예인이고 대중의 관심과 사랑이 없이는 연예인으로서 생명도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승기가 잘못하면 충분히 인기가 하락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이승기가 못했을 때나 정말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가해도 늦지 않다. 지금 이승기는 어린나이에 누구보다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이승기는 사실 운도 좋았다. 하지만 그 운이 계속되는 것은 단순히 운이라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승기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이런 성과는 지속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승기는 87년 생. 아직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어린 나이다. 이승기가 지금 이루어 놓은 것은 그 나이대의 어떤 연예인과 비교해 보더라도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승기는 예능에의 성공적인 데뷔와 드라마의 성공까지 이끈 전무후무한 캐릭터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드라마가 성공하고 인기가 늘면 예능을 버리는 것과 달리 예능의 마지막까지 함께 한 의리도 보였다. 예능을 단순히 뜨기 위한 발판 내지는 도구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 이것이 바로 이승기가 타 연예인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강호동이 하차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키워준 프로그램에 대한 예의를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사람. 이승기에게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이승기의 이런 성실함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이제까지 이승기의 행보는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그러니 방송가나 대중들 사이에서 "대체 이승기는 언제 실패할 것인가" 혹은 "이승기가 저런 대우를 받을 정도로 능력있는 사람인가" 하는 등의 질문이 항상 따라다니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이승기도 실패할 수 있다. 연예계 생활을 하다보면 위기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실패나 위기도 역시 사람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아무리 훌륭한 배우라 할지라도 아무리 운이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삐끗하는 상황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굴곡이 있고 실패도 있다. 그런 실패를 극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지금 '위기'란 단어는 이승기의 실패를 오히려 바라는듯한 뉘앙스를 준다. "너도 운이 다했구나" 하는 묘한 쾌감. 성공한 사람들의 실패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과도 상통하는 맥락인 것이다. 


 이승기는 충분히 실패해도 된다. 그 실패 이후, 극복을 못하고 계속된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였을 때 이승기의 진정한 위기가 닥칠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하지도 않은 실패를 놓고 그의 실패를 미리 예측하고 예견하는 행동은 사실상 진정으로 필요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승기의 예능, 이승기의 드라마가 이제까지 성공을 거두었다고 앞으로도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이제까지 이승기가 해 온 일들까지 모두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승기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특유의 성실함과 노력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만 언제나 이승기의 앞날이 무조건 장밋빛이라고 예측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도 대단한 일이다. 이승기가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준 세월을 깡그리 부정하는 일은 해선 안된다. 적어도 아직 하지도 않은 실패를 놓고는 말이다.  


 이제껏 이승기가 예능에서, 드라마에서 그리고 광고계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지금 당장 누구보다 주목을 덜 받는다고 해서 한 두번의 실패를 경험한다고 해서 이승기가 진정한 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곰곰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앞으로 이승기가 나태한 모습을 보이거나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일 때에야 비로소 이승기의 진짜 위기는 찾아 올 것이다. 그 진짜 위기가 찾아올 때까지는 이승기의 실패를 바라는 시선은 잠시 거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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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탤런트 주원이 1박 2일 시즌2의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미 기존 멤버들이 대거 교체될 상황에 놓인가운데 새로운 멤버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원의 출연가능성은 그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다.


 1박 2일이 코미디언이 아닌 배우 섭외에 이렇게 열을 올리는 것은 아마도 이승기로 인한 효과가 예상외로 상당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승기는 사실상 1박 2일에 출연하면서 그 호감도가 엄청나게 상승했다. 그리고 그것은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이미지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승기는 그동안 예능에서 볼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그동안 다소 우습고 망가지는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면 이승기는 반듯하고 착실한 이미지로 예능에 출연했다. 이는 어쩌면 제대로 먹혀들어가지 않는 컨셉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승기는 '허당'의 이미지도 함께 가져가며 웃음을 창출해 냈고 그런 의외성은 대중들의 호감도를 증폭시켰다.


 그렇다면 주원 역시 그런 호감도를 노리고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허나,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이승기가 이만큼 주목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캐릭터가 예능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캐릭터인 탓도 있지만 1박 2일이 그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었기도 하다. 오랜 시간동안 줄곧 예능 프로 1위를 고수했음은 물론 때때로 4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기도 하며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예능이기에 그 안의 캐릭터들이 더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나 이승기는 반듯한 캐릭터는 물론 훈훈한 외모로 주목받으며 그 이미지가 급 상승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성공은 그런 이승기의 엄청난 성공을 더욱 부채질 했다. 이승기는 한마디로 [1박 2일] 전성기에 들어와 취할 수 있는 것과 누릴 수 있는 것을 다 누린 데다가 드라마의 성공까지 겹친,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다.



 주원 역시 지금 시청률 30%를 웃도는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에 주연으로 출연중이다. 하지만 [오작교 형제들]에서 주원이 가지는 비중은 [찬란한 유산]의 이승기가 가지는 비중에 미치지 못한다. 전통적으로 시청률이 강세였던 KBS의 주말드라마라는 사실 또한 주원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나 스타성보다는 기대치만큼의 성과라는 인식이 있다. 또한 주원 혼자 이끌어 가기 보다는 여러 인물들의 비중이 고루 배분되어 있는 탓에 주원의 책임감이 주원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주원의 스타성을 극대화 하기 위한 예능 출연이 이쯤에서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능출연이 꼭 플러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지나친 이미지 소모만 이루어진 채 호감도의 상승은 힘들 수도 있는 일이다. 더군다나 1박2일의 성과가 예전같지 않다면 그럴 가능성은 더 농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승기의 성공은 강호동이라는 걸출한 히트메이커와 나영석이라는 노련한 프로듀서가 함께 만들어 낸 작품이다. 사실상 이승기의 성공은 강호동과 [1박 2일] 연출이라는 두가지 힘이 없었다면 이루어지기 힘든 사실이었다. 지금 [1박2일] 시청률이 강호동 하차 이후에도 이정도나마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만들어 놓은 기반이 그만큼 탄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강호동도 없고 나영석 PD도 빠진다. [1박 2일]의 포멧만 유지되는 것이다. [1박 2일]의 포멧은 유지되면서 [1박 2일]다운 느낌은 사라지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크다. 지금까지는 기존 멤버들이 프로그램에 잔류했기 때문에 강호동이 있던 시기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르다. 피디와 전 출연진이 대거 교체되는 상황에서 [1박 2일]의 명성만을 이어가는 단계다. 만약 [1박 2일]의 성과가 예전만큼 못하다면 이는 그 책임을 다 떠안을 상황에 즉면할 수도 있다.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여기까지 시청률을 끌어 올릴 때까지 함께했던 멤버들이 받는 주목과 예전의 명성을 가지고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대되는 것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이미지가 있는 이승기는 그래서 지금 호감이 될 수 있었지만 아직 검증받지 못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주원이 이미 성공한 프로그램에 후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쩌면 위험한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주원이 1박 2일에서 맡아야 할 역할이 이승기가 해 낸 그 정도의 역할이라면 오히려 이승기와 비교를 당할 가능성이 커지고야 만다. 이승기는 엄청난 성공 이후에도 계속 1박 2일에 잔류하며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 냈다. 이승기가 1박 2일에서 가지는 의미는 그만큼이나 컸기 때문이었다. 강호동이 하차하면서 이승기의 역할이 커지는 부담감이 있었음에도 이승기는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 주원이 이승기 만큼의 책임감과 예능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너무도 쉽게 그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자리다.


 지금 주원은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착실히 쌓을 때다. 이승기는 가수이기도 했고 배우이기도 했다. 사실상 정체성이 그렇게 뚜렷한 편은 아니었다. [1박 2일]출연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의 활약이 두드러 질 수 있었지만 주원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 주원은 연속으로 작품에 캐스팅 되는 등의 배우로서 행보에 중요한 시점에 있다.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자칫 잘못하면 어색해 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예능 출연을 감행하는 것 자체가 조금은 무모한 일이다. 


  지금 그는 [1박 2일]에 출연할 때가 아니다. 외려 자신이 쌓을 수 있는 커리어를 쌓아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 훨씬 더 그의 이미지 상승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섣부른 예능 출연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때다. 1박 2일이라는 명성이 과연 계속 될지에 관한 의문이 짙어지는 지금 같은 때라면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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