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도 다양한 드라마가 우리 곁을 찾았다. 연말 시상식에서 다시금 회자되는 작품들은 모두 시청자들의 관심의 중심에 섰던 작품이다. ‘최고의 작품’들이 다시금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연 최고만 있었을까. 스타들의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혹평을 들은 최악의 작품들도 다수 출현했다. 그 중, 가장 아쉬웠던 드라마 5편을 뽑아 보았다.

 

 

 


무림학교

 

 

 


청춘스타 이현우, 신인 여배우 서예지, 아이돌 vixx의 홍빈 뿐 아니라 이범수, 신현준까지 출연한 학원물 <무림학교>는 2016년 1월, 가장 처음으로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학교’ 시리즈가 성공한 것처럼, 학원물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무림학교>는 학원물로 부르기조차 민망한 작품으로 남았다.

 

 

 

 

<무림학교>의 허술한 만듦새는 시청자들의 실소를 터지게 만들었다. 가상공간인 ‘무림학교’에 대한 작위적 설정은 마치 학원물보다는 ‘어린이 드라마’에 가까운 황당함을 느끼게 만든다. ‘무술’을 가르쳐야 하는 당위성은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주인공이 무림학교에 가야만 하는 이유도 귀의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서라기엔 설득력이 부족했다.

 

 

 

 

 

판타지 드라마가 대세라지만 <무림학교>는 판타지를 설득력있게 만드는 방식에서 오류를 범했다. 이야기는 예상가능한데, 특별히 뛰어난 연출도 찾아보기 어렵다. 폭발한 튀김을 잡는등의 꽁트같은 액션 장면들은 그들만 진지하고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어이가 없다. 결국 ‘이현우의 흑역사’라는 평가를 들으며 드라마는 막을 내려야 했다.

 

 

 


 


그래 그런거야

 

 

 


 

시청률의 여왕, 흥행불패의 신화 김수현 작가가 주특기인 가족극을 들고 컴백했지만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너무 조용한 반응이 문제였다. 회당 1억에 가까운 ‘최고 대우’를 받는 천재작가 김수현의 이름값이 허망해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그래 그런거야>는 조기종영을 당하는 수모를 맛보았다. 제작진은 시청률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드라마의 인기가 조기종영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속의 김수현 화법은 그의 과거 가족극의 특징을 그대로 답습한다. 최소 삼대가 모여사는 집안, 그 안에서 어른과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함께사는 파격적인 가족 형태도 선보였지만 공감대는 놓쳤다. 그것은  보편적인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에 다름아니었다.

 

 

 

 


드라마 안에서 어른과 자녀들의 입장을 규정하려는 강박관념이 느껴진다. 자녀들은 아무리 부당해도 어른들을 존중해야 하고 어른들 역시 포용력과 관용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지점. 물론 교과서적인 이 태도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실과 부대끼며 여러 감정이 섞여 있는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을 좀 더 심오하게 파고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더이상 삼대가 함께 사는 집을 찾기 힘들고, 가족의 울타리는 때때로 든든하기 보다는 짐이고 상처다. 그런 현실 적인 이야기가 들어가지 못한 <그래 그런거야>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우리집에 사는 남자

 

 

 

 


그동안 동시간대 나왔다 하면 동시간대 1위를 거머쥔 수애의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우리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은 첫회가 최고 시청률이 되어 버렸다. 수애는 분명 안정된 발성과 연기력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우사남>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중심을 잃고 흔들린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후, 드라마가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진 것이다. 이 틈을 <우사남>은 다다금융이라는 사채업자 스토리로 해결하려 한다. 니중에는 주인공의 땅을 탐내는 인물들이 추가되며 결국 이야기의 정체성은 흐려졌다. 이와중에 조연을 맡은 도여주(조보아)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잃고 갈팡질팡하고 권덕봉(이수혁 분)은 아예 분량 실종 사태를 겪었다.

 

 

 

 


결국 캐릭터의 활용과 스토리 라인에서 황당함만을 안겨준 <우사남>은 수애의 연기력 빼고는 논할 것이 없는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안투라지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에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안투라지>가 막상 뚜껑을 열자 실망스러움이 가득했다. 원작의 19금 설정은 한국 드라마에서 제대로 표현 될 수가 없었고 어설프게 따라가는 욕설이나 음담패설은 어색하기만 했다.

 

 

 

 


라이징스타 서강준과 <시그널>로 최고의 한해를 보내기도 했던 조진웅이 캐스팅 되었지만 그들의 캐릭터는 매력적이지가 않았다. 서강준은 톱스타 차영빈으로 분했지만 끝날 때까지 영화를 찍네 마네 하며 철없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런 스토리 라인에서 영화 하나를 찍느냐 마느냐하는 지점은 전혀 흥미롭지도 않았다. 이도 저도 아닌 작품으로 드라마는 결국 혹평속에서 종영했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첫회의 시청률이 최고의 시청률이 된 만큼, 성적은 배드 앤딩이다. 올해 tvN에서 선보인 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굴욕도 맛봐야 했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5를 이어올 정도로 팬층이 탄탄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이영애(김현숙 분)가 현실속에서 고군분투 하던 이전의 스토리가 실종되자 시청자들은 혹평을 쏟아냈다.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 시즌 15는 어느새 삼각관계가 전부가 되어 있었다.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다시 워킹맘으로서 현실에서 고군분투해도 좋을 것 같은데 영애는 아직도 어떤 남자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니, 시청자들이 지치는 것도 당연하다.

 

 

 

 


삼각관계가 양념처럼 뿌려진 초반에는 삼각관계가 호응을 얻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곁다리였을 때 이야기다. 삼각관계가 메인이 되어버린 <막영애>는 여타 평범한 드라마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 평작이 되었고 <막영애>의 팬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두터운 매니아를 양산해 낼 정도로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 한순간에 혹평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제작진의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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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돼먹은 영애씨>(이하<막영애>)는 15시즌을 이어올 정도로 대중의 호응을 얻은 작품이었다. 우리나라 방송 구조상 시즌제도 아직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15시즌을 이어온 드라마는 <막영애>가 유일했다. 그러나 시즌이 너무 길어졌던 탓일까. <막영애>가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느낌이다. <막영애>가 어느순간 찬사가 아닌 혹독한 비판의 저울 위에 놓인 이유는 무엇일까.

 

 

 

 



<막영애>가 15시즌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막영애>의 공감대 형성에 있었다. 주인공 이영애는 예쁘지도 않고, 출중한 능력도 없어 보이지만 무엇보다 그가 그려낸 장면들은 현실적이었다. 회사에서 치이고, 노쳐녀라서 치이고, 인생은 영애에게 결코 친절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도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극복해 가는 영애의 처절함은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영애는 인생의 롤러코스터 속에서도 '자신다움'을 잃지 않으며 철저한 '을'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것은 영애가 사업가로 변신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14 시즌의 후반부부터 <막영애>의 스토리 라인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초반 <막영애>의 삼각관계는 호응을 얻었다. 이승준과 김산호와 함께 그린 삼각관계 라인은 드라마의 맛을 살려주는 양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청자들은 두 캐릭터를 비교하며 영애와 이어질 짝을 저울질하는 재미를 얻었다. 그러나 러브라인이 양념이 아닌 메인이 되자 러브라인의 반복이 지루해 진 것이 문제였다.

 

 

 

 



시즌을 14에 이르러서도 영애의 러브라인이 확실히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간보기에 불과했다. 김산호와는 한 번 약혼까지 했다가 파혼까지 한 상황이었다. 멋진 남성들과의 연애이야기는 어느 드라마에서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지만 같은 드라마에서 그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영애의 러브라인은 이미 수차례 반복되어 왔다. 그러나 <막영애>는 이제는 영애가 사랑의 결실을 맺을 것이라 기대한 시청자들의 바람을 산산히 조각냈다. 14시즌에도 러브라인의 행방의 결론을 내지 않은 것이다. 15시즌을 위한 밑작업이었지만, 시청자들은 지겨운 러브라인의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그리고 시작된 15시즌. 다시 <막영애>의 팬들은 시선을 고정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던 한 축을 담당하던 김산호는 사라졌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 조동혁이 투입되면서 또 다시 삼각관계가 시작되었다. 인물만 바뀌었을 뿐 패턴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서 <막영애>의 큰 착각을 짚어볼 수 있다. 그 착각은 시청자들이 <막영애>를 시청하는 이유에 대한 것이다. <막영애>에서 러브라인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러브라인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의 '을'로서 살아가는 영애의 현실 속에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공감대다. 중요한 이야기는 누구와 이어질 것이냐가 아니라 영애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그 현실과 맞설것이냐 하는 지점이다.

 

 

 

 


 
그러나 러브라인이 어느 순간 전부가 되어버린 <막영애>는 초반의 의도를 모두 간과하고 부수적 재미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런 러브라인은 전혀 반갑지가 않다. 세상을 향한 영애의 고군분투가 사라지고 어느 순간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이 된 영애에게 시청자들은 더 이상 공감을 느낄 여지가 없다. 그런 로맨틱 코미디는 이미 영애보다 훨씬 더 예쁘고 사랑스러운 연예인들에 의해 지금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장르다.

 

 

 

 


 


영애가 타 드라마의 '예쁜' 여주인공과 다른 매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평범함 때문이었다. 평범한 영애가 평범하게 회사에 들어가서 겪어야 하는 일들에 대한 공감. 그것은 어쩌면 누구나 경험해 볼 법한 일들이었다. 그런 현실 속에서 러브라인은 다소 판타지에 가까웠지만 그 판타지는 영애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판타지는 <막영애>의 전부가 되었다. 응원하고 싶은 현실 속 여주인공은 이제 없고,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이 있을 뿐이다. 영애는 애초에 예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표방한 캐릭터가 아니다. 김현숙이 주인공인 이유 역시 그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 주인공의 매력을 깎아내리고 오히려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한 여주인공이 맡아야 할 캐릭터를 부여하니, <막영애>에 쏟아지는 비난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러브라인 행방의 궁금증은 어느새 짜증으로 변질되었다. <막영애>가 가진 장점들을 퇴색시키고 오히려 주인공을 매력없이 만든 제작진의 실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영애가 결혼해서도 육아와 워킹맘등 얼마든지 소재는 있을 수 있었다. 오히려 그런 지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막영애>의 의도를 살리는 데는 훨씬 더 적절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삼각관계만 남은 <막영애>는 좀처럼 초심을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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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에 불문율처럼 존재하는 법칙 중 하나는 여주인공이 반드시 예뻐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평범하고 별볼일 없다는 설정의 여주인공조차, 지나치게 훌륭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한국 드라마의 특징이다. 그만큼 여배우의 배역이 한정적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여배우는 드라마 속에서 남심을 홀려야 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는 그 불문율을 과감히 탈피하고, 코미디언 김현숙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무려 14시즌이 방영되는 동안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아 내는데 성공했다. 주인공 이영애(김현숙 분)은 드라마에서 뚱뚱하고, 가난한데다가 무시당하기 일쑤다. 예쁜 척은 하려야 할 수도 없고, 말투마저 거칠다.

 

 

 

 

사실은 예쁜데 안 예쁜 척 하는 타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과는 차원이 다르게 주인공 영애는 이름만 이영애일뿐, 정말로 여주인공인가 싶을 정도로 예쁘다. 그러나 안 예쁜 영애는, 시즌을 거듭해 오는동안 누구보다 매력적이고 응원하고 싶은 여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누구보다 처절한 현실을 살면서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 걱정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소심함을 보이는 이 여주인공에 시청자들은 공감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막영애>는 이 현실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등장인물들에게 닥친 처절한 상황들도, 그 현실에 육두문자를 내뱉는 것도 코믹스럽지만 한 편으로는 가슴 깊은 곳에서 공감이 가도록 시청자들을 감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막영애>에서 단 한가지의 비현실성을 찾자면, 바로 주인공 영애의 러브라인이다. 지나치리만큼 현실적인 주인공은 40에 가까운 노처녀가 되었지만, 훈훈한 남자들과의 러브라인이 끊이지 않았다. 14시즌에 이르러서는 이승준, 김산호와의 삼각 관계의 주인공이 되었다.

 

 

 

김산호는 시즌을 통틀어 가장 큰 지지를 받은 인물이고, 이승준은 현실적으로 영애와 가장 이어질 확률이 높은 남자다. 김산호가 왕자님 캐릭터라면, 이승준은 현실에서 가장 결혼하기 적합한 남자라고 할 수 있다.

 

 

 

둘의 매력은 누가 더 낫다고 할 것도 없이 팽팽했다. 그들은 각자의 매력으로 지지층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승준에 비해 김산호의 매력이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다. 좀스럽고 소심한 성격으로 영애를 힘들게 하는 승준보다는 언제나 왕자님같은 산호가 폭발적인 지지도를 얻고 있는 것이다.

 

 

 

둘의 캐릭터를 비등하게 매력적으로 그려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로맨틱한 왕자님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판타지가 <막영애>에서도 재연되고 있는 사실은 눈여겨볼만 하다. <막영애>는 일반적인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은 만큼, 내용 역시 철저히 현실세계의 풍자로 점철되어 왔다. 그러나 유독 러브라인에서 만큼은 판타지를 추구한다. 영애는 현실이라면 만나기 힘든 남자들을 줄줄이 만나는 것도 모자라, 여느 로맨틱 코미디 못지않은 삼각관계까지 형성했다.

 

 

 

사실 이렇게 뻔한러브라인이 뻔하지 않게느껴지는 이유는 주인공 영애가 그만큼 새로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결코 이런 러브라인을 형성할 수 없을 것 같은 인물에게 이런 러브라인이 생긴다는 것 자체로 이 드라마의 구성은 한 번 비틀린다. 그 비틀린 러브라인은 어색하고 이질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색다르고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시즌을 거듭하며 영애의 캐릭터를 만들고 매력을 덧칠한 기저위에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마치 영애가 실존 인물인양, 두 캐릭터를 비교하며 영애에게 더 나은 짝을 찾아주는 결말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현실적인 드라마 안에서 이런 판타지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온 제작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이런 러브라인의 반복이 자칫 너무 지루해 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즌을 14번이나 거듭해 올 동안, 영애는 연애만 하고 결혼은 하지 못하는 가혹한 운명에 처했다. 심지어 산호와는 한 번 약혼을 했다가 파혼까지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훈남들과의 연애가 계속되어 왔다 하더라도 패턴에 한계는 있다. 영애는 이제 남자가 꼬이고, 연애를 하는 단계를 넘어 그 결실을 맺을 때가 됐다. 이번에도 삼각관계의 그 누구와도 연결되지 못하고 시즌이 끝난다면 시청자들의 허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이미 영애의 러브라인은 지켜볼 만큼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막영애>가 과연 그 지지부진했던 영애의 러브라인에 종지부를 찍어 줄 수 있을 것인가.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14 시즌을 끌면서도, 이런 궁금증을 자아내는 <막영애>의 엄청난 위력에 감탄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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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은 현실적인 연애의 상황을 그려내며 세세한 연애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 내는 드라마다. 그런 현실성은 <연애의 발견>을 여타 드라마와 차별화 되게 만들면서도 웰메이드 드라마로 거듭나게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애의 발견>의 메인 러브라인이 흔들리고 있다. 한여름(정유미 분)과 남하진(성준 분)의 사이에 안아림(윤진이 분)이 끼어들면서 옛 남자친구인 강태하(에릭 분)에 대한 지지도는 올라갔지만 이 커플의 운명에 대한 궁금증이나 호응도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아무리 현실적인 드라마라고는 하나 판타지를 제공해야 하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자 주인공과 서브 남자 주인공의 인기도 역시 인기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남하진에 대한 호감도 하락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남하진의 호감도가 하락한 것은 극중에서 그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남하진은 어렸을 적 보육원에서 남매처럼 자란 안아림을 계속 챙겨주며 오해의 불씨를 당기는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에 긴장감은 살지만 처음에는 외모와 능력을 갖추고도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으로 묘사되었던 그에 대한 캐릭터는 붕괴되었다.

 

 

 

 

그 이유는 안아림은 이미 그에 대한 마음을 이성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따듯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그가 하는 행동은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좋아하는 마음까지 숨기고 있는 그가 한여름과 마주치면 자신들의 사이를 오해하는 것대 대해 기분 나쁜 티를 숨기지 않는다. 오해의 여지를 만들면서 오해를 하는 사람에게 비난을 쏟는 행동은 떳떳하지 못한 그의 감정과 더불어 답답함을 불러일으킨다. 

 

 

 

 

어쨌든 한여름의 입장에서는 불청객일 수밖에 없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안아림의 존재인데, 그의 남자친구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오해의 소지를 분명히 만들어 내며 감정까지 키운 상태에서 단순한 오해라고 기분나빠하는 안아림의 행동은 적반하장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남하진의 행동은 더 하다. 한여름에게 적절한 설명이나 안심시켜줄만한 행동 없이, 오해하는 한여름에게 오히려 화를 내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안아림에게 계속 연락을 하고 자전거나 밥까지 사주고 심지어 한 공간에서 잠까지 든다. 아무리 선한 의도에서 나온 행동이라도 상대방이 오해할만한 다정함은  한마디로 ‘여지’를 주는 것이다. 행동에도 선이 있는 법인데 이 캐릭터는 도저히 선을 지킬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무리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애틋한 사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친 남매도 아니고 엄연한 성인 남녀끼리의 무분별한 감정 처리는 결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안아림을 만날 때 향수까지 뿌리고 옷까지 신경쓰며 강태하와 시간을 보내는 한여름에게 질투를 쏟아낸다. 어떤 이유에서건 여자를 불안하게 하는 남자는 매력적일 수가 없다. 앞뒤가 맞지 않는 남자의 행동에 시청자들은 이 캐릭터에 대한 악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극중 과거 남자친구와 일로 엮였다 하나 선을 제대로 긋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한 옛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숨기고 계속 관계를 이어가는 한여름의 행동에도 사실 호불호가 갈린다. 한마디로 지금 주인공 네 사람은 꼬일대로 꼬인 상황이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이들의 관계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더욱 감정이입을 한다. 그러나 이 커플에 감정이입을 하면 할수록 이 네 사람의 관계에 지지를 보내는 일은 쉽지가 않다. 결국 시청자들은 이 커플에 대한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처럼 드라마를 적시고 있는 러브라인이 바로 윤솔(김슬기 분)-도준호(윤현민 분)-윤정목(이승준 분)의 삼각관계다. 주인공의 러브라인이 기존의 러브라인 구도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면 이 러브라인이야 말로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제대로 따르고 있다. 연애에서 차이기만 하는 여자와 그 곁을 지켜준 소꿉친구 같은 남자, 그리고 그 여자를 좋아하게 된 또 다른 남자의 관계가 코믹하게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은 이 러브라인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 러브라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다는 것이 시청자들이 이 러브라인에 지지를 보내는 이유다. 윤솔의 독특한 캐릭터와 도준호의 능글맞음, 그리고 수줍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윤정목의 캐릭터가 조화를 잘 이루어 사랑이 시작되고 진행되는 과정에 대한 설렘을 제대로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성 사이에 낀 남성의 캐릭터가 서로 같은 무게로 매력적으로 다가 올 때 시청자들은 흥미를 느낀다. 반면에 이제는 여주인공의 남자친구인 남하진에 감정을 이입하는 시청자들은 이제 거의 없다.  지금 상황이라면 여름과 태하를 이어주기 위한 도구가 되어 버리는 것은 시간 문제다.

 

 

 

 

<연애의 발견>은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 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주인공 커플이 답답한 행보를 계속 할수록, 시청자들의 분노지수 역시 높아만 가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런 시청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고 다시금 <연애의 발견>의 주이공 커플이 맞이할 결말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 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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