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에서 민낯이 드러나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신비주의 보다 친근하고 진솔한 이미지가 대중의 호감을 얻는데 유리한 현재 연예계의 분위기 속에서 배우, 가수 할 것 없이 예능 출연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하지만 '리얼리티'를 강조한 상황 속에서 생각보다 민낯, 혹은 대중이 민낯이라고 여기는 모습이 드러나기 쉽고 자칫 잘못하면 굉장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예능으로 호감형 스타로 거듭날 수도 있지만 이미지가 추락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 연예인들이 예능에서 호감을 얻는 일은 더욱 어렵다. 얼마 전,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던 김슬기는 난데 없는 논란에 휩싸였다. 집들이를 한다면서 남자 6명을 불러놓고 충분한 요리를 하지 않은 점이 논란의 중심이었지만 파고들어보면 논란은 좀 더 복합적인 것이었다.

 

 

 


국민 욕동생 김슬기, 예능 출연이 독이 되다.

 

 

 


일단 그동안 '국민 욕동생'으로 불릴 정도로 거친 말투와 털털한 성격을 가진 것처럼 묘사된 김슬기의 캐릭터에 균열이 생겼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김슬기는 시종일관 차분하고 정제된 말투로 이야기 했고, 이는 솔직하기 보다는 꾸며낸 모습으로 비춰졌다. 집들이를 계획하고도 춤을 추러 가거나 낮잠을 청하는 등의 행위도 시청자들의 눈에는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손님을 초대하고도 책임감이 없었다는 것.

 

 

 

 

자취 7년 차라면서도 사람들이 먹을 양을 가늠하지 못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도, 자신의 식사는 정갈한 밥상으로 깔끔하게 차려 내면서도 손님들에게 즉석밥과 부족한 요리를 내온다는 것, 시끄러운 것을 싫어한다면서 차안에서 부르는 랩과 노래등 한 마디로 모순적인 김슬기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가식적이라는 선고를 내린 것이다.

 

 

 


 

예능에서 일어난 논란은 좀 더 치명적이다. 드라마나 무대위에서와는 달리, 좀 더 사람의 본질적인 모습에 대한 논란이기 때문이다. 예능에서 호감이 되는 일은 단순히 웃기는 것을 넘어서 사람 자체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나 여성 예능인 들이 호감을 얻는 일은 더욱 어렵다.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 그렇다면 여성 예능인들이 예능에서 '호감'으로 거듭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인색하지 않고, 짜증내지 않고, 나서지도 않아야 한다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가 선보인 '나래바'는 박나래의 집을 마치 술집처럼 꾸며놓은 공간이지만 이미 대중에게 유명한 장소다. 박나래는 나래바에 온 손님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머니로부터 낙지를 공수받고 새로운 요리를 개발해 실제 술집에 버금가는 안주를 내놓는다. 초대 받은 사람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 박나래는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행복해 한다.

 

 

 


 

넉넉하고 푸근한 이미지를 만든 박나래의 나래바는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처럼 여겨질 정도로 유명해졌고 이에 따라 박나래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졌다. 요리를 잘하는 것은 물론, 아낌없이 베풀 줄 아는 배포가 큰 여성 캐릭터가 더해진 것. 이어 양세형·양세찬 형제에게 거액을 빌려준 미담등이 전해지면서 박나래에 대한 호감도는 더욱 증가했다. 김슬기에게 쏟아진 논란과는 반대되는 지점에서 박나래는 이미지를 호감으로 만들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음식을 기꺼이 나눌 줄 알아야 호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가 호감이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열심히 해내면서도 결코 불평하거나 여우처럼 굴어서는 안된다. <진짜 사나이>의 이시영은 남성을 뛰어넘는 체력은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서 발휘하는 기지로 호감형 캐릭터가 됐다.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이 드러나는 것 쯤은 신경 쓰지도 않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정확하게, 또한 잘 해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반면에 <진짜 사나이> 속에서 군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불평하거나 요행을 바라는 출연자들, 특히나 여성 출연자들은 단숨에 비호감의 낙인이 찍힌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견디고 이겨내며 자신의 몫을 충분히 다해내는 '알파 걸' 캐릭터가 예능에서도 호감형이 될 수 있고 반대의 경우에는 아주 큰 비난을 감내해야 한다.

 

 

 


잘먹어야 하지만, 가식적이어서는 안돼

 

 

 


 

여기에 잘 먹는 모습을 보이면 플러스다. 그러나 꾸며낸 듯이 먹거나 가식적으로 보여서는 안된다. <진짜 사나이>의 '여군 특집' 2기 멤버가 된 에이핑크의 보미 '제2의 혜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잘먹는 모습이 방송에 나가자 '혜리를 따라 한다'며 "작위적이다"라거나 "뜨고 싶어서 오버한다"는 식의 비난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먹을 걸 권유 했을 때 지나치게 거절해서도 안된다. 걸스데이의 소진은 인터넷 방송 <최군 tv>에 출연해 최군이 수차례 권유한 만두를 거절하여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 화제를 모은 <윤식당>의 정유미 역시 이런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정유미가 '윰블리'가 되기까지는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 드러나는 다양한 표정들, 언제나 긍정적으로 보이는 성격이 주효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사랑스러움이 실제 성격과 연결되자 시너지는 폭발했다. 여기에 주방 보조로서 사장 역할을 맡은 윤여정의 옆에서 윤여정이 당황할 때 잡아주고, 음식 준비를 미리 해내고 필요할 때마다 윤여정을 적절히 도와주는 센스까지 갖추자 호감도는 급상승했다. 정유미는 <윤식당>이후 CF제의가 몰려드는 등, 예능 출연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리얼리티 예능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넉넉하고 따듯한 마음을 갖추되, 불평을 토해내서도 안되고 털털하고 무난한 성격을 가져야 하지만 너무 오버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가식적으로 보여서도 안 되며 적극적이되, 너무 나서지도 않아야 한다. 여기에 예쁘거나 사랑스러움을 갖추면 더 좋다. 이처럼 여성 캐릭터가 활용되는 방식에 있어서 '호감'이 되는 것을 넘어 성공적으로 대중에게 어필하는 일은 너무나 어렵다. 해야 돼는 일도 많고 안 되는 일도 많다.

 

 

 

 

물론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은 일정부분 자신의 책임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 예능에서 비춰지는 모습도 카메라가 있는 상태에서 편집된 정제된 모습일 가능성도 높다. 물론 그 안에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잘 잡아 가야 할 책임도 그들에게 있지만 작은 부분에서까지 사람 자체를 평가하고 지나친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다소 불합리하다. 어느정도의 합리적인 논란을 넘어 감정적인 논란으로 변질되는 것도 흔하기 때문이다.

 

 

 

 

막말캐릭터나 안웃기는 캐릭터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남성 캐릭터에 비해 여성 캐릭터에게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고 호감과 비호감을 너무 확연히 나누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필요한 비난 이상을 쏟아내는 것은 아닌지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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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예능은 다소 침체기였다. 여전히 시청률이 높은 예능이 존재했지만 그들은 모두 예전의 영광을 바탕으로 한 예능이었다. 특별히 2016년을 결정지을 수 있는 새로운 예능은 탄생하지 않았다. 하반기에야 비로소 <미운우리새끼>가 대박을 터뜨렸지만 2016년을 대표할만한 인상을 남겼다고는 볼 수 없다. 2016년에는 예능 그 자체보다는 예능에 출연한 인물들에게서 의외의 대박이 터졌다. 의외의 대박을 터뜨린 예능 속 인물들을 살펴보았다.

 

 

 


<SNL> 권혁수

 

 

 



<SNL>은 올해 구설수와 화제의 프로그램 양쪽에 이름을 올린 프로그램이었다. 그 중 SNL에서 화제성이 가장 높았던 것은 권혁수의 더빙극장이었다. 권혁수는 이미 <거침없이 하이킥>의 나문희 더빙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애니메이션 <올림푸스 가디언>으로 다시 한 번 화제에 오르며 더빙극장이 전반적으로 인기를 끄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특이한점은 권혁수가 더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 분장을 하고 입모양을 맞추는 형태로 더빙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팩트 있고 유머감각 있는 장면들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문희의 ‘호박고구마’ 대사도 그랬지만 <올림푸스 가디언>의 다소 황당하지만 애니메이션적인 연출이 더빙극장에 적절했다는 평이다. 권혁수는 인물의 특징을 잘 잡아낸 표정과 동작으로 웃음을 창출해냈다.

 

 

 


 

권혁수는 SNL의 화제성을 올린 것은 물론 <올림푸스 가디언>의 대사인 “너 때문에 흥이 다 깨져버렸으니까 책임져”를 유행어로 만들었다. 또한 권혁수 역시 예능인으로서의 주가가 올랐다. 

 

 

 

 


 


<진짜 사나이> 이시영

 

 

 

 


 

<진짜 사나이>가 종영을 결정하기 전까지, <진짜 사나이>는 내리막을 걸었다고 해도 좋다. 그러나 종영하기 전, 한 방이 있었다. 그것은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이시영이 만들어 낸 파급력이었다. 그동안 <진짜 사나이>는 다소 진정성 없는 모습을 통해 ‘가짜 사나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그러나 이시영은 <진짜 사나이>를 ‘진짜’로 만드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별한 예능감을 발휘했다기 보다 군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기 때문이었다.

 

 

 

 


남성들도 힘들어 하는 체력 훈련을 소화해내고, 출중한 암기력을 뽐내며 어디서건 절대 빼지 않고 훈련을 받는 모습으로 그동안 체력 훈련을 힘겨워 한 여성 게스트들과는 다른 장면을 연출해 냈다. 각종 몸짱과 운동 전도사였던 여성들도 힘겨워 한 훈련을 이시영은 악바리 근성으로 받아내고 또 잘 소화해 내며 진정성을 확보했다. 군대 음식까지 깨끗이 비우며 잘 먹는 모습까지 화제가 된 이시영은 <진짜 사나이>가 마지막으로 보여준 가장 적절한 게스트였다. 이시영은 이후 예능 <삼대 천왕>에 고정 진행자로 발탁되기도 했다. 

 

 

 

 



<복면가왕> 박진주

 

 

 


 

2016년에도 <복면가왕>에는 많은 가왕이 등장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참가자는 ‘박진주’라고 할 수 있었다. <복면가왕>의 묘미는 복면을 쓴 참가자가 누군지 모른다는 호기심에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한 번의 방송 후에는 목소리로 정체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대부분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것은 가수고, 이미 알려진 목소리를 알아채지 못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진주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고도 정체가 모호했던 참가자였다. 뛰어난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정체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며 <복면가왕>의 기획 의도에 가장 적합한 참가자로서 활약했다. 의외의 가창력을 보여준 덕택에 박진주에 대한 관심 역시 폭발했다. 

 

 

 


박진주는 <복면가왕> 이외에도 <질투의 화신>등에서 개성적인 연기로 눈을 찍은 것과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후 각종 드라마에 까메오로 출연하거나 예능 <나 혼자 산다>나 <해피투게더>등에 게스트로 초대되는 등, 주가를 올렸다.


 

 

 


 

<삼시세끼> 에릭

 

 

 


‘차줌마’이후는 단연 ‘에셰프’였다. 에릭은 <삼시세끼>에서 에릭이 가진 매력을 보여주며 화제에 올랐다. 에릭이 그렇게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에릭은 묵묵히 한 끼를 만들고, 그 훌륭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거들먹 거리지 않는 성품으로 <삼시세끼>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말이 많지는 않지만 배려가 몸에 베어있고, 책임감 있는 모습에 요리까지 잘하는 에릭에게 많은 시청자들은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에릭은 <삼시세끼>에 가장 적합한 출연자로서 <삼시세끼>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차줌마 캐릭터가 있던 차승원이 출연하는 <삼시세끼>에 다소 밀렸던 이서진의 <삼시세끼>는 그에 못지 않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장 큰 화제성을 만들었다. 여자 게스트들이 등장했던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낸 것. 잘 된 섭외 한 번이 열 게스트 안 부러운 결과로 이어졌다. 에릭 역시 드라마 <또 오해영>에 이어 <삼시세끼>로 확실히 존재감이 높아졌다.   

 

 

 

 


<미운우리새끼> 어머니들

 

 

 


 

예능에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고 전문 방송인이나 연예인이 아님에도 예능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들이 있다. <미운우리새끼>의 어머니들이 바로 그들. 자식을 관찰하는 어머니들이라는 소재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연예인 진행자나 아들의 힘이라기보다는 어머니들의 힘이었다. 특히 김건모 어머니의 촌철살인은 예능적인 가치를 발견하기에 충분하다. 그들이 부모의 마음으로 한 마디씩 던지거나 직설적인 화법을 내뱉는 것은 자신의 실제 아들들을 보고 하는 말이기에 더욱 솔직한 한마디가 나올 수 있다. 처음에는 방송이라는 환경에 긴장해 자연스럽지 않았을 수 있지만 점차 화면을 지켜보며 자기도 모르게 본심이 나오고야 마는 엄마들의 목소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이다. 가식적이지 않은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확실히 새로운 캐릭터로서 재미있는 장면 연출에 성공했다. 가족 예능의 또 다른 형태로서 <미운우리새끼>는 2016년 새로 나온 예능 중, 가장 성공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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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시영이 출연하기 전만해도 ‘혼성특집’은 또 하나의 우스갯소리 같았다. 남녀가 함께 입대한다는 콘셉트가 군대 묘사를 더욱 비현실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던 것이다. 그동안  똑같은 패턴과 수박 겉핥기 식 군대 묘사로 인해 ‘가짜 사나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을 얻었던 <진짜사나이>이기에, 이제 아예 ‘판타지’를 표방하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군대의 본질은 단순히 훈련과 조교의 가르침에 있지 않다. 군대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군대의 부조리함과 군대 내부의 수직적인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더 사람을 갉아먹는 일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단순히 훈련과 조교의 윽박지름으로 점철된 <진짜사나이>의 풍경은, 그 훈련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포인트로 삼았기에 이질감을 주기 충분했다.

 

 

 

 

 


‘요리왕 선발대회’라든지, ‘몸짱 선발대회’같은 군 시절 경험해 보지 못한 이벤트들이 마치 당연한 이벤트인냥 펼쳐지고, 훈련을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이 ‘관심병사’로 낙인찍혀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현실과는 달리, <진짜 사나이>에서는 그들이 오히려 보듬어주어야 할 대상이 된다. 밥을 먹을 때, 그 맛에 연신 감탄하며 떠드는 편안한 분위기도 이질적이다. 물론 <진짜사나이>가 표방하는 군대처럼,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군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러나 그런 군대는 판타지에 불과하다. 그런 판타지에 시청자들이 재미를 언제까지 찾기는 힘들었다. 실제 군대 묘사가 불가능한 군대예능은, 결국 캠프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이 총체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단 한 사람 때문에 <진짜사나이>의 존재의 이유마저 다시 재평가 받기 시작했다. 배우 이시영의 출연은 <진짜사나이>에 있어서 신의 한수였다. 그동안 <진짜사나이>는 군대라는 환경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인물들을 집중 조명하며 화제성을 끌어 올리려고 했다. 군대를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람들이나 외국인 들을 투입시켜 그들이 헤매는 과정을 웃음 포인트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그런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며 더 이상 그런 장면이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시영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과도 같았다. 이시영은 그동안 군대에 적응하지 못한 여성 출연진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군인을 하기 위해 태어난듯한 모습을 보이며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남자도 힘든 훈련을 더 잘 소화하고, 뛰어난 암기력으로 교관의 질문에 대답한다. ‘잘 못하는’ 훈련병이 아니라 뭐든 잘 소화해 내는 에이스 병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여성 출연자는 이제까지 없었던 그림을 만들어낸다. 그동안 체력과 적응력 면에서 이시영과 같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던 여성 출연자는 찾을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남자보다 더 성실하고 뛰어나게 훈련과정을 수행해 낼 때마다 시청자는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지점은 이시영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시영을 주목받게 만드는 데는 어떤 꼼수나 예능감이 필요치 않았다. 오히려 꼼수를 부정하고 정석을 지키면서 여성 출연진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린 그의 훈련과정만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이는 <진짜사나이>의 승리라기 보다는 이시영의 승리다. 이시영은 자신을 버리고 훈련에 몰입함으로써 오히려 <진짜사나이>의 진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제껏 없었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앞으로 이 비슷한 캐릭터가 나온다 하더라도 같은 파급력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군대에 최적화된 인물이 나타나면서 <진짜사나이>이가 가진 매력이 빛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그동안 ‘센언니’는 콘셉트는 마치 유행처럼 연예계에 번졌다. 그동안의 센언니는 할 말 다하고, 남들에게 기죽지 않으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시영이 보여준 센언니는 달랐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핑계대지 않으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심히 자신의 몫을 해내는 언니였다. 그동안 센언니로 유명했던 인물들, 이를테면 제시나 서인영등이 <진짜 사나이>를 거쳐갔지만 그들은 이시영과 같은 파급력을 낼 수 없었다. 말로만 센 언니보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누구보다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이시영이 ‘진짜 센언니’로서 시청자들을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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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대가 한국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기사는 비단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물론 어느정도는 과장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소녀시대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만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소녀시대가 드디어 미 공중파에 출연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직 언론이 이야기 하는 것 처럼 '열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그것이 어떤 계기로든지 한국 가수로서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레터맨 쇼 등에 출연했다는 것은 굉장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한국 가수나 배우가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성공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SM측이 소녀시대를 위해 가장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비주얼이 뛰어난 그룹으로 평가 받는 그들이기에 드라마 출연 역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는 윤아는 벌써 두 편의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고 이어 제시카, 수영, 유리도 드라마에 그 모습을 드러냈거나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중 제시카는 현재 [난폭한 로맨스]에 출연하며 소녀시대로서만이 아니라 연기자로서 한걸음 도약하려는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하지만 제시카의 드라마 출연, 그녀에게 과연 이득이 되는 일이었을까.




 제시카는 소녀시대내에서 가장 '관리를 하는 것 같은' 멤버다. 자신의 모습에서 흐트러짐을 발견하는 것을 용납못하는 듯 한 그녀의 모습은 '왼시카'라는 별명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왼쪽과 오른쪽의 얼굴이 상당히 차이가 나게 생긴 탓에 붙여진 별명이지만 그만큼 제시카가 강박관념이 느껴질 만큼 상대적으로 더 예쁜 왼쪽 얼굴만을 보여주려 한 탓에 붙여진 별명이기도 하다.


 한 스타일리스트 역시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드레스라든가 헤어 메이크업에 제시카의 요구가 가장 많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소녀시대 멤버들도 화장실을 가장 오래 쓰는 멤버로 제시카를 지목할 정도니 제시카가 자신이 대중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알만한 일이다.


 물론 이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연예인으로서 자신이 대중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하는 점을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제시카가 드라마 출연을 하면서 보이고 있는 모습은 제시카의 이런 면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게 만든다.

 


 가수 활동과 배우로서의 활동은 기본적으로 그 궤를 달리 한다. 가수는 4분여의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노래를 부르지만 배우는 1시간 가량 얼굴의 단점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제시카가 그토록 보여주고 싶어했던 왼쪽 얼굴 뿐 아니라 오른쪽 얼굴까지 보여주어야 하며 상대적으로 약한 조명에 얼굴의 단점이 드러나는 부분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제시카의 얼굴이 TV형보다는 가수형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4분여에서 보여지는 제시카의 모습은 시크해 보이고 예뻐 보이지만 얼굴이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드라마에서 제시카의 모습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더군다나 문제인 것은 제시카의 연기력에 있다. 망가짐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시영의 연기에 비해서 제시카의 연기는 차마 눈뜨고 보고 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도 있다.


 물론 처음이기 때문에 감안해야 하는 점도 있지만 처음부터 이런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다면 그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최소한 시청자들의 눈에 제시카가 인정받을 부분이 하나라도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시카는 외모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어느 한 구석 만족시키지 못하며 '소녀시대'이기에 이 역할을 획득할 수 있었음을 증명하고야 말았다. 



  제시카가 이런 평가를 받는 것은 엄청난 마이너스다. 그동안 소녀시대로 쌓아놓은 많은 장점들이 희석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홉 명의 소녀 안에 있을 때 빛나던 제시카는 지금 너무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제시카의 골수 팬들은 이마저도 사랑할 수 있겠지만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위해서는 제시카의 이런 모습이 노출 되지 않는 편이 더 나은 판단이었다. 


  윤아조차 무대에서 보여지는 얼굴과 드라마에 나오는 얼굴이 다르다. 뭔가 가수로서 보여주었던 그 완벽하리만치 견고한 얼굴이 TV드라마에서는 무너지고야 마는 것이다. 그런 단점을 감수하고도 자신이 연기자로서의 재능이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연기자로서의 다음 기회가 주어지기는 힘든 일이다.


 단지 소녀시대이기 때문에 너무도 쉽게 드라마에 출연하고 너무도 쉽게 연기하는 행태는 시청자들에게 곱게만 보일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매력을 펼치기 위해 '소녀시대'라는 타이틀을 이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소녀시대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단점까지 모두에게서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하는 것이 좋다. 


 아이돌가수들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레터멘 쇼에 출연하고 화려한 길을 걷는 소녀시대의 제시카 보다 연기하는 제시카가 예뻐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이 가진 것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길을 걷는 걸을 때는 그만큼의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카는 보여주고 있다. 나중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 제시카는 소녀시대 안에서 훨씬 더 빛나보인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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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조연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사람을 뽑으라면 단연코 '이시영'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꽃보다 남자]이후에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면서 전진과 커플을 이룬 이시영은 인지도를 높이면서 억대 광고 모델로 발돋움 했다는 기사가 뜨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이시영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그의 이미지 또한 상승하고 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물론 [우결]측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정말 '리얼'한 상황이라 보기만은 어렵지만 단지 컨셉일 뿐이라 해도 [꽃보다 남자]의 악녀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무섭고 얄미운 것이다. 




 이시영, '우결'은 좋지만 '전진'은 싫다?

 
 이 커플이 지금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은 현재 [우결]에 출연중인 어떤 부부보다 심각한 '갈등'이 수반되는 상황이다. [우결]이 이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지만 아직까지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고 기타 케이블에서도 엄청난 방송횟수를 기록하고 있기에 [우결]출연은 아직도 많은 스타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자신의 매력을 입증할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결]에서의 이시영이라면 전혀 매력적이지가 못하다. 그것이 컨셉이든, 본래 성격이든 이시영의 행동은 상식적이지가 못하다. 

 
 사차원 캐릭터의 느낌을 가져간다고 해도 그 사차원이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사차원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상처입히고 답답하게 하는 캐릭터라면 그것은 결코 플러스 요인이라고 할 수 없다.


 이시영이 우결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자신이 좋은 일만 하려하고 다른 사람은 자신에게 어떤 잘 못도 해서는 안되는 이기주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관심도 없는 남편에게 일방적으로 '건담'을 강요하고 관심이 없을라 치면 바로 표정이 굳는다. 자신은 장난을 쳐도 다른이가 자신에게 장난을 치면 정색을 한다. 이시영 덕분에 자주 분위기는 썰렁하고 긴장타는 상황으로 치닫고 전진이 풀어보기라도 할라치면 받아주기는 커녕 다시 정색을 하며 전진을 빤히 바라본다.


 얼굴에 '나는 남편이 싫어요'라고 써져있는 듯한 부인에게 남편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에 대한 대답을 내려 하고 있는 것이라면 [우결]측은 상당히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 


 일단 캐릭터가 갈등을 보이더라도 그들이 시청자들에게 '짜증'을 유발해서는 안된다. 한마디로 '이해 가능한' 범주에서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편이 예능에서는 훨씬 더 잘 맞는 것이다.


 하지만 이시영은 예능이라는 상황을 혼자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느낌이다. 자주 표정이 굳고 자주 정색을 하면서 말만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면 옆에있는 사람들은 '불편'해 지고 그 분위기는 전파를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진다. 


 좀더 독하게 말하자면 이시영은 '전진이랑 살기는 싫은데 우결에는 출연해야 자신에게 득이 되니까' 출연하는 것 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그런 반응을 보이는 이시영은 둘째 치고라도 전진도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우결]은 커플끼리 서로에게 노력해야만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가 오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로 엇박이 나니, 전진의 행동역시 지나치게 말만 많고 정작 중요한 말은 못하는 답답한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상대방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보려는 노력이 없고 무조건 적으로 상대가 잘못했다며 타협하려 하지 않는 부부는 이미 즐겁지가 못하다. 물론 그런 부부가 현실에서는 많이 존재 한다쳐도 예능에서 보고싶은 컨셉의 부부는 결코 아닌 것이다. 

 
 이시영은 [우결]을 찍으면서 자주 그것이 방송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 처럼 보인다. 물론 그런 이유로 이시영이 더 주목을 받게되는 효과도 있지만 그 주목은 이시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기 보다는 '보기싫다'는 짜증으로 이어진다. 


 어쨌거나 제작진의 바람대로 [우결]은 어느정도의 리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설사 그것이 짜여진 설정이라 해도 어느정도 그들의 실제성격에 기반한 캐릭터가 탄생되었을 테니, 덮어놓고 100%가짜라고 단정짓기만도 힘든 상황인 것이다. 


 아무리 단지 방송일 뿐이라고 시선을 고정해도 각각의 캐릭터들에 대한 느낌이 그 인물들의 본질적인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 와중에 이시영은 '사차원'을 넘어서 '이상함'에까지 도달하며 사람 자체에 대한 평가마저 달라지게 되니,  차라리 [우결]을 그만 두는 것이 훨씬 이익이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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