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7.05.12 - <아버지가 이상해> 왕따와 동거에 대한 황당한 시선....아버지보다 자식들이 더 이상해 (1)
  2. 2017.04.17 <아버지가 이상해>가 학교폭력 피해자를 다루는 방식, 또다른 폭력은 아닐까.
  3. 2017.03.12 이유리, 박보영이 증명한 배우의 힘, 드라마를 이끌어간 여배우의 상반된 매력
  4. 2017.02.27 <불어라 미풍아> 대타 임수향이 해냈다!...혈압주의 막장드라마에서 악역이 대세인 이유
  5. 2016.07.26 정신 못차린 sbs 새 예능, 최자의 19금 예명에 집착한 <디스코>의 한계
  6. 2016.06.25 <몬스터>부터 <천상의 약속>까지...통쾌하지 않은 지지부진한 복수극에 등돌린 시청자들
  7. 2015.04.23 지성부터 박유천까지...TV를 점령한 ‘망가진’ 남자들, ‘완벽남’의 시대는 갔다.
  8. 2015.03.22 <슈퍼대디 열> 너무 늦게 뜬 이유리, 허명이 아닌 ‘연기 대상’ 배우
  9. 2015.01.11 ‘김구라 사생활’과 ‘연민정’도 소용없는 세바퀴, 실패한 김구라-신동엽 조합
  10. 2014.12.31 이유리 대상에 가려진 신하균의 무관, 여전히 논란이 되는 MBC 연기대상의 문제점
  11. 2014.12.09 논란의 절정vs공감대 형성, 2014 연기대상 예상해 보기
  12. 2014.10.23 연민정이 되지 못한 최악의 악역,<뻐꾸기 둥지>의 이채영
  13. 2014.10.05 왔다 장보리를 막장으로 만든 막장 엄마 셋, 비틀린 모정이 주인공을 대신했다
  14. 2014.08.31 30%를 이끈 ‘악녀’의 힘, ‘왔다! 장보리’는 왜 ‘왔다! 연민정’인가. (1)

<아버지가 이상해>의 타이틀만 보면 ‘아버지’가 이 드라마속 갈등의 중심에 있을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더 중요한 갈등은 자식들이 겪는 일들이다. 첫째의 혼전임신, 둘째의 동거, 셋째의 왕따 트라우마 그리고 네 형제가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배다른 형제까지. 이 모든 일들은 아버지의 시선보다는 자식들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이따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씩,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어떤 문제에 대한 시선은 조금 이해하기가 어렵다. 

 

 

 


집안에서 벌어지는 ‘왕따 문제’...아버지가 아니라 자식들이 이상해

 

 

 


아버지 변한수(김영철 분)가 집으로 데려온 또다른 아들 안중희(이준 분)는 가족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존재다. 물론 그는 변한수의 친아들이 아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전과자가 될 위기에 처한 이윤석이 친구 변한수의 죽음을 통해 신분을 뒤바꾼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변한수는 실제로 이윤석이고, 안중희는 과거 사망한 변한수의 아들이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사연을 말할 수 없는 변한수는  안중희를 아들로 받아들이고, 같이 살자는 그의 돌발 제안도 수용한다.

 

 

 


가족회의를 통해 그를 데려올지 말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네 남매는 거부감을 표시한다. 복잡한 사정을 모르는 네 남매에게 안중희는 배다른 형제일 뿐이고, 그의 존재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대한 그들의 당황스러움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이제껏 모르고 살았던 이복 형제의 등장은 충격을 넘어서 배신으로까지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착한 네 남매는 엄마 나영실(김해숙 분)의 의견을 따른다. 엄청난 갈등 끝에 나영실이 안중희를 받아들이겠다며 중심을 잡은 이후이기 때문에, 네 남매가 반대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결국 부모님 뜻에 따르는 네 남매. 그러나 이들의 본색은 안중희가 집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시작된다.

 

 

 


 

안중희에게 쉽게 정을 줄 수 없는 그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들의 행동은 생각보다 조직적이고 가학적이다. 일단 네 남매가 합심하여 안중희를 무시하는 부분은 ‘왕따’와도 다를 바가 없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그동안 셋째 변미영(정소민 분)과 김유주(이미도 분)의 관계를 통해 왕따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반된 시선을 다뤘다. 그러나 학교 때 김유주의 괴롭힘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은 변미영조차 안중희에 대한 왕따에 암묵적으로 동참한다. 심지어 변미영은 안중희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던 상황. 안중희에 대한 불편함은 일에도 영향을 미쳐 변미영은 일터에서도 집안에서도 연신 굳은 표정으로 안중희를 피한다. 전혀 프로답지 못한 모습이다. 안중희가 수차례 관계를 개선하려 손을 내밀어 보지만, 관계의 회복은 좀처럼 쉽지 않다. 5월 7일 방영된 20회에 이르러서야 변미영은 안중희에게 사과를 했지만, 그동안 자신이 왕따 피해자였으면서도 왕따 가해자 혹은 방관자들의 행동 패턴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단순히 어떤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제와 합심하여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배제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모두와 친하게 지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누군가의 마음에 생채기를 낼 권리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의 어버이날 선물을 사는 문제에서 호의를 베풀 때 조차 “그쪽과 부담 덜고 싶은 맘 없다. 신경끄라”고 말하는 차가운 행동들은 결코 성숙한 태도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할 거라면 애초에 그가 합가하겠다고 했을 때, 찬성표를 던져서는 안됐다. 자신들의 의견이 아닌 부모님의 결정을 존중한 것이라 해도 이런 식의 행동은 부모님의 의견에 대한 존중이라고 볼 수도 없다. 마음을 여는 것 까지는 무리일 지라도 최소한 왕따의 형식으로 한 사람의 위치가 설정되는 것은 어쩐지 좀 불편한 일이다. 가뜩이나 왕따 문제에 대한 피해자의 시선을 다룬 바 있는 드라마에서 말이다.

 

 

 


 


동거에 대한 시선....이번에도 자식들이 이상해

 

 

 


 

이런 문제점은 둘째 변미영(이유리 분)의 동거를 보는 시선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에서 아직 동거는 드러내 놓고 할 수 있는 성질의 행동양식이 아니다. 그러나 동거의 문제는 도덕적 잣대의 프레임을 씌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함께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결혼만이 꼭 선택지는 아닐 수 있다. 단지 문제는 사회적인 시선이다. 동거를 한 사람들이 마치 어떤 흠결이 있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들은 동거를 더욱 음지의 영역으로 몰고 간다. 물론 동거를 경험한 사람을 애인이나 결혼 상대자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다. 그러나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고 마치 무조건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한 것처럼 몰고 가는 시선에는 오류가 있다.

 

 

 


 

극중 변미영은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다. 나이도 34살이고 충분히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이며,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고 해서 그 결정에 대하여 누군가가 비난할 권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미영은 동거 사실을 부모님은 물론 남매들에게도 숨긴다. 괜한 잡음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들통 난 동거 사실에 부모님은 역시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변미영은 순식간에 죄인 취급을 받는다. 이는 충분히 세대간의 갈등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부모님 세대가 자식의 동거, 특히 딸의 동거에 대하여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전반적인 이해가 한국사회에는 있다. 더군다나 변미영의 동거 상대는 과거 수차례 갈등이 있었던 건물주 오복녀(송옥숙 분)의 아들 차정환(류수영 분)이다. 반대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변미영은 말한다.

 

 


“이렇게까지 화내실일인지 이해가 안가요. 속이고 말한 건 잘못했어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죽을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어요. 동거가 왜 나빠요?  좋아하는 성인남녀가 함께 있고 싶어서 같이 지내는 게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 미성년자도 아니고 30대 성숙한 성인이잖아요. 동거가 그렇게 부도덕하고 비난받아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엄마 아빠가 생각하시는 것 보다 세상이 많이 변했어요. 많은 젊은 사람들이 동거를 해요.”

 

 

 


이에 “그렇게 당당한데 왜 속였냐. 왜 처음부터 떳떳하게 밝히지 않았냐.” 고 묻는 나영실에 변미영은 “이러실까봐요. 무조건 반대하시고 중죄인 취급하시잖아요.”라며 “변해가는 가치관을 왜 인정하지 않으세요. 엄마 아빠 세대의 가치관과 우리 세대의 가치관이 달라요.” 라고 논리적으로 말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렇게 부모 가치관 무시하고 네 멋대로 살 거면 나가!” 라는 감정적인 대답이다. 이것이 바로 세대간의 갈등이다. 변미영의 말에 제대로 반박은 할 수 없으나 동거는 도저히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세대간의 갈등은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지만 같은 나이 또래인 남매들이 동거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동거하다 걸렸는데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는 첫째 변준영(민진웅 분)의 시선이 대표적이다. “온 가족 극진한 배웅 받으면서 나갈 때 양심의 가책 안받았냐.”, “뭘 잘 했다고 큰 소리냐. 넌 엄마 아버지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 며 끊임없이 ‘감정적’인 부분을 지적한다. 동거가 왜 잘못됐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는 없고, 그저 그 일에 대해 부모님이 상처받은 상황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다. 참지 못한 변미영은 “그런 오빠는 나한테 그런 말 할 자격이나 되냐!” 고 소리친다. 변준영은 고시생 신분으로 여자친구를 혼전임신 시켜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 여기서 변준영의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다. “나도 말할 주제안되지만 그래도 넌 그러면 안돼. 내가 잘못하면 그건 부모님께 큰 실망이지만 니가 잘못하면 그건 큰 배신이라고! 부모님께 네가 어떤 의미인지 몰라? 부모님이 너한테 얼마나 기대하고 의지하고 큰 자부심을 가지시는지 몰라서 그래!”라고 소리친다. 이건 ‘나는 그래도 되지만 너는 그러면 안된다’는 이중 잣대에 불과하다. 부모님의 기대를 핑계로 자신의 허물은 작은 것으로, 남의 허물은 큰 것으로 만들어 버리며 죄책감까지 심어주는 최악의 대화법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그게 얼마나 버겁고 힘든 일인줄 알아? 나만 왜! 가슴 답답하고 가슴 짓눌리게 내가 왜 다 감당해야 하냐고!” 라는 변미영의 절규가 훨씬 더 와 닿는다. 그러나 끝까지 모여 앉은 남매들이 변미영에게 ‘언니가 잘못했다. 실망이다’고 한 마음이 돼서 비난하는 것으로 장면은 끝맺어진다. 형제가 넷이나 있지만 변미영의 입장에서 공감해주고 이해해 줄 사람은 이 집에 없다. 누군가 잘못했을 때, 쌍심지를 켜고 비난하고 죄책감을 심어줄 사람들만이 가득하다. 더군다나 그들이 누군가를 비난할 자격이나 되는지조차 의문이다. 한마음 한 뜻으로 한 사람에게 가해지는 비난은 폭력적인 행동에 다름 아니다.

 

 

 

 

왕따 같은 폭력을 다루면서도 폭력적인 시선에 의외로 관대한 <아버지가 이상해>속 인간군상. 갈등이 있기에 드라마는 활력을 더 가질 수 있지만, 그 갈등에 대한 시선이 지나치게 편협하다면 그것도 문제다. 과연 이런 문제점들을 <아버지가 이상해>는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가끔씩 보이는 설정의 오류는 캐릭터마저 비호감으로 만들 여지가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가 ‘자식들이 이상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물에 대한 세심한 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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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uyung1218.tistory.com BlogIcon 마음속의빛 2017.05.15 0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자기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상황을 비틀어 나열하시는 거 같아 걱정이네요.

    이전에 변혜영이 했던 주장에 따르면,
    부모와 자식의 입장이 다르고, 동거에 대한 선입견이 다른 문제인거죠.

    이걸 '내 생각에 답은 이게 맞는데 이 드라마 참 이상하네'라고 정해놓고
    글에 살을 붙이는 건 위험합니다. 그거야말로 편협적일 수 있거든요.

    남이 하는 편협은 잘 보이지만, 내가 하는 편협은 안 느껴질테니 주의하세요.



 

‘드라마는 갈등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인물간의 대립은 드라마에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속에서도 여러 가지 갈등관계가 나온다. 형제자매간의 갈등, 부모와의 갈등, 연인과의 갈등, 직장에서의 갈등 등, 뜯어보면 모든 관계는 갈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모든 갈등 중, 가장 비중있게 다뤄지는 갈등 중 하나는 바로 변미영(정소민 분)과 김유주(이미도 분)의 갈등이다. 그들의 악연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유주는 학창시절 변미영의 뚱뚱한 몸을 약점 삼아 괴롭혔던 학교폭력 가해자다. 변미영은 소심한 성격 탓에 제대로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학창시절을 보내야 했고, 그 시절은 고스란히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 동창회에서 김유주의 모습을 보고 잘못이라도 한 사람처럼 도망치듯 자리를 뜨는 쪽은 변미영이다.

 

 

 

 

 

 

동창회 정도로 끝이 난다면 다행이지만 악연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변미영이 힘겹게 취직한 회사에 바로 김유주가 있었기 때문. 직속 상사는 아니지만, 김유주는 이미 팀장이다. 인턴으로 겨우 회사 생활을 시작한 변미영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다. 김유주는 여전히 변미영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존재고 피해자지만 피해야 하는 쪽은 또다시 변미영이다. 살을 뺀 변미영을 못알아 보던 김유주가 변미영을 알아보자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김유주는 여전히 뚜렷한 이유 없이 변미영을 못마땅해 하며 변미영 앞에서 대놓고 신경을 긁거나 부당한 일을 시키거나 하며 변미영을 괴롭힌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픈 과거, '사이다'를 위해서라기엔 가혹하다

 

 

 


학창시절 이후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변미영은 여전히 김유주의 발아래 놓여있다. 단순히 사회적 위치 때문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그렇다. 그 때 당했던 일에 대한 트라우마는 현재도 영향을 미친다. 변미영은 김유주의 얼굴만 봐도 가슴이 떨린다. 당한 건 변미영이지만 피하는 쪽도 변미영이다. 그것은 약육강식의 법칙이라기엔 지나치게 가혹하다. 

 

 

 


 

드라마는 이런 상황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바로 변미영의 오빠 변준영(민진웅 분)을 통해서다. 김유주는 변준영과 사귀고 있는 상태고, 급기야 임신까지 한다. 중간에 변준영의 거짓말로 인해 사이가 위태로워지지만 뱃속의 아이는 이 모든 것을 극복하게 만드는 매개채로 사용되고 김유주와 변준영은 결국 결혼을 결심한다. 변미영과 김유주의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이런 전개는 나중에 김유주에게 변미영 측이 던질 통쾌한 한방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변미영의 언니인 변혜영(이유리 분)은 변미영과 다르게 당당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을 줄 알며,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독설을 내뱉는 캐릭터다. 막내 동생 변라영(류화영 분) 역시 천방지축에 할 말 다하는 캐릭터로 설정되었다. 변미영의 상황을 알면 시원한 탄산음료를 들이키는 느낌의 통쾌한 한 방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런 통쾌함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학교 폭력 희생자에 대한 드라마의 시선은 안타깝다. 김유주가 변미영의 집으로 인사를 온 날,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에 대해서 처음으로 인지하게 되지만 변미영은 가족들에게 진실을 말할 수 없다. 변준영이 김유주를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김유주가 임신했기 때문인 탓이 더 크다. 작가는 김유주의 임신으로 두 사람이 앞으로 가족이 될 수밖에 없다는 복선을 깐다. 그것이 바로 한국 가족 드라마의 정서고, <아버지가 이상해>는 바로 그 정서를 답습할 수밖에 없는 가족극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고통받는 피해자, 극복은 개인의 몫인가?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자. 김유주를 받아들이면 앞으로 변미영은 끊임없이 고통받을 것이다. 김유주를 마주쳐야 할 때마다 오는 떠올리기 싫어도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과 고통의 시간들을 변미영에게 감당케 하는 것은 지나친 폭력이다. 물론 드라마는 이 둘의 분위기를 점점 화해 모드로 변모시켜 나갈 것이다. 그러나 용서라는 것은 그리 함부로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아무리 김유주가 후에 개과천선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빈다 해도 가족이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상황이 억지로 형성되는 것만큼 불편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용서했다는 뜻이 곧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뜻은 아니다. 용서와 관계는 별개의 문제다. 용서를 했다고 하여 친하게 지내야 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다.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무리 다 잊자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과거고, 사과를 해도 저질렀던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김유주가 오빠와 결혼을 원하면서 칼자루를 쥔 쪽은 변미영이 되었지만, 변미영은 여전히 피해자다. 자신이 어떤 일을 당했고 얼마나 힘들어야 했는지 가족에게조차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억울하다고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피해자는 점점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만다.

 

 

 

 

 

 

누군가가 희생해야 한다면, 사과를 하는 쪽이 희생을 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억지로 하는 사과는 진심어린 사과가 아니다. 김유주가 그렇다. 변준영과 변미영의 관계를 알기 바로 몇 시간 전만해도 김유주는 변미영을 부당하게 괴롭히며 ‘갑질’을 서슴치 않았다. 관계를 알고 나서 바로 돌변한 김유주의 친절은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소름이 끼칠 뿐이다. 진정어린 사과를 할 거라면 변미영이 원하는 사과를 해야 한다. 변미영은 “원하는 것이 뭐냐”는 김유주의 질문에 “너랑 가족이 되지 않는 거.”라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그 뜻을 존중해 줘야 진정한 사과가 될 수 있다. “그건 못하지만 미안한 건 미안해”라고 얘기해 봤자 목적을 위한 사과가 될 뿐이다.


 

 

 

 


용서와 화해의 강요, 제 3자가 아닌 당사자에게는 폭력이다.

 

 


용서도 좋고 화해도 좋다. 그러나 학교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한데 모아두고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 실제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친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도 끊길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이 두 사람의 관계를 결국에는 화해할 수밖에 없는 뉘앙스로 몰고 간다. 그것이 과연 학교 폭력 피해자에게는 얼마나 끔찍한 악몽인지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감정을 변미영이 극복해야 할 과제처럼 몰고간다. 가족들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혼자 갈등하며 김유주를 상대해야 하는 쪽은 변미영이다. 김유주를 마주칠 때마다 혼자서 마음을 진정시켜야 하는 것도 물론 변미영이고 반격을 한 번 할 때마다 큰 결심을 해야 하는 것도 변미영이다.

 

 

 


이런 일이 있다면 당연히 말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서로의 마음을 공감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가족이다. 변미영과 김유주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의 무관심 나아가 학교의 잘못된 시스템과 분위기가 만든 사회적인 문제다. 그러나 이 문제를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 것은 변미영 개인이고, 결국 그를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변미영이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다.

 

 

 


학교 폭력 가해자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 누가 치졸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드라마는 용서를 납득할만한 계기를 만들 것이다. 그러나 ‘용서해야만 하는’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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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 속 눈에 띄는 여배우들이 있다. 독보적인 매력으로 드라마의 활력을 불어넣는 두 배우, 이유리와 박보영의 상반된 매력을 분석해 봤다.



연민정을 벗어버린 또다른 변신, <아버지가 이상해>의 이유리

 

 

 


이유리가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된 것은 <왔다! 장보리>의 악역, ‘연민정’이라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였다. 악역이면서도 주연보다 더한 존재감을 보인 이유리는 그 전까지 가지고 있었던 ‘참한 맏며느리 상’의 여배우 이미지를 한 방에 전환시키며 주목받았다. 연민정 이후 선택한 드라마 에서도 이유리는 연민정만큼은 아니지만, 마냥 착하고 순한 역할을 맡지 않는다. <슈퍼대디 열>에서는 까칠한 성격을 가진 시한부 의사 역을 맡았고 <천상의 약속>에서는 1인 2역을 맡아 복수극을 보여주었다. 이유리는 맡는 역할마다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보여주었으나 연민정을 뛰어넘는 캐릭터를 구축하는데는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악역’으로 성공을 거머쥐었지만 이미지가 악역으로 한정되어 각인 되는 것은 배우에게있어 좋은 일이 아니다. 이유리는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그래도 영숙이면, 영숙이 이렇게 인물의 이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이름도 없는 단역 친구들에게는 그것조차 꿈일 것.”이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었지만 이유리라는 배우의 활용도가 ‘연민정’으로 대상을 수상한 이후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은 ‘배우 낭비’에 가까웠다.

 

 

 


그런 이유리가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로 다시 돌아왔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이제 겨우  극 초반이지만 오랜만에 웰메이드 KBS 주말극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다. 일단 막장 요소가 없고, 출연진들의 캐릭터 설정이 확실하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 요소가 코믹하면서도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 준다.  

 

 

 


이유리는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대형 로펌의 변호사, 변해영역을 맡았다. 스타일 좋다는 동료의 칭찬에 "늘 제 모습이잖아요"라며 당당하게 대답하거나, 자신의 명품백을 말도 없이 들고 나간 동생의 실크 원피스를 물에 빠트리는 장면은 그의 냉철하고 당당한 모습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 보기 힘든 사람이 있다.”는 동생의 고민 상담에 “누구는 회사가 편하기만 할 것 같냐. 너 그 회사 아니면 다른데 합격한 데라도 있냐. 정신 차리고 똑바로 회사나 다녀라.”라며 독설을 내뿜는 모습은 ‘센언니’로서의 캐릭터를 그대로 드러냈다. 너무나 독한 말로 상대를 가뿐하게 제압하여 상처입게 만드는 문제있는 화법을 지녔지만 틀린말을 하지 않는 탓에 반박을 할 수도 없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아버지가 이상해> 속 변해영은 까칠하게 느껴지지만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캐릭터로, 때로는 소맥을 마시고 전 연인과 육탄전을 벌이다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허당 면모도 보인다. '순하다' '러블리하다'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마냥 밉지 않는 까칠함. 연민정과는 또 다른 '센언니'가 이유리에게 맞춤옷을 입은 것 처럼 잘 어울린다. 까칠한 캐릭터지만 연민정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가 아닌,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캐릭터인 것이다.

 

 

 


이유리는 연민정을 누구보다 잘 표현해 낸 것 처럼, 이 캐릭터 역시 본연의 색깔로 녹여내 드라마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다. 남매들과의 합은 물론, 전 연인으로 나오는 차정환(류수영 분)과의 어울림 역시 엄지를 치켜세울만 하다. 연기력으로 드라마 초반을 책임지고 있는 이유리의 내공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힘센여자 도봉순> 장르가 박보영? 보고 있으면 사랑스럽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JTBC 최고 시청률 드라마 등극도 꿈만은 아닌 <힘센여자 도봉순>은, 11시 드라마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냈다. 그러나 뜯어본다면 <도봉순>의 이야기 구조는 촘촘하지 못하다. 도봉순이 슈퍼맨처럼 ‘힘이 센’ 캐릭터라는 설정까지는 좋았지만, 그 힘을 발휘하게 만들기 위해 마주치는 사건들은 그저 우연의 연속이고, 살인사건까지 일어나는 상황속에서도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한다.

 

 

 


안민혁(박형식 분)과의 러브라인 역시 다소 뜬금없이 전개된다. 갑자기 ‘같이 자자’며 집으로 끌고 오거나, 함께 누워 “엄마는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고 했다”고 고백하는 장면도 난데없다. 남자 주인공에게 애틋함을 부여하기 위한 설정이라기엔 갑자기 툭 튀어나온 장면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대사의 의외성이나 캐릭터의 재기발랄함 역시 ‘힘 센’ 도봉순이라는 설정을 제외하면 그다지 확실한 포인트를 찾기 힘들다. 도봉순이 골을 부릴 정도로 ‘갑질’을 한다는 안민혁은 따져보자면 도봉순에게 맞춰주기만 한다.

 

 

상사를 대놓고 노려보거나 앞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직장 환경을 두고 ‘갑질’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도봉순의 불만을 이해하게 만들기 위한 설정 역시 엉성하다. 어두운 사건과 밝은 러브라인이 동시에 전개되는 이야기의 기승전결 역시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고 볼 수는 없다. 범죄자는 엄청나게 위협적이지 못하고 극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도 않는다. 안민혁이 받는 협박 역시 시청자를 압박할 만큼 심각한 사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안민혁을 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봐주고 있는 느낌이랄까. 회가 갈수록 이 엉성함은 도드라진다.

 

 

 

 

그러나 이 엉성함을 메우는 것이 바로 배우의 힘이다.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운 박보영과 박형식 커플은 이 드라마의 엉성한 구조를 용서하게 만든다. 특히 ‘장르가 박보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로맨틱 코미디에 특화된 모습을 보이는 박보영의 연기력은 이 드라마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1등 공신이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배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것이다. 드라마의 유쾌함과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박보영만큼 적역인 배우가 또 있을까.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스토리의 힘이지만, 배우가 견인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주는 것이 바로 <도봉순>이라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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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미풍아>(이하 <미풍아>)는 26.3%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그동안 답답함을 배가 시키는 일명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들은 매회 비난을 쏟아냈지만 시청률로만 보자면 성공적인 결과다. 결말마저 권선징악인가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전개가 이어졌지만 시청률만큼은 확실하게 잡은 것이다.

 

 

 

 


이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것은 바로 악역 박신애 역을 맡은 임수향이었다. 임수향은 배우 오지은이 8주 정도의 부상을 입음에 따라 대타로 투입되었는데, 사실상 <미풍아>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신애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부자 할아버지 김덕천(변희봉 분)이 손녀를 찾으려 하자 자신이 진짜 손녀인 척 연기하며 그 자리를 탐내는 전형적인 악역이다.

 

 

 

 


‘북한’이라는 소재를 굳이 사용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전형적인 출생의 비밀에 평면적인 인간관계를 답습한 <미풍아>는 결국 뻔한 이야기 속 캐릭터의 힘으로 시청률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특히 중간에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조성한 김미풍(임지연 분)의 생부 김대훈(한갑수 분)의 캐릭터는 감칠맛을 제공하며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마청자를 연기한 이휘향은 명불허전 연기로 악역 캐릭터를 살린다. 그러나 여전히 드라마의 전반적인 상황에 가담해 악행을 벌이는 것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박신애일 수밖에 없다. 임수향은 모든 계략과 음모를 꾸미고 그 안에서 자신이 벌인 일들을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드라마 전반을 장악한다. 실질적으로 갈등의 구심점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인공 김미풍의 존재감이다. 김미풍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수동적인 캐릭터다. 그가 하는 일은 그저 가만히 있는 것 뿐이다. 단지 친손녀라는 혈통 때문에 그가 불쌍하고 착한 캐릭터가 되지만 사실상 거의 능력이 없는 캐릭터로 비춰질 뿐이다. 박신애가 꾸미는 어설픈 계략에도 갈대처럼 흔들리는 주체성 없는 캐릭터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당하기만 한다. 가만히 있다가 이장고(손호준 분)와 연애만 하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막장드라마에는 ‘악녀’가 있다. 주인공이 착한척을 하고 있는 사이, 모든 일을 주체적으로 꾸미고 갖고 싶은 것을 가지려 노력한다. 나쁜 짓을 벌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주인공보다 훨씬 더 노력파다. 임수향은 대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활약을 보여주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보다 더욱 주목받는 캐릭터로 임수향의 재발견을 만들어냈다.

 

 

 

 

막장드라마의 악역은 이제 더 이상 착한 주인공의 반대급부에 지나지 않는 캐릭터가 아니다. 오히려 답답한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는 그해 연말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연민정은 답답한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 답답한 행동을 고집하는 주인공 장보리(오연서 분)보다 훨씬 더 매력있는 캐릭터였다. 주인공이 할 말도 못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속을 답답하게 만들 때, 연민정의 극악무도한 악행은 오히려 훨씬 더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노력파처럼 보였다. 여기에 연민정의 캐릭터를 연구하고 발전시킨 이유리의 연기는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민정이 있기전에 <왔다! 장보리>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전작에 신애리가 있었다. <아내의 유혹>에서 주인공과 대결구도를 보여준 신애리(김서형 분)는 매회 소리지르며 분노하는 연기, 악행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의 눈에 들었다. 김서형이 보여준 연기는 드라마의 막장 구조속에서도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며 각종 패러디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막장 드라마속에서 악역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막장 드라마 속 주인공은 원칙을 고수하지만 답답하고 눈치가 없다. 착한 것을 넘어 바보같은 행동으로 이야기를 더 답답하게 만들고, 할 말을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조차 찾지 못한다. 반면 악역을 맡은 인물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면서 대비되는 행동을 보인다.

 

 

 

 


 

그러나 이 적극적인 행동은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포인트다. 일단 출생의 비밀 자체가 주변에서 그리 빈번히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범죄에 가까운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들을 ‘캐릭터’로서 대할 수 있다. 그들 때문에 분노하기도 하고 어이없어 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악행에 현실과 같은 감정의 동화가 되지는 않는다. 악역의 캐릭터로서 그들을 대하게 될 뿐이다.

 

 

 

 


이 연기를 잘 해내면 배우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얄미운 시누이나 시어머니, 혹은 은근히 짜증나게 만드는 친구 같은 캐릭터들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대놓고 악행을 저지르겠다고 덤비는 캐릭터는 오히려 한 발자국 떨어져 감상하게 된다. 오히려 그 악행을 눈치채지 못하는 주인공에게 손가락질을 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답답한 막장드라마 속, 단 한 회의 해피엔딩을 위해 참아주고 당해주는 주인공보다 그 주인공이 가진 것을 뺏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악역이 더 주목받는 것이 우연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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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처럼 대놓고 19금을 표방한 것도 아닌데, 19금 발언들이 난무한다. 더군다나 그 자리에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미성년자 게스트 (쯔위, 채영)까지 앉아 있었다. 그러나 최자 이름의 유래부터 김성주의 혼전순결 발언 등, 선을 넘나드는 토크가 계속되었지만 제지되지 않았다. <마녀사냥>처럼 아예 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런 발언들이 적당하다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디스코>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이 문제는 단순히 이야기의 주제가 19금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디스코>가 깔아놓은 판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19금 이야기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 19금을 위한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어떤 주제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를 두고 고민을 한 뒤,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분위기와 상황을 연출해야 한다. 그러나 <디스코>는 준비되지 않은 19금 토크쇼를 펼쳤다. 미성년자가 그 틈에 끼어있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디스코>의 PD는 이런 진행이 전혀 의도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도가 되지 않았다면 더욱 문제다. 의도를 하지 않고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 자체가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혀 의도되지 않았다고 보기에는 최자의 이름의 유래를 묻는 질문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였다. <디스코>는 한마디로 자극적이기만 하고 새롭지는 않은, 불편한 토크쇼의 서막을 열었을 뿐이었다. 이럴 거면 <동상이몽>의 후속으로 방영된 의미가 없다. 

 

 

 


최자의 이름의 유래나 설리와의 관계를 묻는 등, 19금 토크쇼는 게스트의 신변잡기를 위해 활용되었을 뿐이었다. 결국 새로운 이야기는 없었다. 설리와 최자의 관계는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그런 신변잡기에 새로운 사실이 있었는가. 이미 본인들 스스로 수차례 자신들의 sns나 인터뷰 등에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후였다. 최자가 방송에서 100% 솔직했는가도 알 수 없다. ‘사랑꾼’이라는 단어로 애써 포장하려 했지만 결국 시청자들은 그 이야기에서 전혀 새로움을 느낄 수 없었다.

 

 

 


연예인 신변잡기 토크쇼는 한국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콘텐츠다. 겨우 살아남은 <라디오 스타>는 게스트들보다 개성있는 진행자들의 활약이 컸다. 게스트에 대한 뻔한 이야기를 말장난등으로 재미있는 상황으로 변화시키며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만들어 주었다는 게 주효했다. 그러나 <디스코>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해명하거나 다시 리바이벌 하는 기존의 토크쇼의 형식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였다.  그 형식이 19금 토크를 남발한다고 하여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실패했던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진행자들의 캐릭터는 물론, 출연자들의 캐릭터도 살지 못했다. 결국 식상하고 진부한 이야기 속에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19금 토크만이 오갔을 뿐이었다.

 

 


sbs는 예능을 대폭 물갈이하며 예능국을 쇄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노력의 결과가 <디스코>라는 사실은 적잖이 실망스럽다. 예능에도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 스토리는 단순히 19금 토크를 남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만의 색다른 분위기를 창출해 낼 수 있을 때 생겨난다. <디스코>는 자신만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19금 토크쇼가 불쾌하게 느껴진 것이다.

 

 

 

 

예능을 쇄신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프로그램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논란의 연속이었던 <동상이몽>을 폐지했다면 적어도 그 자리를 채우는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하게 다가가지 않는 예능이어야 한다. <동상이몽>의 초라한 퇴장을 극복하고 만든 프로그램이 오히려 <동상이몽>보다 훨씬 더 고개를 젓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면, 굳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이유가 없다. sbs 예능은 프로그램 폐지 이전에, 새로운 형식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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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왜 이렇게 복수를 하고 싶어 할까. 소재의 반복이 다소 아쉬운 와중에도 복수극은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다. 현재 방영되는 드라마만 해도 <국수의 신>에서는 천정명이 조재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고, <몬스터>에서는 강지환이 정보석에게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려 하고 있다. 그리고 일일극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624일 마지막 회가 방영된 <천상의 약속>의 이유리 역시 문제의 복수를 하기 위한 힘겨운 여정을 걸었다.

 

 

 

 

복수극이 이렇게 많이 제작되는 이유는 복수극에는 그만한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이야기의 구성 자체를 자극적으로 짤 수 있다. 복수를 결심하기까지 주인공이 겪는 고난들은 대부분 살인, 배신, 물리적 폭행 등 엄청난 자극적인 소재로 만들어진다. 주인공의 감정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시청자들 역시 그 감정에 동화되도록 한 장치다. 복수극은 이제 하나의 장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어 제작되고 있다.

 

 

 

 

그런데 복수극이 그 옛날 김수현 작가가 문제작 <청춘의 덫>을 들고 나온 시점보다 발전했다고 볼수 있을까. 여러 주인공들이 여러 형태로 복수를 결심하고 통쾌한 한 방을 날리지만, 그 기승전결에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형 솝 오페라에서 자주 등장하는 여인의 복수에 대한 결말은 참 신통치 않다. <천상의 약속>은 그런 복수극의 진부함과 고질병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완벽한 예다. 악역으로 연기대상까지 수상한 이유리가 12역까지 해가며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마지막회는 시청자들에게 예의 없는 결말을 선사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무리는 급하고 갑자기 개과천선한 사람들은 의아하다. 주인공 이나연(이유리 분)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해 복수를 결심했던 사람에게 자신의 신장을 떼어주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며 극은 마무리 된다. 아무리 용서와 화해가 좋다지만 그런 결말은 통쾌함이 아닌 짜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용서를 하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묘사되었다면 또 몰라도 <천상의 약속>은 종영하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야기에 진전이 없었다. 복수를 할까 말까하는 감질나는 전개속에 이야기는 제자리 걸음이었고 마지막회에 모든 결말이 마무리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복수극의 핵심은 이야기의 점진적인 발전이다. 복수를 하는 과정 속에서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절망, 그리고 점차 반격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그 쌓아올린 이야기 속에서 감정의 분출과 상대방의 몰락을 차근차근 보여주는 기승전결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 복수를 미루는 주인공의 지지부진함은 시청자들에게 있어서는 채널을 돌리게 만드는 요소다.

 

 

 

 

착한 것이 아니라 미련하고 멍청한 선택을 하는 주인공에게 동조하는 시청자는 없다. 대표적으로 <왔다! 장보리> <내딸 금사월>로 막장의 대가라는 평을 들은 김순옥 작가의 작품속에서 착한 주인공들은 언제나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천상의 약속>은 복수를 결심하게 만들만큼 잔인했던 여인의 일생에서 원수에게 신장까지 떼어주는 비정하고 매몰차고 주인공만 손해보는 결말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이런 복수가 복수라고 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복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결말이 아닐 수 없었다.

 

 

<국수의 신>이나 <몬스터>의 경우의 스토리는 이 보다는 낫지만 사실상 진부함에 있어서는 별다를 것이 없다. <국수의 신>에서도 복수는 결말을 위해 아끼고 감춰둔다. 복수가 끝나면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 사이의 스토리를 촘촘하게 준비했다기 보다는 복수라는 목표 하나만을 위해 모든 스토리가 늘어지고 있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몬스터>역시 50부작이라는 호흡속에서 복수의 칼날은 무뎌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쾌하고 시원하며 확실히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몬스터>는 답이 아닌 것이다. 주인공의 복수가 크게 기다려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런 시청자들의 불만을 증명이라도 하듯, <국수의 신><몬스터>의 시청률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한국 복수극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현재 드라마들 사이에서 시청자들은 채널권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복수라는 매혹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확실한 흥행포인트가 되지만 잘못하면 진부하고 지지부진해지는 이야기의 오류가 생길 수 있다. 그 검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드라마들에게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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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기고, 능력있고, 돈 많고 배경까지 좋은 남자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빠질 수 없는 남자 주인공의 조건이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든 판타지를 제공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고 그들을 돋보이게 하기 가장 좋은 설정이 바로 ‘완벽남’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TV 속에서 그런 공식이 깨지고 있다. 완벽한 무결점 남자들 보다는 다소 결점이 많고 망가지기도 하지만 그런 모습 속에서 색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종영한 드라마 <킬미힐미>의 지성은 스펙만 보면 완벽한 남자다. 천성적인 다정다감함에 재벌 2세. 게다가 스포츠도 만능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가 다중인격이라는 점이었다. 무려 7개의 인격을 연기하며 지성이 보여준 연기의 스펙트럼은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하기 충분한 것이었다. 지성은 7가지의 인격 중 단순히 거칠거나 다정한 캐릭터가 아닌, 여고생이나 구수한 사투리를 내뱉는 아저씨 캐릭터, 자살 증후군에 걸린 천재소년등 다양한 캐릭터를 변주해 내며 강렬한 인상을 뿜어냈다. 이 과정에서 지성은 박서준과 뽀뽀를 하거나 입술에 틴트를 바르는 등,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는 경쟁작이었던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과 대조되는 지점이었다. 현빈은 까칠남과 다정남의 경계를 오가는 이중인격을 연기했지만 그 두 캐릭터 모두 로맨틱 코미디 정석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 캐릭터에 그치고 말았다. 시청자들의 평가와 시청률 모두 <킬미 힐미>가 압승을 거두었다.

 

 

 

 

3월에 종영한 드라마 <호구의 사랑>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아예 ‘호구(최우식 분)’다. 그는 능력도, 외모도, 심지어 센스도 없다. 그가 하는 것이라고는 여자들에게 이용당하다 처참히 차이는 게 일이다. 그러나 그가 가진 무기는 바로 순수한 마음. 그는 멋있지도, 능력이 있지도 않지만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 호구짓을 하고 다녀도 그가 주인공으로서 가치 있을 수 있는 이유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계속 되고 있다. <냄새를 보는 소녀>의 최무각(박유천 분)의 직업은 형사지만, 그는 여자 주인공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졸지에 만담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 과정에서 최무각은 각을 잡거나 멋있는 척을 하려 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망가지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기존의 남자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웃음을 창출한다. 박유천의 연기력에 있어서도 재평가가 이루어진 부분이다.

 

 

 

 

<슈퍼대디 열>속 한열(이동건 분)도 마찬가지다. 그는 과거에는 촉망받는 투수였지만 부상과 첫사랑의 실패로 폐인처럼 살아간다. 딱히 목표도 없고, 하루 하로 살아가면 그 뿐이다. 그런 그가 졸지에 아버지가 된다. 첫사랑이 찾아와 아이 아빠가 되달라는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하고, 아직 마음이 남은 그는 그 부탁을 끝내 뿌리치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아빠로서 어설프고 어색하기만 하다. 사회성도 없고 밍숭맹숭하다. 그런 그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성장해 가는 지점이 이 캐릭터의 포인트다. 능력남은 아니지만 그의 스토리는 드라마를 이어가는 데 전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망가진 캐릭터들이 남자 주인공이 되는 지점에는 완벽에 가까운 남자들과 평범한 여자들의 사랑이야기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들의 취향이 반영되었다. 잘생기고, 돈 많고, 능력까지 있는 남자들이 여자 주인공과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그 스토리를 다르게 변주해 내는 것도 한계에 다달았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코믹함과 무능력을 앞세운 ‘결점 많은’ 남자 주인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결점이 가득한 주인공들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단순히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인물을 넘어서 묘하게 현실감을 갖춘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완벽남의 시대는 갔다. 마음의 상처가 조금 나 있는 것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남자들의 사랑이야기 보다 진정으로 망가질 줄 아는 캐릭터들이 사랑받는 시대다.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들 역시 시대에 따라 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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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리가 <왔다! 장보리>로 연기대상을 수상하고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왔다! 장보리> 속 이유리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그동안 착하고 순한 맏며느리 상으로 각인되어 있던 이유리였기에 시종일관 소리를 지르고 악행을 저지르는 악녀 캐릭터로서 주목을 받은 것은 의아할 정도였다. 그러나 <왔다! 장보리>속 이유리는 누구보다 빛났고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가장 높은 순위의 대상 후보로서 지명되었다. 그리고 결국 문자투표로 결정된 대상을 당연한 듯 거머쥐며 최고의 해를 맞이하였다.

 

 

 

그런 이유리가 케이블 드라마 <슈퍼대디 열>을 선택했다. 생각보다는 심심한 선택이었다. 일단 케이블은 아무래도 공중파보다는 차선 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고, 드라마의 화제성이 뜨거울만큼 대작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유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이 밝혀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슈퍼대디 열>은 시한부에 걸린 싱글맘이 자신의 딸에게 새로운 아빠를 찾아주기 위해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유리는 차미래 역을 맡아 시한부 인생으로 한순간에 절망에 빠지는 까칠한 의사 역할을 맡았다.

 

 

 

차미래는 연민정과 완전히 분리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없다. 착하고 순수한 캐릭터는 처음부터 아니었다. 성공을 위해 남자 친구와 이별을 고하는 성격도, 100%가 아니면 제로라는 생각으로 의사가 되고서도 환자들에게 감정없이 “죽을 확률 백프로다”라는 말을 하고, 차미래의 실적을 떨어뜨리기 위해 실적을 조작한 후배에게 물고문까지 서슴지 않는다.

 

 

 

가끔씩 보이는 연기는 연민정 캐릭터와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성공을 위해 질주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독설을 내뱉는 등 이유리의 연기 패턴에는 연민정을 떠 올리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유리는 차미래를 연민정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그것은 바로 이유리의 연기의 디테일 때문에 가능했다. 이유리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의 절박함과 딸에 대한 모성으로 연민정을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이유리는 그 때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정의 포인트를 제대로 포착하여 시청자들에게 그 인물에 대한 공감을 불어 넣는데 성공했다. 드라마의 제목은 <슈퍼대디 열>로 남자 주인공인 한열(이동건 분)에 비중을 두지만 이 드라마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 바로 이유리다.

 

 

 

이유리는 <힐링캠프>에서 긴 세월동안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던 지난 세월에 대해 이야기 하며 “그래도 영숙이면, 영숙이 이렇게 인물의 이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이름도 없는 단역 친구들에게는 그것조차 꿈일 것.” 이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성품을 보여주었다. 이유리는 각종 드라마와 김수현 사단을 거치며 더욱 단단하게 내실을 다졌다. 자신이 주목받지 못해도, 설사 그 역이 악역이라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이유리의 모습을 대중이 알아봐 줄 때까지 이유리는 한 길을 달려왔다.

 

 

 

그 결과가 작년 <왔다! 장보리>에서야 폭발했다는 사실은 그래서 아쉽다. 이유리라는 좋은 연기자의 연기를 더 다양하게 감상 할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많지 않았다는 것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오히려 손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슈퍼대디 열>의 이유리는 연민정과는 또 다른 얼굴로 시청자들과 만났고, 그 결과는 지금 ‘이유리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다시 한 번 순항중이다. 이유리는 연민정으로 대상을 수상했을 당시 “인기라는 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 좋은 스태프들과 연기자들 덕택에 이런 상을 받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아쉽지만 연민정을 놓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하며 그 캐릭터로 얻은 인기를 과거의 것으로 돌리고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유리는 연민정에 매몰되지 않는 배우였다. 한 캐릭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다른 역할의 파괴력이 약해지는 배우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와중에 자신의 캐릭터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시금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배우는 소중하다. 이유리가 바로 그런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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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세바퀴>는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구조를 대폭 갈았다. 이 와중에 프로그램 진행자 중 이휘재, 박미선을 신동엽, 이유리로 교체하는 강수를 둔다. 신동엽의 진행 능력은 명불허전이고 이유리 역시 <왔다! 장보리>로 인해 주목도가 높아진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파격적인 발탁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휘재-박미선이 마지막으로 진행한 세바퀴의 시청률이 7.4%였던 것에 비해 시청률은 6%대 까지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시청률이 하향 평준화 되는 경향은 예능에 있어서도 예능은 아니지만 대대적인 물갈이에도 불구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세바퀴>측에 있어서 결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세바퀴>는 기본적으로 젊은 예능은 아니다. 포맷이 변화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수의 게스트들이 출연해 신변잡기 식 이야기를 펼쳐 놓는 포맷은 변화하지 않았다. 장수원은 열애 사실을 최초 공개하고 김구라의 사생활을 화제에 올리며 ‘차승원’과의 비교까지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말만 개편이지 <세바퀴>의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은 현상이다. 사실 MC석에 누가 앉아있어도 나올 이야기가 뻔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오가지도 못한다. 게스트들이 많아지면서 분산되는 집중력 또한 그저 웃고 즐기기에도 부족하다. 한마디로 신선함이 없다는 것이 <세바퀴>의 가장 큰 맹점이다. 연예인들의 단순하고 뻔한 이야기들을 집중해서 듣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은 많지 않다. 이미 식상해져 버린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는 더 이상 예능의 트렌드가 아니다. 좀 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캐릭터가 필요하다.

 

 

 

<세바퀴>는 그 캐릭터를 확보하기 위한 방책으로 진행자를 교체했다. 그러나 신동엽의 진행능력과는 별개로 신동엽의 캐릭터 역시 <세바퀴>의 포맷 안에서 신선하게 발현될 수는 없으며, 연민정으로 인기를 얻은 이유리 역시 그 안에서 뚜렷한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일단 진행자들의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구조내에서 색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세바퀴>는 연민정 캐릭터나 신동엽의 일명 ‘동엽신’ 캐릭터를 적극 이용하려는 꼼수를 부린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캐릭터들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쇄신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신동엽과 김구라의 진행 스타일은 서로 상호 보완작용이 되기보다는 상충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신동엽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약점이나 말 꼬리를 잡고 늘어져 재치와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밉지 않은 한 방을 날리는 데 있다.

 

 

 

반면 김구라의 진행스타일은 이런 신동엽의 이른바 ‘깐족’을 잘 받아 주고 넘길 수 있는 진행이라 보기 어렵다. 김구라는 남들의 약점이나 사생활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경향이 있지만 그 화살이 자신에게 향했을 때는 묘하게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거나 흥분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태도는 김구라 안티 형성에 주된 역할을 한 부분이었다.

 

 

 

신동엽이 ‘계그계의 차승원이다. 이미지 향상이 됐다.’고 놀리자 그를 수긍하면서도 신동엽에게 ‘얘도 빚이 많다. 그런데 위로가 안된다. 얘는 자기가 까먹은 것이다.’며 신동엽을 걸고 넘어지는 것 역시 김구라식 화법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점이다. 자신이 온전히 망가지기보다 상대방과 함께 구렁텅에 빠지는 것을 선택한다. 이는 차라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수긍했을 경우이기에 그나마 낫지만 만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원천 봉쇄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신동엽의 개그를 웃음으로 넘기기 보다는 ‘그건 아니다.’라는 식으로 상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신동엽과의 조합은 둘다 공격적인 개그를 주 무기로 삼는 까닭에 그다지 그림이 좋지 못하다.

 

 

 

확실히 김구라의 사생활이 밝혀지자 그를 향한 동정론이나 응원글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생활로 동정여론이 형성된다 해도 그것이 직접적인 시청률의 상승이나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그것은 김구라의 사생활로 인해 그의 방송활동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TV속 김구라는 여전히 김구라일 뿐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그의 사생활로 인해 그의 개그를 조금은 유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시청자들에게 생겼을 뿐이다. 그러나 그런 여유로 김구라의 프로그램을 모두 시청하고 열렬한 지지의사를 표명할 팬덤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세바퀴>가 이런 신변잡기로 기사 회상할 수는 없다.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과 진지한 성찰, 그리고 특별한 캐릭터를 발현시킬 환경이 없는 한, <세바퀴>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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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기대상의 결과는 이유리로 결정되었다. 이유리는 문자투표로 대상을 결정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였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방영 내내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가장 눈에 띄는 2014년 캐릭터 중 하나가 되었다. 이는 이유리의 연기력이 없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던 결과였고 결국 이유리는 과반수가 넘는 시청자 문자 투표 결과로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MBC연기대상은 고질적인 문제를 여전히 드러냈다. 수상결과가 시청률 위주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수상 후보들의 면면이나 수상 결과에서 너무 식상한 결과만 반복되었던 것이다. <왔다! 장보리>는 주요 부분 상을 모두 휩쓸며 가장 주목받았지만 한해동안의 드라마들을 되짚어 보거나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들에 대한 수고를 치하하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대상 후보가 송윤아, 이유리, 오연서의 삼파전이었다는 점이다. 대상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 된 사람은 이유리를 제외하면 <미스터 백>의 신하균이었다. 신하균은 <미스터 백>에서 노인연기와 30대의 연기를 모두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신하균의 연기력이 없이는 <미스터 백>이라는 드라마는 성립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신하균은 대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며 의외의 결과를 안겼다. 신하균은 장나라와함께 인기상을 수상하기는 했지만 그 외의 상을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며 사실상 무관에 그쳤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장혁이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그 역시 대상 후보로서 부족함이 없었던 점을 미루어 보면 대상 후보 선정부터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무리였다.

 

 

 

참가자들이 꼭 상을 수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대상 후보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 못하다는 것은 단순히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시한 방송국의 상업성을 대놓고 광고한 모양새에 불과했다. 물론 상업성이 빠질 수는 없고 이유리의 대상은 적절했지만 조금 더 시상식의 의미에대한 고찰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 뿐이 아니었다. MBC 연기대상 시상식은 <개과천선>처럼 시청률은 좋지 못했으나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은 드라마를 철저히 무시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개과천선>은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종영의 굴욕을 맛보았듯이 연기대상에서도 굴욕적인 취급을 받은 것이다. <개과천선> 출연진들은 아예 연기대상 시상식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이런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 했다.

 

 

 

대상이 이유리로 발표되는 순간 역시 긴장감은 없었다. 이미 최우수 연기상에 송윤아와 오연서의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었다. 사이좋게 최우수상을 나눠가진 송윤아와 오연서덕에 대상이 이유리라는 것을 이 시상식을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이유리가 대상을 수상하기까지의 과정이 지루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상을 골고루 나눠주려거든 조금은 그럴듯한 수상결과와 한 해의 드라마를 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대상 후보선정부터 한 드라마에 지나치게 편중된 시상결과까지 시상식은 구색맞추기에 지나지 않은 형태로 흘렀다.

 

 

 

이에 연기대상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상의 공신력은 떨어지고 대상 수상자의 품격마저 저하되는 결과를 낳았다. 단순히 상을 위한 연말 시상식이 아닌, 한 해동안 열심히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을 되돌아보고 단순히 시청률이 아니라 의미있는 작품들을 되돌아보게 해 주는 시간으로 만들지 못한 것은 MBC의 크나큰 실책이다.

 

 

 

MBC는 그동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방송 삼사중 가장 잡음이 많은 결과를 보였다. 의외성도, 의미도 없는 시상식에서 과연 대상을 거머쥐는 것이 엄청난 영애가 될 수 있을까. 연기대상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연기대상에 대한 논란은 단순히 시청자 투표로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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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기대상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방송사들은 각각 시상식을 준비해 한 해동안 좋은 연기를 펼쳤거나 화제를 모은 작품에 대하여 치하하는 자리다. 그러나 너무 많이 남발되는 상과 바뀌는 시상 기준등으로 공신력이 떨어지고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방송사 연기대상은 그런 논란을 최소화 하고 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는 한다. 단순히 명분만 만드는 시상식에서 벗어나 조금은 더 의미있는 시상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수상결과에 대한 대중들의 전반적인 공감이 없이는 연기대상은 의미를 갖기 힘들다. 과연 연기대상의 결과는 어떤 식으로 펼쳐질 것인가. 미리 예상해 보는 연기대상 결과는 다음과 같다.

 

 

 

MBC

 

 

최우수상 <마마> 송윤아... 대상 <왔다! 장보리> 이유리

 

 

 

 

 

MBC는 방송 삼사 중 MBC는 유독 연기대상에 있어서만큼은 논란에 자주 시달렸다. MBC 연기대상 에서는 대상마저 나누어 주거나 다음 해에도 계속 지속되는 드라마에 출연한 톱스타에게 무조건적인 대상을 안기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출연자 한 명이 아닌, 작품에 대상을 안기며 대상 선정 기준마저 모호하고 애매하게 만들었다. 연기대상을 시청자와 방송사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며 숱한 질타를 받고는 한 것이다.

 

 

 

 

MBC는 올해 이런 ‘불공정성’과 ‘불합리함’을 해결하고자 공동수상의 가능성을 없애고 연기대상을 100% 문자 투표로 뽑겠다고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대상이 인기투표도 아닌데 너무 가벼운 결정이라는 비판도 있으나 시청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지와 그간 MBC가 만든 논란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만큼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시청자 문자투표로 대상의 결과가 좌지우지 된다면, 대상 수상은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가 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왔다! 장보리>는 최고 시청률이 37%를 넘겼으며 연민정 캐릭터는 끊임없이 회자되었다. 조연이었지만 주연을 뛰어넘는 존재감과 연기력을 보인 이유리는 각종 광고를 꿰차고 <세바퀴>의 안방마님이 되는 등, 행운을 거머쥐었다. 아직까지 연민정을 뛰어넘는 파급력을 일으킨 캐릭터는 MBC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마마>에서 호연을 보여주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던 송윤아가 이유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거론되었지만 전문가나 방송 관계자의 결정이 아닌, 시청자 투표라면 이유리의 낙승이 예상된다.

 

 

 

KBS

 

 

 

대상 조재현 유력, 긴장감 없는 시상결과가 가장 큰 문제

 

 

 

 

 

 KBS의 경우, <정도전>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호연을 펼친 조재현의 연기대상 수상이 예상된다. <정도전>은 작품성과 시의성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사극이라는 장르를 바탕으로 정치 관계와 복잡미묘한 인간의 감정을 잘 포착하며 수작으로 남았다. 그 안에서 조재현은 ‘미스 캐스팅’이라는 처음의 논란을 딛고 정도전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단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성계를 연기한 유동근의 연기 역시 대단한 존재감을 뽐냈지만 타이틀 롤을 끝까지 제대로 이끌고 간 조재현의 수상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KBS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도전> <왕가네 식구들> <가족끼리 왜 이래>등 주말극이나 <뻐꾸기 둥지>등의 일일극은 꽤 좋은 성과를 냈지만 <정도전>을 제외하고는 작품성으로 승부가 가능하거나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은 작품이 전멸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KBS1 TV의 일일극은 시청률 텃밭이었음에도 불구, 시청률이 예전처럼 안정적이지 못했다는 것 또한 아쉬운 지점이다.

 

 

 

더군다나 미니시리즈 부분에서 KBS가 내세울만한 작품이 하나도 없다는 점은 시상결과에 대한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응원했던 작품의 시상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TV 앞으로 모인다. <정도전>을 제외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작품이 없다는 점이 KBS로서는 가장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SBS

 

 

 

대상 김수현, 전지현... 최우수상 조인성

 

 

 

 

 

<괜찮아 사랑이야>로 작품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은 조인성의 대상도 있음직 한 일이지만 높은 시청률은 물론, 중국에서도 초 대박을 친 <별에서 온 그대>에서 대상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매니아 층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지만 시청률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올렸다.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는 방송사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준 것은 물론, 이미 톱스타였던 김수현과 전지현의 이름값 역시 다시 한 번 수직 상승하게 만들어 주었다.

 

 

 

 

문제는 전지현과 김수현중 누구에게 대상을 안길까 하는 것이다. 전지현은 이미 백상 예술 대상을 수상하며 <별그대>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렇기 때문에 김수현의 단독 수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방송사의 사정상 전지현과 김수현의 공동 수상역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조금 의외의 수상 결과를 내고 싶다면 조인성 역시 훌륭한 대안이다. 그러나 <별그대>를 무시하기에는 <별그대>를 뛰어넘는 작품이 없었고, 방송사 측에서도 이만한 킬러 콘텐츠를 찾기 힘들다. 대상 수상에 김수현과 전지현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를 보는 긴장감이 SBS 시상식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 공동수상이라는 식상한 결말만은 연말 시상식에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풍경이 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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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막장은 통하는 것일까. <뻐꾸기 둥지>가 종방을 2주 남겨둔 상황에서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고시청률 37%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왔다! 장보리>만큼은 아니지만 일일드라마로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며 연장 방송까지 결정되었다.

 

 

 

<뻐꾸기 둥지>는 그러나, 엉성하고 어수선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탄식을 자아낸다. <왔다! 장보리> 역시 답답하고 지지부진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들었지만 최소한 캐릭터는 명확했고 스토리는 다소 과장되고 개연성은 없지만, 전후관계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뻐꾸기 둥지>는 작가와 연출조차 그 전에 방송했던 내용조차 제대로 숙지가 되어있지 않은 흐름을 보인다.

 

 

 

 

최근 <뻐꾸기 둥지>에서 가장 중요한 갈등관계이자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요소는 바로 소라(전민서 분)의 출생의 비밀이다. 소라는 악역 이화영(이채영 분)의 엄마인 배추자(박준금 분)이 키운 딸로서 백연희 (장서희 분)와 이화영의 오빠인 이동현(정민진 분)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라는 설정이 있었다. 이동현은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소라마저 버려졌기에 이화영이 백연희에게 복수를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소라가 백연희의 딸이 아니라 이화영의 딸이라는 암시가 흐른다.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누구의 딸인지 모르게 하는 전략이라고 보기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이화영 쪽으로 기울었다. 지금에 와서 소라가 백연희의 딸이라고 결론이 나도 스토리 전개가 어그러질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화영의 딸이라 하면 더욱 말이 되질 않는다. 불과 몇주 전, 화영의 전 애인이었던 최상두(이창욱 분)와 이화영이 다투는 장면에서 우연히 그 모습을 목격한 배추자는 이화영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고 집에 와서 이화영에게 그 사실에 대해 다그친다. 이 상황으로 미루어 보면 배추자는 최근까지 이화영이 예전에 출산을 했던 사실을 몰라야 하는 상황. 허나 만약 배추자가 이화영 아이를 데려다 키웠다면 이화영의 아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설정은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다. 배추자는 아이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소라가 이화영 딸이 아니라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고 점점 전개는 엉망이 되어가는 상황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스토리는 작가의 상상력의 한계를 의심케 한다.

 

 

 

이채영의 악녀 연기 역시 초반부터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이다.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작가와 연출의 문제라고 치더라도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이채영의 연기는 너무나도 실망스럽다. <왔다! 장보리>에서 악역이 주인공보다 더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유리의 빛나는 연기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기대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이유리의 연기력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상식을 벗어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공감까지 가게 만들었다. 캐릭터의 행동 자체에 공감이 아닌, 연민정에 대한 애정을 만들어 내면서 공감을 자아낸 것이다.

 

 

 

그러나 이채영의 연기에는 강약 조절이 부족하다. 매회 소리를 지르고 독한 짓을 하지만 악녀로서의 섬뜩함이나 카리스마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악역의 힘이 약하니 드라마 전체의 긴장감이 부족해진다. 허술하고 목적도 불명확하며 원하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도 모르겠는 악역의 캐릭터가 갈팡질팡하는 가운데서 이채영의 연기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캐릭터가 워낙에 시청자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은 탓만은 아니다. 이채영의 연기에는 확실히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설득력이 없다.

 

 

 

한국 드라마의 막장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막장 드라마의 수요가 꾸준히 있는 한, 막장 드라마 제작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막장이라도 ‘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드라마의 설정 자체는 막장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의 기승전결과 앞뒤의 상황은 제대로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적어도 캐릭터 하나만큼은 건져야 한다. 그러나 <뻐꾸기 둥지>는 그 어느 것 하나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대체 20%의 시청률은 누가 견인한 것일까. 그것이 <뻐꾸기 둥지>의 높은 시청률의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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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가 종영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여전히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종반으로 치닫을수록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의 악행은 도를 넘어섰고 그의 몰락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 연민정 역을 맡은 이유리는 사실상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드라마 전반을 장악한다. 주연인 장보리(오연서 분)은 존재감도, 힘도 없다. 오히려 가끔씩은 답답하고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묘사가된다. 시청률의 팔할은 연민정과 문지상(성혁 분)이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를 넘어 40%까지 넘보는 <장보리>는 그러나 막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생의 비밀과 전형적인 선악구도, 그리고 지지부진한 전개등은 이 드라마의 약점으로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시선을 고정했다. 드라마 전개에 불만을 토해 내면서도 이유리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이미 뻔히 보이는 드라마의 결말을 기다린다. 고운정 미운정이 다 들어 버린 <장보리>는 결국, 막장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보게되는 힘을 갖췄다.

 

 

 

 

제작진은 끊임없이 막장이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이 드라마는 단순히 그 구조가 아닌, 캐릭터에 막장요소가 다분하다. 가장 큰 막장 캐릭터들은 이드라마를 책임 지고 있는 연민정 뿐 아니라,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엄마들이다.

 

 

 

 

 

도혜옥, 막장인데 막장아닌 척 하는 막장 엄마

 

 

 

 

 

 

 

첫 번째로 보리를 주워다 기른 도혜옥( 분)은 악한 인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행동만 보면 극악무도한 인물이다. 자신이 낸 사고에 대한 업보로 20년간 보리를 키워주었지만 보리를 중학교 까지밖에 교육 시키지 않음은 물론, 국밥집에서 노예처럼 부려먹었으며 자신의 딸이 낳은 손녀를 처녀인 보리의 호적에 올리기까지 한다. 뿐만 아니다. 연민정의 꾀임에 넘어가서 친부모를 숨기고 사건의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물론, 도둑질 까지 하며, 보리에게 숱한 상처와 악랄한 짓을 서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인물이다. 차라리 악인으로 묘사되었다면 욕이라도 시원하게 퍼부을 수 있겠지만 자신의 악행에 죄책감을 느끼고 보리 역시 자신의 딸로 생각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도 이 인물을 불쌍하게 볼 수는 없다. ‘나는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숱하게 외치고 다니지만 아직까지도 연민정을 살려달라고 빌며 염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은 끝까지 비호감에 가깝다. 연기자의 호연으로 캐릭터는 살아났지만 ‘엄마’로서 보리에게는 최악이다. 그럼에도 ‘한번 어매는 영원한 어매’라고 외치는 보리는 착한 것을 넘어서 바보처럼 느껴진다. 이 인물 덕분에 자신의 인생을 망친 자에 대한 애정을 퍼부을 수도, 그렇다고 착한 캐릭터 탓에 마음껏 저주할 수도 없는 어중간한 보리의 캐릭터만 부각되었다.

 

 

인화, 뻔뻔하고 이기적인 막장 엄마

 

 

 

 

 

두 번째 막장 엄마는 보리의 친엄마 인화(김혜옥 분)다. 인화는 자신의 욕심으로 인생을 망친 캐릭터다. 침선장이 될 욕심에 아주버님이 죽는 사고를 목격하고도 모른 척 했고, 몰래 차에 타고 있던 딸까지 잃어버린다. 그런 후 20년 동안 딸을 그리워하며 힘들게 살았지만 마침내 만난 딸이 딸인지도 모른채 구박과 멸시를 서슴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몰라서 그랬다쳐도 보리가 딸인 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어 ‘어떻게 보리가 내 딸이냐’며 부정하는 것은 물론, 직접 보리에게 ‘왜 이렇게 밖에 못컸냐’며 따지고 든다. 아무리 자신에 대한 죄책감에 그런다고 이해를 해보려 해도 자신의 잘못으로 잃어버린 딸에게 할 짓은 아니었다. 예전의 일이 밝혀질까봐 두려운 심정은 이해가 가게 그려지지만  딸의 감정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마침내는 비단이(김지영 분)가 연민정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비단이를 구박하는 것은 물론, 연민정에게 비단이를 데리고 떠나라고 말한다. 그동안 보리는 수도 없이 비단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 온 터. 딸이 가질 상실감이나 가슴 찢어지는 아픔등은 모른채 하고 딸의 인생에서 필요한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결정하는 엄마다. 보통 엄마도 아니고 보리의 실종에 대한 책임이 있는 그에게 있어서 이런 행동들은 참으로 막장스럽다. 양엄마에서 친엄마까지, 보리는 엄마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친딸도 아닌 비단이를 친자식처럼 예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보리가 누구를 보고 그런 마음을 배웠는지 의아할 정도다.

 

 

연민정, 친딸과 핏줄도 버리고 자기만 살고자 하는 막장 엄마

 

 

 

마지막으로 연민정은 독한 악녀답게 모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오로지 개인의 안녕과 평안이 우선인 이 인물은 친딸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그 친딸을 줄기차게 부정한다. 더군다나 죄책감은커녕, 자신은 잘못이 없고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 주장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기르지도 않은 아이를 감싸안아 주지는 못할망정 구박하고 못살게 군다. 사실상 어른들 싸움에 휘말린 비단이가 가장 불쌍해 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유리의 연기력으로 빛나는 악녀를 만들었지만 실제 이런 엄마가 있다면 최악중 최악이다.

 

 

 

 

<장보리>의 작가 김순옥은 ‘이런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며 자신의 드라마가 막장 논란으로 시끄러운 것이 아쉽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더 끔직한 모성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드라마에서 이처럼 그런 모성들이 우연히도 한 곳에 몰려 얽히고설킨 관계로 이어져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너무 착한 주인공은 힘이 없고 갈등은 다른 곳에서 촉발되어야 한다. 작가는 그 공간을 막장 엄마들로 채워 넣었다. 연민정이 극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다른 엄마들 역시 계속된 막장 행각을 벌이고 있다. 재미를 담보하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지만, 막장이 아니라는 변명이 통할 수 없는 이유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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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이하 <장보리>)>의 시청률이 성공적으로 30%에 안착하며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10%만 넘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드라마들 속에서 장보리의 선전은 실로 눈이 부시다. 참으로 오랜만에 30%를 돌파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장보리>의 흥행에도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장보리>는 출생의 비밀과 전형적 선악구도를 전면에 내세운 한국 드라마 고질병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드라마다. 이 선악구도에서 힘겹게 자기 것을 찾는 주인공에 비해 너무 쉽게 모든 함정을 빠져나가는 악인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긴장감을 위해 악인의 득세를 너무 비현실적으로 그렸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지지부진한 스토리 전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장보리>는 30%가 넘었다. 비판과는 상관없이 기본적인 재미를 담보한다는 이야기다.  <장보리>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시청자들은 막장이라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장보리>에 시선을 고정하며 호감을 느낀 것이다. 

 

 

 

<장보리>의 시청률 상승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일단 <장보리>의 이야기 구조가 쉽다는 데서 그 첫 번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장보리>는 기본적으로 뚜렷한 선악구도와 출생의 비밀, 그리고 악인의 악행으로 인한 선인의 위기와 해결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기승전결, 특히 그 해결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에 많은 회차 동안에 <장보리>는 동어 반복의 이야기를 꺼내놓았고 이 때문에 사실 몇 주정도 놓치더라도 큰 흐름을 따라가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전개를 보인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진부하고 식상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보리>는 진부함 속에서도 악인을 극한으로 밀어 붙이며 이야기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실 <장보리>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전작들을 확인 해 보면 <아내의 유혹>정도를 제외하고 극의 강약 조절에 실패한 케이스가 많았다. 드라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악하고 독한 나머지 시청자들이 몰입하는데 오히려 부적절한 결과를 낸 것이다. 

 

 

 

 

허나 <장보리>에서는 김순옥 작가의 장기인 인물의 악행을 극으로 끌면서도 선한 쪽의 이미지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극이 지나치게 난잡해지는 것을 방지했다.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악하다면 자칫 드라마 전반에 걸쳐 강약조절에 실패할 수 있는 점을 염두해 두고 선한 주인공에게 시선이 가도록 만들어 악한 인물의 악행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인공 장보리(오연서 분)의 캐릭터가 착하다 못해 바보스러워 지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든 점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쨌든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몰입도는 분명히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데는 사실상 주인공 장보리 보다는 악녀 역을 맡은 연민정(이유리 분)의 힘이컸다. 연민정은 주인공보다 더 중요한 캐릭터로 극의 전반을 쥐고 흔드는 캐릭터다. 연민정의 악행으로 인해 모든 사건이 발생하고 긴장감이 조성된다. 연민정은 날 때부터 힘도 배경도 없어 혼자서 모든 성공을 갈취하다시피 이뤄내는 인물이다. 작가는 이야기를 위해 거의 연민정을 주연 이상으로 활용한다. 주인공의 러브라인이나 스토리보다 연민정의 악행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민정은 도저히 개인으로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어려운 모든 역할을 혼자서 해내야 한다.

 

 

 

 

연민정은 모든 이야기를 제일 먼저 파악하고 먼저 손을 쓰며 위기의 상황에 몰릴 때 조차 능수능란한 거짓말로 상황을 회피한다. 사실 연민정의 이런 초인적인 모습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자아냈다. 그리고 연민정의 득세를 위해 모든 등장인물들은 사실상 희생되었다. 연민정의 거짓말에 모든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속아넘어가고 연민정 악행의 모든 증거를 쥐고 있는 문지상(성혁분)같은 캐릭터들마저 증거를 재빨리 꺼내놓거나 속시원히 밝히지 못한채 ‘연민정에게 직접들으라’며 등을 돌리기 일쑤였다. 굳이 그럴 상황이 아님에도 증거를 속시원히 풀어놓지 못한 것은 오로지 연민정의 악행이 지속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연민정이 의기양양 모든 것을 이뤄낼 동안 시청자들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대체 연민정이 언제쯤 무너질까 하는 호기심은 이미 그가 무너질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어도 궁금해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시청자들은 욕하면서도 <장보리>에 눈을 떼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문지상이 공장으로 연민정을 데려가 연미정의 약혼자인 이재희(오창석분)에게 언약식 스크린을 보여주는 모습의 희열은 배가된다. 결국 또 연민정의 계략에 휘말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터진 연민정의 몰락은 여느 영화의 반전 못지않았고 시청자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과 희열을 선사한다. 결국 <장보리>의 시청포인트는 착한 주인공이 언제 성공할까 하는 것이 아닌, 나쁜 악녀가 언제 망할까 하는 지점이다. 그 지점에서 시청자들은 깊은 공감을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것은 연민정을 연기하고 있는 이유리의 사실적인 연기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장보리 역을 맡은 오연서를 비롯하여 주조연 할 것 없이 대체로 기대 이상의 좋은 연기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드라마의 구심점은 누가 뭐래도 연민정이다. 그리고 연민정의 끝간데없이 악한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 넣는 것이 바로 이유리다. 이유리는 최근 그 누구보다 이유없이 악한 인물을 제대로 연기하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실상 <왔다! 연민정>이라 불려도 이 드라마는 할 말이 없다.

 

 

 

 

<장보리>의 흥행은 연민정이 더욱 발악할수록 가속화 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미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연민정의 몰락을 얼마나 더 속 시원하게 그려내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보리>가 끝까지 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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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nunmankm.tistory.com BlogIcon 버크하우스 2014.08.31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가요.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