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는 방영전부터 캐스팅과 제작과정이 일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방영전 캐스팅 상황이나 대강의 내용 정도만 알려지는 타 드라마와는 달리, 이 드라마는 캐스팅의 설왕설래부터 시작하여, 미팅 현장, 대본 연습, 첫 촬영 날짜까지 낱낱이 공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화제성이 가능한 이유는 이 드라마가 동명의 인기 원작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연재되면서 한 포털 사이트의 대표 만화가 된 탓에 <치인트>의 드라마 제작 소식은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드라마 제작 결정과 동시에 만화 댓글에는 웹툰 자체보다 누가 캐스팅이 되어야 한다는 댓글이 주르륵 달릴 정도였으니, <치인트>드라마 제작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알만한일이다.

 

 

 

박해진은 완벽한 남자이지만 이면에 어두운 성격을 감추고있는 남자 주인공 유정역으로 가장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기에, 그가 출연을 결정하자 팬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문제는 김고은, 서강준, 이성경등이 줄줄이 캐스팅이 되는 과정에서 팬들의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드라마 제작 전부터 캐스팅에 지나친 관심을 보인 탓에, <치인트>시어머니를 합친 단어인 치어머니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치인트> 드라마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모양새가 마치 시어머니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붙여진 웃지못할 별명이었다.

 

 

 

그러나 사실 만화가 원작이 되는 드라마의 성공여부는 캐스팅에 있지 않다. 일례로 <노다메 칸타빌레(이하 <노다메>)>의 한국판인 <내일도 칸타빌레>의 실패를 보면 캐스팅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다메>는 일본 만화는 물론,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성공한 후, 한국의 팬덤까지 거느릴정도로 강력한 파급력을 발휘했다. 그렇기에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엄청난 잡음이 일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네티즌들의 입김이 엄청났고, 결국 가장 지지도가 높았던 심은경이 주인공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판은 일본판을 어설프게 따라가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오케스트라 악기를 다루는 연기자들의 폼이 어색했던 것은 물론, 여자주인공의 캐릭터 설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더군다나 11부로 완결이 되었던 일본판 드라마의 과정을 16부로 늘리는 과정에서 드라마 내용이 오히려 늘어지고 평범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패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일본의 감성을 한국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연출과 대본의 탓이 가장 크다. 일본식 유머나 과장이 강한 만화의 특성을 그대로 녹여내 일본의 정서를 표현한 <노다메>와는 달리 <내일도 칸타빌레>는 일본의 감성을 어설프게 따라하려다 오히려 어색하고 낯뜨거운 장면들을 양산해 냈다. 이를테면 선배대신 오라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여주인공을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더군다나 이미 <노다메>는 익숙한 콘텐츠였다. <베토벤 바이러스>같은 오케스트라를 소재로한 드라마가 이미 한국에도 존재했으며, 볼만한 사람들은 이미 <노다메>를 모두 시청한 후였다. 새로울 것 없는 소재는 시청자들에게 식상하게 다가왔다.

 

 

 

최근 방영중인 <밤을 걷는 선비>역시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에 존재했던 흡혈귀라는 특이한 설정으로 방영전부터 기대가 된 드라마다. 이준기는 독특한 설정을 100%이해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문제는 드라마의 구조다.

 

 

 

만화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있는 이 드라마는, 원작을 뛰어넘는 스토리 전개를 보이지 못한다. 오히려 세계관은 협소해졌고, 사건들은 평이해졌다. 그렇기에 만화가 주었던 신비롭고 음습한 기운을 이 드라마는 완벽하게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내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그 분위기까지 가져오지 못한 실책이었다.

 

 

 

물론 만화와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는 다르다. 그 구조가 다르기에 만화를 그대로 드라마의 기승전결에 구겨 넣는 것도 경계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원작이 가진 감성이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하면서 어설프게 원작의 설정만 빌려오는 경우다.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원작의 매력을 살려내지 못하며, 그렇다고 원작과는 또다른 매력을 창조해 내지도 못한다. 실패는 필연적이다.

 

 

 

이와는 반대로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내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드라마도 있다. 바로 지난해 최고의 콘텐츠였던 <미생>이 그 예다. <미생>은 윤태호 작가의 원작 느낌을 그대로 TV속에 담아냈다. 시청자들은 원작에서 느꼈던 공감대를 브라운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미생>이 제작될 당시에도 캐스팅 논란은 있었다. 그러나 <미생>이 보여준 완성도는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고, 결국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8%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그 해 가장 훌륭한 드라마를 꼽을 때 항상 이름을 올렸음은 물론이다.

 

 

 

<치인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실 원작을 보면, 웹툰으로서의 몰입도는 충분하지만 드라마로서의 사건이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전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출과 대본, 그리고 연기의 삼박자가 맞을 때, 웰메이드 드라마는 탄생한다. 방영전부터 과도한 언론에의 노출과 논란은 오히려 독이될 수도 있다. 뚜껑을 열었을 때, 그만큼 실망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에서 확인했다. 진정한 승부는 드라마가 방영 전에 얼마나 화제가 되었느냐가 아니라, 첫회가 방송되는 그 시점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치인트>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작에 단순히 기대가는 것이 아닌, 원작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브라운관에 옮길 것인지를 고민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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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readcorps.tistory.com BlogIcon -_________-0 2015.09.05 15: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 공장인 tvN에서 만드는거라 기대반 걱정반이네요.ㅋㅋ 되도록 잘 뽑아줬으면 한다는..ㅎㅎㅎ^^

    다음에 또 들릴께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의 가장 큰 수혜자중 하나는 주인공이 아닌, 민준국을 연기한 정웅인이었다. 소름끼치는 살인자의 광기를 제대로 표현한 정웅인의 연기력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민준국의 한마디, ‘죽일거다, 죽일거야!’는 유행어로 쓰일 정도로 파급력을 일으켰다.

 

 

 

악역도 어떻게 연기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선덕여왕>의 미실을 연기한 고현정이나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처럼 악역도 잘만하면 주연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

 

 

 

 

<너목들>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친 <피노키오>에도 악역은 존재한다. 그러나 <너목들>의 민준국이 아내를 잃은 슬픔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절대 악’으로 대변되었다면 <피노키오>의 악역들은 그 사연과 이유를 조금 더 섬세하게 설명한다. 송차옥(진경 분)은 기자라는 신분으로 설정되어 그 기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이야깃거리를 택한다. 그 송차옥의 무분별한 태도 때문에 또 다른 악惡이 생겨난다. 그것은 그런 보도로 인해서 가족을 잃어야 했던 기재명(윤균상 분)이다. 똑똑하고 전도유망했던 과거의 자신은 가족의 죽음으로 잃어버리고 무분별한 보도와 거짓 증언으로 처참하게 찢어 발겨진 아버지의 사연을 알아낸 그는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피노키오>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를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소 분량이 적은 최인하(박신혜 분) 할아버지 역의 최공필(변희봉 분)이나 아버지 최달평(신정근 분) 에게도 각각의 특성을 부여하며 등장하는 순간 눈길이 가게 만드는 재주는 작가의 특장이라 할만하다.

 

 

 

 

주인공인 최달포(이종석 분)이나 최인하가 가장 분량이 많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사건을 만들고 그 사건 속에 모두를 끌어 들이는 것 또한 기재명이다. 기재명의 캐릭터를 이렇게까지 발전시켜 나오면서도 모두의 사연을 적절하게 시청자들에게 들려주는 재미는 <피노키오>라는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결국 자신의 복수를 위해 사람을 죽이게 되는 기재명은 따듯하고 성실한 본래의 모습과 복수심에 불타는 상처받은 영혼을 오가게 된다. 민준국이 악을 행하기 위해 선善을 연기하며 사람들을 속였다면 기재명은 선한 본성을 바탕으로 악의 화신이 되어가는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시청자들은 그의 사연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어떤 사연이 있든 살인이라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그 뒤에 펼쳐진 사연들을 공감하게 만든 스토리는 분명 기재명을 무조건 몰아세울 수 없는 위치에 시청자들을 세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에서 진짜 악역은 기재명이라기 보다는 송차옥이다. 송차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무참히 짓밟으면서도 양심의 가책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 그것이 남을 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남들은 그의 행위에 의해 상처받고 피를 흘린다. 시청자들이 기재명 보다는 송차옥에 대한 분노를 느끼게 되는 지점이다.

 

 

 

 

 

 

 

기재명의 ‘사연’이 큰 축이되는 까닭에 시청자들은 기재명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한다. 단순히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캐릭터에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기재명을 연기하는 윤균상은 야누스적인 매력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큰키와 수려한 외모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에 대한 호감도는 수직상승했다. <피노키오> 이전까지 눈에 띄지 않던 배우였던 그에게 있어서는 신의 한수라 할만하다.

 

 

 

주인공의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의 복수와 갈등은 설득력을 더욱 부여받는다. 안타까운 사연이 짙어질수록 그에게 쏟아지는 동정표는 늘어난다. 물론 종국에는 주인공의 칼날로 기재명이 심판을 받아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다. 그런 시점에서 그의 몰락을 바라게 되는 시청자는 없다. 악을 행했지만 악인이 아니라는 설정은 그에게 있어서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가장 큰 요소다. 이는 <피노키오>로 윤균상이라는 배우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할 수 있는 이유다. 그가 앞으로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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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너목들>)>이후 박혜련 작가가 내놓은 <피노키오>는 방영 2회만에 10%의 벽을 돌파하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너목들>이 호평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은만큼 <피노키오>에 쏟아지는 관심역시 높은 상황이었지만 박혜련 작가와 연출진은 그 기대를 충족시키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피노키오>는 <너목들>과는 전혀 다른 드라마지만 <너목들>에서 느껴졌던 희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것은 다르면서도 비슷한 박혜련 작가 특유의 전개 공식 때문이다.

 

 

 

 

1. 주인공의 특별한 능력

 

 <너목들>의 박수하(이종석 분)은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리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다른 사람보다 이해력도 빠르고 뛰어난 지능을 가지게 된다. <피노키오>속 최달포(이종석 분)역시 엄청난 두뇌의 소유자다. 1~2회 분에서는 어린 시절 과거를 숨기게 되면서 자신의 지능까지 숨기고 사는 최달포의 사연이 밀도있게 그려졌다. 퀴즈대회를 이용한 긴장감은 이 드라마의 백미였다.  

 

 

 

<너목들>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능력이 판타지였다면 <피노키오>에서는 ‘피노키오’라는 가상의 증후군을 내세웠다. 피노키오 증후군은 거짓말을 하면 딸국질을 하는 증후군으로 남자 주인공 대신 여자주인공이 이 특징을 부여받았다. 이는 여자주인공의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못하는 순진함까지 보여주었다.  또한 나중에 있을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과 갈등을 표현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전망이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2. 이야기는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너목들>과 <피노키오>는 모두 주인공들의 어린시절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너목들>에서는 주인공 박수하와 장혜성(이보영)이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박수하 아버지의 살인 사건 때문이다. 이 사건은 현재의 주인공들을 이어 주는 촉매제인 동시에 지금 결말을 지어야 할 숙명과도 같은 사건이다.

 

 

 

 

결국 ‘현재’를 결정짓는 것은 과거에 일어났던 충격적인 사건 때문이고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그 사건을 중심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피노키오>에서도 언론의 피해자가 된 기하명은 결국 최달포로 살아야 하는 운명이 된다. 게다가 여자주인공은 그 언론을 주도한 기자의 딸이다. 원수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운명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시선이 쏠리는 지점이다.

 

 

 

 

3. 사회문제를 녹여내 주인공의 성장을 이끌다

 

 

 

 

 

 

<너목들>에서 박혜련 작가는 주인공을 변호사와 초능력자로 설정해 왕따 문제와 법의 구멍등, 사회적인 화두를 던졌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리는 남자 주인공이 변호사인 여자 주인공과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추리극과 법정 드라마의 성격마저 띄며 긴장감을 적절히 조율해 냈다. 그 과정에서 이기적이고 자신밖에 몰랐던 장혜성은 진정으로 자신의 의뢰인을 위해 변호하는 변호사로서의 성장을 이루어 낸다.

 

 

 

<피노키오>에서도 여론과 언론의 폐해라는 사회 화두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그 언론의 잘못된 뭇매를 맞은 후, 모든 과거를 버려야 했으며 여 주인공은 자신의 엄마가 있는 방송국의 기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에 여러 사건을 취재하게 되며 사회적인 문제에 눈을 뜨게 되는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너목들>과 <피노키오> 모두 다소 복잡하고 많은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박혜련 작가의 강점은 이 모든 것을 제대로 녹여내 수습하는 것이다. 그 모든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게 하는 박혜련 작가의 필력은 <피노키오>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드라마의 분위기를 지나치게 무겁거나 어둡게 끌고가지 않으며 코믹을 버무리는 솜씨는 <너목들>보다 유려해 졌다.

 

 

 

1, 2회만으로도 이런 기대감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은 최근 지상파 드라마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피노키오>가 <너목들>이상의 호평과 흥행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만들어 낸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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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anuling.tistory.com BlogIcon 하늘22222 2014.11.14 2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목들을 너무 재밌게 봐서 믿고 피노키오를 봤더니
    역시나.. 너무 재밌어요^^
    피노키오 2화에서는 너목들의 민준국이 나왔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