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연속극 <오자룡이 간다>가 마지막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진용석(진태현 분)과 이기자(이휘향 분)의 악행이 모두 들통 나고 그들에 대한 단죄만이 남은 가운데 이 드라마가 과연 어떤 결말로 정리가 될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6개월 간 <오자룡이 간다>가 남긴 빛과 그림자는 무엇이었을까.

 

 

 

 

 

시청률 효자 노릇 톡톡, 연기자들의 호연 빛나

 

 

<오자룡이 간다>의 가장 큰 수확은 역시 시청률이었다. 당시 MBC<뉴스데스크> 시간을 8시대로 변경하면서 일일연속극을 715분에 편성하는 모험을 펼쳤다. <오자룡이 간다>로선 제대로 된 시청층조차 구축되지 못한 시간대에 억지로 내몰리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 MBC가 뉴스 시청률을 위해 일일연속극의 흥행을 포기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이유다.

 

 

많은 이들의 걱정처럼 <오자룡이 간다>의 첫 방송 시청률은 겨우 5.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처참한 성적표였던 것이다. 그러나 초반을 넘어서며 주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자 시청률이 야금야금 오르기 시작했고, 진용석의 악행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는 20%대 시청률을 훌쩍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첫 시청률에 비해 무려 4배나 오른 수치다.

 

 

MBC 일일극이 시청률 20%를 넘긴 것은 2009<사랑해 울지마> 이 후 무려 4년만의 일로 이것만으로도 <오자룡이 간다>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MBC는 각종 악재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오자룡이 간다> 제작진과 출연진을 격려하며 회식비 1000만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시청률 대박에 대한 나름의 보답을 한 셈이다.

 

 

연기자들의 열연 또한 눈 부셨다. 타이틀롤 이장우와 파트너 오연서는 젊은 연기자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고 진태현, 서현진, 유호린 또한 극을 중추적으로 이끌어가며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진태현은 온갖 악행과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진용석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해 연기파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오자룡이 간다>의 중후반부는 진태현을 위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중견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화룡점정이었다. 장미희, 이휘향, 김혜옥, 김영옥, 한진희, 길용우, 조미령 등은 각자의 자리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작품에 탄탄한 무게감을 부여했다. 그 중 장백로 역의 장미희와 이기자 역의 이휘향은 주연 뺨치는 분량과 섬세한 감정연기를 자랑하며 역시 명 연기자라는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오자룡이 간다>는 이들 중견연기자들에게 많은 부분을 빚진 드라마다.

 

 

 

 

막장 드라마 오명 벗지 못해 아쉬워

 

 

그러나 <오자룡이 간다> 또한 막장 드라마의 굴레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폭력, 납치, 불륜, 배신, 횡령, 살인 등 말초신경을 건드는 자극적인 설정이 난무했고 이 때문에 스토리 또한 설득력과 개연성을 잃고 휘청거렸다. 아버지와 아들의 천륜을 끊는 악행은 물론이거니와 밖에서 낳은 자식을 업둥이로 다시 들이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지경이었다. 시청률을 위해 상식적 전개를 포기했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게 됐다.

 

 

착하고 건실한 청년 사업가가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성공한다는 당초의 주제의식이 희미해 진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중반 이 후에 드라마의 모든 초점을 진용석의 악행과 그로 인해 괴로워하는 오자룡에 맞추면서 오자룡이 너무 답답하고 수동적인 캐릭터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능동적으로 자기 삶을 사는 진용석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였다면 김사경 작가가 스토리 라인을 잘못 구성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렇다보니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오자룡은 보이지 않고, 진용석만 보이면서 드라마 제목을 <진용석이 간다>로 바꿔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 것이다. 악역에 너무 힘을 실어주다가 분량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단 오자룡의 문제만은 아니다. 진용석과 김마리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가 이런 식의 부침을 겪었다. 진용석의 악행을 위해 존재하는 부수자재로 전락해 버린 셈이다.

 

 

특히 극 초반 당당하고 철없는 재벌집 막내딸 나공주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한 오연서가 중반에 들어서며 자기 색깔을 잃어버린 것은 매우 안타깝다. 진용석 대 오자룡 구도가 구축된 시점부터 오연서가 하는 일이라곤 매회 비슷한 대사만을 반복적으로 읊어대며 화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뿐이었다. 명색이 여주인공인 그녀가 유호린 보다 못한 분량으로 극의 변두리로 밀려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드라마 외적으로 뜬금없이 터진 이장우와 오연서의 스캔들 역시 오점으로 남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연서는 출연하고 있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좋지 않은 모습으로 하차해야 했고, 한동안 구설수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14일 한 매체는 이장우와 오연서가 결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양측은 호감을 갖고 만난 건 사실이지만 사귄 것은 아니다. 결별이라고 말하기 힘든 관계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오자룡이 간다>는 높은 시청률과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막장 드라마의 오명을 뒤집어쓰며 작품성 면에서 시청자들의 후한 점수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따뜻한 희망을 전해주는 일일극이 되겠다던 처음의 다짐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시청률이란 잔혹한 시장 논리에 굴복한 덕분에 <오자룡이 간다>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작품이 되어버렸다.

 

 

<오자룡이 간다>7시대 일일극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막장 드라마를 어떻게 벗어나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도 함께 남겼다. 과연 <오자룡이 간다> 이 후, MBC 일일드라마는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할 수 있을까. <오자룡이 간다>가 남긴 빛과 그림자MBC가 찬찬히 복기해 볼 때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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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종영하는 <오자룡이 간다(이하 <오자룡>)>는 20%를 넘기는 높은 시청률로 MBC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일일드라마다. 이런 높은 시청률은 물론 <오자룡>의 재미에서 기인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장면들과 선악구도가 뚜렷한 이야기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 결과, <오자룡>은 시청률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는 방송계에서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자룡>은 시청률보다 더 큰 숙제를 남겼다. 바로 이야기의 전개 방식에 있어서 허점을 곳곳에서 드러내며 ‘욕하면서 보는’ 대표적인 작품이 되고야 만 것이다. 그 와중에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은 오히려 더 호감도가 떨어지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타이틀롤을 맡은 이장우의 캐릭터는 결코 배우 커리어에 있어서 플러스라고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장우는 드라마의 초반부터 지금까지 드라마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 어필되기 보다는 상대역 오연서와의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인 지금까지 오연서와의 결별설이 대두되는 것은 이장우에게 반가운 일일 수 없다. 그러나 이장우가 드라마 자체보다 사생활로 더 주목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오자룡은 일단 긍정적인 캐릭터다. 착한데다가 한 여자만 바라볼 줄도 알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안다. 그러나 그 ‘착함’은 드라마 안에서 응원하고 싶은 매력이 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주인공으로서 오자룡이 너무나도 수동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작가는 이 오자룡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불구덩이에서 사람을 구해내고 왕찰스(길용우)회장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등의 상황을 만들어 냈지만 이것은 오자룡이 사업적인 역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가정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데 대한 보상에 불과했다. 다른 지점에서 오자룡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바보처럼 당하기만 하는 것을 상쇄하고자 우겨넣은 억지스러운 주인공다운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자룡에게 더 필요했던 것은 뛰어난 결단력과 능동적인 행동력이었다. 의심스러운 장면을 보고도 아닐 거라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바보스러움이나 악역인 진용석(진태현)에게 계속 당하는 와중에서도 반격을 시도조차 못하는 답답함이 아니었던 것이다.

 

 마지막 일주일을 남겨놓고서야 오자룡은 결국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오자룡이 행동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 장백로(장미희)는 자신을 배신한 사위를 다시 대표로 앉히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증거가 담긴 USB는 없어지는 등의 답답하고 뻔한 전개가 펼쳐지면서 다시금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꼭 드라마가 현실적일 필요는 없지만 드라마 안에서 설득력 없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전개 방식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엄청난 실책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구세주로 나타난 오자룡은 전혀 매력적이지 못했다. 게다가 속 시원하게 진태현을 단죄하지도 못했다. 오자룡은 점점 이해할 수 없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변모하고 있었다. 

 

  오자룡은 결국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었다. 그에게는 착하다는 것 말고는 어떤 능력도 없다. 그러나 이 착하다는 것조차 이해할 수 없는 바보스러움으로 변모하면서 주인공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오자룡은 어떤 사건의 해결의 실마리도 제공하지 못했다. 모든 사건은 우연의 남발로 해결점을 제공했다. 그것이 과연 착한 것인가. 자기가 하는 일 없이 다른 사람에 기대서 성공하는 주인공은 착한 게 아니라 운이 좋을 뿐이다.

 

 왕찰스 회장에게 투자를 받기 위한 전략도 결국 끈기 있게 설득하는 것만이 전부다. 어떤 특별한 전략도 전술도 찾아볼 수가 없다. 투자를 받게 되는 과정도 필연적이라기 보다는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의 드라마 전개방식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그 투자자는 오자룡의 친부다. 결국 핏줄을 잘 타고나지 않으면 성공조차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오자룡이 성공을 위해서 이제까지 자신의 두 발로 뛰어다닌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결국 뒤에서 착한‘척’만 하다가 모든 걸 잃어버릴 뻔한 답답한 캐릭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만큼 오자룡은 능력이 없다. 제목을 <오자룡이 간다>로 지은 이유조차 궁금하다. 오자룡은 언제나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오자룡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뒤에서 뒷짐 지고 서 있던 그는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민폐 캐릭터에 가까웠다. 결국 <오자룡>이라는 인기 드라마의 타이틀 롤을 맡고도 이장우는 오히려 더 인기가 떨어지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오히려 오연서와의 열애설 대처법에 그를 힐난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그것은 그만큼 오자룡이 이장우를 덮을 만큼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차라리 악역이라도 맡았다면 연기력에 대한 평가정도는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진용석역을 맡은 진태현의 연기만은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오자룡에게는 전혀 시선이 가지 않는다. 오자룡은 그렇게 매력없는 주인공은 악역보다 더 못하다는 씁쓸한 진실만을 남겼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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